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만의 오랑캐 정벌에 나섰던 제갈량은 맹획이라는 오랑캐 장수와 대결하게 된다. 오랑캐는 그 지방의 토착 세력이라 설사 장수를 잡는다 하더라도 그 지역 사람들을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그들을 다스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던 제갈량은 맹획을 사로 잡고 놓아주는 배짱을 보여준다. 그때마다 사로잡힌 맹획은 자신이 단지 운이 없었다며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한다.


이에 제갈량은 맹획을 놓아주었고, 맹획은 10만 대군을 이끌고도 다시 공격하지만 매번 잡히고 만다. 이렇게 잡히고 놓아주기를 7번 했다해서 칠종칠금 [七縱七擒]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마침내 7번째 잡혔을 때 맹획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제갈량의 밑으로 들어간다. 물론 처음 잡았을 때 그를 죽였다면 남만지방은 단숨에 정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의 대립 구도로 정신없을 때 또 다시 반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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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에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패배할 때마다 그 책임을 다른 데로 돌리는 맹획의 태도이다. 이는 무능한 사람들의 전형이기도 한데 그 원인이 자기일 리는 없다는 식이다. 이들은 매번 외부로 이유를 돌리는데 심지어 위의 경우처럼 꼼짝없이 인정해야할 경우가 되어서 맹획처럼 인정하는 경우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압도하는 힘이 아닌 이상 아무도 굴복시킬 수 없는 강한(?) 존재들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힘으로 제압하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상대를 마음으로 굴복시킨 제갈량이다. 특히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매번 '그때 그것만 아니었다면..'이라며 핑계거리를 찾는다. 제갈량을 참을성 있게 이를 기다리면서 기회를 주었다. 이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제갈량과 맹획의 힘의 차이가 압도적이어야 하고 그것을 맹획이 모를 때 가능하다. 사마중달을 그렇게 놓아 주었다간 결국 복수를 당했을테니 말이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실제 역사이거나 아니거나 간에 우리가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왜 물리적인 힘보다 심리적인 포섭이 중요한 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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