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 - 판타지의 제왕
마이클 화이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보수적이고 까다롭고 강박적이며, 평생 대학과 저술 활동밖에 몰랐고, 현대 문명을 혐오했던 톨킨 교수의 삶은 <반지의 제왕>의 창조자만 아니라면 그렇게 매력적인 인생이 아닐지도 모른다. 중간계라는 전혀 낯설고 매력적인 세계를 창조한 이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이 책을 집어들게 되는 것이다. 남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고 가톨릭 신앙과 고대 언어에 대한 관심을 평생 이어갔으며,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문명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자연을 벗하며 살아온 그의 삶은 자연스레 <반지의 제왕>의 이미지와 중첩되면서 생동감을 부여받는다. 물론 나처럼 학자의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옥스퍼드 교수 시절에 흥미를 보일 것이며, 또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C.S. 루이스와의 관계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일 것이다.

마이클 화이트의 전기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인물의 생애를 충실하게 재구성하면서 작품에 대한 나름의 평을 곁들인 구성인데, 중간계를 다루지 않은 작품들에 대한 정보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을 제하면 술술 읽히는 책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난 뒤에 톨킨의 또 다른 전기가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험프리 카펜터의 전기가 최초로 쓰여진 톨킨의 전기이자 가장 권위 있는 판본으로 통한다는 사실도. 서점에서 잠깐 책을 둘러보니 둘 다 비슷한 구성인데, <반지의 제왕>에 대한 정보는 오히려 카펜터의 책이 더 자세하고 대신 화이트의 책에는 톨킨 사후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책이 연이어 소개되니 왠지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