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하는 법 - 안녕, 한때 나의 전부였던 당신
김유은 지음 / 답(도서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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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주제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대부분 연인에 관련된 이별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외에도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읽다 보면 어떤 글에서는 답답함에 분통을, 또 어떤 글에서는 서글픔에 눈물 지어지는 글이 있는 반면, 잘 끝냈다거나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 어린 한숨이 지어지는 글도 있었다.


또 공감 어린 내용과 함께 시원한 사이다 같은 이별에 관련된 문장도 있었는데, 이처럼 다채로운 상황을 다룬 문장들 덕분에 흥미롭고 다양한 이별 통보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이별의 상황과 심정을 담고 있다. 특히 연인 사이에 겪는 이별에 관련된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읽다 보면 자신을 비롯한 우리 주변에 흔하게 겪는 이별 이야기에 관한 내용임을 직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가 여성인 만큼, 여성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남성의 입장이나 3자 입장에서 이별하는 상황에 대해 서술된 장면들도 만나볼 수 있다.


읽다 보면 계속되는 이별 패턴 때문에 지금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절절한 이별 드라마나 혹은 이별 장면만 묶어놓은 클립을 보는 것인지 헷갈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현실 속에서 겪는 수많은 이별에 관한 상황의 대부분 만나볼 수 있으리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아래 문장들은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거나 인상에 깊이 남았던 장면들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함께 읽으며 이제는 이별의 아픔을 훌훌 털어내고 나만의 멋진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아직까지 미련 때문에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거나 이별 때문에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빌어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나만의 이별 통보법도 하나쯤 배워가면 어떨까 한다.



=====

그의 빠른 걸음 속도를 맞추기 위해 나는 빨리 걸어야 했다. 넓은 보폭을 따라잡기 위해 서둘러 발을 움직였다. 조금 힘들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노력하면 된다고 믿었다.

빠른 걸음은 좀처럼 나에게 익숙해지지 않았고, 그는 속도를 줄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우리의 관계가 지쳐 갈 즈음 알았다.


맞춰 간다는 것은 나 혼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었다. 걸음이 빠른 그가 조금 속도를 늦춰 주고, 걸음이 느린 내가 조금 속도를 빨리 하는 것이었다. 한쪽만 애써 맞춘 모양은 결국 망가지고 말았다.

29페이지 中

=====


'사랑하니까'라는 이름으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관계를 볼 때면 어쩐지 마음이 쓰리다. 3자 입장에서는 뻔히 보이는 상황이 당사자에게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 놓아주자. 사랑은 '서로' 맞춰가는 것이지 혼자만 맞추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한쪽만 애써 맞추다 보면 결국 머지않아 망가지기 마련이다.



=====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거나,

오지 않는 연락에 초조해지거나,

나보다 중요한 게 많아서 내가 늘 2순위로 느껴진다면,

나는 당신이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더는 붙잡지 말고 안녕을 말할 수 있는 용기.

이별 앞에서 슬퍼할 용기.

그리고 그 슬픔을 딛고 일어날 용기.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

46~47페이지 中

=====


연인 사이에 있어 뭔가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 발짝만 내디뎌 이별할 용기를 내면 후에 당신은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해 줄 사람을 분명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자신을 부정적인 상황에 방치하지 않기를 바란다. 잠시 잠깐 슬픔의 시간을 견뎌내면 분명 한층 더 성장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느슨해져 버린 신발 끈 같은 관계에서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 안에서 혼자 속상해하고 있다면 선택해야 한다.


거의 풀려 가는 그 관계가 다시 단단해질 수 있도록

매듭을 조일 것인지, 아니면 유감스럽지만 끈을 풀어내고 새롭게 끈을 묶을 준비를 할 것인지.

61페이지 中

=====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느슨하게 풀어지는 순간들이 분명 있다. 그럴 때 당신은 혼자 속상해하며 시간을 보내기 보다 선택을 해야 한다.


다시금 관계를 단단하게 굳힐 것인지, 아니면 그만 끈을 풀어내고 새로운 끈으로 바꿀 것인지 말이다.


애매모호한 상황으로 관계를 지속하는 건 결국 모두가 상처받는 일이다. 그러니 부디 빠른 시일 내 결정하기를 바란다.



=====

당신이 현재 아프다면,

아프다는 그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당신의 힘듦을 더 큰 힘듦에 비교해서

작은 것이라고 무시할 필요는 없다.

아픔의 크기를 잴 필요도 없고, 나중에 올 아픔을 대비해 덤덤한 척할 필요도 없다.


다른 누구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스스로가 본인의 힘듦을 잘 안아 주면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으면 된다.

나는 이 아픔을 잘 이겨 낼 거라고.

63페이지 中

=====


아픔과 힘듦에 대해 크고 작은 사이즈와 경증을 굳이 따질 필요가 있을까? 아픈 건 아픈 것이다. 그냥 그것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감정과 내 안위다. 그러니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아껴주고, 또 살펴봐 주자. 더불어 잘 이겨낼 것이라는 응원과 함께 믿어주자. 잘 이겨낼 거라고.



=====

정답이란 글자의 정은 바를 정이라는 한자였다.

바른 답이라는 뜻.


그런데 자꾸 우리는 정답이라는 단어를 정해진 답이라는 뜻처럼 사용한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유동적이라서 길을 가는 동안 당연히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하고 있는 일이 잘 되지 않더라도, 방향이 조금 틀어졌더라도 괜찮다.

(...)

바른 답은 누군가가 정해 놓은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정해진 답은 없다. 당신이 하는 것이 바로 정답일 것이다.

248페이지 中

=====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문장이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정답'이라는 글자에 '바른 답'이 아닌, '정해진 답'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이야기한다.


인생에 정해진 답은 없는데, 왜 그토록 사람들은 정해진 답만 쫓으려 하는 건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부디 당신은 세상의 프레임에 갇혀 살기보다 나만의 길을 찾아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정답이다!



=====

평소에는 안부도 묻지 않고, 하물며 메신저 어플이 알려 주는 내 생일날에도 '축하한다'는 메시지 한 통 없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해 온다면 아마 부탁할 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연락하지 못했음을 변명하고 자신의 부탁을 들어 달라고 한다면 당신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남이 되도 괜찮을 친구의 부탁에 본인의 시간을 애써 쏟을 필요는 없다. 남이 되어도 괜찮을 사람이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당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다. 진짜 친구라면 힘들어 하는 당신을 감싸 주는 사람일 테니.

265페이지 中

=====


이런 비슷한 상황을 현실에서 많이 겪어 보았을 것이다. 특히 인생의 대소사가 많이 몰리는 시점이 오면 불쑥 연락을 취해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하는데, 그럴 때 굳이 그들을 모두 수용할 필요는 없다.


한때의 정 때문에, 혹은 알았던 인맥 때문에 주저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애써 나의 귀한 시간을 쏟을 필요는 없다.


언제든 연락이 끊겨도 미련이 남지 않는 사람, 남이 되어도 괜찮을 사람은 과감하게 거절해도 좋다.


친구는 포장지만 화려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이 아니다. 마음이 통하고 곁을 지켜주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친구'라고 부른다. 그러니 부디 안심하고 거절하자.



******


이별이 필요한 순간, 이별의 순간, 이별 후 우리가 헤쳐나가야 하는 순간들에 대해 기록한 이 책에서 부디 당신만의 해답을 얻었기를 바란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별해야 하는 시점일까? 지금 이 사람과 인연을 이어가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들로 마음이 어지럽다면, 여기 담긴 상황들에 나의 상황을 대입해 보고 3자의 관점으로 관찰해 보자.


그리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르면 된다. 관계에 있어 때론 실패할 수도 있고, 이별을 겪을 수도 있다. 이별을 요구하는 주체자가 될 수도 있고, 이별을 당하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위치에 있느냐가 아니라, 더 나은 상황으로 가고 있는가이다. 내가 소중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또 내 마음이 아프지는 않은지를 살펴보고 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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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아지고 있습니다
Yeon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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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포켓북 사이즈로 두께도 얇아 가방에 담아두고 출퇴근 길에 읽으면 좋을 법한 이 책은, 불현듯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강타했을 때 잠시나마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줄 것이다.


더불어 위로의 말과 용기를 주는 문장을 통해 긍정의 기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없이 땅으로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자신감이 떨어져 자꾸만 고개가 수그러드는 기분이 들 때 이 책을 펼쳐들고 휴식의 시간을 가져보자. 적어도 지금을 버틸 수 있는 힘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단문 형태의 글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특히 붐비는 출퇴근 길이나 점심시간과 같은 토막 시간을 활용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용상 무게감 있는 내용도 아닐뿐더러 책 무게나 부피도 크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가방에 넣어두고 읽기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자 할 때, 무료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을 때 이런 책 한 권 가방에 있으면 딱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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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긍정이란 가치관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 반대로 생각할 여유를 가지자. 어제 못 이룬 목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면, 나머지 시간에 목표 달성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집중해 보자. 그 사소한 생각의 차이에서 이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 정말 중요한 지혜를 얻는다는 것이다. 내가 잃은 것들을 뺀 나머지의 내 인생이 바로 내가 될 수 있도록 나만의 가치를 만들자.

18~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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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큰 기적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고는 한다. 그게 남일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나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실천해 보자.


부정적인 생각이 스미거나 혹은 좋지 않은 일을 맞닥뜨렸을 때 생각의 전환 회로를 돌려보자. 더 큰일이 될 수도 있었던 일을 작은 일로 액땜했다고 생각하거나 이 덕분에 인생 경험을 하나 더 배웠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혹은 나만의 속도로 조금 천천히 가자는 생각을 가져봐도 좋겠다. 이런 마음의 여유와 생각의 전환은 분명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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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 쓰지 않으면 말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는 타인뿐 아니라 나 스스로와의 거리도 띄어 주고 객관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띄어 주는 것은 쉼표를 붙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일과 쉼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 등 각각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띄어 쓰자.


띄어 쓰는 것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 적당한 거리, 정원에 꽃을 심을 때 사이의 거리, 횡단보도에서의 띄어 쓰는 거리, 우주의 별과 별 사이의 거리 등등 작은 거리와 큰 거리 사이까지 쉼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더 쉽게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타인과 나 사이의 거리가 있기에 삶이 유지된다.

음악의 리듬을 타듯이 쉼과 띄어쓰기를 잊지 말자.

61~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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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든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너무 가까이에 붙어 있으면 사소한 갈등만 부추길 뿐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렵다.


상대방의 진면목을 알고 싶다면,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때론 거리를 두고 천천히 관찰하듯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런 띄어쓰기와 쉼이 모두에게 분명 유익한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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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 없는 태도가 '나는 못할 것 같아'와 같은 자기 암시인 것이다. 자기 암시를 부정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내 스스로를 부정하는 그 때를 알아차리고, 긍정적으로 바꾸어서 좋은 암시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흔들릴 순 있더라도 먼 바다를 향해할 나침반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10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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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안의 부정적인 소리들이 머리를 어지럽히며 한없이 나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는 그 최면에 걸려들기 보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 안의 또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할 수 있을까?'라는 소리가 들리면, '까짓 해보지 뭐'라는 소리로 응대해 보자.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중심을 제대로 잡는 것이다.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흔들리는 순간이 불쑥 찾아올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것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래야 내 의사에 반하지 않는 똑 부러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


살다 보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머리가 복잡하고 생각이 흐트러지는 때가 있다. 무언가 집중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에는 의욕이 생기지 않아 그냥 멍 때리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럴 때 가볍게라도 집중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아보자. 이왕이면 손은 움직이면서 머리는 비우고 오로지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일들이면 더 좋다. 이를테면, 뜨개질이나 퀼트, 그림 그리기, 컬러링북 색칠하기 등과 같은 것들 말이다.


아니면 이 책과 같이 부담스럽지 않는 선에서 그냥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책도 괜찮다. 그렇게 그 일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부정적인 생각들은 휘발되고 지금 나의 행위만 남게 될 것이다. 거기서부터 다시 차곡차곡 긍정의 기운을 채워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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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 나를 치유하고 더 나은 우리가 되는 관계심리학
원정미 지음 / 서사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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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비밀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을 꼽으라면 단연 '인간관계'가 일등을 하고도 남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관계'를 잘 이어나가는 것은 어렵고 또 힘든 일이다.

이 책은 여러 관계 중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를 잘 이어나가는 방법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당장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건강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나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하는데, 나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지금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 너머의 타인까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나의 객관화를 통해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또 이를 통해 그 너머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담고 있다.

다시 말해 나와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나 자신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안내한 후에, '우리'가 되기 위해 나와 가까이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 동료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으면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담고 있는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관계'에 대해 논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나와 친해지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누구든 자신만의 믿음, 습관, 감정, 가치관, 살아온 환경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고, 관계를 맺어갈 수밖에 없기에, 이런 항목들에 부합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고, 반대인 경우는 부정적인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타인과의 관계를 논하기에 앞서, 나 자신을 먼저 파악하고 알아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관계를 위해서 나를 치유하고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더 건강한 관계, 긍정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몇 가지 대안들을 함께 덧붙이며 관계의 핵심은 '나'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가까운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배우지 못했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즉, 메타인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나의 기질이나 장단점, 내가 무엇을 보고, 듣고, 믿으며 자랐는지 아는 것을 말합니다. 나의 믿음, 습관, 감정,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고, 나의 상처와 결핍까지도 아는 것입니다.

메타 인지는 마치 새롭게 나타난 개념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기 객관화'와 '자기 인식' 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자기 객관화는 정서 지능 발달의 첫 단추입니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23페이지 中
=====

주변을 살펴보면, 나의 베스트 프렌드인 '나 자신'을 생각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또 어떤 것을 보고 자랐고, 나만의 믿음이나 습관, 감정, 상처 등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면서 '그냥', '대충'이라는 말로 넘기다가 결국 조금씩 관계가 깨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기 객관화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다 보니 타인에 대해서도 이해나 공감이 부족해지면서 서서히 관계를 이어나가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무언가를 알아가려고 하는 힘, 관찰력 등이 나로부터 시작해 타인에게까지 연결되어야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말하는 메타인지, 자기 객관화, 자기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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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친절과 선의를 베푸는 행위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상대에게 선의를 베풀되, 타인의 마음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내가 원해서 베푸는 선의를 상대가 반드시 보답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상대의 마음에 달린 것입니다. 상대로 인해 행복해지겠다는 기대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야 하지요. 아무리 애를 쓰고 정성을 들여도 상대의 마음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관계의 시작입니다. 인생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나의 태도와 선택뿐입니다.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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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을 베풀어 놓고는 타인이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사람들이 왕왕 있는데, 그럴 경우 선행은 더 이상 선행으로 남지 않는다.

친절과 선행은 내 마음이 원해서 베푸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베푼 것으로 만족해야 함에도, 상대방이 보답을 하지 않거나 혹은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화를 내서는 안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선행을 베푼 것이 마치 대단한 일인 양 뽐내거나 자기를 추켜세울 목적으로 소문을 내는 등 이상하게 활용하고는 한다.

이제는 그만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 타인의 마음까지 책임지려하거나 내 마음대로 조정하려 하지 말자. 내 마음이 내 것이듯이, 타인의 마음은 타인의 것이다.

앞으로는 내 인생, 내 마음, 내 생각, 내 태도에 더 집중해 보면 어떨까 한다.


=====
존재하는 자신을 돌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페르소나(역할, 능력, 직업)가 사라질 때 삶의 의미까지 상실하기도 합니다. 살 가치가 없다고 믿는 것입니다.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기 존재를 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자기 사랑의 시작은 존재만으로도 의미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수십억 인구 중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나는 실력이나 외모, 능력으로 순위를 매기는 존재가 아님을 곱씹고 나의 사회적 위치, 직업, 역할이 나의 존엄을 결정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 심지어 부모 형제조차도 나를 인정해 주거나 존중해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나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기애가 자랍니다.
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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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흔하게 겪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위의 예시가 아닐까 한다.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를 살펴보면 보통 역할, 능력, 직업적으로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렸을 때다. 그냥 그 자체로 나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만약 그런 것들과 조금 거리를 두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준다면, 나의 존엄은 그런 것들과는 상관없이 늘 반짝이고 있다고 이야기해준다면 어떨까?

아마 발밑으로 꺼져가던 자기애가 다시 활짝 피어나며 누가 머라고 해도 당당한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자기 사랑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의 돋보기를 들어 나 자신을 비하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이 자기 사랑의 시작입니다.
56페이지 中
=====

자기 사랑은 예쁜 옷을 입고, 비싼 구두를 신으며 나를 치장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나는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는지, 진짜 내가 관심 있어 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진짜 자기 사랑이다.

여전히 자기 사랑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우리가 흔히 사랑하는 것들을 떠올릴 때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자꾸 보고 싶고, 불편한 것은 없는지 들여다보게 되고, 더없는 애정과 사랑을 퍼주며 살펴보는 것. 그게 사랑이며 그 행동을 나 자신에게 하면 된다.


=====
사람마다 주요 감정 혹은 감정의 기본값이 다릅니다.
(...)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습니다. 기질적으로 타고났다고 해서 영영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성장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소인의 상호 작용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유전적 소인이 있더라도 환경적 영향으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감정의 기본값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마음엔 심리적 항상성, 즉 심리적 변화가 생기더라도 자신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려고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뇌는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분별보다 익숙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반응을 먼저 합니다.
(...)
그래서 우울과 불안, 걱정이 감정의 기본값인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걱정을 하고 불안해합니다.
(...)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간관계에서 나와 상대의 마음을 파악하는 데 감정의 기본값은 매우 중요한 핵심입니다. 우리 각자의 감정의 기본값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우울이나 불안이 나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의 기본값일 수 있다는 것을, 나의 감정도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내 감정의 기본값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관계를 훨씬 더 유연하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
내 감정의 기본값을 제대로 알고 나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73~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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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상대방이 언짢아 보이거나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으면 '나 때문인가'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감정의 기본값에 대해 알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데, 나 자신의 감정 상태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까지도 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럴 수 있지 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나의 감정 상태가 우울하거나 부정적인 감정 상태로 장착되어 있다면 이것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감정의 기본값을 제어하여 긍정의 방향으로 얼마든지 돌릴 수 있다.

평소 내가 화를 많이 내거나, 우울한 감정이 많이 느껴진다면 나의 감정 기본값이 어떤지를 살펴보고, 환경 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감정 기본값으로 바꿔보자. 어느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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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고 싶을 때는 나의 불안이나 우울을 자극하는 관계, 장소, 일 등 환경을 바꾸는 것, 즉 나에게 좋은 인풋을 꾸준히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부정적인 감정의 기본값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불평만 하는 사람은 계속 불평할 일이 보이고, 행복한 사람은 행복할 일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내 인생의 한방보다는 오늘 하루가 더 중요합니다. 오늘 하루의 감정 습관이 내일, 한 달 후, 1년 후의 나를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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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의 감정 기본값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러기 위해서 어떤 것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해답은 여기에 있다.

바로 나를 좋은 환경에 데려다 놓는 것이다. 내가 머무는 장소,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관계), 내가 하는 일 등을 바꿈으로써 확실히 나에게 긍정적인 메시지와 자극을 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바꾼다는 개념을 넘어서 현재를 포함한 미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더없이 중요하다.

별거 아니라고 넘기지 말고, 오늘 당장 내 주변부터 정리해 보자. 시들어 버린 식물, 넘치는 쓰레기통, 나를 비하하고 면박 주는 지인, 흐트러진 방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불안이나 우울에서 벗어나 한층 더 밝고 쾌적한 공간 속에서 행복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이 나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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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지 못한 태도는 개인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또 관계를 어렵게 합니다.

자신을 알아 가는 데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느끼는 감정이나 떠오르는 생각을 억압 또는 거부하지 않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의견이나 판단에 상관없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히 느껴야 내 안에 숨기고 싶은 모습,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마주할 용기도 생깁니다.
(...)
그런 나를 데리고 잘 살고 싶다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때 회복이 일어납니다.
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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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다면, 내 인생은 온통 거짓으로 둘러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내 곪고 곪아 마음을 병들게 하고 또 관계를 어렵게 할 것이다.

실제로 거짓으로 사는 사람들의 인생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들의 삶이 얼마나 불안으로 둘러싸여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 희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내 안에 나를 솔직하게 마주하다 보면, 간혹 내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진실이나 숨기고 싶었던 모습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외면하기보다 그대로 수용하고 마주한다면 그때부터는 회복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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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제대로 사랑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찬찬히 관찰하고, 습관적으로 하던 생각과 행동을 제삼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왜 그런 생각과 언행을 했는지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
관찰을 하다 보면 자신 안에 숨겨진 사랑스러움이나 기특한 면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9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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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알고 싶다면, 우선 관찰자 모드로 천천히 바라보며 최대한 자세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왜 그런 행동과 말을 했는지 하나하나 뜯어보다 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엉뚱함이나 사랑스러움과 같은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타인을 마주한 것 같은 즐거움에 푹 빠져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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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정말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확실히 구분해야 합니다. 바꾸지 못하는 환경에 연연하는 대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세요.

내가 처한 환경과 처지 그리고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지는 온전히 내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주어진 삶을 감사와 소망으로 살 것인지, 아니면 세상을 원망하고 불평하며 살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입니다.
1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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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될 대로 돼라 식으로 산다면 아무것도 알아차리거나 바꿀 수 없다. 정말 나의 삶을 제대로 살고 싶다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우선 내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인 면에서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우선적으로 구분해 보자.

그런 후 바꿀 수 없는 것들은 과감히 포기하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해 어떻게 바꿀 것인지, 혹은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를 고민한다면 내일의 나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실상 어떤 삶을 살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이자 몫이다. 그렇기에 지금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당신의 운명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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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 방법

첫째, 물리적 거리를 두고 만남을 줄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제외한 만남은 최대한 줄이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자신의 한계를 알려 줍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공간이나 경제력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면 지원해 줄 수 있는 범위를 알려 줍니다.

셋째,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사람 또는 만남을 찾습니다. 자신을 지지해 주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 멀어질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173~1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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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거리 두기에서 내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첫 번째와 세 번째로, 두 번째의 경우에는 보통 경고성으로 타인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두고 보기 보다, 특정 선을 정해두고 그 선을 넘어왔을 때는 즉각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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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나를 '질문하는 나'와 '대답하는 나'로 나누어야 합니다. '질문하는 나'는 나의 상황과 처지를 제삼자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자신을 관찰자 입장으로 바라보며 타인에게 하듯 질문하고, '대답하는 나'는 질문들에 최대한 숨김 없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진짜 욕망이나 감정을 알게 되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상대를 탓하거나 비난하지 않고도 관계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202페이지 中
=====

저자 역시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남편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저자는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또 대답하면서 마음속에 깊숙이 숨겨진 원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객관화시켜 남편에게 솔직히 이야기했고, 남편은 이를 수용해 더 이상 같은 일로 트러블이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고 전한다.

이 방법은 겉으로 드러나는 원인 말고, 내 안에 숨겨진 진짜 욕망이나 감정을 알게 해주어 뿌리 깊은 상처나 진짜 원인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던 내면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어 대물림되는 가족 간의 불화를 잠재우는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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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작은 수고와 헌신, 노력에 감사해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순간을 감사하며 표현하기 시작하면 관계도 달라집니다. 나의 수고와 노력을 인정해 주는 사람에겐 더 잘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것을 누군가는 잃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건강을 잃고, 가족이 아프거나 연인이 떠나고 나서야 후회합니다. 익숙함이야말로 연인이 떠나고 나서야 후회합니다. 익숙함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으로, 그만큼 귀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그 마음과 태도가 관계에 기적을 가져야 줄 것입니다.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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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문제의 시작은 어쩌면 '당연하다 여기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당연하다 여기기 시작하면 모든 것에 조건이 붙을 수밖에 없고 또 서로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선행과 베풂이 당연하다 여기면, 사람들은 조건을 붙여 권력을 취하고 이것을 활용하는 데 급급하게 될 것이다. 엄마의 사랑과 가사노동이 당연하다 여기면 잃고 나서는 후회와 자책만 남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엄마는 반대로 대접이 시원찮다며 서운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아무리 작은 헌신이라 해도 누군가의 노력과 시간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당연하다 여기기보다 항상 노고에 고마워하고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건네보면 어떨까?

그럼 반대로 상대방은 기꺼워하며 더 나은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

이 책을 읽으며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리고 몇몇 부분들에서는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했던 내 감정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내가 있지만, 여전히 나는 미숙하며 나를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방법을 활용하면 좋을지,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라는 부분과 사람마다 감정의 기본값이 다르다는 말, 여기에 더해 기본값을 바꾸기 위해서는 환경에 변화를 주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또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평생 가슴에 담아두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보통 보이는 것, 타인에 더 치중해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일을 계기로 나라는 사람을 좀 더 깊이 탐구하고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생각보다 흥미롭고 제법 스케일이 큰 인생 모험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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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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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이 느껴지는 제목, 글, 일상!"


노년에 다다라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면 누구나 한 번쯤 느끼게 될 감정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허송세월.

순간의 감정처럼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있을 테고, 혹자는 한 평생을 그렇게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노년에 이르러 일상에서 느낀 크고 작은 깨달음을 이 책에 담았는데, 대중적인 느낌은 아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살아온 삶의 흔적, 가치관, 종교관 등의 자기주장이 강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래선지 약간 매니악적 느낌이다.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이야기이거나,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갈 글들이 많다.

그럼에도 몇몇 부분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숙제처럼 이어져 오고 있는 이슈들도 있어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있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찬란한 청춘을 보내고, 안정적인 중장년층을 거쳐 이제는 노년에 이르러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적어 내려간 저자의 글은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회고록 같은 느낌도 있다.

산책하는 호수 공원의 풍경, 하나 둘 저물어 가는 지인들, 삶과 죽음을 넘나들었던 병실에서의 모습,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새의 모성, 술과 담배에 관한 애증 어린 이야기, 인간 정서의 밑바닥에 고인 냄새들에 관한 이야기 등 주제와 내용 모두에서 풋풋함보다는 진한 연륜이 느껴진다.

저자는 <뒤에>를 통해 많은 독자들과 사귀기보다는 개별적 독자와 사귀며, 글을 써서 세상에 말을 걸때 나의 독자는 한 명뿐이라고 말하는데,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폐쇄적 느낌을 받았다.

=====
나는 공적 개방성을 갖춘 글 안에 많은 독자들을 맞아들이려는 소망을 갖지 못한다. 나는 나의 사적 내밀성의 순정으로 개별적 독자와 사귀고, 그 사귐으로 세상의 목줄들이 헐거워지기를 소망한다. 글을 써서 세상에 말을 걸 때 나의 독자는 당신 한 사람뿐이다. 나의 독자는 나의 2인칭(너)이다.
331페이지 <뒤에> 中
=====

요즘의 1020 세대들이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저자가 살아온 시대를 다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는데, 답은 '글쎄'였다.

어쩌면 3040세대들이 살아온 시대도 그들은(1020세대) 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산문글 속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적용되는, 어쩌면 우리 모두 공감할 만한 소재들을 몇몇 가져와봤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나 특정 사고에 너무 치우친 것들은 제외하고, 언젠가 우리도 겪게 될 이야기이거나 지금 겪고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보면 어떨까 한다.


=====
의사가 말하기를 늙은이들의 몸에는 보통 대여섯 가지의 만성질환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여러 병증 사이에 경계가 무너지고 뒤섞여서 무슨 병인지 진단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
의사가 또 말하기를 늙은이의 병증은 자연적 노화현상과 구분되지 않아서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늙은이의 병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어서 딱히 병이라고 할 것도 없고 병이 아니라고 할 것도 없다는 말이었는데, 듣기에 편안했다. 늙음은 병듦을 포함하는 종합적 생명현상이다.

생, 로, 병, 사가 본래 각각 독립된 범주가 아니라 한 덩어리로 뒤엉켜 동시에 굴러가면서 삶의 기본 풍경을 이루는 것이라고 나는 늘 느끼고 있었는데, 노환에 대한 의사의 의학적 소견도 삶에 대한 나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7페이지 中
=====

젊은 시절과 다르게 나이 듦에 있어 관점이 바뀌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병증이 아닐까 한다. 어느 커트라인을 넘어서고 나면, 병증은 그냥 함께 살아가는 친구처럼 여겨진다.

한 덩어리로 얽히고설켜, 그 자체가 삶이고 인생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선지 병원에서도 특별히 '무슨 병'이라고 딱 꼬집어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이러한 노인의 병듦에 대해 '병듦을 포함하는 종합적 생명현상'이라고 표현했는데, 어쩌면 노인의 삶 속에 큰 우주가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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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죽기 위해서는 미리 정리해 놓을 일이 있다. 내 작업실의 서랍과 수납장, 책장을 들여다보았더니 지금까지 지니고 있었던 것의 거의 전부가 쓰레기였다. 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한 생애가 지나갔다. 똥을 백자 항아리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 둔 꼴이었다.

나는 매일 조금씩, 표가 안 나게 이 쓰레기들을 내다 버린다. 드나들 때마다 조금씩 쇼핑백에 넣어서 끌어낸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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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이상하게 움켜쥐려는 특성이 강해진다. 그래선지 과거에 시골집을 방문해 보면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귀한 취급을 받으며 처박혀 있던 것을 자주 목격하고는 했다.

사실 돌이켜보면 다 별것 아닌 것들인데, 왜 그리도 손에서 놓지를 못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비단 이것은 노인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아낀다는 이유로, 선물 받았다는 이유로, 아깝다는 이유로 우리는 똥을 백자 항아리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모시며 살고 있다.

저자는 가벼운 죽음을 위해 이제 조금씩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노인이 아닌 우리도 이런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입지 않는 옷, 쓰지 않는 잡동사니, 읽지 않는 책,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이제 그만 놓아주자.


=====
한국 근현대사에서 '내 새끼'를 앞세운 이 갑질의 전통은 유구하고, 밥술이나 먹게 되자 이 갑질은 더욱 권력화되고 일상화되었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내 새끼' 갑질 앞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졌겠는가. 끗발 없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서, 그날그날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이 더러운 세상에 만정이 떨어져서 아기를 낳지 않는다.

남의 자식을 짓밟고 '내 새끼'를 밀어붙이는 이 고위층 갑질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저출산 정책에 수십 조를 퍼부어도 그 결과는 모두 헛것이다. 이미 헛것이 되었다. 이제 "아이가 타고 있어요"도 점차 사라지고 "힘센 꼰대가 간다"만 남을 판이다.
2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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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논점을 벗어난 빗겨난 정책과 임시방편처럼 늘어놓는 말들만 듣다가 뭔가 속 시원한 해답을 듣는 느낌이 들어 반가운 마음에 가져와 본 문장이다.

나에게만 소중한 '내 새끼'만 앞세우는 갑질과 권력 앞에 내동댕이 쳐지는 끗발 없는 아이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적어내려간 문장을 읽으며, 어쩐지 멀지 않은 미래가 절로 그려지는 느낌이다.

자꾸만 죽어나가는 젊은이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내 배불리는 권력만 움켜쥐고 사는 게 과연 현명한 방법인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허허벌판의 모습이 이렇게도 선연하게 그려지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내 밥줄, 내 새끼, 내 것만 챙기며 배불리는 이들이 그때는 과연 무슨 핑계를 대며 빠져나갈까?


***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인생무상'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어차피 다 내려두고 떠날 텐데 뭘 그리 아등바등 거리며 소유하려 애쓰고 남들보다 더 앞서가려 애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결국 그렇게 애써봤자 남겨지는 건 내 만족보다 비교와 우위와 같은 감정들뿐인데 말이다. 오히려 그 시간을 나를 더 알아가는 데 썼더라면 적어도 살아가는 매일매일이 나를 알아가는 기쁨 내지는, 행복감으로 충만했을 텐데 말이다.

멀게 느껴지지만, 실은 아주 금방 다가올 노년이 불필요한 물건이나 사사로운 감정들로 채워지지 않기를 바라며, 지금부터라도 일상을 보다 값진 것으로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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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김영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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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치매 할머니와 손녀의 일상을 통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세대 차이가 벌어지고 가정이 점차 붕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봤을 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는 동화속에나 존재할 법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을 살펴보다 보면, 단순히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님을, 쉽지 않은 여정이었음을 금세 파악할 수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들은 이 말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저자의 집 또한 처음 4년간은 이 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실천으로 옮김으로써 저자는 상황을 전환시켜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94세 치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저자가 함께 사는 3대의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사랑, 눈물, 상처, 포기, 진심, 화해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유년 시절부터 할머니와 함께 유튜브를 시작하고 달라진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이 책에 담아냈는데, 읽다 보면 보통의 가족의 모습부터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족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모습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처음에는 고령의 치매 할머니와의 따뜻한 추억담 정도가 실려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여느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네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읽는 내내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봄과 동시에 어쩌면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만 생각하고 각각의 사람 그 자체를 들여다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또 특정 질병에 있어 잘못된 편견과 생각에 사로잡혀 있느라 정작 질병을 앓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해서는 뒤로 미뤄두고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보통 집 안에 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 그 집안의 분위기는 어둡고 날카롭다. 가족끼리는 항상 다툼이 잦고, 보호자들은 늘 지쳐있으며, 환자는 그런 보호자를 보며 더 위축이 된다. 그리고 병은 더 깊어진다.

저자의 집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장 4년을 모녀가 매일 말다툼을 하며 보냈다. 하지만 가볍게 시작한 유튜브로 인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모녀의 사이는 물론 치매로 인해 세상과 단절되어 가던 할머니마저 다채로운 일상을 매일 경험하게 되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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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가족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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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이름: 노병래
-나이: 94세(1931년 12월 12일 5남매 중 막내로 출생)
-고향: 충청남도 서천군 기산면
-자녀: 5남매(수복이, 남복이, 재섭이, 숙희, 선희)
-특이사항: 치매를 앓고 있음


■엄마
-할머니를 가장 빼닮은 딸이었지만, 다섯 자식 중 가장 존재감이 없었던 넷째.
-가족 중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천덕꾸러기 신세였음
-군에서 재섭이 삼촌이 갑작스레 사망하게 되면서 프랑스 미술 유학을 포기하게 됨. 이로써 계획했던 삶이 망가짐


■김영롱(저자)
-외할머니가 애지중지 키운 손녀 딸
-어릴 때부터 할머니 껌딱지로 추억이 많음
-할머니, 엄마, 저자가 한 집에서 살고 있음
-어릴 때 부모님은 이혼함
-가볍게 시작한 유튜브로 인해 사랑하는 방법을 새롭게 깨닫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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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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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째 딸 남복의 죽음
할머니 나이 마흔한 살에 고등학생이던 둘째 딸 남복이 뇌 수막염으로 사망하게 된다. 똑똑하고 집안일을 가장 많이 도와줬던 딸이었기에 할머니의 상심은 매우 컸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병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점차 증상은 나빠지기 시작했고, 신장에 있던 염증 세포가 머리로 올라가 뇌 수막염으로 번지면서 병은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남복은 이렇다 할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딸의 장례를 치러줄 돈조차 없어서 화장을 하자마자 남복의 유골함은 이름 모를 야산에 묻히게 된다.


2. 유일한 아들인 재섭의 죽음
11년 뒤, 군 복무만 마치면 미술을 전공해 제대 후 화가로 활동을 하거나 교단에 설 계획이던 앞날이 창창했을 재섭은 갑작스레 부대에서 눈을 감게 된다.

새것만 입히고 좋은 것만 먹이며 키운 유일한 아들이었던 그가 갑작스럽게 군에서 사망하게 되면서 할머니는 또 한 번 시련을 겪게 된다.

심지어 군에서는 죽음의 사인을 밝히지 않는다면 재섭을 국가유공자로 등록시켜주겠다며 거래를 제안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없는 살림에 합의를 받아들이게 되고, 이로써 다음날 바로 재섭은 국립 대전 현충원에 묻히게 되고, 이 일로 가족들의 삶도 망가지게 된다. 프랑스 미술 유학을 꿈꾸던 숙희(엄마)의 삶 또한 망가지게 된다.

삼촌의 죽음 이후 할머니는 '참 독한 여자, 기 센 여자, 웬만한 남자도 이기는 여자 대장부'라는 별명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삼촌이 돌아가시고 몇 년 뒤, 저자가 태어나게 된다.


3. 할아버지의 죽음
할아버지의 통통한 배에서 만져지던 덩어리는 암덩어리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할아버지는 급격히 쇠약해지게 된다. 그리고 정확히 3개월째 되던 날 가족 곁을 떠나게 된다.

장례를 치르고 3일 뒤 할아버지 곁을 지켰던 자식들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고, 할머니만 남은 집에는 점차 사람들의 발길도 끊기기 시작한다.

할머니의 눈빛에서는 서운함과 슬픔이 가득했는데, 그렇게 몇 년 사이 할머니는 모든 집안 행사를 이끌던 어른에서 쓸데없는 집안 행사까지 챙기려 하는 꼬장꼬장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4. 할머니의 수술과 우울증, 그리고 치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할머니는 점차 생활 반경이 좁아졌는데, 어느 날 삼촌의 보훈 급여를 찾으러 우체국에 다녀오던 날 바지에 소변을 보며 길에서 쓰러지게 된다. 심장 혈관이 막힌 게 원인이었다.

결국 할머니는 수술까지 받게 되었고, 심장 수술 이후 오래 누워 있다 보니 아픈 무릎은 더 안 좋아졌다. 비슷한 시기에 아슬아슬 했던 청력도 급격히 나빠지면서 총 세 개의 보청기를 맞춰드렸지만 어지럽다는 이유로 착용을 거부하는 통에 결국 두 손 두발 다 들게 된다.

또한 귀가 어둡다 보니 용기 내어 외출한 날에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잦았다. 그렇게 할머니는 점차 사람들과도 멀어졌고 홀로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서서히 우울증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더니 어느새 작은 섬과 같아졌는데, 특별한 날에만 사람들이 배를 타고 와서 축제를 벌이는 섬처럼 느껴졌다.

저자는 그제야 알았다. 할머니의 치매는 세상과의 소통이 멈춰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뇌가 웅크리면서 시작된 병이자 지독한 외로움에서 시작된 병이라는 걸.

할머니의 치매가 시작된 이후 엄마와 저자는 줄곧 4년을 싸워댔다. 그리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다.


5. 할머니의 신우요관암
어느 날 할머니의 소변에서 피가 보이기 시작했고, 검사를 통해 신우요관암임을 알게 된다. 의사는 고령의 할머니에게 수술을 권하지 않았는데,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항암 치료나 수술 모두 진행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90세가 넘은 노인이 항암을 진행할 경우, 체력이 버티지 못해서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경험자들의 조언과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빠르게 상태가 악화됐던 할아버지 간병 경험을 토대로 내린 결정이었다.

모녀는 그냥 갓 지은 따뜻한 밥과 익숙한 잠자리가 있는 집에서 할머니와 지금처럼 지내기로 마음먹는다.


6. 할머니의 섬망 증상
환시, 환청, 불면, 이상행동 등 처음 겪어보는 섬망 증상은 가족들에게 있어서는 고문을 받는 기분이 들 정도로 심각했다.

그렇게 48시간의 정신없는 섬망 소동을 겪고 난 후 두 번의 섬망이 또 다녀갔다. 2주 간격으로 나타났던 두 번째, 세 번째 섬망을 마주했을 때 모녀는 더 이상 당황하거나 절망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후 더 이상의 섬망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섬망 증상은 보호자까지 나동그라지게 만들 정도로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원인을 파악하게 되면서 비로소 안정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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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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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굴곡진 할머니의 삶과 더불어 자신과 할머니 사이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풀어놓으며 이들 가족의 역사를 하나하나 되짚어 나간다. 그리고 그 속에는 가족들 사이에서 상처받고 사랑이 고팠던 엄마가 있다.

끈끈하고 애틋한 할머니와 손녀 사이와는 달리, 멀찍이 떨어져 부딪히기 바쁜 엄마와 할머니의 사이는 저자가 중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깊이 쌓아온 갈등의 골은 깊었고, 꼬인 실타래는 도저히 풀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저자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면서 서서히 이들의 오해와 앙금은 사라지게 된다.

가까이 있음에도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얼굴을 영상을 통해 마주하게 되면서 이들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 물리적으로 가까워질 수 없었던 이들이 마침내 얼굴을 맞대고 살을 부비며 고맙다는 말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모녀 사이도 많이 달라졌는데, 할머니의 치매가 시작된 이후 줄곧 4년을 싸워댔던 날을 청산하고, 어느새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하며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이가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튜브는 삼대뿐 아니라 친척들의 마음도 움직이게 되면서, 그간 코로나로 인해 발길이 끊어졌던 친척들이 하나둘씩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 집에 방문하게 된다.

지난했던 4년을 보내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면서 집안에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평소의 일이 줄어들거나 간호하는 일상이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새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고, 일상에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나누게 된다.

저자는 이제 감추고 피하려고만 했던 할머니의 죽음도 마주하며 더 나은 죽음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한다. 치매라는 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음에, 체온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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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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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이 말을 할 때 씁쓸하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때로는 흘려보내고 때로는 간직하며 살면 살아진다는 말. 지독한 슬픔도, 넘치는 기쁨도 한데 섞여 하나의 삶이 된다는 말. 나는 이 문장이 "그래도 살라"는 말로 들린다.
(...)
이제 할머니의 말에서 빠진 단어 하나를 채워보려고 한다. 할머니는 사는 것도 포기하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기억이 흐릿해지고 있는 94세 할머니가 이처럼 자신의 반짝이는 표현력으로 사람들에게 "그래도 살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카든, 남편이든, 자식이든, 손녀든 사랑하며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
"슬프면 슬픈 대로 살고, 좋으면 좋은 대로 (사랑하며) 살다 보면 당신들도 이렇게 오래 살아요."

아마 할머니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말이었을 거다.
49~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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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사랑하며)라는 말이 추가되면서, 가족은 모름지기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함께' 살아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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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과 애착 없이 자란 삶이 단단한 반석 위에서 뻗어 난 삶만큼이나 깊이 뿌리를 내리려면 홀로 애써야 할 게 많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기댈 곳 없었던 엄마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인생을 외로이 감당해야 했다. 상처를 견뎌내기 위해서 아마 평생을 노력해야 했을 거고, 혼자서라도 바로 서려고 스스로 많은 걸 터득해갔을 것이다. 엄마가 할머니의 작은 행동들에 불에 덴 듯한 반응을 보였던 건, 온 힘을 다해 바로 서게 된 자신이 그때마다 흔들렸기 때문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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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중간에서 중립자로써 엄마의 상처 또한 보듬을 줄 알았다. 어느 한편에 서기보다 엄마가 왜 어떤 상처와 눈물을 마음에 품고 살았는지 이해했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때문에 엄마와 할머니의 갈등을 억지스럽게 화해하려 하는 섣부른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엄마의 상처를 들어주었다.

이 시간 덕분에 어쩌면 엄마를 더 잘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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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엄마와 나, 그리고 할머니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갔다. 우리는 셋이지만 마치 거울을 보고 무표정하게 서 있는 한 사람 같았다. 서로의 말을 들어줄 마음도, 온기를 내어줄 여유도 없었기에 함께이지만 홀로였던 채로. 이 4년 동안 우리가 과연 가족이었을까?
1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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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을 살펴보면, 이 모습과 똑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숫자가 중요하지는 않다. 마치 거울을 보고 무표정하게 서 있는 한 사람 같은 모양새가 있을 뿐이다.

치고받고 싸우고, 서로를 상처 주고 할퀼 때만큼은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 가족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각기 다른 피해자만 존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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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한 영상을 돌려보다 보니 알 수 있었다. 치매는 할머니의 일부일 뿐인데, 나는 치매만 쳐다보다가 '우리 할머니'를 잊고 있었다. 할머니의 정체성과 감정은 내가 보고자 하면 언제든 나올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만 내 신경이 온통 이상행동과 실수에 몰려 있어서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었다.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그게 바로 문제였다.
1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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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래서 보통은 질병만 바라보느라, 어느새 그 속에 자리한 사람은 잊는다.

질병에 걸렸어도, 여전히 정체성과 감정은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우리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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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는 영상들은 내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영상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같은 장면만 수십 번 보다 보니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할머니의 작은 몸짓과 눈빛, 표정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편집은 할머니가 내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 일상에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4년간 묵혀왔던 갈증이 조금씩 해소되는 것 같았다.
122~1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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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추억을 반추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현재를 되짚어 보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하는 듯하다.

만약 몇 년 더 앞서 유튜브라는 매개체가 활성화되었다면, 나 역시 비슷한 의도를 가지고 수없이 많은 영상을 남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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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던 대소변 묻은 빨래가 이틀에 한번, 삼 일에 한 번이 되더니 두어 달이 지나자 거의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약 4개월 뒤, 뇌신경과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치매 노인의 자존감과 우울감은 인지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자존감이 올라가고 우울감이 낮아지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인지능력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온다는 것이었다. 살아 갈 이유가 생기는 것도 치매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
할머니에게 필요했던 것은 곧 기억에서 사라질 경고와 주의가 아니라 사는 걸 재미있게 만들어줄 활력, 자존감을 높여줄 칭찬과 대화, 우울감을 낮춰줄 웃음이었다.
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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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병에 집중하느라 정작 사람은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에 집중하고 보니, 병도 호전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존감을 높여주고, 삶의 활력을 주는 일상. 여기에 더해 칭찬과 대화를 통한 웃음이야말로 우리 삶에 진정한 치료제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건강한 사람도 웃음을 잃는 순간 우울과 불안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가 삶에서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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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삼대가 지금처럼 웃으며 지낼 수 있게 된 건, 자신의 아픈 상처만 들여다보던 이들이 서로의 상처로 시선을 돌리면서 '저 사람도 얼마나 아팠을까?'를 헤아려보기 시작한 뒤부터였다.

몇 십 년에 걸쳐 생겨버린 상처가 아물기까지 우리에겐 분명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니 우리 가족은 동화의 한 장면에서 튀어나온 사람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도 아니다. 우리는 태어난 김에 만나 서로를 어느새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가족이자, 함께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세 명의 여성들이다.
1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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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4년이 힘겨웠던 건 '나'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픈 상처만 돌아보느라 정작 타인을 돌아볼 여유도 배려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눈을 돌려 서로의 상처를 돌아보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어느새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게 된다. 더 보듬고 헤아리며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는 진정한 가족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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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았으면 하루 웃고 넘어갔을 일을 매일 기뻐할 수 있게 된 변화는 생각보다 놀라운 일이었다. 웃는 게 좋아서 더 웃을 만한 일들을 찾아서 해볼수록 우리 가족의 관계도 조금씩 단단해졌으니까. 한때 할머니의 깜빡임은 우리에게 참 슬픈 일이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사랑하는 할머니의 가장 예쁜 모습이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치매의 가장 아름다운 면이기도 하다.
168~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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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깜빡임에 대해 관점을 달리하면서, 오히려 웃을 일이 두 배, 세배가 되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서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의미가 없던 일에 의미를 더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우리 삶은 보다 다채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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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확실히 알았다. 엄마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가족을 감싸고 있는 온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할머니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하는 일이라는 걸.

다가올 이별을 생각했던 그 시간을 계기로 일상은 더욱 소중해졌다. 풀이 죽어 있던 할머니 앞에 다시 삼각대가 놓이고 내가 조잘거리며 끊임없이 수다를 떨자 할머니는 다시 웃기 시작했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아직 할머니를 만질 수 있다.
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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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렸어도 여전히 할머니는 살아 계신다. 숨을 쉬고, 온기를 느끼며, 사랑할 수 있다. 그 점에 감사하며 주어진 시간을 아낌없이 보듬으며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힘찬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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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로 자주 비유된다. 언제 끝이 날지 알 수 없는 터널에 들어서면 누구든지 두려움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
그러나 지금 우리는 터널 중간 어디쯤에서 웃으며 걷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할머니에게서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들을 지켜주려고 노력하면서부터 찾아왔다.

할머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흐릿해지고 있고, 어쩌면 우리 삼대가 지나는 터널의 끝이 아름답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여정이 절망스럽지만은 않다는 것. 중간에 꽃밭도 있고 해가 들어오는 공간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나는 그 끝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2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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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병을 하나의 덩어리로 놓고 봤을 때는 그저 끝없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는데, 그것을 하나씩 쪼개두고 할머니 맞춤형으로 전환하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덕분에 저자는 유튜브를 통해 할머니와 많은 것들을 나누며 함께 하고 있다. 더불어 언젠가 맞이하게 될 끝도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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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 2부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노인을 배제한 채 노인의 일을 정하지 말라."

노인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그들의 존엄성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정말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는 이것이다. 보호자 또는 요양 시설이 노인의 삶을 어디까지 결정할 수 있을지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 치매의 진행 단계와 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각기 달라질 이 균형이 잘만 잡힌다면 요양원, 사회제도와 지원, 사회적 인식은 자연스럽게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거라고 믿는다. 뜨거운 감자가 천천히 식어가듯 말이다.

나는 그 고민의 첫 발걸음이 '만약 나라면'이라는 말로부터 출발했으면 좋겠다.
2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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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에 관련된 부분은 늘 뜨거운 감자였다. 존엄을 지키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 그리고 그 방법이나 범주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는 자칫 살해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조심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멀게만 생각하는 죽음과 노인은 우리 모두에게 언젠가 다가올 일들이다. 그렇기에 노인(혹은 나)을 배제하고 죽음을 논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이기에 언젠가 노인문제와 요양 시설, 죽음에 대한 문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급격히 밀려들어올 것이다.

그러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만약 나라면'이라는 시각에서부터 시작해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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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한 사람의 마지막을 함부로 단정 지을 권리는 없다. 마지막을 앞둔 노인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꾸만 어두워지는 삶에서 위태롭게 빛나고 있는 그 반짝임을 어떻게 지켜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다.
2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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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제 서슴없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일상과 감정을 묻고 나눈다. 심지어 죽음에 대한 문제까지도 의견을 나눈다.

함부로 단정 짓거나 끝을 내기보다, 지금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해 주며, 위태로운 삶이 꺼지지 않도록 가까이에서 지켜주고 보듬으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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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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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가족이기에 어쩌면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오래 알았던 만큼 상처도 컸을 것이고, 눈물도 많이 흘렸을 것이다.

보통은 저자가 4년간 치열하게 엄마와 다퉜듯, 그렇게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유튜브라는 매개체 덕분에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

매일 가까이 붙어살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얼굴과 감정을 살펴볼 수 있었고, 덕분에 타인이 가진 상처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긴 세월을 보내며 포기하고만 살았던 관계 회복을 이뤄냈고, 또 절절한 화해도 했다. 스킨십이 어색했던 할머니와 엄마가 어느새 서슴없이 고마움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모녀 사이가 되었다.

멀어졌던 친척들과도 다시 가까워졌으며, 병에 잠식되어 있던 시선을 할머니에게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덕분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할머니의 희미한 정체성과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살펴보고 나니, 저자에게 있어 유튜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존재가 아니었나 싶다.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 것은 물론 의미 있는 화해를 돕고, 또 상도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먼 훗날에는 유튜브에 기록된 영상들을 보며 할머니를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추억까지 만들어 주었으니 일석삼조가 아닐까 싶다.

절망 속에서 다시 찾은 이들 가족의 웃음과 평온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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