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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이수연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월
평점 :
"간절한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기적의 목소리!"
아날로그 감성과 판타지의 이색조합으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수록 어딘가 현실에도 꼭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만든다.
특히 현실에서 사건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늘어갈수록 이런 공중전화박스가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남겨진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사망자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큰 위로와 위안을 얻을 수 있고, 또 피해자나 가해자의 목소리를 통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에 그저 바람으로만 남겨본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여섯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자살자의 사연과 남겨진 가족들이 다시 상실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까지 담고 있는데, 비현실적인 마지막 목소리를 제외하면 현실 어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더 주의 깊게 읽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심리부검센터에서 유가족과 대면하며 언급되는 부분의 디테일이었는데, 이들을 맞이하는 목소리, 표정, 말투 그리고 불투명한 유리와 별도 공간을 통해 구분한 공간, 편안한 좌석, 대접하는 차 등 소소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배려들이 굉장히 사려 깊게 느껴졌다.
유가족을 마치 가해자처럼 함부로 대하고, 또 제대로 된 전말을 알 수 없어 동동거리는 현실과는 너무 대조되는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라 어쩌면 더 기억에 남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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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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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을 우울증, 공황장애, 식이장애와 함게 살아왔다. 자살시도 생존자로서, 살기 위해 상담을 받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간의 경험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소설로 풀어내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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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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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들려주는 공중전화박스
-삼거리 매점 뒤편에 위치
□심리부검센터
-심리부검센터를 개업할 때 지안은 어릴 적 살았던 동네에 심리부검센터를 개업함
-삼거리 매점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있는 회색빛 건물 4층에 위치
-심리부검센터는 자살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하며, 자살 예방을 목적으로 유가족의 심리 상담과 심리부검을 진행하는 곳
■강기우
-아내와 이혼 후 홀로 아이 둘을 키우며 살았음
-열일곱 살 큰아들 지훈, 열네 살 딸 지안을 두고 있음
■강지안(34살)
-지안은 어릴 적 항상 삼거리 매점 뒤편 공중전화박스에서 아빠를 기다렸음
-열네 살에 이사 온 후 스무 살 대학에 가기 전까지 6년간 이 동네에서 살았음
-그리고 다시 10년 만에 돌아옴
■강지훈(37살)
-지안의 오빠
-스무 살 이후 지안과 함께 지낸 적이 없음
-상우가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지훈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됨
■임상우(34살)
-심리부검센터 초기 설립 멤버
-어릴 적 자살시도를 한 경험이 있음
-아버지가 어렸을 적 돌아가시고 현재 엄마는 시한부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 중
-인상 좋고 꼼꼼한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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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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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낙인 금지
●의뢰인: 아내 송연아(33세/주부)
●자살자: 남편 강주열(36세)
●가족관계: 아들(2세)
-자살자는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여 자살
-자살 완료 전 직장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극심한 불면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음
-아내는 남편의 자살 이후 직장에 산재처리 요청을 했으나 회사는 이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중
-아내는 아들을 위해 불명예스러운 아버지의 자살 사유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 애쓰는 중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남은 가족들을 버린 것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떠난다는 말을 들은 아내 연아는 자신이 버림받은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더 굳건히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
2장. 공소권 없음
●의뢰인: 당사자 유나은(22살)
●자살자: 남자친구 이기범(24살)
-사망 사인은 투신에 의한 익사
-남자친구와는 1년 반 정도 동거
-만나는 동안 남자친구가 데이트 폭력과 협박, 자해 등을 하며 헤어짐을 거부
-그것을 못 견딘 여자친구는 결국 집을 구해 독립했고 남자친구는 자해 사진과 자살한 사진을 보낸 후 사망
-이후 남자친구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두려움 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으로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
-남자친구 엄마가 찾아와 협박을 하는 통에 사회적인 생활은 아예 하지 못하고 있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남자친구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의뢰인을 사랑한 것이 아닌 가스라이팅을 통해 이용할 생각으로 계속 보여주기식 자해를 했음.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한 여자친구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더 강한 액션을 취하다 사고로 추락사함.
심리부검센터에서는 의뢰자가 이 일로 더 이상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지 않도록 도움을 줌.
3장. 두 개의 얼굴
●의뢰인: 정유화(45세)
●자살자: 큰딸 양아영(17살)
의뢰인은 이혼 후 딸 둘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첫째 딸 아영이 어느 날 자살로 사망하게 되면서 일상은 무너지게 된다. 이후 남은 둘째 딸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모르는 상황이다.
자살자는 14세 때부터 자해를 해왔으며 SNS를 통해 자해와 관련한 친구들을 사귀고 소통했음. 결국 관계가 틀어지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자살까지 이어짐.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딸아이의 사망원인을 몰랐던 엄마는 자신 때문에 아이가 자살을 했다고 생각해 자책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를 통해 아이의 진심을 알게 되고 이로써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조금씩 둘째 딸과의 관계도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한다.
4장. 어쩌면 진실보다 중요한
●의뢰인: 아들 김남진(35살)
●자살자: 이화연(65세)
남편 김한무(70세)가 목을 매고 죽은 아내를 발견. 아들인 남진은 어머니의 자살 사유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홀로 그 집을 지키고 있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의뢰를 하게 됨
조사를 통해 자살 완료 6개월 전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완치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됨. 더불어 처방받지 않은 약물인 수면제가 발견되었는데 이에 대한 진실도 알게 됨.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은 가족들이기에 지안은 진짜 진실을 묻어두고 어머니가 암에 걸렸었다는 사실만 공개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 모두 마음의 짐을 벗고 서로 다독이며 살수 있도록 도와줌.
5장. 완전히 무너졌을 때
●상우 이야기
아버지의 사망, 그리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상우의 어린 날부터 지안을 만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의 이야기까지 모두 담겨있다.
상우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시도를 하다 누군가의 신고로 정신병원의 폐쇄병동에서 두 해를 보내게 된다. 퇴원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보내지만, 여전히 매일 죽음은 자신 곁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술자리에서 지안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심리 상담 센터까지 소개받게 된다. 그리고 이후 계속 위태로운 순간 지안을 통해 삶을 이어나갈 기회를 얻게 되면서 그들의 인연은 계속 이어진다.
이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또다시 죽음 앞에 흔들리던 상우를 지안이 붙잡아주면서 상우는 새롭게 시작할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된다.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를 통해 사실 엄마는 자신을 끝까지 믿고 있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런 엄마의 지극한 사랑과 믿음을 알게 된 이후 상우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6장. 마지막 마음이 말하고 있는 것
●지안 이야기
지안의 속 사정에 대해 담고 있는 페이지로 엄마와 헤어지던 순간,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순간, 그리고 홀로되어 외롭게 보내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여기에 더해 한참 세월이 흘러 다시 자신에게 연락을 취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며 지안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까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늘 혼자였고, 혼자라고 생각했던 외로웠던 지안에게 이제는 늘 가까이에서 함께 일하는 오빠 지훈과 용서를 빌며 찾아온 엄마가 함께 한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싶어 공중전화에서 수십 년을 들어오며 버텼던 지안의 안쓰러운 사정과 그녀가 과거를 딛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이때 비슷한 아픔을 가진 상우가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멀리 여행을 다니면서도 종종 지안에게 연락해 챙겨주는 다정함을 보인다. 지안이 상우에게 그러했듯, 상우도 지안이 위태로운 순간 챙겨줌으로써 지안이 더 이상 멈춰서 있지 않도록,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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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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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절한 사람. 그런 단 한 사람만이 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공중전화예요. 고인이 세상을 떠난 시간에만 들을 수 있어서 강주열 씨가 사망한 시간까지 와달라고 한 거고요.
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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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사람! 간절한 마음을 가진 단 한 사람만이 고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중전화박스. 지안 역시 이 공중전화박스를 통해 이미 고인이 된, 간절히 기다리던 아버지의 목소리를 매번 찾아와 듣곤 한다.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각인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기 위해.
어쩌면 이 공중전화박스는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지안의 간절함이 녹아들어 그런 신비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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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고 싶어요.
그 말에서부터 내 삶이 시작되었다. 도움을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말로. 그건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자 홀로 걷기 위한 첫발이었다.
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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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에게는 도움을 요청하는 그 말조차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이것은 2장 공소권 없음의 이야기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겠으나 이미 많은 상처를 입은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의로 첫발을 떼어야만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그렇게 스스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려워도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더 나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까지는 스스로 나아가야 내 삶이 다시 피어날 수 있음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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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은 소중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지 죄인이 아니에요."
1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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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미디어를 살펴보다 보면, 종종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죄인 취급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들은 왜 죄인이 되었을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지고 가슴이 미어지는 상황인데,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왜곡해 별별 이유를 들어 죄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번 제주항공 사고 때도 유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상스러운 이야기와 악성 댓글을 지켜보며 이렇게 한순간에 유가족이 죄인이 될 수도 있구나 느꼈다.
아픔을 겪었던, 또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들은 죄인이 아니라 유가족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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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완전히 무너져 봤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라고. 새롭게 살아볼 수 있다고.
3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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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의 상우는 건강하고 꼼꼼한 이미지로 서술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겉모습이 다가 아님을,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심리적으로 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러다 마침내 최악의 상황(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후에는 완전히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상황까지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그때 지안이 손을 잡아줌으로써 상우는 자신이 돌아갈 자리, 살아갈 이유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여태껏 자신을 묶고 있던 사슬을 끊고 더 많은 경험과 세상을 만날 용기를 가지게 된다.
완전히 무너져 본 경험을 했기에 상우는 이제 더 이상 바닥이 무섭지 않다. 오히려 그 바닥을 찍고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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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서도 사람들이 다 묻더라. 왜 자살했느냐고. 그런데 엄마가 자살이든 아니든 죽었다는 건 나도 알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나는 엄마가 자살한 게 슬픈 게 아니라 죽었다는 게 슬픈 거야. 너도.... 그냥 슬픈 거잖아."
3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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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가보면 간혹 무례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죽었냐, 어떻게 죽었느냐와 같은.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왜 죽었고, 어떻게 죽었냐는 이유보다 그냥 그 사람이 지금 여기 없다는 것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한없이 슬픈데 그들은 그 애도 시간마저 빼앗아 가버린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상실감을 이해할 것이다. 그러니 부디 장례식장에서는 조용한 묵념과 애도만 남기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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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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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같은 갑작스러운 일들을 겪게 되면 남는 가족 입장에서는 큰 상실감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서나 평소 힘들어했던 상황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나마 대략적인 상황 파악이라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홀로 추측하다 결국엔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이런 소망의 말들을 자주 내뱉고는 한다. '단 한 번 목소리만이라도 들어봤으면', '왜 죽었는지 이유라도 알았으면' 하고 말이다.
이 책에 언급되는 여러 자살 사망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이들 역시 처음에는 원인불명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남은 가족이나 연인의 입장들은 자책하거나 슬퍼하며 일상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심리부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또 공중전화박스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게 됨으로써 이들은 마침내 다시 무너진 삶을 새롭게 쌓아 올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지게 된다.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은 이야기를 적절한 방식으로 풀어냄으로써 남은 자들은 적절한 애도 기간을 거쳐 다시금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만큼 살아보니,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겪는 상실감은 상상이상으로 크며 사람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애도 기간이 반드시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책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너무 커지면 이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꽤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또한 알게 되면서 건강한 애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었다.
만약 어떤 상실감에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묵혀둔 상처를 치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