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감독판 [dts] (2disc) - 할인행사
김대승 감독, 유지태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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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의 두 번째 멜로라는 기대치만으로 극장을 찾은 영화다. 가을로.라는 제목처럼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가을풍경들이 가득 담겨있다. 민주의 다이어리를 따라 가을로를 걷는 현우를 쫓다보면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 많았나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나도 현우가 걷던 저 길을, 그 장소를 뒤따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들이 눈을 빼앗지만, 무엇보다 가을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그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 그래서 그 아픔을 가슴 속에 묻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다.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폭발과 함께 큰 인명을 빼았아갔던 삼풍 백화점 붕괴사건.. 거짓말처럼 자신의 눈 앞에서 그 현장을 목격해 버린, 그러나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던 현우는 민주를 묻으면서 자신의 마음까지 함께 묻어버렸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그것이 바로 현우의 몫인 것 처럼.

번지점프의 그 감성을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원치않았지만 사랑을 보내야했던 자의 아련한 슬픔과 아픔을 적절히 잘 담아내고 있다. 다시 멜로로 돌아온 유지태의 연기는 그냥 무난하고, 영화에서 자신의 영역을 견고히 닦고 있는 김지수도 멋지다. 그러나 나는 엄지원의 연기가 가장 발군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무심한 눈길을 받았던 그녀는 똥개, 주홍글씨, 극장전을 거쳐 가을로에서 농익은 연기를 선보인다. 점점 배우가 되어가는 엄지원의 모습이 흐뭇한 영화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너무나 감성적인 민주의 수많은 명대사들은 사실 너무 닭살돋아 현재에 저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했다. 분명 사랑스러운 그녀지만 아~ 나와는 너무 거리가 먼 감성적 그녀였단 말이다! -0-;;


갑자기 시작된 가을길의 여행길에서 지난날의 아픔과 슬픔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설렘을 찾은 현우를 만났던 가을로. 그의 새로운 시작이 이젠 기쁨으로 가득차길 바래본다. ^ ^
그리고..
그의 손에 들어온 민주의 여행기록 다이어리가 참으로 탐난다. 나도 좀 빌려볼 수 없을까나;; ㅎㅎ;;










+ 혼자 궁시렁 +

삼풍백화점 사건이 있기 얼마전 대구지하철 폭발사건이 있었다. 무슨 까닭인지 엄청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삼풍백화점 만큼 언론의 눈길을 많이 받지 못해 큰 이슈화가 되지 못했다(소문이긴 하지만, 그 당시 정치권과의 어떤(?) 연관성 때문이란 말들도 있었고, 곧이어 일어난 삼풍백화점이 서울이라는 점에서 볼 때 지방권이라는 불리함(?)이 작용했다는 말도 있었다.). 모든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삼풍 백화점 사건에만 쏠린터라 잠시 머물던 대구시민이었지만 나름 분노했던 기억이 난다;; 내 주위에서 들려오던 끔찍한 그 당시 상황에 몸서리쳤던 지라 영화속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무기력하던, 그래서 그 슬픔이 몇 배로 번지던 현우의 아픔이 간접적으로나마 전해지는 듯 했다. 더불어 몇 년전 또다시 온국민을 놀라게 했던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화마가 휩쓸고 간 그 흔적이 그대로 얼마간 보존되던 지하철 역사를 대구 들른 길에 찾았던 적이 있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그을린 벽엔 피해자의 명복을 비는 글귀와 국화들이 놓여있었다. 그런 슬픈 일이 다시 우리에게 일어나지 말아야 할 텐데.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었다. ㅠ ㅠ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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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낱말편 1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김경원.김철호 지음, 최진혁 그림 / 유토피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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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친구랑 편지를 주고 받아도 맞춤법 틀린게 먼저 눈에 들어오고, 상대방과 이야기 하면서도 그 사람이 반복적으로 틀리는 말을 어떻게 하면 기분 안 상하게 고쳐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은 '우리말 겨루기'다. 주변 사람들의 핀잔에도 굴하지 않고 틀린 단어를 고쳐주다 수모를 겪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한글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여전히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비슷한 단어들의 미묘한 뜻 구별이 쉽지 않으며, 여전히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헷갈리기 일쑤다.

이런 나를 위해 일용할 양식(?)이 나왔으니 바로 따끈~한 <국밥> 두 그릇이다. (내가 국밥 좋아하는건 어찌 알고; ^ ^;)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라는 다소 노골적이면서 정곡을 찌르는 획기적인 제목을 내세운 이 책은, 온국민이 영어에 열광하고 있는 이 때 홀연히 나타나 국어공부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며 온 몸 바쳐 국어 바로 알기에 열정을 불사른다. 우리말을 잘 해야 외국어도 잘 한다는 명언은 국어 이외의 외국어엔 꽝인 나에게는 슬프게도 해당사항이 없는 말이지만, 최소한 번역을 업으로 하는 분들에겐 아주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잘못된 번역이 국어 전체의 물을 흐리고 있는 현재 상황에선 더더욱 책임감있는 번역이 요구되고 있다.



예전에 '가지다'라는 말의 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영어 'have'가 가지는 뜻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천편일률적으로 '가지다'라고 번역하고, 그 번역문들이 여기저기 쓰이다보니 이젠 '모임을 가지다','시합을 가지다' 등의 오역이 우리말 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나 또한 이 표현이 잘못된 말인지 얼마 전에야 알았고, 아마도 이런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된다. 위의 예시는 '모임을 하다', '시합을 하다'로 고쳐서야 옳은 표현이 된다.(225쪽) 또한 '새'와 '새로운'의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영어사전과 번역문 때문에 '새로운'이 어느덧 '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단다.(144쪽)

이 책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영어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우리가 흔히 쓰는 잘못된 표현 중에 '좋은 하루 되세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해야 옳다. 앞의 표현에서 '되다'는 주체가 필요한 서술어인데 '좋은 하루'는 주체가 될 수 없다. (표현 그대로 해석하면 '너는 좋은 하루가 되어라'라 된다고;;) 이것은 영어 become의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긴 잘못된 표현이다.(→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 76회) 이것처럼 당연히 맞는 줄 알았던 표현들이 틀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예전 국어시간, 무척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국밥-낱말편>은 크게 명사편을 설명하는 한 그릇과 동사ㆍ형용사편을 알려주는 두 그릇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동사ㆍ형용사편이 훨씬 재미있었다. 두번째 그릇에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들이 많이 다루어졌던 까닭도 있지만, 명사편은 상대적으로 좀 어렵게 느껴졌다. 어쩜 맨 처음에 나오는 '속:안'의 설명중 '터널'에서 막혀서일 지도 모른다. 다른건 그 차이를 알겠는데, 나는 아직도 '터널'이 왜 '1차원 선'으로 추상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이해가 안 된다;; -_-; 부디 아시는 분이 있다면 친절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0-;

책을 읽다보면 막연히 이런 상황엔 이런 단어를 사용해왔던 우리의 직감이 어떤 이유를 근거로 작동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어렴풋이 유의어의 차이점을 느끼더라도 막상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은데 <국밥>은 바로 이런 고충을 덜어주는 고마운 책이다. 고개와 머리, 가족과 식구, 궁둥이와 엉덩이, 끝과 마지막을 비롯 고르다와 뽑다, 기쁘다와 즐겁다, 끝내다와 마치다, 다시와 또 등등 이 단어들의 차이점을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나처럼 당신도 그렇지 않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런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알게되면 보다 우리말에 자신이 생길 것이다.

 

국제화 시대를 외치면서 영어의 전성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고 각종 영어마을이 생기며 영어학원가는 언제나 성황이다. 물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국제화, 세계화에 발맞추기 위해선 분명 영어를 잘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우리말을 가벼이 여기는 지금 세태는 심히 안타깝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어렵게 만들어낸 한글을 보급하는데  그당시 가장 큰 장애물은 정보를 독점하고 자신들을 차별화 하려는 기득권층의 이기심과 한자에 대한 지식인층의 문화 사대주의였다. 오늘날은 그 대상이 한자에서 영어로 바뀌었을 뿐이다. 전문 영역일 수록 외래어의 남용이 심하다. 예를 들어 패션잡지를 펼쳐보면 조사빼곤 온통 외국어로 채워진 문장을 만나는건 어렵지 않다.

물론 시대가 변하는 만큼 새로운 어휘를 필요로 하게 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단어들이 생성되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어쩔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사례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가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사랑해 주겠는가. 세계화ㆍ국제화에 발맞춰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이고 보듬어야 할 대상은 바로 우리말 - 한글이 아닐까 싶다. 한글만큼 우리의 정서를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은 없으니까.

 

나를 감동시킨 책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 (벌써 초등학생용도 출간되었다. ^ ^)
이번 '낱말편1'을 시작으로 앞으로 계속 맛있는 국밥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라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배부름이 꺼지기 전에 눈부신 활약을 펼칠 두 번째 국밥의 위력, 지금부터 기대해 본다. ㅎㅎ

국밥을 먹는 동안 쌓여가는우리말에 대한 사랑과 관심.
이 책, 당신에게도 강추한다!!! ^ 0^

 

 

 

 

 

+ 책 속 오탈자 +

책에 잘못 표기되거나 인쇄된 부분이 보여 몇 자 적어본다.
참고로 내가 본 책은 '초판 제 2쇄'라서 벌써 수정이 되었을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힌다;;
(작년에 막~ 출간됐을 때 사서 해를 넘겨 이제야 봤다;; =.=;; 쿨럭;;)

- 43쪽 그림 : 생물의 경우 속엣것과 붙어있을 때는 '껍질'이라고 하고, 분리되면 '껍데기'라고 한다고 했다. (44쪽 설명) 그런데 43쪽의 그림엔 껍질과 껍데기의 글자가 반대로 씌여있다.
→ '윗그림 : 껍질, 아랫그림 : 껍데기' 로 고쳐야 옳은게 아닐런지;;

- 264쪽 7번째 줄 끝의 '데우다'는 문맥상 '덥히다'가 옳다고 보여진다.

이외에도 몇 개가 더 눈에 뜨었는데 따로 표기를 안 해둬서 못 찾겠다;; 더불어 띄어쓰기 틀린 곳도 2,3 군데 보였다. 부디 지금은 다 수정했길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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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2007-01-19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진원 기자 쓴 교정교열 책도 재미있어요. 특히 과거 신문사에서 교정교열의 실수담은 정말 웃기죠. 독재정권 시대에 대통령의 한자 대를 견으로 썼다가 영업정지를 받은 적도 있데요.^^;
전 아직 이 책은 담아두기만 하고 있어요.^ㅅ^

별빛속에 2007-01-2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 ^
기억해뒀다가 담에 꼭~ 구해서 읽어볼께요. 맑음님, 최고~! ㅎㅎ
글구 이 책도 언젠가는 장바구니로 옮겨갈 날이 오길 바래용~~~ ^ ^;;
 
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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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 그 어떤 것을 어머니의 사랑에 비할 수 있겠는가.
어찌 어머니의 이야기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읽는내내..
'마사야'의 한심한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다.
'엄니'의 모습에서 '내 어머니'를 보았다.
그래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어떤 분이 리뷰에 이런 말을 했다. 300페이지가 넘어가면 손수건을 준비하라고. 어제 이 책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하던 나는 손수건을 준비할 필요도 없이 살짝 지루해서 중간중간 졸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회고형식으로 씌여진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 더딘 진행에 적응시간이 좀 필요했다. 고백하건데 그러면서 뜬금없이 '이제 일본소설은 좀 그만 읽을 때가 됐어'라는 생각까지 품었었다. 그러나 '나'가 성장하면서 이야기도 조금씩 탄력이 붙었고 책 두께의 절반을 넘기면서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살짝 눈가가 뜨거워지는 간격도 잦아졌다. 나는 위의 리뷰어 말처럼 300쪽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200쪽을 넘기면서 주륵주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워낙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작가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는 '실화의 힘'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문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 구성이 독특한 것도 아니다. '웃다가 울 것이다'라는 카피에 힘입어 오쿠다 히데오 만큼은 아니라도 어지간히 웃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구입했는데 (간혹 웃기긴 하지만) 별로 많이 웃기진 않다. 그런데 왜? 이 책은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울려준다. 눈물 방울방울 아낌없이 쏟아내게 하며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건 실화가 담고 있는 진심의 힘에서 기인한 것일게다. 작위적인 감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 마음을 그대로 옮긴 감동이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싶다.


방황하는 청춘 '마사야'의 모습에서 너무 자주 나의 모습을 보여서 부끄러웠다. 그런 마사야를 항상 걱정하고 지켜보는 '엄니'의 모습에서 자식걱정에 하루라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내 어머니가 떠올라서 미칠듯이 죄송했다. 이 책은 비단 '마사야와 엄니'의 이야기 일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나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아닐런지.. 우리는 부모님을 향한 효의 실천을 항상 성공한 뒤로 미룬다. 그런 부실한 이유로 불효하는 자신을 정당화시킨다. 그렇지만 소중한 사람이 늘 내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성공해서, 좀 더 돈을 많이 벌어서, 좀 더 시간이 있을 때 실천하려고 미뤄두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아픔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있을 때 잘 하자!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실천하지는 못하기에 뒤늦게 후회하며 통곡하는 자식들이 생겨나는 걸거다.

'어머니의 사랑'이란 점에서 이 책을 읽으는동안 영화 <허브>가 떠올랐다. (지금 예매권 증정 이벤트도 벌이지만 말이다;) 그 때도 참 많이 울었었는데.. 자식이 어떤 모습이든 사랑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 그 사랑을 우린 왜 그리 자주 잊고 사는 건지.. 불효자식이라서 더 눈물이 났다. 더불어 몇 년 전 암으로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먼저 보냈던 친구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 말 못 할 상실의 아픔과 허전함을 잠시나마 옆에서 지켜봤기에(물론 그 친구의 슬픔 언저리에도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이 좀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저녁, 어머니는 시장에서 아구를 사왔다며 저녁상에 아구찜을 내놓으셨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이렇게 세식구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때때로 큰 소리로 웃어제치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른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지금 내 곁에서 눈가 주름이 또렷하도록 환하게 웃으시는 부모님. 부디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무리시길, 못나고 걱정만 끼쳐드린 자식이지만 그래도 부디 오래오래 함께 머물러주시길 기도한다.

흘러내린 눈물만큼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도쿄타워.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가슴이 쏴~하다..

 

- 모래주머니로 머리를 고정시킨 엄니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천장과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 뿐이었다.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를 보면서 미소 짓는 엄니. 창문 너머로 직접 그것을 바라보는 아부지. 그리고 그 두 사람과 두 개의 도쿄 타워를 함께 바라보는 나. 웬일인지 우리는 그때 그곳에 함께 있었다. 따로따로 떨어져 살던 세 사람이 마치 도쿄 타워에 끌려들기라도 한 것처럼 그곳에 함께 있었다. (274쪽)

 


 

 

 

 

+ 개인적인 이야기, 궁시렁궁시렁;;

- 책을 다 읽으니 새벽 1시. 그 벅찬 느낌을 바로 옮기고 싶었는데 글은 안 써지고 잠은 오고, 감기기운에 머리는 몽롱하고..
결국 글이 횡설수설. 대충 끝내고 나니 새벽 3시. ㅠ ㅠ
(지금 다시 수정할까 했으나 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도 모르겠는지라;; 그냥 놔두기로 했다;; =.=;;)

- 내가 이 책을 주문하고 돌아서자마자 영화예매권 이벤트가 시작됐다;; ㅡㅡ
내 주문시간은 14일 23시 58분, 이벤트는 15일부터 선착순 100명..
아놔~ 이건 너무하지 않나? 무슨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항의메일을 보냈더니 이미 이벤트는 종료됐으며 날짜의 임의조정은 힘들다는, 고객님의 양해를 바란다는..
이미 예상했던, 그러나 김빠지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아~ 정말.. 왜 이런 이벤트는 항상 나를 피하는 건지.
주문결제하려니 예약증정 이벤트 끝나다고 하고, 책 주문하고 발송되고 나니 추카할인쿠폰 발행하고,
이번처럼 딱 2분의 차이로 예매권 2장이 그대로 날아가는;; 정말 속쓰리다; ㅠ ㅠ

- 지금 사은품으로 주는 퍼즐.. 아~ 이쁜데!하며 신나게 열었지만 퍼즐판이 없다는;; 대략 난감;; @.@
알고보니 판대기(?)는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이 무슨;;
아~ 정말~ 여러가지 극과 극의 이유(?)로 나를 여러번 눈물 흘리게 하는 <도쿄타워>다. ㅠ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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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CEO, 세종
전경일 지음 / 휴먼비즈니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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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히는 '세종대왕'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는가?
아마 많은 이들이 위대한 임금, 한글의 창제자, 측우기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다.

조선을 안정시키고 문화의 꽃을 피운 임금으로, 중요한 순으로 매기자면 국보 1호로 지정되고도 남을만큼 훌륭한 한글을 창제하신 분이며, 관리의 신분보다 능력을 우선 삼아 관비신분이었던 장영실 등을 등용하여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 간의 등을 발명해 과학기술의 눈부신 업적을 이루었으며, 그 발명품으로 농업생산량을 증가시켜 백성의 안정을 도모했다. 또한 전분6등법-연분9등법 같은 토지제도의 시행으로 국고비축과 함께 농민부담을 덜어줬으며, 백성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농사직설, 향약구급방 같은 농서,의서를 편찬하여 보급하였고, 김종서로 하여금 4군 6진을 개척하게 하고, 이종무를 통해 쓰시마섬을 토벌해 왜구들의 제압하는 등 전방위적인 면에서 활약했다. 더불어 박연으로 하여금 아악을 정리하게 하고 악기제작에도 힘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업적만으로도 이렇게 상당하니 우리가 어찌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치,문화,과학 등의 면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세종대왕을 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간과한게 있으니 바로 '탁월한 경영인'으로서의 세종이다. 개국의 토대를 닦은지 얼마 안되는 새내기 국가 조선을 그토록 안정시키고 풍요롭게 하여 문화가 꽃필 수 있는 태평성대를 이룩한 것은 그 모든 것을 진두지휘했던 세종의 뛰어난 경영자적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CEO라고 해도 모든 일을 혼자할 수는 없는 만큼, 자신이 고용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CEO의 미덕이다. 그런 면에선 세종은 아주 훌륭한 CEO였다. 명문가의 자제지만 역학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순지에게 연구를 맡기고, 천한 신분의 관비인 장영실에게서 그의 재능을 보고 과감히 고용한 그의 능력위주의 인재등용과 학문의 토대를 이뤄내던 집현전 학사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배려하는 모습 등에서 진정한 CEO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세종이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 전에 모든 토대를 닦아둔 태종 덕분이기도 하다. 왕자의 난으로 피를 묻히고 왕권에 올랐던 태종은 세종이 온전히 임금으로 자리잡기까지 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준다. 그런 아버지가 있었기에 세종은 그 위에 조선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을 것이다.

 

<창조의 CEO, 세종>이란 제목에도 언급된 것처럼 이 책은 경영인으로서 세종대왕에게 접근한다. 신생국 조선을 어떻게 경영했고, 어떤 위기를 어떤 지혜로 대처했는지 각각의 사건과 상황을 제시하면서 설명한다. 하나하나 열거되는 그 업적들이 어떤 기획과 경영과 고민으로 이루어진 건지에 대해 말하면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빛을 발하는 그의 경영지혜와 리더십을 알려준다. 또한 임금을 'CEO'로, 신하를 '임원'으로 군주관계를 '고용관계'로, '조선이라는 국가경영'을 하나의 '기업경영'으로 대비해 요목조목 설명해 주는데, 막연하게 들리던 조선시대의 모든 관계를 지금의 기업관계에 비유해 설명해줌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쉽게 그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 무척 좋았다. ^ ^

뒤늦게 세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외국인들이 먼저 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왠지 뿌듯하면서도 민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훌륭한 우리의 것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때문이었으리라;; 수많은 역사 중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국가경영을 보여준 세종대왕. 지금이라도 '경영'을 비롯 다방면에서 그에 대한 연구가 시되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더불어 리더십의 부재로 허덕이는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세종대왕의 빛나는 지혜와 리더십의 교훈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400쪽을 넘기며 풍성한 내용을 자랑하는 <창조의 CEO, 세종>은 예상보다 훨씬 흥미롭다. 아는 재미와 읽는 재미가 함께 어울어진다. 책장에 꽂아두면 제법 폼나는 크고 두꺼운 겉모습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알차다. 그러니 부디 인문서적은 딱딱할 거라는 편견으로 미리 이 책을 멀리하는 우를 범하진 말길 바란다!!

세종대왕에 대한 경영지혜와 함께 그 분에 대한 세세한 것까지 덤으로 알려주는 경영서이자 역사서이기도 한 <창조의 CEO, 세종>. 그 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적극 강추한다!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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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큰 마이크론 베이스 - 35ml
이넬화장품
평점 :
단종


이 제품 아직도 나오는군요!
입큰~하면 메베와 파데를 떠올릴 만큼 입큰 마이크론 베이스는 메이크업 베이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품질이 좋았고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게 지금까지 장수하는 비결이겠지요. ^ ^
메베와 함께 마이크론 파운데이션도 정말 좋은데 그건 요새 안 나오는건지 알라딘엔 없네요.
한동안 메베와 파데는 입큰 제품만 썼었는데 안 보이니 아쉽네요;


우선 이 제품 가격에 비해 품질이 아주~ 뛰어납니다. 품질면에선 누구나 손가락 치켜들죠.
제가 써보고 좋아서 언니에게도 추천했는데 언니도 완전 입큰 팬이 되었네요.
잘 퍼지고 발림성이 좋아서 아주 가볍게 발리구요. 피부톤도 밝아지구요.
향도 은은한게 괜찮아요.

제가 복합성인데 밀리거나 뜨거나 하는게 없답니다.
무엇보다 매트하게 발려서 좋더라구요.
밑에 분 말씀처럼 건성보단 지성이나 복합성에게 좀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언니는 건성인데도 좋다고 하더군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 ^;;


지금은 입큰이 파우더팩트로 또한 명성을 날리고 있지만 
입큰의 브랜드를 대중화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게 바로 이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써보면 웬만한 메베하곤 만족감이 다르답니당. 이젠 가격도 많이 내려서 저렴하네요.
메베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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