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2disc)
이해영 외 감독, 류덕환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입소문이 장난 아닌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정말 괜한 입소문이 아니라는데 동감!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웃기만 하고 하고 내용은 허한 영화냐? 절대 아니다!
웃음 만발하지만 그 속엔 가족과의 관계가 있고, 친구들의 우정이 있으며, 스포츠영화의 고난이 있고,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당당한 동구의 성장기가 있다.
웃음과 감동과 신선함까지. 아주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이제 곧 개봉대기중이다! ^ 0^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처럼 이 영화의 내용 또한 평범치 않다.
이 영화의 주인공 동구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뚱보소년이지만 그의 꿈은 바로 여자가 되는 것!
그 꿈을 위해 동구는 장학금 500만원이 걸린 씨름을 하게 된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천하장사가 되려는 뚱보 소년,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이, 여자가 되기 위해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 중의 하나인 씨름을 하게 된다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야기를 진행시켜가는 내내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준다.
그러나 그 상황에 웃을지언정 그의 꿈을 비웃을 수는 없다.

조심스런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재료를 요리하는 감독의 솜씨는 훌륭하다.
자칫하면 관객에게 혐오감을 줄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영화는 설득력있게 동구의 꿈을 이야기한다.
꿈을 가진 자가 아름답다는 것. 바로 동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는 동구의 모습은, 꿈을 잃고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하는 동구의 아버지와 대조된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보이는거. 그거 별거 아냐. 동구야~ 정말 중요한 건.. 자기자신이 행복한 거야"라며 울면서 이야기하던 동구 어머니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자신을 사랑하며 그 꿈에 다가가고 있는가?
정말 행복한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안전한 소재와 이야기로 안전하게 감독으로 데뷔하는게 아니라 비대칭적인 소재로 관객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을 구현해 보고 싶었다는 감독님의 기특한(^ ^;) 바람은 이루어진 것 같다.
그런 연유로 나는, 이 영화를 올해의 발견으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영화, 너무너무 깜찍하게 웃긴다!
얼마나 웃기는지 웃느라고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ㅎㅎㅎ
영화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우하하~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피식~ 웃긴게 아니라 푸하하~~~하고 박장대소하는 웃음이다. 그래서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그리고 <달콤,살벌한 연인> 이후로 꽤나 오랫만에 실컷 웃어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웃음의 미덕은 "건강"하다는 거다.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욕설과 가학으로 인한 억지웃음을 많이 만들어냈다.
예전 <두사부일체>의 경우 많은 부분에서 웃었지만, 정웅인이 거의 습관적으로 정택상의 머리를 때리는 부분에 질려(그런 가학성은 정말 싫다;; ㅡ.,ㅡ;;) 극장문을 나서자마자 아주아주~ 짜증나는 영화로 남은 기억이 있다. 그런 웃음은 웃기지만 왠지 서글프다.
반면. <천하장사 마돈나>에는 그런 서글픔이 없다.
그래서 이런 건강하고 착한 웃음을 뿌려주는 이 영화가 나는 너무 좋다!

참.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기존의 웃음과는 코드가 좀 달라 조금 썰렁하게 느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셨는데 . 오~ no!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모두 뒤집히는 유쾌한 웃음천국이었다면서~ ㅎㅎㅎ 

 

영화속에 나오는 각각의 캐릭터도 너무 잼났는데.
캐릭터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나도 고개를 끄덕끄덕~ !

시도때도 없이 두루마리를 들고 화장실에 사시는 씨름감독님, 씨름엔 소질없지만 인간성은 좋은 씨름부의 덩치 3인방, 시도때도 없이 바뀌는 장래희망으로 우리를 웃겨주는 동구의 단짝친구 종만이, 그리고 초난강의 특별출연이 빛나는 일어선생님까지..
각각의 캐릭터가 사랑스럽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 ^

비교적 적은 분량이지만 흔쾌히 출연하셨다는 우리의 백선생, 백윤식 선생.
반백수 같지만 동구의 재능을 꿰뚫어 보고 키워준 씨름감독은 백윤식의 카리스마와 무게감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그의 특이한 억양은 정말 웃겼다는.. ^ ^

각각의 성격이 너무나 뚜렷한 덩치 3인방 - 문세윤, 김용훈, 윤원석.
그들이 있었기에 씨름부가 즐거웠다! ㅎㅎ
덩치는 거대하지만 어찌나 귀여운지. 그들이 행동 하나하나에 웃지 않고 못 견디리라~
출렁출렁 뱃살까지 귀엽게 보일 정도였으니. ^ ^

여자가 되고 싶다는 친구의 범상찮은 소원을 그저 담담히 들어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마음넓은 동구의 단짝친구 종만 - 박영서.
영화의 중간중간 나타나는 그의 변신은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오늘은 그의 꿈이 또 무엇으로 변할까~ 사뭇 궁금해지는 시츄에이숀~ ㅎㅎㅎ

그리고!!!
생각보다 꽤 많은 분량 출연하는 초난강 - 쿠사나기 츠요시!
그의 한국어 발음은 여전히 어색했지만 영화속에서 꽃가루와 함께 펼쳐지는 그의 느끼모션은.. 아~ 정말 웃겼었다. 특히 음악이!!! ㅋㅋ
그가 영화 <일본침몰>에서 진지한 모습을 선보인다고 해도. <천하장사 마돈나> 속 그의 모습을 봐버린 이상. 이제 그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올 것 같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복서의 꿈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폐인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김윤석(드라마 <부활>에서 매번 강냉이를 들고 댕기던 천사장으로 얼굴을 익힌 분이다; ^ ^)과 고딩의 아들을 둔 젊은 엄마지만 엄마라는 역이 아직은 살짝 어색한 이상아의 차분한 연기도 좋았다. ^ ^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오동구'라는 평범치 않은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낸 류덕환을 빼놓을 수 없다!!
<마리이야기>,<묻지마 패밀리-내 나이키>,<어린신부>,<웰컴 투 동막골>을 거치면서 탄탄히 쌓인 내공을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아낌없이 펼쳐 보인다. (내가 그를 기억한 건 <전원일기>에서 복길이 동생 '순길이'로 나왔을 때부터였다. ^ ^;;)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동구를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 류덕환은 영화속에서 동구를 너무 귀엽고 아주 사랑스럽게 표현해냈다. 또한 동구가 아픔과 좌절을 딛고 다시 용기와 꿈을 가지는 심리적인 부분까지 어린 배우답지 않게 훌륭히 표현해 낸다.
그리하여. 류덕환이 표현하는 춤을 추는 동구, 씨름을 하는 동구, 여자옷을 입고 행복해 하는 동구 모두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 -^ 

영화 속에 재미있는 장면이 너무너무 많지만. 바로 이 장면.
티코 속에 덩치4명이 들어가다보니 다리에 쥐가 나고 결리는둥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 ^;;
근데... 볼때는 정말 웃겼는뎅;; ^ ^;;; (사실. 그 덩치들이 티코에 다 구겨탈 수 있었다는게 기적이긴 하다;; ^ ^;;)

참!
운전석 앞에 앉아있는 착한 몸매(ㅎㅎ)의 소유자 이언.
씨름부 주장으로 나오는 그는 경기장면에서도 꽤 고난도의 기술을 선보이는데.
알고보니 고등부 씨름대회 금메달 수상자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 모델이라고! ^ ^ 

 

쉽지 않은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풀어간, 장하고 웃긴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자신의 꿈을 향해 밝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열렬한 시사회 반응만큼이나 입소문도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분명 이유있는 입소문이니. 그 입소문 믿고 극장 나들이 한 번 해 보시라~! ^ ㅂ^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이 영화, 나도 완전강추다!!! ^ 0^)//

 

 

 

 - film2.0 김영 기자의 평론 中-

제목만 들어도 코미디 같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천하장사를 꿈꾼다는, 줄거리를 들어도 마찬가지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분명 즐겁다. 다채로운 캐릭터와 반짝이는 대사가 가득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게 만든다. 그러나 코미디라는 틀에 갇히기에 이 영화의 포부는 크다. 씨름 문외한에서 천하장사가 되기까지의 역경을 그리는 스포츠영화인 동시에,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빚은 갈등을 축으로 진행되는 가족영화이며, 꿈을 이뤄가는 청춘의 과정을 담은 청춘물이고, 모든 위기를 뚫고 미션을 완수하는 모험담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한 그릇에 담으면서도 소외된 이들에 대한 애정까지 버무린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놀랍다.

 



참!
위의 마지막 단체사진에서. 오른쪽 중간쯤에 보면 교복을 입은 두 남학생이 보인다.
그들은 영화속에서 동구를 괴롭히는 쌍둥이 형제인데.
영화 속 그들의 이름은, 감독님의 이름을 따서 "이해영, 이해준"이라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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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동구 <천하장사 마돈나>
    from 고치 2007-09-14 19:27 
    하나 더 따다 동구씨에게 바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