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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ㅣ 열림원 이삭줍기 2
뱅자맹 콩스탕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무슨 경로로 이 책을 알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신문 신간에서 얼핏 봤던 것도 같고, 온라인 서점의 메일로 봤을 수도 있다. 어쨌든 아무런 정보 없이 잡아든 이 책은 읽고 나서도 모호했다. 시대배경이 언제인지, 작가가 누구인지,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뭐 하나 딱 떨어지는 것이 없다.
그저... 두 남녀가 있다. 아돌프와 엘레노르. 아돌프는 어느 귀족 집안의 청년이고, 엘레노르는 어느 귀족의 정부이다. 엘레노르의 나이가 아돌프보다 10살 정도 많다. 그 둘은 자기들에게는 사랑이고, 남들에게는 불륜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첫사랑에 빠진 아돌프가 간절히 구애하고, 엘레노르는 거부한다. 그러다 엘레노르도 아돌프를 사랑하게 된다. 둘의 사랑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누구보다도 행복했다.하지만 곧 둘의 사랑은 정점에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아돌프를 선택한 엘레노르에 비해, 아돌프의 사랑은 변해가고 있었다. 전처럼 엘레노르를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고 주변의 시선, 사회적 가치관은 아돌프를 비난하고,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자니 이것은 아니지 싶다. 반면, 모든 것을 버리고 아돌프를 선택한 엘레노르의 사랑은 점점 강해지고, 집착이 되어간다.
서로 반대로 변한 마음으로 상대를 보는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불협화음을 내고, 결국 파국으로 향한다.이별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 아돌프, 그러나 엘레노르의 사랑은 이별보다는 죽음을 택했다. 시름시름 앓다가 죽음에 이르고야 마는 엘레노르. 그렇게 둘의 사랑은 끝이 났다.
줄거리만 봐서는 단순한 연애소설이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은 것이 달콤한 대사도 가슴 떨리는 연애 장면 묘사는 하나도 나오지가 않는다. 그저 주인공 '아돌프'의 감정을 따라 담담한 서술만 있을 뿐이다.
아마도 처음에는 뜨겁던 사랑도 사회의 인습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칫 변해가는 각자의 욕망으로 인해 식고, 변하고 마는 '사랑', '연애'의 태생적 한계와 그것으로 겪는 갈등, 고뇌를 표현한 것이리라.
'사랑'이란 테마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 해답은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이 현실이라면, '사랑'은 굳이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