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씽킹 - 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법
최혜진 지음 / 터틀넥프레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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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디어나 창조적 생각들이 필요할 때가 많다. 더러는 일상의 경험에서, 또 다른 부분은 책에서 영감을 받아 그때그때의 느낌에 따라 글을 쓰거나 편집을 하는 형태를 취하고는 하는데, 생각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금 당장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잠시 내려놓고 다른 행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의 환기를 시키면 잠시 후 앞서 막혔던 작업물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큰 틀에서 보는 일련의 과정일 뿐, 실질적으로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고민과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블로그를 예로 들어보자면, pc/태블릿/모바일 중 어떤 보기 형태에 집중할 것인지, 문단은 몇 줄로 쓸 것인지, 어떤 단어를 골라 쓰고 띄어쓰기와 맞춤법 등은 어떻게 나타낼 것인지, 제목은 간단하게 포인트만 짚을 것인지 아니면 수식하는 여러 단어를 조합할 것인지, 내용상에 사용할 이미지는 어떤 것이고 또 강조하고 싶은 문단이나 내용들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

지금이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글감마다 나만의 룰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몇몇 부분은 여전히 글을 쓸 때마다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나머지 부족한 부분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한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창작에 있어 '차이'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 사고 법에는 '편집'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말하며, 이에 대해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일도 더러 있었는데, 최근에는 무엇이든 풍족한 사회가 되면서 '유'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전환되었고, 또 이를 어떻게 창조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널려있는 수많은 재료를 어떤 컨셉을 가지고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탁월한 심미성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보잘것없는 무가치성을 지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는 물론 탁월한 편집자들이 12가지 키워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하는지 창조의 비밀을 이 책에 담아내며 우리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며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재료는 많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어쩌면 이 책은 창조적 사고법을 제대로 배워나갈 수 있는 토대이자 첫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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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에디토리얼 씽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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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얻은 가장 소중한 삶의 자산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의미의 최종 편집권이 나에게 있다'는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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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측면에서 에디토리얼 씽킹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며 업의 영역을 확장 할 수 있는 코어 근육이 되어주었고, 사적 측면에서는 가장 어두운 밑바닥으로 떨어진 순간에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고쳐 써서 다시 일어나게 하는 동아줄이 되어 주었다. 내가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 있다면 이 책이 아닐까.
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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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의 20년 경력을 모두 농축한 에디토리얼 씽킹의 방식을 이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때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편집을 '전문가'의 영역으로 끌어올 수 있었던 비법도 함께 전한다.

더불어 에디토리얼 씽킹 덕분에 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사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을 끌어올려 주는 동아줄이 된 이것의 이점을 강력히 어필한다.

이 때문인지 저자가 건네는 에디토리얼 씽킹이 무엇인지 더없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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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이렇게 정의한다.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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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자가 말하는 에디토리얼 씽킹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말하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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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팅은 종합적이고 메타적인 사고 행위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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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워낙 네이버를 비롯해 어디든 에디팅이 발달되어 있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에디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그들이 이것을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에디팅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에디팅을 하는 행위자는 대상에 대한 사전조사는 물론 게시물이 보다 새롭게 다가올 수 있도록 여러 사항을 고려하여 창조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에디팅은 종합적이고 메타적인 사고 행위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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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가 절대 대체하지 못할 영역은 뭘까? 답은 금세 나왔다. 챗 GPT는 어떤 사안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입장을 갖지 못한다. 입장이 없기 때문에 주장하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한다.
(...)
무엇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지, 무엇이 신선하고 매력적인지 의미 부여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일은 언제나 인간이 할 것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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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챗 GPT가 급부상하면서 사람들은 이들이 인간을 대신할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절대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바로 개인의 의견이나 입장을 표현하는 행위다.

나의 상황에 맞는 상황이나 생각, 의미들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행위는 '내'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표현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을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에디토리얼 씽킹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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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료 수집 : 가능성을 품은 재료 찾고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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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의 세계와 달리 의미의 세계에서는 재료의 품질을 평가하는 선형적 기준이 없다. 누군가 '이것은 000에 대한 의미를 전하기에 좋은 재료다!'라고 알아보면 그때부터 가치가 생긴다. 가치가 대상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달리 말하면 좋은 눈을 가지면 어떤 재료든 좋은 창작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자크 빌레글레는 다양한 정치적 주장을 담은 포스터와 상업광고 포스터가 자연스럽게 찢기고 덧붙여진 파리 길거리 포스터 지층을 있는 그대로 떼어내는 데콜라주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수많은 대중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신의 신념을 주장했던, 기이하고 마법 같았던 역사적 사건이 남긴 흔적을 포착한 것이다 .분명 수만 명의 사람이 담벼락 앞을 지났을 텐데, 저 흔적이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자크 빌레글레가 유일했다.

의미로 거듭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재료를 알아보는 힘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사소한 재료에 숨어 있던 메시지를 어떻게 발견했을까? 어떤 맥락으로 의미를 빚어갔을까?"라고 질문하는 편이 에디터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에 보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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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상 : 새로운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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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될 만한 가능성을 품은 재료를 알아보는 안목을 알아보는 핵심엔 연상이 있다. 연상은 하나의 관념이 다른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인데, 쉽게 예를 들어 '팝콘'하면 '영화관'이 떠오르는 식의 생각 작용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은 연상 그물망을 풍성하게 펼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물이나 낱말은 모두 외연적 의미와 내연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외연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사전에서 정의한 기본적 의미를 말하고, 내연적 의미는 문화, 관습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전달되는 의미를 말한다.

연상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상의 내연적 의미를 풍성하게 발굴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연적 의미를 풍성하게 떠올리는 일에는 어떤 이로움이 있을까?

내연적 의미를 풍성하게 떠올릴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연상 그물망이 풍성하다는 것은 다른 정보와의 연결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상태라는 의미다.

에디토리얼 씽킹은 '정보의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이다.

연상은 재료에 내포되어 있던 의미의 경로를 발굴해서 새로운 연결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낯설고 어렵다.

해결책은 질문이다. 연상 그물망을 풍성하게 펼치고 싶다면 질문하면서 대상을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동의어, 유의어, 상위어, 하위어, 반의어가 무엇이지?"라는 질문도 유용하다. 재료를 가운데 두고 상하좌우 방향에서 다각도로 살피는 연습이기 때문이다.

<연상을 풍성하게 펼치려면>

1. 이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나?
대상을 재료, 하위 속성으로 해체한다.

2. 이것은 어떤 감각적 특징이 있나?
감각적 특징에 주목한다.

3. 이것의 기능과 쓰임은 무엇인가?
기능과 쓰임의 맥락, 사회적 함의에 주목한다.

4. 관련한 인물, 장소, 사물 작품이 있나?
관련된 인물, 상품, 장소는 없는지 생각한다.

5. 동의어, 유의어, 상위어, 사위어, 반의어가 무엇이지?
동의어, 유의어, 상위어, 하위어, 반의어를 떠올린다.

연상은 기업의 브랜딩이나 광고 캠페인 아이디어를 낼 때도 유용한 사고 방식이다.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 의미를 가시화하고 언어로 붙잡아두려면 일단 질문부터 해야 한다. 질문을 품고 있으면 정보는 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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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범주화 : 유사성과 연관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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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을 통해 재료의 가능성을 두루 살핀 이후에 해야 할 작업은 '정리'다. 정리는 혼돈에서 질서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고, 정리하기 위해선 분류 기준을 가져야 한다. 범주화는 우리 뇌가 정보와 세상을 인지하는 핵심 프로세스다.

(왼쪽 위) 프리다 칼로, 1944(오른쪽 위) Jean Paul Gauitier spring 1998 Ready-to-Wear Collection
(왼쪽 아래) 찰스 로버트 레슬리, 1838
(오른쪽 아래) Rihanna in Guo pei, Met Gaia, 2015


IBM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베티 퀸이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Art History Fashion'사례를 보자.

우연히 발견한 시각적 연결 고리를 차곡차곡 아카이브 함으로써 미술사 기록이 동시대 시각문화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암묵적으로 설득한다.

유추는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일'이다. 이것은 문학가나 과학자들에게만 필요한 사고력이 아니다. A의 구조를 빌려서 그와 유사하다고 여겨지는 B에 적용하는 능력은 기존의 정보를 새롭게 조합하는 모든 이에게 유의미하다. 친숙함에서 새로움으로 도약하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관계를 알아보는 능력이란 결국 자신만의 언어로 본질을 규정하는 능력, 유사성과 연관성을 알아차리는 능력, 분류 기준을 정하는 능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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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계와 간격 : 목적에 맞게, 적정 거리 조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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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개별 프로젝트의 목적과 수용자 성향이다. 자신이 수행하는 선택과 배치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하는지 정확한 목적지를 찍고, 상황에 맞춰 정보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는 것이다.

익숙함과 명확함, 낯섦과 모호함이라는 두 원소를 손에 쥐고 목적에 맞춰 적정 배합 비율을 찾아내는 일. 나는 그것이 에디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토리얼 씽킹을 위한 요점이 바로 여기 있다. 글을 다룰 때든 이미지를 다룰 때든 정보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으면 신선한 재미가 없고, 너무 멀면 소통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자신이 사용할 재료 사이의 거리를 감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정보 사이 간격을 감지하는 센서는 어떻게 연마할 수 있을까? 그간 나에게 유용한 훈련이 되어주었던 몇 가지 놀이를 공유하려 한다.

첫 번째는 타인의 창작물의 구성 요소를 분해하는 '해부하고 바꿔 끼기' 놀이다.

두 번째는 '아무거나 잡화점 주인' 놀이다. 이렇게 관습적인 분류법에서 일부러 멀어져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사물(정보)의 의미와 연상 이미지 네트워크를 다각도에서 살피게 되고, 다른 사물(정보)과의 관계를 어떻게 신선하게 맺어줄 수 있을지 궁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권하고픈 놀이는 '아무 단어 챌린지'다. 랜덤으로 두 단어를 골라 그 쌍이 공유하는 특성을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찾아내는 연습이다.

이런 놀이를 응용해 브랜드에 적용해 본다면, 브랜드 연상 네트워크 사례를 공부하면서도 정보 사이의 간격을 감지하는 센서를 연마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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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레퍼런스 : 새로움을 만드는 재배치, 재맥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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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결국은 '자기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나는 이 질문이 에디토리얼 씽킹의 핵심 중 하나라고 믿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는 더 이상 원천적이지 않다. 머릿속에 떠오른 기획이 새로운 것 같아도 조금만 검색해 보면 이미 비슷한 결과물이 나와 있다. 레퍼런스는 무한대다. '새로고침'만 하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핀터레스트 속 세계처럼.

레퍼런스를 자기화하는 단계도 비슷하지 않을까? 단순 차용이 아니라 종합과 창조 수준에 도달하려면 레퍼런스 안에서 관계를 만들어내고, 의미화하고, 재배치하고, 재맥락화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능력은 뭘까? 독해력, 유추력, 정의 능력, 연상 및 변형 능력, 정보 조직력... 하나 같이 창조적 작업에 필요한 역량이다.

우리가 훔칠 수 있는 재료는 아주 많다. 그렇다고 쉬우리라 착각하진 말자. 배치의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일은 재료의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일만큼이나 고되고 어렵다.

레퍼런스 덕분에 작업이 술술 풀린다면 당신의 훔치기가 진짜 훔치기가 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한바닥 쌓아놓은 레퍼런스 늪에서 끙끙거리고 있다면 오히려 좋은 신호다. 고통 끝에 창조가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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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컨셉 : 인식과 포지셔닝을 위한 뾰족한 차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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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에디터로서 나는 다음의 두 문장으로 컨셉을 정의하고 이해한다. 첫 번째 문장은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이 잘 호응하도록 정렬하는 기준점이 컨셉이다'. 두 번째 문장은 '내 콘텐츠를 남이 소비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이다.

"내가 보는 00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름의 정의를 내려보는 과정에서 컨셉의 단초를 발견한다는 사실을. 이 질문은 본질 차원으로 내려가 새롭게 의미 부여할 재료를 길어 오르게 돕는다.

이렇듯 '내가 보는 00의 의미는 00'라는 관점이 세워지면 형식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컨셉이 필요한 이유는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을 잘 정렬시켜서 궁극적으로 아직 누구도 선정하지 않은 빈 땅에 내 콘텐츠를 위치시키기 위함이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기억되고 선택받도록 하기 위해서. 컨셉은 톡톡 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식과 포지셔닝을 위해 필요하다.

컨셉 도출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재치가 아니라 끈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빈 땅이 보일 때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끝까지 자문자답하는 끈기가 기억되는 컨셉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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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요점 : 핵심을 알아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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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알아보려면 먼저 중심 메시지 혹은 주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중심 메시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내용을 '요점'이라 부른다면 '디테일'은 요점을 뒷받침하는 세부 정보, 예시, 묘사 등을 일컫는다.

자료를 보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뭘까?'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업무가 생겨난 배경 상황과 업무 목적을 가늠해야 한다.

나아가 '길고 복잡한 내용을 어떻게 간결하게 압축하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상위개념으로 치환하는 뇌를 작동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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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프레임 : 입장과 관점 정하고 드러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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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③은 여성의 벗은 몸을 훔쳐보고 희롱하는 행동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릴 수 없는 평온함이 작품 안에 흐른다. ①~③의 경우 화가가 주목하는 건 '폭력'이 아니라 매력적인 수산나의 '나체'다. 당신도 끌리지 않냐고, 선을 넘는 짜릿한 상상에 동참하지 않겠냐고 말을 건다.

반면 ④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는 입장을 취한다. 화가가 주목하는 건 수산나의 '고통'이다. 이처럼 같은 소재도 어디에 주목하는지, 다시 말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된다.

정보는 언제나 다면적이다. 네트워크처럼 여러 갈래로 교차하는 문맥 안에서 사물, 사건, 인물은 전방위적으로 의미를 뿜어댄다. 나에게는 악역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다른 맥락에선 선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주목이 가진 힘과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에디터적 사고력은 정보를 해석하는 자로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위치와 관점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프레임이 의미 형성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뭘까?

첫 번째 원칙, 같은 정보도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늘 머릿속에 새긴다. 예컨대, 단행본 책 한 권이 서점 매대에 있을 땐 '상품', 유통 창고에 있을 땐 '재고', 쓰레기장에 있을 땐 '종이류 쓰레기', 공공도서관에 있을 땐 '장서', 작가나 독자의 품에 있을 땐 '작품'으로 의미가 바뀌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렇게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의 의미를 유연하게 다룰 줄 아는 생각의 힘이 바로 에디토리얼 씽킹이다.

두 번째 원칙은 자신의 아이디어나 타인의 창작물을 검토할 때, 무의식적으로 전제하는 준거기준이 무엇인지 살피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아이디어 수면 아래에서 은밀하게 흐르는 믿음, 그것이 곧 관점이고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시하는 생각 중에는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머릿속으로 들어온 것도 많다.

독창적인 관점을 갖고 싶다면 이런 프레임을 의심하고 바꿔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요령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당연시하는 전제를 찾은 뒤에 '정말 그럴까?'라고 덧붙이면서 가급적 많은 문을 열어보는 것이다. 주워온 생각은 쭉정이처럼 허약해서 살이 붙기 힘든 반면 진짜 자기 것은 검증할수록 강해진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원칙은 스스로 개념을 정의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질문하면서 인식의 심해로 내려가 보는 경험, 원형질의 알맹이를 손에 쥐려 노력하는 시간.

대단하고 논리적이고 매끈한 정의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초라하게 느껴져도 자기 관점을 믿고 스스로 개념을 정의하려 애써보는 경험은 너무나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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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객관성과 주관성 : 주관적인 것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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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은 완전무결한 절대 진리가 아니라 동시대 다수가 합의한 임의적 약속이다. 어떤 생각이 객관으로 여겨진다는 것은 그것을 수용한 사람의 숫자가 많다는 의미다.

생각이 논리적이고 탁월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저 노출 빈도가 높고, 오랫동안 당위로 여겨졌고, 명성과 권위의 후광이 있어서일 수도 있다. 반대로 처음에는 미미했던 누군가의 주관이 끈기 있는 설득으로 객관이 되기도 한다.

결국 설득의 문제다. 주관은 열등하고, 객관은 우등한 것이 아니라 모든 건 주관의 산물인데, 어떤 주관은 여러 이유에서 설득력을 가져 보편의 차원에 자리 잡는다. 냉철하게 숫자를 보는 비즈니스 세계도 마찬가지다.

편집도 그렇다. 주관적 관점에서 정리한 결과물을 타인에게 보이고 합의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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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생략 : 군더더기를 알아보고 배제하는 판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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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은 첨가보다 용감하고 힘 있다. 무언가를 하기로 선택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은 극악무도할 정도로 어렵다.

생략이 임팩트를 만들어낼 때, 수용자는 초대장을 받는 기분을 느낀다. 궁금증을 느끼면서 정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작가의 세계와 자신의 세계를 부지런히 오간다. 이럴 때 생략은 그 자체로 주장이 된다.

반면 생략으로 자신의 게으름을 숨기는 창작자도 있다. 자신이 무엇을 만드는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화하지 못해서 빈약한 이미지만 나열하는 경우, 이들이 구사하는 생략은 의심스럽다.

'정답 없는 다중 시점의 망망대해' 위에선 오직 정직한 자기 목소리만이 나침반이 되어 준다. 이 목소리는 자문자답을 통해 선명해진다.

생략할 용기와 본질을 알아차리는 눈은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경험치와 노력에 비례해 점진적으로 커진다. 나는 이 사실에 커다란 위안을 느낀다. 에디토리얼 씽킹에 왕도가 없다는 사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려 애쓰고 실패와 좌절의 데이터를 통해 배우는 길 말고 별다른 요령이 없다는 사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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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질문 : 좋은 질문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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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상대와 상황에 반응하는 현재의 나 자신을 존중한다. 자기검열을 내려놓고 궁금하다면 일단 묻는다. 인터뷰는 엄밀히 설명하면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벌어진 상호작용을 인터뷰어 관점에서 기록한 글이다.

인터뷰이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 가운데 특별히 어떤 것이 내 마음에 들어와 궁금해졌다면 그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믿는다.

직관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자기검열 없이 궁금한 것을 물을 때 대화의 진동이 깊어지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둘째, 세상과 내가 당연시하고 있던 듣기 좋은 말은 한 번씩 흘겨본다. 그 당위에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 판단하는 시간을 가질 때 질문이 꼬리를 물곤 했다. 상대방이 전제하고 있는 믿음을 가시화해서 되묻는 것이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전제부터 질문하면서 검사대에 올린다. 이런 검증 과정 끝에 원래의 전제가 강화될 수도 있다.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으므로 이 생각은 자기 것이 된다.

셋째, 사안을 바라보는 위치와 상황적 맥락을 바꾸는 질문을 즐겨 한다. 많은 사회적 가닥들 중 한두 가지를 바꾸어보는 사고 실험을 하면 특정 상황에서 어떤 가치가 중시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의미화 경로를 보다 다각도에서 점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넷째, '무엇을 했나요?'보다는 '어떻게 했나요?'를 궁금해하고, '어떻게 했나요?'보다는 '왜 했나요?'를 궁금해 한다. '무엇을 했나요?'나 '어떻게 했나요?'라고 물으면 인터뷰이는 자신이 겪은 개별 상황을 회고하는 답을 주로 하게 된다.

반면 '왜 했나요?'라고 물으면 인터뷰이는 감정과 동기를 회고하게 된다. '왜 했나요?'라고 물으면 감정의 공유지가 열린다.

마지막 다섯째 '내가 그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상상하고 묻는다. 질문이라는 형식으로 타인에게 악수를 청하고, 에고라는 단단한 감옥에서 빠져나오는 경험이 쌓일수록 긴장하고 살던 인간 최혜진이 천천히 유연해지고 편안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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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시각 재료 : 메시지와 비주얼 사이의 거리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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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려는 메시지와 비주얼 요소 사이의 거리 감각이 중요하다. 에디터에게 필요한 비주얼 감각은 탐미적인 센스가 아니다.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 사이의 거리와 간격이 자신의 기획 의도에 맞는지 감각할 줄 아는 가늠자가 있는가 없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그렇다면 정보 사이의 거리를 가늠하는 센서는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 텍스트와 이미지가 동시에 사용된 모든 종류의 창작물이 좋은 공부 재료가 될 수 있지만, 나는 특히 커버정키 웹사이트에서 해외 시사, 경제, 피처 잡지 표지를 보면서 거리 감각 연습을 했다.


예를 들어 <보스턴> 매거진 2014년 9월 호의 표제는 'Don't stress'다. 스트레스라는 주제를 시각화하기 위해 연상 그물망을 펼쳤을 것이고 씹힌 연필만 보여줘도 독자가 '스트레스'라는 핵심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메시지와 비주얼 요소 사이의 거리가 너무 좁지도, 너무 멀지도 않아 보편적이면서도 위트가 살짝 느껴진다.

흔히 비주얼 감각은 타고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나는 꼭 그렇지 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경우의 수에 대한 앎이 쌓일수록 센서가 정확해지는 거라 믿는다. 데이터베이스는 양이 많을수록 힘을 발휘한다. 감각도 지식처럼 집적된다.

디자인 역사와 그림책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브루노 무나리의 조언처럼 양이 질을 만들고, 노력이 쌓여 감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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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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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근속 20주년을 맞아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생각하며 집필했다는 이 책을 살펴보면서 창조에 있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나'를 찾는 것,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낀다.

더불어 어떤 것이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나만의 무엇'이 있다면 그것만큼 특별한 것이 또 없음도 깨닫는다. 에디팅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은 어느 플랫폼이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에디팅 툴이 대부분 적용되어 있다. 때문에 에디팅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상대에게 필요한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간단하게 네이버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다. 특정 단어로 검색했을 때 모든 게시글이 사람들에게 '정보'나 '쓸모'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듯, 에디팅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이 '에디팅'이 아닐까 한다. 의미를 가시화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일인 에디팅을 위해 어떤 사고방식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또 크리에이터인 한 사람으로서 어떤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이 전해준 내용처럼, 매일 다양한 재료를 모으고, 새롭게 사고하며, 질문하고, 다듬어 나가다 보면 언젠가 그 노력이 쌓여 가치를 창출하는 한 명의 전문 에디터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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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컬러링 북 : 명화 - Famous Painting Polygon Artwork 데코폴리
DNA디자인스튜디오 지음 / 디엔에이디자인(DNA디자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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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다 더웠다 한참 오락가락 정신없는 날씨가 이어지더니, 장마가 끝나자마자 이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서 '집 밖은 위험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뉴스에서는 연일 불쑥 일어나는 사고가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면서 확고하게 올여름은 집안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무얼 하며 보낼까 고민하던 중 <스티커 컬러링 북>을 하게 되었는데, 시간 보내기에 꽤 괜찮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명화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휴식시간에 동영상이나 숏츠를 보기보다, 몰입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놀잇거리이자 즐길 거리라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복잡한 생각에서 멀어져 오로지 스티커를 떼고 붙이며 집중하는 것에만 올인할 수 있는 스티커 컬러링 북을 통해 고요한 나만의 시간 속에 빠져보면 어떨까 한다.


총 12개의 아트웍으로 구성된 이 책은, 숫자에 맞는 스티커 조각을 떼어내어 도안에 맞춰 붙이는 형태로 완성하면 된다. 상하좌우 밑바탕 그림에 맞는 형태로 스티커를 붙여야 하기 때문에 나름 정밀한 작업을 요한다.

때문에 대충 붙이거나, 어설프게 붙이게 되면 완성 후 일그러진 작품을 만나게 되므로, 이것을 떼었다 붙이는 동안만큼은 집중 또 집중하게 된다.

잠시 머릿속을 비우고 싶거나 다른 어떤 것에 집중하고자 할 때, 성취감을 느끼고 싶을 때, 색다른 취미생활을 하고 싶거나 혼자 즐길 수 있는 놀잇감을 찾고 있다면 적합한 활동이 아닐까 한다.

최근 색칠하는 컬러링 북도 체험해 봤는데 같은 컬러링 북이지만 행하는 방식이 달라선지 장단점도, 느낌도 완전히 다르다. 만약 컬러링 북 자체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면 두 가지 모두를 체험해 봐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이 도착한 후 스티커로 하는 컬러링 북은 처음이라, 궁금한 마음에 바로 오픈하여 앉은 자리에서 연거푸 두 작품을 완성해 버렸는데, 완성한 작품과 함께 직접 하면서 느꼈던 점도 함께 공개해 보려 한다.

(한 쌍을 이루는 아트웍과 스티커)


우리가 알만한 유명 명화 12점이 수록되어 있는 스티커 북을 살펴보면 조각 난 pcs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적게는 67pcs에서 많게는 100 pcs가 넘는 작품들도 있다.

그래서 우선 가장 작게 쪼개진 '피리 부는 소년'을 시작으로 명화를 완성해 봤는데, 처음에는 스티커를 떼는 행위도 익숙지 않아 쉽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행위를 반복할수록 점차 요령이 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필요에 따라 도구를 사용하면 좀 더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것저것 준비물이 많다 보면 오히려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그냥 편하게 손을 사용했다.

오히려 손끝에 집중해서 하나 둘 완성하다 보니, 집중도도 더 올라가고, 간편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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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컬러링 북 진행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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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하는 아트웍을 선택한다. 이때 pcs와 도안을 꼼꼼히 살펴보자.


2. 앞뒤 페이지로 쌍을 이루는 도안과 스티커가 배치되어 있다.


3. 스티커를 살펴보면 숫자가 기재되어 있다. 같은 번호의 도안에 해당 스티커를 떼어 붙이면 완성이다. 진행 방식은 순서대로 진행해도 되지만, 원하는 부분의 디자인부터 채워나가도 된다. 다만, 붙일 때 어느 정도 정밀성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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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완성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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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리 부는 소년

가장 먼저 선택한 도안은 가장 pcs 조각 수가 적은 <피리 부는 소년>을 선택해 진행해 보았다. 방법은 어렵지 않았으나, 스티커를 떼고 붙이는 작업이 익숙지 않아 처음에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단순히 같은 숫자에 맞춰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였지만, 그럼에도 미세하게 주변 디자인에 맞춰 붙여야 더 예쁜 명화를 완성할 수 있기에 신경을 꽤 쓰면서 한 조각 한 조각 붙여나갔다.

처음에는 1번부터 시작했으나, 굳이 그렇게 1번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필요성을 못 느껴 랜덤으로 조각을 맞춰나갔다. 그렇게 하나 둘 붙이다 보니 어느새 완성된 도안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꽤 그럴듯해 보여 나름 만족한다.


2. 밤의 카페 테라스

하나로는 아쉬워 바로 선택한 것은 81pcs짜리 <밤의 카페 테라스>였다. 이미 한번 해봐서인지 속도는 훨씬 빨라졌고, 보다 더 집중하며 그림을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신기한 건 작품, 디자인, 컬러에 따라 스티커 자국이 확연히 보이는 것도 있고, 반면에 그림에 묻혀 잘 티가 나지 않는 작품도 있다는 점이었다.

먼저 완성했던 <피리 부는 소년>에서는 스티커 자국이 확연히 보였다면, 후에 완성한 <밤의 카페 테라스>는 노란 컬러에 묻혀 스티커 자국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어떤 각도와 시각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각난 스티커 자국이 도드라지든 그렇지 않든 나름대로 멋스럽게 느껴져 완성 후 꽤 기분 좋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컬러링 북을 해보고 싶은데, 색칠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먼저 스티커 북으로 시작해 보자. 준비물은 그저 두 손과 컬러링 북만 있으면 된다. 고민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그렇게 체험해 보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 다른 도안이나 다른 방식의 컬러링 북을 체험해 봐도 늦지 않다.

이렇듯 12점의 명화를 모두 완성했다면, 이제 액자에 넣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일부러 그림을 사서 벽에 걸어두기도 하는데, 이 명화는 내 정성까지 들어갔으니 더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액자 하나로 빈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은 물론 볼 때마다 뿌듯한 감정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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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 초판한정 각양장 + 면지 친필 사인(인쇄) 일러스트 + 책갈피 (작가 낭독 음성 QR코드)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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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해 다방면으로 사유할 수 있었던 시간!"


여행을 좋아하고 즐기는 1인으로써, 타인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내심 궁금할 때가 있었는데 그 답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여행에 대해 단순히 여기에서 저기로 떠나는 여행담을 풀어놓기 보다,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환대,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등으로 확장시켜 '여행'에 대해 다방면으로 사유함으로써 나에게 여행이란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총 10개의 산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여행-일상-여행을 반복하며 살아온 경험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확장시켜 찾은 '여행의 이유'가 담겨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나만의 '여행의 이유'를 또다시 사유하게 된다. 왜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지,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고 깨닫는지, 인생의 여정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

여행은 낯선 곳으로 떠남을 의미한다. 이것이 주는 모호함과 설렘, 기대감, 불안감 등은 떠나는 자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몫으로, 후에 어떤 것을 더 얹어 돌아오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곧 여행의 묘미이자 우리가 기대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으며 여행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조금은 긍정적인 부분을 더 염두에 두고 현재를 즐겨보면 어떨까 한다.

저자가 찾은 여행의 이유를 살펴보며, 내 여행의 이유와 맞물리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그 밖에 나만이 가지고 있는 여행의 이유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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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1. 서로에 대한 환대가 가능한 공간임을 확인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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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질병과 혐오가 없는 안전한 세계를 필요로 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아직도 서로에 대한 환대가 가능한 공간임을 증거하는 행위였다. 외부 자극에 극도로 민감한 자폐인에게 좋은 집이 비자폐인에게도 좋은 집이라는 어느 건축가의 말처럼, 여행자에게 좋은 세계가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좋은 세계였다. 여행은 적대와 혐오, 전염병과 전쟁이 있는 세계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23~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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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적대와 혐오, 전염병과 전쟁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방증과도 같다. 그렇기에 우리가 더 멀리, 더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세계적으로 적색경보가 울리면, 한 공간에 머물 수 없는 것은 물론 서로가 서로를 환대하지 못함을 몸소 깨달았다.

그렇기에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환대하고 환대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서 여행의 이유를 발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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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2.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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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과정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 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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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보면, 생각지 못한 다양한 일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때문에 실망했다가 기대하기도 하고, 또 행로가 달라지기도 하며, 후에 그 기억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런 일련의 상황들을 겪다 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중요한 순간에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두는지, 또 위기의 상황을 어떻게 넘기는지 등 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된다.

여행은 이렇듯 나를 더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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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3. 리셋에 대한 희망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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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으며, 설령 어질러진다 해도 떠나면 그만이다. 호텔 청소의 기본 원칙은 이미 다녀간 투숙객의 흔적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다.
(...)
호텔은 집요하게 기억을 지운다. 이전 투숙객의 기억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전날 남겼던 생활의 흔적도 지워지거나 살짝 달라져 있다.
(...)
일상사가 번다하고 골치 아플수록 여행지의 호텔은 더 큰 만족을 준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 문제들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고 나에게 그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만 같다. 삶이 부과하는 문제가 까다로울수록 나는 여행을 더 갈망했다. 그것은 리셋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
기억이 소거된 작은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워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에너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 들 때, 그게 단지 기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90~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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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호텔에 머무는 순간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순백색의 하얀 시트가 주는 안락함과 단조로운 가구들로 인해 편안히 쉴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저 쉬기만 하면 되는 단출한 삶, 어쩌면 호텔이 주는 최대 장점은 이렇듯 물건과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한다.

어떤 이는 이렇듯 여행에서 머문 호텔 생활 덕분에 미니멀 라이프에 한 발 더 다가갔다고 말하는데, 어쩌면 그 사람은 리셋의 욕구를 여행뿐만 아니라, 현실의 여정 속에서도 그대로 반영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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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4.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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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오히려 그것들과 멀어지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으로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을 때 마침 내 정신에 편안함이 찾아오듯이, 잡념이 사라지는 곳, 모국어가 들리지 않는 땅에서 때로 평화를 느낀다. 모국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이제 그 언어의 사소한 뉘앙스와 기색, 기미와 정취, 발화자의 숨은 의도를 너무 잘 감지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진정한 고요와 안식을 누리기 어려워졌다. 모국어가 때로 나를 할퀴고, 상처 내고, 고문하기도 한다. 모국어를 다루는 것이 나의 일이지만, 그렇다고 늘 편안하다는 뜻은 아니다.
(...)
보통의 인간들 역시 현재를 살아가지만 머릿속은 과거와 마래에 대한 후회와 불안으로 가득하다.
(...)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는다.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그 경험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다. 영감을 좇아 여행을 떠난 적은 없지만, 길 위의 날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또다시 어딘가로 떠나라고, 다시 현재를, 오직 현재를 살아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107~1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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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여행은 환상을 쫓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여행은 우리를 현실에 발 디디게 만들어줌을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현재를 살아가지만, 실상은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늘 어딘가를 헤매고 있다. 그래선지 매번 후회와 불안은 반복된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보면, 모든 복잡함은 내려놓고 오로지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낯선 장소, 낯선 시간 속에 집중하게 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현재에 대한 몰입감은 여전히 이어지는데, 여행에서 느낀 의미와 깨달음이 그대로 남아 현재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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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5. 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이자 인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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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 여행은 어디로든 움직여야 생존을 도모할 수 있었던 인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일지도 모른다. 피곤하고 위험한데다 비용도 많이 들지만 여전히 인간은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아니, 인터넷 시대가 되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던 여행은 오히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
호모 비아토르는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 곳곳에서 짐을 꾸리고 길을 떠나고 있다.
121~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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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문명이 발전해도 인간들은 여행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전자에 새겨진 이동의 본능인지, 아니면 어디로든 움직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던 생존의 본능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현 인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활발하게 여행을 즐기고 있다.

진화를 거듭해오며, 어쩌면 인류는 뼛속 깊이 호모 비아토르(=여행하는 인간)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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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6. 나만의 '성'을 찾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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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에는 성을 찾아가는 건축기사 K가 등장한다. 그는 거듭하여 묻는다. 성은 어디에 있냐고. 사람들은 여기 또는 저기를 가리키는데, 때로 어떤 사람은 그가 이미 성에 들어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함께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이미 그 프로그램 안에 들어와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자신이 그 프로그램 안 어디쯤 있는지를 모른다. 자신이 지금 한 말과 행동이 최종 편집을 거쳐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도 있고, 흔적 없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
제작진 그 누구도 그 순간에는 알지 못한다.
그것은 미래에 결정된다. 그러므로 편집이 완료된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시작해서야 출연자는 비로소 자신이 일종의 카프카적 상황에 던져졌다는 걸 깨닫게 된다.
(...)
현장에서는 모두가 암흑과 무지 속에서 성을 찾아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알쓸신잡>이라는 이 이상한 여행은 화면에서는 밝고 유쾌하고 떠들썩한 나들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성'을 향해 나아가는 건축기사 K나 조지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의 여정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
나는 이렇게 정리했다. 그래, 나는 여행을 하고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청자는 그중 아주 일부를 보게 되겠지. '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다니지 말고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이 순간은 유일하며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자 마음이 조금, 아니 꽤 많이 편해졌다.
(...)
나 역시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다른 출연자들을 통해 한 도시를 간접적으로 여행하고 있는 셈이다.
135~1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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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고서야 인간은 자신이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절대적으로 알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카프카적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것에 대한 조금의 힌트라도 얻고 싶어 점집을 찾거나, 사주, 타로카드 등 별별 수단을 동원하지만 결국 명확한 해답을 찾지는 못한다.

정답은 결국 시간이 흐른 뒤 종지부를 찍고 나서야 명확히 알 수 있다. 마치 <알쓸신잡>의 방송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처럼 '성'을 찾기보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겨보면 어떨까 한다.

※카프카적: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공포감과 위협을 주는 무시무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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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7.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가를 배우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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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는 'armchair traveler'라는 표현이 있다. 우리말로 바꾸자면 '방구석 여행자'쯤 될 것이다. 편안한 자기 집 소파에 앉아 남극이나 에베레스트, 타클라마칸사막을 탐험하는 여행자를 조금은 비꼬는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는 모두 '방구석 여행자'이다.
(...)
나와는 다른 그들의 느낌과 경험이 그들의 언어로 표현되어 내 여행의 경험에 얹힌다. 여행의 경험은 켜켜이 쌓여 일종의 숙성과정을 거치며 발효한다. 한 층에 간접경험을 쌓고 그 위에 직접경험을 얹고 그 위에 다시 다른 누군가의 간접경험을 추가한다. 내가 직접 경험한 여행에 비여행, 탈여행이 모두 더해져 비로소 하나의 여행 경험이 완성되는 것이다.
(...)
모호한 감정이 소설 속 심리 묘사를 통해 명확해지듯, 우리의 여행 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좀 더 명료해진다. 세계는 엄연히 저기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세계와 우리 사이에는 그것을 매개할 언어가 필요하다. 내가 내 발로 한 여행만이 진짜 여행이 아닌 이유다.
147~1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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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여행에 대한 정의를 폭넓게 설정하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여행에 대한 경험은 '직접여행+비여행+탈여행'이 합쳐서 완성되기 때문이라 전한다.

때로 직접 경험한 것만으로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럴 때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우리는 좀 더 명확히 규정할 수 있으며, 이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비로소 세상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말한다.

이렇게 살펴보고 나니, 꼭 직접 여행만을 추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 3D, 방송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여행을 즐겨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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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8. 인류애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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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의 축소판인 여행을 통해, 환대와 신뢰의 순환을 거듭하여 경험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적대와 경쟁을 통해서만 번성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것과 그 푸른 구슬에서 시인이 바로 인류애를 떠올린 것은 지구라는 행성의 승객인 우리 모두가 오랜 세월 서로에게 보여준 신뢰와 환대 덕분이었을 것이다.
1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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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어찌 보면 지구라는 행성에 살아가는 승객이라 말할 수 있다. 환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돕고 도움을 받으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만약 이런 인류애가 없었다면 지구라는 행성에 과연 인간들이 정착하며 이토록 오랜 시간을 살아올 수 있었을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든다.

더불어 요즘의 세계정세를 보면, 다시 한번 인류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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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9.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배우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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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페르소나'는 연극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뒤에 그 말은 사람이나 인격, 성격을 가리키는 단어들의 어원이 되었다. 여행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가면을 쓰면서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 그러면서 부수적으로 알게 되는 것은 고향에서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여행지에서 쓰는 가면이 조금 낯설 뿐이다.
(...)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를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2800여 년 전에 호메로스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통해 암시했다. 그것은 허영과 자만에 대한 경계, 타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일 것이다.
196, 2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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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행지나 홈타운 그 어느 장소에서도 다양한 가면을 쓰며 살아간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꼭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한다.

저자는 이것에 대해 오디세우스의 일화를 통해 깨달음을 전하는데, 특히 홈타운에서 하던 행동이나 행위를 그대로 여행지에서 요구하거나 누리고자 할 경우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말한다.

그러면서 여행이라는 것이 평소 우리가 잊고 살았던 존중과 겸손의 자세를 배우는 시간임을 간접적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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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10.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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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여행은 고되고, 위험하며, 비용도 든다. 가만히 자기 집 소파에 드러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게 돈도 안 들고 안전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250, 2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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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 마지막 열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이유가 아닐까 싶다. 불편하고, 위험하며, 비용도 많이 들지만 그럼에도 자꾸 여행을 떠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생동감과 낯섦의 경험은 우리의 정신을 한껏 깨어있게 만들어 준다. 덕분에 고루했던 세상에 반짝 빛이 들어오게 되고, 온몸으로 세상을 다시 느끼게 되면서 살아볼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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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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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공간, 익숙한 사람, 익숙한 시간 속에 갇히다 보면 사람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우물 안 개구리의 신세가 되곤 한다. 내 세상이 전부인 것 같은 착각, 그리고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서 때론 비상식적인 태도와 행동, 우울감, 불안 등의 감정에 매몰되기도 한다.

인류 유전자에 이동에 대한 원초적인 유전자가 새겨져 진화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든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인류는 더 많이, 더 자주 여행을 하게 되면서 이런 부정적인 요소의 불씨들을 꺼뜨릴 수 있게 되었는데, 덕분에 아직까지 '인류애'가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꼭 물리적으로 먼 곳을 떠나지 않아도 이미 우리는 나름대로 인생이라는 여행을 순항 중이다. 물론 때로 파도가 치거나 배가 뒤집어질듯한 고난을 맞닥뜨릴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이어 나가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여행자이며, 이 여정을 끝까지 잘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찾은 '여행의 이유'는 나와 너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항목들이 아닐까 한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지구에 잠깐 머물다 가는 시간이 편안하고 즐겁기 위해서는 상호 간에 환대와 신뢰, 도움, 존중과 겸손, 포용할 수 있는 인류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살펴보니, 여행의 이유는 곧 어떻게 살 것인가 와도 연결되는 듯하다. 지금 현재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나의 인생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지도 함께 떠올려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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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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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즐겨 읽는 이유 중 하나는 긍정의 말, 응원의 말, 행운의 말, 위로의 말, 용기의 말 같은 따뜻한 햇볕을 가득 머금은 말들을 마음껏 듣고 마음에 아로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때로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에 그늘이 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책들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음지였던 마음의 상태가 양지로 변하고는 한다.


이 책 또한 표지의 색감처럼 파릇하고 핑크핑크한 긍정의 말들이 가득했는데, 그래선지 다 읽고 난 후에는 긍정의 에너지 기운이 온 마음을 다시 꽉 채운 느낌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위로, 응원, 용기를 가져다주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소제목별 내용도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펼쳐서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매일을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성장하는 과정 중에 문득 계획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속이 쓰리거나, 실패나 좌절로 인해 움츠러드는 순간, 스스로 나약하다고 느끼거나 실수를 되돌릴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등 마음이 황폐해져 있을 때나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을 때 이 책을 읽어보자.


어쩌면 이 책에서 내일은 더 괜찮은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보다 굳건한 믿음과 긍정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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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알면서 못 하곤 한다. 하다 보면 하게 되고, 일어서다 보면 걷게 되고, 잘하기 전까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 안다. 사는 동안, 살아 있으면, 살아가다 보면 또 살아지게 된다는 것을. 아는 대로 배운 대로 해 오던 대로 이겨 내면 된다는 것을. 결국 잘 이겨 내리란 것을 안다.

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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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의 정답을 알고 있다. 한 발짝만 떼면, 행동으로 옮기면 결국 해결책을 찾으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한 걸음을 떼지 못해 멈춰서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한 발을 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살아지게 되고, 또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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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든 후회 없이 하자.

미련 남지 않도록.

더 표현해 볼걸.

더 최선을 다해 볼걸.

끝까지 붙잡고 늘어져 볼걸.

그런 아쉬움 남지 않도록.

그래야만 훌훌 털고 지나갈 수 있더라.


일이든 관계든 사랑이든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

그래도 후회는 없다고 말하게 되더라.


나는 너의 최선을 믿어. 응원해.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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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어떻게 살든 간에, 내가 내 삶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자꾸만 미련이 남아 뒤돌아보게 된다. 후회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꾸 앞이 아니라 뒤를 보느라 또 다른 아쉬움만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애초에 뭘 하든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미련을 남기지 말자.


오늘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홀가분하게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는 말이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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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먹을수록 느끼는 것들


●경험이 많을수록 편견이 적어진다. 반대로 편견이 적을수록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 깊은 혜안은 편견을 깨부수는 과정 뒤에 따라온다.


●나이 먹어도 안 해 본 일이 무궁무진하다. 발전은 끝이 없고 배울 점 없는 사람은 없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 그만큼 나도 누군가에겐 배우고 싶은 사람일 수 있다.


●뭐든 확실한 게 좋다. 배려랍시고 빙빙 둘러말하거나, 별로인데 괜찮다고 말하는 건 서로의 시간과 감정만 소모하게 된다.


●여유는 체력에서 나온다. 체력은 수면과 식사, 운동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이것들은 나를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고르게 행할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일 때가 많다. 기회로 바꾸어 낼 때 비교할 수 없이 성장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맞아떨어질 확률은 희박하다. 주고받는 사랑을 소중히 여길 것. 타인이 베푼 마음 중 당연한 건 없고, 사랑 없는 삶은 의미 없다.

69~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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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을수록 느끼는 것들' 12가지 중에 특히 더 공감 갔던 내용 6가지를 추려보았다. 실제로 경험상 느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서, 더 깊이 와닿았던 문장들이다.


나뿐만 아니라 이 문장을 읽는 또 다른 독자들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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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실수로 얼굴 붉힐 필요 없어.

내 마음 몰라준다고 서운할 것도 없고,

다른 사람만큼 되지 못한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어.


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사는 거야.

그러다 보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

그렇게 더 괜찮은 사람이 돼.


근데 넌 지금도 생각보다 더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건 잊으면 안 돼.

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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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 문장을 읽으며, 힘이 불끈불끈 솟아남을 느낀다. '그래, 난 더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기게 된다.


첫 번째 단락은 우리가 살면서 흔하게 느끼는 감정들이다. 이 때문에 구석에서 쭈그려앉아 나 홀로 땅굴 파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이에 대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며 살라며 툭툭 어깨를 두드려주는 느낌이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 수밖에 없고, 또 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내공이 쌓여 더 괜찮은 나,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부디, 조급해 하기보다 나 자신을 믿고 천천히 앞을 향해 나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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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싼 우주를 속속들이 알아 가며 내 마음이 향하는 길을 알게 되는 일. 내가 좋아하고, 나와 어울리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찾고 영위하는 일은 자신과 가장 친해지는 일이다. 나로서 행복해지는 길이다.

1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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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처음'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혹은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대해 굳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은 나를 알아가는 것으로, 나와 더 가까워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원하는 길,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알아가는 행복에 이르는 과정을 이제부터라도 즐겨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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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되새기는 것들


●꾸준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누적이 기적을 만드는 법이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수두룩하다. 꼬이고 엉키는 실을 풀고 자르며 지낸다. 당연한 일이다. 때로 허탈하고 분노하고 긍정하고 순응하며.


●무엇보다 잠을 잘 자고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좋은 음식 백 접시보다 엽떡과 초코 과자, 아이스크림 한 번 안 먹는 게 낫다. 사람도 그렇다. 좋은 사람 백 명보다 날 괴롭게 하는 사람 한 명 없는 게 훨씬 낫다.


●가끔은 도망쳐도 좋다. 너무 멀리만 가지 말자.

112~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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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들이지만, 그렇기에 매일 더 새겨두면 좋을 말들이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하루하루가 쌓여 이뤄지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도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일은 없다. 지금 비록 미약할지라도 괜찮다. 꾸준히 할 용기와 인내만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세상에는 내 맘처럼 되는 것이 잘 없다.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한다.


한때는 양에 치중하던 때도 있는데, 살아보니 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양과 질을 두고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면 '질'을 무조건 선택하기를 바란다.


때때로 도망치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 다시 돌아올 길만 기억하고 있다면 도망치는 것으로 잠시 환기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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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장점 없는 사람 없고 단점 없는 사람 없다. 원래 장점과 단점은 하나다. 따라붙는다.

(...)

어느 한 면이 빛나면 반대편엔 그림자가 진다. 그러니 어떤 사이든 오랜 관계를 유지하려면 그의 무수한 장점 옆에 따라붙은 단점을 내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에 따른다. 그 사람은 그것만 고치면 좋을 텐데, 그 점만 아니면 완벽한데, 하는 것들. 그 단점이 사라지면 우러러보았던 장점마저도 함께 줄어든다. 적절히 균형을 찾아야 하는 일이다.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아야 할 이유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기에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다.

2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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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있어 특히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이 점이 아닐까 한다. '내가 얼마나 타인의 단점을 감당할 수 있으냐'하는 점 말이다.


세상에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있는 것은 없다. 물건이나 사람 모두 해당되는데, 문제는 처음에는 장점만 보이던 것도 오래 겪다 보면 결국 단점이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때 우리가 단점을 상쇄할 만큼 장점이 강하게 작용하거나 혹은 단점을 감당할 수 있어야만 그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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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특별히 뭔가를 해 주는 것보다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게 먼저다. 칭찬 열 번보다 비난 한 번 안 하는 게 낫고, 가까워지려 달려가는 것보다 힘을 풀고 천천히 걸어가는 게 낫다. 여러 번 베푸는 호의보단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하나 안 하는 게 윤택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훨씬 도움 되는 일이다. 배려한다면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하고, 충고하려면 자신도 틀릴 수 있음을 염려해야 한다. 농담은 상대도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농담이고, 부탁은 거절할 권리도 함께 건네는 것이 부탁이다.

(...)

타인에게 건넨 말과 행동엔 그만한 책임이 따르고, 좋은 관계란 내 욕심 채우려는 마음으로부터 한 발짝 멀어져야 진실한 사이로 유지될 수 있다.

2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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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또 다른 핵심 포인트는 좋아하는 것을 해주기 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에 있다. 배려한다면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하고, 충고하려면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농담은 상대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농담이 된다. 여기에 더해 부탁은 거절할 권리도 함께 주어야 진정한 부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이런 기본적인 예의는 잘 지키지 않는다. 나의 입장에서, 나만 생각한 말들을 늘어놓는다.


친해지고 싶어서 농담을 했다, 좋아할 것 같아 선물을 했다, 상대방을 위해서 충고했다, 친한 사이니까 부탁을 했다 등등.


진실한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면, 깊은 우애를 나눌 사이가 되고 싶다면 나보다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 후 행동하자. 이것이 우선되어야 그다음을 논할 수 있다.



*****


일상에서 우리가 마음에 새기면 좋을 문장들을 만나며, 다시 한번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경험한 것들에 비추어 신념을 잘 지키고 있는지, 또 다른 채워 넣을 깨달음은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격려와 용기, 응원들을 차곡차곡 모아 비워진 공간에 하나 둘 채우며, 행복도 함께 충전해 본다. '잘하고 있다, 잘 해낼 거야' 스스로 힘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본다.


검게 응달진 마음에 깨끗하고 포근한 햇볕을 쬐어주며 나를 다독여 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렇듯 긍정의 기운을 가득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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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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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화(분노)!' 이로 인해 뉴스에서는 연일 우리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소식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우리 주변에서도 '화'를 내거나 들끓는'화'를 다스리지 못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화'를 다스리는 심리적 무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해서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의 표지에 키워드처럼 자리하고 있는 가스라이팅, 이별 살인, 집단따돌림, 직장 내 갑질, 데이터 폭력, 사회 부적응자와 같은 내용들은 나 또는 우리 모두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더 관심이 갔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 또한 '화'로 인해 사이코적인 성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평범한 사람을 돌변하게 만드는 '5가지 마음의 버릇'과 '12가지 분노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이들이 공격하는 심리를 파헤치고, 이를 저지하거나 반격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다룸으로써 나의 화를 다스리는 것은 물론, 화내는 사람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과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사회적으로 사이코패스라고 일컫는 이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다룬 책이라고 보면 된다.


***


이 책에 대해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개인적인 소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사유로 화를 내게 되는지 그 근본적 원인과 심리에 대해 다룬 것까지는 좋았다.


요즘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로도 서로 화를 내고, 또 이로 인해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지는 큰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에 이런 사람들의 심리와 원인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찌 보면 중요한 일이자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이런 이들을 부르는 호칭인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라는 말은 부적절하게 느껴졌고, 화를 내는 사람들에 대한 대비책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연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코패스'와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내보이는 사람은 다르다. 그런데 비슷한 말로 혼동을 주고, 이로 인해 모두가 마치 사이코패스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심리는 불편함을 넘어, 부적합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후에 소개하겠지만, 저자는 이런 심리를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전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로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졌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공인 심리사로서 일을 하면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내보이는 원인과 근본 심리에 더 치우쳐 이야기하고 있어, 나의 화를 다스리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이 책을 손에 들었다면 현실적인 부분에서 큰 도움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찾는 법이지만, 실질적으로 유아기 때부터 형성되어 온 '화'를 유발하는 심리, 그리고 누구나 갖고 있는 이러한 심리를 과연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저자가 80% 이 책에 할애한 평범한 사람들이 돌변하게 되는 심리이자 원인인 '5가지 마음의 버릇'과 '12가지 분노의 근원'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하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불편하지만, 임의로 바꾸기도 어려워 일단 저자가 사용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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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평범한 사람을 사이코패스로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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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도 모르게 공격에 가담하게 된다.

누구나 일상에서 자신의 잠재된 공격성을 깨닫는 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동조 압력'과 '거짓 정의'이다.


동조 압력이란 다수의 의견에 암묵적으로 따르고자 하는 것이다.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는 분위기에 지배당하게 되면, 소수의 의견은 그대로 묻히고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게 된다. 특히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동조 압력이 강하다고 한다.


거짓 정의의 깃발 아래에서 동조 압력으로 사람을 모으고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면 더 이상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이쯤 되면 평소 가지고 있던 양심이나 공감 능력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사람을 공격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무서운 것은 다음 대상이 나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언제, 어떤 계기로 누구든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평범한 사람이 사이코패스처럼 돌변하는 중요한 계기가 있는데, 바로 '스트레스'다.


직장 내 집단 따돌림과 장시간 잔업 등의 노동문제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업무 방식을 강요하면 정말로 인간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스트레스가 만드는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

기본적으로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이다. 보통 사람이 후천적으로 사이코패스가 되는 일은 없다.


앞서 조건이 갖춰지면 누구나 '유사 사이코패스'라고 할 만한 인격이 발현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을 진짜 사이코패스와 구별해서 '느슨한 사이코패스'라고 이름 지었다.


이때 '느슨하다'라는 느긋하고 평화롭다는 뜻이 아니라 나사가 풀려서 헐렁한 것처럼 흔들흔들 유동적이라는 의미다.

또한 누구나 갑자기 사이코패스와 같은 성향을 보일 수 있지만, 진짜 사이코패스는 아니기 때문에 대책을 세우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느슨한 사이코패스는 2가지 패턴으로 나눌 수 있다. '얕고 느슨하다, 깊고 느슨하다'에서 '얕다, 깊다'라는 스위치가 '무의식 속 어디에 있는지'를 나타낸다.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

사소한 계기로 분노가 표출되지만 어느 정도 이성적 컨트롤이 가능해서 비교적 다루기 쉽다.


▷발생시키는 스위치 버튼: 5가지 마음의 버릇

▷습득 시기: 5세에서 12세 정도에 습득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

주위 사람은 물론이고 자신도 망칠 정도의 매우 강한 분노가 표출되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사실상 컨트롤이 불가능하므로 살인, 자살 등으로 발전하기 쉽다.


▷발생시키는 스위치 버튼: 12가지 분노의 근원

▷습득 시기: 유아기부터 5세 정도 아주 이른 시기


※'마음의 버릇'은 '분노의 근원'에서 비롯되는 강한 분노를 약화하는 숨은 성질이 있다.


무의식 속 분노의 근원에서 기인하는 더 강한 분노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마음의 버릇이 방파제나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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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을 돌변하게 만드는 '마음의 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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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을 향해 액셀을 밟도록 '내모는' 무의식적 동기나 명령을 심리학 용어로 '드라이버'라고 한다. 드라이버는 간단히 말하면 성장 과정에서 습득한 '마음의 버릇'이다.


즉, 마음의 버릇에서 비롯된 강한 감정이 사람을 느슨한 사이코패스로 돌변시키는 스위치의 정체다.



<느슨한 사이코패스로 만드는 5가지 '마음의 버릇'>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 → 섬세한 유형

노력하고 싶다 → 노력가 유형

빨리하고 싶다 →성급한 유형

강해지고 싶다 → 강한 척하는 유형

완벽해지고 싶다 → 완벽주의 유형


5가지 '마음의 버릇'은 자신도 싫고 힘들다고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다행히 5가지 '마음의 버릇'을 스스로 깨닫는다면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짜증 나는 일이 있다면 '어쩌면...?'하고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자. 욱하는 감정이 생기면 '누구의 어떤 말과 행동 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메모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5가지 마음의 버릇 중에 해당하는 분노의 스위치가 보일 것이다. 이런 심리적 작용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느슨한 사이코패스에서 한 발짝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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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화를 끌어올리는 12가지 '분노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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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관련된 분노의 근원


①존재하지 마라.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고 있다고 느끼면 이런 분노를 품게 된다. 존재를 금지하는 메시지는 특히 강한 분노를 일으킨다.


②너 자신을 부정하라.

'너는 가치가 없다'는 식의 메시지를 받으면 나를 부정하는 분노가 생긴다. 열등감에 빠지거나 심지어 자신의 성별을 부정하는 일도 생긴다.



▶대인관계와 관련된 분노의 근원


③친하게 지내지 마라.

자신은 외톨이고,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런 사람은 친밀한 인간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④소속되지 마라.

사교성이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성장과 관련된 분노의 근원


⑤성장하지 마라.

'너는 못한다', '아직 무리다'등 과보호나 제재를 받으면, 자신은 성장할 수 없고 잘 될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의 노후를 돌보도록 과도하게 요구한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⑥아이처럼 굴지 마라.

어른스러운 모습을 지나치게 요구받거나 돌보는 역할을 부여받으면, 아이다움이나 천진난만함을 거부하고 항상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건강과 관련된 분노의 근원


⑦건강하지 마라.

사실이 아니더라도 자신은 몸이 약하고 곧 병에 걸릴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성공 및 수행과 관련된 분노의 근원


⑧아무것도 하지 마라.

이런 분노의 근원이 있으면 예정대로 일을 해내지 못하고, 중요한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 없게 된다. 이런 사람은 회사에 손해를 입히거나 인간관계를 깨트리기도 한다.


⑨성공하지 마라.

어차피 잘되지 않는다, 잘 될 리가 없다는 확신이 강해서 좀처럼 도전하지 못한다.


⑩중요한 사람이 되지 마라.

부모에게 칭찬받지 못하고 계속 지적당하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당하는 것이 원인이다. 시험 당일이나 업무상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때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생각과 감정과 관련된 분노의 근원


⑪생각하지 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부모 밑에서 자라면 그 방식을 모방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혼란스러운 일이 생기면 화부터 낸다.


⑫느끼지 마라.

어렸을 때 '울지 마라'는 말을 자주 들었거나 짜증을 내면 혼났던 경험으로 인해 감정이 생겨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무의식 속 '분노의 근원'은 자라면서 어느새 몸에 베듯이 습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쩌다 그렇데 되었다'라는 식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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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마음의 버릇'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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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5가지 마음의 버릇 중 적어도 하나를 지녔으며, 몇몇 사람은 여러 가지 마음의 버릇을 안고 있다.



■타인의 안색을 살피는 '섬세한 유형'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경향을 보이는 '섬세한 유형'은 남에게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진심이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싫은데도 강요당하는 것과 같으므로 특정 계기로 인해 곧 바로 공격성을 띨 수 있다.


1)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빗나갈 때

섬세한 유형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남을 기쁘게 해주려고 헌신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착한 아이'에서 무서운 공격자로 돌변할 수 있다.


2)나의 기대와 상대의 반응이 어긋나는 순간


3)남한테 맞추는 데 한계를 느낄 때

섬세한 유형은 원래 지나치게 남한테 맞추며 살아간다. 상대가 원하는 삶을 살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일로 화를 내도 괜찮을까?', '화내는 내가 이상한 걸지도 몰라'라며 화를 삼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같은 조건이 갖춰지면 딸깍하고 스위치가 켜질 수 있다. 그 조건이란 '상냥하게 대해주는 상대가 자신을 정당하게 평가해 주지 않거나 비판할 때'이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그것을 망쳤다'는 생각이 거짓 정의로 작용해 공격성을 띨 수 있다.


'잘 참는 아이'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을 때 그야말로 돌변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돌변하기 전에 부모(또는 부모를 대신하는 존재)에 대한 분노를 일깨워서 분노와 타협해야 한다.


4)섬세한 유형은 피해자가 되기 쉽다

'섬세한 유형'의 공격성에 관한 주의해야 할 점이 또 있다. 이 유형은 공격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동조 압력이 형성되면 알맞은 샌드백이 되는일이 잦은데, 반격할 의사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본인도 좋아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주위 사람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사태가 심각해진다.


자신이 섬세한 유형이라고 생각된다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분 1초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은 '노력가 유형'

노력가 유형의 행동 패턴은 다음 2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①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②뭐든지 자기가 결정하고 싶어 한다.


노력가 유형은 둘 중 하나, 혹은 2가지 행동 패턴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 2가지 행동 패턴은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로 돌변시키는 스위치이기도 하다.


노력가 유형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가치가 없다'고 평가할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도 노력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납득시켜 보라고 강요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기도 한다.


두 번째 특징인 '뭐든지 자기가 결정하고 싶어한다'는 경향이 강한 사람은 남의 도움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노력을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노력가 유형의 느슨한 사이코패스는 '남에게도 노력을 강요하거나 노력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격한 분노를 느끼는 경향을 보인다.


상대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게으름뱅이 취급을 하는 등 대의명분을 쉽게 내세울 수 있어, 언뜻 폭언이나 갑질에 당위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노력하고 말고는 각자의 자유다. 느슨한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므로 그런 생각을 미처 할 수 없다.



■무조건 남보다 앞서고 싶은 '성급한 유형'

이들은 그야말로 스피드광으로, 어릴 때부터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빨리해', '꾸물거리지 마라' 등과 같은 압박을 받으며 자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1)순위에 집착하면 빨리 할 수밖에 없다

항상 남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속도를 늦춰 차분하게 일 처리를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런 사람들은 기다리는 것도 서툴다.


성급한 유형은 남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무의식에 사로잡혀 순위에 민감하다. 또한 소위 멀티태스킹을 선호한다. 가능하든 안 가능 하든 적은 시간에 많은 것을 채워 넣고 싶어 한다.


'빨리빨리', '1등이 될 거야'라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해서, 한 가지 일을 차분하게 처리하는 것을 몹시 어려워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볼 때는 오히려 일 처리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다.


단순히 성급한 것뿐이라면 남에게 해를 주는 일이 없겠지만, 주변 사람에게도 강요하기에 문제가 된다. 다른 사람이 일을 천천히 하는 것처럼 보이면 화를 내며 '빨리해'라고 재촉한다.


2)무엇이든 척척 해내야 한다는 강박

'서두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 성급한 유형은 심하게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정체나 지연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서두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사람이 바뀐 것처럼 거칠어진다.



■약한 모습을 감추려고 '강한 척하는 유형'


1)강한 척하는 유형'은 의외로 과묵한 사람이 많다.

사람들 앞에서 늘 강한 척하는 유형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자신을 이용하려 드는 일이 없기 때문에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그래서 '강한 척하는 유형'은 자신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하지 않는 미스터리한 사람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강한 척하는 유형은 말로 자기표현을 하는 데 서툰 대신, 혼자 묵묵히 일을 잘해내는 경향도 있다. 이른바 '고집스런 장인' 유형이다.


강한 척하는 유형은 상대방의 태도가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를 이끌어냈다는 식으로 말하는 특정도 있다. 다시 말해 자기는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취한다.


겉으로는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로 상대방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2)억지로 마음을 열 수는 없다


3)조용한 사람이 분노를 표출할 때

과묵함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쁠 것도 없지만, 과묵하다고 해서 모두가 마음속까지 조용한 것은 아니다. 무의식 속에서 분노의 소용돌이가 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이들이 분노가 지나쳐서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로 돌변했다면, 자신을 조용히 내버려두지 않는 사람에 대해 '존재 가치가 없다'는 식의 강한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 유형'

어릴 때 부모 또는 가까운 사람에게 '똑바로 해라', '틀리면 안 된다' 등과 같이 완벽한 모습을 강요받으면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며 자신이나 타인에게도 엄격한 모습을 보인다. 완벽주의 유형은 '편하기만 하면 타락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편할수록 불편한 사람들

완벽주의 유형은 '저는 ~이고, ~이기 때문에, ~일 때도 있고, ~일 가능성도 있고, ~혹은' 등과 같이 좀처럼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완벽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단어를 고르고 또 고르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다.


혹은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려는 특징도 있다. 그러면서 '아마도', '가능하다면', '마치' 등 불확실하고 애매한 표현도 즐겨 사용한다. 이런 말들은 일종의 보험이다. 자신의 완벽함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 습관이다. 그밖에 완벽주의자들은 대체로 등을 꼿꼿하게 펴고 똑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2)누구도 나의 완벽한 삶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


3)'다 너를 위해서'가 사실은 '다 나를 위해서'

완벽주의 유형은 가까운 미래만 보고, 지금의 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의 부모가 '이제 어쩔 거야?', '앞으로 어떻게 살 거야?'라며 자녀를 추궁하는 경우가 있다.


자녀의 장래를 생각하다가 결과적으로 자녀를 공격하는 꼴이다. 자녀의 장래만 살피지 말고, 지금 무엇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휴식이 필요하지 않은지 등 아이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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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분노의 근원'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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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근원은 대부분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부터 살아남으려고 몸에 익힌, 이른바 '마음의 서바이벌 기술'이다. '분노의 근원이 어떤 마음의 버릇으로 드러나는가'를 함께 생각해 보자.


12가지 분노의 근원 중에서도 특히 '존재하지 마라'와 너 자신을 부정하라'는 자신과 타인을 모두 파멸시킬 정도로 강력한 공격성을 보인다.



■'존재하지 마라'의 공격적인 특징 4가지


▷사람을 선한 자와 악한 자로 구별하거나, 혹은 한 사람을 선할 때와 악할 때로 구별하여 악으로 간주한 상대를 공격한다.


'존재하지 마라'는 분노의 근원을 지닌 사람은 상대를 '나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강한 분노가 표출되어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로 돌변할 수 있다.


사랑이 지나치게 깊으면 오히려 증오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이런 심리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인간관계가 좋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완벽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이상적인 사람을 갈구한다.


▷악으로 규정한 상대를 공격할 때는 죄책감이 없다.


▷버림받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존재하지 마라'는 분노의 근원을 지닌 사람은 강한 '유기 불안'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야. 계속 내 곁에 있어줘'라고 말하고서는,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말한다. 이런 극단적인 말에 반복적으로 휘둘리다 보면 상대는 '이중인격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기 불안'은 영유아기부터 유아기에 걸쳐, 역시 엄마나 가까운 양육자와의 관계 속에서 몸에 배는 경우가 많다.


유기 불안을 품고 사는 사람은, 가령 자신의 메시지에 상대가 조금 늦게 답했을 뿐인데도, 애인이나 친구에게 '미움 받고 있다'고 믿게 된다. '내가 뭘 잘못했지?'라며 자책하거나, 관심을 끌려고 '죽고 싶다' 등 과격한 언행을 보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자신의 나쁜 기분을 남에게 전가한다.

상대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갑자기 기분 나빠하며 짜증을 내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자신이 기분 나쁜 이유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심리를 '투사적 동일시'라고 한다.


이 또한 영유아기의 '좋은 엄마, 나쁜 엄마'와 관련이 있는데, 좋은 엄마와 나쁜 엄마가 통합되면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여 분노를 조절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자신이 기분 나쁜 것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럴 때 주로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람은 연인이나 배우자와 같이 친밀한 사이 또는 교사, 정신과 의사, 심리상담사 등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심적 괴로움을 도와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다.



■'너 자신을 부정하라'의 공격적 특징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수 없고 본래의 나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경험이 지속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이를테면 '머리가 좋다', '신동이다' 등과 같은 칭찬을 듣고 자란 아이가 오히려 '너 자신을 부정하라'는 분노의 근원을 지니기도 한다. 이것도 본래의 내가 아닌 '나는 우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또 형제자매가 일찍 죽는다면 '자신은 죽은 형제자매의 대신'이라는 생각을 품게 되는데, 이때도 '너 자신을 부정하라'는 분노의 근원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너 자신을 부정하라'는 분노의 근원을 지닌 사람은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노력한다고 한다.


'너 자신을 부정하라'는 분노의 근원을 지닌 사람이 노력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자신의 생명과 관련된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노력은 숭고한 행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에 대한 공격이 된다. 그 노력이라는 '공격'이 자신의 육체에 작용한 것이 자해나 자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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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사이코패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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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사이코패스의 공격에서 탈출하기


▷애초에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애초에 공격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고, 어쩔 수 없이 공격을 받게 되더라도 재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는 '안심하고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을 찾을 때 냉정한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


반대로 '자기 의사를 분명히 말할 것 같은 사람'은 쉽게 공격하지 않고, 무서운 사람이나 강한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이 보살펴주는 사람도 공격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는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나 진짜 사이코패스와 달리 공포심을 느끼기 때문에 반격을 두려워 한다. '누구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호기롭게 말하지만 사실은 비겁한 계산을 하고 벌이는 짓이다.


▷'마음의 버릇'이 피해자의 위치에 가둔다

피해자의 위치에 갇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의 버릇'과 관련이 있다. '섬세한 유형'이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운 이유는 남의 눈치를 보느라 가해자조차 배려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좀처럼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섬세한 유형이 아니니까 괜찮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른 마음의 버릇도 괴롭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어떤 연구자에 따르면, 괴롭힘이나 갑질을 2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폭력과 폭언 등으로 상대를 배제하는 '배제형'과 친구 관계의 소원함을 들먹이면서 상대를 괴롭혀 스트레스를 푸는 '사육형'이다. 최근에는 SNS의 발달로 '사육형'이 주류라고 한다.


마음의 버릇에 얽매인 사람은 공격하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따르기 때문에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버릇에 얽매이지 말고 '나는 공격당하고 있다', '나는 피해자다'라고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피해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

괴롭힘이나 갑질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격할 수 없고, 피해를 호소할 수도 없으며,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우선은 마음이 먼저이고 다음으로 몸이 피해자의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이 순서다.


'마음의 버릇' 이외에도, 괴롭힘이나 갑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건 괴롭힘이 아니라 장난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기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싫다'는 느낌이 들면 그 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첫 공격에서 잘 대응해야 한다

절망에 빠져 해결을 위한 걸음을 멈추는 것만큼은 절대 피해야 한다.


카프먼의 '드라마 삼각형'

희생자가 의지할 수 있는 구원자가 생기면, 이제는 '박해자'에 대한 입장을 바꿔가야 한다. 박해자가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라면 '통제 가능한 의식'에서 비롯된 공격이므로 '사회적인 제재를 받고 싶지 않다', '해고되고 싶지 않다'와 같은 의식이 작용하여 공격을 그만둘 수 있다.


그래서 변호사나 전문가, 교사나 상사, 또는 경찰 및 공공 기관 등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상대가 공격을 멈출 수도 있다.


박해자가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에 빠져 있다면, 권위자가 뒤에 있든 말든 상관없이 공격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신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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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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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느슨한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사용하여 공격하는 사람의 심리를 설명하려 했다고 전한다. 이 말을 사용한 이유는 사람은 누구나 상황에 따라서는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 전하는데,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앞서 저자가 이야기한것처럼, 선천적인 사이코패스와 어릴 적 성장과정과 개인적 트리거로 인해 화가 표출되는 경우(=느슨한 사이코패스)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굳이 유사한 단어를 활용해 평범한 사람들의 화가 표출되는 행위와 원인에 대해 언급했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실제로 저자가 언급한 사례, 그리고 '얕고' 느긋한 사이코패스, '깊고' 느긋한 사이코패스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게 접하는 모습 중 하나다.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오히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지 않을까 생각될 만큼 일상에서 흔한 일들이다. (과거보다 오늘날 더 흔하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아마도 각박함, 개인주의적, 강압 등의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에 어쩌면 아주 잠깐 언급한 사회현상에 더 집중해서 이러한 현상이 도드라진 이유와 원인, 그리고 보다 현실적인 입장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점에 대해 더 깊이 다뤘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 현상을 발생시키는 스위치 버튼인 '5가지 마음의 버릇'의 경우 충분히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면서도, '느긋한 사이코패스'로 한데 묶어 설명하다 보니 뭔가 대단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여겨지는데서 이미 우리 모두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처럼 미화된다는 점에 있어 문제가 있어 보인다.


유년기 경험, 특정 상황이나 트리거, 스트레스, 일본 같은 나라의 특성 등의 조건이 맞았을 때 언제든 누구나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점, 그리고 타고난 성향, 사람마다 화가 나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통상의 '화'의 범주를 굳이 끌어다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시되는 불필요한 화, 타인을 강하게 억압하거나 해를 가하는 화, 이를테면 가스라이팅, 이별 살인, 집단따돌림, 직장 내 갑질, 데이터 폭력 등에 집중해서 다뤘다면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저자가 다룬 성장 과정에서 몸에 베는 것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누구도 어쩔 수 없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또 다른 양육자가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좀 더 신경 쓸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 너머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드라마 삼각형'의 위치를 바꾸는 방식(다른 입장에 놓이도록 하는 것), 주변에 지인이나 관공서, 국가기관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제안하지만, 실상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크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일례로 폭력이 발생했을 때, 선생님은 학교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한다. 그보다 더 약한 아이들도 학교나 선생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나온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갑질이나 집단따돌림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인사과나 상급자에게 이야기해도 조직을 위한다는 명분이나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어 실제로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가 해고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소연하거나 방법을 찾을 시간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정신 못 차릴 정도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다 보면 이도 저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하물며 이유나 원인도 없이 벌어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때문에 저자가 제안한 방법론은 그저 이론적으로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방법일 뿐이다.


더불어 요즘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쑥 폭력과 괴롭힘, 공격 등을 당할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나를 지키고 보호하고 싶다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항상 민감한 촉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내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불편하거나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면 즉시 행동으로 옮겨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내가 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지, 불편한지, 상대방은 왜 저런지 이유를 따지고 분석하느라 시간을 보내게 되면 때는 이미 늦는다. 요즘은 그냥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지르는 사람들도 많기에 일단 증거와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우선적으로 수집하고 이후 주변에 피해 상황에 대해 도움을 받을 사람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런데 보통은 도움을 제대로 받을 수 없거나(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고, 또 설사 어떻게 해결이 된다고 해도 같은 상황에서 일상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빨리 상황을 탈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상처를 덜 받고, 빨리 회복하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앞서 증거 등의 자료들을 모으는 이유는 나중에 혹시라도 발생할 일들에 대한 자구책을 위한 대비용으로, 오히려 이렇게 빨리, 조용히 빠져나오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일상에 너무 많은 요즘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사람도 속에는 어떤 마음을 품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다 내보이거나 내주지는 말자.


적절한 안전거리 확보를 통해 내 몸과 마음을 보호하는 것으로, 촉을 민감하게 세워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로, 강단있는 의견피력으로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시켜 피해를 최소화하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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