살아 있는 세계역사 이야기 - 10대가 묻고 18명의 역사학자가 답하는 10대를 위한 문답수업 5
저우하이옌 지음, 조윤진 옮김, 노경덕 감수 / 글담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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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역사하면 어렵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이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역사학자들에겐 일반 대중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바로 이 책과 같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책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세계사에 등장하는 18명의 역사학자들이 등장한다.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와 같은 기원전 역사학자는 물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역사 관련 저술을 펴내며 활동하고 있는 더글러스 노스와 같은 역사학자까지 다양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기>를 쓴 사마천,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 <로마 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 <로마사>를 쓴 몸젠 그리고 철학자이자 문학자이며 역사가이고 계몽사상가로 잘 알려진 볼테르도 등장한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지금 내가 역사 책에서 배우는 역사학자들이 살아있다면 어떨까? 그들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다면 어려운 역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살아 있는 세계 역사 이야기>를 읽다 보면 상상했던 일이 일어났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그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그들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선왕조 역사를 카카오톡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해 펴낸 책이 인기다. 그동안 우리가 인식해왔던 역사 책의 고정관념적인 틀을 벗어나 새롭게 시도된 책이다. 세계사의 한 획을 그은 18명의 역사학자와 문답식으로 구성된 이 책도 바로 그러하다.

어떤 학문을 공부하고 배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질문하는 힘이라고 했다.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는 그 질문의 힘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한발 나아가 책에 실리지 않은 역사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능력까지 키울 수 있게 해준다. 역사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교과서 아닌 교과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근 들어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듯하다. 이 땅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뜨겁게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국사 국정교과서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명백하다. 역사란 씻을 수 없는 치욕의 과거라 할지라도 절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사회주의 체재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이 대표적이다. 과거 제국주의와 전체주의가 만연했던 나치 집권 당시의 독일과 세계 2차대전을 일으킨 장본인 일본이 국정교과서를 채택했던 이력이 있다. 이는 비단 한국사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의 역사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역사를 올바르게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대상은 그 누구보다 10대 청소년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편향된 역사를 가르친다면 그들이 속한 나라의 미래가 과연 밝을 수 있을까?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역사에 대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때다. 그릇되고 자기중심적인 논리에서 벗어난 넓은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살아 있는 세계 역사 이야기>는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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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1인 기업으로 디자인하라 (직장과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나만의 히든카드)
송민호 지음 / 유페이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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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엔 일자리를 스스로 창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전망한다. 즉, 메이커 시대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난과 더불어 사회적인 일자리 창출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유엔미래보고서는 말한다. 그 흐름은 불과 15년 후인 2030년부터 본격화되어 2050년이면 완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쉽게 말하자면 개인이 곧 기업의 형태가 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기업에 속해 일하는 것이 아닌 개인이 하나의 기업체로서 이익을 내게 되는 것이다. 1인 기업이라는 것은 새삼 새롭게 생겨난 말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1인 기업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예를 들면, 공병호 소장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인 기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자유경제원 초대 원장을 지냈던 그는 현재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병호경영연구소'를 설립하고 그 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경제학자로서 그리고 작가이자 강연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공병호 소장 외에도 자신만의 획기적인 아이디와 아이템으로 창업한 이들이나 어느 한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이들 또한 엄밀히 말해 1인 기업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 사회가 원하는 1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 그에 대한 방법을 이 책에 찾아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쓴 저자 본인이 1인 기업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실례다. 1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쉽게 생각하면 '창업이 답이 아닐까'하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대에 창업만이 결코 답이 아니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창업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1인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에 따른 자기경영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가 1인 기업을 창업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운영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대기업에서 10년 가까이 일해오면서 자신이 진정 꿈꾸던 삶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저자는 이윽고 퇴사를 결심한다. 정들었던 회사를 뒤로하고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해 온라인 판매와 무역, 광고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직장생활과 창업의 모두 경험해 본 저자가 느낀 앞으로의 대안은 결국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 만들어가야 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렇게 찾아온 깨달음을 통해 스스로 인생을 경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함을 알게 되었고 1인 기업이 바로 그 방법 중 하나임을 많은 이들에게 설파한다.

1인 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성공요소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동안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해본 결과 총 4가지 성공요소를 갖추고 있음을 파악했다. 대중성, 시장의 성장성, 자신의 성장성, 지속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대중성과 시장성을 고려한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이를 성공하기 위해 끊임이 노력해야 하며 일시적인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함을 말한다. 대중성과 시장성 그리고 자신의 성장성은 외부로부터 제공되는 환경을 분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반면 성공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능력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렇기에 다른 요소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획기적인 아이템을 갖고 창업을 시작한 이들을 보면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일시적인 성공으로 자신의 인생을 그리고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성공을 지속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1인 기업이 되기 위한 길을 결코 쉬어 보이진 않는다. 그렇지만 도저히 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은 아니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뒤따른다면 뛰어넘을 수 있다. 그렇기에 미래 사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예견되는 것이 아닐까. 1인 기업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단지, 대중화가 되지 않아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앞으로 내 인생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결정하고 설계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될 점은 바로 '1인 기업 마인드'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 했던 점을 깨닫게 해주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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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 퇴계가 된 일진 羅以彦
이창훈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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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설 제목과 더불어 부제는 이 소설에 대한 흥미와 기대를 한꺼번에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라이언(羅以彦). 아름다울 라, 써 이, 선비 언. 선비로서 쓰이기에 아름답다. 쉽게 말하면 아름다운 선비를 뜻한다. 영문, 한자, 한글 이름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이 독특한 이름을 가진 고교생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고1 때까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수재에서 한순간 싸움 1등의 타이틀을 거머쥔 고3 수험생이 우연한 계기로 인해 458년 전 퇴계 선생의 가르침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180도 달라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다.

퇴계 이황. 500년 넘게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는 그분을 매일 가장 가까운 데서 만난다. 바로 우리가 늘 사용하는 천 원짜리 지폐 속에서. 그러나 천 원짜리 지폐 속 모습과 실제 퇴계 이황의 모습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지폐 속 모습은 퇴계 이황을 존경하던 한 일본인이 자신의 꿈속에 나온 모습을 그린 그림을 현초 이유태 화백이 옮겨 그린 것이다. 말하자면 조선시대 퇴계 이황의 모습보다는 일본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 퇴계 이황의 모습을 떠올 때 그 초상화를 떠올린다.

조선 성리학의 기초를 세운 퇴계 이황. 그는 관직을 물러나기 전 노환으로 여러 차례 사직을 청원하면서 어린 왕인 선조를 위해 필생의 심혈을 기울여 한 권의 책을 집필한다. 이름 하여 <성학십도>라 불리는 그 책은 어린 선조가 장차 성군이 될 수 있도록 군왕으로서의 도에 관해 서술한 책이다. 이 <성학십도>는 소설 속에서 오늘날 10대들을 위한 청소년 교육서로서 <신 성학십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고교 일진 문제아에서 한순간 퇴계가 되어버린 주인공 라이언을 통해서다. 458년 전의 퇴계는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걸까.

성은 독고, 이름은 라이언. 아름다운 선비 같은 인물이 되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의 추세는 영문, 한자, 한글 이름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이름으로 작명을 하는 게 유행이라나 뭐라나. 어쨌든 아빠 덕분에 한껏 멋들어진 이름을 갖게 된 고3 수험생 라이언.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전교 1등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 없는 모범생이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부모님의 부부싸움에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후 방황하게 되면서 공부 1등에서 싸움 1등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학교 내 일진이 되어버린 어느 날 늘 해오던 데로 자신의 취미생활인 라이딩을 위해 양평에 가게 되고 영화 <시티 오브 엔젤>속 멕 라이언이 했던 두 손 놓고 자전거를 타던 모습을 따라 하다 그만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사고로 천생연분인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채민들래.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그가 다니던 학교의 영어 교생으로 오게 된다.

한편, 날이 갈수록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이때. 십 대와 기성세대 간의 전쟁에 불을 지피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부모로부터 갖은 학대를 받아오던 고등학생 무리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혼이 난 후 술을 먹고 퇴근 중이던 인근의 초등학생 교사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그로 인해 사회는 점차 청소년순화특별법이라는 법안을 추진하게 되고 그로 인해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점차 거세져만 간다. 서로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져만 간다.

학교의 말썽꾸러기 라이언은 자신 앞에 선생님으로 나타난 그녀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애쓰던 중 교내 행사에서 그만 실수를 하고 만다. 그로 인해 자숙의 시간을 갖게 되고 도서관 청소를 하며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써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펼치게 된 책은 안동에 위치한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이 쓴 <퇴계처럼>이라는 책이었다. 퇴계 이황에 대한 사진과 글이 담겨 있는 그 책을 본 이후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소위 꼰대처럼 말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에게 둘러싸인 비밀을 풀기 위해 찾은 안동의 무당집에서 자신에게 퇴계 이황의 영혼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되고 급기야 무당에 몸에 빙의된 퇴계 이황과 만나게 된다. 과연 라이언에게 조선 시대 퇴계 이황의 영혼이 찾아온 이유는 멀까? 앞으로 그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

진짜 엄청난 소설을 만났다. 단순한 흥미로 시작했던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이 소설을 쓴 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어떻게 이런 소재를 떠올릴 수 있었던 걸까. 500년 전의 조선 시대 퇴계 이황을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세계로 불러올 생각을 말이다. 더군다나 퇴계 이황의 사상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고질적인 사회 청소년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할 수 있는 복안으로 삼았다는 점은 실로 놀랍고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현시대의 퇴계 이황을 통해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하지만 만연해있던 문제들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일들이 소설 속에서 고스란히 등장하기 때문일까. 소설을 읽는 내내 글자 하나하나가 눈에 박히듯 들어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을 정도다. 또한, 소설이 출간됨과 동시에 드라마화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영상으로 재현될 소설 속 모습들이 사뭇 기대된다.

오늘날 사회적 문제를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를 통해 들여다보고 해결하고자 했던 시도는 정말 참신했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묘안이 아닐까 싶다.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을 둘러싼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접근한 작가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이 소설은 청소년 또는 기성세대만을 위한 소설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소설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지녀야 할 도와 선비정신을 새로이 일깨워 주기에 손색이 없다.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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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 - 화내고 야단치는 부모에서 아이와 함께 커가는 부모로
핼 에드워드 렁켈 지음, 김양미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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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라면 한 번쯤은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부모라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아이들과 부모는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사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부모의 화를 돋우기를 반복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도록 훈육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느 부모가 아이와의 끈끈한 유대감 형성을 꺼릴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작 부모가 아이에게 아이가 부모에게 하는 언행을 보면 그 바람은 그저 한낱 희망사항에 불과해 보인다.

'막무가내로 떼쓰는 아이에게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나?'라고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한 번이라도 그 상황에 처해본 부모라면 당연지사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던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부모가 그렇게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아이를 타이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모든 부모가 대환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자는 오랜 기간 동안 결혼 및 가족문제 상담 치료사로 활동해오며 수많은 가족들에게서 얻은 실질적인 사례를 통해 모든 부모들의 바람인 '소리 지르지 않는 양육법' 개발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개발한 양육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또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일러준다. 이 교육법은 그간 접해왔던 양육법과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 즉,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삶의 초점을 아이가 아닌 부모 자신에게 맞춘다. 그럼으로써 부모는 아이와의 관계를 조화롭게 만들 수 있고 나아가 화목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

​양육에 있어 아이의 삶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부모 자신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공공장소에서는 떠들지 말고 조용히 할 것을 가르치고, 딴짓하면서 밥 먹지 말 도록 주의를 주며, 아무 데서나 장난감을 사달라며 울며 떼쓰지 말 것을 강요한다. 이와 같은 예는 모두 부모가 아이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들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부모가 앞서 예를 들었던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화를 내고 소리 지르고 아이에게 훈육하는 대신에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침착하게 아이에게 타이른다면 어떨까. 그렇게 타이르는 와중에 부모가 세원 원칙을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를 위한 현명한 부모는 이렇게 감정을 앞세워 화부터 내기전에 아이와 부모가 세원 원칙과 체계를 따르도록 이해시킨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른다는 것은 무심코 일어나는 아이들의 행동에 따른 부모들의 걱정, 근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중에는 아이들의 막무가내적인 떼씀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 부모들의 관심과 책임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소리 지르지 않는 양육법'은 아이를 위한 교육법이기 전에 부모들을 위한 교육법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아이들로 인해 민감해지는 부모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로서 권위를 유지하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부모의 방식을 강요하면 아이는 자신의 통제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부모의 말에 순종적인 아이가 되거나 반대로 부모의 말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반항아가 되어버린다. 부모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침착함과 기다림이라는 말이 있다. 침착하게 아이에게 화를 내기보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통제력을 갖도록 느긋하게 기다려 줘야 한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이들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부모와 아이가 세운 원칙과 체계를 따라야 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와 함께 부모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부모는 아이를 통해 배워 나간다. 그렇기에 오롯이 아이만을 위한 양육법은 ​결코 정답이 아니다. 아이와 부모 모두를 위한 양육법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양육법이다. 그런 면에서 '소리 지르지 않는 양육법'은 부모 입장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아이들을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 고민하고 망설이는 부모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부모라면 반드시 필독해야 할 부모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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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유영소 지음, 김혜란 그림 / 샘터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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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전래 동화책을 읽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친숙한 캐릭터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름도 재미있는 '꼬부랑 할머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꼬부랑 넘어가고 있네'로 시작하는 같은 이름의 동요도 있다. 아마 한 번쯤은 들어왔을 것이다. 꼬부랑 할머니와 더불어 데굴 데굴 굴러다니는 달걀 도깨비나 떡을 좋아하는 호랑이, 천년 묵은 산삼이 아이가 된 메산이도 동화 속에서 자주 등장했던 캐릭터들이다.

제5회 정채봉 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번 작품엔 앞서 얘기했던 친근한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한다. 심술쟁이 꼬부랑 할머니가 꼬불 꼬불 12고개를 넘어 허름한 초가집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힘들게 고개를 넘어온 탓에 그동안 허기진 배도 달래고 쌓인 피로도 풀 겸 쉬어가기 위해 들어간 집에 주인이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꼬부랑 할머니는 부엌에 들어가 뜨뜻하게 방에 불도 때고 뜨신 물로 목욕도 한다. 마치 자기가 그 집의 주인인 꼬부랑 할머니가 된 듯이.

우연이란 항상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법이라 했던가. 꼬부랑 할머니에 이어 떡을 지게에 지고 온 김부자, 양지머리 고기를 들고 온 곽떡국과 달걀 도깨비, 김치를 한통이나 가져온 김치뚝이, 쌀 한가마니를 들고 온 배나무골 배선비, 한과를 한 아름 가져온 뱀골 땡이 ​할머니 그리고 다람쥐, 오소리, 호랑이들도 초가집으로 찾아온다. 그렇게 꼬부랑 할머니는 진짜인 듯 진짜 아닌 가짜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집 주인인 진짜 꼬부랑 할머니에게 신세를 진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과 함께 어울려 맛있는 떡국을 먹게 된다. 그 와중에 가짜 할머니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 사실 꼬부랑 할머니는 바우골에 사는 심술쟁이 할머니였던 것. 그런데 자신과 똑같이 심술 맞은 아들에게 쫓겨나 이렇게 먼 길까지 오게 된 것. 모두가 즐겁게 떡국을 먹는 중에 할머니만 홀로이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웬걸 사람들은 마음 따뜻한 꼬부랑 할머니가 아들에게 쫓겨난 심술쟁이 할머니가 불쌍해 우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렇게 맛있는 식사 시간을 끝내고 하나둘씩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낯선 곳에서 진짜 꼬부랑 할머니 덕분에 만난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 가짜 꼬부랑 할머니는 못내 궁금하다. 대체 이놈의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간 거야?

이 동화책은 본의 아니게 진짜 꼬부랑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에 가짜 꼬부랑 할머니가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를 비롯해 「나랑 같이 살 사람 여기 붙어라」, 「신통방통 인절미 대작전」 두 이야기들도 꼬부랑 할머니가 등장한다. 다른 듯하면서 한 번은 읽어본 듯한 이야기들이다. 「신통방통 인절미 대작전」 이야기는 떡을 좋아하는 호랑이가 등장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동화책이라는 게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최근 들어 가끔 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구나 싶다. 어린아이였을 때 느끼지 못 했던 점을 새삼 느끼기도 하고 더불어 감동과 교훈까지 얻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동심으로 돌아간다'라는 말을 실감한다고 할까. 이번에 읽게 된 유영소 작가님의 동화책도 그러하다. 작가님은 특히 고인이 된 정채봉 작가님을 존경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나오게 될 동화책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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