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쎈연필 > [퍼온글] 날개 달린 노인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단편소설






날개 달린 노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박병규 옮김



     사흘째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집안에 들어온 게를 얼마나 잡았는지 모른다. 펠라요는 잡은 게를 버리려고 질펀한 마당을 지나 바닷가로 갔다. 게 썩는 냄새 때문에 갓난아이가 밤새 고열에 시달렸다고 생각했다. 화요일부터 세상은 우중충했다. 하늘도 바다도 하나같이 잿빛이었다. 3월에는 반짝거리던 모래사장도 이제는 썩은 조가비와 진흙탕 뒤범벅이었다. 대낮인데도 날씨가 흐린 탓에 게를 버리고 돌아오던 펠라요는 마당 한 쪽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게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가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어떤 노인이 진흙에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노인은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거대한 날개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괴상한 광경에 놀란 펠라요는 아내 엘리센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아이에게 물수건을 하고 있던 아내를 마당으로 데려갔다. 두 사람은 쓰러진 노인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차림새는 꼭 넝마주이 같았고, 맨숭맨숭한 대머리에는 센 머리카락 몇 가닥이 붙어있었으며, 이도 다 빠져버리고 몇 개 남지 않았다. 초라한 행색에 물초가 되었으니, 노인에게서 위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날개는 독수리보다 더 거대했다. 그러나 깃털은 듬성듬성했고, 그나마 더러웠다. 게다가 진흙탕에 처박혔으니 꼼짝할 것 같지도 않았다. 펠라요와 엘리센다는 여기저기 자세히 뜯어보는 동안 이내 노인에게 친근감을 느꼈고, 마침내 말을 붙여보았다. 노인의 말은 무슨 방언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목소리만은 선원처럼 근사했다. 그래서 그들 부부는 풍랑을 만나 난파한 외국 선원이라고 대충 넘겨짚었다. 그러나 날개가 달려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에 이웃집 여자를 불러 노인을 보게 했다. 그 여자는 이승의 일이건 저승의 일이건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었는데, 한번 척 보더니 대번에 이렇게 말했다.

     “천사야. 틀림없이 아이 때문에 내려왔어. 그런데 너무 늙어서 비를 맞고 나뒹굴어버렸네.”

     다음날이 되자, 펠라요 집에 살아있는 천사가 붙잡혀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도통한 이웃집 여자는 요즘 천사란 하늘나라에서 음모를 꾸미다 도망친 나쁜 놈들이라고 했으나 부부는 노인을 몽둥이로 때려잡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펠라요는 그 날 오후 내내 경찰봉으로 무장하고 부엌에 앉아 노인을 감시했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진흙 뻘에서 노인을 끌어내 닭장에 가두었다. 한밤중이 되자 비가 그쳤다. 펠라요와 엘리센다는 그때까지 게를 잡아죽이고 있었다. 잠시 후 아이가 깨어났다. 열도 내렸고, 식욕도 되찾았다. 그러자 그들은 마음이 너그러워졌고, 뗏목에 삼일 분의 식량과 물을 싣고 천사를 태워 먼바다에 버리기로 작정했다.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날이 밝아 마당에 나가보니 동네 사람들이 닭장 앞에 모여있었다. 천사를 놀리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신앙심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철망 사이로 먹을 것을 던져주는 품은 천사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서커스단 동물 다루는 듯했다.

     곤사가 신부는 이상한 소문을 듣고 일곱 시가 되기도 전에 허겁지겁 달려왔다. 그 시간쯤에 모여 있던 구경꾼들은 새벽녘 구경꾼처럼 짓궂지 않았다. 그저 노인의 장래에 대해서 갖가지 추측을 하고 있었다. 순진한 사람들은 세계의 시장으로 임명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괄괄한 성격의 사람들은 오성(五星)장군으로 승진시켜 전쟁이란 전쟁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몇 몽상가들은 노인의 씨를 받아 날개 달린 현인 가문을 세우고, 이들에게 세상사를 맡기는 게 좋겠다고 여겼다. 사실 곤사가 신부는 땔나무꾼 출신이었다. 신부는 철망 사이로 닭장 안을 들여다보면서 단숨에 몇 가지 교리문답을 주워섬겼다. 그리고 처량한 노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어리둥절한 암탉들 틈에 끼어 있는 노인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거대한 몸집의 늙은 씨암탉 같았다. 닭장 구석에 드러누워 햇볕에 날개를 말리고 있었는데, 주변에는 새벽녘 구경꾼들이 던져준 과일 껍질과 음식물 찌꺼기가 널려있었다(널부러지다). 신부가 닭장 안으로 들어가 라틴어로 아침 인사를 했을 때, 노인은 이 세상의 부당한 대우에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골동품 같은 눈을 들더니 방언으로 중얼거렸다. 신부는 하느님의 말도 이해 못하고 하느님의 종에게 인사할 줄도 모르는 노인을 보고 문득 사기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노인은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후줄근한 냄새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역겨웠고, 날개 뒤편 여기저기에 해초(海草)가 붙어있었으며, 깃털은 바람을 맞아서 망가져 있었다. 처참한 몰골 어느 곳에서도 고결한 천사의 품격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윽고 신부는 닭장에서 나와 구경꾼들에게 간단한 설교를 했다. 악마란 카니발에서처럼 갖가지 속임수로 경망한 사람들을 혼란시키는 못된 버릇이 있다는 사례를 들어 순진한 생각은 위험천만이라는 것이다. 날개만으로는 독수리와 비행기도 구별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어떻게 천사라고 단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무튼 신부는 주교에게 편지를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 주교는 윗사람에게 편지를 쓸 것이고, 마침내 교황에게까지 소식이 알려지면 최고 재판소에서 평결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신부의 신중한 태도는 궁금증을 부채질했다. 천사가 붙잡혔다는 소문은 급속도로 퍼졌고, 몇 시간 후 마당은 시장바닥처럼 북적거렸다. 마당이 터질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무장한 군인들을 불러와야만 했다. 엘리센다는 허리가 부러지도록 쓰레기를 치우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마당에 울타리를 두르고 천사를 보러온 사람들에게 오 센타보[역주. 화폐 단위]씩 받겠다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마르티니크[역주. 서인도 제도의 섬 이름]에서도 구경꾼들이 찾아왔다. 곡마단도 들어왔다. 재주꾼이 날개를 달고 몇 번인가 사람들 위를 붕붕 날아다녔으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천사의 날개가 아니라 하늘 나라 박쥐의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병을 고쳐보겠다는 일념으로 카리브 해에서 찾아온 중환자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어려서부터 심장 박동수를 세어 왔는데 이제는 숫자가 모자라 더 이상 셀 수 없다는 여자도 있었고, 성좌(星座)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는 자메이카 사람도 있었고, 한 밤중에 일어나 낮에 한 일을 망가뜨리는 몽유병자도 있었다. 물론 이보다 증세가 가벼운 사람들도 많았다. 펠라요와 엘리센다는 온 세상이 떠들썩한 북새통 때문에 몸은 파김치가 되었으나 마음만은 행복했다. 일주일도 못되어 방마다 돈이 가득 쌓였으며, 입장할 차례를 기다리는 순례자들이 지평선 너머까지 줄을 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 무관심한 사람은 당사자인 천사였다. 천사는 둥지 안에서 편안하게 지낼 궁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남포등(燈)의 지독한 열기와 철망 안으로 흘러드는 성사(聖事) 촛불 때문에 정신이 혼미했다. 사람들은 천사에게 정제한 장뇌를 먹이려고 했다. 도통한 이웃집 여자가 정제한 장뇌는 천사들의 특별한 음식이라고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사는 그 음식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찬가지로 신도들이 가져온 교회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다. 천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노인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가지를 넣고 끓인 죽밖에 먹지 않았다. 그러나 인내심 하나만은 초자연적이었다.

     특히 처음에 그랬다. 닭장 안의 암탉들은 날개에 창궐한 천상의 기생충을 쪼아먹고, 장애인들이 깃털을 마구 뽑아 신체에 문지르고, 돈독한 신심을 가진 사람들조차 노인이 일어나면 전신을 살펴볼 요량으로 돌멩이를 던졌다. 노인이 반응을 보였을 때는 사람들이 벌겋게 달군 낙인으로 옆구리를 지졌을 때뿐이었다. 몇 시간 동안이나 꼼짝 않고 있었기 때문에 죽었으려니 생각하고 그랬던 것이다. 노인은 화들짝 놀라서 눈을 떴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그리고 신비한 언어로 고함을 지르면서 날개를 몇 번 퍼덕거리자 회오리바람이 일면서 닭똥과 달나라 먼지가 휘날렸다.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공포의 돌개바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분노 때문이 아니라 아픔 때문에 바람을 일으켰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노인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잠자코 있는 노인은 은퇴한 영웅이 아니라 휴화산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곤사가 신부는 포로의 본성에 대한 확정적인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상투적인 말로 군중들의 경망한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나 로마에서 보낸 편지는 느긋했다. 붙잡힌 사람에게 배꼽이 달렸는지, 방언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아람어(역주. 예수 그리스도가 사용한 언어)와 모종의 관계는 없는지, 바늘구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지, 혹시 날개 달린 노르웨이 사람이 아닌지 따위를 물어오면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다. 신의 섭리와 같은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신부는 이런 쓸데없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평생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무렵이었다. 카리브해에서 건너온 유랑극단은 볼거리가 많았는데, 그 가운데는 부모 말을 듣지 않아서 거미로 변해버린 불쌍한 여자도 있었다. 입장료도 천사 관람료보다 저렴했을 뿐만 아니라 어쩌다 그렇게 처량한 신세가 되었는지 물어볼 수도 있었고, 위아래, 앞뒤를 살펴보고 섬뜩한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얼굴은 슬픈 표정의 처녀였으나 양(羊)만한 몸집은 무시무시한 독거미 형상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괴한 모습보다 그 여자가 얘기하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듣고 한층 가슴이 아팠다. 어릴 적 그 여자는 부모 몰래 집을 나와 춤을 추러 갔다. 밤새 춤을 추고 숲길을 통해서 돌아오는데, 엄청난 천둥소리와 함께 하늘이 두 쪽으로 갈라지더니 유황 번개가 내려쳐 그만 거미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그 여자의 식사란 인정 많은 사람이 입안에 넣어주는 미트볼이 전부였다. 이같은 광경은 너무나 인간적인 진실과 오싹한 교훈을 담고 있었으므로 인간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천사는 자연히 관심에서 멀어졌다. 더구나 사람들은 천사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몇 안되는 기적을 보고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장님은 눈을 뜨지는 못했으나 치아가 세 개나 돋아났으며, 중풍 환자는 일어나 걸을 수는 없었으나 복권에 당첨됐고, 나병 환자의 환부에서는 해바라기가 피어났다. 위안보다는 조롱거리가 될 법한 이상과 같은 기적 때문에 천사의 명성은 금이 가기 시작했고, 이제 거미로 변한 여자가 출현함으로써 완전히 망가졌다. 이렇게 해서 곤사가 신부의 불면증을 씻은 듯이 나았고, 펠라요 집 마당은 사흘 동안 비가 내리고 게가 침실을 기어다니던 그 시절처럼 적막해졌다.

     펠라요 부부는 탄식할 이유가 없었다. 모아놓은 돈으로 발코니에 정원까지 딸린 이층 저택을 지었다. 겨울에 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담을 높이 둘렀고, 천사가 다시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쇠창살을 설치했다. 또 펠라요는 마을 근처에 토끼 사육장을 지었고, 경찰서에 사표를 제출했다. 엘리센다는 굽 높은 비단 구두와 아롱다롱 반짝이는 비단 옷을 구입했다. 당시 멋쟁이 부인들이 일요일에 차려 입고 뽐내던 그런 옷이었다. 그러나 닭장은 손도 대지 않았다. 크레졸로 닭장을 소독을 하고 몰약을 태운 적도 있으나 그것은 천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유령처럼 도처에서 스멀거리며 새 집을 헌 집처럼 만들어버리는 닭똥 냄새를 몰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닭장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내 부부는 무서운 일을 잊어버렸고 악취에도 익숙해졌다. 아이는 이를 갈기도 전에 닭장 안에 들어가서 놀았다. 녹이 슨 철망은 여기저기 뚫려있었다. 천사는 다른 사람에게 그랬듯이 아이에게도 냉담했다. 그러나 아무런 생각도 없는 온순한 개처럼 갖가지 장난질도 참고 견뎠다. 천사와 아이는 동시에 수두를 앓았다. 아이를 돌보던 의사는 천사도 진찰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천사의 심장에서는 심각한 바람 소리가 들리고 신장에서는 요란한 소음이 들려와 살아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의사가 놀랐던 것은 날개였다. 완벽하게 인간적인 유기체에 달린 날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였으므로 어째서 다른 인간에게는 날개가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을 무렵, 닭장은 비바람을 맞고 오래 전에 폐허가 되어버렸다. 천사는 죽어 가는 떠돌이처럼 이곳저곳으로 몸을 끌고 다녔다. 침실에 들어온 천사를 빗자루로 몰아내면 조금 후 주방에서 나타났다. 동시에 도처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천사가 온 집안에 복제품을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했다. 화가 치민 엘리센다는 이성을 잃었다. 천사가 우글거리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소리를 질렀다. 천사는 거의 먹지도 않았다. 골동품 같은 눈동자는 더욱 흐릿해져서 다니다가 기둥에 부딪치기 일쑤였다. 깃털도 다 빠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도 마치 주사기를 꽂아놓은 듯했다. 펠라요는 천사에게 담요를 던져주고 곁채에서 자도록 선심을 베풀었다. 그 때 비로소 천사가 밤에는 열이 오르고, 고대 노르웨이 언어로 헛소리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 부부는 어쩔 줄을 몰랐다. 천사가 곧 죽을 것 같은데 도통한 이웃집 여자도 천사가 죽으면 어떻게 처리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사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냈고, 봄이 되자 건강도 좋아진 것 같았다. 며칠 동안 아무도 눈에 띄지 않는 마당 구석에서 꼼짝 않고 있었다. 십이월[역주. 남반구의 계절은 우리 나라와 반대이다.] 초순에는 날개에서 크고 단단한 깃털이 돋기 시작했다. 늙은 괴조(怪鳥)에게서 깃털이 돋아나다니, 차라리 또 다른 노쇠의 징후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천사는 틀림없이 이러한 변화가 생긴 연유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극도로 조심했고, 한밤중이면 별을 쳐다보며 가끔 부르는 뱃노래도 주변 사람들이 듣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낮추었다. 어느 날 아침 엘리센다가 부엌에서 양파를 썰고 있을 때 바람이 불어왔다. 마친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았다. 엘리센다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천사가 날아보려고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날갯짓이 서툴러 손톱과 발톱으로 채마밭에 이랑을 만들어 놓았으며, 자꾸만 햇볕에 미끄러지고 공중을 헛집는 바람에 헛간이 무너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내 날아올랐다. 늙은 독수리처럼 위태위태하게 몸을 가누면서 마을을 벗어나는 천사를 보았을 때, 엘리센다는 반은 자신을 생각하고 반은 천사를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천사는 걱정거리가 아니라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상상의 점(点)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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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초코 2017-10-2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재미 있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