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 - 천경의 미셸 푸코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양한 책을 통해 경험을 쌓으면서, 철학자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이 책을 읽을 용기를 냈고, 그렇게 '처음'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와 '천경'이라는 작가를 만났다.


처음이었기에 설렜고, 궁금했다. 미셸 푸코가 추구하는 철학은 무엇일지, 그것을 천경이라는 작가는 어떻게 해석했을지, 또 이것이 나에게는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필드에 들어서니, 눈이 팽팽 돌았다. 처음부터 저자가 경고성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하게 다가올지는 몰랐다.


저자는 1부의 내용이 어려울 것이라 경고했고, 2부와 3부는 쉽고 재밌을 거라 말했다. 더불어 매우 자주! 체계를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흐름에 따라 글을 썼다는 것을 강조했다.


소개 글이나 추천글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무색할 정도였고, 저자가 말한 경고가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또 실감했다. 특히 서문에서 1부까지의 내용은 심각했는데, 내용이 연결되는 게 아니라 각기 다른 조각들을 얼기설기 엮어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계속 읽었다. 저자가 초반에 경고한 부분이 있었기에 어쨌든 꾹꾹 눌러 담으며 다음 장을 향해 나아갔다. 1부의 내용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내용이라고 해서 나름대로 이해해 보려 노력도 했다. 그런데 막상 다 읽고 난 지금까지도 과연 1부의 내용이 꼭 필요했던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2부 내용부터는 1부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앞선 경고대로 내용은 흘러가고 있었으나 중간중간 신변 잡담 수준의 이야기로 빠지는 것은 비일비재했고, 명료하지 않은 구성은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왜 작가 개인의 하소연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건 나뿐인가?)


저자는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전한다. 그런데 왜 저자의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그런 재미를 주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스스로 자신의 글이 울퉁불퉁하고, 유아적이고, 세련되지 못하다고 평하고, 자신의 글쓰기는 경로를 자주 이탈한다고 말하며 전혀 고칠 생각은 없으니 아이러니하다. (알면서 행하지 않는 것을 무어라 칭해야 할까?)


미셸 푸코의 원문을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최소 1/3에서 1/2 정도는 걸러서 읽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특히 나와 같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아니 어쩌면 원문을 먼저 읽는 것이 더 이로울지도 모르겠다) 군더더기 제외하고 <실존의 미학>의 본론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102페이지부터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저자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재미를 반감시킨 덕분에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된 미셸 푸코를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저자의 경우는 자신의 그런 책쓰기 방법에 대해 너무 당당하게 밝히며, 그것이 자신의 글쓰기 방식이라 말하는 것을 보고 조금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그럼에도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읽은 책이기에, 나름대로 미셸 푸코의 사상과 철학을 정리해 보았다. 최대한 처음 읽는 사람들도 이해 가능한 범주로 정리해 보려 노력했고, 핵심 내용들만 기재하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저자가 쓴 단어들로 인해 다소 이해가 가지 않거나 복잡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미셸 푸코의 말기 작품인 《주체의 해석학》을 재해석하여 서술하고 있다. 1부에는 미셸 푸코의 철학인 통치성과 주체성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 2부에서는 <주체의 해석학>에 대한 개념들을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미셸 푸코가 말하는 주체화를 이루기 위한 일상의 여러 방법들을 담고 있다.


여러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책이 말하는 실존의 미학이라 말하는 핵심 내용은 결국 '외부의 가치기준에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성과 특이성을 발명하여 역량을 펼쳐내는 삶'에 대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와의 관계가 중요하며,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 말한다.


미셸 푸코가 말하는 주체화 방식은 고대 그리스,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주체화 방식을 다루는데, 현대 시대와 비교하며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나'라는 주체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어떤 행동양식으로 살아갈지를 함께 고민해 봐도 좋겠다.



----------------------------------------

<주체의 해석하기>의 핵심 단어인 '자기배려(자기 돌봄)'를 나는 이렇게 정의한다. 감정이나 인식이나 진실이나 관계나 성공이나 돈이나 이런 것을 대하는 태도 바꾸기, 즉각 행동 바꾸기.

(...)

<주체의 해석학>은 그 방법을 고대 그리스와 헬레니즘, 로마 철학자들의 실천 기법들을 통해 알려준다.


(28페이지 中)

----------------------------------------



=====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 간략 소개

=====


<주체의 해석학>은 푸코가 1981~1982년 콜레주드프랑스에서 강의한 내용을 녹취해서 출간한 책이다. 푸코의 말기작에 속하는 이 책은 자기 수련의 방법적 도구로서 '실존의 테크닉'들에 대해 논한다.


실존의 테크닉이란 지금과 다른 주체를 생산하는 기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다른 주체는 주체의 외부에 있는 진리들을 자신의 신체에 기입하여 진리와 주체가 만나는 매 순간 탄생한다. 스스로 자신의 주체화 양식을 만들어가는 예술 행위를 푸코는 '실존의 테크닉'이라고 정의한다.


푸코가 보기에 고대인의 주체화 방식, 기독교인의 주체화 방식, 근/현대인의 주체화 방식을 각각 상이하다. <주체의 해석학>은 이 중 고대인의 주체화 방식, 즉 고대 그리스,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주체화 방식을 다룬다.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고대의 철학이란 자기배려와 뗄 수 없는 관계로,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기배려와 자기인식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푸코의 정의에 따르면 자기배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이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행위이며,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행위"다. 그러나 자기에게 몰두하거나 자신을 돌보는 행위는 개인의 이기적인 행복 추구와는 거리가 있다.


자기배려는 "영혼을 부단히 훌륭하게 만드는 일"과 관련된다. 때문에 자기와 적절한 관계를 맺는 '자기배려'는 타자와 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이고, 자기는 물론 타인과 세상의 변화를 가져온다.


한편 자기인식 역시 당시에는 "처신함에 있어서도 지나침이 있어서는 안 됨을 의미" 하는 것으로 "자신의 힘을 과신해서는 안 되고, 힘과 대적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원칙"이었다.


그러니까 이 시대의 자기인식이란 자기배려라는 "일반적인 범주의 한한 형식"이었다. 한마디로 자기인식은 자기배려를 위한 것이었다. 즉, "내 자신을 돌보고 배려하는 한에서만 내 자신을 알려고 애써야 한다는 말"이다.


푸코가 지향하는 자기배려에는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일련의 자기 수련 과정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근데 '데카르트의 순간'에 와서부터는 '인식'화 되어버리면서 철학이 "탁월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자기배려'가 아니라 '인식의 여정'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지식을 축적하고 소유하는 영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많이 아는 놈, 많이 가진 놈이 장땡이 되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앎을 실천과 연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이 주목받고, 이런 방식을 선호하다 보니 여기에는 자기배려가 끼어들 틈이 없다.


존재는 변하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자기를 내기에 걸고 죽을힘을 다해 수련해야 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제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주체의 변모를 위한 적극적인 자기배려를 했다.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변화를 위해 자기를 돌보며 살아야 해!'라는 것이 전제된 사회였다는 말이다.


나의 어제와 오늘이 똑같다고 느낀다면, 존재를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힘인 자기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 개념 이해하기

=====


■푸코의 자기 테크놀로지


-----

철학하기란 자기 문제에서 출발한 물음과 실천이어야 한다. 여기서 '자기 돌봄'이 시작된다. 나의 문제에 답하기 위한 '실존의 테크닉'을 각자 고안해야 한다. 우리의 존재만큼이나 많은 실존의 기술을 우리는 발명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푸코는 '자기 테크놀로지'라고 부른다. 자기 테크놀로지란 '자신의 행동 규칙들을 스스로 정하고, 자신의 고유한 존재 내에서 자신을 변화, 변모시키며, 자신의 생을 작품으로 만들려고 하는 숙고된 자발적인 실천'이다.

(...)

이때 고대의 자기 수련 기술들을 소환해 보면 참고할 만하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글쓰기, 경청 독서, 사유와 표상 점검, 죽음 수련, 양생술, 자기통제, 각종 정화 의식 등 수많은 '영성'이 실천됐다.

120페이지 中

-----

-----

자기와의 적절한 관계 맺음은 타자와의 적절한 관계 맺음과 연결된다.

(...)

우리는 관계의 삶을 살고 있으니 내가 조금 변한다는 것은 세상을 조금 변화시키는 행위가 된다.

(...)

내가 남들처럼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할 때, 나를 잘 돌보고 있는지, 자식을 잘 돌보고 있는지, 세상을 잘 돌보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

지금 내 삶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122페이지 中

-----


푸코는 자기 돌봄을 위해 자기만의 실존 기술을 발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자기 테크놀로지'라고 명명했는데, 이 방법들은 그 어떤 외부 조건에 상관하지 말고, 자신만의 기술을 선택하여 길러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것이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자기 수련 기술들을 살펴보면, 글쓰기, 독서, 자기 통제, 명상 등으로 일상 가까이에서 실천하고 수련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푸코가 말하는 성적 쾌락의 활용


-----

푸코의 <성의 역사 2: 쾌락의 활용>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인의 자기 배려란 성적 욕구를 지배하는 것과 직결된다.

(...)

쾌락의 활용과 관련해서 그리스인은 세 가지 형태의 자기배려 기술을 연마했다. 양생술, 가정관리술, 연애술이 그것이다.

(...)

푸코 편에서 "그리스인의 도덕적 주요 관심사는 한마디로 잘 사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

그런데 잘하는 것의 핵심이 '자기배려'라면 이 자기배려의 내용은 쾌락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즉, 그리스인에게 '성적 쾌락의 활용'은 자기배려의 특권적 영역이었다.


이 쾌락을 잘 활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그리스인은 양생술, 가정관리술, 소년과의 연애술 등 세 가지 자기배려 기술을 스스로 수련했다. 이는 성적 영역에서 도덕적 주체로 자기를 배려하는 세 가지 기술이다.


양생술은 동양에서도 발견되는데, 시기와 내용이 유사한 점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정액을 소중히 여기는 점이 양측 모두에서 나타난다.

(...)

여하튼 고대 그리스의 양생술이란 자기의 신체와 맺는 관계를 말한다.

(...)

허용과 금지, 정상과 일탈의 외부 기준은 없다. 스스로 체질과 기후, 신체 특성이나 환경 등을 고려해 성적 욕구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했다. 즉, 무절제한 성행위를 알아서 삼갔다는 것이다.

(...)

그리스 사회는 생식만이 성관계의 목적의 아니었다. 남성 간의 성행위를 더 문제시하지도 않았다. 어느 쪽이든 과도하지 않아야 했다.


가정관리술도 흥미롭다. 가정관리술이란 부인과의 관계에서 자기배려의 기술이다. 이것은 부인을 다스리면서 동시에 자기를 다스리는 기술이다. 동양도 그랬지만, 이 시기 그리스도 부인은 남편과 대등한 지위가 아니었다.

(...)

노예보다 조금 나은 처지인 부인의 위치를 인정하면서, 부인 및 하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정관리술이다.

(...)

한마디로 남편의 자기배려란 자기 절제의 테크닉을 발휘해서 부인이 잘 수용케 하는 능력이다.

(...)

자기배려의 기술로서 연애술은 동양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연애술은 성인 남성과 소년이 관계를 맺을 때 성인 남성이 자신을 배려하는 기술이다. 이미 말했듯이 이 사회에서는 이성애나 동성애가 모두 허용되었다.

(...)

재미있는 것은 그리스 사회에서는 성행위 시 수동적인 자세를 매우 수치스럽게 여긴다는 점이다. 자유인 남성이 수동적인 여성 역할을 하는 것을 자연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기에 그렇다.

(...)

때문에 성장 중인 소년과의 성관계만 가능했다.

(...)

연애술의 자기배려 역시 자기를 배려하는 동시에 소년을 배려하는 기술이다.

131~135페이지 中

-----


푸코가 말하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성적 쾌락의 활용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 형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양생술, 가정관리술, 연애술인데 이를 통해 당시 여성의 지위와 성에 있어서만큼은 현대 시대보다 더 개방되어 있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모든 자기배려는 종교, 정치, 교육제도 및 외부의 도덕법칙 등 그 어떤 것에서도 독립적인 영역이었다는 점이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수정하며 관계를 설정하는 모든 것이 오로지 개인의 몫이었던 것이다.



■푸코가 말하는 성과학과 삶의 쾌락


▷성과학


-----

푸코는 근대의 생명관리 권력(생명 권력)을 한편으로 개인의 신체 층위에서 작동하는 규율권력과 종 인구에 작동하는 조절통제 권력으로 나눈다. 성은 이 두 층의 모두에게 작동된다.

(...)

성은 개인과 종의 생명을 통제, 관리하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즉, 성은 '육체에 대한 미시 권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사회 전체나 사회집단에 개입하는 통로였다. 권력의 입맛에 맞게 그들이 바라는 결과를 유도하는 전략, 전술의 도구로 이용된 것이 성이었다.

142페이지 中

-----


-----

권력의 필요에 따라 성이 범람하는데, 이렇게 발명한 성 담론은 새로운 규범이 된다. 새로운 정상과 비정상이 생산되는 것이다. 푸코는 이런 절차와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인간과학 중 하나가 성과학이라고 본다. '성과학'은 과학의 영역인 듯 보이지만 실은 권력과 공모해서 탄생한 지식이라는 것이다.

(...)

또 푸코는 '성'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성은 18세기 이후 만들어진 복합적인 어떤 관념을 지칭한다. 즉, 섹슈얼리티란 최근에 만들어진 개념으로 항구적이고 초월적인 무엇이 아니라 근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근대 권력은 성과학이라는 탈을 쓰고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까지 파고들어와서 인간을 통제하고 개조한다.

143페이지 中

-----


-----

푸코는 근대 성 담론이 규격화해놓은 성 정체성의 예속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이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쾌락 행위를 발명하라는 주문에 다름 아니다. '성'의 영역에조차 침투해서 정상적인 쾌락의 조건과 범위를 만들어 금을 그어주는 권력이라니!

144페이지 中

-----


푸코는 근대에 들어서 성은 권력의 입맛에 따라 전략, 전술의 도구로 전략했다 말하며, 이것에 대해 '성과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닌, 권력과 공모해서 탄생한 지식이라는 뜻으로, 이것에서 벗어나라 말한다.



▷삶의 쾌락


-----

푸코는 이성애나 동성애, 양성애 등을 실체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인간이 자기의 몸을 실험하는 방식일 뿐이다. 자신의 새로운 쾌락을 발명하고, 자기 삶을 어떤 쾌락의 장으로 보직하는 것, 어떤 쾌락의 양식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쾌락이란 성적 쾌락만 의미하진 않는다.

(...)

우리는 쾌락의 이미지를 성적 이미지로 한정하거나 환원한다. 푸코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영역에서 어떻게 쾌락을 활용할 것인가와 연결된다. 쾌락은 성의 영역을 포함해서 삶의 모든 순간 향유할 수 있는 즐거움이다.

(...)

이 쾌락을 우리가 제대로 생산해서 삶을 예술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n 개의 쾌락이 있다. n 개의 쾌락을 각자 고안하여 쾌락의 장소인 자기 몸의 주인이 되는 쾌락의 삶이 중요하다. 쾌락은 누구에게는 즐거움이고, 누구에게는 고요함이나 평정이며, 누구에게는 희열의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에 맛보는 지극한 지적 환희다!


그래서 푸코는 고대인이 자기의 쾌락 행위를 조절하여 윤리적 존재로 주체화했던 사실에 주목한다. 인간은 쾌락을 산출하며 생을 작품으로 만들어 나가는 존재다.

(...)

자기 자신에게 맞는 쾌락을, 적절한 시기와 장소를 택해서, 적절한 상대와 적절한 빈도와 강도로 즐기면 된다. 이 사적인 영역에 대해 누구도 정상적인 체위 따위를 말하지 않는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고대인은 쾌락 행위가 자기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145~146페이지 中

-----


푸코는 성의 쾌락을 포함해 삶의 모든 순간을 향유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각자 고안해서 발명하라 말한다.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의 쾌락은 때로 고요함 일 수도 있고, 희열이나, 앎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누구나 자기의 쾌락을 계발하고 양식화하여 기쁘게 살 자유가 있으며, 인간이란 이런 쾌락을 통해 생을 작품으로 만들어 나가는 존재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정상과 비정상


-----

푸코가 말했듯이 전통적인 주권 권력이 규범 권력으로 변하면서, 이런 규범 사회는 사람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눈다. 이것은 무섭다. 비정상 군에 포함되면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

간당간당, 위태위태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은 비정상의 낙인이 찍히는 것이 두렵다. 그것이 '주홍글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손짓 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

모욕을 넘어 나의 지금 삶을 박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담 한마디에도 정색한다. 팍팍하고 에누리 없고 긴장하며 서로의 시선과 평가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다.

153~154페이지 中

-----


고대와 현대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어쩌면 이런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아닐까 한다. 권력의 주체가 '나'에서 '사회적 규범'으로 변화하면서, 다름은 그야말로 공포가 되었다.


이때는 객관적 진실로써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보다 오로지 집단이나 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에 부합하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할 뿐이다.


때문에 우리는 남들과 비슷해지기 위해, 다르지 않기 위해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팍팍하고 긴장된 상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어떤 기준으로 나와 너를 구분 짓는다는 것, 내가 그냥 나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지 새삼 깨닫는다.



■고대 그리스의 세 가지 시간: 크로노스, 아이온, 카이로스


-----

고대 그리스 세계에는 세 가지 종류의 시간이 있었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연대기적 시간이다. 양으로 환원되는 직선적인 시간이다. 아이온의 시간은 현재 속에 과거(기억)가 펼쳐지는 시간이다. 과거는 나의 기억 전체이며 무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무의식은 영원하다. 그런데 현재라는 순간 속에 무의식(기억)은 접혀 있다. 카아로스의 시간은 기회의 시간이다. 내게 나타난 기회를 잡지 못하면 사라지는 시간이다.


(...)

아이온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지속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과거에 위치하고 있지만 현재와 함께하고 있으며, 영원히 내게 돌아온다. 기억이란 과거를 현재 속에 연장하는 것이다. 기억이란 현재와 함께하는 차이 자체다. 기억은 현재를 만나 어떤 차이를 창조한다.

159페이지 中

-----


-----

아이온은 언제나 도래한다. 아이온은 내가 만나는 무한의 시간이다. 과거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이 아니다. 과거의 시간은 현재로 연장되는 시간이며, 현재를 변용하는 미래의 시간이다. 결과적으로 미래를 바꾸는 시간이다. 과거의 시간은 현재와 접속하여 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바꾼다. 과거의 시간은 철 지난 유행가 가사에나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를 춤추게 했던 어떤 날, 어떤 시간이 무한으로 출렁인다. 나를 통찰로 이끈 시간, 나를 사무치게 아프게 했던 시간들이 내 안에 살아있다! 그 아이온을 불러내서 현재를 새로 창조하고, 현재를 바꾸는 에너지가 되도록 할 수 있다.


(...)

과거가 현재를 만나 차이화되는 시간의 생성, 이것이 창조다. 창조는 차이화들이다. 과거란 케케묵은 골동품이 아니다.


이것이 헬레니즘, 로마 시대 철학자들이 과거의 시간을 중시했던 이유다. 이들이 보기에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 무이지만 과거는 내 수중에 있는 것이다. 즉, 우리는 과거를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소유물을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설명이다.

(...)

과거는 누구도 침범 불가능한 나의 자산이다.

(...)

나의 기억은 나의 자산이며,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나의 역사이며 나다. 아프면 아픈 대로,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 대로 거기서 배워야 한다. 자기의 과거를 망각한다는 것은 과거를 내다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다. 과거를 망각하고 미래가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라지만, 그가 바라는 그런 미래는 오지 않는다.


(...)

오늘은 미래와 즉각 연결된다. 미래가 오늘이고 오늘이 미래다! 그리고 오늘에는 항상 어제가 함께하고 있다. 수많은 어제가 내 안에 있다. 이들 중에는 어제를 불러내느냐가 중요하다. 무수한 어제의 기억 중에서 존재의 주인이 되는 힘들과 관계 맺기, 그리고 그 어제의 힘들과 오늘의 힘이 무수한 내일 중에서 어떤 내일을 자기 존재 안으로 끌어들일 것인가? 이것이 삶이다. 이것이 운명이 된다.


(...)

그러니까 세네카나 플루타르코스가 과거를 중시한 이유는 현재를 잘 살기 위함이다. 때문에 이들은 '기억 훈련'을 열심히 했다.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바의 존재 방식'이니까. 기억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으니까.

161~163페이지 中

-----


고대 그리스의 세 가지 시간에는 크로노스, 아이온, 카이로스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아이온으로, 과거(기억)를 뜻한다. 과거는 모든 것의 접점으로, 현재와 미래와도 통한다.


또 과거는 이미 우리가 축적한 자산으로 어느 누구도 침범 불가능한 영역이다. 과거를 통해 우리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있고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그렇기에 과거를 중시한다는 것은 곧 현재를 잘 사는 방법이자 새로운 미래의 삶을 창조하는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스튈티티아


-----

모든 것이 누구에게는 열려 있는 시스템에서는 역으로 자신을, 자신이 원하는 것에 걸맞게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기를 제대로 욕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욕망의 노예가 아닌 욕망의 주체 되기. <주체의 해석학>에 소개된 세네카의 스튈티티아(비이성, 사유의 동요) 개념을 생각해 본다. 세네카는 자기배려를 하지 않는 사람을 스튈티티아 상태라고 말한다. 그는 외부의 표상들의 가득해서 항상 동요한다.

(...)

스튈티티아 상태의 사람은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들어찬 상태다. 너무 많은 싸구려 지식과 정보로 채워진 상태. 세네카는 스튈티티아를 자신을 방치하는 자로 설명한다. 그는 외부 힘의 방향대로 산다.

(...)

스튈티티아 상태를 세네카는 '품위 있게 욕망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그는 자유롭지 못한 자다. 그의 의지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외부의 시선이나 주의의 반응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그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며, 그의 견해는 지배적 타자들의 견해다.

167페이지 中

-----


-----

스튈티티아 상태의 사람은 비이성적이며 스스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기에 항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다.

(...)

그래서 그의 존재 방식을 바꿔줄 타자가 필요하다.

(...)

그를 즉시 스튈티티아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자란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에서 끄집어내는 자다. 그런데 이 역할을 철학자가 한다. 헬레니즘, 로마 시대 철학자는 소피스트처럼 궤변을 늘어놓는 사변론자가 아니라 존재 방식을 바꾸도록 안내하는 자다. 그는 스튈티티아 상태의 사람에게 자신을 제대로 욕망하도록 지도한다.

(...)

무엇이든 사회적 코드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이가 '삶의 대가'다. 푸코의 실존 미학은 여기서 싹튼다.

(...)

현대 문명이 발명한 엄청난 지식의 홍수 속에서 인간은 파멸할지 모른다. 이 지식과 정보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168~170페이지 中

-----


스튈티티아라는 용어는 처음 들어보지만, 어쩐지 우리와 매우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기 배려를 하지 않는 사람, 외부 힘의 방향대로 움직이는 사람,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며 힘 있는 자들의 욕망에 휩쓸리는 사람.


현대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의 유형이다. 이런 스튈티티아에 대해 푸코는 존재방식을 바꿔줄 존재가 필요하며, 여기에는 철학자가 답이라 말한다.


특히나 고대 철학자들은 궤변을 들어놓는 자들이 아닌, 존재방식을 바꾸도록 돕는 안내자들로 옳은 방식으로, 제대로 욕망하도록 지도한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이와 같은 역할을 대신해 주는 사람에는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글쎄'라는 답이 나온다. 몇 년 전에는 그나마 '선생님'이나 '스승'을 꼽는 사람들도 몇 있었을 텐데, 요즘의 우리 사회에서 고대시대 철학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고로, 밀려드는 정보와 지식들을 스스로 통제하고, 올바로 사고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수밖에는 없다. 스스로 자신 삶의 주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자기배려와 자기 계발


▷현대사회의 자기 계발


-----

자기 계발서들은 '쓰임 받는' 사회의 부품으로서 자기를 부단히 담금질하는 노하우 전수에 집중한다. 자기와 타인과 사회를 무한 긍정하며, 자기 자신과의 무한 경쟁을 요구한다. 희망을 주면서 자기 착취를 부추긴다. 인간의 욕망에 호소하는 이 같은 담론은 자기를 갈취하는 가장 노련한 방법이다.


이런 자기 계발 담론의 문제는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가 저서<피로사회>에서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 했으며 '무한정한 할 수 있음'이, 즉 '나는 할 수 있다'는 과잉 긍정이 사회 주요 코드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위주의 현대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아니 캔 두 잇, 유 캔 두 잇, 위 캔 두 잇이 넘치는 사회.

173~174페이지 中

-----



▷고대사회의 자기배려


-----

고대의 자기배려는 오늘날 성공학 도서로 분류되는 자기 계발서들과는 다른 전망을 제안한다.

(...)

자기를 변화시키는 자기 돌봄은 즉각 타자와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역으로 어떤 타자의 자기 돌봄은 그와 연결된 나를 변화시킨다. 내가 상대에게 영향을 받듯이 상대 또한 나에게 영향을 받는다. 이 주고받는 관계에서 각자의 능동성이 요구된다. 자기배려란 이 능동성까지를 함의한다. 그러니까 나의 자기배려란 타자의 자기배려와 연결되며, 타자의 자기배려에 의한 나의 주체성 수정을 동시적으로 수행한다. 주체가 변형되는 한에서 진리, 진실에 접근할 수 있고 주체의 존재 방식의 수정을 위해 자기배려가 요청된다.

176~177페이지 中

-----


고대의 자기배려와 현대사회의 자기 계발을 살펴보면 완전히 극과 극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기 계발은 언젠가부터 나 자신을 부품화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형태로 진화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인드 뒤에 서서히 망가져가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반면, 고대의 자기배려는 자기 돌봄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긍정의 신호들이 번져나감을 알 수 있다. 이 주고받는 관계는 각자의 능동성을 바탕으로 이뤄지며, 주체의 변형은 동시적으로 나와 연결된 타자에게까지 수행된다.


이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물론 존재방식 또한 내가 원하는 형태로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



■자기 지배와 타자지배


-----

변화는 일상에서, 자기 삶의 장에서 시작돼야 한다. 정치권에 변하라고 하기 전에 나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179페이지 中

-----


-----

절제의 실천을 위해서는 어떤 앎이 요구된다. 이것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윤리학>에서 실천적 지혜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절제력이 있는 사람은 실천적 지혜를 가지고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즉, 욕망과 쾌락을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 이 앎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절제의 중요한 요소가 실천적인 앎이다. 이 앎은 진리와 관계한다. 진리에 대한 앎이 자기제어를 위해 필요하다.


이렇게 자기의 쾌락과 일상을 제어할 수 있는 자기 타자를 지배하는 통치자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타인을 지배하는 자는 자기를 지배하는 자라야 한다. 그렇지 못한 자가 지배권을 갖게 되면, 타인들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

권력자는 자기 지배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런 자기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덕목이 바로 절제다. 푸코는 '가장 임금다운 인간은 자기 자신의 왕인 자'라는 고대의 텍스트를 인용한다.

181페이지 中

-----


-----

해서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도시국가에 유용한 인간 교육이란 다름 아닌 자기제어 교육이다.

(...)

말하자면 내가 좋은 인간이 되는 훈련이란 내가 좋은 지도자가 되는 훈련과 같은 것이다. 결국 자기 관리, 가정관리, 국가관리가 동형이라는 결론이다.

182페이지 中

-----


-----

타인을 지배하려 들지 마라! 당신 자신의 지배자가 되어라! 그것이 당신 자신과 타자의 지배자가 되는 길이며, 우주의 원리에 합당하다.

(...)

자기를 지배하는 자는 자유인이다. 그는 세상의 흐름에 불안하게 쫓아가지 않는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멈춘다.

(...)

자유는 자기에게 저항하여 삶을 다르게 운용할 능력이 생길 때 확보된다.


'세상은 변하지 않을 거야!'라고 낙담하는 사람은 '난 변하지 않을 거거든!'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183~184페이지 中

-----


변화는 나의 삶의 일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배움을 통해서는 자기통제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여 아니라고 생각될 때는 멈출 수 있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 여기에 더해 나만의 삶을 운영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진정 자기 자신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진짜 자유는 통제에서부터 비롯된다. 진리를 깨우쳤다면 실천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좋은 인간이 되는 훈련을 반복한다면 결국 나 자신은 물론 저절로 타자까지 통제하는 상황에 도래하게 될 것이다.



■사유할 수 없는 것을 사유하기


-----

푸코는 사유 불가능한 것을 사유하려고 합니다. 이런 사유를 바깥의 사유라고 명명합니다. 바깥의 사유란 말하자면 사유되지 않는 것을 사유하기입니다.

(...)

그것은 현재에 억압된 것, 파묻혀버린 것을 들춰내는 사유이며 현재의 지층들 너머의 사유이며, 아직 도래하지 않은 사유이기도 합니다. 바깥의 사유는 타자들과 접촉하는 사유입니다.

(...)

굳어버린 현재를 갈아엎고 묻혀버린 과거의 것을 불러오며, 언어의 그물망에 포획되지 않는 사건들을 만나는 사유이니까요.


그래서 푸코에게 사유하기란 저항하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때 사유한다는 것은 실천하다는 것이 됩니다. 실존의 미학이란 다름 아닌 바깥의 사유를 자기 삶의 실천으로서의 바깥의 힘들과 관계 맺기.


(...)

바깥의 사유는 바깥의 사유를 내 삶의 장으로 끌어와서 내 삶을 구성하는 힘으로서의 사유입니다.

(...)

외부의 힘에 예속되는 주체화가 아니라 외부의 힘을 자신의 실존을 위해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수련입니다.

(...)

산다는 것은 매 순간 사건들과 조우하는 것이지요. 이 사건들과 나의 마주침으로 '나'라는 주체가 형성됩니다.

(...)

나의 주체화 과정은 내가 사회와 관계하는 과정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나의 주체화는 사회의 무수한 힘과 만나는 방식으로 결정됩니다.

191~192페이지 中

-----


사유할 수 없는 것을 사유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지니지 못한 바깥의 것들을 만나 새롭게 변화를 꾀한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타인과 접촉하며 관계를 맺고, 매 순간 새로운 사건들을 통해 '나'와 마주하는 것.


이 모든 것에는 '외부'가 아닌, '내' 의사가 반영되어야 하고,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새롭게 유입된 사유는 여러 과정을 거쳐 '나'라는 주체를 만든다.



■공감, 자기의 감옥에서 풀려나는 마법


-----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헬레니즘 시대의 견유주의자 데메트리우스는 관계적인 지식을 중요하게 봤다.

(...)

관계적 지식이란 인간을 둘러싼 세계, 사물, 타인에 대한 앎이면서 동시에 이것들과 나의 관계를 아는 것이다. 그러니까 관계적 앎이란 한마디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과의 관계를 아는 것이다.

195페이지 中

-----


-----

관계적 지식은 세상 만물을 나와의 관계 속에서 탐구하여 얻어낸 것이다.

그래서 데메트리우스는 이런 앎을 유익한 지식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앎은 세계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해준다.

196페이지 中

-----


-----

공감이란 타자화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

타자와 하는 실천이 습관이 되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

나의 관점으로만 보이던 세상에 무수한 눈높이의 관점들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이것은 놀라운 사건이다. 자기의 감옥에서 풀려나는 놀라운 마법을 이 순간 경험한다.

197페이지 中

-----


-----

서로 공감한다는 것은 서로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가해자도 피해자고 없다. 관계적인 삶과 충만한 삶이란 동전의 앞, 뒷면처럼 붙어있다. 때문에 공감을 강조하면 피해자가 되고 손해 볼 거라는 논리는 기우다. 서로 영향 관계를 주고받기 때문에 누군가의 고통이 누군가의 행복이 될 수 없다. 그물코 하나가 찢어지면 나머지 모든 그물코에 영향을 주듯이.

(...)

결론적으로 '공감하기'는 '나와 너의 구별 없애기'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이 자기의 감옥에서 풀려나는 열쇠다.

198페이지 中

-----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부족한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이 '공감'이 아닐까 싶다. 타자화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감옥에 갇혀 '왜 저래'만 연발하고 있는 것이다.


공감이라는 눈이 뜨이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꽤 많은 관점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것을 마법이라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공부한다는 것


-----

푸코는 <성의 역사: 쾌락의 활용>에서 철학이라는 것을 '사고에서의 고행', 즉 '자기의 훈련'이라고 말한다. 자기의 훈련이란 시도하는 것이다. 이 시도란 '진실의 작용 속에서 자기 자신의 변형시키려는 시험'이다. 푸코는 변화될 수 있는 것을 탐구하는 것이 철학의 진리라고 말한다.

(...)

진리는 인간을 바꾼다. 이것이 '진리'의 몫이다. 존재의 전면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 공부다.

207페이지 中

-----


공부한다는 것은 곧 수련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수련한다는 것은 곧 무언가 변화를 촉구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렇기에 진리는 인간을 바꾸고, 이것이야말로 '진리'의 몫이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자기 전향


-----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자기 수양에서의 자기 전향이 중요한 테마가 된다. 전향은 서구의 자기 테크놀로지 중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푸코는 말한다. 여기서 전향이란 '자기로의 회귀', '자기 자신으로의 선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의 '전향'이라는 개념은 플라톤의 전향이나 기독교의 개종과는 다른 층위에서 논의된다. 그것은 사유에 한정되기보다 '행동 도식'에 가깝다.

플라톤의 텍스트에 나타난 전향의 개념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

요약하면 외관으로부터 시선 돌리기, 자기로 회기 하기, 존재론적 본향으로 되돌아가기다. 플라톤의 전향은 이 덧없는 감각 세계에서 영원한 천상의 세계(이데아)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며, 상기를 통해 자신의 신성을 인식함으로써 자기를 해방하는 행위다. 자기로 전향한다는 것은 인식에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211페이지 中

-----


-----

푸코가 주목하고 있는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자기 전향'은 자신과 단절하고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타자와의 단절이다. 자기 주변 것들과의 단절이다.

(...)

외부에서 시선을 거두어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

또 이때 전향은 '능동-주체화'다. 이 능동-주체화는 개종에서처럼 느닷없이 존재가 단절을 경험하는 갑작스러운 변형이 아니라 스스로 행하는 길고 연속적인 과정이다.

(...)

그러니까 타자들로부터 해방되어 자기를 응시하는 것은 자신이 애초에 설정한 어떤 목표에 이르기 위함이다.

(...)

자기 수양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

그것은 정신적인 집중 훈련이라는 실천적 도식이다.

212~213페이지 中

-----


-----

결론적으로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전향이란 자기 수양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데 정신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행위다.

(..)

더 잘 실천하기 위해, 더 잘 행위 하기 위해 전향이 요청되는 것이다.

(...)

능동적으로 자기를 개종하고 전향하여 도달하는 영역이다. 힘든 실천을 부단히 통과한 자가 다다르는 경지다.

214페이지 中

-----


자기 전향이라는 말을 쉽게 이야기하자면, 곧 자기 집중이라는 말과 같지 않을까 한다. 요즘같이 이것저것 시선이 어지러운 사회에서 어쩌면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한때는 멀티플레이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또 이것이 능력 있음이라는 것과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이것이 잘못된 개념으로 밝혀졌다.


주변의 어지러운 것들과 단절하는 것, 내 안의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목표하는 것에 다다르기 위해 집중하는 행위 등 자기 전향을 통해 이제는 나로의 회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이 행위야말로 진짜 내가 나로서 있을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자, 행위가 아닐까 한다.



=====

주체화의 기술들: 자기 돌봄 실천방법들

=====


1. 휘폼네마타(글쓰기) 활용하기


-----

푸코는 서신 교환, 경구 메모, 논설 교환 등 글쓰기와 독서를 자기배려와 타자 배려의 중요한 기예로 본다. 여기서 서신 교환과 '휘폼네마타(요약메모)'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휘폼네마타는 독서나 대화, 강의 내용을 요약한 메모라 할 수 있다.

(...)

서신 교환이 '안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라면, 휘폼네마타는 '바깥에서 안으로' 향한다.

(...)

편지를 받고 뭔가 깨닫는 순간 나는 변용되는 것이다. 휘폼네마타는 바깥의 진리들을 기록해서 문서 고화한 후, 그것을 내 피와 살에 새기는 것이다.


헬레니즘, 로마 시대의 사람들은 이 휘폼네마타를 돌려보기도 하고 이를 기반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

휘폼네마타는 넓은 의미로는 '씌어진 모든 주석과 모든 형태의 씌어진 기억'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용약 메모도 휘폼네마타지만, 독서나 자신의 생각을 쓴 글도 휘폼네마타에 포함된다. 독서 후에 독서 내용을 글로 써서 기록한 것도 휘폼네마타다.

서신 교환은 엄밀한 의미에서 휘폼네마타와 다르다.

(...)

서신교환은 상대방과 자기 자신을 동시에 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서신 교환이 양자 모두를 성장시킨다.

227~228페이지 中

-----


-----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라틴어 명상이란 그리스어 실사와 동사를 번역한 말이다. 이때 동사는 '연습하다', '훈련하다'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즉 사유 훈련을 의미하는데, '사유를 자기화하고 그것을 확신하여 정신에 새겨지게 하는 것'이다. '진실을 사유하는 주체'에서 '적절히 행동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230페이지 中

-----


-----

독서 후 메모 습관은 뭔가를 취한 후 자기만의 무늬를 그려내는 실천이다.

(...)

한 줄이든 두 줄이든 써야 한다. 쓰는 습관은 쓰기의 기예와 삶의 깨달음도 함께 준다.

231페이지 中

-----


자기 돌봄의 실천 과제 첫 번째는 휘폼네마타라고 하는 글쓰기다. 바깥에서 얻은 지식이나 깨달음을 글로 쓰는 것으로, 독서나 대화, 강의 등의 내용을 메모한 것을 말한다.


쓰는 행위를 통해 다시 한번 자각하고, 몸에 깊숙이 새겨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지속적인 실천 행위를 통해 습관화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독후감 쓰기, 서평 쓰기, 일기 쓰기, 필사하기, 강의나 명사의 말 기록하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2. 파르헤지아(솔직히 말하기) 활용하기


-----

대중 웅변술과 대척점에 파르헤지아(솔직히 말하기)가 있다. 파르헤지아는 '솔직히 말하기, 말의 자유, 말해야 될 때 말해야 할 바를 말하게 해주며, 수사학이나 아첨과 대립되는 솔직함'이다.


한편 웅변술은 논리적이고 정합적으로 진실 관계를 사유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은 감정을 부추기고 환호하게 한다. 웅변술은 사실 관계의 진실성과는 별도로 청중을 흥분하게 하고, 눈물 흘리게 하고, 분노케 하고, 박수 치게 한다. 충동적이고 맹목적으로 광신하게 하는 기술일 수 있다.

235페이지 中

-----


-----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자기 수련이란, 주체가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진실된 담론을 체현화하는 것이 자기 수련이다.

(...)

참된 담론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참된 담론의 보유자인 스승의 도움이 필요하다.

(...)

이때 수련자들은 정숙, 독서, 경청, 글쓰기 등을 통해 참된 담론을 지니는 훈련을 한다.

(...)

참된 담론을 지닌 스승은 '파르헤지아라는 일반적 형식 내에서' 참된 담론을 전승해야 한다. 이때 파르헤지아는 스승 입장에서 제자에게 언표되는 담론의 '기술적 절차'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파르헤지아, 웅변술도 대상을 전제한다. 웅변술이 대중 설득술의 일환이라면 파르헤지아는 진실한 담론을 전승하는 자의 방법적 도구라고도 할 수 있다. 웅변술은 자신이 믿는 진실을 대상도 믿게 하려는 수사학적 기술이며, 그 혜택이 웅변하는 자에게 가장 많이 돌아간다는 것이 고대 철학자들의 견해다. 그러나 파르헤지아는 그 혜택이 오로지 제자들에게, 즉 타자에게 돌아가는 이타성을 띤다.

(...)

파르헤지아는 타자가 진실한 담론을 주체화하도록 하는 지도자의 테크닉이지만, 동시에 '발화 주체와 행위 주체의 일치'가 전제된다.

다시 말해 파르헤지아를 행하는 스승은 자신이 말하는 바를 행하는 존재다.

(...)

또한 파르헤지아는 아첨과도 대비된다. 아첨하지 않고 진실을 말할 용기를 갖는 것이 파르헤지아의 또 다른 전제다.

236~237페이지 中

-----


-----

스스로가 스스로의 스승 되기. 스승 없는 최초의 파르헤지아를 내게 이식해서 존재 방식을 변모시킨 나는 나의 스승이 된다. 그것은 타자가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스승에게서 배우는 존재의 개심이며 변화다. 자기를 넘어 자기에게 다가가는 스스로의 스승이며 스스로의 제자 되기.

239페이지 中

-----


위의 글에서는 웅변술과 파르헤지아를 비교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웅변술과 파르헤지아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서 각각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진실한 담론을 통해 전승하는 자의 방법적 도구, 발화 주제와 행위 주최자의 일치, 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감 등을 통해 문득 소크라테스가 떠올랐는데, 어쩌면 파르헤지아에 가장 가까운 이가 아니었나 싶다.


필요할 때 올바른 말을 할 줄 아는 것, 솔직하게 말하는 것, 아첨하지 않는 것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꼭 스승이 없더라도 스스로 스승이 되어 파르헤지아를 연습하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



3. 나만의 파라스케우(장비) 장착하기


-----

고대인은 스트레스를 대비한 문장들을 마음과 근육과 신경에 저장하면서 살았다.

(...)

이것을 고대인은 파라스케우에(장비, 채비)라고 설명한다. 푸코는 <주체의 해석학>에서 파라스케우에를 '우리를 더 강하게 하는 데 필요충분한 동작의 총체, 실천의 총체'라고 설명한다.

(....)

이 정언은 스승들이 발화한 문장이나 전승하는 성인의 말씀, 스스로 설정한 문장 등이다. 그는 이것을 암송해서 자기의 이성이나 의지, 성정과 일체가 되도록 한다. 그러니까 파라스케우에는 '이성에 기초한 담론들'이며 합리적이고 참된 자연의 본성에 합치되는 '장비'로서 즉각 행동을 유도하고 명령하는 담론이다.

(...)

우리가 방향을 잃고 기우뚱하는 것은 내면의 나침반이 없어서다. 나의 나침반을 수중에 지니고 살면, 그것은 즉각 제동을 건다. 즉시 구조 받을 수 있다.

244~245페이지 中

-----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고대인들처럼 파라스케우에(장비)가 준비되어 있다면 어떨까? 지금보다는 훨씬 더 수월하게 하루를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담담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담론들, 즉각 행동을 유도하는 담론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담론들을 적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보면 어떨까?


길을 잃었을 때, 마음을 다잡지 못할 때 이것들은 즉각적으로 나를 구조해 줄 것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옳은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4. 분노 다스리기


-----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헬레니즘, 로마 시대 분노의 윤리는 권력 행사의 문제와 연관해서 나타난다. 즉 타자에게 분노하는 자는 권력을 행사하는 입장에 선다는 것이다.

(...)

분노라는 것은 권력자가 자기 지휘권에 속하는 자들에게 지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249페이지 中

-----


-----

우리가 자주 분노하다 보면 분노를 발생시키는 뉴런 연결 조합이 계속 활성화, 공고화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의식적으로 분노를 줄이면 이 연결 조합은 불활성화되고 변형된다. 분노 횟수를 줄여보자. 어느 순간 분노를 발생시키는 연결 조합은 사라지거나 비활성화된다. 분노는 습관이다.


따라서 오늘 하루, 이번 한 주 격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장기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분노의 연결 회로는 희미해진다.

251~252페이지 中

-----


푸코는 분노에 대해 권력자가 지위권에 속하는 자들에게 지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했는데, 현대에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가부장적인 아버지-가족, 직장 상사-부하직원, 힘센 남성-여자친구 등 여전히 권력자는 힘없는 자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며 분노를 쏟아낸다.


이런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횟수를 줄이는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분노도 결국 습관이기에 분노 회로를 차단하거나 비활성화 시켜야만 결국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불쑥 튀어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5. 시련과 고통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에픽테토스도 세네카와 유사한 논리로 역경과 고통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

난관과 시련은 그 자체로 악이 될 수 있으나 이겨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악이 아니다. 고통과 역경은 섭리이며, 세계 질서에서 필연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난관은 유익하다!

(...)

정리하면 세네카와 에픽테토스 등 스토아 학자들에게 시련과 고통은 신의 섭리에 속한다. 시련과 고통을 통해 그는 자신을 수련하며, 수련하는 삶 자체가 인생의 목표다. 이를 통해 인간은 완성된다.

(...)

모욕 행위는 악이지만 나에게는 선으로 기능한다. 나의 인내심과 관용을 시험하고 나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모든 시련과 역경은 선이 된다. 인간의 주변에 시련을 배치하는 것은 신의 자비심 때문이며, 이 시련은 나를 도약시킨다.

256~257페이지 中

-----


-----

고통을 피하려고만 하거나, 행복하다는 주문을 고통의 형상 위에 슬쩍 덧칠한다 해도 고통은 꿈틀꿈틀 도래할 것이다. 이는 내가 삶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를 겪어내고 응시하는 숱한 과정을 통해 실존의 과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의 선물로 내게 다가온 이유 없는 고통과 시련이라면 그건 감당하는 수밖에 없다.

(...)

시련과 고통, 나를 방문하는 이 손님을 어떻게 맞이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258페이지 中

-----


삶에는 고통과 시련이 항상 수반된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이것에 대한 정의는 물론, 우리 삶 또한 달리질 수밖에 없다.


고통이 고통으로 끝나버리면 이후에 그것은 영원히 고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또다시 고통이 찾아왔을 때 피하거나 더한 고통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반면, 고통을 통해 삶을 배우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면 이 고통은 고통이 아닌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고통은 무언의 성장 동력이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시련과 고통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대응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 삶 역시 달라질 것이다.



6.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


-----

당장 행복해지기는 외부와 나의 권력 배치를 바꾸는 일이다. 내가 당장 행복해지면 바깥의 상황은 힘을 잃는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것은 바깥의 권력에 주도권을 주지 않는 나의 힘 의지의 실현이다. 내가 행복해지는 순간 나를 에워싼 세계가 행복의 자장으로 끌려들어 온다. 즉시 권력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주도권을 내가 쥐면 바깥의 힘에 굴복하지 않는 주체가 탄생한다.

(...)

거창한 묘수는 없다. 힘들더라도 실존을 살아내는 것이다. 여기다가 약간만 다른 실천을 해본다.

(...)

행위를 매일매일 조금씩 바꾸면 생각도 바뀌고, 몸의 감각도 바뀐다. 내 삶을 굳건히 지키면서 평소 하던 것과는 다른 실천들을 조금씩 하다 보면 습관이 바뀐다. 안 하던 짓을 해보는 거다. 그러면 업이 바뀌고 업장이 소멸하기도 한다.

(...)

그러니까 하루치의 삶을 지켜내기가 중요하다.

(...)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괴로움 따위가 근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내가 일상에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262~263페이지 中

-----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으면 우리는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 내 마음에 따라 행복은 찾아왔다가 금세 빠져나갈 수도 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불행에 마음을 내어주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일상을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일매일을 굳건히 지키고, 여기에 더해 약간의 변화를 주어 삶에 활력을 더해보자.


그러다 보면 불행이나 괴로움 따위에 마음을 내어줄 일은 없을 것이다.



7. 여가시간 갖기와 공부하기를 통해 창조적인 삶 살기


-----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세네카는 시칠리아의 지사로 가 있는 루킬리우스에게 직무 수행 중에도 여가와 면학을 강조했다. 면학이란 독서, 글쓰기 등 문예활동이다. 이것은 루킬리우스가 자신을 '총체적인 정치적 군주'로 착각하고 권력을 함부로 행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

보통 권력을 남용하지 말라고, 법을 넘어서 네 권한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는 쉽다. 그러나 이를 위한 방법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세네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이 여가생활과 문예활동, 즉 심심할 시간 갖기와 공부하기다.

(...)

여가시간 갖기와 공부하기는 시선을 전환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일을 멈추고 자연인으로 돌아오면, 다른 각도에서 보이는 풍경들이 다른 이야기를 한다. 시야에 낯선 것들이 들어오는 순간이다.

(...)

시선을 돌린다는 것은 현재 과잉 몰두하고 있는 지점이 아닌 현재 등 돌리고 있는 지점을 바라보는 실천이다.

(...)

인간이란 반성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한 지점에 매이게 된다. 그러면 평생 자신이 보는 것만 보게 된다. 스쳐가는 많은 것을 놓치기 쉽다.

269~270페이지 中

-----


-----

휴식과 창조의 시간은 현실의 나와 거리 두기를 할 때 가능해진다. 멈추고 바라보기, 공부하기는 다른 나를 창조하는 행위다.

271페이지 中

-----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어쩌면 휴식과 여가시간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 멈춰서 시선을 전환해 보면, 이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집중하던 것에서 잠시 멀어지는 것,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으로 우리는 평소 못 보던 것을 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당장 현실의 나와 거리 두기를 해보면 어떨까?



8. 기억 훈련과 습관을 혁명하기


-----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또한 습관의 동물이기도 하다. 고대인에게는 '인식주체'와 '행동 주체'의 일치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행동 규칙과 원칙을 체화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몸 따로, 생각 따로인 사태가 벌어지기 쉽다. 의식 점검은 '진실의 윤리적 주체를 구축하는 데 지속적인 지표이며 매일 저녁 재평가해야 하는' 자기 테크놀로지였다.

276페이지 中

-----


-----

습관을 고치기도 망각을 막기도 어렵다. 망각은 필요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습관이 되도록 훈련할 것, 수시로 습관을 혁명할 것, 매 사태마다 새로운 습관을 구성할 것. 그것은 매일의 실천이 보여야 가능하다. 크고 작은 구도의 행위들, 즉 자기 테크놀로지들을 통해 존재는 도약한다.

277페이지 中

-----


기억 훈련을 통해 학습하고, 습관을 통해 실천으로 이어지는 삶은 곧 몸과 생각의 일치를 의미한다. 인간은 종종 망각하며, 매번 새로운 상황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수시로 의식 점검과 매 상황마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훈련을 통해 자기 테크놀로지를 하나씩 구축해 나가면 어떨까 한다.



9. 모욕 권하는 자에게 대처하는 방법


-----

삶의 기예를 몸이 터득하는 것, 이는 가해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상대의 비윤리적인 삶을 멈추게 하는 것이니.

(...)

미리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소리 내어 연습하는 것, 이것이 필요하다. 머리가 알고 있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잊는다.

(...)

모욕을 당하지 않는 자로 설정하고 미리 연습하는 것. 이 수련이 필요하다. 될 때까지 거듭 훈련해야 한다.

내 삶의 주인이 될 때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주인이 된다. 주인은 자기의 주인이면서 타인 역시 그 삶의 주인임을 인정하는 자다.

281~282페이지 中

-----


-----

핵심은 나와 제대로 관계 맺기다. 내가 내 행위와 의지의 주인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 타인이 나를 넘볼 수도, 모욕할 수도 없다. 내가 나를 넘보고 모욕할 수 있을 뿐이다. 타인이 나를 넘보고 모욕한다면 내가 나를 넘보고 모욕하는 삶을 살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하시길 바란다. 나를 바꾸어야 한다.

283페이지 中

-----


갑작스레 모욕을 당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처 그 순간에는 대처하지 못하거나 미숙한 처리로 인해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평소 나를 잘 단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나 자신과 관계를 제대로 맺어야 한다. 내 행위와 의지의 주인이 되어야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내가 나를 잘 컨트롤할 수 있다. 그리고 연습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스스로를 귀한 사람으로 설정하고 인지하는 훈련, 그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언제든 바로 대처할 수 있게 준비해두면 무서울 게 없다. 그렇게 나를 바꾸어야 갑작스러운 모욕의 상황에서 현명하게 벗어날 수 있다.



10. 삶을 길게 사는 방법


-----

자신의 시간을 타인의 자유에 맡기지 않는 '시간의 가장 인색한 보호자'야말로 삶을 길게 사는 사람이며, 한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거라는 '신성하고 특별한 구분된' 시간 속으로 자유롭게 유영하는 자다. 이 시간은 '운명의 지배에서 벗어난 부분으로' 어떤 '결핍에도 공포에도 질병의 습격에도 위협받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이다.

(...)

또한 세네카는 '게으른 바쁜' 자들 또한 문제성 인간이라고 지적한다.

288~289페이지 中

-----


-----

자신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와 함께 하는 자, 자기의 과거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 그는 과거의 자산을 향유하며 현재와 미래의 불안이나 위협에 끄떡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가한 사람이란 자기가 한가한 시간을 누리고 있다고 자각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세네카는 재미있는 말을 한다. 예지를 지닌 사람만이 한가함을 누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말하자면 과거의 현자들에게 배우는 자들이다. 과거의 현자들이란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같은 자들인데, 이들은 아름다운 앎의 세계로 인간을 인도한다는 것이다.

(...)

그들은 자신들과 대화하는 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 누구와도 우정을 나누고, 크든 작든 온갖 문제를 상담해 준다. 그래서 과거를 만나라고 세네카는 힘주어 주장하는 듯싶다. 이것이야말로 짧은 삶을 길게 사는 방식이다.

290페이지 中

-----


-----

걸출한 위인들을 만나는 것은 삶을 길게 사는, 다양한 삶을 살아보는 시험이며 전율이다.

291페이지 中

-----


매일이 짧게 느껴진다면, 길게 사는 방법이 여기 있다. 내 시간을 타인의 손에 맡기지 말 것, 시간에 흔들리지 말 것, 마지막으로 현자들을 통해 삶을 배우는 것이다.


특히 현자들을 통해 앎의 세계에 빠져든다면 온갖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삶을 살아보는 것은 물론, 엉뚱한 곳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11. 죽음 명상하기


-----

죽음이라는 언표와 연관된 무수한 기호가 나의 삶으로 쳐들어오는 순간, 카오스가 시작된다. 죽음을 명상하는 수련이란 이런 것이다.

(...)

누구보다 더 젊은이들이 죽음을 명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

죽음 명상을 자주 하다 보면 인간은 결단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298~299페이지 中

-----


보통은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더 많이 떠올리지만, 실상은 젊은이들이야말로 죽음을 떠올리는 명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더 빨리,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의 삶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 완숙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방법


-----

<주체의 해석학>에 따르면 헬레니즘, 로마 시대에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된다. 세네카는 사람들에게 서둘러 노년으로 가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고대문화에서 노년은 영예로운 것이었다.

(...)

그러니까 이 시기의 노년은 '지혜이며 쇠약'으로 대표될 수 있겠다.

(...)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노년은 '긍정의 시기, 완결의 시기'다.

(...)

자기 관계의 완결성에 도달한 자가 바로 노년이다.

(...)

죽음이 되기 전에 서둘러 노년으로 가서 삶을 마무리하라는 것은 노년이 되기도 전에 죽음이 오는 사태를 막으라는 것이다. 즉, 노년이 되기 전이란 자기완성 상태에 도달하기 전이라는 의미다. 삶을 완결했으므로 죽음이 오더라도 두려울 것도, 더 완성할 것도 없는 완숙한 시기가 노년이다.

303~304페이지 中

-----


-----

잘 살아온 자의 노년은 아름답다. 자기 내부에서 만족과 완전한 기쁨에 도달한 상태. 그에게는 자기 고유의 실존 문제 따위는 없다. 그는 생로병사와 탐진치의 문제를 진작 해결했다.

(...)

지금부터라도 변하자. 한편, 젊은이와 중, 장년층들은 자기완성에 대해 생각하자. 인간이 사는 목적은 자기를 작품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소리 높여 주장하자.

(...)

오늘 나의 안부를 묻자. '잘살고 계신가?'

305~306페이지 中

-----


노년이라고 하면 힘없고, 초라한 행색을 떠올리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와는 반대되는 이미지였다. 노년은 지혜, 긍정의 시기, 자기 관계의 완결성에 도달한 자와 같은 도달하고 싶은 이미지가 더 강했다.


우리 또한 이런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매일을 잘 살아간다면, 노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 지금부터 변하면 가능하다.



13.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착각하지 말기


-----

우주에는 인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나는 찰나의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내 삶의 주인공은 맞다.

(...)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착각하지 말자. 다만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다. 저 흙도, 저 개망초 꽃도,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우리의 삶이란 저 노루 궁둥이 버섯의 고군분투와 하등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노루 궁둥이 버섯도 가치 있고 눈물겹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렇다.

309~310페이지 中

-----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지만, 세상의 중심은 아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가치 있고, 여기에 우위는 없다. 모두 공평하다.


그러므로 괜한 억측과 편견에 사로잡혀 '나'만 귀하다고 여기지 말자. 우리 모두는 귀하고 가치 있는 생명체임을 잊지 말자.



14. 내 안에 갇힌 에너지를 방면하기


-----

푸코는 <주체의 해석학>에서 영성을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주체가 자기를 변형시키는 실천의 형식으로 본다.

312페이지 中

-----


-----

풀어냄은 온전한 나와 접속하는 것이며, 묶인 원초적인 강렬한 힘이 자기 길을 가도록 배려하기다. 묶인 자들은 이 에너지를 제대로 방출하지 못하기에 엽기적인 방식으로 이 에너지를 사용한다. 온갖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전쟁과 갈등, 싸움과 증오가 발생한다.

우울한가? 사는 것이 권태로운가?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는가? 누군가가 미친 듯이 미우신가? 묶여있어서 그렇다. 풀려남의 영성을 생각해 보자.

320페이지 中

-----


-----

내가 가장 기뻤던 일을 떠올려 본 후 그것을 해보라! 위험한 일을 한 가지 해보라! 어렸을 때 하고 싶었는데 포기한 것이 있다면 작게라도 해보라!

(...)

내 안에 갇힌 에너지를 '잘' 방면하기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과제다.

321페이지 中

-----


스트레스도 풀어주지 않으면 언젠가 폭발하기 마련이다. 내 안의 에너지 또한 마찬가지다. 종종 평소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나씩 실행해 보자. 어떤 것이든 좋다.


이를 통해 내 안에 갇힌 에너지를 잘 풀어내다 보면, 전쟁, 갈등, 싸움, 증오와 같은 것들은 언젠가 와해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지구 평화는 어쩌면 이런 소소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

마무리

=====


긴 여정을 지나왔다. 처음 만나는 철학자를 허무하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붙잡아 보았다. 언젠가 원문을 통해 제대로 만날 것을 희망하며, 미셸 푸코 실존의 미학 <주체의 해석학>을 깊게 다뤄보았다.


길게 펼쳐놔서 내용이 대단히 많아 보이지만, 실상 결론은 하나다. 무엇이든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자기 돌봄을 통해 삶과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 감정, 인식, 관계, 태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주고 즉각 행동으로 실천하라는 것!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나'보다 외부 상황이나 사람들에 비중을 더 많이 둔다. 내 의견보다 남의 의견, 내 상황보다 타인의 상황에 초점을 맞춰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항상 그 외의 것들에 밀리는 상황인 것이다.


푸코는 어쩌면 이런 상황이 안타까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산업이 발달할수록, 도시가 커져갈수록 점점 '나'는 없어지고 외부에서 방법을 찾으려 애쓰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내'가 변해야 다른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여운 밤톨이들이 세상을 구하지 - 귀염뽀짝 햄스터 가족 포토 에세이
한채영 지음 / 포르체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번씩 유튜브를 통해 동물 영상들을 보며 힐링타임을 즐기고는 하는데, 계속 보다 보니 동물의 특성이나 습성뿐만 아니라 표정, 습관, 성격들이 저마다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은 사람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느라 개체나 종의 특성으로만 분류해서 뭉뚱그려 판단하고 각 동물들의 특성은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물을 애정으로 관리하고 함께 하는 사육사들을 보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가 쓴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책임감과 애정으로 햄스터들을 돌보며 하나하나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것을 보고 '멋진 쥔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에 따라 '반려 00'를 들이고는 책임도 지지 않고 쉽게 포기하거나 다루는 사람들도 은근히 많은데, 그런 부분에 있어 성숙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더불어 나 역시 함께 하고 있는 반려 식물들에 대해 더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돌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밤톨이들은 저자가 함께 살고 있는 햄스터를 지칭하는 말로, 총 다섯 마리다. 책에는 각각의 이름과 특성, 그리고 사진들을 함께 게재하며 소개하고 있다.


보다 보면 말랑말랑 포근포근한 느낌이 들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데,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햄스터를 보며 어쩌면 '나도 키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햄스터를 이처럼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는데, 각각의 특성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들 또한 표정이 있고, 나름의 성격과 특성이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만 보이는, 귀염뽀짝한 햄스터들의 모습과 이들의 차이점을 지금부터 쥔장(저자)의 시선에서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

밤톨 가족들이 만들어진 계기

=====


'밤톨이들'은 저자가 햄스터 친구들을 부르는 애칭으로, 학업으로 혼자 서울로 상경하게 되면서 종종 외로움을 느꼈고 결국 나만의 가족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만들게 된 가족이다. 이렇듯 시작된 밤톨이들과의 동거는 저자에게 있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


맑눈광 군밤이, 통통한 애교쟁이 알밤이, 무심한 세모눈 도토리, 순한 곰돌이 밤탱이, 말썽 피우는 햄쪽이 밤고흐까지.


햄스터의 수명은 약 2년으로, 짧은 만큼 최대한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육아일기를 적듯이 SNS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

밤톨 가족 알아보기

=====


■알밤이

▷생일: 2022년 2월 11일

▷성별: 女

▷특징

-편식이 없고 움직임이 둔해 통통한 편이며, 주황색 털이 특징.

-몹시 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음.

-쥔장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단짝 햄스터.

-먹는 걸 좋아하며 간식 욕심이 많아 볼 주머니와 음식 창고가 비어 있는 순간이 없음

-풀과 꽃을 좋아하는 게 저자와 알밤이의 공통점.



-----

체구도 작고 저와 항상 투닥거리는 알밤이지만, 제겐 의지할 수 있는 무엇보다도 크고 든든한 버팀목이에요.

23페이지 中

-----


다섯 밤톨이들 중 엄마 역할을 맡고 있는 알밤이는 저자와 가장 유대감이 큰 햄스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출산 후에도 공동육아를 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신뢰가 탄탄히 잘 맺어져 있는 것 같다.


알밤이는 순하지만 사고도 많이 치는 햄쪽이(햄스터+금쪽이)라고 한다.



-----

햄스터는 소리를 내지 않아서 움직임과 눈빛으로 많은 것을 파악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밤톨이들을 집중해서 관찰할 때가 많아요. 밤톨이들과의 눈 맞춤은 정말 소소한 행동이에요.

42페이지 中

-----


저자가 함께 담은 책 속 사진들을 보면, 다양한 햄스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꾸준히 이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기에 포착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군밤이

▷생일: 2022년 3월 21일(추정)

▷성별: 男

▷특징

-크고 맑은 눈을 가지고 있음.

-쳇바퀴 타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한 햄스터.

-저자에게 있어 첫 반려동물로 우연히 지나가던 길에서 군밤이를 발견.

-햄스터들 사이에서 가장 왜소한 군밤이에게 눈길이 가서 고민하다 인연이 시작됨.


장모 남아라 아주 긴 털을 가지고 있는데, 체구도 작고 슬림 한데 털까지 길어서 종종 머털도사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털이 긴 경우에는 직접 미용을 해줘야 하는데, 미용을 하지 않으면 베딩이나 작은 똥이 털에 잔뜩 달라 붙어서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햄스터를 미용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쁘게 미용하는 것보다 햄스터가 알아채기 전 미용을 끝낼 수 있는 스피드라고 말한다.



-----

한 번씩 이 작은 햄스터가 내 인생에 나타나 줘서 정말 고맙고 행운이라고 느낀답니다. 군밤이가 없었다면 다른 밤톨이들을 만날 수도, 밤톨이네가 시작될 수도 없었을 거예요.

75페이지 中

-----


햄스터 가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으면서도, 역시 처음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경험도 없고, 어떤 녀석들과 함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텐데, 어쩌면 그때 길거리에서 우연찮게 군밤이를 만난 것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군밤이는 행동으로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도토리

▷생일: 2022년 7월 15일

▷성별: 男

▷특징

-군밤이와 알밤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홉 남매 중 하나.

-시크한 성격이 특징

-하루 종일 쳇바퀴만 타는 강철 체력을 가지고 있음.

-고급 입맛을 가지고 있으며, 저자에게는 손주 햄스터.

-정말 말을 안 듣는 것이 특징.

-햄스터 중에서도 유독 잠이 더 많음

-도토리는 유독 앞머리가 길게 자람.

-도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세모 눈'

-일반 골든 햄스터보다도 몸집이 작음.



도토리는 집에 있는 여러 은신처 중 유리병 은신처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더불어 일정한 생활 루틴이 있으며, 일어나면 유리병 안으로 쏙 들어가서 세수한 후 쳇바퀴를 하루 종일 타고, 밥을 볼 주머니 가득 챙겨서 다시 자러 간다고 한다.



■밤탱이

▷생일: 2022년 7월 15일

▷성별: 男

▷특징

-군밤이와 알밤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홉 남매 중 하나.

-도토리와는 형제.

-입양을 갔다가 4개월 만에 다시 밤톨이네로 돌아옴.

-부모를 반반씩 닮음.

-쥔장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항상 잘 먹음.

-집을 완전히 사랑하는 집돌이 스타일.

-순하고 둔해서 들어 올려도 편안하게 몸을 맡김.

-가장 큰 특징은 길고 풍성한 털을 꼽을 수 있음(모량도 풍부한데 모질도 좋아서 만질 때마다 폭신폭신하다)



■밤고흐

▷생일: 2022년 8월 2일

▷성별: 女

▷특징

-밤톨이네의 유일한 회색 햄스터.

-아기 시절 꼬불꼬불한 털이 몹시 예술적이라 빈센트 반 고흐의 이름을 따서 지음.

-성격은 천방지축 말괄량이.

-애칭은 반고쪽으로, 이외에도 돼지 공주, 흑임자 떡, 뽁실 공주 등 다양한 별명이 있음.

-간식을 주면 간식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해서 가져가고 싶어함. 그래서 간식을 줄 때는 작게 잘라줘야 함



-----

그렇게 장난쳐도 제 품 안에 얌전히 포옥 안겨 있는 고흐를 볼 때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유대감이 느껴져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는 그런 단짝 친구.

198페이지 中

-----


밤고흐를 보면 천방지축 말괄량이 공주님의 많은 별명만큼, 저자와는 허물없이 친한 친구처럼 투닥거리는 모습이 상상된다.


고흐는 아기 시절 푸른빛이 도는 회색의 엄청 뽀글뽀글한 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아기 햄스터들

▷특징

-군밤이와 알밤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홉 마리 아이들.

-이 아이들 중 두 마리가 밤톨이네의 도토리와 밤탱이.



-----

저는 알밤이와 같이 육아를 했어요. 알밤이는 제 손을 물고 자꾸 둥지로 가져가거나, 간식을 먹을 때 아기들을 제 손에 툭 놔두는 등 저를 신뢰하는 행동을 자주 보여 주었어요. 그 덕에 저는 아기 햄스터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답니다.

219페이지 中

-----


웬만한 신뢰가 쌓이지 않고서는, 예민한 시기에 어미는 아기들을 절대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손을 물고 가거나 아기들을 맡기는 행위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쥔장을 믿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햄스터는 독립적인 동물이라 생후 4주쯤부터 분리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아홉 마리 중 두 마리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좋은 곳으로 입양이 된 걸까 문득 궁금해진다.



<햄스터 TMI>

밤톨이들은 모두 다 장모 햄스터로, 암컷은 엉덩이와 귀 뒷부분 털이 소량으로 길게, 수컷은 온몸의 털이 아주 길게 자란다고 한다. 군밤이, 도토리, 밤탱이가 장모 수컷인데 털이 길고 부스스하게 자란다고 한다.


이외에도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질문한 내용들을 Q&A로 묶어 답변을 남겨두었는데, 햄스터를 반려할 생각이 있거나, 현재 하고 있다면 참고해 봐도 좋을듯하다.



=====

마무리

=====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케어를 한 걸까? 사진 곳곳에는 다양한 표정과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햄스터들이 있다. 한 손에 착 감기는 사이즈, 볼 주머니가 터질 듯 가득 찬 먹이, 각자 취향껏 즐기는 보금자리에서의 모습들은 세상 모든 근심을 잊게 만든다.


보들보들, 포근포근, 말랑말랑 촉감들이 사진을 뚫고 나와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한 마리만 해도 지켜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은데, 성격도 제각각인 매력덩어리 다섯 녀석이라니.


천방지축 햄쪽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피로도, 스트레스도 모두 잊고 그저 행복함만 가득할 것 같다. 보다 보면 자꾸만 장난이 걸고 싶어지는 밤톨이들을 보며, 수고한 오늘도 기분 좋게 마무리해보면 어떨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 그리고 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 - 찬란한 은둔자 헤르만 헤세, 그가 편애한 문장들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고, 쓰고, 되새기며 헤세가 꿈꾸고 그리던 인생을 만나볼 시간!"


끊임없이 쓰고, 그리고, 사색을 즐기던 헤세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허례허식을 배제하고, 자연을 예찬하며, 자신의 삶을 수없이 마주 보며 남긴 그의 글과 그림이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그의 책에서 간간이 보이는 사진 속에서 단정함과 깔끔한 신사의 모습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헤세가 애정하고 편애한 문장들로 가득한 이 책은 그런 그를 마음껏 되새기며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때로 빽빽한 글자들로 가득 찬 책들을 볼 때면 답답한 도시의 모습이 떠오를 때도 있는데, 이 책은 여백 덕분인지 그가 가까이했던 자연을 떠올리게 한다.

비어있기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숨 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도 있고, 그의 문장을 음미할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또 나의 삶에 대입해 보며, 반성하고 되돌아볼 수도 있다.

필사하고, 되새기며, 마음껏 시간을 할애해 보자. 얼마를 머무르든 공간은 내가 채우면 채우는 대로, 비우면 비우는 대로 그대로 착실히 담길 것이다.


더욱이 명상이나 필사에 방해되지 않는, 사철 누드 제본 방식으로 제작되어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활짝 펼쳐둔 상태로 머물러도 책 손상은 물론, 접히거나 닫히지 않아 온전히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114편의 글과 헤세가 직접 그린 그림, 그리고 헤세의 사진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매 페이지마다 필사할 수 있는 페이지가 함께 첨부되어 있어, 이를 활용해 문장을 필사하거나, 그의 글에서 받은 생각이나 느낌을 메모할 수도 있다.

고요히 이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보면, 문장들이 자정 너머 듣는 어느 라디오 DJ의 차분하고 담백한 음성처럼 다가오는데, 그 시간을 즐겨봐도 좋을 것 같다.


첫 페이지를 펼쳐들면, 헤세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사진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데, 만약 헤세의 문장을 처음 접한다면, 이 페이지를 통해 그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아니, 어쩌면 여느 책보다 이 책을 통해 헤세의 문장을 처음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고요한 새벽녘에 즐기는 헤세의 문장 중, 마음에 들이고 싶은 문장들 위주로 선별해 보았다. 읽고, 마음에 새기고, 읊다 보면 나만의 방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를 품게 된다.


=====
가능성에 대하여

수천 갈래의 길이 있다.
그것들은 밖에서 보기에는 알 수 없는 어둡고 신비로운 원시림을 통과하여 수천 가지의 목표 지점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간다.
그런데도 그 어떤 목표도 최후의 것이 아니다.
모든 목표 뒤에는 또다시 새로운 지평이 열려 있다.
12페이지 中
=====

목표에 다다랐다고 생각했는데, 실상 가보면 또 다른 길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혹자는 끝이 어디냐며 투덜거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것은 수많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무한함을 의미한다. 인생은 이렇듯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수없이 통과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우리에게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명상

우리가 받아들일 줄 모르고 사랑할 줄 모르며
고맙게 받아 마실 줄 모르는 것은 모두 독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있고 우리의 삶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생명이며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22페이지 中
=====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멈춤이 필요하다. 멈춰서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맙게 여기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명상을 통해 한 번씩 자신을 점검해 보자!


=====
마지막 한 걸음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가 다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지혜나 능력은 없다.
42페이지 中
=====

탄생과 죽음은 결국 한길로 통한다.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것이다. 중간에 어떤 삶을 살았든, 결국 마지막 한 걸음은 모두 혼자서 가야 한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을 잘 걷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안 홀로 걷는 연습이 필요하다. 누가 도와줄 수도, 대신 걸어줄 수도 없기에 더 그렇다.


=====
우울 속 빛

슬픔에 잠긴 채 혼자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끔은 아름다운 시의 구절을 읽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수려한 풍경을 둘러보고, 당신 생애에 가장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 보라!

당신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렇게 했다면 곧 기분 좋은 시간이 찾아올 것이며, 미래는 든든하게 여겨지고, 삶은 어느 때보다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192페이지 中
=====

만약 슬픔이나 우울에 잠기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아름답고, 즐겁고, 순수한 것들을 가까이해보면 어떨까? 예술, 음악, 그림, 자연 등 그 어떤 것도 좋다.

잠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까이하는 것만으로도 곧 기분 좋은 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이 마음 깊숙이 자리하게 될 것이다.


=====
애정 어린 삶

나는 전적으로 삶을 신뢰했고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랐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을 향한 신뢰가 중요한 것을 깨닫고 삶을 사랑하게 되었다.
236페이지 中
=====

그 어떤 것보다, 그 누구보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나를 애정하고 믿어줘야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 그것이 추진력이 되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신뢰나 애정만큼은 절대 놓치지 말기를, 살아가는데 이것만큼 중요한 자산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오른쪽 상단에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작품의 장르가 표기되어 있는데 추후 원문을 읽어보고 싶을 때는 참고해 봐도 좋을듯하다.



헤세가 직접 그린 그림을 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그림 속의 모습은 헤세가 마주하던 풍경으로 추측된다. 고요하고, 다정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모습은 어쩌면 그가 추구하던 삶에 대한 소망과 의지가 반영되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회계책 - 보기만 해도 재무제표를 읽는 힘이 생긴다!, 2024년 개정판
권재희 지음 / 길벗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회계의 기본을 잡아주는 유능한 사수 같은 책!"



가계부는 몇 년째 열심히 쓰고 있지만, 회계 관련해서는 일찍이 머리 아프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또 직접적으로 관여할 일이 없어 잘 모르던 분야였다.


그런데 이번에 입문자를 위한 회계책이 있다고 해서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꽤 좋은 공부가 되었다. 마치 좋은 선생님, 혹은 잘 가르쳐 주는 능력 있는 사수를 만난 기분이랄까?


기본적인 개념부터, 적용되는 사례, 회계가 활용되는 다양한 분야까지 차근차근 알려주어 미처 몰랐던(혹은 알려고 하지 않았던) 회계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회계팀의 신입사원으로 근무 예정이거나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장이라면 이 책을 통해 공부해 보라고 꼭 권하고 싶을 정도였다.



총 8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회계에 관련한 모든 내용을 다 담고 있는데, 회계에 처음 입문하거나, 회계를 일찍이 포기한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어렵지 않고,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회계'라고 하면 지레 겁먹기 마련인데, 나 같이 회계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람도 술술 읽히는 것을 보면, 회계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같은 직종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번 읽고 100퍼센트 모두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처음 보는 단어나 개념들도 많았고 또 실제로 실무를 접해보지 않았기에 텍스트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었지만 알 수 없었던 내용, 그리고 뉴스를 통해 자주 언급되었지만 잘 몰랐던 개념들을 이제서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또한 단순히 회계를 다루는 담당자에게만 도움 되는 내용이 아닌, 숫자와 회계가 연결되는 많은 부분, 이를테면 부동산, 주식, 가계부, 취업, 퇴직금 등과 같이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여러모로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누가 알려주지 않는 개념들을 차근차근 자세히 알게 쉽게 알려준 점이 가장 좋았는데 덕분에 저자가 이끄는 대로 하나씩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요즘은 신입으로 입사해도 이런 기본 개념이나 기초지식을 제대로 알려주는 사수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아 회계 담당자에게는 이만한 도우미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몇 년째 쓰고 있는 가계부를 떠올리며 읽게 되었는데 덕분에 내가 어떤 형태로 가계부를 쓰고 있는지, 또 이것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ERP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담당업무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일부라도 이렇게 현실 속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타 회사 업무에 비해 회계는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알아야 업무처리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저자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 짐작할 수 있었다.


핵심 개념만 쏙쏙 골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순차적으로 확장해가는 방법, 그리고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통해 재미는 물론 활용까지 할 수 있도록 설명한 것을 봤을 때 제대로 이 업무에 대해 모르면 절대 이렇게 설명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덕분에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회계를 제대로 알 수 있었고, 또 우리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기본적인 개념과 알고 있으면 좋을 기본 개념들에 대해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여기에서부터 차근차근 확장해 나가며, 필요한 부분은 추후 채워나가면 될 것 같다. 특정 업무분야에서 일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위주로 정리했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또 다른 독자들도 배워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회계가 탄생하게 된 배경

=====


중세 유럽, 이탈리아의 해양도시들은 그 유명한 십자군 전쟁에서 십자군에게 무기나 식료품을 대여해 주고, 병력을 운송해 주기도 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당시 상업과 무역업에 자본을 투자한 사람들 대부분은 왕족이나 귀족, 거상들이었는데, 이들은 이익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투자의 반대급부로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 했다. 이로 인해 이익과 자산의 계산 방법도 명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회계는 중세 이탈리아에서 상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태동한 실용적인 학문이다. 이 시기에 사용된 회계를 '단식부기'라고 한다. 단식부기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회계의 방법이다.


단순한 단식부기에서 벗어나 천재적인 누군가들에 의해 개발된 복식부기가 사용되기 시작한 때는 중세 시대 언젠가부터다.


※복식부기

거래를 차변과 대변으로 구분하여 이중으로 기록하는 부기 형식을 말한다.



=====

회계란?

=====


회계는 한자로 모일 회와 계산할 계 자로 만들어진 단어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모아서 계산한다는 뜻이다.


공식적인 회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특정 경제적 실체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경제적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유용한 재무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또는 체계

------------------------------------------


결국 회계는 회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자료를 만들기 위해, 회사와 관련된 다양한 숫자를 잘 정리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처럼 미래의 수익과 비용, 이익을 계산해 주는 것이 바로 회계다. 그리고 그러한 숫자를 기록해 놓은 보고서가 재무제표이다.


회계의 근본은 장사하던 상인들에게서 온 것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던 개념이 숫자로 표현된 것뿐이니, 상식적으로 접근하면 많은 것이 해결된다.


회계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또는 투자자에게 투자의 결과를 브리핑할 때도 사용되었다. 투자자에게 복잡하고 어렵게 설명했다가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기본 개념 자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쉽고 단순한다. 그러니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지레 겁먹고 회계를 포기하지는 말자.



=====

회계의 종류가 많은 이유

=====


이해관계자마다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부분이 다르다 보니, 모두의 취향에 맞춰 회계를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예 이해관계자별로 숫자를 맞춤식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회계에 그렇게 다양한 아름이 붙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회계는 크게 보며 두 가지로, 채권자와 투자자 같은 외부의 이해관계자를 위한 재무회계와 회사 내부의 경영진을 위한 관리회계로 나눌 수 있다.



●재무회계(외부 이용자를 위한 회계)

재무회계는 재무제표 작성을 목적으로 하는 회계로, 회사와 관련된 숫자들을 정리해 놓은 보고서 정도로 우선 이해해두자. 재무제표는 회사의 채권자, 주주, 정부, 정부, 경영진, 임직원 등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외부의 이해관계자들은 내부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정보의 불평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이유로 재무제표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회계를 할 수 있도록 회계기준이 마련되었다.


즉, 재무제표는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되어야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도 받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회계하면 떠올리는 그것이 바로 재무회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관리회계(내부 이용자를 위한 회계)

관리회계는 말 그대로 관리를 위한 회계다. 경영진 등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자에게 회사 경영에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회계다. 회사별, 부서별 특성에 따라 내부적인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따르면 된다.


●원가회계(재무회계와 관리회계에 도움을 주는 회계)

원가회계는 제품의 원가를 계산하는 회계를 말하는데, 재무회계에 대한 보조적인 회계이면서 관리회계의 한 영역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원가회계에서 산출된 정보는 원가 추정, 계획 수립, 성과 평가 등 관리회계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 원가회계는 관리회계의 일부라고 보면 된다.


●세무회계(세금을 계산하기 위한 회계)

세금을 계산하기 위해 별도로 숫자를 집계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렇게 생겨난 것이 바로 세무회계다.


●정부회계(정부가 사용하는 회계)

정부 맞춤형 회계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정부회계다. 정부회계는 정부가 나라 살림을 하면서 발생한 숫자를 정리하고 보고하기 위해 사용하는 회계 정도로 이해해 두자.



=====

현금주의 회계 vs 발생주의 회계

=====


■현금주의 회계

-발생주의 회계와 반대되는 개념이 '현금주의 회계'다.

-흔히 생각하는 가계부가 현금주의를 적용한 대표적인 회계다.



■발생주의 회계

-발생주의 회계에서는 비록 현금의 지출은 없었지만 거래가 발생하게 되면 기록된다.



=====

'발생주의 회계' 자세히 알아보기!

=====


■발생주의 회계가 생기게 된 배경

현실 세계는 좀 복잡하다. 이 복잡한 거래를 모두 현금주의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부득이, 회계를 하려면 발생주의 회계를 알아야 한다. 발생주의에 대해 알아두면 두고두고 유용할 것이다.


■발생주의란?

수익은 획득 시점에 인식하고, 비용은 발생된 시점에 인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때, 수익은 그냥 번 돈, 비용은 그냥 쓴 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발생주의 회계 1 : 실현주의 원칙

수익을 얻기 위한 활동이 모두 끝나서 받을 돈의 액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때, 그때가 바로 '수익을 획득한 때'다.


현금주의에서는 계약금을 받으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급하지 않았어도, 돈 받은 날의 수익으로 인식한다. 그런데 발생주의에서는 계약금을 받았더라도 수익을 위한 활동이 끝나지 않았다면 수익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반대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금을 받지 못했어도, 판매 시점 또는 서비스 제공 시점에 매출을 인식한다.


▷발생주의 회계 2 : 수익 비용 대응의 원칙

비용의 발생=수익이 인식되기 전까지 비용은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


상품권이나 사용한 금액만큼 차감하는 회원권 등은 현금주의에서는 상품권을 구입하고 현실을 지출한 때에 비용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발생주의에서는 상품권을 사는 거래는 단순히 돈만 먼저 건넨 것으로 본다. 비용은 상품권을 내고 물건을 구입하는 미래의 언젠가에 인식한다.


발생주의 원칙 때문에 수익과 비용의 발생/이연, 수익과 비용의 기간 배분 같은 어렵기 그지 없는 개념들이 파생되었다. 발생주의 때문에 회계가 어려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어쨌든 현행 회계에서는 발생주의가 기본이다.



=====

다양한 원가의 종류

=====


원가 정보는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된다. 그러다 보니 원가의 종류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너무 많은 원가 개념이 있다 보니 회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개념 자체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제조원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원가로 재료비, 노무비, 경비로 구성된다. 흔히 원가 하면 떠올리게 되는 것이 제조원가다. 재료비, 노무비, 경비를 일컬어 원가의 3요소라고 부른다.


▷직접원가와 간접 원가

제조원가를 제품과의 관련성, 추적 가능성에 따라 다시 직접원가와 간접 원가로 구분한다. 원재료비, 특정 제품 생산라인에서 조립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의 임금은 제품별로 추적이 가능해 직접원가로 분류한다. 반면, 추적이 불가능한 공장 건물 임차료는 간접 원가다.


▷고정원가와 변동원가

제조원가는 조업도(일정 기간 동안의 제품 생산량 또는 서비스 제공량) 변동과 관련이 있는지에 따라 고정원가와 변동원가로 구분할 수도 있다.


직접재료비는 제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팔면 팔수록 그 금액이 늘어나므로 변동원가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임차료는 제품을 얼마나 생산했는지, 얼마나 팔았는지 등과는 관계없이 매월 정해진 금액이 지출된다. 이와 같이 조업도 변동과 관계없이 늘 일정한 원가를 고정원가라고 한다.


제조원가가 주로 외부에 보고하는 목적의 원가라면, 아래에서 살펴볼 원가는 주로 내부 의사결정과 관련된 원가다.


▷매몰원가와 기회비용

매몰원가는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과거의 의사결정으로부터 발생한 역사적 원가로 정의된다. 실제로 현금 지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관련원가와 비관련 원가

관련원가는 의사결정과 관련이 있는 원가로 여러 대안 사이에 차이가 있는 미래의 원가를 말한다. 비관련 원가는 여러 대안 사이에 차이가 없는 원가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기회비용은 관련원가이고, 매몰원가는 비관련 원가라고 보면 된다.



=====

About 복식부기

=====


단식부기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기록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능력마저 없다는 점이다. 즉, 단식부기에서는 모든 기록과 증빙을 일일이 대조하며 확인하지 않는 한, 틀린 곳이 있기는 한 것인지,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조상님들은 가계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금주의 대신 발생주의를, 단식부기 대신 복식부기를 만들어냈다. 회계가 어려워지게 된 대표적인 원흉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발생주의와 복식부기다.



■단식부기 vs 복식부기: 거래를 기록하는 방법

'부기'는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기록한다는 뜻이다.


▷단식부기=단식+부기=하나+장부에 기록

-재산의 증가와 감소를 '하나로 기록'하는 방법

(복식부기가 아닌 회계는 모두 단식부기라고 보면 된다.)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강력한 장점이다.

-월말이 되어 현금 잔액을 직접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실수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기가 쉽지 않으며, 어디에서 잘못된 것인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복식부기=복식+부기=둘+장부에 기록

-거래를 '둘씩 짝지어 기록'하는 방법

-복식부기의 검증 기능 덕분에 직장인들은 거래를 제대로 기록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재무정보 이용자들은 재무 제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계부에는 현금의 증감 '하나만' 기록해 주면 된다. 그래서 단식부기라고 한다.


복식부기는 그 수입이 왜 들어왔는지, 금액은 얼마인지, 그 짝꿍을 함게 기록한다. 복식부기에서는 현금 300만 원의 짝꿍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현금의 짝꿍은 월급이다.



■등가교환의 법칙

복식부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등가교환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알고 넘어가야 한다.


'등가교환'은 '동일한 가치를 갖는 두 상품의 교환'이라는 의미로 경제학에서 주로 사용된다.


회계에서는 거래가 발생하면 얻는 것과 희생한 것(차변과 대변 또는 왼쪽과 오른쪽), 양쪽이 반드시 동일한 금액으로 변화한다고 본다. 이러한 성질을 '거래의 이중성'이라고 한다.


거래의 이중성은 현대 회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니 거래가 발생하면 무엇을 대가로 지불하고 무엇을 얻었는지, 두 가지를 반드시 확인해 보자. 신기하게도 모든 거래가 항상 두 가지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차변과 대변

복식부기에서 거래를 둘씩 짝지어서 기록할 때 하나를 왼쪽에 적으면 당연히 그 짝꿍은 오른쪽에 적게 될 것이다. 이때, 회계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차변'과 '대변'이라고 한다.


차변과 대변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오랜 옛날부터 회계를 사용해 온 그 누군가들이 그렇게 써왔기 때문에 지금도 그냥 쓰는 것뿐이다.



■분개

거래가 발생했을 때, 어떤 칸을 사용할지, 짝꿍 칸은 무엇으로 할지, 그 칸에 얼마를 기록할지 정하는 것을 회계에서는 '분개'라고 한다.



=====

회계기준(GAAP)

=====


▶GAAP는 직역하면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기준'이라는 뜻이다.

▶회계에서의 갭(GAAP)은 회계에 사용되는 일정한 기준을 말한다.

▶회사들은 회사의 가계부인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일정한 기준에 따라 회계 처리를 한다.

▶따라서 모든 회사는 나라에서 정한 회계원칙에 따라서 재무 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모든 나라에는 각각의 GAAP가 별도로 존재한다.



=====

재무제표 자세히 알아보기!

=====


투자자를 위해 탄생한 재무제표는 '재무에 관한 모든 서류'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줄여서 'FS'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해 두자. FS는 '재무에 관한 설명서'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재무제표는 공식적으로 총 5가지가 있다.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 변동표, 주석이 바로 그것이다.


①재무상태표

일정 시점의 기업 재무 상태를 알려주는 보고서다. 대차대조표라고도 부르니 기억해두자.


②손익 계산서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의 경영 성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보고서다. 기업의 경영 성과는 회사가 얻은 이익(또는 손실)이다.


③현금흐름표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의 현금흐름을 나타내 주는 보고서다.


④자본 변동표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의 자본변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다.


⑤주석

각 재무제표와 관련한 중요 정보를 제공해 주는 보고서다. 주석은 다양한 정보를 글로 써서 보여준다.



<연결재무제표 vs 별도 재무제표>


▶연결재무제표: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을 하나의 경제적 실체로 표시하는 재무제표

▶별도 재무제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지배기업 자신의 개별재무제표


삼성전자만의 재무제표가 보고 싶으면 (별도) 재무제표, 삼성전자와 그 종속기업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를 하나로 표시한 재무제표를 보고 싶으면 연결재무제표를 찾으면 된다.



<재무제표는 완벽할까?>

아니다! 사람의 추정과 가정이 생각보다 많이 개입되다 보니, 오류도 생길 수 있다. 즉, 태생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그러니 재무제표가 주는 정보만 가지고 회사를 평가하는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볼 때는 재무제표 외의 추가 정보를 반드시 함께 보아야 한다.


재무제표에 부족한 정보가 무엇인지, 재무제표가 어떤 한계를 안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어떤 정보를 더 찾아보아야 할지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회사에 관한 소문이나 기사, 해당 산업의 동향, 정부 정책, 세계 정세 등 다양한 정보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분식회계 알아보기

=====


'분식'이라는 단어의 한자를 풀어보면 '분을 발라서 장식하고 꾸민다'는 뜻이다. 사전적으로는 '내용 없이 거죽만을 좋게 꾸밈' 또는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고 사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꾸밈'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는 회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분식회계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보기 좋게 꾸며 왜곡시키는 회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분식회계를 막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업무분장만 잘되어 있어도 분식회계와 횡령은 막을 수 있다. 거래처는 구매 부서에서 선정하고, 거래는 회계 부서에서 기록하며, 자금은 자금 부서에서 인출하되, 그 과정을 잘 통제할 수 있으면 된다. 이것이 바로 내부통제 제도를 잘 구축하는 것이다. 외부감사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분식회계를 막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

마무리

=====


그냥 아는 정보를 풀어놓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가 제대로 차근차근 내용을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함으로써 실제 실무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콕콕 짚어 알려주는 것은 물론 실제 우리나라 기업의 재무제표를 예시로 들어,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특성과 이를 통해 재무제표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다루고 있어 회계와 관련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 살펴볼 만하다.


특히 주식이나 부동산, 그리고 퇴직금 등 일상생활 속에 숫자와 관련 있는 것들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이 책을 통해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더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은 추가적으로 섭렵하고, 이를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로 가공&응용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가계 운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재테크는 숫자 운영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거부하거나 멀리하기보다 감춰진 정보를 읽어내고, 나에게 맞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제대로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시태그 이탈리아 알프스 & 북부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 국가 중 이탈리아는 단연 손꼽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볼거리, 먹거리 등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들이 많아 유독 더 시선이 많이 가는 나라 중 한 곳인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나 관광지의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 이색적인 여행을 가고자 한다면 이곳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이탈리아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좋고, 갈만한 곳은 다 가봤다 하는 사람들이 찾아도 좋을, 이곳은 바로 '이탈리아 알프스와 북부' 지역이다.


특히 알프스라고 하면 스위스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를 통해 알프스를 경험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이번 기회를 빌어 이탈리아에 자리한 몇몇 북부 도시를 비롯해, 이탈리아를 통해 가는 알프스의 매력을 꼼꼼히 살펴보며, 대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려보기를 바란다.



전반적인 이탈리아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자동차 여행, 그리고 북부 도시와 알프스에 대한 정보를 만나볼 수 있다. 북부 도시 중에는 꽤 알려진 베네치아, 친퀘테레, 베로나, 밀라노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동선을 짤 때 방문 여부는 결정하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태껏 이탈리아 관광지를 살펴보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지역을 책으로나마 탐험할 수 있어 좋았는데, 특히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의 돌로미티 여행이 그러했다.


크고 작은 20여 개의 도시를 순차적으로 둘러보며, 스위스에서 바라보는 알프스와는 다른 매력에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럴 수 없음에 마음속에 가보고 싶은 여행리스트로만 추가해 본다.


더불어 이번 여름휴가지로 이탈리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 지역을 꼭 한번 살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엉덩이 들썩이게 만든, 이탈리아 알프스&북부 여행을 그럼 지금부터 떠나보자!



=====

About 이탈리아

=====


▶이탈리아 국기는 왼쪽부터 초록, 하양, 빨강의 3색기로 프랑스의 국기를 모방하여 만들어졌다. 의미도 똑같이 자유, 평등, 박애이다.


▶이탈리아 북부&알프스 사계절

-봄/가을: 북부의 봄과 가을은 짧은 편이다. 또한 날씨가 여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변화하는 시기에는 날씨의 변화가 심해진다. 알프스 산맥이 있는 북쪽은 해발 고도의 차이가 커서 날씨도 변화무쌍하다.


-여름: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밀라노가 있는 내륙은 남부보다 겨울에는 춥고 비도 많이 내린다.


-겨울: 이탈리아 알프스는 스위스와 같이 춥고 눈도 많이 오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추위에 대비를 해야 한다.



=====

About 이탈리아 알프스

=====


▶최근 유럽의 이상고온으로 20도 정도를 유지하는 5~6월 중순이 가장 여행하기에 좋다. 하지만 해가 지면 추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긴 팔과 보온 대책이 필요하다.


▶돌로미티 산맥은 침식, 지각 변동, 빙하 작용으로 만들어진 지형으로 가는 곳마다 경이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암봉의 아래와 사이에는 마치 눈이 내려 쌓여 있는 듯한 부스러진 흰 백운석회암 지형을 볼 수 있다.


▶스키와 트레킹 암벽등반 등 액티비티에 특화되었다 할 만큼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산악 공원지에는 조류만 100종이 넘는 약 160종 야생동물이 공생한다.


▶희귀한 특종의 꽃, 나무를 포함하여 약 1000여 종의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볼 수 있다.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1000년 넘는 세월 동안 베네치아 삶의 중심지 역할을 한 산 마르코 광장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자랑한다.


▷넓은 야외 광장을 현지인들은 '엘 피아자'라고 부른다.


▷새벽에는 환상적인 일출이 아름답고, 낮에는 많은 사람들로 활기차며, 저녁에는 낭만적인 느낌으로 가득하다.



■산 마르크 종탑


▷산 마르크 성당 옆에 우뚝 솟아 있는 산 마르크 종탑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높은 탑으로 98m 높이에 달하는 빨간색 벽돌의 종탑 꼭대기에는 금색의 천사장 가브리엘 동상이 있다.


▷매 신간 정각에 종탑의 유명한 5개의 종이 울리는데, 5개의 종은 1902년 탑이 무너졌을 때 파괴된 이후 원본을 다시 주조해 만든 복제본이다.



■성 마르코 대성당


▷베네치아에서 산 마르코 광장과 함께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이다.


▷오랜 세월 동안 성당 건축을 하면서 고딕 양식부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이어져 마지막에는 비잔틴 양식으로 마무리된 성당이다. 마지막으로 내부 공사를 하면서 장식에는 대부분 비잔틴 양식으로 황금빛 모자이크로 꾸며 놓았다.



■두칼레 궁전


▷웅장한 건물은 오랜 시기 동안 베네치아 통치자들의 보금자리였다.


▷도제의 궁전이라고도 부르는데, 도제라는 뜻은 라틴어 둑스 에서 유래된 말로 '군주'라는 뜻이다.


▷정치적인 합의를 이루어 제한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베네치아의 번영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다.



■리알토 다리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상징적인 다리다.


▷리알토 다리는 대운하 중간에 위치해, 시장 지역인 산 폴로와 관광 중심지인 산마르코를 연결해 주고 있다.



<볼차노>


■볼차노 대성당


▷중세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축물이다. 가고일로 장식되고 꼭대기에는 큰 첨탑이 있는 붉은색과 노란색의 사암 파사드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승전 기념비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이탈리아 사우스 티롤의 합병을 축하하기 위해 건립된 건축물이다.


▷전체주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지시로 세워진 기념비는 이탈리아 파시스트 건축의 예이다.



■남 티롤 고고학 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 중 하나인 '아이스맨 외치'가 전시되어 있다.


▷1991년에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발견된 냉동 미라는 50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로미티>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은 알프스의 공부에 위치해 있다.



1)볼차노


▷알프스 산맥의 한 부분인 돌로미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도시이다.


▷이탈리아 최북단 도시인 볼차노는 오스트리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의 교차로이다.



2)카레자 호수


▷호수에 비치는 돌 산으로 유명하다.


▷여행가들이 선정한 아름다운 돌로미티 3경 중 하나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 호수 물의 빛깔과 호수의 수위가 달라지는데, 10월이 가장 높고 봄에 가장 낮다.



3)카나제이


▷겨울에는 스키 리조트를 찾는 사람들에게, 여름에는 셀라산군과 마르몰라다 산군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이기도 하다.


▷카나제이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카사 계곡으로 이 계곡의 중심이 카나제이라고 할 수 있다.



4)오르티세이


▷해발 1236m에 위치한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에 하나로, 1970년에 알파인 스키 세계 선수권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5)세체다


▷케이블카를 타고 아름다운 풍경만 둘러보고 내려와도 좋지만,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으니 직접 걸으면서 자연을 느껴보자.


▷내려가는 케이블카도 코스마다 다르기에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다른 케이블카를 타보면 다른 자연 풍경에 감탄할 것이다.



6)알페 디 시우시


▷산악가들이 지상천국이자 자유의 최고점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알페 디 시우시는 축구장 8000개 크기인 56km2 에 이르는 광대하고 평평한 초원이다.


▷돌로미티 봉우리들은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형상을 푸른 초원 위로 선보이고 있다.



7)사소룽고


▷트레일을 따라 사소룽고 방향으로 걸어가면 다양한 모습의 돌로미티를 감상할 수 있다.



8)파소 가르데나


▷바위 성벽 넘어 웅장한 산 사이로 보이는 파소 가르데나는 서쪽의 발 가르데나에서 코르티나 담 페초가 위치한 동쪽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중 하나이다.



9)치암 피노이


▷셀라와 사소룽고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치암 피노이는 벨 가르데나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다.



10)아라바


▷파쏘 포르도이의 작은 마을인 아라바는 파쏘 포르도이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스키 리프트가 많고, 하이킹을 위한 거점이 되어주는 곳이다.



11)산 펠레그리노


▷돌로미티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 산군에 속해 있는 고개이다.


▷'산 펠레그리노'라는 이름은 탄산수 이름으로 1395년 이곳에서 탄산수가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들판을 거닐며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12)마르몰라다


▷돌로미티의 최고봉은 마르몰라다이다.


▷하얗고 아름다운 만년설로 가득한 산봉우리다.


▷고지대이기에 추울 수 있으니 미리 얇은 경량 패딩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13)파소 팔자레고


▷파네스 고원을 넘어가는 고갯길에 파소 팔자레고가 나온다.


▷팔자레고라는 이름은 '실패한 왕'에서 기원했다.


▷백성과 왕국을 저버린 왕은 팔자레고 고개의 바위로 굳어버렸다고 전해진다.



14)라가주오이 산장


▷돌로미터의 동쪽 부분에 있는 산장이다.


▷이곳의 첫 번째 목적은 대피 용이지만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로 산장에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 관광객이 자주 찾는 장소가 되었다.



15)친퀘토리


▷친퀘토리는 다섯 개의 봉우리를 의미하며 해발 2361m 위치하고 있다.


▷멋진 절경으로 사진작가들이 돌로미티에서 가장 사랑하는 스팟이기도 하다.



16)파소 지아우


▷해발 2236m 높이의 아름다운 산길로, 이 곳에 다다르면 정면에 라 구셀라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봉우리를 볼 수 있다.



17)코르티나 담페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프스 지역 중 한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은 돌로미티의 진주로 불린다.


▷아름답고 고전적인 알프스의 거점 도시이다.


▷다양한 즐길 거리와 요리를 맛보고 1년 내내 펼쳐지는 다양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겨울과 여름 모두 성수기로, 겨울은 스키의 천국이고 여름은 뜨거운 이탈리아를 벗어나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로 붐빈다.



18)미주리나 호수


▷트레치메 라바레도의 인근에 있는 호수로 소풍을 가거나 점심을 즐기며 호수의 풍경을 보는 것도 좋다.



19)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치메'란 세 개의 거대한 바위산을 일컫는 말이고 '라바레도'는 지명을 의미한다.



20)아우론조 산장


▷트레치메에 있는 3개의 산장 중 하나이다.


▷케이블카로 접근이 쉽고, 아우론조 산장은 자동차로 접근이 쉽다.



21)브라이에스 호수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강제 수용소 수감자들을 티롤로 이송하는 목적지였다.


▷돌로미티를 대표하는 3대 호수로 알려져 있다.



<밀라노>


▶이탈리아의 경제 중심지인 밀라노는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과 디자인의 도시이다.


▶밀라노는 문화의 도시이기도 한데, 세계 최고의 무대인 스칼라 극장과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작 두오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불후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도 밀라노에서 볼 수 있다.


▶도시 중심에는 '두오모'라고 알려진 밀라노 대성당이 있다. 밀라노 대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로, 밀라노 최고의 인기 관광명소이다.


▶아름다운 빌라 레알레에는 일반 대중을 위한 밀라노 최고의 갤러리가 2곳 있다. (현대 미술관과 현대 미술 박물관)


▶리소토와 파스타를 맛보거나, 어느 거리에나 있는 피자나 젤라토를 즐길 수 있다.



■두오모


▷고딕 건축의 걸작인 성당은 135개의 첨탑이 하늘을 찌르고 3000개가 넘는 입상이 외관을 장식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성당이다.


▷계단을 통해서 두오모의 전망대에 오를 수 있는데, 날씨가 맑다면 시가지부터 이탈리아 알프스까지 볼 수 있다.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밀라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볼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브레라 미술관


▷원래 수도원과 성당으로 쓰이던 웅장한 건물로, 1809년 당시 밀라노를 지배했던 나폴레옹의 명에 따라 미술관이 되었다.



■카스텔로 스포르체스코


▷중세 밀라노의 유력 가문이었던 비스콘티 공작 집안의 요새 겸 성이었으나 15세기 밀라노의 영주였던 스포르자가 확장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성의 설계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참여했으며,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 과학 기술 박물관


▷1953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념 전시회가 열린 것을 계기로 설립된 과학기술관, 기념관, 철도관, 교통관의 3부분으로 나뉘어 증기기관차, 비행기 등을 전시하고 있다.



<친퀘테레>


▶매혹적인 5개 도시로 이루어진 지역이 친퀘테레이다.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지명되어 보존되고 있다.



■리오마조레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 텔레마토 시뇨리니가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진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 절벽길에는 사랑의 샛길이라고 부르는 델아모레가 있고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를 연결하고 있다.



■몬테로소 알 마레


▷가장 북쪽에 위치한 마을이자 규모가 가장 큰 마을이다.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거점 마을 역할을 한다.



■마나롤라


▷절벽 위에 상자들을 촘촘하게 쌓아놓은 것 같은 동화 같은 마을이다.


▷포도주 생산이 유명하다.



■코르닐리아


▷친퀘테레 트레일 중간에 있는 마을로, 5개 마을 중 유일하게 해안에 바로 인접해 있지 않은 마을이다.


▷절벽 높은 곳에 붙어서 자리한 파스텔 색의 집들이 인상적이다.



■베르나차


▷해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해군의 거점으로 삼았던 마을이다. 이후에는 군인들이 머무르는 군사 마을로 인식되던 곳이다.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도리아성이 서 있고 벨포르테 탑도 지금은 전망대이지만 적의 침입을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토리노>


▶과거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가 통치한 토리노는 화려한 유산을 간직해 인상적인 북부 도시이다.



■산 카를로 광장


▷고전적인 이탈리아 도시를 거닐며 구경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의 풍부한 맛을 만끽하기에도 좋다.



■토리노 왕궁


▷토리노의 상징이자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역할을 보여 주는 기념물이다.


▷중요한 장소는 16~17세기 무기와 갑옷이 전시된 방이다.



■발렌티노 공원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12개월 분수'가 가장 아름다운데, 특히 겨울에 얼음이 얼면 더 아름답다.


▷포 강을 따라 걸어가면 15세기 피에몬테 마을을 고스란히 재현한 놀라운 '중세 마을'에 다다른다.


▷발렌티노 공원 안에서 발렌티노 성도 만나볼 수 있다.



■토리노 대성당


▷토리노 대성당은 성 세례 요한을 추모하며 1498년 왕궁 옆에 건설되었다.


▷현재 많은 가톨릭 신자가 예수의 수의라고 믿는 '토리노의 수의'가 보관되어 있다.



<제노바>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은 그다지 덥지 않고 겨울은 너무 춥지 않은 온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각지에서 은퇴 후의 생활을 살기 위해 제노바로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올드타운


■가리발디 거리


▷제노바의 올드 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로, 이 거리를 따라 제노바의 부유한 가문들이 소유했던 16세기 궁전들이 줄지어 있다.



■산 로렌초 대성당


▷제노바의 중심 대성당이다.


▷장인 정신과 예술성으로 이루어진 성당은 외부 타일은 다양한 색상과 패턴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고 내부는 웅장하여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산 지오르지오 성당


▷오렌지 빛의 성당은 포르토피노의 수호성인인 산 지오르지오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산 지오르지오는 포르토피노에서 태어나 초기 기독교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한 성인이다.



<베로나>


▶풍부한 문화와 아름다운 건축물, 맛있는 현지 음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관광 도시이다.


▶베로나는 쌀로 만드는 북부 이탈리아 요리로 유명하다.



■동부 피요르


▷한때 로마의 검투사들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웠던 유서 깊은 경기장에서 오페라, 록 콘서트, 연극 등을 볼 수 있는 장소이다.



■줄리엣 집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중 줄리엣이 살았던 집이라고 알려진 저택이다.



■산타 아나스타시아 성당


▷베로나의 대표적인 성당인 베로나 성당은 베로나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로 여겨진다.


▷매년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기도를 드리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감상한다.



<시르미오네>


▶바다로 착각할 만큼 넓고 맑은 호수로 이탈리아의 3대 호수 중 하나이다.


▶베로나에서 온 부유한 귀족들이 좋아하는 휴양지가 되었다.


▶로마시대 기원후 500년에 호수 남쪽을 방어하는 거점이 되었다.


▶기원전 100년 전부터 귀족들의 별장지로 형성된 마을이다.


▶만년설 알프스도 있지만 호수 아래에 있는 유황 온천수로 인해 지금은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가르다 호수


▷성과 교회가 자리한 중세의 별장지로 기후가 쾌적해 겨울에도 온화하여 해를 쬐기 좋고, 여름에는 상쾌한 미풍이 불어 윈드서핑을 타기 적당하다.



>>구시가지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스칼리제라 성


▷사면이 가르다 호수에 잠겨 있는 호수 위에 세워진 요새로 잘 보존된 이탈리아 성이다.


▷가르다 호수를 지배하기 위해 함대를 주둔시키고 무기를 저장하기도 했고, 선창을 만들어 배를 보호하고, 벽과 탑들은 적을 살필 수 있는 감시탑 등 방어에 뛰어난 구조로 지어졌다.



■그로테 디 카툴로


▷시르미오네 반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로마 시대 별장의 터를 마주하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돌틈, 모래 바닥 위에서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와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코모>


▶밀라노 시민들이 차로 가는 휴양지이다.

▶코모는 코모 호수에 있는 마을 중 가장 크다.



■코모호수


▷코모호수는 이탈리아의 수많은 그림 같은 호수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코모 호수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보석 같은 명소이다.


▷깊고 푸른 호수 주변에는 매력적인 도시와 마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

마무리

=====


아름다운 관광지는 보고 또 봐도 자꾸 보고 싶어지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익숙한 곳은 물론, 익숙하지 않은 도시 모두를 살펴보며, 아직도 가봐야 할 곳이 많음을 느낀다.


언젠가 장기 체류를 할 기회가 온다면, 현지인들처럼 곳곳을 여유 있게 걷고, 또 머물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눈과 카메라에 가득 담아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