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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ㅣ 메피스토(Mephisto) 8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임종기 옮김 / 책세상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소문난 관광지를 들렀다가 의외로 초라한 볼거리에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과대포장이거나 아니면 역사적 가치가 현재적 가치(순수한 미적 가치를 포함)를 앞지르는 예이기 때문이다. 웰즈의 <우주 전쟁>이 내게 딱 그런 경우다. 화성 침공이라는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한 소설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글을 읽는 재미나 날카로운 분석의 맛을 느끼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심심한 책이다.
그래서 미래의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을 즐겁게 읽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겠다. 먼저 가급적 기대치를 줄일 것. 고전이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다음 상상력을 적극 활성화하여 당대 사회에 대한 메타포로 읽을 것. 스스로를 피해자인 지구인이 아니라 가해자인 외계인의 입장에 두는 것도 색다른 독서 경험이 된다. 마지막으로 까렐 차뻭의 <로봇 R.U.R>과 비교하며 읽을 것.
두 작품 모두 외계인과 로봇이라는 타자를 통해 인간 존재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폭력과 살육의 문제를 다루며 결말에서 어설픈 해피 엔딩을 마련하여 희망을 주고자 한다는 점도 서로 닮았다. 런던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좀 더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