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와 동물보호 운동에 열심인 선생님이 계시다. 그래서 학교에서 시의 지원을 받아, 뒷뜰에 동물보호소를 세운지 2년째. 겨울이라 야생조수들은 거의 떠나고, 유기견과 고양이만 남아있다. 유기견 4마리랑 고양이 2마리가 있었는데, 그 중 한마리는 오늘 주인이 찾아갔다. 아이들이 울고불고 해서 애완견의 소식을 수소문하던 아빠가 여기까지 와 본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주인이 찾아오는 경우는 정말 드물고, 거의다 버려진 애완견들. 애완견값이 떨어져 되팔기도 뭐하니 그냥 버리고 안찾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애완동물을 못기르게 하는 집 아이들은 학교에서나마 동물을 볼 수 있어서 좋고, 동물들은 아이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서 좋고, 1석2조다. 사육담당 아이들은 얼마나 부지런하고 희생적으로 동물들을 잘 돌보는지. 방과후 한마리는 끌고, 한마리는 안고 산책을 시키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때로는 힘차게 달려가는 개에게 거의 끌려갈 정도이기도 하다. 용돈을 털어서 사료값도 보태고, 동물병원에도 데려간다. 동물들도 원래 귀여움 받던 애들이라 그런지 쉽게 사람들을 따른다. 손!하면 손도 잘 내밀고.

그런데 방과후의 보호소는 너무나 쓸쓸하다. 학교 문단속을 하며 한바퀴 돌다가 마지막으로 보호소에 가봤더니, 5마리가 일제히 반갑다고 뛰어오른다. -청둥오리도 2마리 있는데 이 녀석들은 빼고- 너무 어릴 적에 엄마를 잃고 병투성이던 아기 고양이도 제법 자라서 난간에 자리 잡고 앉는다. 그나마 이 아이들은 춥고도 위험한 거리를 홀로 떠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니, 위안으로 삼아야지... 겨울을 건강하게 넘겨주길...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ugool 2004-12-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거기가 여기군요.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따뜻하고 착하네요. 튼튼해진 아기 고양이 보고 싶어요.^^

nugool 2004-12-1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데 브리니님, 페이퍼의 글씨 크기가 크고작고 해요. 저한테만 그렇게 보이나요?

BRINY 2004-12-1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글자크기 10포인트로 맞춘건데, 왜 그럴까요.

아기 고양이는 완전히 건강해지지는 않았지만, 처음에 주먹만해서 겨우겨우 숨이나 쉬나했던 게 제법 커서 나다니는 거 보니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