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젊은 뇌는 충동적일까 - 성장하는 뇌, 삶을 변화시키는 똑똑한 습관의 발견
제시 페인 지음, 엄성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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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 되기전 나뭇잎들은 막 새순을 벗어난 연두색을 띤다. 연두의 은은한 빛이 내는 숲색을 보고 있자면, 생명체에게 절정은 모든것이 정해진 장년기가 아닌 가능성을 내포한 유년기에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 전통 가옥이 왜 99칸인지, 왜 10층 석탑보다는 9층 석탑이 많은 지에 대해 읽은적이 있다. 그것은 완성된 형태 완결된 모양보다 그 직전의 단계에 더 많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선조들의 지혜라는 것이다. 젊음이 가지는 장점이자 단점은 그런 것이다. 완성의 목전에 있으면서도 완성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직 허술하고 뭔가 불안정한 느낌이다. 


젊은 사람들이 충동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생각하고 있고, 어느정도는 젊어서 그러려니 하고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 책이 다른 서적들과 다른 이유는 이 책은 과연 젊은 사람들이 충동적인 것이 단순히 마음의 문제이냐고 반문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할 때 유난 끈기가 없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처음에는 달리기를 못한다거나 열심히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아이는 평발을 가지 아이였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었다는 사실을 수긍하게 된다. 그런 부분을 아이의 행동으로 옮겨서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난히 한가지에 집중을 못하거나, 작은 일에도 쉽게 흥분하거나, 이성보다 항상 감정이 앞서는 것은 아이의 마음의 문제로 쉽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좀더 강하게 훈육하거나, 아이가 마음을 다잡는다면 충분히 교정 가능한 무엇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젊은 뇌가 충동적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인 뇌 성장의 문제라고 말한다. 이성을 관장하는 뇌의 영역은 바로 전전두피질 부위인데 25세 이전까지는 이 부분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전두피질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충동적인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에 상대적으로 무감각하고, 판단이나 세세한 컨트롤도 어렵다는 의미이다. 또한 대상회라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는 머릿속의 변속기어 역할로서 유연한 사고를 보장해 주는 영역이다. 이 부위에 문제가 발생하면 부정적인 생각이나 행동에 집착하고, 융통성이 없어서지고, 걱정이 늘어난다. 심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투렛 증후군까지도 발생한다. 그밖에도 심부변연계나 기저핵 등에서도 감정을 통제하고 적절하게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각 부위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젊은 뇌가 충동적이 아니라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까. 


원인을 알았다면 두가지는 확실해진다. 하나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라거나, 정신력의 차이 같은 추상적인 말로 젊은 사람을 다그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25세까지 뇌를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치 자기계발서에서 사회생활 비법이나 화술의 이론을 설명하듯이 뇌를 똑똑하게 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당연히 순간적인 쾌락을 위한 약물이나 알콜에 대해서는 성장과정에 있는 뇌에게 도움될 리 없다. 뇌에게 영향을 끼치는 산소결핍, 수면부족에서 부터 스스로 뇌를 손상시키는 활동들에 대해 특히 주의할 것을 주지시킨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나 뿐 아니라 상대 또한 뇌 자체의 활동 때문에 어찌할 수 없는 행동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만 정상적인 문제이고 남에게는 비정상적인 문제란 있을 수 없다. 누구나 어느정도는 같이 안고 있는 문제일 수 있고, 다만 취약한 부위가 조금 다를 뿐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 정상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이 상황을 참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젊은 뇌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크게 보자면 조금씩 결함을 가지고 있는 뇌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고 봐야 한다. 뇌가 충동적이라는 말은 뇌의 크고 작은 손상이나 미성숙이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꼭 젊은 사람에게만 여지를 두는 말은 아니다. 책의 마지막에 실려있는 두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하면서 뇌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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