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된 만화가, 이현세 - 우리시대 마이스터 2
이현세 지음 / 예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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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나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영화도 그 당시 큰 성공을 거두며 흥행에서도 승승장구 했었다. 원작만화도 읽어보지 않은 채, 언니 손잡고 처음으로 영화관 나들이를 한 영화가 바로 <공포의 외인구단>이었고, 상당히 어린 나이임였음에도 큰 감명을 받아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난다.(나중에 나이가 들어 그의 원작을 접했는데 그 감동의 임팩트는 영화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눈에 배우의 연기나 영화의 만듦새가 보였겠는가. 그저 큰 화면에 펼쳐지는 장면들이 신기하고, 지고지순한 까치의 슬픈 사랑에 눈물 흘렸을리라. 그러나 그때 내 나이 정도인 내 조카가 지금 그런 액션을 선보인다면.. 나는 아마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고 코웃음 치지 않을까. ^ ^;

어쨌거나 <공포의 외인구단> 이후로 '까치'는 만화가 '이현세'를 말하면 자연히 함께 떠오를 그의 분신이자 동반자처럼 각인되었다. 붓으로 찍어낸 특유의 까치머리는 이현세 만화의 가장 강렬한 캐릭터이자 상징이 되었고, 더불어 그의 작품 대부분엔 까치 오혜성과 엄지, 마동탁이 시대와 역할만 달리할 뿐 단골 주연배우로 출연했다. 그래서 한 때는 다른 이름의 주인공을 만났으면 하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기도 했었는데, 역시~ 이현세의 만화에서 까치가 없으면 고무줄 빠진 팬티요, 팥소 없는 찐빵처럼 왠지 허전한 건 어쩔 수가 없더란 말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주었지만 이현세는 거기에 머물지 않았다. 매작품 새로운 소재와 시도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갔으며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를 개척해 나가기도 했다. 현대물과 시대물, SF와 스포츠 영역까지 그의 작품들을 돌아보면 거침없이, 그리고 힘차게 나아가는 작가 이현세를 만날 수 있다.

 

<신화가 된 만화가, 이현세>는 그간 출간됐던 그의 작품 이름을 내세운 10 개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대중적으로 이현세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 <활>, <천국의 신화>, <국경의 갈가마귀>, <남벌>,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 <블루엔젤>, <아마게돈>, <지옥의 링>, <카론의 새벽>이 그것인데 각자 그 작품에 얽힌 비화와 함께 만화가로서 겪었던 에피소드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중 특히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천국의 신화>에 대한 법정시비 이야기였다. 지난 세월동안 만화를 천시해 온 우리 사회에서(사실 지금도 만화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만화가로서 겪어야 했던 온갖 수난들은 둘째치고, <천국의 신화> 사건은 우리 사회가 만화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한다.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라던 편견을 뛰어넘어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성인만화의 태동은 우리 만화가 좀 더 성숙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논란거리였고, 그 와중에 검찰은 마녀사냥처럼 '음란죄'라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죄목으로 <천국의 신화>의 만화가 이현세를 법정에 세웠다. 6년 여의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고 그는 자유로워졌지만 그동안 잃은 것이 너무 많았다고. 100권을 목표로 시작된, 우리의 상고사를 다룬 <천국의 신화>는 법정싸움과 함께 멈춰서 버릴 수 밖에 없었고, 그 동안 작품에 대한 열정과 시선 등이 바뀌어져 우여곡절 끝에 재연재를 시작했지만 원래의 의도했던 방향과는 많이 달라졌단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가장 절정의 꽃을 피울 수 있는 40대를 그렇게 저당잡힌 것이 아닐까 한다. 만약 처음 의도대로 <천국의 신화>가 단군부터 발해건국까지 100권을 모두 채워서 출간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할수록 짙은 아쉬움만 배어나올 뿐이다. 

또한 <아마게돈>에서는 애니메이션 <아마게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 당시 열악했던 우리의 애니메이션 현실이 다시 한 번 안타까웠고(사실 요즘이라고 별반 더 좋아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영화 <아마게돈>의 실패로 인한 후폭풍이 상당했다던 기사가 떠오르며 씁쓸했다. 작가의 바람대로 처음부터 TV시리즈물로 나왔더라면 좀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으로 준비중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만화 <별빛속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현재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중인 천계영의 <오디션>은 몇 년째 개봉이 미뤄지는 상황이라 그 앞날이 걱정스럽다;;)

 

만화와 함께 한 지 30여년. 그간 그는 만화계가 겪어야 했던 온갖 좋고 나쁜 일들과 동고동락하며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그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 만화계의 질곡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를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은 '대중적인 만화가'라고 지칭하는 이현세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훌륭한 만화가이지만 여전히 겸손하다. 자신에게 지적되는 문제점들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안다. 또한 대본소를 통해 만화가 유통되던 시절, 문하에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분담체제로 작업을 하는 '만화공장 시스템'을 운영한 작가로서 그에 대한 문제점과 책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만화가 이현세. 만화가 라는 길을 걸으며 그로 인해 행복했던 날들과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을 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만화가고 만화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는 한 열심히 만화를 그릴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가 좀 더 오래, 좀 더 많은 작품을 보여주길 바래본다. 더불어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을 위해 이젠 술도 좀 줄이시고 건강관리 잘 하시라 당부드리고 싶다.

신화가 된 만화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적인 만화가 이현세.
이 시대에 그가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 ^ ^

 

- 먼 길을 갈 때면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가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느낌이다. 페달을 노흐면 자전거는 그 자리에 선다. 꾸준히 밟지 않으면 멈추고 만다. 누구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혼자 힘으로 줄기차게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렇게 힘차게 밟을수록 자전거는 더 빨라지고 힘도 덜 든다. 그래서 내 인생은 자전거와 닮았다. 어지간히 열심히 밟지 않으면 멈출 수 밖에 없었기에 쉬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먼 길을 넘어지기 싫어 달리고 또 달렸더니 여기까지 왔다.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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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마돈나(2disc)
이해영 외 감독, 류덕환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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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소문이 장난 아닌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정말 괜한 입소문이 아니라는데 동감!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웃기만 하고 하고 내용은 허한 영화냐? 절대 아니다!
웃음 만발하지만 그 속엔 가족과의 관계가 있고, 친구들의 우정이 있으며, 스포츠영화의 고난이 있고,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당당한 동구의 성장기가 있다.
웃음과 감동과 신선함까지. 아주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이제 곧 개봉대기중이다! ^ 0^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처럼 이 영화의 내용 또한 평범치 않다.
이 영화의 주인공 동구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뚱보소년이지만 그의 꿈은 바로 여자가 되는 것!
그 꿈을 위해 동구는 장학금 500만원이 걸린 씨름을 하게 된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천하장사가 되려는 뚱보 소년,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이, 여자가 되기 위해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 중의 하나인 씨름을 하게 된다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야기를 진행시켜가는 내내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준다.
그러나 그 상황에 웃을지언정 그의 꿈을 비웃을 수는 없다.

조심스런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재료를 요리하는 감독의 솜씨는 훌륭하다.
자칫하면 관객에게 혐오감을 줄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영화는 설득력있게 동구의 꿈을 이야기한다.
꿈을 가진 자가 아름답다는 것. 바로 동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는 동구의 모습은, 꿈을 잃고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하는 동구의 아버지와 대조된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보이는거. 그거 별거 아냐. 동구야~ 정말 중요한 건.. 자기자신이 행복한 거야"라며 울면서 이야기하던 동구 어머니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자신을 사랑하며 그 꿈에 다가가고 있는가?
정말 행복한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안전한 소재와 이야기로 안전하게 감독으로 데뷔하는게 아니라 비대칭적인 소재로 관객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을 구현해 보고 싶었다는 감독님의 기특한(^ ^;) 바람은 이루어진 것 같다.
그런 연유로 나는, 이 영화를 올해의 발견으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영화, 너무너무 깜찍하게 웃긴다!
얼마나 웃기는지 웃느라고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ㅎㅎㅎ
영화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우하하~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피식~ 웃긴게 아니라 푸하하~~~하고 박장대소하는 웃음이다. 그래서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그리고 <달콤,살벌한 연인> 이후로 꽤나 오랫만에 실컷 웃어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웃음의 미덕은 "건강"하다는 거다.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욕설과 가학으로 인한 억지웃음을 많이 만들어냈다.
예전 <두사부일체>의 경우 많은 부분에서 웃었지만, 정웅인이 거의 습관적으로 정택상의 머리를 때리는 부분에 질려(그런 가학성은 정말 싫다;; ㅡ.,ㅡ;;) 극장문을 나서자마자 아주아주~ 짜증나는 영화로 남은 기억이 있다. 그런 웃음은 웃기지만 왠지 서글프다.
반면. <천하장사 마돈나>에는 그런 서글픔이 없다.
그래서 이런 건강하고 착한 웃음을 뿌려주는 이 영화가 나는 너무 좋다!

참.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기존의 웃음과는 코드가 좀 달라 조금 썰렁하게 느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셨는데 . 오~ no!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모두 뒤집히는 유쾌한 웃음천국이었다면서~ ㅎㅎㅎ 

 

영화속에 나오는 각각의 캐릭터도 너무 잼났는데.
캐릭터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나도 고개를 끄덕끄덕~ !

시도때도 없이 두루마리를 들고 화장실에 사시는 씨름감독님, 씨름엔 소질없지만 인간성은 좋은 씨름부의 덩치 3인방, 시도때도 없이 바뀌는 장래희망으로 우리를 웃겨주는 동구의 단짝친구 종만이, 그리고 초난강의 특별출연이 빛나는 일어선생님까지..
각각의 캐릭터가 사랑스럽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 ^

비교적 적은 분량이지만 흔쾌히 출연하셨다는 우리의 백선생, 백윤식 선생.
반백수 같지만 동구의 재능을 꿰뚫어 보고 키워준 씨름감독은 백윤식의 카리스마와 무게감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그의 특이한 억양은 정말 웃겼다는.. ^ ^

각각의 성격이 너무나 뚜렷한 덩치 3인방 - 문세윤, 김용훈, 윤원석.
그들이 있었기에 씨름부가 즐거웠다! ㅎㅎ
덩치는 거대하지만 어찌나 귀여운지. 그들이 행동 하나하나에 웃지 않고 못 견디리라~
출렁출렁 뱃살까지 귀엽게 보일 정도였으니. ^ ^

여자가 되고 싶다는 친구의 범상찮은 소원을 그저 담담히 들어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마음넓은 동구의 단짝친구 종만 - 박영서.
영화의 중간중간 나타나는 그의 변신은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오늘은 그의 꿈이 또 무엇으로 변할까~ 사뭇 궁금해지는 시츄에이숀~ ㅎㅎㅎ

그리고!!!
생각보다 꽤 많은 분량 출연하는 초난강 - 쿠사나기 츠요시!
그의 한국어 발음은 여전히 어색했지만 영화속에서 꽃가루와 함께 펼쳐지는 그의 느끼모션은.. 아~ 정말 웃겼었다. 특히 음악이!!! ㅋㅋ
그가 영화 <일본침몰>에서 진지한 모습을 선보인다고 해도. <천하장사 마돈나> 속 그의 모습을 봐버린 이상. 이제 그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올 것 같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복서의 꿈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폐인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김윤석(드라마 <부활>에서 매번 강냉이를 들고 댕기던 천사장으로 얼굴을 익힌 분이다; ^ ^)과 고딩의 아들을 둔 젊은 엄마지만 엄마라는 역이 아직은 살짝 어색한 이상아의 차분한 연기도 좋았다. ^ ^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오동구'라는 평범치 않은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낸 류덕환을 빼놓을 수 없다!!
<마리이야기>,<묻지마 패밀리-내 나이키>,<어린신부>,<웰컴 투 동막골>을 거치면서 탄탄히 쌓인 내공을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아낌없이 펼쳐 보인다. (내가 그를 기억한 건 <전원일기>에서 복길이 동생 '순길이'로 나왔을 때부터였다. ^ ^;;)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동구를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 류덕환은 영화속에서 동구를 너무 귀엽고 아주 사랑스럽게 표현해냈다. 또한 동구가 아픔과 좌절을 딛고 다시 용기와 꿈을 가지는 심리적인 부분까지 어린 배우답지 않게 훌륭히 표현해 낸다.
그리하여. 류덕환이 표현하는 춤을 추는 동구, 씨름을 하는 동구, 여자옷을 입고 행복해 하는 동구 모두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 -^ 

영화 속에 재미있는 장면이 너무너무 많지만. 바로 이 장면.
티코 속에 덩치4명이 들어가다보니 다리에 쥐가 나고 결리는둥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 ^;;
근데... 볼때는 정말 웃겼는뎅;; ^ ^;;; (사실. 그 덩치들이 티코에 다 구겨탈 수 있었다는게 기적이긴 하다;; ^ ^;;)

참!
운전석 앞에 앉아있는 착한 몸매(ㅎㅎ)의 소유자 이언.
씨름부 주장으로 나오는 그는 경기장면에서도 꽤 고난도의 기술을 선보이는데.
알고보니 고등부 씨름대회 금메달 수상자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 모델이라고! ^ ^ 

 

쉽지 않은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풀어간, 장하고 웃긴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자신의 꿈을 향해 밝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열렬한 시사회 반응만큼이나 입소문도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분명 이유있는 입소문이니. 그 입소문 믿고 극장 나들이 한 번 해 보시라~! ^ ㅂ^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이 영화, 나도 완전강추다!!! ^ 0^)//

 

 

 

 - film2.0 김영 기자의 평론 中-

제목만 들어도 코미디 같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천하장사를 꿈꾼다는, 줄거리를 들어도 마찬가지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분명 즐겁다. 다채로운 캐릭터와 반짝이는 대사가 가득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게 만든다. 그러나 코미디라는 틀에 갇히기에 이 영화의 포부는 크다. 씨름 문외한에서 천하장사가 되기까지의 역경을 그리는 스포츠영화인 동시에,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빚은 갈등을 축으로 진행되는 가족영화이며, 꿈을 이뤄가는 청춘의 과정을 담은 청춘물이고, 모든 위기를 뚫고 미션을 완수하는 모험담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한 그릇에 담으면서도 소외된 이들에 대한 애정까지 버무린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놀랍다.

 



참!
위의 마지막 단체사진에서. 오른쪽 중간쯤에 보면 교복을 입은 두 남학생이 보인다.
그들은 영화속에서 동구를 괴롭히는 쌍둥이 형제인데.
영화 속 그들의 이름은, 감독님의 이름을 따서 "이해영, 이해준"이라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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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동구 <천하장사 마돈나>
    from 고치 2007-09-14 19:27 
    하나 더 따다 동구씨에게 바치리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SE (dts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송해성 감독, 이나영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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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 찬란한 기적
 
 
내가 다 잘못 했습니다. 죽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는게 지옥같았는데..
나.. 살고 싶어졌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 살고 싶어졌습니다..'라는 저 말 한 마디는 온 가슴을 찌릿하게 한다..
 
올가을 가장 기다렸던 영화들 중 한 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꼽았던 날의 열정만큼 가득 채워진 기대감으로 스크린에 마주앉았다.
그래서 더욱 벅찼고, 그래서 약간 아쉬웠던 영화가 바로 <우행시>였다.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기다리는 남자와 삶이 참을 수 없어 세 번 자살을 시도했던 여자.
이들이 만나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누구에게도 꺼내보이지 못했던, 저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뒀던 상처를, 그 아픔을 꺼내놓으며
서투른 몸짓으로, 그러나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의 영혼을 보듬으며 치유해 간다.

 
 영화 속 그녀의 '진짜 이야기'는, 처음으로 둘만 만나는 날 툭~ 뱉어내던 소설과는 달리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온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상상한 장면과는 달리, 영화 속에선 둘 사이에 유리가 가로막고 있어 살짝 실망하려 했는데 의외로 카메라의 앵글이 무척 맘에 들었다. ^ ^;;

 특히. 이야기를 하는 한 사람의 얼굴 옆에 유리에 비치는 다른 얼굴이 나란히 잡히는 화면.
이 씬에선 그런 장면이 여럿 잡히는데. 그 장면, 느낌이 참 멋졌다!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그 장면을 꼽겠다! ^ -^ 

<우행시>를 보면서, 새삼 원작을 읽어버린 아쉬움(?)을 느꼈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약간의 변주를 거치며 나름의 깊이를 가지지만, 솔직히 원작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물론 영화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의 힘이 너무 거대했다는 이야기다.
소설에 너무 깊이 감동했고, 비교적 최근에 책을 읽어 그 감동의 진폭이 미처 옅어지지 않았던 터라.. 그리하여 그 느낌과 전율이 너무 생생하게 남은 까닭에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무엇보다 영화감상을 가장 방해했던 요인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책의 내용과 전개를 더듬는 나 자신이었다.
여기쯤에서 이 대목이 나와줘야 하는데 계속 기다리고.. (영화는 유정의 고백이 소설보다 꽤 뒤에 나온다;;) / 2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 땜에 잘려나간 많은 이야기들을 혼자서 아쉬워하고.. (특히 윤수동생 은수에 대한 이야기) / 이 부분의 감정은 아주 폭발적이었는데 저건 너무 약하자나.. (피해자 할머니가 모니카 수녀님에게 '당신들이 용서하라고 그랬자나요'라며 울먹이는 장면;;) / 어? 여긴 자기 입으로 다 얘기하네;;하며 당혹했던.. (원작엔 윤수 이야기가 블루노트로 따로 진행되는 반면 영화에선 윤수의 입을 통해 유정에게 전해진다) 등등.. 자연스레 두 작품을 비교하고 있는 나.. 아는 것이 병이라더니 이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_-;;

 감독, 배우가 맘에 들어 이왕 보려고 벼르던 영화였으니 영화를 본 뒤에 소설을 읽을 걸..하고 혼자서 뒤늦은 후회를 했다. 아님, 소설을 좀 더 일찍 봤어야 했다;;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너무도 아름다운 음악과 끔찍한 모습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첫 장면을 시작으로 <우행시>는 특별한 반전없이 예정된 결말을 향해 시종 담담한 시선과 느린 호흡으로 진행된다.

인류애적인 사랑과 사형제도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끌어냈던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비교적 두 사람-유정과 윤수-의 상처와 치유에 초점을 맞춘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닫았던 마음을 열고 진실된 행복을 느껴가는 과정,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담는다.

원작보다 사형제도에 대한 담론화가 지지부진하다고는 하지만, 또 실제로 그렇긴 하지만,,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로 좋았다. 원작보다 두 주인공의 멜로적 요소가 더 강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 그럼 그걸로 된 거 아닌가;; (막 우기고;; 쿨럭;; ^ ^;;)

두 청춘스타 이나영과 강동원은 무리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내면 연기와 눈물 연기도 좋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최고라 하기엔 아직 좀 부족했다.
특히. 피해자 할머니와 마주했을때 우는 강동원의 표정은.. 흠.. ㅡ.ㅡ;;

<늑대의 유혹>이후 스타로 올라선 강동원.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은 부족한 점이 더 보인다. 그러나 꽃미남 '스타'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로 단련의 길을 택하는 강동원의 행보는 흥미롭다. 포스트 장동건이 될 수 있을지.. 그래서 그가 마음에 든다. <아는 여자>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나영. 연기 좋다. 여전한 그만의 독특한 색깔을 난 사랑한다. 아주 사랑하지만, 그렇지만.. 이젠 조금씩 변화도 필요한 듯 하다. <역도산> 이후 오랫만에 만나는 송해성 감독의 진중한 연출도 좋다. 그러나 <파이란>에 미치진 못한다.

여전히 나에겐..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 이나영은 <아는 여자>, 강동원은 <늑대의 유혹>이 최고의 작품이다.
그래서 <우행시>가 좋은 작품임에도 약간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근데 살짝~ 우스운 건.. 책을 읽을 때 내 머리속에서 너무나 완벽하게 들어맞던 두 사람의 이미지가 오히려 영화속에선 조금씩 어긋났다. 이럴수가! 그치만 뭐,, 그건 상황을 설정하는 감독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다. (내 상상의 감독은 나였으니 말이다; ^ ^;)

서늘해져가는 가을..
메말라가는 마음에 눈물의 단비를 내려주고 싶다면 이 영화, 안성맞춤일 듯 하다.
미남미녀의 모습에 패배자의 모습을 일치시키는게 조금 망설여질진 몰라도 영화속 새롭게 이 세상의 기쁨을 맛보게 되는 그들의 모습을 마주한다면 그런 우려쯤 별 것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모든 것이 나를 외면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상대의 진심을 알아준다는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누군가의 사랑이 내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행복한지.. 지금 이 곳에 내가 숨쉬고 있는 그 자체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알게 해 주는 영화, <우행시>
짙어지는 가을, 그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속으로 들어가 보자.
참! 손수건도 하나 챙겨들고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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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 김승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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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홍감독님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이라 평해지는 그의 7번째 영화, < 해변의 여인 >
그의 초기 작품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강원도의 힘> 두 편을 빼곤 그 이후에 나온 <오! 수정>부터 <극장전>까지 그의 작품을 모두 봤었지만. 솔직히 나에게 그의 영화는 너무 난해했다;; - 0-;;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엔 나와 너무나 먼 당신들이라 그들이 심리에 동화되기 힘들었으며, 그의 영화에 빠지지 않는 노출장면들은 내겐 벅찼다;; .;;
이 영화가 가장 대중적이란 평이 적절한 것이, 이제껏 그의 영화 중에 내겐 이 작품이 가장 편안했다.
그래서 난 해변에서 일어난 그들의 이야기가 맘에 든다. ^ ^;

이 영화의 포털 사이트 평점을 보니 지대안습이다;; ㅠ _ㅠ;;
연출도 좋았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했는데.. 솔직히 이런 평점을 받을 영화는 아닌데 말이다;;
그렇지만 아주 유쾌하게 극장문을 나왔던 나의 영화감상과는 달리 시사회 당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뭐.. 네티즌 평도 전혀 근거없는건 아닌거 같긴 하다;; -_-;;
그럼.. 내가 특이체질?? 하긴, <사랑니>를 보고 나왔을 때는 이것보다 더 심한 반응들이 난리를 쳤었으니;; ㅎㅎㅎ

하여간 이 영화, 나는 나름 잼나게 봤다!
해변에 펼쳐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꽤나 흥미로웠고, 포근한 해변의 모습처럼 느긋~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영화 내내 주인공들의 행동을 보며 실실~ 쪼개기도 하고, 푸하하~ 웃기도 하며, 아뉘~ 뭐 저런 넘이~!! 하고 버럭! 흥분하는 한편 그래, 잘 생각했다!!라고 장단도 맞춰가며 본 영화.
전날 본 <천하장사 마돈나>만큼 가슴뭉클하면서도 통쾌하게 나오는 웃음은 아닐지라도 <해변의 여인> 또한 이중적이며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웃음이 나왔다.. ^ ^

문숙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중래와 창욱의 신경전에서 승리한 중래가 문숙과의 로맨스가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관계는 조금 뒤틀려지고 급기야 중래를 사이에 둔 문숙과 선희의 미묘한 관계로 흐르는 영화.
중래의 시선에서 시작한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 그들의 로맨스가 뒤틀리면서 문숙의 시선으로 옮겨 간다. 그 시선의 전이가 맘에 들었다. 그리하여 그의 전작들과는 달리 여주인공의 무게가 보다 무겁게 다가옴이 유쾌했다. ^ ^

주인공들의 관계속에 드러나는 사람들 관계의 허위의식과 유치한 이중성, 일상의 비루함들, 얄팍한 허세와 거짓말들. 그들의 행각에 허허~하고 웃으며 재밌어 하면서도 문득 나도 뜻하지 않게 감추고 싶었던 속마음을 들켜버린 듯 뜨끔해지기도 한다. 
평론가들이 그렇게 극찬하는 홍상수의 일상의 이중성에 대한 관찰에 나도 동의할 수 밖에 없어졌다; 
오~! 이리저리 열심히 계산하고 짜맞추기 여념없는 우리의 유치한 이중성이여~~~♬
홍상수 감독과 함께 스크린에서 노래하뤼~~ ㅎㅎㅎ 

 

오! 아름다운 고현정!!
이 영화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고현정 하면 떠오르는건 그 옛날에 본 <엄마의 바다>와 <두려움 없는 사랑> ..
(아주 옛날옛적엔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주인집 딸로도 출연했었다; ^ ^;)
그 유명한 <모래시계>는 아직 제대로 보질 못했고, <봄날> 또한 소문만 무성할 뿐 그의 연기를 직접 보진 못했다. 가끔 스쳐가는 화면으로 정말 나이 들어도 이쁘다~라며 감탄하는 정도? 그저 그녀는 여전히 그런 화려한 '스타'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녀를 이 영화는 한결 배우에 가깝게 느끼게 해 준다.

너무 이쁜데 이쁜척 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극중에서 사람들을 웃어제치게 한 그 장면, 망가짐도 사랑스럽다. (사실 그 정도는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망가지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고현정이니까;;; ㅋㅋ)
아주 작은 순간 흘러나오는 연기조차도 문숙의 그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감정이 들어있으니.
그의 연기에 새삼 감탄에 감탄했을뿐!!! ^ ^

나이가 들어 연륜이 생긴다는 것은 삶의 여유와 넉넉함을 가지게 되나 보다. 예전 그녀는 아름답지만 배우의 향기는 느끼기 힘들었는데. 다른 30대의 배우들처럼 세월의 지혜를 먹고 이젠 농익은 연기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것이 그녀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김승우와 송선미, 김태욱의 연기도 좋았다.
변덕스럽고 가증스럽지만 또한 귀엽기도 한 중래를 연기한 김승우도 좋았고,
예전엔 배우라기엔 참으로 어색한 연기를 보이던 송선미도 이젠 안정감이 든다.
절반정도의 분량에 얼굴을 들이미는 김태우의 연기도 여전하다. ^ ^

글구. 낯익은 얼굴.. <극장전>의 이기우와 <각설탕>의 오태경도 각각 모텔 관리인과 횟집 아들로 잠깐씩 출연한다. ^ ^
문성근은 초반에 중래에게 전화하는 대표의 목소리 깜짝 출연을 했다는걸 알았는데,  조연출로 특별출연 했다는 정찬은 도무지 본 기억이 없다;;; -_-;;
또한 여러 영화에 조단역으로 낯을 익힌 최은영은 송선미의 친구로, 예전에 굴러가는 영어발음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던 윤동환이 돌이의 주인으로 등장한다.  



날이 선듯 뾰족뾰족하여 우리의 마음을 마구 불편하게 만들었던 홍상수 감독. (나만 그런가; ^ ^;;)
이번엔 아주 대중적인 스타들과 함께 한 작업이어서 그런지, 아님 그의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결 느긋하고 부드럽다. 찌름이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 불편하게 아프진 않다.
서해안의 여유로운 바닷가처럼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도 여유롭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우리는 많은 진실 혹은 거짓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 않는가.
두 사람의 연애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다. 보일듯 말듯 감출듯 말듯한 우리네의 속내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영화, <해변의 여인>
남들은 지루하다고 소리칠 줄 몰라도. 최소한 나는 꽤나 흥미롭게 봤다.
홍감독님의 영화를 이렇게 유쾌하게 보다뉘~ 나도 놀라울 따름;; ^ ^;;

보시라고 추천도 그렇다고 보면 돈 아깝다고 비추도 못하겠다.
이런 작가주의 영화는 대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평가가 판이하니깐.
하지만 비교적 나와 영화취향이 비슷하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상이몽 로맨스 <해변의 여인>
그들의 달콤 쌉싸름한 연애담과 그와 그녀의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영화속 그들을 한 번 찾아보시라~ ^ ㅂ^

 

 

참, 영화 내내 흐르는 영화음악도 너무 좋았다~ 
바다의 풍경과 함께 흐르는 그 편안한 음악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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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 김승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리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눠봤당;; 쿨럭;; ^ ^;;

 

이 장면!
남자들의 이기심이 어떤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유부남에 이혼남이면서 여자가 과거에 어떤 남자를 사귀었는지에 집착하는 남자들.
허허~ 저것들이 양심도 없구나! 라고 생각하며 쯧쯧~ 혀를 차기도 하며 봤던 장면.
즉석에서 연연하는 창욱과 뒤에서 물고 늘어지는 중래의 행동은 참으로 씁쓸할 따름이다.

 

영화 후반부의 이 장면.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차분히 전화를 하며 미소를 짓는 문숙.
나는 이 장면이 참 맘에 들었다!
그래. 잘 생각했다!!라며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장면.
그리고 오래 내 기억에 남는 장면.. ^ ^
.

 
영화속에서 '돌이'를 버려두고 가는 주인을 보여주던 장면.
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이젠 그 의미를 알겠다..
그리고 문숙이 자동차를 멈추고 숲을 헤매던 장면도..
영화 초반 횟집을 나서며 사과하라고 징그러울 정도로 집요하게 요구하는 창욱이 나오는 씬.
정말정말 웃음이 절로 나왔다는.. ㅎㅎㅎ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만큼 다른 남녀간의 동상이몽.
웃으면서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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