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 -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시간으로의 여행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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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핵심인 맛과 역사를 만나는 여행"


'해외여행'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를 꼽자면 바로 '먹는 것'과 '역사'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이러한 두 가지 항목에 포커스를 두고 이탈리아 방방곡곡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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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을 여행하든 우리가 여행에서 가장 먼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보는 것과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마 제국의 역사가 깃든 이곳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것을 보고 먹고 느끼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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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중부, 남부 세 지역으로 나누어 여행객들이 꼭 한번 방문하면 좋을 도시들을 선별해 그곳의 전통 음식과 문화, 여기에 맛을 더해 소개한다.

보통의 여행책에서 소개하는 흔한 식당, 흔한 음식이 아닌 지역별 특색에 맞춘 음식과 맛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만약 이탈리아 미식여행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사전 점검을 해봐도 좋을듯하다.


총 3편의 본편과 부록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이탈리아 20개 주의 미식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요리와 치즈, 디저트, 와인까지 다채롭게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본적으로 장착하면 좋을 문화와 역사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고 있어 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퀄리티 있는 사진과 친절한 표기들은 텍스트로 와닿는 않는 상상 속의 음식들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음식의 모양이나 형태, 색감까지 확인할 수 있으며 설명을 통해 맛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풀어가는 방식은 대략적인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음식, 치즈, 디저트, 와인 순으로 나열한다. 이를 통해 공통적으로 이탈리아의 음식에는 치즈와 와인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두 가지가 매우 풍족하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그리고 디저트가 매우 발달한 나라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다채로워 놀라웠다. 텍스트와 사진을 쫓으며 눈으로나마 이탈리아 미식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소개하는 도시의 사진을 다양하게 첨부했다.

더불어 개인적인 견해로, 역사와 미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보고 싶은 도시를 위주로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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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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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경제의 중심지로, 산업이 발달하고 문화의 다양성이 풍부한 곳
▶알프스산맥과 호수가 인상적인 자연 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밀라노, 토리노와 같은 국제적이고 현대적인 도시와 고대의 문화유산을 간직한 도시가 공존
▶이탈리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한 지역으로, 지역민이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


<피에몬테>
로마제국과 중세 군주들의 통치 아래 번성하였으며, 특히 포르투갈 왕조의 영향 아래 중세 도시로 번성했다. 피에몬테 요리는 특유의 풍부한 맛과 다양한 향신료를 활용한 요리로 유명하며 특히 트러플과 와인으로 유명하다.


■도시&역사정보
▷'산기슭'을 의미하는 피에몬테는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주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역사로 유명하며, 알프스산맥과 아펜니노산맥이 이 지역을 둘러싸고 있다.

▷ 이 지역은 비옥한 토양과 전략적 위치 때문에 고대부터 무역과 상업의 중요한 중심지가 됐다.

▷11세기 이 지역은 이탈리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귀족 가문인 사보이 왕가의 통치 아래 통합됐다.

▷주도인 토리노 또한 예술, 문학, 과학의 중심지가 됐으며 풍부한 천연자원과 전략적 위치 덕분에 경제적으로 번영했다.

▷13세기에는 토스카나 대공국이 이곳을 정복했고, 19세기 초에 이르러 이탈리아 통일 운동이 일어나면서 이탈리아의 일부가 됐다.


■음식
▷음식 애호가들은 피에몬테에서 진정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지역의 요리는 대부분 로즈마리, 세이지, 마늘 등의 허브와 향신료로 향과 맛을 더 많이 전달한다.

▷피에몬테 지역에서 유명한 파스타는 '타야린'이라고 불리는 생면 파스타로, 다양한 소스와 함께 즐길 수 있지만, 특히 피에몬테 지역에서는 트러플 소스나 풍미가 강한 라구 소스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가을에는 '알바'지역에서 유명한 흰 트러플을 얇게 썰어 얹은, 섬세하고 세련된 맛의 타야린이 매우 인기가 있다.

▷'바냐 카우다'는 마늘과 멸치가 올리브유에 맛있게 녹아들 때까지 볶아 냄비에 담아내고 작은 불로 따뜻하게 유지하면서 야채나 빵, 때로는 트러플을 담가 먹는 음식이다.

▷'바롤로 리소토'도 이곳의 대표적인 요리이다. 고급 바롤로 와인으로 만든 이 리소토는 매우 맛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알프스산맥을 끼고 있어 목축과 낙동이 발달한 피에몬테는 고기 요리도 유명하다. '비텔로 톤나토'는 얇게 썬 송아지 고기에 참치 소스, 마요네즈, 멸치, 케이퍼를 곁들인 차가운 요리이자 맛있고 상큼한 전채 요리이다.


■치즈
▷피에몬테 치즈는 풍부하고 다양하며 지역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전통 치즈가 유명하다.

▷'로비올라'치즈는 소나 양, 염소의 젖으로 만든 것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전통 치즈 중 하나이다. 신선하고 크리미한 섬세함으로 높이 평가된다.

▷'토마'치즈는 피에몬테의 또 다른 전통 치즈로, 11세기 로마 제국 시대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됐고 지역적으로 다양하게 변형됐다. 토마 치즈는 생산 지역과 가공 기술에 따라 단단함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카스텔마뇨'는 장기간 숙성된 압착 치즈로, 13세기부터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강하고 매운맛으로 유명하며 퐁듀나 전통 요리의 재료로 사용된다.

▷'브라 두로'는 일반적으로 최소 6개월 동안 숙성하는 단단한 치즈로, 강렬한 맛을 지니고 있으며 보통 단독으로 먹거나 신선한 파스타에 갈아서 먹는다.

▷'고르곤졸라'는 원래 롬바르디아산이지만, 피에몬테에서도 인기가 있다. 이 치즈는 독특한 풍미와 '청맥이라 불리는 치즈를 관통하는 청록색 줄무늬로 유명하다.

▷'오첼리 알 바롤로'는 피에몬테 지역의 대표적인 고급 치즈 중 하나로, 바롤로 와인과의 특별한 조합으로 유명하다. 치즈의 표면은 포도 찌꺼기로 덮여 있어 붉은색의 독특한 외관을 보여준다.


■디저트
▷'토르타 피에몬테제'는 피에몬테 지역의 전통적인 헤이즐넛 케이크이다. 가장 유명한 버전은 밀크 초콜릿이 포함된 '토르타 잔두이아 피에몬테제'이다.

▷잔두이아를 틀에 찍어 만들기 시작한 '잔두이오토'는 피에몬테의 전형적인 초콜릿과 현지 헤이즐넛을 혼합해 만든 것으로 삼각형 모양이 특징이다. 이 초콜릿은 기념품으로 판매되기도 하며 피에몬테 초콜릿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복숭아는 피에몬테의 전통적인 여름철 디저트이다. 복숭아 속을 파내고 부서진 아마레티 비스킨, 코코아, 설탕 및 리큐어의 혼합물로 채운 후 오븐에서 구워 휘핑 크림과 함께 먹는다.


■와인
▷피에몬테의 와인 문화는 전통과 혁신의 조합이 특징이다. 많은 생산자가 전통적인 와인 제조 방법을 유지하면서도 와인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데 개방적이다.

▷피에몬테는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 중 하나로, 매우 우수하고 독특한 와인을 생산한다.


<발레 다오스타>
중세에는 다양한 왕국과 대립하여 그 역사가 풍부한 지역이다. 요리는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자랑하며, 육류와 치즈 그리고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를 사용한 요리가 주를 이룬다.


■도시&역사정보
▷이탈리아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발레 다오스타는 알프스산맥으로 둘러싸인 주이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몽블랑'도 이 지역에 속한다.

▷이곳의 독특한 문화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의 영향이 혼합된 것이다.

▷아오스타는 발레 다오스타의 주도로, 인구 3만 5000명의 소도시이다.

▷이 아름다운 마을은 이탈리아 알프스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고 멋진 산, 계곡 및 빙하로 둘러싸여 있으며 풍부한 역사, 독특한 문화, 숨 막히는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로마 시대의 중요한 군사 전초 기지 역할을 했으며 여러 군사 막사와 요새가 이곳에 세워졌다. 또한 이곳은 알프스를 넘어가는 주요 무역로의 거점 역할을 했다.

▷아오스타의 자연은 매우 아름답다. 이 마을은 우뚝 솟은 산, 무성한 녹색 계곡, 맑은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 중 하나는 산양, 독수리 등 희귀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야생 동물의 서식지인 '그란 파라디조 국립공원'이다. 이곳에서는 스키, 하이킹, 암벽 등반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아오스타는 목각, 자수, 레이스 제작 등 전통 예술과 공예품으로도 유명하다.


■요리
▷발레 다오스타의 요리는 따뜻하고 맛있으며 까다로운 미각을 만족시키기에 적합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진정한 산악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추운 산악 지방을 오가며 굳은 치즈를 녹여 먹은 것에서 유래한 스위스의 '라클렛', 프랑스의 '퐁뒤'와 같은 '폰두타'를 즐겨 먹는다.

▷폰티나 치즈와 우유, 버터로 만든 '발도스타나 폰두타'는 발레 다오스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요리중 하나다.

▷전통 요리 중 하나인 '폴렌타 콘치아'는 폰티나 치즈가 폴렌타와 층을 이루고 오븐에서 구워진 푸짐하고 맛있는 요리이다.

▷이 지역의 전통 수프는 산악 지대의 기후와 식문화에 맞춰 고안된 따뜻하고 영양가 높은 요리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주파 알라 발펠리넨체' 수프를 들 수 있다.

▷고기는 발레 다오스타 요리의 기본 요소이다. 버섯과 허브 폴렌타를 곁들인 '로스트 비프'와 쇠고기, 양파, 적포도주로 만든 고기 스튜인 '카르보나다' 등이 있다.

▷또 다른 전통 요리 '코테키노 콘 렌티키에'는 돼지고기 소시지인 '코테키노'와 렌틸콩'을 결합해 다양한 맛의 균형을 이룬다.

▷'아르나디'는 다오스타 계곡에서 생산되고 이탈리아 식품에서 최고 등급을 부여하는 'DOP' 햄의 일종으로, 지역 환경 덕분에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다.


■디저트
▷발레 다오스타는 지리적 위치와 풍부한 역사가 만든 다채로운 문화 요소를 반영하는 독특하고 맛있는 디저트로 풍부한 곳이다.

▷호두와 꿀로 만든 케이크인 '토르타 디 노치'는 보통 디저트로 먹거나 축제 기간에 참가자들에게 제공된다.

▷'테골레'는 '지붕 타일'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발레 다오스타의 전통적인 얇고 바삭바삭한 쿠키이다.

▷'파네토네 발도스타노'는 발레 다오스타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케이크이다.

▷'밀레폴리에'는 '수천개의 잎'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퍼프 페이스트리와 샹티이 크림을 번갈아 겹겹이 쌓고 그 위에 신선한 베리나 현지 꿀을 뿌린 요리로, 특별한 날에 딱 맞는 디저트이다.

▷'살리뇽'은 리코타 치즈에 향신료와 허브를 섞어 만든 전통적인 치즈 요리이다.


■와인
▷발레 다오스타는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와인은 과일 향과 매운맛으로 유명하며 현지 요리와 함께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발레 다오스타는 고도가 높은 포도원에서 자란 적포도에서 얻은 '토레테 스푸만테'와 같은 스파클링 와인도 유명하다.

▷발레 다오스타에서 널리 재배되는 '프티 루즈' 포도 품종으로 만든 '앙페 다르비에'는 상쾌함과 스파이시함이 균형을 이룬 독특한 개성을 지닌 로제 와인이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발레 다오스타의 와인은 산악 지역과 생산자의 열정을 반영하는 독특한 생태적인 보물이다.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고대 로마, 비잔티움 제국, 오스트리아, 베네치아 공화국 등 다양한 제국과 국가에 속해 있었다. 이 지역의 요리는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아 특유의 다양성과 풍부한 맛을 자랑하며, 특히 해산물 요리와 신선한 채소를 활용한 요리가 유명하다.


■도시&역사정보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아름다운 지역으로, 풍부한 역사와 문화, 독특한 자연의 아름다움, 다양한 요리 전통이 있어 여행객에게 완벽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의 요리는 지리적 위치와 역사의 영향을 받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및 슬로베니아의 다양성이 독특하게 혼합됐다.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는 수많은 축제, 박람회, 행사가 열리는 활기찬 곳으로도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행사 중 하나는 전 세계의 영화 제작자와 영화광을 끌어들이는 '트리에스테 국제 영화제'이다.

▷이 매력적인 도시는 '우니타 디탈리아 광장'과 아름다운 '미라마레 성'을 비롯한 많은 문화 명소가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고라치아 성'과 우디네 성' 등 많은 성이 있어서 중세 시대를 엿볼 수 있다.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 아름다운 해변과 맑고 투명한 바다가 있는 멋진 아드리아 해안선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음식
▷이탈리아, 슬로베이나, 오스트리아의 영향으로 다양한 요리가 발달한 미식의 천국이다.

▷'프로슈토 디 산 다니엘레'와 같은 질 좋은 절인 고기와 '몬타지오', '아시아고' 같은 맛있는 치즈도 유명하다.

▷이곳의 유명한 요리 중 하나는 바삭한 치즈 팬케이크인 '프리코'이다. 다른 인기 있는 요리는 '조타'로, 저린 고기인 '살라메 디 사우리스'도 유명하다.

▷이곳은 아드리아해와 인접해 있어 해산물 요리도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요리로는 '브로테토', 소금에 절인 대구 스튜인 '바칼라 알라 트리에스티나'와 토마토 기반의 소스로 요리한 스캄피 요리인 '스캄피 알라 부자라'는 이곳의 주식이기도 하다.


■치즈
▷이 지역은 지역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치즈로 유명하여 잘 알려진 치즈 중 하나는 주로 우디네 지방과 고리치아 지방에서 생산되는 단단한 치즈인 '몬타지오'이다.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의 양유 치즈는 이 지역의 중요한 유제품 유산을 대표하며 독특한 특성으로 높이 평가된다.

▷'페코리노 프리울라노'는 이곳에서 생산된 양유로 만든 전통 치즈이다. 약간 단단하고 헤이즐넛 향이 나는 산미가 느껴진다.

▷'루스티코 프리울라노'는 양유와 우유, 때로는 양유와 염소유를 혼합해 얻은 치즈이다. 이 치즈는 산악 지역에서 생산되며 숙성돼 독특한 맛이 난다.

▷우유로 만든 반경질 압착 치즈인 '라테리아'도 이곳의 자랑이다.


■디저트
▷'구바나'는 프리울리 지역에서 탄생한 전통 디저트로 발효한 반죽과 재료를 달팽이 집 모양으로 말아 굽는다. 단면에도 나선형 무늬가 나타나며 그라파나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으면 맛이 풍부해진다.

▷'프레스니츠'는 특히 트리에스테 지역과 연관이 있는 디저트이다. 이것도 달팽이 집 모양으로 감아 굽는다. 이 케이크는 19세기 초 오스트리아 황제를 위해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프리코'는 정확히 디저트는 아니지만, 달콤한 버전도 있는 전통 요리이다.

▷'스트루콜로 데 포미'는 트리에스테의 전형적인 디저트인데 사과, 건포도, 잣, 계피로 채워진 슈트루델이다.

▷'토르타 살라타'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짭짤한 타르트로, 프랑스의 바삭한 케이크인 갈레트와 비슷한 반죽을 얇게 펴서 채소, 치즈, 고기 등을 채워서 굽는다.


■와인
▷이곳의 와인 지역인 '콜리오'는 여행객이 꼭 방문해야 할 곳이다. 이탈리아 최고의 화이트와인을 생산하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프리울라노'는 콜리오의 가장 특징적인 화이트와인 중 하나이다.

▷레드 와인의 '메를로'는 콜리오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적포도 품종이다. '폴리오 메를로'는 부드럽고 둥근 보디감, 잘 익은 붉은 과일 향과 매콤한 향으로 높이 평가된다.

▷'콜리오 카베르네 프랑' 와인은 검은 과일, 허브, 향신료의 복합적인 향과 우아한 구조감, 입안에 오래 지속되는 여운이 특징이다. 이 와인은 좀 더 전통적인 스타일로 양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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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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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역사의 중심지로,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지역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과 박물관을 포함한 수많은 관광 명소가 위치하고 있으며, 또한 피자, 파스타와 같은 이탈리아 요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역사와 예술을 중시하는 곳으로서 매년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다.


<마르케>
로마 제국의 영향을 받으면서 중세에는 도시 국가로 번성했고, 이탈리아 르네상스기의 중요한 발전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마르케 요리는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트러플,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인기가 많다.


■도시&역사정보
▷이탈리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아름다운 해변과 산악 지형을 볼 수 있으며 문화유산이 풍부한 곳이다.

▷금속 가공과 도자기 생산 기술로 유명한 '피체니족'이 거주했던 로마 이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 로마는 피체니족이 살던 곳을 정복하여 '피체눔'이라 불렀다.

▷중세 시대에는 마르케 지역의 많은 도시가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해 예술, 건축, 문학의 발전에 기여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마르케는 예술적, 문화적 번영을 경험했다. 르네상스 3대 거장 '라파엘로 산초'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가 이곳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하며 이탈리아와 세계 예술계의 큰 흔적을 남겼다.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이후 마르케 지역은 이탈리아 왕국의 일부가 돼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기여했다.

▷오늘날 마르케는 아름다운 경치, 예슬과 문화유산은 물론, 전통 요리와 고급 와인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역사와 전통이 풍부하고 전 세계에서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매혹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아스콜리 피체노'와 '우르비노'가 있다.


■음식
▷마르케는 해안을 따라 널리 퍼져 있는 해산물 요리와 내륙의 인기 있는 요리법으로 해안과 내륙 지역의 영향을 골고루 반영한 다양한 요리의 전통을 자랑한다.

▷새우, 조개 등의 해산물과 함께 올리브유, 와인, 트러플 등의 특산물이 유명하다.

▷'올리브 아스콜라네'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유명한 애피타이저이다.

▷'브로테토'는 화이트와인과 마늘로 맛을 낸 토마토소스와 다양한 현지 해산물로 만든 해물 스튜이다.

▷'빈치스그라시'는 파스타, 미트 소스, 베샤멜 소스, 파마산 치즈를 겹겹이 쌓은 라자냐 요리이다. 단맛이 나며 마르케 요리의 상징이기도 하다.

▷'탈리아텔레 알 타르투포'는 트러플 생산으로 유명한 이곳의 파스타 요리이다.

▷'크레시아 스폴리아타'는 마르케 지역의 전형적인, 속을 채운 포카차의 일종으로, 얇은 반죽 층에 치즈, 절인 고기 또는 야채를 채우기도 한다.


■치즈
▷마르케 지역은 여러 가지 종류의 치즈도 생산한다.

▷'카시오타 두르비노'는 우유와 양유를 혼합해 만든 부드러운 숙성치즈로, 섬세하며 고소한 풍미가 있다.

▷'페노리노'는 양유 치즈로, 신선하고 순한 것부터 숙성된 톡 쏘는 맛까지 여러 숙성 단계를 거친 것들이 있다.

▷'라비졸로'는 우유 또는 혼합유로 만든 신선한 치즈이다.


■디저트
▷마르케에는 흥미로운 디저트도 많다.

▷'피코나티는 마르케에서 유명한 디저트이다.

▷'치암벨로네'는 부드러운 질감과 약간의 레몬 향이 나는 전통적인 케이크이다.

▷'프루스틴고'는 말린 과일, 견과류, 꿀, 향신료로 만든 크리스마스 케이크이고 '판체로티'와 '칼초니'는 여러 재료를 혼합해 속을 채운 달콤한 만두 같은 피자이다.

▷사과 튀김인 '프리텔레 디 멜레'는 이곳의 전통 디저트이다.

▷'치체르키아타'는 마르케 지역의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작은 공 모양의 반죽을 튀겨서 꿀과 섞은 일종의 달콤한 도넛이다.


■와인
▷마르케 지역은 훌륭한 와인 생산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의 와인은 '베르디키오', '로소' 등이 유명하다.

▷'라크리마 디 모로 달바'는 향기가 인상적인 와인이다. 라크리마는 '눈물'이라는 뜻인데, 포도가 숙성했을 때 눈물처럼 진액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라치오>
고대 고마의 중요한 항구 도시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로마 제국의 휴양지로 유명하며 라치오 요리는 지중해 특유의 신선하고 풍부한 맛을 가진다. 특히 해산물 요리와 신선한 채소를 활용한 요리가 인기가 있다.


■도시&역사정보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하며 로마를 비롯한 다양한 도시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 맛있는 음식과 와인으로 유명하다.

▷밀라노, 피렌체 등과 같은 대도시들과 교통이 잘 연결돼 있고, 로마 제국의 유산으로 잘 알려진 고대 로마시가 있어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로마 제국 시대의 유적지인 '콜로세오', '판테온', '팔라티노' 등은 라치오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또한 '바티칸 시국', 교황의 별장인 '카스텔 간달포' 등도 유명하다.

▷이 밖에 '티볼리 정원', 테르미니의 '스파 타운' 등이 있다. 티볼리 정원은 전통적인 이탈리아풍의 아름다운 정원과 로마 제국 시대에 건설된 아르데코 양식의 빌라로 유명하다.


■음식
▷라치오 지역은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음식과 와인이 풍부하고 로마 요리로 유명하다. '파스타 카르보나라', 로마식 피자 카프레제',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스파게티 알라 카르보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로마에 주둔한 미군이 베이컨과 달걀을 식량으로 가져왔을 때 탄생했다고도 한다. 덕분에 식량이 부족했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요리의 독창성을 보여 줬던 간단하면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풍미가 가득한 요리이다.

▷'부카티니 알라마트리치아나'는 또 다른 로마 요리의 고전으로 통하는 파스타이다.

▷'살팀보카 알라 로마나'는 생햄과 세이지 잎으로 덮은 송아지 고기 조각을 화이트와인, 버터와 함께 팬에 조리한다. 섬세하고 향긋한 맛이 나는 요리이다.

▷'수플리'는 주먹밥에 라구, 모차렐라 치즈를 넣고 튀긴 것으로, 보통 간식이나 애피타이저로 먹는다.

▷'아바키오 알라 스코타디토'는 어린 양고기를 절여 구워 낸 요리이다.

▷라치오의 요리는 로마라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선하고 소박한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요리들은 수 세기에 걸친 이 지역 여러 공동체의 영향을 보여 주기도 한다.


■치즈
▷라치오 지방은 다양하고 맛있는 치즈를 탄생시킨 전통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전형적인 치즈 종류는 다음과 같다.

▷'페코리노 로마노'는 라치오의 가장 상징적인 치즈로, 파스타나 수프에 갈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카초피오레'는 라치오의 비테르보 지방의 대표적인 치즈이다.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하고 섬세한 맛이 있어 치즈 자체만 먹거나 갓 구운 빵과 함께 먹어도 좋다.

▷'피오레 델 라치오'는 '라치오의 꽃'이라는 의미로, '피오르 디라테'라고도 알려진 꽃 모양의 치즈이다. 부드러운 질감으로 인해 빵에 바르거나 신선한 과일과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

▷풍부한 토지와 목초지를 갖춘 라치오 지방은 지역의 낙농 전통을 반영하여 독특한 맛의 다양한 치즈를 생산한다.


■디저트
▷라치오에서 인기 있는 디저트로는 '마리토초', '크로스타타 디리코타', '칸놀리 알라 로마나', '모스타촐리', '주파 잉글레제', '판잘로' 등이 있다.

▷'마리토초'는 달콤한 전통적인 로마식 롤빵으로, 아침 식사 또는 디저트로 먹는다.

▷'크로스타타 디 리코타'는 전통적인 이탈리아 리코타 치즈 타르트이다.

▷'칸놀리 알라 로마나'는 부드러운 스펀지 케이크와 비슷한 반죽으로 만든 파이프 모양의 페이스트리이다.

▷'모스타촐리'는 꿀, 아몬드, 코코아로 만든 다이아몬드 모양의 쿠키이다.

주파 잉글레제
▷'주파 잉글레제'는 라치오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에서 인기 있는 디저트이다.

▷'판잘로'는 전통적인 로마의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판잘로'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노란 빵'을 의미하는 '파네 잘로'에서 유래했으며 황금색 빵을 의미한다.


■와인
▷라치오의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가벼운 맛과 깨끗한 향이 특징인 화이트와인 '칸넬리노디 프라스카티'와 레드 와인 '체사네제델 피글리오 DOCG'가 있다. 칸넬리노 디 프라스카티는 로마에서 40km 떨어진 프라스카티 지역에서 생산되며 약간 스파이시한 맛이 특징이다.

▷'마리노'는 맛이 진하고 강한 향이 있으며 '카스텔리 로마니'는 과일 향이 강하고 달콤하다.

▷'트레비아노'는 밝은 노란색을 띠며 과일 향과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세자네제'는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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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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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변과 섬들로 유명하며 지중해의 따뜻한 기후를 즐길 수 있는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농촌 지역이 많아 신선한 농산물과 해산물 그리고 풍미 있는 와인과 더불어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유적지와 중세 시대의 마을이 많이 있으며 고대 유적지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탈리아 남부는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지역으로, 그 특성이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와 복합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바질리카타>
로마 제국 시대에는 군사적 중요성을 갖췄으며, 중세 시대에는 성장하면서 도시 문화가 번성했다. 요리는 지중해의 신선한 재료를 활용하여 특유의 간단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도시&역사정보
▷'루카니아'라고도 알려진 바질리카타는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멋진 풍경과 독특한 요리, 인상적인 역사적 명소로 유명하다.

▷오늘날 바질리카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도시 '마테라'를 포함한 많은 역사적인 랜드마트를 둘러볼 수 있다. 마테라는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여겨지는 '사시'라고 알려진 독특한 동굴 거주지로 유명하다.

▷바질리카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는 '폴리노 국립공원'과 '아펜니노 루카노 국립공원'이 있으며 두 곳 모두에서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모래사장과 맑은 바닷물이 특징인 해안선도 아름답다.


■요리
▷바질리카나는 담백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풍성한 맛을 내는 요리로 유명하다.

▷유명한 전통 요리는 '파스타 콘 이 페페로니 크루시'로, 마른 고추를 얹어 바삭해질 때까지 튀긴 파스타이다. 이 요리는 현지 재료 사용과 지역 요리의 창의성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예이다.

▷또 다른 전통 요리로는 나무 화덕에서 굽는 소박한 빵의 일종인 '파네 디 마테라'가 있다. 이 빵은 바삭한 크러스트와 부드러운 크림으로 유명하며 다양한 요리의 베이스로 사용된다.

▷'루카니카'는 바질리카타의 전형적인 소시지로, 다진 돼지고기를 채워 현지 향신료로 맛을 낸다.

▷말린 잠두콩과 향기로운 허브로 맛을 낸 걸쭉한 수프인 '파바 코토라'와 같은 콩류 요리도 유명하다.

▷바질리카타의 상징적인 요리인 '파스타 알라 포텐티나'는 목동들의 소박한 식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파스타 알라 포텐티나는 가장 맛있는 식사가 장 단순한 재료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치즈
▷바질리카타의 치즈는 달콤한 향기와 부드러운 식감, 풍부한 맛을 가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치즈 중 하나이다. 특별한 모습과 풍미로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표현하는 치즈이다.

▷'리코타 디 카프라'는 염소유로 만드는데, 치즈를 만들 때 젖을 거르고 남은 액체로 만든 신선한 치즈이다. '리코타'는 '재생', '다시 요리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치즈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우유를 재활용해서 만든다. 크리미한 농도와 섬세한 맛이 있어 달콤하고 풍미 있는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

▷이 밖에도 강하고 향긋한 풍미가 있는 숙성된 페코리노 치즈인 '코리노 디 필리아노'를 비롯한 다양한 치즈를 생산한다.


■디저트
▷'모스타촐리'는 꿀, 초콜릿, 견과류, 향신료가 들어간 페이스트로 만든 직사각형 또는 원통 모양의 비스킷이다. 구운 후 초콜릿 아이싱이 감싸기도 한다.

▷'카르텔라테'는 밀가루, 레드 와인, 기름, 설탕으로 만들어 페이스트를 얇은 장미 모양으로 튀긴 디저트이다. 튀긴 후 보통 꿀이나 달콤한 과일 시럽인 빈 코토에 담근다.


■와인
▷바질리카타는 현지에서 재배한 토종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은 이탈리아 최고의 적포도 중 하나로 꼽히는 '알리아니코' 포도로 만든 풀보디 레드 와인 '알리아니코 델 불투레'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와인은 검은 과일, 가죽, 담배 향 등 복합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다.

▷'알리아니코 델 불투레'는 화산 토양에서 자란 포도에서 오는 독특한 미네랄리티와 구조가 특징이다. 이 와인은 강한 타닌과 높은 산도, 체리, 초콜릿, 향신료 향을 갖고 있다. 오래 숙성할수록 풍미가 좋으며 숙성 후에도 맛이 좋다.

▷알리아니코 포도로 만든 '로자토 디 리오네로'와 같은 로제 와인도 생산한다. 이 로제 와인은 신선함과 생동감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곳의 또 다른 토종 포도나무는 신선하고 향긋한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그레코 비앙코'이다. 흰색 과일, 감귤류 및 꽃 향을 지니고 있으며 지역 고유의 테루아를 반영한다.

▷바질리카타의 와인 생산은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함께 현지 와인의 진정성과 특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질리카타 와인은 뛰어난 특성과 복합성을 지닌 레드 와인으로, 지역의 독특한 생태적 유산을 나타낸다. 와인 애호가이거나 이탈리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의 분위기를 알고 싶다면 바질리카타의 와인은 확실히 경험해 볼 가치가 있다.

▷바질리카타는 종종 소화제로 사용되는 쓴맛의 허브 리큐어인 '아마로 루카노'와 같은 리큐어로도 유명하다. 또 다른 리큐어로는 야생 허브와 꿀로 만든 달콤한 '사사노'가 있다.


<시칠리아>
이탈리아의 가장 큰 섬으로, 지중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식민지로 시작하여 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으며, 중세에는 다양한 왕국과 군주들의 통치를 받았다. 시칠리아 요리는 지중해의 풍부한 재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맛과 향을 자랑하며, 특히 피자, 파스타, 카포나타 등이 유명하다.


■도시&역사정보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인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본토와의 사이에 메시나 해협을 두고 있다..

▷시칠리아는 세계에서 45번째, 유럽에서 7번째로 큰 섬이며 지중해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시칠리아는 고대 그리스의 문화 중심지였으며 다양한 문화가 이 지역에 영향을 미쳤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그리스, 로마, 바로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건축물과 문화유산이 발견된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자랑하는 '팔레르모'는 시칠리아의 주도이자 최대 도시이다.

▷이곳의 여러 시장 중 '발라로', '부치리아', '카포'는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카타니아 인근의 에트나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화산으로 유명하며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음식
▷시칠리아의 먹거리는 이 지역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은 자연에서 재배되는 식물과 고유의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많고, 지중해의 다양한 식재료와 문화적인 영향이 결합하여 다른 이탈리아 지역의 음식과는 또 다른 특별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시칠리아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아란치니'이다. 아란치니는 10세기부터 만들어 먹던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안티파스토 요리이다. 둥글게 뭉쳐서 굽거나 튀긴 모양이며 간단하고 맛있어서 인기가 매우 높다.

▷'카르파초 디 페셰'는 연어, 참치, 농어 등 생선을 얇게 썰어 레몬즙, 올리브유, 소금, 후추로 절인 후 신선한 샐러드나 크루통과 함께 먹는 가볍고 세련된 요리이다.

▷생선 튀김인 '푸리투라 디 파란차'는 다양한 작은 생선과 해산물을 반죽에 넣고 바삭하게 튀긴 요리이다.

▷'스카차타 카타네제'는 맛있는 시칠리아의 치즈 파이로, 카타니아 지역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요리이다.

▷시칠리아는 파스타의 고향이라고도 한다. 많은 파스타 중에서 '부카티니 콘 레 사르데'는 신선한 정어리와 허브, 사프란, 건포도, 잣, 소금에 절인 엔초비 등이 들어가며, 아랍 요리의 영향을 받은 파스타이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리소토'라는 음식도 밀라노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시칠리아에 들어온 아랍인들이 만들어 먹었던 쌀 요리이다.


■치즈
▷미식 전통이 풍부한 섬인 시칠리아는 풍요로움을 반영하는 고품질 치즈 생산으로 유명하다.

▷'페코리노 시칠리아노 DOP'는 양유로 만드는 단단한 치즈이다.

▷'라구자노 DOP'는 이탈리아의 고유한 치즈로, 고대부터 전통적으로 시칠리아에서 생산됐다.

▷'프로볼라 데이 네브로디'는 네브로디 산맥 지역에서 생산되는 늘어지는 연한 치즈이다. 둥근모양과 일관성 있는 탄력을 지니고 있으며 호두나무와 밤나무로 훈연 가공해 맛은 달고 살짝 스모키한 향이 난다.

▷'카네스트라토'는 시칠리아의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단단한 치즈이다. 이름은 전통적인 바구니 모양에서 유래됐다. 강하고 향긋한 맛이 있으며 맛을 내기 위해 양념을 하기도 한다.


■디저트
▷'칸놀리', '카사타', '세테벨리', '그라니타', '젤라토'와 같은 디저트는 시칠리아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디저트로 알려져 있다.

▷파이프 모양으로 튀긴 페이스트리 속을 크림 등으로 채운 '칸놀리'는 팔레르모 지역에서 유래하거나 유명해진 디저트이다.

▷'그라니타'는 슬러시처럼 얼음을 갈아 커피, 아몬드, 과일주스 등을 넣은 것이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젤라토는 쫀득한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이다.


■와인
▷시칠리아 와인은 섬의 풍부한 역사, 문화 및 테루아를 반영하는 독특하고 다양한 맛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인기있는 와인 중 하나인 '네로 다볼라'는 어두운 과일 향과 향신료 향이 나는 풀보디 레드 와인이다.

▷네로 다볼라를 비롯한 시칠리아 와인은 발표와 숙성을 위해 테라코타 암포라를 사용하는 등 독특한 와인 제조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기술한 대대로 전해지는 섬의 풍부한 문화유산 중 하나이다.

▷섬은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듦과 동시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온도를 조절하면서 포도 재배에 완벽한 조건을 조성한다. 섬의 토양은 화산 토양, 석회암 및 점토로 매우 다양하며 모두 시칠리아 와인의 독특한 풍미와 향에 영향을 미친다.

▷시칠리아의 주요 와인으로는 '에트나 로소', 마르살라', 파시토 디 판텔레리아' 가 있다.

▷'에트나 로소'는 에트나산의 화산 토양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며, 뛰어난 미네랄리티, 높은 산미, 복합적인 과일 향을 가진다.

▷'마르살라'는 강화 와인인데, 숙성과정에서 캐러멜, 견과류, 말린 과일 향이 난다. 드라이부터 스위트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있고 주로 요리 재료로 사용하지만, 디저트 와인으로도 즐길 수 있다.

▷'파시토 디 판텔레리아'는 건포도로 만든 디저트 와인이다. 농축된 과일 향과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사르데냐>
지중해에 있는 이탈리아 섬으로, 카르타고와 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으며, 중세에는 피사 왕국의 아라곤 왕국의 영향을 받았다. 사르데냐 요리는 특유의 풍부한 향신료와 해산물을 사용하여 맛을 낸다는 특징이 있다. 그중에서도 파스타,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


■도시&역사정보
▷이탈리아 반도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섬으로, 오래전부터 여러 문명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탈리아의 섬 중 두 번째로 큰 사르데냐에서는 지중해 해안의 푸른 바다와 함께 신비로운 석호, 웅장한 산맥 등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부한 음식, 와인, 디저트를 만나볼 수 있다.

▷중세 성당, 요새 등 많은 역사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 지역만의 독특한 언어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사르데냐의 주도인 '칼리아리'는 중세 요새와 성당 등 전통적인 건축물, 돌로 만들어진 성벽과 탑 등이 매력적인 해안 도시이다. 아름다운 해변과 해상 생태계로 유명해 다이빙, 스노클링, 서핑 등 다양한 수상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음식
▷사르데냐의 먹거리는 지중해 음식의 전통과 풍부한 식재료를 기반으로 한 특색 있는 음식들이 많다. 사르데냐에서는 지중해의 전통적인 먹거리를 즐길 수 있고, 유기농 농장과 과수원이 많아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맛볼 수 있다.

▷사르데냐의 대표적인 음식인 사르데냐 양고기 요리는 이 지역에서 자주 먹는 전통 요리로, 양고기를 구운 후 로즈마리, 생강, 감귤 등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유명한 음식은 '포르세토'로, 이는 돼지고기를 구운 후 고추, 로즈마리 등의 허브와 함께 먹는 이탈리아 전통 요리이다.

▷'포르세두'로 알려진 돼지고기 요리도 매우 유명한데, 오로지 어미의 모유만 먹은 무게 8kg이 채 되지 않는 새끼 돼지로 만들어서 매우 부드럽다.

▷이 지역에서 즐겨 먹는 음식은 꼬치구이 '스피에디노'와 '쿨루르조네스 파스타'이다. '스피에디노'는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다양한 육류와 채소를 꼬치에 꽂아 불에 구운 요리이며 '쿨루르조네스 파스타'는 지중해 지역에서 유래된 것으로, 쇠고기, 치즈, 감자 등을 가득 채운 파스타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해산물 요리인 '스파게티 알레 봉골레'는 바다에서 채집한 조개로 조리해 매우 싱싱하고 가벼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파네 카라자우'라고 불리는 빵은 독특한 맛과 긴 유통 기한으로 사랑받는 사르데냐 요리의 아이콘이다.

▷'페코리노 사르도'는 양유로 만들며 1991년 원산지 지명을 부여받았다. 유럽 연합의 보호를 받는 치즈 중 하나이다. 이 치즈는 깊은 맛과 함께 씹는 맛과 향이 일품이다.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아주 독특한 치즈로는 파리 유충을 이용해 발효시킨 양유로 만든 페코리노인 '카주 마르추'가 있다. 곤충 알이 치즈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명 '썩은 치즈' 또는 '구더기 치즈'이다. 발효 과정을 넘어 부패돼 치즈 안의 유충이 죽은 상태가 되면 이 치즈는 먹을 수 없으므로 유충이 살아 있을 때 먹는다고 한다. 전통 사르데냐 치즈이며, 미국에서는 판매가 금지된 치즈이다. 대담한 맛과 전통 생산 방식으로 유명한 독특한 치즈이다.


■디저트
▷이곳은 독특하고 맛있는 진미를 포함한 풍부한 제과 전통으로 유명하다.

▷잘 알려진 디저트 중 하나는 얇은 반죽에 신선한 치즈를 채우고 꿀에 찍어 튀긴 '세아다스'이다.

▷다른 전통 디저트로는 부드러운 아몬드 맛의 비스킷인 '사르데냐 아마레티'와 건포도와 말린 과일로 만든 작은 과자인 '파파시니'가 있는데, 크리스마스 기간에 많이 만들어 먹는다.

▷또 다른 유명한 디저트로는 '세미프레도'이다. 세미프레도는 '반 얼음 상태'를 의미하는데, 마치 아이스크림과 케이크가 합쳐진 것 같은 맛이다. 프레드는 특히 여름에 인기 있는 디저트이다.

▷새콤달콤한 딸기와 마스카르포네 치즈로 만든 '푸디나'도 사르데냐 지역에서 많이 먹는 디저트 중 하나이다.


■와인
▷사르데냐의 포도 재배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이 지역은 독특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칸노나우 디 사르데냐'는 주로 지역 특산품인 칸노나우 포도로 만드는 사르데냐의 독특한 와인 중 하나이다. 칸노나우 와인은 사르데냐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와인이다.

▷누라기 석탑의 전설은 칸노나우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숨어 있는 마법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칸노나우를 함께 마시는 것은 지역 사회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베르멘티노 디 갈루라'는 신선하고 향기로운 고급 화이트와인으로, 사르데냐의 생선 요리와 아름답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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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와인&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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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더 알아보기

1. 와인의 역사
와인은 포도가 발효해 만들어진 알코올 성분의 술을 말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포도주', 영어로는 '와인', 프랑스어로는 '뱅', 독일어로는 '바인',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로는 '비노'라고 한다. 포도주를 의미하는 이러한 단어는 '비눔'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처음 와인을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와인은 기원전 600년경에 고대 로마로 전해지면서 누구나 마실 수 있는 술이 됐으며 이러한 와인의 보급은 로마 제국 원정기에 이르러 더욱 확산됐다. 유럽의 많은 지역을 정복한 로마군은 석회가 많고 오염된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나눠 줬다고 한다.

와인은 4세기 초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후 교회 성찬용으로 사용되면서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로마 제국의 멸망 후 중세 시대에도 로마 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종교적 의미를 유지하였다.

이렇게 와인은 역사의 발전과 함께 지역 생산품의 한계를 넘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세계화되었다.


2. 와인의 등급
와인 등급의 시작은 나폴레옹 3세가 1851년 최초의 만국 박람회장에서 영국의 최신 건물 등을 보고 자극받아 그들에게 없는 와인을 소개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1855년에는 프랑스의 공식 분류 등급이 만국 박람회에 소개됐다. 이것이 최초의 와인 등급이며 이후 프랑스는 1935년 <원산지 통제법>을 제정, 국가적인 와인 품질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러한 등급 체계는 와인을 생산하던 스페인, 이탈리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 와인 등급 시스템은 와인의 품질과 원산지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체계이다.

①DOCG
최고 등급의 와인으로, 원산지와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②DOC
DOCG보다 약간 낮은 등급이지만, 품질과 원산지를 엄격히 관리한다.

③IGT
비교적 자유로운 규제를 받는 와인 등급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와인을 만들기 위해 도입되었다.

④VdT
가장 낮은 등급의 와인으로 일반적으로 '테이블 와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등급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와인의 품질과 원산지를 보장하며, 이탈리아 와인의 명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등급이 와인 맛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와인을 선택할 때 등급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3. 와인의 구분
와인은 레드 와인, 화이트와인, 로제 와인, 스파클링 와인, 아이스 와인, 강화 와인으로 나눌 수 있다. 색에 따라 레드 와인, 화이트와인, 로제 와인으로 구분하고, 탄산가스가 함유된 발포성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분류한다.

①레드 와인
이탈리아인들이 매일 식사할 때 함께 마시는 레드 와인은 세포가 노화하는 것을 막아주고, 염증을 유발하는 효소를 억제해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같은 레드 와인이라도 빛깔과 맛이 다른 이유는 포도 품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②화이트와인
화이트와인은 레드 와인 못지않게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근육 생성에 도움을 주고, 식중독을 예방하기도 하며 항균 작용이 있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화이트와인은 청포도나 껍질을 제거한 적포도의 알맹이만을 사용해서 만드는 와인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보다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지는데, 보통 7~13도 사이의 시원한 온도는 와인의 신선한 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화이트와인은 가볍고 신선한 요리와 잘 어울리는데, 예를 들어 해산물, 생선, 가금류, 신선한 치즈 및 야채 요리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화이트와인도 드라이 와인부터 스위트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 화이트와인은 신선함과 향의 생동감을 느끼기 위해 숙성되기 전에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샤르도네와 같은 일부 품종은 숙성으로 인해 이점을 얻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깊은 맛을 지닌다.

③로제와인
레드 와인과 화이트와인 말고도 그 중간 정도의 색을 띠는 예쁜 핑크빛의 로제 와인이 있다. 로제 와인은 포도가 익었을 때 수확하되, 너무 달지 않도록 해야 하고, 원하는 색상을 얻기 위해 수확 시기를 조정한다.

로제 와인을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블랜딩 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포도의 알과 껍질을 넣고 껍질의 색소와 타닌을 침용 과정을 거쳐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핑크빛이 우러나오면 그 포도즙을 가지고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밖에 아무런 과정 없이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압착해서 만드는 방법도 있다. 다른 와인은 수 주일에 걸쳐 발효시키는 반면, 로제 와인은 6시간에서 48시간 이내로 발효시킨다.

로제 와인의 경우, 신선한 향을 보존하기 위해 더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④스파클링 와인
결혼식 파티, 경기에서의 승리 등 축하할 일이 있는 장소에서 흔히 사용하는 와인이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와인 속에 탄산가스가 많이 들어 있다. 일반 와인과 달리 잔에 따르면 발포성 기포가 올라온다.

스파클링 와인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 '스페인에서는 '카바', 독일에서는 '젝트', 프랑스에서는 '샴페인'이 유명하다.

스푸만테처럼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때 보통 두 가지 방법이 쓰인다. 2차 발효를 병에서 진행하는 것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진행하는 방법이다. 병에서 발효하는 것은 '메토도 클라시코'라고 불리는 고전적인 방법이고 탱크에서 발효하는 것은 19세기에 개발된 좀 더 현재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⑤귀부 와인
썩은 포도, 즉 곰팡이가 핀 포도로 아주 맛있는 와인을 만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곰팡이 핀 포도로 만든 와인을 '귀부 와인'이라고 한다.

'귀부'라는 단어는 '귀할 귀'와 '썩을 부'라는 한자를 사용한다. 영어의 '노블 럿'을 한자로 표현한 것이다. 귀부와인은 아무 곰팡이가 아니라 '보트리티스 시네레아'라는 회색 곰팡이가 핀 포도로 만든다.

이 곰팡이는 포도의 수분을 빨아들여 당도가 높은 스위트 와인을 만들게 하는데, 일반 스위트와는 다른 맛을 낸다. 이러한 귀부 균은 아무 데나 생기지 않고 몇 가지 자연적인 기후 조건이 맞아야만 생긴다.

귀부 균이 생기면 포도는 수분이 날아가 쭈글쭈글해지지만, 당분은 그대로 남아 있어 매우 달콤한 맛을 낸다.
세계 3대 디저트 와인으로는 헝가리의 '토카이', 프랑스의 '소테른', 그리고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를 들 수 있다. 이 셋의 공통점은 바로 귀부 와인이라는 것이다.

⑥아이스 와인
귀부 와인만큼 유명한 아이스 와인은 수확기가 지나도 포도나무에 남아 있다가 겨울 추위에 자연적으로 얼어붙은 포도를 이용해 만든다. 이 공정을 통해 천연 당도 함량이 높은 달콤하고 강렬하며 향기로운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아이스 와인의 특징은 포도를 겨울에 수확한다는 것이다. 아이스 와인의 수확은 포도나무의 포도가 얼어붙을 만큼 기온이 낮은 겨울의 이른 아침 시간에 이뤄진다.

언 포도를 냉동 상태에서 압착하여 얼음과 기타 고형물은 남기고 고농축 즙만 추출한 후 농축된 머스트를 발효시켜 와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당도가 높기 때문에 달지 않은 와인보다 발효 과정이 좀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이러한 아이스 와인은 강렬한 단맛과 신선한 산미가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스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 즐기거나 단독으로 마시거나, 달콤한 치즈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생산하기 힘들고 특별한 기후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특하고 귀중하다.

⑦강화 와인
강화 와인은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도로 만든 증류주인 브랜디를 첨가한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와인의 도수는 12도에서 15도 사이인데 강화 와인은 15도에서 22도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발효 중 또는 발효 후에 알코올을 첨가해 와인 도수를 높이는 관행은 와인의 감각적 특성을 보존하고 개선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개발됐다.

대표적인 강화 와인으로는 스페인의 '셰리' 와인, 포르투갈의 '포르토' 와인을 들 수 있다.

강화 와인은 보통 전통적인 이탈리아 요리에 사용되어 깊이와 풍미를 더하며 휴일 및 축하 행사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커피 더 알아보기

1. 이탈리아의 지역별 커피 문화
이탈리아는 그 무엇보다도 커피 문화로 유명하며 지역별로 고유한 커피 스타일과 전통이 있다.

①이탈리아 북부
이탈리아 북부는 진한 에스프레소를 선호한다. 밀라노의 토리노 같은 도시에서는 에스프레소보다 짧게 추출한 '리스트레토'나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살짝 올린 '마키아토'를 많이 마신다.

이곳 북부의 카페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빠른 서비스와 함께 서서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②이탈리아 중부
이탈리아 중부, 특히 로마에서는 '카페'라고 불리는 표준 에스프레소를 많이 마시며 카푸치노보다 더 많은 우유를 넣은 커피인 카페라떼도 인기가 있다. 이 지역의 커피는 부드럽고 균형 잡힌 맛이 특징이다.

로마의 카페는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카페에서 앉아 천천히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있다. 아침에는 카푸치노와 크루아상을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③이탈리아 남부
남부, 특히 나폴리에서는 강하고 진한 에스프레소를 선호한다. '카페 알라 나폴레타나'라고 불리는 나폴리 스타일의 커피는 매우 진하고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나폴리의 커피는 일반적으로 진한 로스팅을 사용하여 강렬한 맛을 낸다. 남부의 카페는 활기차고 사교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중요하다.


2. 이탈리아의 커피 브랜드
우리에게도 익숙한 '라바차', '일리', '킴보'는 모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이다.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의 총개수는 정확하게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존재한다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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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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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탈리아 안에서도 지역별(북부/중부/남부)로 확연히 차이나는 놀라운 이탈리아의 미식문화를 살펴보며 이탈리아는 역사적, 문화적인 부분 외에도 경험하고 참고할 만한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특히 중북부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남부의 문화까지 함께 살펴보며 이탈리아 전반의 역사적 특징과 미식문화까지 알 수 있어 유용한 시간이었다.

지역별로 다른 특성에 더해, 도시별로 환경, 기후, 토양 등의 차이에 따라 다른 형태와 모양, 맛으로 드러나는 음식, 치즈, 디저트, 와인은 살펴볼수록 침샘을 자극한다.

한국에는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나 종류별로 다양한 치즈는 쉽게 볼 수 없기에 더 눈길이 간다.

이탈리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와인과 커피에 관해서는 부록에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좋았는데, 본편에서 언급되는 와인의 품질등급이라던가, 기본 상식선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무겁지 않게 핵심 내용만 담고 있어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신선하고 새로운 내용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 마치 이탈리아 전역을 미식여행을 하듯 살펴볼 수 있었던 이 책 덕분에 오늘도 흥미로운 책으로의 여행을 잘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장기 여행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할 수 있게 되면 곳곳에 기록해둔 전통음식과 디저트를 맛보고, 와인 생산지에서 와인과 치즈를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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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의 온기 -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작가의 숨
윤고은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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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빈틈 속에서 만나는 특별한 일상!"


수많은 책 목록 중 한 권을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읽었는데, 뭔가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나를 놀래키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였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아무런 정보 없이'인데, 사전에 간단한 소개 글이나 작가 정보, 심지어 장르조차 모르고 읽다가 불현듯 빠져드는 책을 만나게 되면, 마치 보물 찾기를 하다 꼬깃하게 접힌 종이를 수풀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들어 더없이 즐겁고 행복해진다.

이 책에는 일상의 빈틈 속에서 발견한 소소하지만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순간들이 가득 담겨 있는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나쳤던 비슷한 경험들이 절로 소환될 것이다. 더불어 흐릿하게 자리 잡고 있던 기억들에 새로운 색이 입혀지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재치 있는 필체에 다소 엉뚱한 허당끼까지 더해진 저자의 일상을 들여다보다 보면 흔한 일상이 다채롭게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일상의 빈틈 속에서 발견한 소소하고 특별한 하루들이 약 60여 편의 산문으로 에피소드처럼 담겨있다.

특히 1장의 내용들은 웃음 포인트가 꽤 많은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봄직한 에피소드들이 많아 더 집중하며 읽게 된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상만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페이지가 뒤로 넘어갈수록 점차 자신만의 감성이나 취향, 버릇 등이 반영된 에피소드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이것들을 만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간략히 살펴보면, 1장에는 일상 속 저자의 빈틈으로 인해 발생한 에피소드들이 주로 담겨있다. 2장에는 왕복 세 시간의 지하철 출근길에서 상상하고 경험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다. 3장에서는 여행과 관련된 저자의 취향과 에피소드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기록으로 남겨둔 저자의 취향과 일상의 빈틈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닌 일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에피소드들인데, 저자의 빈틈(허당끼)과 기록, 여기에 더해 재치 있는 필력이 더해지며 '특별한 일상'으로 기록된다. 덕분에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가 된다.

일상에서 우리가 매일 겪는 웃음, 고단함, 슬픔 등을 저자만의 감성으로 절묘하게 포착해 낸 빈틈을 살펴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럴 수 있지', '나도 그랬는데'하며 위안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살면서 때때로 마음이 무너지거나 회색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웃음 지어보면 어떨까 한다.


=====
어느 새벽에 깨어 있으면 책장이 수상해 보일 때가 있다. 섣불리 건드린 책 한 권이 그 에너지를 누적해두었다가 내가 잊고 있을 때 툭, 옆으로 눕거나 아래로 추락하기도 하니까.

영화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이라면 그 순간 조금은 긴장할 것이다. 책장 뒤에 무엇이 있을지 나는 모른다. 책장 뒤 세계에 대해 장담할 수 없고. 그러니까 다 의도한 거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속수무책으로 유영할 뿐이다.
35페이지 中
=====

책장과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유쾌하게 그려진 이 에피소드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봄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두고 쓰던 물건이 꼭 쓰려고 하면 사라지는 마법!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책이 불현듯 툭 쓰러진다거나, 찾으면 없다가 새로 사면 튀어나오는 일들은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겪는 일 중 하나다.

그런 흔하고 흔한 일상에 영화 <인터스텔라>의 내용을 접목해 상상을 더하니 어쩐지 꽤 참신한 일상이 된 듯하다.


=====
궁남지의 '오이'→궁남지의 '오리'
오이와 오리, 상관없는 두 세계의 소개팅 성공이다.
(...)
블레이크와 크레이그.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꼭 다니엘 크레이그가 함께 떠오른다는 게 황당하다.
(...)
워런 버핏과 워런 비티. 이 둘도 자꾸 섞여서 워런 버핏과 아네트 베닝을 부부로 만들곤 한다. 워런 비티는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안데르센과 나폴레옹. 둘 다 우리 동네에 존재하는 빵집인데 늘 두 곳을 혼동한다. 안데르센과 나폴레옹은 전혀 닮지 않았는데 왜 자꾸 섞이는지 모를 일.

따옴표와 깜빡이. 자동차 깜빡이와 문장부호인 따옴표가 흡사하게 보이는 거, 나에게만 해당되나?
(...)
강력한 후보와 덜 강력한 후보의 차이는 미미하다. 오류의 세계에서 어떻게 실력을 논한단 말인가. 다만 올해의 오타상의 후보들이 우리를 피식 웃게 하는 건 확실하니 일단 후보는 많이 모아야 한다.
54~56페이지 中
=====

남들이 보면 황당하다 할 수 있는데, 나만 헷갈리고 나만 버퍼링이 걸리는 단어나 말들이 있다. 경험과 어떤 이미지가 만나 생성되는 나만의 조합은 이처럼 때로 웃음을 유발하며 일상에 활력을 더한다.


=====
내가 열차의 네모난 창문을 액자 삼아 서울의 일몰을 본다는 것은 겨우 몇 초간 허락된 호사인 것이다. 아침에 말간 표정을 짓고 있던 도시가 얼마만큼 화려해지는지 알고 싶다면 해 질 무렵 한강 다리를 지하철로 건너가야 한다.
(...)
압구정역과 옥수역 사이, 한강을 건너는 구간은 노련한 승객이든 서툰 승객이든 3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책갈피 역할을 하고 있다.
(...)
잠시 고개를 들어 저 바깥 풍경에 마음을 내어주고, 열차가 다시 어둠 속으로 내려가면 마음도 제자리를 찾는다.

이 구간에서 운이 좋으면 지하철 디제이를 만날 수 있다. 지하철에도 디제이가 있다.
(...)
바쁜 하루 중에 잠깐 고개를 들어 창밖의 풍경을 보시라는, 오늘도 힘내시라는 목소리가 열차 안 방송으로 흘러나올 때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출근길에도 사랑받는다, 누군가가 우리의 하루를 응원해 준다. 열차 안의 사람들이 다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그 목소리는 지하철에 올라타 무심하게 이동하고 있을 때 우연히 만나야만 가능한 것이니까. 약간의 피로와 권태 속에서 아무 기대 없이 만나야만 가능한 것이니까. 그러니 가장 좋은 건 열차의 승객으로서 우연히 지하철 디제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퇴근길에 선물 같은 순간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가장 사랑하는 구간인 옥수역과 압구정역 사이에서. 지하철 디제이가 말했다. 한강을 지나고 있으니 고개를 들어 밖을 보시라고, 잠깐이라도 마음에 여유를 가지시라고 마침 해가 지고 있었고 세상에 다시없을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나는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 모든 게 엄청나게 황홀한 우연, 그러니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137~139페이지 中
=====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이 에피소드가 눈에 딱 들어왔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내가 탔던 열차 역시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3호선 압구정과 옥수역 사이였을지도 모르겠다.(설사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기에)

당시엔 그런 멘트를 하는 분들을 지하철 디제이라 지칭하는지도 몰랐고, 그저 어느 날 문득 맞닥뜨린 선물 같은 안내 멘트에 울컥 감동이 차올랐던 경험만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 기억을 잊고 싶지 않아 그날 다급히 집으로 돌아와 블로그 <끄적끄적>에 남기며 색다른 경험을 이야기했던 때가 있다.

책을 통해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고 그때의 감정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노을과 지하철 디제이의 조합은 지금 떠올려봐도 환상 그 자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내 오른쪽에 앉은 사람에게 묻고 싶다. 대체 왜 이렇게 많은 자리를 놔두고 모르는 이 옆에 붙어 앉으셨나요? 우리가 그 옛날 박카스 CF를 찍는 건 아니잖아요? 들어올 대답이 크게 기대되진 않는다.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인식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귀찮거나.
160페이지 中
=====

나 역시 텅 빈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옆 사람에게 꼭 한번은 묻고 싶은 말이었다. 좀 널찍이 떨어져 앉으면 안 되나요?

보통 이런 경험을 하는 경우 떨어지고 싶은 사람은 여성, 붙어앉는 쪽은 남성이 많은데 이상하게 텅 빈 수많은 자리를 놔두고 상대방은 꼭 옆에 붙어 앉는다.

저자의 경우는 이미 앉아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빠진 경우라 그 이유에 대해 두 가지로 정리했는데, 여기에 개인적으로 하나를 더 붙이고 싶다.

변수가 한 가지 더 있기 때문이다. 널찍한 지하철에 이제 막 탄 승객이 널찍한 자리를 두고 굳이 꼭, 여성의 옆에 붙어앉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여성의 옆에 붙어앉고 싶어서'라는 이유를 하나 더 붙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남성을 그런 취급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지만,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우 대게 여성들이 앉아있던 자리를 포기하고 이동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나 역시 그렇다.



=====

세상의 모든 만남이 그렇듯이 책과의 만남도 시기를 탄다. 그 책을 만날 때 내가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인생의 어떤 계절을 통과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책의 존재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책이 누군가의 삶을 구원하거나 도발하거나 위로했다는 말을 들으면 한 권의 책과 한 사람이 만났던 어느 시점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책은 우리 산책의 가로등 같은 것. 가로등이 없어도 우리는 걸을 수 있지만 있으면 더 외롭겠지.

306~307페이지 中

=====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어떤 책이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느냐는 결국 당시 내가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책이 유독 내 마음에 깊이 다가온다면 반대로 지금 내 상태는 이렇구나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운명 같은 이끌림에 의해 나와 책이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전제는 혹은 그렇기에 더 크게 다가오는 존재감은, 나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말이 아닐까 한다.



*****

무심히 지나칠 일상을 저자의 눈으로 바라보니, 세상은 온통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들로 넘쳐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놓친 1% 빈틈 사이 자리한 그 온기가 꽤 즐거운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더해 저자의 엉뚱한 허당끼는 '어쩔'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시럽을 손소독제로 알고 식탁을 닦으며 느꼈을 끈적함, 목욕탕에서 모르는 사람이 밀어달라며 내민 때수건, 여기에 더해 보답이라며 등을 밀어주는 이상한 경험, 치약 대신 사용한 폴리덴트(틀니 접착제) 등.

'윽, 헉, 악'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저자의 일상 에피소드들은 그렇게 웃음과 함께 강력하게 뇌리를 관통한다. 덕분에 오랜만에 따뜻하고 말랑한 마음을 가득 담아 간다.

가끔은 저자처럼 찰나의 시간을 붙잡아 새로운 시선으로 살피고 기록으로 남겨보면 어떨까? 새로운 나만의 에피소드들이 흘러넘쳐 삶을 사랑한 이유가 더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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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행복 컬러링북 - 색칠할수록 즐거워지는
김민선 지음 / 마음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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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문득, 일상이 무료하거나 지루하다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하는 것 없이 시간은 흘러가는데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 불행하다 느껴지는 순간 이 컬러링북을 펼쳐보면 어떨까?

하얀색 바탕의 스케치 위에 내가 꿈꾸는 일상과 계절을 색칠하며 어쩌면 또 다른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일상을 보내고 싶은지, 또 어떤 행복을 누리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소중한 일상을 되찾아보자.

스케치를 따라 색을 입히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잊고 있던 일상의 행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포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계절별 일상 속에서 해봄직한 총 30컷의 스케치 속에는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미처 해보지 못한 일들도 있고, 또 일상 속에서 자주 경험한 일들도 포함되어 있다.

생각 없이 일상을 살아갈 때는 '그저 그런 일'로 치부되던 것들인데, 하나하나 곱씹으며 살펴보다 보면 평소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이 모락모락 피어날 것이다.

더불어 '올 여름엔 뭘 해볼까?', '겨울에는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겠다'와 같은 새로운 도전의식과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르겠다.

봄에는 홈베이킹으로 만든 쿠키를 포장해서 벚꽃을 보러 가고, 여름맞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한편, 종종 집 근처 꽃집에 들러 봄을 만끽해 보자.

무더워진 여름에는 수영장에 가서 더위를 식히거나, 파릇한 홈가드닝으로 온전한 여름을 느껴봐도 좋겠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빗소리를 음악 삼아 걸어보면 어떨까?

가을에는 가까운 곳에 피크닉을 떠나거나, 커피를 마시며 한가로운 오후를 즐겨봐도 좋겠다. 1박 2일로 캠핑을 떠나보는 것도 가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겨울에는 기차를 타고 조금 멀리 떠나보자.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거나, 색다른 장소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누군가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이나 인사말을 남겨보는 것도 일상을 보내는 또 다른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색을 칠하며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다 보면, 결국 몽글몽글한 행복도 덩달아 피어날 것이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날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다른 시각으로 '현재'를 바라보면 어떨까?


일상의 행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응원의 편지를 지금부터 하나하나 자세히 만나보자. 좌측에는 완성된 이미지를, 우측에는 흰 바탕에 스케치로만 채워진 그림을 만나볼 수 있는데 참고용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예시본과 동일하게 색칠해도 되지만, 꿈꾸는 이상향이 있다면 나만의 컬러로 색을 입혀봐도 괜찮다. 행복의 색은 모두 같지 않으므로.



그림체를 마주하는 순간, 어쩐지 책 제목처럼 '몽글몽글'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그리고 이내 오늘은, 이번 주는, 이번 달은, 올여름에는 무얼 해볼까 하고 고민해 보게 된다.



하얀 공간을 어떤 색과 무늬로 채워 넣을지는 전적으로 내 선택에 달려있다. 하얀 여백으로 남기고 싶다면 굳이 채워 넣지 않아도 된다.표현 방법, 방식 모두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채워나가면 된다.



색연필, 마카, 크레파스, 사인펜, 연필, 어떤 도구로 칠하고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스케치는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색을 하나씩 입히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기를 반복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의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가 이내 올여름이 다 가기 전에 비 오는 거리를 우산을 쓰고 걸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바스락바스락 낙엽 지는 가을이 오면, 조금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려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이내 겨울이 오면 뜨끈한 방구석에 드러누워 맛있는 간식과 재밌는 볼거리를 한 아름 쌓아두고 보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에까지 다다랐다.

별것 아니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어느새 일상을 즐기는 방법은 물론,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은 기분이다. 만일 조금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이처럼 오늘을 즐거움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나만의 '무언가'를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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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노현선 낭독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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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책'을 매개로 경험을 곁들여 빚어낸 글"


첫 페이지부터 빵과 책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이 책은 '빵'과 '책'을 매개로 한 신문에 기고했던 글을 묶어 낸 책이다.

누군가에게 온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낸 이 책안에는 빵에 대한 각별한 애정 한 방울과 어우러지는 책, 그리고 여기에 얽힌 자신의 경험담이 얽혀 풀어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인상깊게 읽었던 책과 함께 연결되는 빵,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은 내용으로 한 챕터를 완성하고 있다.

읽다 보면 저자가 소개한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빵과 책에 얽힌 저자의 삶의 조각들,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함께 엿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살펴보게 된다.

저자의 삶에서 떨어져 나온 생각 조각들을 통해 나의 삶, 우리의 삶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거나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봤던 이야기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다정한 매일을 보내기 위해 때로는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마주할 때도 필요한 법! 더 미뤄두기보다 지금 그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일곱 편의 이야기들이 실린 <여름 거짓말>에는 이렇듯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타인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
행복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지만, 일상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휴가가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때로 진실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42페이지 中
=====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하고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 자신을 포함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거짓말 말고, 때론 행복을 위한 하얀 거짓말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인생이 그래서 그래. 발을 아주 조금만 잘못 디뎌도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까."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처럼, 소설 속 다른 어른들도 주인공을 위한다는 이유로 그의 자유를 억압한다.
(...)
어른들은 한결같이, 갓 성인의 세계에 입문한 주인공에게 말한다.


"너는 네 감정보다 큰 사람이 되어야 해. 너한테 이런 요구를 하는 건 내가 아니야. 인생이 요구하는 거야."


어른이란 "역겨워서 구역질이" 나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인 걸까?
(...)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는 일조차 번번이 실패하는 우리가 말이다.
(...)
그러고 보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람에게 누구나 저마다 누려야 할 몫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좌절, 자유와 책임이 있음을 깨닫고 존중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47~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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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의 자유가 억압당할지언정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이었고, 또 그것이야말로 어른들이 감당해야 할 당연한 몫이라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강요고 압박이었나 싶다.

단지 어른이라는 이유로, 왜 우리는 마땅히 누려야 하는 자유와 행복을 저지 당하고 책임만 강요당하는 현실에 수긍해야 했는지 모를 일이다.

잘못된 인식과 교육이 대대손손 이어져 오다 보니, 평등에서 멀어진 차별이 발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새삼 이제라도 조금씩 바로 잡히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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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를 무섭게 만드는 것은 비현실의 세계였다. 귀신이나 지옥처럼, 누구도 명료하게 그 존재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것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너무나 명료한 것들이 더 두려울 때가 있다. 이를테면 칼로 벤 자국처럼 선명한 말이나 확신에 찬 주장 같은 것들.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음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이상한 신념들.
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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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어린 시절 공포를 야기했던 '무엇'을 살펴보면 귀신이나 바람 소리와 같은 비현실적인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이제는 명료하고 명확한 것들이 더 두렵고 무섭게 다가온다. 악의를 가진 사람들의 말과 행동,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기만의 확신이나 신념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재단하는 것들.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서 두려움과 공포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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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인물들이 모두 그러하듯 사람들은 뜻하지 않은 상처를 타인에게 입히고 후회할 일을 만들지만, 또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 끝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겠지만, 어둠을 밝히는 다정한 불빛들이 있는 한 길을 잃었던 어린 소녀가 무탈하게 집을 찾아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 삶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축복>은 우리가 쉽게 흘려보내는 일상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평한 몫의 축복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켜 준다.

※켄트하루프의 <축복>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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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축복을 멀리에서 찾지만, 실상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 그 자체가 어쩌면 축복이 아닐까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그 속에서 나름의 몫을 살아내는 것!

그 자체가 축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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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타인의 죽음을 끊임없이 살아내는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인의 죽음은 결코 온전히 극복되지 않는 상실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아직 그런 상실을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그럴듯한 거짓말쟁이일 뿐일 것이다.
185~18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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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히 공감되는 말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거기에는 그냥 아는 사람도 있지만, 사랑하고 아꼈던 이들도 포함된다.

누군가는 시간이 지나면 죽음이 극복될 거라 쉽게 말하지만,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이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 말이 거짓임을 알고 있다.

진정한 상실은 시간이 지난다고 결코 잊히지 않는다. 치유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한 자극에서 무뎌질 뿐이지 여전히 그 흉터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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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선명한 것을 선호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약과 독, 선과 악. 그래야 시간 낭비 없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에 대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 역시 그런 이유는 아닐까?

하지만 좋고 나쁨은 그렇게 획일적일 수 없다. 인간들이 저마다 고유한 무늬를 손끝에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태어난 존재들인 한, 모든 이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이 있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도, 결국엔 각각의 인간이 자신만의 역사와 맥락 속에 놓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는 점에 대해서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오랫동안 곱씹는다.
209~2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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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확실하고 선명한 것을 선호하지만, 인간 자체는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들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저마다의 무늬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사람은 자신만의 경험이 쌓이며 서사와 역사가 더해진다. 점점 더 다른 나만의 뚜렷한 무늬와 색채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와 비교하거나 평가, 판단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인간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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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을 어떤 성취를 위해 쓰고 버리는 도구처럼, 누군가에게 내보이고 평가받아야 하는 전시품처럼 여기며 살고 싶지는 않다. 내 몸을 살뜰히 아끼면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듯, 간만에 해후한 연인을 맞이하듯 애틋하게 보살피며 살고 싶다.
211~2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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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그저 도구로 여기며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어딘가에 걸려있는 전시품이나 조각품을 마치 품평하듯 '몸매가 어떻고', '외모가 어떻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몸은 누군가의 눈요기나 성취를 위해 쓰고 버리는 도구가 아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평가받거나 품평될 이유가 없다.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본인에게 있어 몸은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그렇기에 누구든 자신의 몸에 대해 알뜰히 아끼며 대접해 줄 필요가 있다.

혹여나 스스로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부디 그 생각은 고이 접어두길 바란다.

내가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해 줘야 남 또한 귀하게 여겨준다. 나의 생각과 함께 자라고 있는 내 몸을 부디 귀한 손님 대접하듯 애틋하고 귀하게 대접해 주자. 몸은 귀한 대접 받은 만큼 더 오래 건강하게 버텨줄 것이다.


*****

다정한 매일을 살아가는 데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소재들이 콕콕 박혀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삶에서 우리가 제대로 마주 봐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삶에는 기본적으로 빛과 어둠이라는 기본 옵션이 장착되어 있기에 단순히 좋은 것, 예쁜 것만 경험하고 본다고 해서 좋은 날들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피와 외면으로 상처는 곪고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마주하고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는 것을 구분 지어 삶을 환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태껏 그래왔기 때문에'라는 말 대신,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또 어떤 것들에 변화가 필요한지 마주한다면 일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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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원태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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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들"


'원태연'이라는 이름과 '원태연 시인'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찾아보니 정작 그가 쓴 시는 읽어 본 적이 없는듯하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다가 문득 그의 이름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냉큼 그가 쓴 에세이를 먼저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검색해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생각보다 대중과 가까이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시만 쓰는 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작사 분야까지 매우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그가 쓴 시와 책들을 보다 다양하게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짧지만 속 깊은 저자의 마음을 담고 있는 책으로, 순서대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와 같은 짧은 구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두 문장만으로도 전해지는 속 깊은 이야기와 톡톡 튀는 발상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마치 실로폰을 통통 튕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제목에서 본문으로 이어지는 리듬감과 현재 페이지에서 다음 페이지로 연결되는 구문 등이 그런 느낌을 선사하는 것 같다.

내용적으로는 그다지 밝은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구성 자체가 그런 느낌을 자아내는 듯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꽁꽁 마음속에 숨겨둔 이야기를 풀어두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산문 형태와는 다른 형태로 풀어내고 있어 색다르게 다가온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인생의 여러 순간을 떠올리고, 언제나 함께 했지만 혼자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그동안 미처 나에게 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마음을 전하는 글들로 가득 차 있는 이 책에는 사과, 위로, 위안, 응원, 고마움 등의 감정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지금껏 기꺼이 함께해 준 나 자신에게 사과와 고마운 마음을 전하게 되면서, 나 자신과 비로소 화해를 하게 된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연결됨을 깨닫게 되는데, 그 속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맞아, 내가 원했던 것은 이거였어!'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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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를 보낸 날 술친구에게


친구야, 내가 힘들다고 얘기할 때 내 눈을 바라보면서 해결책을 내놓거나 돌파구를 찾아주려고 하지 말고 그냥 술잔을 채워줘. 혹시 내 잔이 채워져 있다면 그 잔에 쨍! 건배하면서 "마셔, 태연아" 하고 이름을 불러줘.
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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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순간, 술친구에게 가장 바라게 되는 건 이런 태도가 아닐까? 여러 말보다 그냥 술 한 잔을 채워주며 옆을 지켜주는 행동.

그저 들어주는 것. 그것만큼 큰 위로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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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친구야


(...)
알아, 다 내 생각 해서 그런다는 거. 근데 그렇게 나를 생각한다면 내가 지금 뭐가 필요한지, 당장 뭘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닐까? 아냐? 나 같으면 그럴 것 같은데....
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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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적인 이 말이 때로 목구멍에 걸려 차마 내놓지 못하는 때가 있다. 어쩌면 친구가 건네는 자존감이니, 자긍심이니 하며 말들은 어쩌면 본인을 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는 사실.

마음이 너덜너덜 걸레처럼 허물어져 있을 때는 부디, 상대방이 듣기에 거북한 말은 삼가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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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보존의 법칙


모든 일에는 다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세상에 공짜란 엄마의 밥상 단, 하나뿐이니까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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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은 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그래서 온몸으로 나를 품어주는 사랑이 담긴 엄마의 따뜻한 밥상에 그토록 눈물이 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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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잔


탐욕, 여보게, 정신 차려 이 친구야
1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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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잔


거짓말. 모두의 거짓말
1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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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차 있는 잔


교만. 희망을 잃어버린 괴물들
1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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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잔


여행. 미지와의 조우
비행기를 놓치는 건 무섭지 않아, 멤버가 중요하지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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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는 각종 잔에 대한 글이 실려있는데, 그중에서 완전 마음에 와닿았던 공감 가는 잔에 대한 글을 모아봤다. 딱 읽는 순간 '맞아'라는 말이 툭 튀어나오는 글에서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한다.


*****

살다 보면 항상 함께 하는 '나'이기에, 누구보다 가까운 나' 이기에 그 어떤 관계보다 더한 갈등을 야기하게 된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마음 같지 않아서, 실망스러워서, 부끄러워서 언젠가부터 그런 '나'는 저편에 미뤄두고 못 본척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다 보면 내 속의 나, 세상과 나, 타인과 나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으로 인한 균열은 점점 커져 어느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데, 부디 더 멀어지기 전에 그런 나 자신에게 사과하며 고마움을 전해보기를 바란다.

앞서 언급한 그런 나 또한 나 자신이기에, 더 잘하고 싶어 노력한 또 다른 나 자신이기에 이제 그만 두 팔 벌려 꼭 안아주며 응원과 고마움을 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마음이기에 기꺼이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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