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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포켓 가이드북 & 다이어리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다음에 꼭 다시 와보리라 마음먹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과거 산티아고 순례길이 종교적 목적의 순례를 위한 길로 많이 알려졌다면, 현재는 종교적 목적보다는 개인의 명상이나 자신의 내면을 찾기 위해 찾아가는 길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약 한 달여 기간 동안 먼 길을 걸어서 이동하는 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기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사전에 일정과 준비물을 체크해 보면 좋겠다.
완주의 목적도 있겠지만, 오히려 하루하루 걸으면서 느껴지는 게 더 많다는 순례길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미리 가이드북을 살펴보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사계절>
◆봄(4월 중순~5월 말)
스페인 북부는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며 일부 지역은 비가 많이 내린다.
◆여름(6월~9월 중순)
날씨가 너무 덥고 뜨거워 12시 이후에는 걷기가 힘들다.
◆가을(9월 말~11월 중순)
평균 25도를 유지하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므로 걷기가 수월하다.
◆겨울(11월 말~다음 해 4월 초)
겨울에 눈이 상당히 많이 오는데, 녹지 않고 얼어있는 구간이 많아서 걷기가 힘들다.
저자는 순례길을 걸을 때마다 긍정적인 기운과 감동을 받는다고 하는데, 아마 다른 순례자들 역시도 새롭고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이지 않을까? 완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닌, 옛 순례자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며 스페인의 또 다른 매력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참고하면 좋을 산티아고 순례길 관련 Q&A를 정리해 보았다.
Q.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프랑스 길을 걷는다고 하는데, 프랑스 길은 어디인가요?
'프랑스 길'은 순례자가 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길로, 여러 순례길 중 가장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숙소 체계도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프랑스 길은 프랑스의 생장 피드 포트에서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를 걷는다. 스페인 북부의 17개 자치주 중 4개의 자치주를 지나게 된다.
Q. 1년 중 가장 걷기 좋은 때는 언제인가요?
대한민국의 날씨를 생각하면 쉽게 연상이 되는데 5~6월의 봄, 9~10월의 가을이 걷기가 좋은 계절이다.
Q. 프랑스 길 기준 약 800km를 걷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하루 25km를 걷는다면 약 32일 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개인마다 체력과 기간에 차이가 있고, 취향에 따라 며칠 더 머무를 수도 있으므로 각자의 일정에 따라 계획을 세우면 된다.
Q.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위험하진 않을까요?
노란색 화살표나 인도에 마크를 표시하여 길을 잃을 가능성을 덜어주고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도시들은 바닥에 조개 모양으로 표시해 놓은 경우가 많으므로 해당 표시들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Q.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순례길을 걷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준비물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배낭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소한의 준비물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등산화: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것으로 준비한다.
2. 배낭: 보통 45L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
3. 등산용 스틱(지팡이): 필수용품은 아니므로 개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4. 침낭: 계절에 상관없이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이다.
5. 판초 우비: 겨울보다 여름에 필요하다.
6. 점퍼: 여름에는 어떤 외투든 상관없으며, 겨울에는 따뜻하지만 가벼운 점퍼가 좋다.
7. 그 외: 상/하의 속옷, 양말, 의약품, 세면도구, 수건, 선크림, 스마트폰을 준비하면 좋다.
Q. 걸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몸의 이상반응은 무엇일까요?
걸으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발에 물집이 잡히는 것이다. 물집이 잡히면 걷는 자세가 흐트러져서 걷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신경도 많이 쓰여서 걷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전에 바세린, 풋크림과 같은 제품을 준비해서 물집이 잡혔을 때 대처하면 좋다.
Q. 식사는 어떻게 하나요?
보통 아침은 6~7사이에 일어나 간단히 먹고 출발하며, 점심은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이나 아예 먹지 않고 걸어갈 때도 많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12시 30분 이후부터 점심 식사가 가능하니 참고하여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된다. 저녁식사는 마트에서 요리 재료를 사다가 만들어 먹기도 하고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다른 순례자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친해지는 방법이다. 참고로 저녁식사는 6시 30분 이후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
Q. 순례자들은 어디에서 머무나요?
순례자를 위한 숙소를 '알베르게'라고 부르는데 공립과 사립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난다. 알베르게에서는 보통 남녀 구분 없이 배정되고, 밤 10시면 문을 닫고 아침 8시에 비워줘야 하니 참고하자.
이 책은 33일의 일정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여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생 장 피드포트>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하루하루의 이동경로와 이동거리, 소요시간, 도시별 알베르게, 순례길을 지나는 도시 및 성당과 문화재, 지도, 참고하면 좋을 팁과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있다. 더불어 나의 순례길을 기록할 수 있는 플래너 및 다이어리 페이지도 추가되어 있으니 잘 활용해 보자.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정을 함께 걷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여정길에 지나는 도시 중 기억에 남는 도시 몇 곳을 살펴보려고 한다.
<부르고스>
스페인 북부 문화의 도시이자 경제의 도시로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교역과 관광의 중심지이자 2차 산업이 발달하여 밀을 주로 생산하는 스페인 북부의 대표 도시이다. 고대 교회와 수녀원이 많은 역사의 도시이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르고스 고딕 성당도 만나볼 수 있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중앙에 위치한 큰 도시에 속한다. 산타 클라라의 로얄 수도원, 산 후안 드 세스틸로스의 예배당, 사라비아 극장 등을 이 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레온>
스페인 북부의 대표적인 도시인 레온은 과거 레온 왕국의 수도였다. 레온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약 300km 지점에 도착했다는 표시를 해주는 도시이기도 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이 많은 도시다.
<아스트로가>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250km 지점 정도에 있는 도시로 2000년 전에 로마인들에 의해 세워진 유서 깊은 도시이다. 가우디가 초창기 디자인한 건축물인 네오 고딕 양식의 주교관 건물도 만나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17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시청이 있는 마요르 광장과,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아스트로가 대성당도 만나볼 수 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지로 기독교 3대 성지이기도 하다. 성당 안에 들어가면 '영광의 문' 중앙에 앉아 있는 성 야곱을 볼 수 있다.
주변의 것들에 너무 많은 시선을 빼앗겨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배낭 하나 메고 걸으면서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어쩌면 평생에 다시없을 시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에 진물이 나고, 지치고 힘들지만 그저 펼쳐진 자연과 문화재를 둘러보며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온전히 가질 수 있는 길이기에 사람들은 힘든 여정에도 그곳을 방문하고 기억하나 보다. 그래서 그 길에서 마주치는 이들은 인종, 종교,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친구가 되는 것이리라. 모두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지만 그 길 위에 수많은 사연과 고민을 안고 걸어가는 이들이 결국 찾게 되는 것 중의 공통점은 내일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지 않을까? 그들은 그 길 위에서 무엇을 찾고, 무엇을 내려놓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