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남영풍문고에서 올린 수확은, 키타무라 카오루의 [물에 잠들다] 문고본. 따뜻한 방안에 편한 자세로 기대서는 시계 초침 소리를 BGM으로 곁들여 한나절만에 읽어버렸다.
11개의 사랑 이야기가 실린 책인데, 키타무라 카오루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 단편집이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서술 방식. 사랑 이야기라고 해도 끈끈함은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 없음. 독자를 안달하게 할 정도로 수수께끼를 남기는 여유. 처음에는 여대생이 쓴 소설로 착각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색채감각 - 피코크 그린이니, 물망초색이니, 시트로 옐로우라느니, 딸기즙을 떨어트린 우유와 같은 연분홍이니, 도대체 1940년대에 태어난 아저씨가 사용할만한 단어들이 아니다.
물에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