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산
낸 셰퍼드 지음, 신소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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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흥미로운 산에 대한 이야기"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어떤 것에 대한 비유이거나 아니면 산에 얽힌 이야기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살펴보고 나니 '살아 숨 쉬는 산' 그 자체를 묘사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미처 발견하지 못할 산의 모습, 계속해서 변화하고 또 변화하는 기후와 자연의 모습, 그 속에 온전히 들어앉아 함께 숨 쉬고 오랫동안 경험해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그런 '산'에 대한 모습을 품고 있었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케언곰을 오랫동안 오르며 온몸으로 느낀 산에 대한 감각, 관찰, 변화, 경험, 풍경에 대해 담고 있는 일종의 풍경 연구서라고 말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더하기 '내셔널 지오 그래픽'에서나 볼법한 자연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지는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맨 앞 페이지에 있는 케언곰 지도를 제외하면(더해서 맨 마지막에 사슴 사진도 있다)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책인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사진을 보거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생생하게 산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 때문에, 저자가 꼭지로 정한 고원, 계곡, 산봉우리, 물, 서리, 공기 등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기분이 든다.

이만큼 산을 알기 위해 저자는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많이 케언곰에서 시간을 보냈을까? 그럼에도 그는 아는 척 하기보다 더 깊이 알기를 원했고, 늘 변화하는 자연이기에 앎의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절대 자만하지 않았다.

방심하고 자만한 자들의 최후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케언곰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더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산과 교감하며, 살아있는 산이 주는 여러 경이로움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잠시 명상하는 느낌으로 자연의 실체를 마주해보면 어떨까 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케언곰을 오르내리며 고요히 산을 관찰해왔다. 처음에는 그저 정상을 오르는 것만을 목표로 삼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 그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오랜 시간 산에 머물며 낮잠을 자기도 하고, 떨어지는 폭포소리를 듣고, 흘러가는 구름을 지켜보며, 산봉우리들의 변화를 지켜보았다.

사람을 비롯해, 식물, 동물, 곤충, 새 등 산속에 존재하는 움직이는 실체를 있는 그대로 흥미롭게 관찰하며 이 책에 정밀하고 꼼꼼하게 묘사해 냈다.

덕분에 읽다 보면 내가 산속에 머물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기도 하는데,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시각적 자극과 바람과 서리 등 촉감으로 다가오는 감각들이 뚜렷이 느껴지는 듯하다. 또 낙엽을 밟고 다가오는 사슴의 발자국 소리와 멀리서 힘차게 때려붓는 폭포수 소리 등도 들리는 듯하다.

저자의 시선과 오랜 관찰을 통해 묘사된 진짜 산의 매력과 실체를 이 기회를 빌어 만나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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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찬찬히 코레 호수 너머를 바라보며 이 산에서는 서두르는 게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아갔다. 한참을 바라보고서야 내가 아직껏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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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자주 가는 산이지만 저자는 비로소 아직껏 제대로 실체를 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불현듯 우리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쩌면 대충 아는 것으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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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속을 응시하면서 느낀 감정도 두려움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호수 바닥을 내려다본 순간, 두려움조차도 드문 짜릿함으로 바꾸어놓는 내 안의 놀라운 힘에 경악했다. 여전히 두려움의 감정이긴 했지만, 지극히 비인격적이고 날카롭게 감지되어 정신을 쪼그라들게 하는 대신 정신을 확장시키는 두려움이었다.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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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물속을 한없이 들여다보면, 어느 순간 다른 두려움이 몸속을 지배할 때가 있다. 그런 기분을 묘사한 것이 아닐까 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그 안에서 확장되는 두려움. 손끝이 찌릿해지고 날카롭게 신경이 곤두서는 그런 두려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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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사람, 딱히 어딜 가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친구를 찾아가듯이 산속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가장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곤 한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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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산 정상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거나, 어디를 찍고 내려오겠다는 특별한 생각을 지니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산은 그저 그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도구 혹은 목표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그저 잠시 산책 나온 듯, 친구를 만나러 온 듯 슬슬 둘러보는 걸음으로 산을 찾는 이들에게 산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놀이공간이 된다.

마음에 조급함이 없기에, 산이 내어주는 것들을 순수한 눈으로 그대로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로 산을 찾을 예정에 있다면, 저자와 같이 그저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발걸음 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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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의 구름은 이따금 나그네에게 가혹하여 아래에서 올라와 비나 진눈깨비를 뿌리곤 한다. 혹은 부드럽지만 끈질기게 나그네를 치대어 호수 속을 지나온 것처럼 흠뻑 적셔놓기도 한다.

비박을 하고 난 아침 눈썹과 머리카락과 모직 옷에 맺히는 이슬처럼 더욱 미세한 물방울들로 젖어드는 구름도 있다. 그런가 하면 피부에 닿는 척척한 감촉이나 냉기에 지나지 않는 구름도 있다.

한번은 구름 속에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구름이 다가올 때는 짙고 으스스하게 보였지만 정작 그 속으로 들어가니 만져지지 않았고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고, 우리는 스고란 두브 산과 스고르 구이흐 산 사이의 비탈에 있었다. 갑자기 고도 3천 피트 위로 밑바닥이 평평한 구름이 일더니 서서히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골치 아프게 됐다고 생각했지만,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해가 사라지고 사방이 컴컴해졌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 20분쯤 뒤에 스위치가 켜지듯 다시 해가 나타나더니 에이니 호 계곡 너머로 멀어져 가는 평평한 구름 밑바닥이 보였다. 구름 속은 그저 무미건조했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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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만나는 구름에 대한 다양한 묘사를 담고 있는 문장인데, 디테일한 표현으로 인해 구름을 실제로 경험한 듯한 느낌이 든다. 나를 흠뻑 적시기도 하고, 때론 촉촉하게 적시기도 하며, 어떨 때는 컴컴하고 무시무시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기도 하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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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가장자리로 모여든 물줄기들은 폭포가 되어 5백 피트 아래로 떨어진다. 이것이 디 강이다. 놀랍게도 디 강은 지금 내가 있는 4천 피트 고도에서도 이미 수량이 상당하다. 물줄기가 빠져나간 잎사귀의 나머지 부분은 척박하다. 지면은 돌이나 자갈, 때로는 모래로 덮여 있으며 군데군데 이끼와 풀이 자란다. 이끼 속에 여기저기 흰 돌이 몇 개씩 쌓여 있다. 다가가 보니 돌무더기 속에서 물이 솟아오른다. 강하고 풍부하고 차가운 생수가 졸졸 흘러나와 바위 위로 떨어진다. 이곳이 웰스오브 디, 즉 디 강의 발원지다. 강력한 백색 물질이자 자연의 네 가지 신비 중 하나인 물의 태곳적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깊은 신비가 모두 그렇듯 이곳의 물도 무서울 만큼 단순 명료하다. 그저 바위에서 솟아나 흘러갈 뿐이다. 이 물은 헤아릴 수 없이 긴 세월을 바위에서 솟아나 흘러갔으리라. 아무것도,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재할 뿐이다.
(...)
물은 내게 너무 거대한 존재다. 하지만 인간이 물 없이 살 수 없다는 건 확실하다. 인간이 건강하게 살려면 물을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아야 한다. 냄새까지 맡을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다.
45, 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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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대해 묘사한 장면인데, 4천 피트 고도에서 내려꽂히는 물줄기의 모습과 더 거슬러 올라가 태초의 물이 시작되는 모습이 대비되며 반전의 매력을 선보인다.

더불어 그 주변에 자리한 바위와 이끼, 풀의 모습들을 눈에 선하게 그리며 마치 보지 않아도 보고 있는 듯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는 집요한 관찰에 더해 물에 대해 자신이 느낀 감정까지 공유하며 산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풍경과 위력, 그리고 존재함에 대해 세밀하게 전하고 있다.


*****

산을 좋아해서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많아도, 이토록 한곳을 집요하게 오가며 관찰하고 묘사한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넓게'가 아닌 '깊게' 알기 위해 산에 올라 오로지 산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집중했던 저자.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동안 미처 몰랐던 산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존재들을 목도하고,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소리를 들으며, 미처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감각들을 대신해서 느낄 수 있었다.

익숙한 산맥이 가지고 있는 놀랍고 새로운 감각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관찰하는 법을 알 수 있었다. 살아 숨 쉬는 자연을 우리는 그동안 너무 하나의 프레임에 가두어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다음에 다시 산을 방문하게 된다면, 저자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 모든 감각을 열어두고 산을 느껴보고자 한다. 스쳐가는 바람, 발밑에 자리하고 있는 풀과 자갈, 봉우리에 걸쳐있는 구름,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까지. 어쩐지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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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제너비브 킹스턴 지음, 박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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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편지를 통해 엄마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


이 책의 저자가 세 살 일 때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엄마는 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 암이 여기저기로 전이되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순간을 예감하게 된다.

이로 인해 엄마는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생일과 같은 중요한 순간 아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엄마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선물과 편지, 영상들을 남기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런 엄마의 깊은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책으로, 저자가 실제로 직접 겪은 엄마에 대한 회고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엄마를 잃은 딸의 긴 회고록이자 홀로 오롯이 견뎌내야 했던 내일로 가는 삶에 대해 담아낸 에세이다.

여기에는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엄마가 남긴 선물과 편지, 영상 등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데, 이 기록들은 단순한 축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엄마는 자신이 이미 겪어본 삶의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에 대해 부드럽게 풀어내며, 아이들이 방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애정 어린 충고와 조언을 건넨다. 더불어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워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기억하는 엄마에 대한 기억과 추억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며, 엄마가 건네고자 했던 진짜 메시지와 의미를 풀어내려 노력한다.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선물, 아빠의 자살, 그리고 오랫동안 앓은 우울증과 불안함 등을 가감 없이 담아내며 가족의 의미와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던 이 이야기를 통해 '삶' 그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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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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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너비브(그웨니)
-어릴 때는 오빠의 관심을 갈망
-오빠는 저자를 '그웨니'라고 불렀는데, 오빠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카멜롯>에 나오는 귀네비어 여왕의 이름을 딴 것으로, 사람들은 실명보다 오빠가 지어준 이름으로 더 많이 부름
-엄마가 떠난 뒤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음
-외가 쪽 식구들과 친분이 두텁고 자주 교류했음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던 터프츠 대학 입학을 앞두고 불안함과 우울증을 앓았던 그웨니는 결국 휴학계를 내게 됨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웨니는 고등학교 연극 선생님과 재회하게 되면서 연극을 다시 시작
-덕분에 겨울에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기공연예술학과에 지원하게 되고 이후 버클리 캠퍼스에 합격함
-집에서 통학하며 대학교 생활을 하지만, 수업을 제외하면 내내 잠으로 도피
-주디 선생님의 제안으로 정신과 의사인 콜린스 박사를 만남
-약을 먹고 셰어 하우스를 구하면서 안정을 찾음


■오빠 제이미
-열일곱 살, 대학 입학을 1년 미루고 립 나우라는 여행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1년을 여행한 후 바로 대학 입학
-이후 집에 돌아오는 일은 드물었음
-스물두 살 대학교 4학년 때 오빠보다 한 살 많은 여자친구 샐리가 쌍둥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결혼하게 됨


■엄마 크리스티나 마이야드
-영국 국적
-훈육 전담이지만 다정다감하고 사랑이 많은 엄마였음
-살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으나 결국 암이 전이되면서 사망함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 열아홉 해 동안의 생일선물과 특별한 날을 위한 선물을 미리 준비해 둠
-결혼생활이 불행했으며 이로 인해 이혼함


■아빠 피터 킹스턴(피터 팬)
-영국 국적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회사 매각함
-회사까지 위기에 처하자 산탄총으로 자살을 시도하려 했으나 엄마가 막음
-엄마 사망 후 몇 명의 여성과 연애 후 셜리 아주머니와 재혼(셜리 아주머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학교 다녔던 데이비드의 엄마였음)
-이후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자살로 사망
-아빠는 손글씨로 그웨니에게 메모를 남기는 것을 좋아함
-부부 사이에 갈등이 깊어 다툼이 잦았고, 어느 날부터 각방을 사용함


■빌
-엄마보다 열 살 많은 큰삼촌


■앙투아네트 이모
-엄마의 언니로 둘째


■워드 삼촌
-엄마
바로 위의 삼촌


■샌디 이모
-엄마의 사촌


■조너선 삼촌
-Q 삼촌으로 불림


■리즈 할머니
-외할머니
-70대 초반의 나이에 키가 크고 말랐지만 강단 있는 사람
-영국인
-예술가였으며 지역 전문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침
-총 세 번 결혼함
-할머니는 폐에 암이 생겨서 돌아가심


■니콜라스 곤잘레스 박사
-엄마를 치료하던 사람으로 사기꾼


■리처드슨 박사
-엄마의 주치의
-엄마의 공동묘지 자리를 양보해 줌


■잭
-첫 번째 남자친구
-환상의 6인조 중 한 명


■마거릿
-미술 실력이 뛰어나고 낭만을 사랑하는 마음이 여린 친구
-환상의 6인조 중 한 명


■에리카
-합창단원이며 항상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흰색 메르세데스를 몰면서 바닐라 향을 풍김
-환상의 6인조 중 한 명


■에마
-패션잡지를 구독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의 CD를 소장
-환상의 6인조 중 한 명


■프리지아
-학교에서 하는 거의 모든 위원회와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음
-싱크로나이즈 수영팀에서도 활동
-환상의 6인조 중 한 명
-공감대 형성이 잘 되었던 친구


■멜 박사
-저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가 몇 년 동안 다닌 치료소 의사 선생님
-멜 박사를 통해 부모님의 이혼 소식과 불행한 결혼생활을 듣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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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한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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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웨니 세 살: 엄마의 유방암 진단을 받음
●이후 엄마의 병은 뼈에서 뇌로 전이가 됨
●그웨니 일곱 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기 시작
●그웨니 열두 살: 엄마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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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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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그웨니의 시점에서 엄마의 추억과 행방을 추적하는 형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회고록으로, 세 살 때 엄마의 유방암 진단을 시작으로 엄마의 치료 과정과 투병 과정, 사망까지의 이야기 전반을 담고 있다.

더불어 저자의 성장과정에 함께 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선물과 편지, 영상들은 그웨니가 우울과 불안, 방황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시절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던 버팀목으로, 그것들이 가지는 의미와 사랑은 특별하다.

처음에는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엄마의 참회 혹은 단순한 선물로만 여겼던 선물들이 점차 그웨니로 하여금 껍질을 벗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열쇠가 되어 준다.

덕분에 그웨니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가지는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평생 소중한 사람은 떠나간다는 생각과 함께, 저주처럼 느껴졌던 결혼에 대한 생각 또한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이로써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그와 약혼도 하게 된다.

그웨니가 잘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또 다른 어른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들로 말할 것 같으면 엄마를 잃은 어린아이의 편에서 마음을 보듬어주고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주었던 엄마의 친척과 지인들을 꼽을 수 있다.

그들은 꼭 필요한 순간 찾아와 그웨니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엄마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잠시나마 나눌 수 있는 존재들로써 그웨니의 곁에 존재했다. 덕분에 그웨니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아빠의 재혼으로 힘들었던 순간도 잘 이겨낼 수 있게 된다.

또 한 가지 그웨니를 감동시킨 부분은 엄마의 끝없는 선물과도 관련이 있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할 당시 16년간 다녔던 소아정신과에서 상담치료를 담당하던 주디 선생님을 통해 엄마가 몇 년 동안 치료사를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로써 엄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하던 그웨니는 엄마가 남긴 흔적과 넘치는 사랑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미처 몰랐던 부모님의 숨겨진 진실도 알게 된다.

일찍 병으로 사망함으로써 아이들의 곁을 지키지 못했던 엄마는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자신에 대해 궁금해 할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을 통해 아이들이 언제든 엄마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면 알려줄 수 있도록 여러 방편을 마련해 둔다. (열아홉 해 동안의 선물은 미리 보기나 다름없었다)

덕분에 그웨니는 이 책의 출간을 앞두고 엄마에 관한 마지막 단서를 찾았다고 확신할 때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듯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의 죽음 이후 그웨니의 삶은 불행과 불안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엄마가 빵조각을 흘리듯 남겨둔 단서를 따라가면서 마침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 누군가를 소중히 대하는 법, 상대방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 등 깨닫게 된다.

스스로 그 길을 찾아야 했기에 조금 멀게 돌아가기는 했지만, 결국 그웨니는 그 길을 찾게 된다. 그렇게 그웨니는 엄마의 정성 어린 선물과 깊은 사랑을 통해 마침내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게 된다. 더불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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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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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한 번째 생일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과 작은 돛단배, 풍차 그림이 그려진 파란색과 흰색 에나멜로 된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핀을 선물로 받았다.


■열 두 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건 수정이 박힌 꽃 모양 반지다.(자수정은 엄마와 그웨니의 탄생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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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과 그날 아침 사이에는 30년이 넘는 시간의 벽이 놓여 있었다. 나는 엄마가 서른일곱 살이 되던 날 아침에 태어났으니 엄마가 살아 있었다면 그날 마흔아홉 살이 되었을 것이다.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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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웨니의 초경
처음 겪는 일에 당황스러웠을 딸을 위해 엄마는 편지와 녹음테이프를 선물로 남겨두었다.


■열 세 번째 생일
진주 귀걸이와 편지를 남겨두었다. 엄마가 동부에 살 때 샀던 것으로, 동부 연안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서 처음으로 산 것이라고 한다.

그웨니는 몇 년 뒤 고등학교 연극 때 이 귀걸이를 처음 착용했다가 무대 뒤에서 한쪽을 잃어버리게 된다.


■열 네 번째 생일
엄마가 열 네살 생일 선물로 받은 나뭇잎 모양의 핀을 선물로 주었다.


■열 다섯번째 생일
산호 목걸이로 엄마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할아버지가 홍콩에서 사 오신 것을 선물로 주었다.

엄마와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웨니는 1학년 봄 학교에서 댄스파티에 하고 갔다가 목걸이가 끊어지며 망가진다.


■열 여섯 번째 생일
아빠와 자신이 엄마를 위해 골라준 목걸이를 선물로 주었다.


■운전면허 취득 선물
주차 코인용 동전 지갑이었는데 열쇠 고리가 달려 있고 가죽에는 그웨니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식 선물
아름다운 해수 진주 목걸이와 편지를 선물로 받았다. 엄마가 결혼식이나 세례식처럼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착용했던 목걸이다.


■스물두 번째 생일
조개 구슬 목걸이를 선물로 받았다.


■스물 세번째 생일
아빠가 선물해 준 반지로, 엄마가 무척 아끼던 반지를 선물로 주었다. 엄마는 결혼반지를 낄 수 없게 된 후로 이 반지를 자주 꼈다고 말했다.


■스물 다섯번째 생일
엄마가 남서부 지역의 인디언 보호구역을 방문했을 때 받은 팔찌로, 각각의 조개에는 그 팔찌를 만든 예술가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다.


■스물 여덟번째 생일
증조할머니가 물려준 마노(보석으로 쓰이는 광물) 팔찌다.


■서른 번째 생일 선물
마지막 생일선물로, 사파이어가 박힌 예쁜 은색 핀이다.


■서른 번째 생일 이후 남은 선물
판지 상자 안에는 세 개의 포장이 남아 있었는데, 하나는 빨간 딸기 그림이 그려진 육각형 모양의 검은색 상자이며 '약혼'이라는 라벨이 붙어있었다.

두 번째는 수면 모자를 쓴 곰 그림이 있는 셀레셜 시즈닝스 브랜드의 차 깡통으로 '결혼'이라고 적힌 흰색 카드가 붙어 있었다.

마지막 포장은 자그마한 보드지 상자였고 '첫 아이'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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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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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기에 더 절절히 다가왔던 문장들이다. 엄마의 진심 어린 이야기들을 통해 얼마나 자식들을 사랑했는지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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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너를 편안하게 생각하기 위해 네가 원래의 모습보다 부족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너의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너는 어쩌면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특별한 관계를 기대하게 될지도 몰라. 엄마도 그랬거든. 그렇지만 그런 사람에게 맞추려면 네가 네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빨리 자라야 하니 좋지 않아.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몇 년간은 네가 스스로를 잘 지켜야 한다는 거야. 네 또래 중에는 네가 할 수 있고 네가 되고자 하는 모든 걸 감당할 만큼 성숙한 사람을 찾기 힘들 거야. 그리고 너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네가 나이에 맞는 너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대신 너를 그의 세계로 끌어들이려 할 테고.

그웨니, 넌 정말 남다른 열정을 가진 아이란다. 그 열정은 되도록 너 자신을 위해, 너의 관심사와 너의 배움을 위해 아껴두렴.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어떠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의 생각에 맞추느라 네 열정을 너무 빨리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여자애들은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너무 빨리 내어주곤 하지. 하지만 네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야.
(...)
우리가 태어나서 어른이 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우리 인생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나머지 4분의 3은 그 시절을 돌아보는 데 쓴단다. 그러니 그 시간을 즐기도록 해봐 한순간 한순간을 최대한 만끽해 보는 거야. 너 자신과 친구가 되는 시간을 가져봐.
(...)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해. 인간으로서 한 사람이 되어야 해. 어른이 된다는 건 바로 그런 거란다. 그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된다고 보장되어 있는 것도 아니지. 우리는 인생의 단계마다 자신을 새롭게 발견해야 해.
진정한 너 자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렴.
(...)
마음이 혼란스러울 땐 언제든 엄마를 불러. 리즈 할머니도. 네 마음속엔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과 지혜가 언제든 함께할 테니 마음속을 잘 들여다보면 거기서 분명히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사랑해, 우리 딸.
134~1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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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누구에게나 불완전함과 불확실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어른이 되기 전까지 아이들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부모라는 그늘 아래서 무사히 그 고비를 넘기는 방법을 익힌다.

하지만 일찍 세상을 떠날 것을 아는 엄마는 울타리가 되어줄 수 없기에, 편지를 통해 그웨니에게 그 방법을 전한다. 사춘기를 잘 이겨내고 자신을 지키는 방법,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속에 해답을 가지고 있을 거라 전하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잃지 말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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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고 나면 너희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높은 기대를 정해둘지 모르겠구나.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자신을 가혹하게 대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단다. 너희는 그냥 지금처럼 밝고, 멋지고, 즐겁고,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돼.

너희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 그건 그 순간 너희가 느끼는 감정이니 그 순간에 적절한 감정인 거야. 너희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될 거야. 너희 둘이 느끼는 감정이 서로 다를 거고, 아빠와도 다를 거야. 엄마의 죽음에 대해 느끼는 너희의 감정이 '단번에' 정리되진 않을 거란다. 너희가 느끼는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변할 거야. 너희도 변하고 너희의 삶이 변하듯이. 그러니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렴.
2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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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리할 불안과 충족되지 않을 감정들을 염려하며 엄마는 있는 그대로 느끼고 살아가라 말한다. 더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들에 놀라지 말라며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라는 말도 함께 전한다.


-----
엄마를 잃고 몇 년 동안 나는 상자의 내용물을 적절한 시기에 하나씩 충실하게 열어보았다.
(...)
나는 엄마의 말을 따르기는 했지만 수동적으로 듣기만 했다.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더 넓은 의미는 생각하지 않고, 엄마가 주는 선물과 말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테이프를 다시 들으려 되감는 동안 새로운 사실에 눈을 떴다.

엄마는 우리가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게 그 상자가 우리를 위로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엄마는 녹음테이프에서 상자에 든 물건들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잃어버려도 괜찮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면 중요한 건 뭘까?
(...)
내 인생의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기 위해 내가 도움을 청해야 하는 사람은 미소 짓는 얼굴로 내 선물들을 포장한 상냥한 엄마가 아니었다. 내게 필요한 사람은 그 테이프 속의 여자, 비디오 속의 여자,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무언가를 위해 싸우고, 상처 입고, 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엄마가 보여준 부드러운 모습뿐 아니라 엄마의 모든 모습이 필요했다. 엄마는 나를 미래로 이끌고, 엄마 쪽으로 이끄는 빵 조각들을 남겼지만, 그것들을 모두 찾으려면 훨씬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했다. 나는 묻고 싶은 게 많았다.
235~2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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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그웨니는 그저 수동적으로 엄마의 말에 따라 엄마가 주는 선물을 적절한 시기에 열고 적혀 있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다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엄마가 인생을 통틀어 배운 삶의 지혜를 나누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엄마가 전하고자 했던 숨겨진 진짜 의미와 가치를 엄마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점차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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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죽음은 엄마의 과거에 대한 내 갈망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었다. 엄마에 이어 아빠까지 잃고 나니 내 안의 어떤 줄이 끊어진 것 같았고, 내 삶이 뿌리를 잃고 표류하는 듯했다.
30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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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죽음 이후 아빠와의 관계는 끊어질 듯 위태롭게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아빠의 재혼 이후 달라지는 환경으로 인해 그웨니는 매우 불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언덕이었기에 그웨니는 함부로 그 끈을 잘라낼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달라진 아빠의 태도는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아빠의 설자리가 줄어들고, 직장의 위태로움만이 자살의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빠는 왜 갑자기 자살을 선택하게 된 것일까?

이 때문에 그웨니는 엄마의 과거를 찾는 일에 더 깊은 갈망을 느끼게 된다.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는 부유하는 어떤 존재처럼 느끼고 있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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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향수병에서 벗어나게 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향수병을 안고 살아갈 거라고 믿었으니까.
(...)
데이비드의 전화를 받은 뒤로 모든 게 달라졌다. 내가 얻은 자유는 서서히 찾아온 게 아니라 단 한 번의 대화로 찾아왔다. 나는 두려움이 나를 보호해 주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뒤 두려움을 포기해 버렸다.
3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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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는 두려움은 곧 향수병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웨니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향수병이 단번에 해결되었다. 그보다 더 큰일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빠의 사망 소식은 그동안 그웨니가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한방에 깨버릴 만큼 강력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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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사람들의 모든 질문과 내 질문은 결국 가장 중요한 다음 질문으로 압축될 수 있었다. 아빠의 자살은 막을 수 있는 일이었을까?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까? 둘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혹은 어느 쪽이 나은 일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3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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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웨니를 통해 아빠의 자살 이유를 찾으려 했지만, 실상 그웨니 또한 자살의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비보는 그렇게 의문만을 남겼다.

앞서 엄마가 살아있을 때 아빠는 엄마와 함께 운영하던 음료회사가 어려움에 처하자 권총으로 자살하려 했던 전적이 있다.

이로 미루어보아 아빠의 멘탈은 매우 약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압박해오는 상황과 버틸 수 없는 스트레스가 어쩌면 자살의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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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소중히 여긴다는 건 그 사람의 능력이나 성공, 외모에 관한 게 아니다. 그건 상대방의 눈에 비친 가장 멋진 자신을,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신성한 자아를 보는 거지. 내가 어떠해야 한다는 타인의 생각이 아니라, 나에게 삶을 주는 신성한 불꽃을 통해 이미 나의 것이 된 것을 지지하는 것이지. 그리고 나 역시 상대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거야.
(...)
이런 사랑을 위해 두 사람 모두 충분히 성숙하고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먼저 자신에 대한 뿌리 깊은 이해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아. 우리는 주는 것과 받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은 물론 상대도 용서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지녀야 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상대방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줄도 알아야 하지. 또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책임진다는 생각이 필요해. 우리는 이런 힘을 모두 내면에 지니고 있단다. 우리가 얻는 행복의 원천은 다른 곳이 아닌 자기 내면에 있어야 해.
356~3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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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있어 진짜 중요한 가치를 다음과 같이 남겼다.

누군가를 소중히 하는 것은 능력이나 성공, 외모가 아니라 상대방의 눈에 비친 멋진 자신, 그리고 사랑스럽고 신성한 자아를 보는 거라 말한다. 즉, 내면을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 뿌리 깊은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하며, 주고받는 것에 있어 서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말한다. 또 용서할 수 있는 넓은 마음과 적당한 거리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곧 너무 상대에게 의지하면 안 된다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내면의 중요성을 엄마는 다시 한번 짚어내며 그웨니에게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에서 얻은 교훈을 착실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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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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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보다 외면을 중시하는 시대, 모성애를 잃어버린 시대에 살아선지 이 책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과거 '엄마' 하면 떠오르던 어떤 감정들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서글픈 마음도 함께 들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이들은 보통 자신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더군다나 엄마인 크리스티나는 앞서 살기 위해 올인했던 방법이 사실은 사기였음을 알게 되면서 희망이 꺾였을 것이고, 또 뼈가 부러지고 뼈와 뇌에 전이까지 되면서 실상 자기 몸 하나 건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남겨질 자식들을 위해 선물을 고르고, 편지를 쓰며, 영상을 남겼다. 이 힘과 용기는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속 깊이 들여다보면 이미 이때는 함께 살고 있는 남편과 진작 이혼한 상황이었고, 불화로 인해 각방까지 쓰던 상황이었다. 아이들 앞에서는 차마 티를 낼 수 없어 다정한 척까지 하며 버텼지만 이미 아이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일찍이 깊숙한 불안이 자리하고 있었고, 엄마의 죽음 이후 더 심화되었을 것이다. 외향적이었던 그웨니와 내향적이었던 제이미는 표현방식에서도 차이가 났을 것이고, 더군다나 엄마의 손길이 더 많이 필요했을 그웨니는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때문에 대학교 입학을 기점으로 훌훌 떠나버린 오빠와는 달리 그웨니는 더 집에 집착하고 엄마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데 혈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공간에 머물러 있었기에 더 변화를 정면으로 맞아버린 그웨니는 그래서 더 불안하고, 우울했을 것이다. 그 어느 곳도 안정감을 주는 곳이 없었기에 더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우연찮게 경험해 본 연극은 그웨니에게 그런 감정을 발산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되어 주었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향수병과 우울증으로 집에 박혀 있던 그웨니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도 바로 연극이었다.

그웨니는 연극을 하며 그 어느 곳에서도 통제하기 어려워했던 감정들이 큰 자산이 됨을 알게 된다. 또 감정의 자유를 얻는 해답도 찾게 된다. 이 외에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전달할 수 있음도 배우게 된다.

덕분에 그웨니는 다시 대학을 갈 용기를 얻게 되고, 동기들과 극단 공동 설립을 하며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또 예술감독을 맡고, 희곡을 쓰고, 배우 활동을 하며 점차 자신 안에 쌓여있던 묵은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한 번도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던 그녀가 드디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회고록은 이처럼 어릴 적 엄마의 흔적을 쫓으며 엄마의 사랑을 되새겨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웨니의 성장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어린아이였던 그웨니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건 바로 엄마의 깊은 사랑이 아니었나 싶다.

그웨니는 이제 3개의 선물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중에 하나의 조건은 이미 이루었다. 나머지 두 개는 언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또 그 안에는 또 어떤 엄마의 사랑이 숨어있을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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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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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인생을 살아온 멋진 할머니, 밀라논나의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


몇 년 전 밀라논나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한참 그녀의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 들여다본 적이 있었다. 맨 얼굴에 가까운 얼굴, 짧게 자른 머리, 여기에 더해 염색을 하지 않아 하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그 모습 자체로 꽤 멋스러웠다.

착용하는 액세서리를 비롯해 신는 신발, 옷, 심지어 가구 등 무엇 하나 오래되지 않은 것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반짝반짝 빛을 내며 제구실을 하는 것들을 보며 그녀가 얼마나 잘 관리해 왔는지를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빈티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필요한 것만 남기고 필요 없는 것은 나누거나 정리를 하며 살아온 밀라논나.

덕분에 머무는 공간에는 여유와 자유가 느껴졌고, 손때 묻은 물건들에서는 나름의 애착과 추억이 묻어나는 듯해 보였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밀라논나의 삶 전반에 대한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패션계에 몸담았던 이야기, 가족 이야기, 관계에 대한 이야기 등을 전하며 평생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요즘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보복'심리가 강한데, 밀라논나는 이와는 반대로 자신이 겪은 나쁜 일들은 오히려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진짜 어른의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그녀가 겪어온 시대가 여성에게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며 검소, 절약, 봉사, 베푸는 삶을 살아내며 진짜 멋스럽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준다.

덕분에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 '품위 있게 나이를 먹는 것이란 무엇인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답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진짜 어른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인생 내공을 두둑이 쌓은 밀라논나를 통해 진짜 어른의 면모는 물론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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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밀라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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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생 장명숙으로 한국전쟁 중 지푸라기를 쌓아놓은 토방에서 태어나 일흔 살 언저리에 유튜버가 되었다.

얼굴은 작고, 입은 유난히 커서 어릴 때부터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고 컸다. 이런 외모를 지적하는 환경이 준 콤플렉스 덕분에(?) 저자는 패션계에서 한 획을 긋는 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덕분에 화려한 조명도 받았고, 세상의 어두운 그림자도 보았으며 저자 자신을 가꾸고 아끼고 사랑하는 법도 배웠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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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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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나를 위해 산다는 대명제를 세우라고.
나의 자식, 나의 남편 앞에 '나'라는 한 음절이 붙는 건, 내가 존재해야 자식도 남편도 있다는 뜻이라고.
내가 없어지면 나의 우주도 멸망한다고.
(...)
자신을 들볶지 말고 내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라고.
그러려면 자신의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요구부터 먼저 알아차려서 들어주어야 한다고.
자신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타인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자신의 몫이라고.

실패해도 창피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도전한 자신을 칭찬해 주라고.
쓸데없이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다 보면 내 어깨에 온갖 궂은일이 얹히게 되는 법이라고.
(...)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달래주고 품어주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게 하는 에너지를 만들라고.
힘에 겨워 넘어지면 넘어진 채로 잠시 쉬어가고.
주변 산천경개도 구경하며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20~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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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고 쓰러져 눈물짓는 제자에게 건넨 밀라논나의 조언 중 일부다. 직접 경험해 봤기에 그녀는 자기 자신이 무너지지 않아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타인의 시선, 평가에 기대어 나를 포기하는 순간 내가 망가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 자신부터 챙기고 다음을 생각하라는 충고를 건넸다.

더불어 잘하고 있으니 스스로를 품어주라는 인생 조언을 함께 건네며 상대방이 마음껏 울고 마음껏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주고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
세상 모든 인간에게는 고유함이 있다.
각자의 고유함을 인정해 줄 때 존재감이 형성된다.
내가 존중받으며 성장할 때 타인도 나를 존중하는 법이다.

나는 엄친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나라 모든 양육자여, 피양육자의 자존감을 지키고 키울 수 있는 호칭을 쓰자'
이렇게 쓰인 피켓을 들고 '엄친아 부르기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싶다.

이탈리아에서는 양육자가 피양육자를 이렇게 부른다.
미아 스텔라, 우리말로 하면 나의 별!
미오 아모레, 나의 사랑!
미아 조이아, 나의 기쁨!
미오 테조로, 나의 보물!

따사롭지 않은가.
"너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야."
"네가 있어 별이 뜨고 보물도 생기는 거야."
사랑, 별, 보물, 기쁨 등으로 불리니 아이들 자존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엄친아 대신 '나의 사랑' '나의 별' '나의 보물' '나의 기쁨'이라 부르면 이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얼마나 기쁠까.
(...)
더 나아지기 위해 내가 비교해야 할 대상은 남이 아닌 어제의 나다.
37~38페이지 中
-----

남들이 쓰니깐 어쩔 수 없이 듣기는 하나, 뭔가 미묘하게 기분나쁜 말들이 있다. 바로 '엄친아', '엄친딸'과 같은 말들이다. 더불어 수저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유독 누군가와 비교하는 말들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뱉어나는 습성이 있는데, 그냥 내가 나로써 존재하면 안되는 것일까?

이탈리아의 호칭 예시처럼, 내 기준에서 하나뿐인 존재로 자식을 불러주고 그 자체로 사랑해 주면 아이의 자존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을 비롯해 타인을 대할 때 비교하는 말은 가급적 자제하고, 그 존재 자체로 빛날 수 있는 말들을 사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만약 무언의 성장을 위한 비교가 필요하다면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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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친구와 필리핀 친구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인생의 큰 교훈을 주었다. 애초에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는 것. 가장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가장 비범한 진리였다.

장 폴 사르트르가 말하지 않았는가.
"인생은 'B' birth와 'D' death 사이의 'C' choice다."

그래,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걸 붙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걸 심사숙고해 선택하여 그 택한 일에 후회하지 말자. 나의 행복을 스스로 지켜나가자.
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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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인생의 진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밀라논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애초에 내가 선택할 수 없거나 도달할 수 없는 것들을 바라왔기 때문에 우리는 불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애초에 주어지지 않았거나, 선택할 수 없는 먼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며 불평하고 좌절하기 보다 내 손안에 있는 것 혹은 이미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활용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을 도모해 보면 어떨까 한다.

행복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그곳에 이미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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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여, 제발 부탁입니다. 젊은이들과 할 이야기가 없으면 차라리 날씨 이야기를 하세요. 아니면 장점을 찾아서 칭찬 멘트를 날리세요.

본인이 판단하고 선택한 길을 즐겁게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이나 해주세요. 책임져주실 거 아니잖아요. 그들의 몫을 나눠서 도와주실 거 아니잖아요.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직시하세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삶의 모습이 다양해요. 예전의 정서로 한 말씀 하고 싶은 거 제발 참으세요.

왜 굳이 정해진 틀에 모든 젊은이를 끼워 넣으려고 하세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 불행해질 텐데, 그들에게 불행을 강요하지 마세요. 편하게 살게 두세요.

기성세대는 인생을 숙제 풀 듯 살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축제처럼 살게 해줍시다. 경계선을 잘 파악하시고 선을 넘지 않을 때 어른 소리를 듣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어른이 되는 건 정말 힘든 거래요.
70~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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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를 향한 속 시원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부모님이 살아온 시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임지지도 않을 아들 타령, 제사, 명절, 결혼과 같은 것들에 시달리고 또 시달리는 며느리(혹은 엄마)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얹힌 것 같은 답답함과 피하고 싶은 순간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냥 말 붙이려고 그랬다는 핑계 속에 상대방은 얼마나 많은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네들은 모를 것이다. 그러니 부디 젊은이들과 말을 건네고 싶다면 칭찬의 말이나 아니면 쓸데없는 날씨 이야기를 건네 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가는 방법은 결국 다음 세대를 불행에 빠뜨리지 않는 것이다. 내 기준, 내 판단은 이제 무 쓸모다. 그저 각자 인생은 각자 알아서 살게 내버려두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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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강한 차림새가 좋다.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드러나는 옷차림이 아니라 취향, 안목, 교양이 드러나는 옷차림이 좋다.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 속에 스며드는 옷차림이 좋다. 이것이 사람들이 그렇게도 궁금해하는 '옷 잘 입는' 기준이 아닐까.
1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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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입어서 예쁜 옷이 아니라, 내가 입어서 예쁜 옷이 좋다. 사람마다 취향, 체형, 안목은 제각각 다르다. 누군가를 의식해서 입는 옷들은 나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부디 밀라논나의 제안처럼 나에게 잘 맞는, 내 취향의 옷을 입어보면 어떨까 한다. '옷 잘 입는' 기준은 결국 내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옷이라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잘 소화한다는 것은 내가 그 옷을 입었을 때 기쁘고, 편하고, 좋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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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물건을 모두 껴안고 살다가 황망히 끌려가고 싶지 않은 욕심. 언제 죽음이 닥쳐도 내가 있던 뒷자리가 깔끔했으면 좋겠다는 욕심.

욕심이 욕심으로 끝나지 않도록 오늘도 나는 내 분신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중이다. 나의 황혼을 아름답게 갈무리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2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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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사후 물건들을 정리해 본 사람들은 밀라논나의 이런 욕심에 관한 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살아생전 그토록 많은 물건이 필요 없다는 사실, 죽음이 언제 닥쳐도 뒷자리가 깔끔해지려면 분신 같은 물건들을 평소 갈무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남겨진 사람들에게 있어 죽은 이의 물건을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떠난 자와 남은 자들을 위해, 그리고 아름다운 나의 황혼을 위해 어느 시점에는 나의 물건을 서서히 정리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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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and let live.'
'남이야 어떻게 살든 서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거지....'
(...)
자기 취향을 정확히 아는 건강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 좋은 디자인이 탄생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분위기에서 각 개인은 개성을 구가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남이야 어떻게 살든 상관하지 말자.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살게 두자.
단,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2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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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살아가는 가장 명쾌한 해답이자 방법이 아닐까 한다. 남이야 어떻게 살든 내 방식대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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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런 생각을 한다. 제사를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제사를 지내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고인을 진심으로 추모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택하면 어떨까. 조상님들도 억지로 대접을 받는 것보다 진심으로 그리워해주는 것을 더 좋아하시지 않을까.

해마다 명절이 지나면 이혼율이 늘어난다고 한다. 각자 어느 정도의 음식을 만들어 와서 함께 모여 나눠 먹어야 한다는 법령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부부의 갈등을 줄이고 이혼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부디 명절이 기다려지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축제의 날!
2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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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수십 번의 제사를 지내는 며느리들이 과거에는 많았다. 특히 맏며느리들은 이때만 되면 스트레스 지수가 극에 달했는데, 인내하고 참아내며 그 모든 순간을 견뎌냈다.

그저 결혼했다는 이유로 지은 죄도 없이 시댁의 제사를 지내야 하는 벌을 달게 받은 것이다. 요즘에는 종교적, 사회적, 현실적인 이유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명절이면 어김없이 제사를 지내는 집들이 있다.

명절은 며느리들을 벌 세우는 날이 아니다. 오랜만에 일가친척들이 모여 모두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축제의 날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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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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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의 삶을 들여다보면, 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멋쟁이 할머니라 부르는지 알게 될 것이다. 단순히 그녀의 업적이나 화려한 인맥, 멋스러운 패션을 가지고 멋지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또 그 속에서 어떤 무게중심을 가지고 자신을 지켜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고 우리는 그녀를 '본받고 싶은 어른' 혹은 '멋쟁이 할머니'라 말하는 것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히 할 줄 아는 사람, 유연한 소신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 여전히 무한한 영감을 주는 사람, 나를 아끼고 보듬을 줄 아는 사람, 삶의 철학을 실제 삶에 적용하며 사는 사람, 성공보다 성장을 이야기하는 어른 같은 사람.

밀라논나를 지칭하는 단어는 이처럼 수없이 많다. 이렇듯 탄탄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기에 우리는 그녀를 여전히 주목하고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살다가 어느 순간 담백한 응원과 위안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온다면, 밀라논나의 삶을 잠시 들여다보자. 그 속에서 당신은 찬란하고 정성 어린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젖어있던 오늘은 털어내고, 햇빛에 바짝 마른 보송보송한 내일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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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김유은 지음 / 좋은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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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나'를 위한 책!"


사람들은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대해 쉽게 공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마음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같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는 그런 깊은 아픔과 슬픔을 겪은 이들이 홀로 외롭지 않게, 홀로 상처받지 않도록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말들로 가득한데, 살펴보면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이라 더 깊이 와닿는다.

더불어 퍽퍽한 삶 속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여유와 상처 주는 이들을 되받아칠 수 있는 단단함도 엿볼 수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인간관계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되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특히 공감이 갔던 부분은 1장과 4장이었는데, 2장과 3장이 연인 사이나 사랑에 관련된 글이었다면 1장과 4장은 '나'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이유도 모르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기에 어쩌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나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를 일어서게도, 또 무너지게도 하는 인간관계에 있어 정답은 없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세상과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글들은 분명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와 따뜻한 위안을 안겨 줄 것이다.

지금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책을 펼쳐들고 나를 지켜낼 수 있는 문장들을 읽어나가 보자. 그리고 수고한 당신에게 고생했다고 이야기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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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보고, 다치고, 울기도 하면서 알았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유동적이고 그만큼 주관적이었습니다.
나에게 맞으면 좋은 인연이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과감하게 작별을 고해도 되는 것입니다. 배려해 주지 않는 사람과 굳이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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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내가 무엇을 잘해서, 무엇을 잘못해서 관계가 지속되거나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쿨하게 이제는 놓아주자.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자. 나에게 맞으면 좋은 인연이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과감히 작별을 고하는 것으로 관계를 매듭짓자.

혼자 끙끙 앓으며 눈물지어봤자 나만 상처받는다.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노력한 에너지와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나간 인연에 대한 미련을 놓아주면 다시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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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행동부터 커다란 생각까지 무수하게 바뀌고, 또 내가 바꾸면서 살아간다. 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습관이 변했을 수도 있고, 식성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하기도 하고,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매력 포인트가 달라지기도 한다. 성격이 바뀌기도 하고, 외형이 변하기도 한다. 그 변화들 속에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당신이라는 것을 안다.
(...)
'왜 나는 이렇게 되었을까. 예전의 나는 이랬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면 잠시 숨을 크게 쉬고 그 생각을 털어내었으면 좋겠다. 지난날의 당신이 만들어 낸 오늘의 당신은 참 멋있다. 지금의 당신은 누구보다 참 잘 살아내었다.

한결같이 오늘이라는 시간을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그 노력의 무게를 안다. 한결같을 수는 없지만, 한결같이 노력해온 당신이다. 달라져도 괜찮다. 어떤 모습의 당신이건 그 자체로 소중하기에.
22~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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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에 대해 강박적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생각 또한 내려놓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은 변한다. 하다못해 사시사철 푸르다고 말하는 소나무도 조금씩 성장하고 변한다.

매번 한결 같을 수는 없지만, 한결같이 내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당신 자신을 믿어라. 조금 달라져도 괜찮다. 어쩌면 그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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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남의 힘듦에는 관대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의 고난이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 눈물을 지었다고 해서 내일도, 그다음 날도, 영영 울기만 해야 하는 날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나의 힘듦을 누구보다 내가 돌봐주어야 크게 흉지지 않고 잘 지나가게 된다. 나는 믿음을 가진 종교는 없지만, 성경에 나와 있는 이 구절을 참 좋아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당신의 아픔 또한 잘 지나가리라.
26~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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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나의 힘듦을 굳이 타인에게 공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되려 그 아픔을 약점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 아픔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의 아픔을 보듬어 주자. 오늘의 슬픔은 계속되지 않는다. 힘듦을 잘 보내면 새살이 돋고, 한층 더 성숙해진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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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유지하는 데에는 무릇 노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인연을 지키는 것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제때 밥을 챙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들을 채워 넣는 것과 비슷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행복하다 같은 애정 어린 표현을 아끼지 않고, 연인 사이라면 지켜야 할 당연한 것들을 지켜나가면서, 인연의 체력을 유지해 주고 또 키워주어야 한다.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 혼자만 노력하고, 표현한다고 해서 인연의 체력이 올라갈 수는 없다. 한쪽만 하는 노력은 애석하게도 더 빠른 애정의 고갈을 가져오게 된다.
20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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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를 오래 이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의 노력이 바탕이 된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다. 사랑한다, 고맙다, 행복하다 와 같은 애정 어린 표현을 지속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홀로 이 말을 외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일방적인 노력은 언제든 끊어질 관계와 다름없다.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피폐해지지 않도록, 서로에게 당연한 것들을 지키고 아껴나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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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잘 해내고 있는 자신에게, 남이 주는 스트레스까지 가중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운 결을 가진 당신의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기 전에 작은 방어벽 하나를 쌓아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두에게 착할 필요도 없고, 모두에게 호의를 무조건 베풀지 않아도 된다. 아무에게나 당신의 그 예쁜 마음씨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이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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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자. 모두에게 착할 필요도, 모두에게 호의를 베풀 필요가 없다. 그건 호구로 가는 지름길이다.

다만, 내 기준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얼마든지 베풀어도 좋다. 선의는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진짜 선의다. 타인의 무례한 요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멈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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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가슴 앓이 하고, 상처받고, 넘어지면서 살아간다. 섣불리 마음을 주어서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고, 상대를 잘 믿어서 바보 같다는 것도 전혀 아니다. 이제 조금은 벽을 둔 사람으로 살아도 된다. 누구보다 여리고 착해서 그동안 맺혀있는 슬픔이 많으니, 굳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슬픔을 더 받을 필요는 없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모두를 가까이 하지 않아도 된다.
적당히 가깝게, 적당히 멀게, 그렇게 당신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2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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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관계에도 거리가 필요함을. 친하다는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연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거리가 가까워지면 되려 상처받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적절한 벽을 두고 타인과 안전거리를 유지하자. 대놓고 벽을 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데 나를 지켜낼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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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어떤 사람의 모습만이 맞는 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다. 다양한 성격이 공존하듯 삶의 방식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내 생각만을 고집하는 것도 나쁘지만, 다른 사람의 방식만을 동경하며 추구할 필요는 없다.

살아감에 있어서 즐거움의 기준은 타인보다는 나에게 맞춰서 지내는 게 더 행복한 것이다.
2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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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인해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내 삶에 충실하기 보다 타인의 삶을 따라 하기 바빴다. 각자 삶의 목표와 방향성이 분명 다를진대, 왜 그리도 다른 사람의 방식에만 몰두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의 기준을 나에게 맞추자. 내가 즐거운 일, 내가 행복한 일, 내가 좋아할 일들에 맞춰 일상을 살아가자. 진짜 삶은 바로 거기에 있음이다.


*****

처음 1장을 읽으며 내 속에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상처를 받아봐서, 관계가 쉽지 않음을 경험해 봐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고, 관계를 잘 지속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좋아서 행했던 일들이 사실은 나를 망치고 있었음을 그때는 모르고서 말이다.

인간관계에는 적절한 거리와 속도가 필요함을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꼭 밀고 당기기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벽은 두어야 적어도 나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꼭 경험해 봐야 알아?' 하는데 삶은 경험해 봐야 아는 것도 있다. 방향을 잃을 만큼 한때 크게 아팠던 경험 덕분에 지금의 나는 인생에 진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할 줄 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때론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차가운 이성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에서부터 똑똑하게 처신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 남의 말에 따르거나,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걸로는 절대 나를 지킬 수 없다. 때론 타인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도 괜찮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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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알프스 5개국 여행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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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하면 으레 스위스만 생각했었는데, 일전에 이탈리아 북부의 알프스 지역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서 생각보다 알프스가 차지하는 면적이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더 범위를 확장시켜 알프스산맥이 뻗어있는 나라 중 대표적인 5개국(프랑스/스위스/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 중 먼저 살펴본 나라들을 제외한 2개국(스위스와 독일)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특히 스위스에 대해서는 한 번도 소개한 적이 없어 스위스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알아보려 한다. 독일의 경우 일전에 살펴봤던 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추가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같은 알프스라도 어디에서 보느냐, 어디에서 즐기느냐에 따라 분명 완전히 다른 자연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기후에 따라, 산맥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 알프스와 연계된 나라들을 살펴보며 이들이 가지고 있는 지형, 그에 따라 발달된 여러 가지 문화와 즐길 거리들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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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개념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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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맥은 7개국에 걸쳐있지만 알프스의 대부분은 스위스,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걸쳐 있다. 독일어로 알펜, 프랑스어로는 알프, 이탈리아어로는 알피라고 부른다. 신을 뜻하는 켈트어 'alb', alp' 또는 백색을 뜻하는 라틴어가 어원이며, '하얗고 높은 산'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알프스는 유럽의 남부와 중부 지역에 장벽처럼 솟아 있어 지중해성 기후와 유럽 대륙성 기후를 구분 짓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산맥이 만들어 놓은 문화적, 민족적인 구분으로 유럽의 중부와 남부의 교류를 방해해 왔는데, 지금은 도로와 철도가 많이 뚫려 교류가 늘었다.

▶서부 알프스
지중해에 가까운 해안 알프스로부터 몽블랑 산맥으로 이어지는 부분으로, 흔히 프랑스 알프스라고 한다. 산맥은 주로 남북으로 뻗어 있는 비교적 낮은 산지이지만, 북부의 몽블랑 산군에는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과 에귀베르트 등 화강암질의 침봉군이 있으며, 몽블랑 기슭의 샤모니는 등산 관광의 기지로 알려져 있다.

▶중부 알프스
주로 스위스에 속해있으며, 알프스 산맥은 스위스부터 동서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크게 둘러 갈라지는데, 북쪽이 베르너 오벌란트 산과이고 남쪽이 발리스 알프스이다. 발리스알프스에 있는 계곡의 체르마트가 관광지로 유명하다. 주로 높이 4500m 급의 산들이 많다.

▶동부 알프스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부분으로 알프스산맥이 더 많이 갈라져 남북으로 퍼져 나가고 고도가 낮아진다. 북쪽의 일부는 독일에 들어가 있으며, 독일의 최고봉 추크슈피체가 유일한 고봉이라 빙하가 없으며, 이 지역이 티롤 알프스이다.

▶남부 알프스
남쪽은 이탈리아와의 국경으로 동쪽으로 뻗어 있는 외츠탈 알프스이며, 높이 3700m 급의 산과 빙하가 있다. 이탈리아 북동부를 차지하는 브레너 고개 남쪽에 돌로미티의 암봉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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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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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동서로 뻗은 알프스산맥 남쪽의 티치노 주는 비교적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을 받으나, 북쪽은 변덕스러운 중간형 기후이다.

▶지형
서유럽 한 가운데 위치한 스위스는 프랑스, 독일,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 둘러싸인 국가이다.

▶알프스 지역
국토의 60%가 산악지역이며, 25% 지역이 숲으로 덮여있다.


<루체른>
스위스 속의 스위스라는 별명을 지닌 루체른은 아름다운 알프스와 호수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한다. 호수의 도시 루체른은 인터라켄을 가기 위해 자주 찾는 도시이다.

높은 산과 아름다운 호수 사이의 중세 도시, 루체른은 오래된 역사가 주는 매력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항상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주민들은 대부분 독일어를 사용하며 베른, 취리히, 인터라켄 등 스위스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또 유람선을 이용해 호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루체른은 규모가 아담하여 걸어 다니기에도 좋다.


■카펠 교
▷1333년 세워진 루체른의 상징 카펠 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로 지붕이 있는 특이한 형태이며, 루체른의 명물이다.

▷천장에는 17세기 루체른의 역사와 수호성인들을 묘사한 110장의 패널화가 걸려 있으며, 다리 끝에는 보물과 기록 보관소 등으로 쓰이는 팔각형의 불의 탑이 세워져 있다.

▷예배당 다리의 상징은 수탑은 한때 교도소나 고문실로 사용됐다.

▷다리는 1993년의 화재로 70%가량 소실되었으나, 이후 공들여 복원되었다.


■빈자의 사자상
▷'루체른의 사자'는 1792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루이 16세의 마리앙투아네트가 머물던 튈르리 궁전을 지키다 전사한 600명의 스위스 용병을 기리기 위해 1821년에 만든 조각상이다.

▷사자는 스위스 용병들을 상징하며, 심장에 찔린 사자가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사자의 발아래에는 부르봉 왕가의 문장인 하얀 백합 방패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방패가 조각되어 있다. 조각상 위에 새겨져 있는 라틴어 'Helvetiorum fedei ac Virtut'는 '스위스의 충성심과 용맹심에 바쳐'라는 뜻이다.


■빙하공원
▷한때 루체른 일대가 빙하지대였다는 흔적을 말하는 유적지인 빙하공원은 빈사의 사자상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공원과 박물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빙하공원에서는 수만 년 전에 생성된 빙하동굴과 바닥의 사암 등 빙하기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슈프로이어 교
▷1408년 도시 요새의 일부로 만들어진 목조다리로 카펜 다리에서 강 아래쪽으로 3번째에 있는 다리이다.

▷내부에는 17세기에 창궐했던 전염병을 소재로 한 67개의 패널화인 죽음의 춤이 걸려 있다.


■무제크 성벽
▷14세기에 지어진 성 유적으로 루체른 거리와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축조 당시 루체른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으나 지금은 구시가 북쪽 900m 정도와 9개의 탑만 남아 있다.

▷9개의 탑 중 쉬머, 마늘리, 차이트 탑은 여름에 공개하고 있다.


<취리히>
2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제 1의 도시로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세의 건물들과 세련된 도심이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취리히의 국제공항과 중앙역은 스위스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다른 도시와의 교통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여행하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취리히는 반나절 정도면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다. 그래서 시내 교통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취리히 호수
▷스위스에서 3번째로 큰 취리히 호수는 기원전 8천 년의 빙하가 녹아서 형성되었다.


■린덴 호프
▷기원전 15년 로마 시대에 세관이 설치되었다가 이후 요새가 건축되었다. 현재는 그 흔적으로 성벽이 남아 있다.

▷취리히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한때 켈트족의 정착지였던 이곳은 4세기에 이르러 도시를 알라만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로마의 요새로 변모했다.


■장크트 페터 성당
▷취리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1534년에 완성되었으며 뾰족한 첨탑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시계가 달려 있다.


■성모교회
▷고딕 양식의 수녀원을 계승한 건물로 '프라우뮌스터 수도원'으로 불린다.

▷상징적인 시계탑과 우아한 푸른색 첨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내부에는 로마네스트 양식의 성가대석과 취리히에서 가장 오래된 파이프 오르간,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특히 성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성가대석 근처의 스테인드글라스는 1969년 샤갈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로스뮌스터 대성당
▷11~13세기에 지어진 스위스 최대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사원으로 일명 그로스뮌스터 대성으로 불린다. 특히 우뚝 솟아있는 쌍둥이 탑은 취리히의 상징이다.

▷샤를마뉴 대제가 펠릭스, 레굴라, 엑수페란시오 등의 취리히 순교자들의 무덤을 발견한 곳에 세워진 교회이다.

▷탑은 한때 목재 첨탑이 꼭대기에 덮여 있었지만 1781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 이후 신고딕 양식의 구조물로 교체되었는데 이는 지금 취리히 스카이라인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그로스뮌스터는 스위스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6세기 초반에 훌드리히 츠빙글리 목사가 투쟁 끝에 교황의 권한으로부터 교회를 독립시켰는데, 이로 인해 스위스-독일 종교 개혁이 촉발되었다.


<인터라켄>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이름의 인터라켄은 두 개의 호수를 양 옆에 끼고 있으며 눈 덮인 산들로 이루어진 알프스 휴양지이다.

스위스의 알프스 자연에서 스키, 하이킹,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스릴을 원한다면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급류 타기,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기도 한다.


■툰 호수
▷툰 호수는 베른에서 인터라켄으로 들어오는 왼쪽에 위치한 호수이다.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 선착장은 보트들과 호수 주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책을 읽는 등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푸른 호수, 하얀 백조와 보트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많다.


■융프라우요흐 여정 파악하기
얼음 궁전과 거대한 빙하를 감상하기 위해 등산 열차를 타고 거대 빙하 세계를 지나 융프라우요흐에 눈으로 덮인 정상에 도착해 보자!

①하르더 쿨름 전망대
해발 1322m에 위치한 인터라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②쉬니게 플라테
융프라우, 아이거, 묀히 등 3대 봉우리를 정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③라우터 브루넨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형성된 70여 개가 넘는 골짜기와 폭포가 있다.

④스타우프바흐 폭포
라우터브루넨에서 어디서나 높이 바라보면 보이는 폭포이다. 초당 2만 리터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⑤벵겐
19세기부터 호텔이나 샬레가 들어선 리조트 마을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전기자동차만 운행이 가능하다.

⑥투룀멜바흐 폭포
산 속에 숨겨진 10개의 폭포수 중 하나로 유럽에서 가장 큰 동굴폭포이다. 10겹의 폭포수는 139.9m 높이에서 시작되며 매초마다 약 20000리터의 엄청난 양의 물을 떨어뜨린다.

⑦뮈렌
200km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가 있는 리우터브루넨 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⑧클라이네 샤이덱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마지막 역으로 알프스의 유명한 3대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⑨융프라우요흐
'융프라우 아래'라는 뜻의 융프라우요흐는 베르너 오버란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 '융프라우'라는 이름에 '아래'라는 뜻의 '요흐'를 결합한 것이다.

1934년 완성된 다양한 얼음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는 얼음 궁전도 빼놓지 말자.


■그린델발트
▷그린델발트는 스위스 알프스의 베르너 오버란트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스키, 등산, 하이킹을 즐기거나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아이거 산 북쪽 면을 마주하고 있어 '아이거 빌리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융프라우 지역에서 스키를 즐기고 싶다면 그린델발트 만큼 좋은 곳도 없다.


■피르스트
▷하늘 아래 첫 번째 마을이라는 뜻의 피르스트는 해발 2168m에 위치한 산악마을로 그린델발트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이다.

▷아이거의 북벽과 묀히, 융프라우를 모두 감상하며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쉴트호른
▷007 영화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진 쉴트호른은 스키 하이킹뿐만 아니라 회전식 레스토랑에서 전망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티들리스, 융프라우, 저 멀리에서 보이는 프랑스 지역의 몽블랑까지 환상적인 광경이 당신을 기다린다.


<베른>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은 오랜 역사의 도시를 원형 그대로 보전하고 있어 가치가 있다. 구시가는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역사적 가치가 있다.

1191년 베르초롤트 5세에 의해 세워진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이자 4번째 큰 도시이다. 전설에는 베르초롤트 5세가 이 지역에서 사냥을 하면서 잡은 첫 번째 동물 이름을 따서 도시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베른'은 이 지역 말로 곰이라는 뜻이다. 곰은 지금까지도 도시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베른은 1191년, 군사 요새로 건설되기 시작한 도시로, 1220년에는 자유 도시가 되었고 1353년에는 스위스 연방에 가맹하였다.


※스위스는 왜 명문화된 수도가 없을까?
스위스는 연방 헌법상 명문화된 수도가 없어서 명문화된 수도를 말하라고 한다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연방 대법원은 '로잔'에 있으며, 기타 여러 도시에 정부 기관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가 이처럼 수도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각 주의 지위를 헌법상 항구적으로 보장하고 동등하게 대우하는 스위스의 연방 정치 관계상, 어느 한 도시를 수도로 명문화하면, 한 주의 특권이 비대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곰 공원
▷아레 강 건너에 곰 공원이 있다.

▷베른은 도시의 상징인 곰의 복지를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베어 피트'는 곰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아직도 남아 있으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연방 문화 대상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베른의 재미있는 12개의 분수
▷구시가에는 6km나 되는 상점가와 역사적으로 유명한 12개의 역사적인 분수가 있다. 감옥탑부터 마르크트 거리가 시작되는데 이곳에 2개의 분수가 있다.


■세인트 빈센트의 베른 대성당
▷베른 시에서 인상적인 후기 고딕 양식을 지닌 건물이며, 스위스의 가장 중요한 중세 말기 교회이다.

▷구시가의 지붕들 위로 보이는 베른 대성당은 스위스의 종교 건축물 중 가장 크다.

▷특징을 가진 정문에는 '최후의 심판'이 묘사되어 있으며 이는 개혁파의 성상 파괴 운동으로 부터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이미지이다. 성문 위로 난 344개의 계단을 오르면 전망 지점인 100m 높이의 대성당 타워에 도착한다.


■베른 역사박물관(혹은 아인슈타인 박물관)
▷아인슈타인 박물관이자 베른 역사박물관인 이곳은 스위스에서 중요한 문화적 역사적 박물관 중 한 곳이다.

▷베른 역사박물관은 선사, 초기 역사에 이르는 역사 분야에서부터 민족학에까지 다양한 시청각적 접근을 통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보여 주고 있다.

▷통합적인 아인슈타인 박물관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업적과 삶에 비중 있게 선보이고 있다.


<제네바>
제네바는 스위스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이며 UN과 적십자를 포함한 국제 조직의 본사들이 위치하고 있다. 제네바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하는 도시로, 유엔을 포함한 약 200개 이상의 국제기구가 이곳에 본부를 두고 있는 만큼 도시 인구의 30% 이상이 외국인이다.


■생 피에르 성당
▷성당은 다양한 건축 양식의 조합과 성당 아래의 로마 신전 유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종교개혁가 칼뱅이 설교를 한 장소가 있어 더욱 유명해졌다.

▷성당에는 눈 여겨 볼만한 다른 장식물은 목조 조각이 새겨져 있는 15세기의 성가대석이다.

▷고딕 양식으로 칠이 되어 있는 마카베 예배당으로 가면 칼뱅이 사용하던 소박한 나무 의자도 중요한 종교개혁 유물이다.


■종교개혁 기념 벽
▷종교개혁 기념 벽은 16세기 전 유럽을 강타했던 종교 운동이 핵심적인 인물들을 기념하고 있다.

▷종교개혁 기념 벽은 개신교 지도자였던 칼뱅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1909~1917년에 건축되었다.

▷기념 벽 상단에는 '어둠 뒤에 빛이 있으라'라는 거대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종교개혁의 좌우명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제네바의 모토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마틴 루터와 울리히 츠빙글리를 위시한 여러 종교 개혁가들을 묘사한 좀 더 작은 크기의 기념물도 구경할 수 있다.


■국제연합 유럽본부
▷세계 2차 대전 직후 전 세계 지도자가 모여 회의를 열기 위해 건축된 역사적인 건물이다.

▷국제연맹으로 출발하여 현재 국제연합으로 발전한 세계 협력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제네바 미술 역사박물관
▷인류의 발전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이다.

▷현재 박물관에는 전 세계 650,000여 점의 문화 보물이 전시되어 있다. 조각, 그림, 직물,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일부는 역사가 15세기까지 올라간다.


<바젤>
스위스의 최대 도시인 취리히에서 서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과 경계를 이루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바젤 미술관
▷스위스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서 깊은 미술관이다.

▷스위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박물관의 전시관에는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여러 인상적인 작품들로 이루어진 방대한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현지 주민들은 바젤 미술관을 '쿤스트 뮤지엄'이라 부른다. 쿤스트 뮤지엄은 '미술관'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성당
▷바젤의 상징인 대성당은 라인 강변의 언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다.

▷성당 내부에는 우신예찬과 종교 개혁으로 유명한 에라스무스의 묘지가 있다.


■시청사
▷바젤의 시청사는 강렬한 붉은 색이 인상적이다.

▷인상적인 시청 건축물 밖에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미틀레레 다리
▷바젤에는 현재 5개의 다리가 지어졌는데, 지어진 다리 중에 가장 오래된 다리로 1226년에 도시를 관통하는 라인 강의 중앙에 놓여졌다.


<체르마트>
하늘을 찌를 듯한 알프스의 대표적인 고봉인 마테호른을 보기 위해 찾는 마을이 체르마트이다. 많은 유럽인들은 스키를 타러 체르마트로 이동한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스위스에서 가장 유명한 전망대는 아마 고르너그라트일 것이다.

▷스위스에서 2번째로 큰 빙하인 고르너 빙하와 마테호른, 스위스 최고봉인 4634m의 몬테로사뿐만 아니라 4000m이상의 고봉들을 볼 수 있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스위스 알프스에서 9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마테호른은 직접 걸어서 올라갈 수 없다.

▷프랑스의 몽블랑과 38개의 4000m 이상의 고봉들과 14개의 빙하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스키 구역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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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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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아머가우>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바이에른 알프스 지역의 마을이다. 오래전 켈트족이 정착하였고, 남부 독일을 지나가는 로마 군단과 켈트족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오버아머가우에 최초로 정착한 사람은 수도원을 세운 에티코 백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20세기 초에 철도가 연결되면서 마을을 찾는 방문객 수가 증가했다. 이후부터 10년마다 수난극을 공연하였고, 이를 관람하기 위해 지금은 1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온다. 오버아머가우는 알프스 산맥에 있는 군대의 기지로 사용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군 기지가 되었다.


<베르히테스가덴>
독일 알프스에 위치한 휴양 도시이다


■켈슈타인 하우스
▷독수리 요새로 불렸던 곳으로, 해발 1834m의 절벽 위에 지어진 별장으로 나치 독일의 마르틴 보어만이 히틀러의 생일을 위한 별장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알프스의 풍경이 아주 아름다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전망 좋은 레스토랑으로 사용 중이다.


■쾨니히 호수
▷빙하가 녹으면서 산을 따라 내려오면 U자형 계곡이 만들어지는 것을 '피요르'라고 부르는데, 피요르처럼 산맥 사이로 길게 형성된 호수이다.


■소금광산
▷잘츠부르크의 소금광산과 같은 산맥이다.

▷소금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는 곳으로 바위 속의 소금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금동굴은 소금 암석을 가지고 만든 것으로 바이에른의 국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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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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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설명을 통해 만나다 보니 어쩐지 자꾸만 아쉬움이 남는다.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공기를 느끼며 알프스를 경험해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스위스 곳곳을 살펴보며, 여기야말로 정말 뚜벅이 여행을 통해 곳곳을 둘러봐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도시를 여행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규모가 작아 천천히 걷고 구경하며 돌아보면 더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까 한다.

스위스는 스포츠나 자연 그대로를 즐기로 싶은 사람들에는 축복의 땅처럼 여겨진다. 온전히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감상하고 즐기고 싶다면 스위스로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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