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이수연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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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기적의 목소리!"



아날로그 감성과 판타지의 이색조합으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수록 어딘가 현실에도 꼭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만든다.


특히 현실에서 사건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늘어갈수록 이런 공중전화박스가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남겨진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사망자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큰 위로와 위안을 얻을 수 있고, 또 피해자나 가해자의 목소리를 통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에 그저 바람으로만 남겨본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여섯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자살자의 사연과 남겨진 가족들이 다시 상실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까지 담고 있는데, 비현실적인 마지막 목소리를 제외하면 현실 어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더 주의 깊게 읽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심리부검센터에서 유가족과 대면하며 언급되는 부분의 디테일이었는데, 이들을 맞이하는 목소리, 표정, 말투 그리고 불투명한 유리와 별도 공간을 통해 구분한 공간, 편안한 좌석, 대접하는 차 등 소소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배려들이 굉장히 사려 깊게 느껴졌다.


유가족을 마치 가해자처럼 함부로 대하고, 또 제대로 된 전말을 알 수 없어 동동거리는 현실과는 너무 대조되는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라 어쩌면 더 기억에 남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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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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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을 우울증, 공황장애, 식이장애와 함게 살아왔다. 자살시도 생존자로서, 살기 위해 상담을 받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간의 경험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소설로 풀어내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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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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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들려주는 공중전화박스

-삼거리 매점 뒤편에 위치



□심리부검센터

-심리부검센터를 개업할 때 지안은 어릴 적 살았던 동네에 심리부검센터를 개업함

-삼거리 매점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있는 회색빛 건물 4층에 위치

-심리부검센터는 자살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하며, 자살 예방을 목적으로 유가족의 심리 상담과 심리부검을 진행하는 곳



■강기우

-아내와 이혼 후 홀로 아이 둘을 키우며 살았음

-열일곱 살 큰아들 지훈, 열네 살 딸 지안을 두고 있음



■강지안(34살)

-지안은 어릴 적 항상 삼거리 매점 뒤편 공중전화박스에서 아빠를 기다렸음

-열네 살에 이사 온 후 스무 살 대학에 가기 전까지 6년간 이 동네에서 살았음

-그리고 다시 10년 만에 돌아옴



■강지훈(37살)

-지안의 오빠

-스무 살 이후 지안과 함께 지낸 적이 없음

-상우가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지훈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됨



■임상우(34살)

-심리부검센터 초기 설립 멤버

-어릴 적 자살시도를 한 경험이 있음

-아버지가 어렸을 적 돌아가시고 현재 엄마는 시한부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 중

-인상 좋고 꼼꼼한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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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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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낙인 금지


●의뢰인: 아내 송연아(33세/주부)

●자살자: 남편 강주열(36세)

●가족관계: 아들(2세)

-자살자는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여 자살

-자살 완료 전 직장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극심한 불면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음

-아내는 남편의 자살 이후 직장에 산재처리 요청을 했으나 회사는 이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중

-아내는 아들을 위해 불명예스러운 아버지의 자살 사유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 애쓰는 중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남은 가족들을 버린 것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떠난다는 말을 들은 아내 연아는 자신이 버림받은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더 굳건히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



2장. 공소권 없음


●의뢰인: 당사자 유나은(22살)

●자살자: 남자친구 이기범(24살)

-사망 사인은 투신에 의한 익사

-남자친구와는 1년 반 정도 동거

-만나는 동안 남자친구가 데이트 폭력과 협박, 자해 등을 하며 헤어짐을 거부

-그것을 못 견딘 여자친구는 결국 집을 구해 독립했고 남자친구는 자해 사진과 자살한 사진을 보낸 후 사망

-이후 남자친구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두려움 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으로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

-남자친구 엄마가 찾아와 협박을 하는 통에 사회적인 생활은 아예 하지 못하고 있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남자친구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의뢰인을 사랑한 것이 아닌 가스라이팅을 통해 이용할 생각으로 계속 보여주기식 자해를 했음.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한 여자친구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더 강한 액션을 취하다 사고로 추락사함.


심리부검센터에서는 의뢰자가 이 일로 더 이상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지 않도록 도움을 줌.



3장. 두 개의 얼굴


●의뢰인: 정유화(45세)

●자살자: 큰딸 양아영(17살)

의뢰인은 이혼 후 딸 둘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첫째 딸 아영이 어느 날 자살로 사망하게 되면서 일상은 무너지게 된다. 이후 남은 둘째 딸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모르는 상황이다.


자살자는 14세 때부터 자해를 해왔으며 SNS를 통해 자해와 관련한 친구들을 사귀고 소통했음. 결국 관계가 틀어지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자살까지 이어짐.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딸아이의 사망원인을 몰랐던 엄마는 자신 때문에 아이가 자살을 했다고 생각해 자책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를 통해 아이의 진심을 알게 되고 이로써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조금씩 둘째 딸과의 관계도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한다.



4장. 어쩌면 진실보다 중요한


●의뢰인: 아들 김남진(35살)

●자살자: 이화연(65세)

남편 김한무(70세)가 목을 매고 죽은 아내를 발견. 아들인 남진은 어머니의 자살 사유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홀로 그 집을 지키고 있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의뢰를 하게 됨


조사를 통해 자살 완료 6개월 전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완치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됨. 더불어 처방받지 않은 약물인 수면제가 발견되었는데 이에 대한 진실도 알게 됨.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은 가족들이기에 지안은 진짜 진실을 묻어두고 어머니가 암에 걸렸었다는 사실만 공개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 모두 마음의 짐을 벗고 서로 다독이며 살수 있도록 도와줌.



5장. 완전히 무너졌을 때


●상우 이야기

아버지의 사망, 그리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상우의 어린 날부터 지안을 만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의 이야기까지 모두 담겨있다.


상우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시도를 하다 누군가의 신고로 정신병원의 폐쇄병동에서 두 해를 보내게 된다. 퇴원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보내지만, 여전히 매일 죽음은 자신 곁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술자리에서 지안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심리 상담 센터까지 소개받게 된다. 그리고 이후 계속 위태로운 순간 지안을 통해 삶을 이어나갈 기회를 얻게 되면서 그들의 인연은 계속 이어진다.


이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또다시 죽음 앞에 흔들리던 상우를 지안이 붙잡아주면서 상우는 새롭게 시작할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된다.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를 통해 사실 엄마는 자신을 끝까지 믿고 있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런 엄마의 지극한 사랑과 믿음을 알게 된 이후 상우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6장. 마지막 마음이 말하고 있는 것


●지안 이야기

지안의 속 사정에 대해 담고 있는 페이지로 엄마와 헤어지던 순간,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순간, 그리고 홀로되어 외롭게 보내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여기에 더해 한참 세월이 흘러 다시 자신에게 연락을 취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며 지안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까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늘 혼자였고, 혼자라고 생각했던 외로웠던 지안에게 이제는 늘 가까이에서 함께 일하는 오빠 지훈과 용서를 빌며 찾아온 엄마가 함께 한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싶어 공중전화에서 수십 년을 들어오며 버텼던 지안의 안쓰러운 사정과 그녀가 과거를 딛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이때 비슷한 아픔을 가진 상우가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멀리 여행을 다니면서도 종종 지안에게 연락해 챙겨주는 다정함을 보인다. 지안이 상우에게 그러했듯, 상우도 지안이 위태로운 순간 챙겨줌으로써 지안이 더 이상 멈춰서 있지 않도록,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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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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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절한 사람. 그런 단 한 사람만이 고인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공중전화예요. 고인이 세상을 떠난 시간에만 들을 수 있어서 강주열 씨가 사망한 시간까지 와달라고 한 거고요.

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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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사람! 간절한 마음을 가진 단 한 사람만이 고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중전화박스. 지안 역시 이 공중전화박스를 통해 이미 고인이 된, 간절히 기다리던 아버지의 목소리를 매번 찾아와 듣곤 한다.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각인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기 위해.


어쩌면 이 공중전화박스는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지안의 간절함이 녹아들어 그런 신비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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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고 싶어요.


그 말에서부터 내 삶이 시작되었다. 도움을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말로. 그건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자 홀로 걷기 위한 첫발이었다.

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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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에게는 도움을 요청하는 그 말조차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이것은 2장 공소권 없음의 이야기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겠으나 이미 많은 상처를 입은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의로 첫발을 떼어야만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그렇게 스스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려워도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더 나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까지는 스스로 나아가야 내 삶이 다시 피어날 수 있음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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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은 소중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지 죄인이 아니에요."

1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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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미디어를 살펴보다 보면, 종종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죄인 취급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들은 왜 죄인이 되었을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지고 가슴이 미어지는 상황인데,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왜곡해 별별 이유를 들어 죄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번 제주항공 사고 때도 유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상스러운 이야기와 악성 댓글을 지켜보며 이렇게 한순간에 유가족이 죄인이 될 수도 있구나 느꼈다.


아픔을 겪었던, 또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들은 죄인이 아니라 유가족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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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완전히 무너져 봤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라고. 새롭게 살아볼 수 있다고.

3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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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의 상우는 건강하고 꼼꼼한 이미지로 서술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겉모습이 다가 아님을,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심리적으로 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러다 마침내 최악의 상황(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후에는 완전히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상황까지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그때 지안이 손을 잡아줌으로써 상우는 자신이 돌아갈 자리, 살아갈 이유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여태껏 자신을 묶고 있던 사슬을 끊고 더 많은 경험과 세상을 만날 용기를 가지게 된다.


완전히 무너져 본 경험을 했기에 상우는 이제 더 이상 바닥이 무섭지 않다. 오히려 그 바닥을 찍고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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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서도 사람들이 다 묻더라. 왜 자살했느냐고. 그런데 엄마가 자살이든 아니든 죽었다는 건 나도 알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나는 엄마가 자살한 게 슬픈 게 아니라 죽었다는 게 슬픈 거야. 너도.... 그냥 슬픈 거잖아."

3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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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가보면 간혹 무례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죽었냐, 어떻게 죽었느냐와 같은.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왜 죽었고, 어떻게 죽었냐는 이유보다 그냥 그 사람이 지금 여기 없다는 것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한없이 슬픈데 그들은 그 애도 시간마저 빼앗아 가버린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상실감을 이해할 것이다. 그러니 부디 장례식장에서는 조용한 묵념과 애도만 남기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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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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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같은 갑작스러운 일들을 겪게 되면 남는 가족 입장에서는 큰 상실감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서나 평소 힘들어했던 상황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나마 대략적인 상황 파악이라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홀로 추측하다 결국엔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이런 소망의 말들을 자주 내뱉고는 한다. '단 한 번 목소리만이라도 들어봤으면', '왜 죽었는지 이유라도 알았으면' 하고 말이다.


이 책에 언급되는 여러 자살 사망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이들 역시 처음에는 원인불명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남은 가족이나 연인의 입장들은 자책하거나 슬퍼하며 일상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심리부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또 공중전화박스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게 됨으로써 이들은 마침내 다시 무너진 삶을 새롭게 쌓아 올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지게 된다.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은 이야기를 적절한 방식으로 풀어냄으로써 남은 자들은 적절한 애도 기간을 거쳐 다시금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만큼 살아보니,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겪는 상실감은 상상이상으로 크며 사람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애도 기간이 반드시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책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너무 커지면 이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꽤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또한 알게 되면서 건강한 애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었다.


만약 어떤 상실감에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묵혀둔 상처를 치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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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비건 - 7가지 키워드로 들여다보는 기후 식사 알고십대 8
정민지 지음, 민디 그림 / 풀빛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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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책!"



비건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지만 실상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득한 책으로, 이모 입장에서 사랑하는 조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책이라 더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지도 모르겠다.


채식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요하기보다, 채식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알려주고, 일상에서 우리가 먹고 구매하는 음식에 대해 실제 도움 되는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읽으면서 나는 채식의 단계 중 어디에 속하는지도 살펴보고, 기후 시민이 되기 위해 어떤 기후 식사법을 적용하면 좋을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비건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음식에 관련된 7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나 자신과 지구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또 식품을 구매할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등과 같은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다만, 1인 가구의 경우 현실적으로 채식 위주로 식품을 소비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선택적, 계획적 소비 방법을 강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괜히 처음부터 채식이나 비건식으로 바꾸려고 했다가는 돈은 돈대로 쓰고, 애꿎은 재료만 모두 버릴 수 있으니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뒤 신중하게 접근하길 바란다.



저자는 7가지 주제를 가지고 비건, 기후 식사, 빈곤, 불평등, 기후 위기, 식문화, 동물권, 대체육 등 다방면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키워드만 보면 머리 아픈 소재들 같지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어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비건에 대한 단계를 보다 쉽게 알 수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또 의외로 온실가스 배출 1위 음식이 설렁탕이라는 점에 놀랐다.


대체육이나 인공고기 등에 대해서는 아직 큰 신뢰감이 없어 그다지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달걀에 찍힌 번호의 의미만큼은 매우 유용했다.


만약 채소를 오래 두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과 다양한 조리방법을 통해 보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페스코 베지테리언까지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며 의미 있게 다가왔던 내용과 도움이 되었던 내용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함께 보면서 나의 식습관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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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식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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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인구는 증가 추세가 좀 느려졌을 뿐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 21세기 안에 100억 명에 다다를 거라고 해.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온실가스가 지구를 뜨겁게 할 테고, 자원은 지금보다 더 부족해질 거야.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즉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해서 지구를 덜 아프게 하는 방법의 하나로 '식단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어. 최근엔 이러한 식단을 '기후 식사'라고 부르기도 해. 기후 식사는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최대한 줄인 식단이어야 하고, 물론 사람에게도 건강한 것이어야 하겠지.


기후 식사를 하려면 고기 섭취는 지금보다 절반으로 줄일 필요가 있어. 그렇다고 과일과 채소가 무조건 지구를 위한 식단으로 좋다는 건 또 아니야.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배나 비행기로 실어 와 우리의 식탁까지 오르는 수입 과일이나 채소는 탄소 배출량이 매우 높아. 그래서 유기농 작물 재배, 소비되는 곳과 가까운 거리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소비하는 것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후 식사법이라고 할 수 있어.


반경 50킬러미터 이내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소비하자는 게 '로컬 푸드 운동'인데,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식재료들로 식사를 하면 유통 거리가 짧아지니까 탄소 배출을 효과 있게 줄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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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식사'라는 말은 낯설어도 '로컬 푸드 운동'이나 유통거리가 짧은 식재료를 구입해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며, 유통 거리가 짧아지면 방부제나 농약 등을 덜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소비자는 물론, 지구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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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로 고기를 멀리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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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하는 사람들

인도하면 생각나는 종교인 힌두교는 소를 신성시해서 소고기를 입에 대지 않아. 소고기만 안 먹는 게 아니라 살생을 금지하는 교리를 지켜서 힌두교 신자의 3분의 1 정도는 채식을 하고 있어. 그 영향으로 인도는 채식 인구 비율이 30~40퍼센트나 되지.



2. 건강이나 체질적인 이유로 채식하는 사람들

그들은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해서 고기를 끊은 사람들이지. 체질적으로 육식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3. 기후 변화 세상 속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채식을 하는 사람들

그들의 마음속에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지.



4. 동물권을 고민하게 되면서부터 육식을 끊은 사람들

동물도 인간과 동등한 생명을 가진 존재란 생각에 이르면서 결국엔 육식을 끊는 거지.



이처럼 문화, 종교, 체질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식탁에서 고기를 배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세계적인 추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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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3번과 4번의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변화에 민감하고 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젊은 층의 문화와 딱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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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거니즘 그리고 비건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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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베지테리언이라는 말이 채식을 대표하는 말로 주로 쓰였어. 그런데 요즘은 채식주의자라는 말 대신에 '비건'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고 있어.



■비건

1944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비건 협회의 공동 설립자인 도널드 왓슨이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사람들을 일컬으며 처음 사용한 단어야.


베지테리언의 첫 세 글자 'veg'와 마지막 두 글자 'an'을 조합해서 만들었지. 우리가 비건이라고 하면 채식주의를 뜻하는 베지테리언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완전 채식주의자로서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은 물론 꿀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사람을 말해.



■비거니즘

비건이란 단어에다가 사상, 신념을 뜻하는 접미사 '-ism'을 붙인 비거니즘은 비건의 철학과 삶의 방식을 의미해.


먹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동물을 해치는 일체의 것을 반대하고 거부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옷, 화장품, 의약품 중에 동물성 제품을 모두 거부하지.


비건 말고도 채식은 여러 단계로 나뉘어. 베지테리언 앞에 붙은 단어를 보면 동물성 식품을 어느 정도까지 제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지.



■락토 베지테리언

락토(lacto)는 우유를 뜻하는 단어로, 락토 베지테리언은 우유와 우유를 원료로 만든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뜻해.



■오보 베지테리언

알을 뜻하는 오보(ovo)라는 단어가 앞에 붙은 오보 베지테리언은 달걀을 먹지.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은 우유, 유제품과 계란까지 섭취하는 사람들을 말해.



■페스코 베지테리언

생선을 뜻하는 '페스코(pesco)'가 붙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우유와 달걀에다가 생선까지 먹는다는 거지.



■폴로 베지테리언

스페인어로 조류를 뜻하는 '폴로(pollo)'가 붙은 폴로 베지테리언은 우유, 달걀, 생선에다 닭고기까지 먹어.



■플렉시테리언

유연하다는 뜻의 '플렉시블'과 '베지테리언'의 합성어로 육식을 되도록 피하고 점점 식물성 식품을 먹는 걸 목표로 삼고 있어. 이를 우리말로 하면 '비건 지향'이라고 해. 비건 지향인과 플렉시테리언은 '불확실한 채식'이란 뜻으로, 둘 다 같은 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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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테리언 앞에 붙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보니 제한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또 나는 어느 단계까지 해볼법한 지가 한눈에 보인다. 특정 요일이나 월 등을 기준으로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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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좀 더 가볍게 시작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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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채식을 시도하라!

1월 한 달간 채식에 도전하는 것을 '비거뉴어리'라고 해. 비건과 1월을 뜻하는 재뉴어리의 합성어야. 1월이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첫 달인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한 달 동안 채식을 해 보자는 취지야.



■일주일 중 하루 채식하자!

200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라젠드라 파차우리 박사는 일주일에 하루만 채식으로 바꿔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2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어.


한 사람이 완전히 채식하는 것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하루라도 채식에 동참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다는 거야.



■아침과 점심을 채식하자!

세끼 중 한 끼만 고기를 먹는 거니까 약 66.7퍼센트 비건이라고 할 수 있겠지. 상황에 따라 아침저녁식사를 채식으로 먹는 방법도 있어.



■월요일에 채식하자!

2009년에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가 영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동참했어. 월요일을 택한 이유는, 한 주를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라서 주말의 느슨함을 떨쳐내기에 좋고, 월요일에 실행한 습관은 주말까지 유지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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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채식을 시도해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막막하고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데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살펴보니 충분히 해볼법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은 샐러드로 먹는다거나, 매월 1일은 채소 식단으로 가볍게 시작하기, 일주일 중 하루는 내 건강을 위해 비건으로 먹기를 시도해 보면 어느새 이 습관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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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구입 시 난각 번호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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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껍질에 적힌 이력 번호 중에서 소비자가 체크해야 하는 건 마지막에 적힌 사육 번호 환경 번호야.


■1번: 자연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흙 목욕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닭이 낳은 알

■2번: 축사 안에서 돌아다닐 수는 있지만 닭장에서 사는 닭이 낳은 알

■3번: 기존의 케이지보다 조금 더 넓지만 여전히 좁고 답답한 닭장에 사는 닭이 낳은 알

■4번: 좁고 답답한 닭장에 사는 닭이 낳은 알


마지막 숫자가 낮을수록 더 괜찮은 환경에서 산 닭이 낳은 달걀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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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인데,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 집 달걀 껍질에는 어떤 번호가 적혀있는지 확인해 봤는데, 맙소사! 4번이네.


다음에 달걀을 구매할 때는 마지막 번호가 뭔지 꼭 확인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런데 실제로 맛은 어떨까? 차이가 있을까? 어쩐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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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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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도 정말 중요하고, 플라스틱을 덜 써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것도 좋지만, 일상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 역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의미 있는 '기후 행동'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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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덜먹고 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상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덜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산을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는데 끔찍했다.


그것이 결국 물과 물고기, 바다 생물을 통해 인간에게 되돌아온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무자비하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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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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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인간으로 인해 지구가 너무 급격히 병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은 아마 나뿐 아니라 모두가 하고 있을 것이다. 자연에 속해 있는 모든 것, 기후, 바다, 토양, 대기 등은 몇 년 전과 비교해 수치가 확 나빠졌고 그것은 여러 형태로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 말하지만 정작 각종 성인병과 비만,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다.


우리 몸도, 지구도 모두 아프다고 이렇듯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대부분은 사람들은 방치하고 방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


얼마나 더 망가지고 생명체들이 죽어나가야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까? 또 지금부터 노력한다고 한들 과연 과거 어느 때로 돌아갈 수는 있을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비건은 단순히 건강한 식습관을 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럿이 모이면 지구를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매일, 매 순간 비건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한 번쯤 '이 날 만큼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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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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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 목록에 담아 두었던 책 한 권을 또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고 쌓아둔 책 중에 선뜻 손이 향한 관계로 일단 읽어본다.


그런데 생각보다 호탕하고 유쾌한 입담에 혼자 'ㅋㅋ' 거리며 계속 읽게 된다. 76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씩씩하고 또 막힘이 없다.


어릴 적 시골에 가면 동네 할머니들에게 들었던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깨주는 맛에 읽는 사람도 신명 난다.


여기에 더해 내가 바라 마지않는 노년의 삶과 마인드로 살고 있는 것 같아 부러운 마음도 든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76세 저자가 노년의 일상을 유쾌하고 호탕하게 풀어낸 책으로, 킬링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여럿 등장한다.


자식을 모두 키워 출가시키고, 남편마저 하늘나라에 먼저 보낸 후 혼자 보내는 노년의 삶에는 고독보다 오히려 모든 숙제를 끝마친 것과 같은 홀가분함이 엿보인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가볍고 산뜻하게 일상을 살아내는 저자의 삶을 살펴보며, 나의 노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미리 상상하며 그려보면 어떨까 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긴 시간을 고군분투하며 살았던 이유는 저자와 같은 평온한 노년을 위해서였던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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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처럼 다가왔던 킬링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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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고독사

●아끼지 않는다

●절대 유명해지지 마라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너 아무도 안 쳐다봐

●젖가슴이 큰 게 그리 좋은가?

●남자 잘못 만나 인생 망한 여자는 있어도 안 만나서 망한 여자는 없다

●결혼 생활에 해피엔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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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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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든 그르든 전혀 새로운 세상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니 새로운 판을 짜야 옳다. 한국의 여자들은 너무 똑똑하고 교육도 다 잘 받았다. 사태 파악이 빨라 비혼자도 늘었다(남자 잘못 만나 인생 망한 여자는 있어도 안 만나서 망한 여자는 없단다). 더러 남자들도 비혼을 선호하고, 결혼하고도 아이 없이 사는 풍조도 늘어간다. 출생률이 세계에서 제일 낮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구의 부담을 줄여주는 일이니까.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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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인구 감소를 두고 여성들에게 출산을 해야 한다며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고는 한다. 그럴 때면 여성이 아이 낳는 기계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이렇듯 화끈한 언변으로 이야기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럴 때마다 사이다를 벌컥벌컥 들이켜는 느낌이다.


어떤 일이든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인간들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어쩌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지구를 위해서는 더 똑똑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물론 이 이유 하나로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더불어 여성의 인생도 지킬 수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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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팔자가 늘어진 최고의 인생 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이후 이렇게 자유롭고 편안한 시절을 보낸 적이 있었나 싶다.

(...)

나는 오롯이 나의 생각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도 되는 인간으로서 누구도 부럽지 않고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그야말로 황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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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당당하고 떳떳하게 '지금 나는 황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 앞에 누가 과연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저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을 뿐이다.


그동안 아내 노릇, 딸노릇, 엄마 노릇 등등하느라 고생 많았던 저자가 이제는 부디 그 마음 그대로 오래도록 즐거운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나 역시 언젠가 인생 최고 황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아채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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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바람이 있다면 심근경색으로 고독사 하기를 바랍니다. 죽는 순간 누군가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119에 실려 병원 갑니다. 그러면 중환자실에서 며칠 보내다가 겨우 회복되어도 결국은 요양병원행입니다. 그러니 죽는 순간에 들키지 않는 게 최곱니다. 이것이 여기 오는 젊은 사람의 시각이 아닌 죽어도 아깝지 않을 나이인 제가 생각한 마지막입니다.

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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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고독사'라는 말에 살짝 움찔했는데, 마침표가 찍힌 문장까지 읽다 보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실 나 역시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을 오가며 어렵사리 연명하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어쩌면 더 공감되는 문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염려되는 건 여러 사건사고 영상들을 통해 익히 봐왔듯, 고독사 하는 그 자체보다 너무 길게 방치될까 봐 그것이 좀 걱정된다. 뒤처리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 저자와 같이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입장에서는 고독사한 부모의 유해를 수습하는 마음이 얼마나 애달플까 싶어 그것 또한 염려된다.


하지만 본인 입장에서야 여러 고통 속에 죽어가는 것보다 이렇듯 단번에 사망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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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자들은 나이 들어갈수록 모든 면에서 무심해지는 것 같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 빼고는 일상생활에서 여자보다 잘하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

(...)

남자들은 언제나 대우받고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다른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 보이고, 늙어서도 서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마음이 남아 있어서 자기들끼리 가진 술자리에서도 끝에는 다툼으로 끝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여자들의 모임에는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있고, 서로 돌보고 위로하는 관계가 되어가기에 나이 든 지금은 여자들의 모임이 훨씬 더 좋다.

(...)

인간관계를 잘 이어나가고 서로를 돌보는 면에서도 여자들이 유능하다. 알고 보면 의리라면 여자인 것이다.

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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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노년의 많은 여성과 남성을 비교 분석해 보면 저자가 언급한 내용들이 거의 99%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워낙 젊은 시절부터 온화하고 집안일을 잘 해오던 남자가 아니고서야 웬만해서는 나이가 들수록 남자들은 일상에서 여자보다 더 잘하는 게 별로 없는 듯해 보인다.


예컨대 둘 중에 한 명이 입원을 한 경우를 살펴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여성이 입원한 경우 병간호는 물론 집안도 엉망이 된다. 반면 남성이 입원한 경우에는 병간호는 물론 집안도 평소와 다름없이 깔끔하게 유지된다.


보편의 가정에서 보이는 상황으로, 나이가 들수록 여성이 좀 더 관계나 생활력에서 더 앞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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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에는 해피엔딩이 없지만, 인생의 끝이라고 해서 그것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노쇠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변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왔을 때 인생의 끝 지점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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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결국 모두 죽음으로 연결되기에 결혼 생활에는 해피엔딩이 없다고 말한다. 또 인생의 끝 지점으로 갈 수 있는 것 또한 축복이라 말하는데,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계속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보다 어쩌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더 행복일 수도 있음을 기억한다면, 저자가 하는 말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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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244~2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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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집을 둘러싼 소음으로 인해 여러 문제를 껴안고 있었는데, 이 문장을 읽으며 조금 마음을 진정시켜본다. 언젠가 모두 지나갈 것들이라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심각하게 생각하기보다 가뿐하게 넘겨보려 한다.


겪고 있는 지금은 고통스러울지언정, 지나고 나면 또 별것 아닌 일로 남을 것을 알기에 차분히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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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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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어른다운 어른을 제외하면 '진짜'어른을 찾기가 굉장히 힘든 세상인데, 이 책을 통해 또 하나의 어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노년의 나이가 되면 '이렇지 않을까'하고 막연히 생각하던 것들이 있는데, 현실에서는 그런 어른을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상상에서만 가능한 일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라 더 반갑게 다가왔다.


거기에 더해 홀로 사는 노년의 삶이 우울함이나 고독함보다 오히려 더 신명 나고 즐거운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손수 보여준 것 같아 내심 노년의 삶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는 기분이다.


요즘 같은 혼란스러운 시대에서는 연애, 결혼, 출산과 같은 대소사를 비롯해 나이가 들어가는 것조차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시대인데, 이 책을 통해 그런 부정적 감정은 떨쳐버리고 보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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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케이트 가비노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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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 고단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을 되돌아보게 한 책!"



처음에 소설을 기대하고 읽게 된 책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래픽 노블' 형식의 책이었다. 그래픽 노블은 만화책의 한 형태로, 소설만큼 길고 복잡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책을 말하는데 일종에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인지 만화처럼 아주 가볍게 읽기에는 조금 무겁고, 그렇다고 소설처럼 보기에는 살짝 가벼웠다. 초반에는 인물 특성을 파악하고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데 다소 정신없었으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 부분은 금방 해소되었다.



뉴욕대를 졸업한 세 친구가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사회 초년생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첫 자취부터 취업까지 모든 일들은 일촉즉발, 좌충우돌의 현장 그 자체다.


어려운 취업 시장을 뚫고 입사에 성공하지만 생각과 다른 현장과 연봉으로 인해 불타오르던 열의는 금세 사그라들고 우울감과 패배감만 남아 지치게 만든다.


그때 행운처럼 날아든 한 귀인과의 만남으로 인해 이 세 친구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폭풍 같던 신입시절을 무사히 잘 넘기게 된다.


차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보며 당시 잘 견뎠다고, 덕분에 이만큼 무사히 잘 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건네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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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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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의 첫 만남

세 친구의 첫 만남은 니나의 주도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뉴욕대학교 1학년 소설 창작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알게 된다.


그 수업에서 아시아인은 그들 셋 밖에 없었는데, 처음에는 서로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지내다가 호기심이 발동한 니나의 주선으로 셋은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이후 성격과 취향이 비슷한 것을 알게 되면서 보통 인연 이상의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세 친구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

세 친구는 방 3개를 가진 동굴 같은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그들의 아파트를 셋은 '복도'로 불렀고, 우울한 날에는 '퀴퀴한 동굴'이라고 불렀다. 셋은 모두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아 특별한 인연으로 발전한 것이 아닐까 한다.



■니나

-스물셋

-원래 꿈은 편집자

-세 친구 중 제일 처음 취직됨

-첫 직장 연봉 3만 달러

-가장 작은방을 쓰고 있음(월세 500달러)

-결혼하거나 아이를 가질 생각이 전혀 없음

-만난 지 3년 된 남자친구 타이시가 있음 (2학년 16세기 영문학 수업에서 만남)

-첫 직장에서 니나는 수상 경력이 화려한 유명한 편집주간 캐럴린 캐스터의 어시로 일함

-제작부터 편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아울렀고 다른 어시들도 신입인 니나의 가이드에 따름

-이후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새로운 직장 라이트하우스 보조 편집자로 입사함



■실비아

-스물셋

-뉴욕대에서 문학 공부를 함

-세 친구 중 두 번째로 취직됨

-원래 꿈 작가

-여섯 남매와 수십 명의 가족들이 있는 대가족 속에서 묻혀 살았음

-부유한 사장을 둔 독립출판사 '핸섬 출판사'에 취직

-첫 직장 연봉 4만 3000달러

-핸섬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의 외형은 예술적이나 내용은 형편없음

-항상 혼자 있을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아다님

-쓰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소설을 완성하고 말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음

-새로운 상사 이브가 오면서 일하는 스타일이 맞지 않아 고민 끝에 럭스미스북스의 홍보팀으로 이직(이곳은 셰프와 셀럽이 쓴 요리책을 내는 곳임)

-실비아가 쓴 소설을 베로니카 보가 읽고 릴라에게 보여주게 되면서 나중에 출간할 가능성을 갖게 됨



■시린

-스물셋

-원래부터 책을 그냥 좋아했음

-세 친구가 먼저 취직된 사이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홀로 집에 갇혀 지냄.

-어느 날 잘못 벨을 누른 배달원과 수다를 떨다 직접 아래층에 사는 베로니카 보에게 오배송된 물품을 가져다주게 됨. 이 일로 베로니카 보와 인연을 맺게 됨.

-세 친구 중 마지막으로 취직됨

-마셀랭대학교 출판부 소호 지사에서 편집 어시 일을 하게 됨

-첫 직장 연봉 2만 8000달러

-연봉이 낮아 퓨전 레스토랑 '비빙카'에서 주말 서빙 아르바이트를 겸하기로 함

-시린은 마셀랭대학교 편집부에서 근무한지 두 달째부터 정교한 퇴사 시나리오를 구상했음

-시린은 우울증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에 상담을 받으면서 속 이야기를 털어놓게 됨

-첫 직장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잘리게 됨



■타이시

-니나의 남자친구

-졸업 후 미쓰비시 UFJ에 바로 취직이 되면서 애널리스트로 근무

-연봉 외에 부모님께 9만 달러를 별도로 받고 있음

-부유한 마마보이 느낌



■데브

-실비아가 처음 입사한 독립출판사의 부유한 사장

-유산이 어마어마함

-부모는 스웨덴 출신의 억만장자



■베로니카 보

-92세

-부커상 수상자

-책을 100만 부나 판 멋진 할머니

-현재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혼자 칩거하며 살고 있음



■제니

-베로니카 보의 조카

-가족 중 유일하게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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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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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 니나, 시린, 실비아는 같은 뉴욕대를 졸업한 동문으로 1학년 때 아시아인이 세 명밖에 없던 소설 창작 수업에서 처음 알게 된다.


초반에 이들은 서로 의식적으로 피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니나의 주선으로 셋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렇게 절친이 된다.


셋은 모두 책을 좋아하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기를 원했는데 취향과 성격까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특별한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그렇게 한 아파트를 셰어하며 같이 살게 된 이들은 취직과 퇴사, 그리고 이직을 함께 겪어나가며 사회 초년생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과 지상 과제들을 하나씩 헤쳐 나가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가장 늦게 취직이 된 시린이 우연히 잘못 배달된 음식을 아랫집에 직접 건네주게 되면서 부커상 수상자인 베로니카 보를 알게 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세 친구들은 세상에 다시없을 인생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베로니카 보는 92세로 인생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세 친구가 그토록 관심 있어 하는 책 분야에서 이미 정점을 찍어본 선배였기에 세 친구에게 있어서는 로또와도 같은 인연이었던 것이다.


한편 베로니카 보 입장에서도 부커상 수상 이후 이미 사회에서 잊힌 퇴물로 생각되던 차에, 자신의 잊힌 책을 거론하며 재출간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와 주는 세 친구들이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세 친구와 베로니카 보의 만남은 상승기류를 타며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 시그널을 주게 되었고, 그렇게 잦은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세 친구의 인생과 직업은 점차 안정기를 타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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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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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그럼 여기에 정착까지 하시게 된 이유는요?

베로니카 보: 뉴욕은 내 집 같으니까요. 여기에서는 살아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가끔은 즐겁게 느껴지거든요. 외출도 안 하는 노인네가 그런 말을 하는 게 우스울지 몰라도 진짜예요.

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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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보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가족들을 두고 홀로 뉴욕행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에게 잊혔을지언정, 자신이 직접 꾸미고 가꾼 공간 안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다.


나 역시 '공간'에 대한 의미를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터라, 베로니카 보가 말한 '뉴욕은 내 집 같으니까요'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는데, 진짜 내가 쉴 수 있는 내 집이라는 의미는 함부로 붙일 수 없기에 더 그렇게 다가왔던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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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보: 당연히 다들 이기적이라고 했죠. 모두를 위한 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돌아보지 않았어요. 그게 지금도 자랑스럽고요. 살다 보면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 때가 있거든요.

(...)

자길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게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

늙은이로서 한마디만 더 보태자면, 젊을 때 사진 많이 찍어놔요. 나중에 잘했다 싶을 테니.

209~2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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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 때가 있다'는 말에 100%로 공감한다. 당장은 조금 염려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때만큼 내 선택을 행하지 않으면 어쩌면 평생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면, 이때만큼은 다른 누구보다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고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 진정 내 인생은 내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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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보: 자서전은 내 삶을 소개하는 거잖아요. 사람들은 왔다가도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건 나죠.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요. '나'에 대한 정보를 담을 그릇도 나뿐이고요. 그걸 나눠 담을 애인도 아이도 없으니. 내내 작품을 출간하겠다는 니나를 끝까지 말리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일지 몰라요.


나를 위해 새로운 작품을 쓰고 싶기도 했고요. 나를 위한 나의 선물. 어쨌든 나는 나를 사랑하니까.

2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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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수상자이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퇴물처럼 여겨지는 베로니카 보.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정정함을 과시하며 자신의 삶을 여지없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녀가 이처럼 건강하고 꿋꿋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어쩌면 그녀가 자서전을 언급하며 이야기하고 있는 '자기애'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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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맞아줘서 언제나 고마워요. 이웃과 알고 지낸 적은 평생 처음인데, 정말이지 인생의 축복이네요.

(...)

저희를 견뎌주셔서 감사한걸요.

2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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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세 친구가 92세 노인 입장에서는 조금 귀찮게 여겨졌을 법도 한데, 오히려 그녀는 세 친구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식사 자리에 초대도 해주고 또 초대 자리에 기꺼이 응하며 마음을 나눈다.


여기에 더해 다쳐서 입원한 병원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일이 잦아도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하거나 찡그리는 일도 없다. 그저 따뜻하게 맞아주며,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꿋꿋이 걸어나갈 수 있도록 친절과 호의를 베풀 뿐이다. 이를 알고 있던 세 친구들은 베로니카 보에게 인생의 축복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사회 초년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고 있던 베로니카 보는 기꺼이 세 친구에게 호의를 건넸고, 세 친구는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모습은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특히 감사한 것을 감사할 줄 모르는 요즘 사람들을 생각해 볼 때 이들의 이런 우정은 그래서 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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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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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겪는 일생의 한 부분이라며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더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처음으로 내딛는 첫 발은 설렘과 동시에 두려움을 동반한다. 여기저기 부딪치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하고 이로 인해 때로는 좌절과 우울감을 맞보기도 한다.


또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해놓고도 연봉이나 사람, 업무적인 만족도가 떨어져 퇴사와 이직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도 허다한데, 그런 부분을 잘 살린 이야기 같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여기에 더해 이들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베로니카 보의 등장을 지켜보며, 나의 인생에도 이런 귀인이 나타나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청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도시 뉴욕, 그곳에서 청춘을 보낸다는 것의 의미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아마도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서울'에 상경한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내 의지대로 첫 발을 내디디며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했던 이 책은 '초심'과 더불어 '경험'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했다.


청춘이라는 이름 아래 아직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 책에서 작은 힌트를 얻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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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인생이 바뀌는 공부 -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스트레이트 도전기, 개정판
이대형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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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바른북스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 받은 책인데, 그동안 시간에 쫓겨서 읽지 못하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기간보다 어쩐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40대에 새로 하는 공부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었는데, 분야는 둘째치고 의욕에 대한 불쏘시개는 다시금 지펴주는 책이었다.


나의 필요에 의해 다시 시작하는 공부, 10대의 상황과 조건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하는 공부의 맛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기 바란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다시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게 된 계기를 비롯해 공허하게 보낸 시간, 그리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 새로운 직장은 물론 자신감까지 얻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술되는 방식이 딱딱하지 않고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자기 계발로 분류되는 책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30대에 갑자기 성취감을 얻고 싶어 시작한 '심리분석상담사' 자격증과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딸 때 생각도 많이 났는데, 나중에 다시 용기 내서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겼다.


살다 보면 문득 멈춰 서게 되는 때가 한 번씩 있는데 대체적으로 그때가 보통 40대인 것 같다. 만약 저자처럼 불현듯 가족을 잃었거나 공허함이나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상태라면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발견해 보기를 바란다.


무엇이든 시작해 보지 않으면 결과는 알 수 없고, 또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 중에 나의 존재감과 성취감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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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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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동생의 사망으로 인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2014년 9월 제주로 내려가게 된 저자. 그는 6년의 세월을 헤매며 방황했고, 그러다 돌연 자격증을 따는 데에 올인하면서 결국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 2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그 후 2021년 1월부터 가람감정평가법인 제주 지사에서 수습 평가사로 근무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저자는 자격증 취득 후 자신에 대한 자신감 상승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도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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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격증을 준비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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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을 보내던 저자는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낼 수 없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찾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프리미엄 독서실을 가보게 되는데 그곳의 좋은 환경에 반한 그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길로 본사에 상담 요청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름의 수요 조사를 위해 애정하는 지역에 있는 공공도서관(제주 우당도서관)을 방문하여 열람실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꽉 채우고 앉아 공부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중 특히 적지 않은 수의 중장년들을 보고 그야말로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날 그 공간의 첫인상과 열기를 잊지 못하고 갑자기 공부가 해보고 싶어져 40살을 코앞에 두고 다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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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취득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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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총 8개월 공부하고 합격)


1. 공인중개사 자격증 활용 범위

보통 공인중개사 하면 가장 먼저 아파트나 주택의 매매 또는 전월세 거래를 중개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자기거래와 같이 일부법으로 금지한 사항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많다.


사람들과의 친화력이 좋고 영업적이거나 활발한 성격이 아니라고 해도 자신의 성향이나 관심 분야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점 또한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분야가 바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다.



2. 자격증에 도전하게 된 계기

자격증을 취득하면 즉각적이든, 10년 후든, 20년 후든 언제든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자격증 획득이라는 의미보다는 오랜 시간 좌절과 무기력함으로 인해 작아질 대로 작아지고 자신감이 전혀 없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테스트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고 한다.



3. 40대에게 자격증이란 어떤 의미일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권리증 정도인 것 같다고 전한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 같은 것.


적어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손잡이의 역할은 가능할 것이라 말하며, 그 기회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자격증 취득 이후의 문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곧바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업했지만, 이미 평가사 공부를 시작한 후였고 마음이 점점 공부 쪽으로 기울다 보니 공인중개사 업무를 지속하기가 어려워 다시 전업 수험생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감정평가사 (총 3년 공부하고 합격)


1. 감정평가사를 선택하게 된 배경

공인중개사와 같이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는 주택관리사 또는 법무사나 감정평가사 시험에 대한 도전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저자도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에서 얻은 자신감이 감정평가사를 도전해 보자는 최종 결정에 원동력이 되어 시작하게 되었다.


또 앞서 공인중개사 시험을 위해 도서관을 매일 가던 것이 몸에 배서인지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취미 생활하듯 인터넷 강의를 듣다 오고 있었고, 최종적으로 재미있게 강의를 이어가던 한 강사의 '전문직'이라는 말에 가슴이 설레면서 감정평가사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2. 학원 선택 방법

공인중개사는 어떤 브랜드의 강의를 선택하여도 모두 합격이 가능하니 고심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감정평가사 1차 대비는 어느 학원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2차는 어느 강사님의 수업을 듣느냐에 따라 답안지 구성과 강약의 비중을 두는 포인트가 달라져서 수험 전반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된다.


특히 법규 과목은 강사님들 간에도 논점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가 있어서 중간에 강의를 바꾸면 상당히 흔들릴 수 있으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대략적인 공부 기간은 공인중개사는 6개월~1년 정도, 감정평가사는 최소 2~4년 정도 각오하고 준비하면 가능할 것이다.



3. 시험 대비 요령

시험은 요령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험을 출제 형태에 따라 공부 방법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1차, 2차 모두 객관식이지만, 감정평가사는 1차는 객관식이며 2차는 서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객관식은 문제를 읽고 선지를 읽다 보면 생각이 나는 구조다. 그래서 교재 전부를 달달 외울 것이 아니라 문제에서 답을 찾아낼 때 필요한 불쏘시개가 되는 부분만을 요약해서 암기하면 된다. 또한 교재의 전 범위를 넓게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술형은 백지상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자신이 서술할 부분이 충분하게 암기되어 있어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라이팅, 즉 서술이라는 불을 피우기 위해서 점화를 위한 부싯돌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4. 합격과 불합격

타인의 공부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할 것은 아니지만 먼저 합격한 사람들의 합격 수기를 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 방법과 계획을 빨리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공부 방법 중에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시험의 당락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수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치트키가 된다.


불합격하는 단 한 가지의 방법은 합격하는 수많은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수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만큼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구해야 한다. 그것이 수험의 시작이고, 수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다. 다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결국은 공부를 해 나가면서 자신만의 수험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의 방법이 아닌 자기만의 합격 수기를 써야 한다.



5. 감정평가사 자격증의 의미

저자는 사법고시와 비교할 만큼 어려운 시험은 아니지만, 공부를 하고 몇 차례 불합격을 경험해 보니 이제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사람들이 그저 머리 좋고, 공부만 잘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사람들이 견뎌 낸 것은 엄청난 불확실과 불안이고, 수년의 시간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날에 대한 준비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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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공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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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휴식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2개월 정도 또는 길면 3~4개월 정도는 휴식 없이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2~3년을 계속해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챙겨야 할 일들이 많은 40대라면 더더욱 쉬는 날이 있어야 밀린 여러 가지 경조사나 집안일, 또는 병원 진료 등을 처리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계획은 가능한 구체적으로 세우고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1개월, 2주, 1주, 3일, 1일 단위로 반복해서 전 범위를 볼 수 있도록 세워야 한다. 우리의 기억력은 마치 구멍 뚫린 독과 같아서 채우는 순간 다시 빠져나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독이 용량보다 큰 도구로 물을 한 번에 들이부으면 잠시나마 독은 가득 채워져 있을 수 있다.


▶세 번째로 계획을 지키기 위해 질보다 양을 쫓는 공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양을 기준으로 하다 보면 그 양을 채우기 위해 심도 있게 생각하면서 보지 못하고 훑어보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완벽하게 이해하고 외웠다고 생각해도 막상 시험장에서는 틀릴 수 있는데 대충 넘어가서는 절대 답을 찾아낼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공부의 질과 기억량이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1주일에 1회독 하는 계획이 좋다.


▶네 번째로 계획은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도 있는 것인데 처음의 계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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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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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수많은 고통입니다. "No pain No Gain"이라고 했던가요.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면 합격도 피해 갑니다. 나만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은 없습니다. 강의 듣고 이해한 것 같아 넘기고 시험장에서 기적적으로 생각나서 문제를 푸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저 계속되는 반복을 통한 지속적인 암기만이 합격을 가능하게 할 뿐입니다. 암기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시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약속입니다.

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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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쉽게 얻으려고 해서는 절대 성취할 수 없다는 말에 백번 공감한다. 반복적으로 외우고 시간을 들여 학습해야 자격증뿐만 아니라 원하는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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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있다면 의지가 생길 것이고 의지가 있다면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운 것은 그저 시작할 것인가 말 것인지 재보면서 시간을 허비해 버리는 것입니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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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망설이다 시작조차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마음이 있다면,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겨보자. 그래야 성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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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100권만 제대로 읽으면 공부를 위한 기초 체력은 충분히 쌓을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하였지만 일단 독서로 시작하세요.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닥치고 정치, 닥치고 취업, 닥치고 곱창, 닥치고 스쿼드.' 뭐 이런 닥치고 시리즈가 있는데 저는 감히 '닥치고 독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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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작이 어렵다면, 일단 독서부터 시작해 보자. 읽는 것부터 시작하다 보면 나의 취향, 관심사, 궁금증 등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기초 체력과 공부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된다.


공부는 습관이고 또 의지다. 일단 다른 이유는 제쳐두고서라도 일단 독서는 무조건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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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험을 막론하고 합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절대적 공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만 그 절대적 시간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의미뿐만 아니라 얼마나 온전히 공부에 집중하고 시험만을 생각했는지가 더해져야 합니다.

(...)

그냥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

공부 시간을 정해놓고 구애받기보다는 그냥 각자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온전히 시험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입니다.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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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어떤 이들은 딴짓으로 8시간, 공부시간은 2시간을 채워놓고 10시간을 공부했다고 말한다.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앉는 순간부터 내리 5시간을 공부했다고 말하면, 후에 결과적으로 누가 승자가 될까?


이때 물리적인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느냐다.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곧 승패를 좌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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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을 견뎌내야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스스로와의 내적 갈등입니다. '세상에 싸울 일이 얼마나 많은데 피곤하게 나 자신과 싸우는지'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공부는 그런 것입니다. 세상이 나를 바라보는 눈도 두렵지만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더욱더 무서워지는 일입니다.

1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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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올인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주변의 것들은 다 내려놔야 한다. 자꾸만 살펴보게 되는 주변의 시선,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이나 뒤처지는 느낌, 초라한 내 모습과 같은 것들과 거리감을 두어야 제대로 내가 하려고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공부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런 것들에 자꾸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오로지 목표 하나만 보고 가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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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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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새로운 도전 과정에 대해 39개의 문답으로 정리한 내용을 읽다 보면, 문득문득 다시 공부를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샘솟는다.


앉는 순간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서관을 찾아 하루 종일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또 원하는 공부를 하며 그렇게 하루를 채워 넣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또 다른 성취를 만들어내는 결과로까지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꼭 저자가 도전한 공인중개사나 감정평가사 자격증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40대에 새로운 꿈을 꾸어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싶다.


만약 현재 막연한 불안감과 무기력함에 빠져있다면, 일단 가까운 도서관부터 찾아가 보자. 그리고 첫날은 그냥 그 풍경 속에서 멍 때리며 하루를 보내봐도 괜찮다. 그렇게 하루 이틀 출근도장을 찍듯이 방문하면서 도서관도 구경하고, 궁금한 책도 읽으며 시간을 때워보자.


그게 점차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면, 어느새 나만의 공간에서 당연한 듯 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때 책을 독파하거나 자격증 시험, 미래를 위한 다른 준비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걸어나가자.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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