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발견한 에도가와 란포 시리즈를 읽는 중이다. 전단편집 2권은 1권에 비해 길이가 긴 중편들이고 완성도도 높아 보인다. 란포의 괴기스러움이 살짝 보여지는 책. 

 

 

 

 

  

 

 

 

 

 

 

  꼬마네 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했다. 무료라는 말에 혹해서 다녀왔는데, 이 책의 저자 중 한 분의 강의였다. 어찌나 맛깔 나게 강의를 잘 하시는지, 귀에 쏙쏙 들어왔다. 요즘 잔소리로 날을 새고 있는 나는 잔소리 안하는 방법을 배워보고자 책을 펼졌으나, 두툼한 두께와 무게감으로 살짝 주춤거리는 중이다.  초등 저학년보다는 3~4학년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 적당한 책으로 보인다. 뒷부분의 구체적 실천론까지 생각한다면 고학년 이상에게 적합할 듯.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평생 잔소리 안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말테다! 아자! 

  

   

요즘 도서관을 자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성과가 상당히 좋다. 란포의 책도, 이 책도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이 책은 집 짓기의 새로운 대안을 보여준다. 그것도 직접, 자기 손으로 짓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준다. 특히 짚과 흙을 이용한 집 짓기는 우리의 전통 초가집을 연상케 하는데 여기 나오는 건 서구화되고 현대화 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기초를 하는 방법, 기둥과 벽을 세우는 방법 등에서 조금 다를 뿐, 단열이라든가 자연 친화적이라든가 하는 기본은 같다. 도면과 상세도, 사진으로  집을 짓는 과정들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부분도 놓지지 말라고 세세한 조언을 하고 있다. 또 질 좋은 짚 무더기(스트로베일)를 구하는 노하우까지 그야말로 스트로베일 하우스를 짓는 법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둥을 세우거나 미장을 하는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지만(이 책은 집을 짓는 가족이 모두 달려들어 미장을 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단호히 거절....) 창을 내 마음대로 뚫는다거나, 집 안에 의자 장식, 벽감들을 만드는 것들은 정말로 해 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이 책도 스스로 집짓기의 일환으로 구입했다. 다양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축주가 직접 손수 짓는다는 점이다. 넓은 세상과 사람들의 다양함에 경의를 표한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 집이 궁금하여 구입한 책. 이 집은 유럽의 노동자 주택을 많이 닮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 이런 식의 집이 없었다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이자 건축주 중 한 명인 이현욱씨는 이 집을 짓기 전에 상당히 실험적인 주택들을 지어보았는데, 그 부분이 재미있다. 집을 통째로 들고 이사한다는 개념, 생각은 있지만 과감히 실행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을 실행하는 실행력이 부럽다. 그리고 그 아내 분, 대단하십니다!  

 

 

  어느날 아침 먹으면서 성격 더러운 어린이들 이야기를 하다 나온 주인공 메리. 우리집 스텔라, 성격 나쁜 어린이 이야기에 갑자기 열광하며 이야기해달라고. 덕분에 살짝 맛보기 이야기하고 뒷얘기를 스스로 읽으라고 던져준 책이다. 나도 잘 기억 안나는 뒷 이야기들을 복습하고. 이 책의 삽화는 얼마 전에 읽은 이 책 "나의 엄마, 타샤 튜더"의 그 튜더가 그렸다. 

 

  

 

  "나의 엄마, 타샤 튜더" 는 타샤 튜더의 맏딸인 베서니 튜더가 지은 엄마 찬양책이다. 그의 엄마가 어떻게 농장을 꾸리고 옷을 만들고 요리를 하며 네 아이를 돌보는 와중에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타샤 튜더는 내게 느리게 사는 삶의 대명사로 다가왔었다.  

  그 할머니가 농장과 정원을 가꾸는 삶에 대한 책과 사진들이 이미 수많은 책으로 나와있어 살짝 궁금하던 차였다. 그 때 보게된 이 책은 타샤 튜더의 어린 시절 사진부터 노년의 모습까지 일생을 보여준다. 다만, 완벽하고 모든 것을 해내는 놀라운 능력자인 엄마의 모습만을 보여주어서 어쩐지 현실세계의 사람같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쩌면, 몹시 외롭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그 많은 일들을 해내면서 행복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평생 우울증과 두통을 모르고 살았다"는 대목에서는 그저 GG를 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인간적으로 좌절하고 이겨내는 휴면드라마를 보여주었다면 나도 조금쯤 닮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벼볼 법 하지만, 뭐 이렇게 완벽해서야 결점으로 가득찬 지극히 인간적인 내가 감히 닮아 볼 엄두를 내 볼 수 없겠다는 그런 느낌. 난 아무리 노력해도 물레로 실을 자아서 베틀로 천을 짜고 그걸로 옷을 만드는 건 못한다구요…. 어찌 되었든 대단한 분임에 틀림 없고, 그 단면을 볼 수 있어 새로웠다. 

  요즘 독서가, 너무 산만하다. 독서록 쓰기도 만만찮고, 이렇게 뭉뚱그려 쓰는걸로 살짝 위안삼아야지. 뭐 난, 타샤 튜더가 아니라 Alice니까. 맨날 길잃고 헤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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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본격추리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보는 듯했다. 비록 오래 된 트릭들이 사실감 있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그 분위기라는 것이 크리스티의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논리적이고 그럴싸 하다가 가끔은 유치한 것들조차도.

  란포는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괴담류로도 유명하던데, 소심한 내가 읽어도 편안한 잠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필명을 에드거 앨런 포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여준 단편들은 포의 것과는 그리 비슷해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그의 공포소설들이 궁금해진다.

  소심한 나는 공포 소설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살인과 사건이 난무하는 추리 소설은 항상 오케이지만 말이다. 어느 비오는 날, 혼자 집에 있던, 천둥치고 번개가 번쩍이던 그 오후,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은 이후 말이다.  이 시리즈의 2권까지는 본격추리, 3권은 기괴환상이라던데, 아, 궁금하다! 

  에도가와 란포가 이 소설들을 지은 것은 1950년대 이전이고, 첫 단편들은 1920년대의 것들이니 이미 거의 한 세기가 지난 후에야 나는 란포를 발견했다. 이제 란포 읽기를 시작했으니 좀 더 읽어 나가면서 다른 매력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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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연금술사
이안 맥칼만 지음, 김흥숙 옮김 / 서해문집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아이를 기다리며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이 책은 오직 제목과 사람만으로 내 눈에 들어왔다. 마리 앙트와네트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에 연루된 연금술사이며 1700년대 말에 전 유럽을 후린(그렇다. 그는 유럽 사람들을 속이는 정도를 훨씬 넘어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다.) 그의 일생에 관심이 갔다.  

  시칠리아 빈민가에서 태어난 주세페 발사모는 사기꾼이며 건달이고 얼치기 예비 수사에다 위조가로 세상에 나와 박애주의 넘치는 의사, 사회사업가, 강령술사, 연금술사에 비밀 결사 프리메이슨의 고위직인 알렉산드로 칼리오스트로 백작이 되어 스스로를 '위대한 곱트' 이며 '방랑하는 유대인'으로 불렀다. 사기도 이정도 되면 예술이다. 

  평생을 사랑했다던 아내 세라피나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활용하여 귀족들을 유혹하고 후원자 삼은 그는 반봉건주의의, 자유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아마도 그는 그런 역할을 의도적으로 했던 것 같지는 않다. 전 생애가 사기와 속임수로 가득차 있었고 훌륭한 사기꾼이었던 그는 세상을 우습게 여기고 스스로의 성취에 도취되었던 듯 하다. 세상을 너무나 만만하게 여긴 나머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게다.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에서 추방당하고 떠돌다 결국에는 아내 세라피나에게 배신당해 교회에 의해 갇히게 된다. 불법적 이집트 프리메이슨 운동의 회원이었고 7개국의 민법을 위반했으며, 카톨릭 교회의 믿음을 부정하는 이교도라는 죄목으로….

  그의 사기술이 이렇게 대단한데도 그가 교회의 감시하에 산 레오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뇌졸중 발작으로 사망했을 때에도 그를 믿고 따르며 그의 부활과 영생을 의심치 않던 추종자들이 있었던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잊을만 하면 뉴스에 오르내리는 사교 집단의 교주와 닮은꼴이다. 칼리오스트로의 스케일이 몇 배는 더 컸고, 실제로 그는 죽은 이후에 불멸의 명성을 얻었다.  그의 일생에 관한 책들, 영화들이 나오고 있고, 무려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내가 그의 일대기를 읽고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그의 흥미로운 일생을 따라가는 것은 그럭저럭 괜찮은 일었지만, 그의 일생을 시기별로 따라가다보니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사기가 산만하고 지겨운 느낌이었다. 중간은 그냥 건너 뛰고 싶을 정도로. 책의 문제인지 칼리오스트로의 문제인지, 늘 변화충만한 삶은 아니었다는 것. 평범, 그 자체를 살고 있는 내가 감히 평가한다면 그래서 별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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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고전을 어린이에게 소개하겠다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겠지만,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여기 있다.  

 

  시작은 좋았다. 배경과 여정에 대한 짦은 설명. 사건을 따라가는 발췌도 좋았다. 사건의 전후를 잘 살필 수 있었으니.  

  그러나 각 장의 뒤에 나오는 설명은 산만하고 삽화는 글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공을 들이다 만 느낌으로 별 세개. ★★★ 

 

 

 

  앞의 책이 너무 미진해서 나름 또 찾아 본 어린이용 표해록. 설명이 좀 더 깔끔하고 어린이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말투라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었다.  

  이해를 쉽게 하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사건이 있는 날들의 이야기가 모두 발췌되지 않아 여정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별 세개반.★★★☆ 

 

   이 시리즈에도 표해록이 있어 잠시 들춰보았다. 정말, 원작을 이렇게 훼손해도 되는 것일까?  전형적인 제갈량 스타일의 최부와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시리즈의 다른 것들도 얼마나 비틀었을지.   

  정말 궁금한데, 이런 책으로 공부하면 한자가 쑥쑥 느는지? 원작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하면서 한자를 가르친다고 하는 이런 책들을 보면, 참, 별 하나도 아깝다. 

   

  어린이에게 우리 고전을 읽게 하고 가르쳐주는 일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원작을 훼손하고 이리저리 짜깁기 해가며 가르치는 일이 좋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동감할 수 없다. 글은 나타난 것뿐만 아니라 행간을 읽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글 전체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직 어려서 고전이라 하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기다리면 될 일이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자란다. 요즘 강조되는 '적기 교육'은 '적기 독서'라는 말과 같을 터이다.  

  

 아이가 자라서 이런 글을 함께 읽을 날을 기다려본다.  

 (이 책은 추천만 받았다. 아직 읽지 않은 관계로 별을 매길 수 없지만, 곧, 빠른 시일 안에 별을 매기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약만은 굳게 한다….) 

 

 

 

  

꼬리 : 쓰고 났더니 꽤나 불친절한 글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살짝 설명 들어간다.

  최부의 『표해록』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엔닌(일본 승려)의 『입당구법순례행기』와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에 꼽힌다. 육로로만 중국여행이 허용되던 조선 시대에 열하를 거쳐 가는 여행기는 몇몇 있다지만 이렇게 물길 따라(정확히 말하면 바다에서 떠돌다) 중국의 남쪽지역을 여행하게 된 여행기는 없다. 그래서 이 글이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조선 선비, 사림학파 사대부의 눈으로 본 중국의 운하, 풍물, 사람들의 이야기가 꼼꼼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그러나 어린이용 『표해록』들은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이리저리 편집이 되어 그 가치를 온전히 살필 수 없다. 비슷한 이름의 사람들과 비슷한 지명의 지방을 지나면서 사건만 나열될 뿐이다. 원작의 가치를 잘 살피려면 지루하더라도 지역 풍물에 대한 글을 함께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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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하늘을 나는 상상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3
수잔나 파르취.로즈마리 차허 지음, 노성두 옮김 / 다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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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근엄, 지엄하신 분이라도 소시적에 하늘을 나는 꿈을 꾸어 본 일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은 망토를 두르고 날아다닌 꿈을 꾸고, 날개를 달고 날아가고 싶어한다. 멀리, 더 멀리, 알지 못하는 세계를 향해. 어른이 되어서도 그 꿈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날아다니는 기계를 많이도 설계한 다빈치와 여러가지 실험을 죽음을 무릅쓰고 한 용감한 사람들도 그런 부류다. 그들의 생각과 바람을 따라가며 날 것을 만드는 방법, 원리, 그림 등이 짜임새 있다.  

  책을 보고 스스로 시도 해 보고 싶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좋을 책이다. 만들기도 그다지 어렵지 않고, 다른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전문적인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상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너무 깊은 지식을 바라면 실망할 테지만, 책을 보고 즐기기엔 적당하다.  

  다만, 이카로스와 다이달로스 신화부분을 대충 부정확하게 얼버무린 관계로 별 하나 뺀다. 뭐니뭐니 해도 정확한 게 난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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