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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김유은 지음 / 좋은북스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나'를 위한 책!"
사람들은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대해 쉽게 공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마음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같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는 그런 깊은 아픔과 슬픔을 겪은 이들이 홀로 외롭지 않게, 홀로 상처받지 않도록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말들로 가득한데, 살펴보면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이라 더 깊이 와닿는다.
더불어 퍽퍽한 삶 속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여유와 상처 주는 이들을 되받아칠 수 있는 단단함도 엿볼 수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인간관계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되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특히 공감이 갔던 부분은 1장과 4장이었는데, 2장과 3장이 연인 사이나 사랑에 관련된 글이었다면 1장과 4장은 '나'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이유도 모르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기에 어쩌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나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를 일어서게도, 또 무너지게도 하는 인간관계에 있어 정답은 없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세상과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글들은 분명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와 따뜻한 위안을 안겨 줄 것이다.
지금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책을 펼쳐들고 나를 지켜낼 수 있는 문장들을 읽어나가 보자. 그리고 수고한 당신에게 고생했다고 이야기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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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보고, 다치고, 울기도 하면서 알았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유동적이고 그만큼 주관적이었습니다.
나에게 맞으면 좋은 인연이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과감하게 작별을 고해도 되는 것입니다. 배려해 주지 않는 사람과 굳이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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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내가 무엇을 잘해서, 무엇을 잘못해서 관계가 지속되거나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쿨하게 이제는 놓아주자.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자. 나에게 맞으면 좋은 인연이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과감히 작별을 고하는 것으로 관계를 매듭짓자.
혼자 끙끙 앓으며 눈물지어봤자 나만 상처받는다.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노력한 에너지와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나간 인연에 대한 미련을 놓아주면 다시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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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행동부터 커다란 생각까지 무수하게 바뀌고, 또 내가 바꾸면서 살아간다. 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습관이 변했을 수도 있고, 식성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하기도 하고,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매력 포인트가 달라지기도 한다. 성격이 바뀌기도 하고, 외형이 변하기도 한다. 그 변화들 속에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당신이라는 것을 안다.
(...)
'왜 나는 이렇게 되었을까. 예전의 나는 이랬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면 잠시 숨을 크게 쉬고 그 생각을 털어내었으면 좋겠다. 지난날의 당신이 만들어 낸 오늘의 당신은 참 멋있다. 지금의 당신은 누구보다 참 잘 살아내었다.
한결같이 오늘이라는 시간을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그 노력의 무게를 안다. 한결같을 수는 없지만, 한결같이 노력해온 당신이다. 달라져도 괜찮다. 어떤 모습의 당신이건 그 자체로 소중하기에.
22~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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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에 대해 강박적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생각 또한 내려놓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은 변한다. 하다못해 사시사철 푸르다고 말하는 소나무도 조금씩 성장하고 변한다.
매번 한결 같을 수는 없지만, 한결같이 내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당신 자신을 믿어라. 조금 달라져도 괜찮다. 어쩌면 그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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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남의 힘듦에는 관대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의 고난이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 눈물을 지었다고 해서 내일도, 그다음 날도, 영영 울기만 해야 하는 날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나의 힘듦을 누구보다 내가 돌봐주어야 크게 흉지지 않고 잘 지나가게 된다. 나는 믿음을 가진 종교는 없지만, 성경에 나와 있는 이 구절을 참 좋아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당신의 아픔 또한 잘 지나가리라.
26~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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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나의 힘듦을 굳이 타인에게 공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되려 그 아픔을 약점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 아픔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의 아픔을 보듬어 주자. 오늘의 슬픔은 계속되지 않는다. 힘듦을 잘 보내면 새살이 돋고, 한층 더 성숙해진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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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유지하는 데에는 무릇 노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인연을 지키는 것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제때 밥을 챙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들을 채워 넣는 것과 비슷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행복하다 같은 애정 어린 표현을 아끼지 않고, 연인 사이라면 지켜야 할 당연한 것들을 지켜나가면서, 인연의 체력을 유지해 주고 또 키워주어야 한다.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 혼자만 노력하고, 표현한다고 해서 인연의 체력이 올라갈 수는 없다. 한쪽만 하는 노력은 애석하게도 더 빠른 애정의 고갈을 가져오게 된다.
20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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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를 오래 이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의 노력이 바탕이 된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다. 사랑한다, 고맙다, 행복하다 와 같은 애정 어린 표현을 지속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홀로 이 말을 외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일방적인 노력은 언제든 끊어질 관계와 다름없다.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피폐해지지 않도록, 서로에게 당연한 것들을 지키고 아껴나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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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잘 해내고 있는 자신에게, 남이 주는 스트레스까지 가중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운 결을 가진 당신의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기 전에 작은 방어벽 하나를 쌓아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두에게 착할 필요도 없고, 모두에게 호의를 무조건 베풀지 않아도 된다. 아무에게나 당신의 그 예쁜 마음씨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이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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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자. 모두에게 착할 필요도, 모두에게 호의를 베풀 필요가 없다. 그건 호구로 가는 지름길이다.
다만, 내 기준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얼마든지 베풀어도 좋다. 선의는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진짜 선의다. 타인의 무례한 요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멈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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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가슴 앓이 하고, 상처받고, 넘어지면서 살아간다. 섣불리 마음을 주어서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고, 상대를 잘 믿어서 바보 같다는 것도 전혀 아니다. 이제 조금은 벽을 둔 사람으로 살아도 된다. 누구보다 여리고 착해서 그동안 맺혀있는 슬픔이 많으니, 굳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슬픔을 더 받을 필요는 없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모두를 가까이 하지 않아도 된다.
적당히 가깝게, 적당히 멀게, 그렇게 당신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2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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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관계에도 거리가 필요함을. 친하다는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연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거리가 가까워지면 되려 상처받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적절한 벽을 두고 타인과 안전거리를 유지하자. 대놓고 벽을 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데 나를 지켜낼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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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어떤 사람의 모습만이 맞는 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다. 다양한 성격이 공존하듯 삶의 방식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내 생각만을 고집하는 것도 나쁘지만, 다른 사람의 방식만을 동경하며 추구할 필요는 없다.
살아감에 있어서 즐거움의 기준은 타인보다는 나에게 맞춰서 지내는 게 더 행복한 것이다.
2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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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인해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내 삶에 충실하기 보다 타인의 삶을 따라 하기 바빴다. 각자 삶의 목표와 방향성이 분명 다를진대, 왜 그리도 다른 사람의 방식에만 몰두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의 기준을 나에게 맞추자. 내가 즐거운 일, 내가 행복한 일, 내가 좋아할 일들에 맞춰 일상을 살아가자. 진짜 삶은 바로 거기에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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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장을 읽으며 내 속에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상처를 받아봐서, 관계가 쉽지 않음을 경험해 봐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고, 관계를 잘 지속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좋아서 행했던 일들이 사실은 나를 망치고 있었음을 그때는 모르고서 말이다.
인간관계에는 적절한 거리와 속도가 필요함을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꼭 밀고 당기기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벽은 두어야 적어도 나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꼭 경험해 봐야 알아?' 하는데 삶은 경험해 봐야 아는 것도 있다. 방향을 잃을 만큼 한때 크게 아팠던 경험 덕분에 지금의 나는 인생에 진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할 줄 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때론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차가운 이성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에서부터 똑똑하게 처신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 남의 말에 따르거나,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걸로는 절대 나를 지킬 수 없다. 때론 타인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도 괜찮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