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민정이가 생일선물로 뭐가 필요하다냐. 그래서 쿠쿠 전자밥솥, 수도계량기 동파 방지용 자동 온도감지 전열선, 새 방충망이 필요하다고 했더니(^0^), 역시나 곤란한 모양이다. 요즘 경제도 어려운데 학생들에게 돈을 쓰게하고 싶진 않지만, 바른생활걸인 민정이는 생일선물 교환하기로 했으니까 필요한 걸 얘기해 달란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월간 페이퍼 2월호]. 3,900원정도면 괜찮을까?
[페이퍼]는 1년간 정기구독을 한 적도 있고, 무가지였을 때부터 종종 봐오던 잡지다. IMF외환위기 초창기, 아직 무가지였던 이 잡지를 [이런 거 좋아할거 같아서]하고 모아다 주던 사람이 있어서 처음 알게 된 후 몇년이 흘렀나. 산천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페이퍼]도 조금 변했지만 그래도 [페이퍼]는 계속 서점에, 역이나 버스터미널 잡지판매대에 있다. 생각해보니, 여행할 때 제일 많이 갖고 다닌 읽을거리도 [페이퍼]였다. 그리고, 다른 책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무심결에 껴서 사오는 책도 [페이퍼]다. 왜 이런 걸 읽냐는 사람도 많지만, [페이퍼]는 큰 부담없이 잡다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좋은 잡지다. 그런 면에서 [잡지]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회성 글들이 대부분이라 꼭 다음 호를 사야한다는 의무감도 없다. 하지만, 1회성 글들이라서 단순한 킬링타임용인가하면 그렇지 않다. 다 읽고서 사진이나 그림이 좋은 페이지를 잘라 책을 포장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