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숲

다빈치 코드에 피보나치 수열이 나온다. 뭔가 하고 찾아봤으나......

제 1 항과 제 2 항을 1이라 하고, 제 3 항부터는 차례로 앞의 두 항의 합을 취하는 수열. 이 수열은
a=1, a=1, a=a+a (n=2, 3, 4,…) 로 나타내며, 1, 1, 2, 3, 5, 8, 13, 21, 34, … 라는 수열이 된다. 이는 L. 피보나치가 1202년 저술한 《산술(算術)의 서(書)》 중에서 <1쌍의 토끼가 생후 2개월부터 매달 1쌍의 새끼를 낳는다고 한다. 처음 갓 낳은 1쌍의 토끼가 있을 때, 1개월 후, 2개월 후,…의 토끼의 쌍의 총수를 구하라>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피보나치수열의 서로 인접한 항의 비를 취해 이루어지는 수열 a/a, a/a,…, 즉 1, 2, 5/3, 8/5, … 은 무한연분수를 도중에서 잘라 얻어지는 분수의 열이다. 이 분수열은 에 수렴한다. 이 극한값은 황금비(황금분할의 비)로 예로부터 중요시된 수이다.

역시 뭔소린지 모르겠다. 하긴 고등학교 들어간 이후, 수학공부다운 수학공부를 한 적이 없으니, 내가 뭘 알겠나. 그런데, 피보나치 수열이란 말은 왠지 낯이 익다. 생각해봤더니, 스가 히로에의 [영원한 숲-박물관 행성]에 나온 단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황금비율이란 무엇인가 얘기가 나왔을 때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스가 히로에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게 없지 않나 싶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꽤 알려진 SF작가. 그리고 남편이 GAINAX임원(아...이름 까먹었다)이다. GAINAX란 회사 자체가 일본SF대회를 계기로 모인 사람들이 만든 회사니, SF로 만난 부부로군. 이 작품은 작품이 나온 해의 성운상 수상작.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하나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방식. 행성 전체가 박물관이고, 그 박물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라고 해야하나?)들은 메인컴퓨터와 [직접접속]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그 많은 소장품들을 분류하고 연구하려면 컴퓨터와 뇌가 직접접속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직접접속]방식은 계속 버전업중으로, 책의 마지막에서는 인간의 느낌을 그대로 컴퓨터에 전달시키는 방식까지 테스트되기에 이른다. 행성의 바닷가에서 외계의 유적에서 발견된 이름모를 씨앗을 키워내는데, 노 피아니스트가 그 바닷가에서 콘서트를 열고, 그 음악을 들은 외계의 식물은 꽃을 피워내고...잘 묘사를 못하겠는데, 마지막에 예술과 사랑이 충만한 바닷가에서 주인공의 아내로 차세대 직접접속 테스트 버전을 이식한 큐레이터가 메인 컴퓨터에게 이렇게 외치던 게 기억난다. [기억해, 지금의 나의 감정을...].

책의 화자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지만, 어딘가 시점은 거리를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나중에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외국 소설의 번역판같은 느낌을 주려고 일부러 그랬단다. 흠...좀더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스가 히로에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덧붙임-

지금 책을 찾아보니, 마지막 단편의 제목은 [러브 송]. [가이아]란 이름의 차세대 컴퓨터에 직접 접속된 아내가 하는 말은 정확히 "가이아, 기억해둬. 이런 게 '아름다움'이야. 이런 행복한 기분도 함께 기억해둬"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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