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고 더 깊게 십진분류 독서법 - 지식의 스케일이 달라진다!
장대은.임재성 지음 / 청림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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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고 싶은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미 자신만의 독서법을 찾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듯하다. 모르겠다. 내 경우엔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이래로 근 10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나에게 맞는 독서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좀 더 체계적으로 독서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 독서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하나같이 다 옳은 얘기였지만 글쎄 나에게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변하고자 하는 내 의지가 약한 이유이기도 하거니와 변명의 말을 덧붙이자면 솔직히 그 방법들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렇게 또다시 나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지 못한 채 단순히 꾸준히 손에서 눈에서 책이 멀어지지 않게끔 읽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 즈음에 다시 한번 독서법에 관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 책이 바로 지금의 책이다.


이 책 <더 넓고 더 깊게 십진분류 독서법>은 우리가 여태껏 많이 접해왔음에도 깨닫지 못한 채 흘려버린 규칙에 대해서 알려준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로 십진분류 체계다. 도서관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그렇다.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을 분류하는 방법이 바로 십진분류다. 십진분류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예를 들어 현대 소설에 대한 십진분류표는 아래와 같다. 우리가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검색한 후 찾을 때 사용하는 숫자로 된 분류 표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sgjjojo >


저자는 우리가 독서를 할 때 읽고자 하는 도서의 분야를 십진분류표에 따라 나누고 각 주제에 맞는 책을 선별하고 읽기를 권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십진분류 독서법과 함께 반드시 함께 수행해야 하는 독서법으로 저자는 박이정 독서법을 추천한다. 박이정 독서법이란 박(博:넓을 박)도서와 정(定:정할 정)독서를 말한다. 즉, 여러 분야의 걸쳐 넓게 하는 독서와 특정 분야에 깊게 하는 독서를 일컫는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독서는 가능한 여러 분야의 책을 보는 것이 좋다. 아니다. 독서는 한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더 올바른 독서법은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십진분류 독서법을 박이정 독서법으로 확장하였다면 마지막 단계로 트리비움 독서법으로 실행에 옮겨야 함을 강조한다. 사실 앞의 두 가지 독서법은 트리비움 독서법을 하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실행에 옮기는 트리비움 독서법이 중요하다. 트리비움이란 라틴어로 세 가지 배움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문학, 논리학, 수사학으로 구성된 학과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독서법으로 적용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첫째는 독서를 통한 지식을 수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들 간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것이도 셋째는 이해한 지식을 표현하고 응용하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십진분류 독서법으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취하고 박이정 독서법으로 지식의 이해관계를 높이며 트리비움 독서법으로 지식을 융합하고 응용하여 표현한다.


지금껏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독서법이라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그 이유는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이 이와 같은 독서법으로 변화된 인생을 살고 있는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독서와 책을 쓰는 저자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저자가 새로운 독서법을 접하고 훈련한 결과 8년 동안 16권을 책을 펴낸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한번 읽고선 덮어둘 책이 아니다. 책에서 언급한 십진분류 독서법, 박이정 독서법 그리고 트리비움 독서법까지 3단계 독서법을 바로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두 번 세 번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지 못했다면 그 효과가 증명된 새로운 독서법으로 실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를 통해 변화된 이들의 경험담이 이제는 내 경험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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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가구투자로 꼬마빌딩 4채의 주인이 되었다
박정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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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 2개월 남짓. 새삼 거듭 놀란다.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첫 번째로 놀랐다. 그리고 부동산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점에 또 한번 놀랐다. 그렇게 놀라는 동안 이제서야 부동산에 눈을 뜨게 된 나 자신이 한심하다고 할까. 뭐 그런 자조적인 후회가 들기도 한다.


최근 한 강연회 뒤풀이에서 다시 한번 놀랐다. 2시간여의 열정적인 강의 후에 모인 자리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과정에서다. 보기에도 어려 보이는 친구여서 인사하기도 전부터 궁금하던 차였다. 그랬는데 아직 학생이라는 말에 정말 놀랐다. 물론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거야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하는 생각도 더러 했지만 그래도 학생이 어떻게 해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던 이유도 컸던 것 같다. 어쩌면 요즘의 사회 분위기 속에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부동산이 한국 사회에 정말 핫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된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쳤다. 한강의 기적을 다시 한번 보여주려는 건지 결국 넘사벽이 된 듯하다.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오랜 고생 끝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에게 서울에서의 내 집 마련은 꿈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앞으로 내 집 마련은 가능할지 의문이다. 또한, 나처럼 부동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가능한 건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말한다. 즉,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얼마든지 부동산으로 자산을 늘려가는 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19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의 어려운 시기에도 성공적인 투자를 한 이들은 많이 있었다. 결국 부동산 경기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흘러가며 변한다. 무조건적인 상승 또는 하락은 없다. 즉, 지금의 보수적인 부동산 경기가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 비춰 앞으로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다. 너도나도 아파트 투자에 목매는 이 시점에 이 책의 저자는 다른 관점으로 부동산 투자에 접근하라고 말한다. 바로 다가구주택 투자다.


저자는 현재 부동산 투자로 다가구 꼬마 빌딩 4채를 보유한 부동산 부자다. 이 책은 그가 어떻게 해서 부동산 부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그의 실천 투자 사례를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시점의 부동산 정책에 융화되면서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단 하나다. 무조건 다가구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상황에 맞는 투자 방식과 방법이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정책 강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책에 반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투자가 바로 다가구 투자임을 강조한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다가구주택 투자가 맞는다고 해도 현시점에서 서울에서 다가구주택을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이냐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다가구주택 투자 조언이 필요하다. 아무런 노력 없이 공부 없이 손품, 발품 없이 그런 좋은 투자처가 내 눈앞에 떡하니 나올 리 만무하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그 넓이와 깊이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렇지만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모든 걸 이해할 수도 알 수도 없다. 더디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아파트를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만 고민하던 찰나에 이 책은 관점의 전환을 하게 해준 책이다. 한편으론 아직 부동산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다. 더불어 다가구주택 투자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를 새겨준 책이기도 하다. 바램이 있다면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다가구 투자와 더불어 부동산에 대한 견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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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의 책 - 수천 년 동안 깨달은 자들이 지켜온 지혜의 서
스킵 프리처드 지음, 김은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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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앞으로 두 달 후면 새해가 밝아온다. 믿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수 있단 말인가. 세월엔 장사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면서 잊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면 바로 새해 계획을 짜는 일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지키지 못했던 나와의 약속을 반성하며 새롭게 무엇을 할지 고민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는 '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더 중요하다. 왜 그럴까.


소위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해놓는 일이다. 언뜻 생각하면 의외다. 대기업의 CEO라면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가 분명하다. 리더란 그를 따르는 많은 이들에게 올바른 방향 제시를 해줘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력 배치는 물론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 즉, 여러 가지로 '할 일'이 많다. 똑같은 하루 24시간이 리더에겐 모자라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일까. 그것도 남들보다 더 여유롭게. 바로 여기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의 중요성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은 '달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원숭이가 나무를 잘 탄다고 할지라도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실수는 잘못이 아니다. 단점도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성공을 하기 위한 밑거름이며 디딤돌이 된다. 이름만 들어도 단번에 알만한 성공한 사람들의 과거를 보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실수를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실수를 경험 삼아 도약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을까. 실수하지 않고선 성공을 할 순 없을까. 만약 누구나 하는 실수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보다 먼저 많은 실수를 한 후 깨닫고 성공한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저지를 실수를 배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다.


<실수의 책>은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하는 실수들을 가르쳐 준다. 딱딱한 자기개발서는 읽기 어려워할 필요 없다. 이 책은 다른 자기개발서와 달리 소설 형식을 빌러 '인생에서 흔히 범하는 9가지 실수'에 대한 깨달음은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하다못해 늘 우리가 달고 사는 이 말도 그렇다. '나는 ~해서 할 수 없어', '나는 원래 그런 성격이야' 등등.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 실수들이다. 우리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패.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절대 지지 않는 법이다.


성공하는 사람들과 우리의 차이는 단 하나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은 그 실수를 반복한다.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 어느덧 익숙해져 버린 그 일상에 만족하면 살아간다. 그러면서 속으로 로또와 같은 행운이 나에게는 안 오려나 꿈꾼다. 그야말로 망상 속에 살아간다. 


똑같이 가난한 두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로또 1등에 당첨되어 큰 부자가 되었다. 이 사실을 안 가난한 사람은 신에게 불공평하다고 따져 물었다. "왜 나는 로또 1등에 당첨시켜 주지 않는 겁니까?" 그러자 신이 말했다. "로또부터 사고 따지든지 해라." 지금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늘 똑같은 삶이 지겹다고 느껴진다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수의 책>에서 가르쳐준 '인생에서 흔히 범하는 9가지 실수'만 기억한다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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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주택이 답이다! - 집이 내 삶의 행복을 결정한다면?
김은재 지음 / 에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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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여러 가지로 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을 보면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해야 되나 싶다가도 한숨만 내쉬게 된다. 이런 모습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거라 생각된다. 이제 서울에서 내 집을 갖고 있다는 것은 큰 행운처럼 여겨진다. 아니 다행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였을까. 집이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 되어버린 게. 아니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이치일는지도 모르겠다. 집이 주는 의미는 그 무엇과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느껴지는 그 평안함. 나와 내 가족이 매일 생활하는 별다를 것 없는 곳이지만 이상하리만치 편안하다. 집에서만큼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또는 내 가족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와 내 가족의 든든한 안식처로서의 집. 집이란 바로 그런 곳이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나에게 집이란 내 가족의 보금자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집을 통해 나와 내 가족의 미래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다시금 앞서 언급한 집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집이란 어디서 살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줬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지 않았을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고 꽃과 열매 나무를 기를 수 있는 정원이 있으며 야채와 채소를 가꿀 수 있는 작은 텃밭이 있는 그런 집 말이다. 너무 이상적인가.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바라 마지않는 공동육아가 가능한 집. 맞벌이하는 가정이라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모두 가능한 집이 있다.


산뜰. 부천의 한 동네에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한 산 어린이집 부모들이 모여 공동체 주택을 세웠고 이름을 붙였다. 산뜰에는 모두 6가족이 모여 산다. 그들이 이렇게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육아라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육아 하나만을 위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개인주의가 중요시되는 요즘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뜰 가족들이 특별한 이유는 지금까지의 공동체 주택과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랄까. 공동체 주택 계획단계부터 건물이 완공되기까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책을 보면서 무엇보다 부러웠던 점은 단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넓은 마당과 지하실을 활용한 아이들만의 놀이터는 다른 어느 집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외톨이었던 아이들에게는 형과 누나 동생이 생겼다. 사회성이 부족해 걱정이던 아이는 어느새 누구보다 붙임성이 좋은 아이가 되었고 이제는 자존감이 넘쳤다. 산뜰은 아이들에게 천국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오래전 꿈꿔왔던 집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 책이다. 층간 소음 걱정하며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매번 주의를 줘야 하는 처지라서 그런지 산뜰 가족들의 모습이 마냥 부럽다. 바쁠 때면 언제든지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기고 밖에 나갔다 올 수 있다는 것만큼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더 좋은 게 있을까. 너도나도 새 아파트로 내 집 마련하려고 기를 쓰는 요즘 집이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새삼 일깨워준다. 기회가 된다면 산뜰과 같은 공동체 주택에서 살아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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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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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의학이 발전됨과 동시에 인가의 수명 또한 연장된다. 연장된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리 문명이 발전하고 의학 기술이 발전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생명은 촛불과 같다. 심지가 다 타들어간 촛불은 언젠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다만, 모두가 그렇게 모든 생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촛불을 훅 불어버리면 그 자리에서 생명의 불꽃이 사라지듯이 인간의 생명 또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과거부터 21세기 현재까지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은 단 하나다. 여전히 이것은 다른 무엇보다 강렬하다. 돈? 명예? 권력? 아니다.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장 내일 죽게 된다면 아무 쓸모없는 것들에 불과할 텐데. 그렇다. 옛 진나라 시황제가 그토록 원했던 불로불사. 영생. 영원한 생명. 이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와 명예를 그토록 원하는 이유는 영생을 대신 대리만족을 하기 위함은 아닐까 생각된다. 사는 동안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보고 싶은 마음은 사회적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만약 당신의 삶이 무한하다면 어떨까. 남들과 마찬가지로 태어나서 늙어 죽을 때까지 정상적인 삶을 살았다. 그런데 다시 태어났다. 부활? 아니다. 환생(還生)이다. 부활은 죽었던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환생은 말 그대로 되살아 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 육체는 말 그대로 재생이지만 정신은 이전의 삶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상해보라. 일 평생 살아온 내 삶의 기억을 온전히 간직한 채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니. 처음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면 미치지 않고선 못 배기리라. 역시나 이 소설의 주인공도 그렇게 두 번째 삶을 미쳐버린 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무한한 삶이 내게 주어졌다면 나는 행복하다고 느낄까? 아니면 불행한 저주에 걸렸다고 생각할까? 사실 이것이 영생이 갖는 맹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고 똑같은 삶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그만큼 멋지고 재미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소설 속 주인공처럼 부모에게 버림받고 가난하고 비참한 삶을 살다 죽었다면 그다음 생에선 180도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부와 명예는 물론 권력까지 두 손에 쥘 수 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처럼 환생 능력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들을 볼 때 결코 유익하지 많은 않아 보인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자기 존재 이유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환생하는 이들에게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왜 내가 보통의 다른 인간처럼 생이 끝나지 않고 생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일까. 존재 이유를 모르는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다.


미래를 아는 자가 가장 먼저 하려고 하는 일이 무얼까. 역사를 뒤바꾸는 일이다. 가난한 사람은 과거로 돌아가 자기 자신에게 큰 부를 얻게 해주려고 할 것이고, 정의로운 사람은 히틀러와 같은 전쟁광을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만들려고 할지 모른다. 이제껏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다뤄졌듯이 이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그 대립에서 오는 긴장감은 사뭇 다르다. 아마도 이 소설이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일컬어지는 존 캠벨 기념상을 수상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 영상으로 보일 모습이 기대된다.


15번을 반복하는 해리 오거스트의 삶이 여전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반복된다. 평범한 삶이 삶이 거듭될수록 점점 극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책 속으로 빨려 들게 한다. 더불어 주인공이 반복하는 삶이 유기적으로 엮이게 된다는 점. 어쩌면 해리의 반복되는 삶 자체가 그의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불과 29살에 불과한 작가가 다음에 또 어떤 필력으로 전 세계인의 가슴을 흔들어 놓을 소설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때는 어떤 필명으로 아무도 모르게 다가올는지 알아맞혀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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