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서두르지 않는다 - 빛과 바람이 들려준 삶의 문장들
김산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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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대하는 나만의 태도와 마인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외국의 어느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가장 먼저 불쑥 치고 나오는 감정은 '부러움'이다. 항상 바쁘게 치이면서 살아가는 삶에서 멀어져 자신들만의 소신과 속도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더 그렇다.


그런 부러운 감정 때문인지 그 외적인 부분들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이 책처럼 그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는 책들을 마주할 때면 내가 너무 좋은 면만 보고 있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사실 어디에 사는가 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함에도, 한 번씩 그 사실을 잊고 사는 듯하다.


저자의 삶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에 살면서 겪는 비현실적인 속도감이나 옥죔은 없지만, 나름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포인트에서 지금 내가 가져야 할 삶에 대한 태도와 마인드를 발견할 수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스페인 발렌시아 북서쪽 해발 1,200미터 비스타베야 평야 지대에 삶의 터전을 두면서 직접 겪고 느낀 일상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먹거리는 일 년 동안 어떤 식으로 채집하며 먹고 사는지, 또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하루, 한 달, 일 년의 삶의 패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이 물 흐르듯 담겨 있다.


읽다 보면 사는 곳이 어디인지 보다, 내가 어떤 마인드로 삶을 대하고, 나만의 방식과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사실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 가장 가치를 두는 것에 투자하는 대신 어떤 것을 내려놓을지 선택하는 것 또한 자신의 몫이다. 그런 부분을 저자는 이 책에 잘 담아내고 있는데, 노동, 가족, 기다림, 성장 등의 주제를 살펴보며 나는 어디에 뜻을 두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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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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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자란 건, 쉽게 사라지지."

남편이 툭 내뱉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트러플 같은 거네. 거친 땅에서 자라야 깊은 향이 나는."

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1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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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사는데 깊이가 더해지려면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무게만큼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며 성장할 수 있다.


툭 건드려서 바스러지는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따가운 햇볕도, 타들어갈 것 같은 목마름도, 고난도 모두 잘 견뎌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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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골에 산다고 하면 문명을 멀리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삶이 더 낫다고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시골의 미래는 아닙니다. 자연과 기술이 함께하고, 손으로 만지는 삶과 디지털의 상상이 나란히 가는 것, 그게 시골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닭장 옆에서 태블릿을 펴고 코딩을 배우는 아이, 태양광 아래서 화상 수업을 듣는 아이, 그 풍경 속에서 아이들이 기기를 통해 세상과 이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중요한 건 도구를 통해 무엇을 이루느냐지, 어디에서 사용하는가가 아닙니다. 적절하게 도구를 이용해 시골 삶을 풍족하게 할 수 있다면 시도해 보고 포기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182, 1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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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산다고 해서 문명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접목해서 사용하느냐지 어디에서 사용하느냐가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열릴 AI 시대는 더 그렇지 않을까. 어쩌면 인력이 부족하기에 시골이나 지방 도시에 더 빠르게 신식 기술이 도입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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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난로에 불을 피우며 알게 되었습니다. 이 비우고 채우는 과정이 우리의 삶과 참 닮아 있다는걸요. 비울 때는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잘 버려야 합니다. 아직 식지 않은 재를 함부로 버리면 화재가 나고, 바람 부는 쪽으로 재를 털면 고스란히 다시 나에게 날아옵니다.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버려야 할 게 있을 때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고뇌는 재처럼 다시 나에게 돌아오지요.


채울 때도 순서가 중요합니다. 불쏘시개부터 작은 가지, 가는 장작, 굵은 장작 순으로 올려야 불이 안정적으로 탑니다. 인생 또한 아래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오래, 그리고 제대로 타오를 수 있겠지요. 난로의 비우기와 채우기는 계절의 순환 같고 우리의 일상과도 닮아 있습니다.

214~2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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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 자체에서 인생을 배우는 저자의 이야기가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잘 비우는 것이 중요하듯, 순서를 지켜 채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계절의 순환과 인생사 시기마다 비움과 채움이 조화를 이뤄야 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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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니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걸 절대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내 자신이 초라해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내 삶을 가치 있게 가꾸는 게 더 중요합니다. 많이 소유했다고 성공한 인생은 아닙니다. 더 많이 가졌다고 더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지요. 오히려 더 많은 제약이 다르기도 합니다.

(...)

결국 인생의 목표는 소유가 아니라 '얼마나 행복하게,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가'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마음으로 경험하는 것,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253~2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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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보면 '내 인생과 삶의 목표'보다 '남보다 얼마나 많이 소유했는가'를 비교하며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소유보다, 스스로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혹은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가'인데 잘못된 인식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하다.


제대로 인생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남들과의 비교나 평가보다 내 인생 그 자체를 가치 있게 보고 나만의 목표와 방향을 보고 나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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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새로운 행복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며, 작은 행복을 하나씩 채워 나갑니다.

2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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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행하다 느낀다면, 새로운 행복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일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어쩐지 위로의 말처럼 느껴지는 건 비단 나뿐일까.


살다 보면 불행한 순간들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그럴 때 이 문장을 기억했다가 스스로에게 예방주사처럼 들려주면 어떨까. 그럼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지혜롭게 그 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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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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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해외 생활이라는 인식의 틀을 깨고 삶에서 진짜 필요한 가치와 통찰에 대해 담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나는 어떤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 또 그것을 위해 사계절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대신 다소 불편한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문명과 다소 먼 지역에 살게 되면서 아이들의 통학시간도 꽤 오래 걸리지만, 이들은 불평하기보다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대신 주어진 것들을 활용해 취향을 발견하고, 취미 생활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 더불어 자신만의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시골이기에 문명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삶을 살 거라는 우리의 편견을 깨고, 오히려 상황에 맞는 문명을 선택적으로 들임으로써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가지고 사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보여준다.


때를 기다리는 느긋함과 여유, 그리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목표와 계획에 따라 사는 삶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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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인생 공부 - 오만과 냉정 사이, 천하를 가른 심리전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PASCAL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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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의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해 삶의 지혜로 풀어낸 입문서"



초한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보는데, 읽으면서 든 첫 생각은 '삼국지'랑 비슷한 구조라는 점이었다. 전쟁이나 영웅담 같은 건 사실 내 취향이 아니라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데, 요약본이나 명언 등을 통해 접한 내용을 바탕으로 비교해 봤을 때 주요 등장인물이 세 명이라는 점, 각각의 역할이 무력형 인물, 책략가, 지도자라는 점에서 꽤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서사가 흘러가는 방식 또한 여러모로 비슷해 보였는데, 아마도 권력의 흥망성쇠가 거의 같은 형태로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초한지의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해 삶의 지혜로 풀어낸 입문서로,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을 짧게 요약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이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항우와 유방, 그리고 한신으로, 삼국지와 비교해 '스타일'로 말하자면 완전히 대응되진 않지만, 항우는 장비, 유방은 조조나 유비, 한신은 제갈량 계열이 아닌가 싶다.


이들은 각자 가진 재량과 성향으로 인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게 되는데, 결국 모두 죽음으로 끝난다.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나 각기 위치에서 가져야 하는 리더십과 태도는 삼국지에서 보여주는 교훈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니 전쟁이나 영웅과 관련된 스토리에 흥미가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 중심으로 학습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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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간략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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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09년 진시황 말기부터 기원전 179년 여태후의 몰락 이후까지 약 30년에 걸친 격동의 역사를 인간 심리학적 시선으로 다시 그린 기록으로, 천하를 뒤흔든 영웅들의 삶에서 배우는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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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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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

-앞에서 싸우는 무력형 인물

-신화적인 무력과 자존감의 화신

-자신의 힘이 곧 세상의 법칙이란 믿는 오만함과 결정적인 순간에 감정적 취약성 사이에서 방황

-외적으로는 가장 강했으나, 자신의 완벽함에 갇혀 타인을 수용하지 못했던 고립된 영웅


■유방

-최종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지도자

-지혜로운 불완전함의 소유자

-실리와 생존을 우선시하는 '후흑'의 대가였으며 자신의 결핍을 타인의 재능으로 채울 줄 아는 심리적 성숙함을 지님

-타인을 두려워하기 보다 그 신뢰의 위임으로 결국 거대한 제국을 세우는 그릇이 됨

※후흑

중국 고전에서 나온 개념으로, 체면 신경 안 쓰고, 냉정하게 이익과 결과 중심으로 움직이는 현실 정치 스타일

출처 입력


■한신

-군사적 재능을 가진 인물(전쟁 설계자 겸 현장 총사령관)

-냉철한 전략적 천재

-전장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었지만, 정치라는 진흙탕 앞에서는 결단하지 못하고 망설였음

-도덕적 결벽과 권력에 대한 미련 사이에서 머뭇거리다 결국 자신을 비극의 종착지로 이끌었음


■장량

-뒤에서 판을 읽는 책략가


■소하

-국가 내부를 안정시키는 행정/보급 책임자 (조직 운영 기반 담당)


■항량

-항우의 숙부이자 초나라 반진 봉기의 중심인물


■여태후

-유방 사후 권력을 장악한 실질적 통치자 (후반 정치 핵심)


■번쾌

-유방 측 핵심 무장, 충성심 강한 돌격형 장수


■역이기

-유방 초기 세력 확장기에 외교와 설득을 담당한 현장 책사형 인물

-상대 세력을 포섭하거나 관계를 유리하게 이끄는 "외교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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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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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이 가진 덕목은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여유였습니다. 그래서 장량은 끝까지 유방 곁을 떠나지 않았고, 그 신뢰가 결국 천하를 평정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결국 천하는 강한 자가 아니라, 자신의 귀를 비운 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그것이 바로 유방의 감추어진 진짜 힘, 허심이었습니다.

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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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이 끝까지 남아 권력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주변의 말에 귀 기울여 인재를 중용한 덕분에 결국 대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사람은 모두 완벽하지 않다. 이것을 일찍이 스스로 받아들이고 주변의 말에 귀 기울인 덕분에 그는 역사 속 거대한 제국을 세운 인물로 기록된다.


우리가 현실을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스스로를 잘 파악하여 단점도 장점과 같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을 대체할 무언가를 빨리 찾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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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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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영웅서사가 평소 즐겨보던 취향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 같아 읽어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 처음 초한지 내용을 접하게 되었는데, 다소 압축된 내용이라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대략적인 서사의 결을 통해 초한지의 내용은 확인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이 초한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대략의 사건 요약과 해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나 성향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디테일한 상황이나 인물에 대한 몰입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전체 흐름을 훑는 느낌으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만약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면, 초한지와 삼국지의 대서사시를 담은 원문 전편을 통해 제대로 접해보기를 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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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보는 변호사 - 전직 검사가 법전 대신 만세력부터 펼친 이유
안종오 지음 / 노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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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더 잘 이해하고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세력을 활용하는 변호사 이야기!"



처음에 제목을 보고는 사주에 치우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살짝 거부감이 일었는데, 읽다 보니 사주에 치우친 이야기가 아니라, 사주를 활용해 삶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한 사례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고는 뭐든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변호사'라는 직업과 '사주'는 상충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 의외로 활용하기에 따라 그게 독이 아니라 득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일부 내용에서는 다소 과하게 의지하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저자는 사주가 오랜 시간 자연의 질서 속에서 쌓인 지혜로 보고 있고, 스스로 보는 음양오행의 사주 결과 또한 기대한 대로 나오니 그거면 된 게 아닌가 싶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변호사인 저자가 사기꾼들의 심리를 파고들기 위해 사주를 공부하다가 의외로 이것이 빅데이터를 지닌 인생 가이드북이라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삶에 적용한 사례를 엮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책 전반에 저자가 직접 활용한 사례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읽다 보면 별별 사건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이제는 저자만의 방법과 노하우가 쌓여 일이 있을 때마다 사주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이것을 삶에 잘 적용하여 좋을 때는 흐름을 타고, 나쁠 때는 기운을 비껴갈 수 있도록 하는 점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뭐든 해석하기에 따라 결괏값이 완전히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적절하게 잘 대응해 나가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반 전문가 수준이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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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를 공부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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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저 사기꾼들의 심리를 파고들려 시작한 공부였다. 그런데 파고들수록 소름 끼치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사주 안에 5000년간 축적된 인간 삶의 '거대한 빅데이터'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어떤 엔진을 달고 태어났는지, 지금 내 인생은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다정한 '인생 가이드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꾸준히 공부하며 삶에 적용해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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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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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홀로 키를 잡고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콘실리에리(책사)'가 되어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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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명리학의 기초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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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의 본래 의미

사주의 본래 의미는 미래를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성향과 가능성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보다 현명하게 선택하기 위한 하나의 지혜에 가깝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출발해, 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삶을 이해하려는 철학적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사주팔자의 구조와 의미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연, 월, 일, 시의 네 가지 시간을 의미한다. 이를 네 개의 기둥, 즉 사주라고 부른다. 각 기둥은 다시 천간과 지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여덟 글자가 되기 때문에 이를 사주팔자라고 한다.


1)년주(태어난 해): 사주의 뿌리에 해당한다. 나의 조상, 가문, 그리고 내가 태어난 국가나 사회적인 큰 환경을 의미한다. 인생의 시기적으로는 초년기(0세~약 19세)를 나타낸다.


2)월주(태어난 달): 사주의 중기에 해당하며,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다. 부모 형제 내가 사회에서 활동하는 무대, 직업적 환경을 상징한다. 또한 내가 태어난 계절적 기후를 나타내므로 사주의 온도를 결정하는 핵심이다. 청년기(약 20~39세)를 주관한다.


3)일주(태어난 날): 사주의 꽃이자 핵심인 '나 자신'이다. 일주의 천간인 '일간'이 바로 사주의 주인이며, 일주의 지지는 배우자궁을 의미한다. 나의 본질적인 성격과 배우자 관계를 보여준다. 중년기(약 40~59세)를 의미한다.


4)시주(태어난 시간): 사주의 열매다. 자녀와의 관계, 말년의 운세, 남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나의 내면 심리나 개인적인 취미 생활을 의미한다. 노년기(약 60세 이후)의 삶을 보여준다.


■음양오행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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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음양

양은 발산하고, 팽창하며, 밝고 활동적인 에너지다. 반대로 음은 수렴하고, 응축하며, 어둡고, 외향적이며, 음이 많으면 차분하고 내실을 기하는 성향을 보인다.


2)오행과 생극제화

오행은 목, 화, 토, 금, 수의 다섯 가지 기운이 순환하는 원리다. 이들은 서로를 돕기도 하고(생), 서로를 제어하기도 한다(극)


■천간: 하늘의 뜻과 정신

천간은 하늘의 기운을 상징하며, 사주팔자의 위쪽에 위치한다. 주로 드러난 성격, 정신적인 지향점, 사회적인 명분 등을 나타낸다. 열 개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어 '십천간'이라 부른다.


■지지: 땅의 흐름

지지는 땅의 기운을 상징하며, 사주팔자의 아래쪽에 위치한다.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 현실적인 여건, 잠재된 능력 등을 나타낸다. 열두 개의 글자로 '십이지지'라고 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띠 동물로도 표현된다.


■십성: 사주를 인간관계로 읽는 방법

사주팔자가 내가 타고난 자동차이고, 오행이 그 자동차의 재료라면, 십성은 그 차를 운전하는 나의 사회적 성격이자 인생의 무대에서 맡은 배역이다.


나를 상징하는 일간을 중심으로 주변 글자들이 맺는 관계에 따라, 우리는 때로 리더가 되기도 하고, 때로 전략가나 예술가가 되기도 한다.


십성은 크게 다섯 가지 기운(오행)이 각각 음양으로 나뉘어 총 열 가지로 구성된다. 내 사주에 어떤 배역이 주연을 맡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욕망과 재능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 수 있다.


■사주를 읽는 3단계

사주를 이해하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볼 수 있다.


1단계: 사주의 구조 이해

2단계: 십성으로 인간관계 해석

3단계: 운의 흐름 분석


■참고

만세력을 읽을 때 많이 사용하는 앱은 '만세력 천을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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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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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결코 변하지 않는 감옥이 아니다. 사주는 내가 이번 생에 받은 '에너지의 예산안'이며, 개운은 그 예산을 어디에 효율적으로 집행할지 결정하는 주권자의 선택이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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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를 두고 이미 정해진 운명론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자는 오히려 '에너지의 예산안'이라고 칭하며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게 설정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오히려 더 신뢰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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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를 공부한다는 것은 미래를 맞히는 점술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내가 어떤 주파수로 세상과 소통할 때 돈의 흐름이 트이는지, 어느 시기에 멈춰서 기초를 다져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지혜로운 경영이다.

1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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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를 두고 미래를 맞히는 점술이라고 이야기했다면, 아마 나는 이 책을 읽는 도중 덮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이 나를 이해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삶을 더 이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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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에너지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전쟁터를 고르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시험에서 낙방하지 않는 최고의 전략이다.

2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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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나에게 맞지 않는 잘못된 전쟁터를 골랐거나 혹은 에너지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삶에 뛰어들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이든 나와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한다는 것은 그만한 에너지를 쓴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만큼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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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운은 반드시 기존의 막힌 통로를 깨뜨리며 등장한다.


결국 운이 바뀔 때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다. 사고방식이 달라지니 선택이 달라지고, 그 선택들이 모여 인생의 장르를 완성한다. 결핍된 십성이 채워지고 약했던 기운이 강화될 때, 당신의 삶은 비로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지금 당신의 삶에 거센 풍랑이 일고 있는가? 혹은 낯선 욕망이 꿈틀대는가? 두려워하지 마라. 계절은 바뀌고 있고, 당신의 인생은 지금 가장 화려한 전성기를 향해 장르를 바꾸는 중이다.

30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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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난 뒤 지금의 내 상황에 대해 심심한 위로와 기대를 품게 되었다. 너무 큰일을 동시다발적으로 겪게 되면 사람은 위축되고 불안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른 해석,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하나 트게 된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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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매일의 기운을 선택하는 나침반이다.

3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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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가 매일의 기운을 선택하는 나침반이라면, 우리는 이제 결정만 하면 된다. 나의 기운과 잘 맞는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를.


그날그날의 좋은 기운을 따라 열심히 가다 보면, 분명 좋은 일들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결국 저자가 변호사 일에 사주를 활용하는 방식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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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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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결론적으로 느낀 점을 정리해 보자면, 근본적으로 나를 알아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사주나 다른 도구를 활용해 보는 것은 매우 적절하며, 오히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변호사인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사주를 알게 되었고 원래 목적과 다르게 오히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도구로 현재도 잘 활용하고 있다.


반면 어떤 사람에게는 그 도구가 사주가 아닐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사주로 나를 찾고, 나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니므로 나에게 잘 맞는, 나만의 도구를 찾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요즘은 '우리'보다 '내'가 더 중요해진 세상인 만큼, 그리고 실제로 내가 바로 서야 '우리'도 바로 설 수 있는 만큼 나를 더 돋보이게 하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이번 기회에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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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화바이룽 지음, 김소희 옮김 / 서사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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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에 도사린 낯선 균열, 그리고 파국 너머 진실을 끝까지 끌어안은 한 여자의 이야기"



오묘하면서도 은근한 긴장감을 갖게 만드는 소설 한 편을 만났다.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있는 듯 보이지만, 가족 간에 벌어진 틈은 점차 그 크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사랑이 식은 이후 점차 점차 멀어지던 남편은 어느 날 살인자가 되어 수감되게 된다. 이때 남겨진 아내는 뒤처리를 도맡아 하게 되면서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다.


그저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 현실에서 도망쳤던 남편과 이 모든 것들을 알게 된 뒤에도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끝까지 책임을 진 아내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진짜 인생의 진정한 승리자는 바로 아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평범한 한 가족 안에서 서서히 벌어진 균열이 어떤 식으로 파국으로 치닫는지를 내밀한 감정선을 따라 그려낸 소설이다. 또한 책임을 회피한 자와 끝까지 책임을 끌어안은 자의 말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애초에 '후손을 번식시켜야 할 책임감'이라는 명목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은 남편 밍런으로 인해 결국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물론 남편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덮어주며 깨끗이 과거를 청산(목욕) 한 아내는 말끔히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한 발 나아가는 형태를 취한다.


미스터리 추리극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어쩌면 이것은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은밀하고 내밀하게 가족 속에 투입시키면서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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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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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정팡

-아내

-스토리의 중심인물로, 끝까지 인생을 책임지며 나아가는 인물


■밍런

-남편

-프로그래머

-추후 루이원으로 개명함

-자신의 욕망을 좇는 인물로, 무책임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


■샤오위

-첫째 아들

-일곱 살

-눈치가 빠름


■막내

-여섯 살 / 막내딸

-애정을 담아 부르는 호칭


■안커

-밍런의 대학 동창이자 사업 파트너

-정팡과도 함께 요가와 꽃꽂이를 배운 사이

-추후 정팡이 밍런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물


■밍룬

-밍런의 형

-처자식을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함

-결혼 전까지만 해도 밍런과 우애가 돈독했음


■팡

-정팡의 이웃에 사는 친한 언니

-포기라는 이름을 가진 허스키를 키우고 있음

-밍런의 일 이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짐


■샤오랴오

-부동산 중개인


■위

-타오위안에서 혼자 사는 다푸의 삼촌

-포기라는 이름을 가진 허스키와 함께 살고 있음

-정팡의 새 직장 고용주


■뤄지

-밍런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

-남편 밍런을 조사해달라는 정팡의 의뢰를 받은 흥신소가 뤄지에게 외주로 일을 줬고 그것을 조사하던 중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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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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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사랑이 식으면서 언젠가부터 남남처럼 한 집에 살고 있는 남편 밍런은 아이들의 일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밍런은 애초부터 후손을 남기기 위해 한 결혼이었으며 자신은 이제 코끼리(책임)를 그만 내려놓고 자신을 위해서 살고 싶다 선언하며 이혼을 요구한다.


이에 여자가 있다고 생각한 정팡은 옆집에 살고 있는 친한 언니인 팡이 과거 흥신소를 했던 것을 떠올리고 의뢰를 하게 되고 이에 팡은 자신이 아는 흥신소에 밍런의 미행을 요청한다.


외주 의뢰를 받은 뤄지는 밍런을 미행하다 살해당하게 되고 이 일로 범인으로 지목받은 밍런은 결국 감옥에 수감되게 된다. 정팡은 기정사실이 된 이혼 후의 삶을 위해 직장을 알아보며 한 발짝 나아갈 준비를 하던 중 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후 조사관들이 점점 사실에 근접해오자 밍런은 스스로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진실을 덮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내였던 정팡에게 편지를 통해 진짜 진실을 남긴다. 정팡은 감정적 동요를 덮어둔 채 남편이 남긴 마지막 요구까지 실행해 주며 결국 코끼리를 목욕(과거청산) 시켜주는 일까지 감행한다.


아마 이것은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과 자신, 그리고 두 아들을 모두 잃은 시부모님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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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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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런이 내세운 건, 이른바 심리적 현실이라는 문제였다. 요컨대 결혼한 이래로 우리 부부 사이에는 코끼리가 존재했고, 우리는 코끼리의 배 밑이자 네 발 사이에서 코끼리를 집 삼아 살며 아이 둘을 낳았다고 했다. 이제 큰아들이 일곱 살, 작은 딸이 여섯 살이 되었으니 더 이상 아빠인 척, 남편인 척 살아갈 수 없다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니 이제 혼자만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나...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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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코끼리에 비유해 에둘러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책임은 지고 싶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다는 밍런의 욕망을 그대로 담고 있는 문장이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만 해도 대체 '코끼리가 뭐야?'라는 생각이 그득했는데, 읽다 보니 저절로 코끼리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자살의 이유와 이혼의 이유를 알게 되면 이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를 알게 되는데, 그래서 그럴듯하게 포장한 이 문장이 다 읽고 난 후 더 크게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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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런이 토사물이 묻은 윗옷을 갈아입는 사이, 안커는 언뜻 밍런의 등에서 커다랗고 새까만 문신을 보았다.

(...)

"루이원, 레이븐, 까마귀"

(...)

"많은 의미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의미는 '피안'이야. 과거에 뱃사람들은 까마귀가 바다 위를 배회하는 걸 보고, 육지가 가까워졌다는 걸 알았대."


※불교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고통의 세계를 '차안', 고통이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피안'이라고 표현한다.


133~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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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저 멀리 미뤄두고, 자신의 삶과 자신이 아끼던 것 모두 '피안(고통 없는 이상적인 삶)'을 바라왔다는 점이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큰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다.


형이 결혼한 이후부터 어쩌면 밍런은 약간 정신이 이상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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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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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의 정체는 무엇이고,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똑같은 '포기'라는 이름을 가진 허스키가 과연 우연일까?


■다푸의 삼촌 '위'와 '팡'은 전혀 연관이 없을까?


■밍런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마무리

출처 입력

책을 읽기 전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다소 가볍게 느껴져 처음에는 유쾌하고 힐링 되는 내용이지 않을까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본 책 내용은 오히려 무거운 '책임'을 되새기게 만드는 내용이라 개인적으로는 반전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코끼리를 책임감이라는 것을 대체하는 용어로 사용하면서, 이야기의 무게감도 한층 짙어졌다.


코끼리는 책임감을 대체하는 비유적 표현인 동시에, 죄책감을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한데, 이는 남편 밍런이 스토리 중에 사용한 표현으로, 처음에는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밍런은 부모님을 위해, 후손을 번식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결혼과 자식을 낳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매우 가볍고 안일한 마음으로,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는 언행이기도 하다.


결혼하는 순간부터 사는 내내,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아내인 정팡에게 온갖 책임감을 다 미뤄두고 살았던 밍런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무슨 생각으로 부모님께 의도적으로 반항을 하고, 생각 없이 결혼과 출산을 하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더불어 이혼을 요구하면서까지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충족하려 한 부분은 의뭉스러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의문이 인다.


한편, 정팡 역시 시작은 비슷했다. 하지만 정팡은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과거 청산까지 말끔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못난 남편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간다.


심지어 하지 않아도 되는 남편의 뒷수습까지 남몰래 진행해 주며 과거와는 영원히 안녕을 고한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는 정팡의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


어쩌면 이 일을 계기로 정팡은 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삶을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한 번의 큰 위기를 겪었지만, 덕분에 정팡은 삶의 의미와 진짜 행복의 가치를 제대로 깨달았을 것이다. 그녀가 다잡은 마음만큼이나 앞날 또한 밝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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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벤 존슨
이찬란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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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한 삶은 없으며 연대를 통해 삶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



한 때 영웅이었지만 사흘만에 약물 사건으로 추락한 벤 존슨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저자는 벤 존슨을 동경하고 닮아있는 한 인물을 만들어 낸다.


그는 마른 체형의 중년 남자로, 그의 삶 또한 현실에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호달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된다.


실제로 저자는 7년전 지하철에서 한 남자를 보게 되는데, 그는 벤 존슨, 9.98이라는 문구를 갈겨쓴 종이를 가지고 있었다.


계속 그 사람을 흘깃거리며 머릿속으로는 두서없는 상상을 이어가던 저자는 마침내 그것을 그럴듯한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총 1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립된 사람들이 서로의 삶에 스며들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에 이어 할머니까지 잃고 혼자가 된 호달은 신림동 고시원에서 머무르다 결국 내쫓기게 되고, 여기에 더해 밀린 아르바이트비는 받지 못한 채 막막한 일상이 이어진다.


중년 남자는 항상 먼 곳만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던 아내를 잃자 모든 살림살이를 정리한 후 죽음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아내의 납골당을 방문하게 된다.


그 외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이들로 고단하고, 고립된 삶이 일상이다. 때문에 고시원에서는 이따금씩 고독사하는 사람들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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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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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존슨

-88올림픽 육상종목 떠오르는 다크호스

-캐나다 신예

-9초 79라는 놀라운 신기록을 세웠지만 금지된 약물 사용이 밝혀지며 사흘만에 영웅에서 사기꾼으로 전락


■호달

-가족을 잃고 혼자 신림동 고시원에서 전전긍긍하다 쫓겨남

-6월29일 아버지 기일 / 6월30일 할머니 기일

-납골당에 들렀다가 알 수 없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줄행랑치게 되고 이후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중년 남자랑 엮이게 됨


■중년남자

-평소 벤 존슨을 영웅으로 생각하며 살았음

-아내의 납골당에 들렀다가 우연히 아내가 낳은 아들을 발견

-이후 지하철 사건을 계기로 호달을 따라다니며 도움을 주게 됨


■김야무

-호달의 조모이자 88국수집의 사장

-남편은 알코올 중독으로 아들이 일곱 살 되던 해 사망


■이문기

-호달의 아버지

-버스 운전기사

-보통 마을버스를 운전하고 휴무일에는 관광버스 운전

-마을버스 운전을 하다 우연히 한 여성을 알게 되고 그녀 사이에서 아들을 얻게 됨

-오 년 동안 매해 수첩 하나씩을 꽉 채우며 기록을 남겼고 2010년 6월 23일을 마지막으로 기록 중지됨


■조금만

-PC방 매니저

-호달의 알바비를 떼먹고 폭력을 저지름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중


■찬기

-PC방 알바를 하러왔다가 매니저를 따라다니며 불법도박사이트의 운영을 돕게 됨

-중년 남성과 호달의 도움으로 매니저의 손에서 벗어나  학교로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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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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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달은 버스운전 기사일을 성실하게 하는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이후 아버지의 기일을 챙기던 할머니마저 아버지 기일 다음날 사망하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홀로 남게 된다.


여기에 더해 가족들이 함께 살던 집이 몽땅 타게 되면서 머물 곳조차 잃어버리게 된 호달은 고시원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상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던 중 알바를 하던 PC방 매니저가 돈을 떼어먹게 되면서 이제는 고시원에서조차 머물 수 없게 된다. 서러운 마음에 할머니와 아버지를 모신 납골당에 가서 한바탕 서러움을 쏟아내고 돌아가던 지하철 안에서 호달은 한 중년 남자가 빌런처럼 행동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자신을 미행하며 시비를 거는 중년 아저씨와 엮이며 더 큰 나락으로 빠지는 듯 했으나 이내 반전의 상황이 벌어지며 밀린 알바비에 더해 병원비까지 받아내게 된다. 더불어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인생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 먹으면서 자신만의 꿈도 가지게 된다.


또 호달은 함께 연대할 소중한 인연도 얻게 된다. 여기에는 호달은 모르는, 호달을 위해 엄마가 보내준 소중한 인연과 더불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 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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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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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나는 사람은 꼭 잡히게 되어 있거든. 무엇에게든 말이야."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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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떤 것에서든 달아나는 이유는 결국 반드시 처리해야 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무작정 달아난다고 해서 그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는 있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자.


차라리 빨리 마주하고 속편하게 지내보는 방법을 택하자. 그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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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할 게 뭐 있냐! 올림픽도 연 나라에서."

2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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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나랑 뭔 상관이야?' 할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올림픽을 한번 연다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급격히 성장한 케이스가 많지 않았다.


때문에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면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그런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 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올림픽도 열었다. 그런 나라 안에 살고 있는 국민성을 가진 우리가 못할 게 뭐가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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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기로 결심하지 않는 한, 패배의 법칙 같은건 없어야 했다.

261~2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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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남성은 모든 것을 놓아버릴 결심을 하지만, 호달이 살아 있는 것을 목격한 뒤로 이 생각은 서서히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쓸모있는 사람이 될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이야기의 저편에는 아마도 호달의 든든한 조력자 중 한명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패배의 결말은 내가 결심하지 않는 한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이 책의 주인공들의 삶처럼. 태어날때부터 패배의 법칙을 안고 태어났다는 불순한 생각은 이 책을 계기로 이제 그만 놓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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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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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뒤 서평을 쓰기 전 이 책의 제목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나의 벤 존슨>에서 이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한참을 고민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나의 벤 존슨은, 이 책의 줄거리상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호달의 입장에서 '이름 모를 중년의 남자'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호달에게는 나의 벤 존슨이 그 '중년의 남자'인 셈이다.


한 때 신기록을 세우며 캐나다 신예로 주목받았던 벤 존슨을 중년의 남자는 끝까지 동경하며 영웅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 벤 존슨은 영웅이 아니었으며, 스스로 성공을 위해 선택한 약물로 인해 사회적으로는 패배자로 낙인찍힌 인물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한참 지난후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른 곳으로 다시 돌아와 과오를 반성하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것처럼, 사람은 스스로 실패라고 단정 짓기 전까지는 실패한 인생이라 보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벤 존슨이 상징하는 바는 중년의 남자를 포함해 호달뿐 아니라 찬기에게도 적용되지 않나 싶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이들은 모두 실패한 인생을 산 사람들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그렇게 낙인 찍었을수도 있을만큼 황폐하고 미래가 없는 삶을 살았고,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연대하면서 태도를 바꾸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게 되면서 이들은 실패가 아닌 상승 곡선으로 들어선 삶으로 접어들게 된다.


인생은 언제나 한결같을 수 없고 굴곡진 인생을 살아가는 만큼,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실패한 삶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연대하며 살아가는 삶과 포기하지 않는 삶을 중심으로 벤 존슨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풀어내며 사람들에게 자각과 깨달음을 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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