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리워할 뿐이다
전명원 지음 / 풍백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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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지고, 생각나고, 따뜻해진다"

 

어여쁜 보라색 표지를 보는 순간 왠지 제비꽃이 떠올랐다. 제목에서 전해지는 진한 그리움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지만 화려하진 않고, 청초하지만 강인한 매력을 지닌 제비꽃. 그 꽃이 머금고 있는 보라색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성을 담고 있는 느낌이 들어 추억과 그리움이라는 단어와 너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삶과 가장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은 읽는 내내 잔잔함을 유지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격랑이 이미 수차례 지나간 이후의 느낌과도 닮아있었다. 인생이라는 항해에 숱한 풍랑은 수없이 배를 부서뜨리고 망가뜨렸지만 그때그때 매만지고 수리하면서 항해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원래의 모습대로 복구할 수는 없었다. 수리할 때마다 배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고, 그때마다 인생의 항로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 책은 그렇게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맞닥뜨린 '이별'이라는 풍랑을 맞닥뜨리고 그것을 지나온 이후의 삶에 대해 그리고 있었다. 그리움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1부_그리움][2부_일상][3부_꿈][4부_인생] 각 챕터를 거치는 동안 시간은 과거를 그리는 것에서 현재의 일상을 거쳐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마음가짐으로 향한다. 이제는 어릴 적 추억 속에만 남아있는 옛집과 즐거웠던 기억들은 앵두나무와 센베 한 봉지, 그리고 피아노를 떠올리는 것에 머문다. 오랜 시간이 지나 나름의 이유로 각자 따로 흩어진 가족들의 부재는 짙은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 

 

바쁘게 살아가던 일상에서 이제는 잠시 '멈춤'을 통해 돌아본 저자의 삶을 '추억과 그리움',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감상', '변함없이 꿈꾸며', '앞으로 살아가며 기억할 마음가짐'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언젠가 인생에서 '멈춤의 순간'이 왔을 때 따뜻한 차 한잔하며 물감이 번지듯 점점이 인생을 돌아봐도 좋겠다. 

 

1부에서는 주로 어릴 적의 추억과 기억들을 기반으로 즐거웠던 기억들이 알알이 담겨있다. 그 추억 속에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일찍이 죽음이라는 이별을 통해 만날 수 없는 막냇동생이 있다. 추억이 서린 물건들을 떠올려보며 그려보는 추억 속에는 세 남매가 함께했던 일상도 포함되어 있다. 전역을 앞두고 갑작스레 떠나버린 동생의 죽음은 세월 속에서 차곡차곡 그리움으로 쌓여있다.

 

2부에서는 일상을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들이 그려진다. 동네를 산책하며 둘러보는 풍경, 어릴 적 좋아하지 않던 팥죽을 좋아하는 현재 자신의 모습, 자신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 빨간 고기라 칭했던 열기라는 생선을 우연히 대구시장에서 다시 발견하면서 그려가는 이야기들은 담담하면서도 편안해 보였다. 

 

3부에서는 다양한 꿈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치열함 속에 그녀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꿈도 있었고, 삶을 다시 꿈꾸게 하는 매개체가 되는 물건들도 엿볼 수 있었다.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다채롭게 다가왔던 저자의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고픈 마음과 동시에 나의 꿈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되었다. 저자 친필사인본을 통해 그려보는 작가로서의 삶, 막연하게 시작하게 된 낚시의 꿈, 게임 세상을 통해 꿈꿔보는 평화로운 세상, 우연히 런던의 거리에서 마주친 피아노 치는 남루한 할아버지를 보며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즐기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을 꾸어본다.

 

4부에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기억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병실에서 만났던 순분 씨를 통해, 아직도 긴장되는 회전교차로를 통해, 마스크나 온도차로 생기는 김서림을 통해, 타자기에서 컴퓨터로 변화하면서 삶에서 지우는 것이 쉬워진 시대를 통해 삶과 인생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것을 즐겨 했는지 과거가, 추억이 떠올랐다.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이기에 한편으론 먹먹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제는 가슴 저편에 그리움으로 남겨두려 한다. 한편으론 좋아하는 것과  나의 꿈,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를 돌아보는 것, 가까이 있는 것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 현실에 충실해 보는 것에 집중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도 있었는데 읽으면서, 남기면서, 되새기면서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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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알게 모르게 이러한 반환점을 만나는 순간이 분명 있다.
(...)
내 의지로 방향을 바꾸며 반환점으로 삼는 것이다. 그렇게 방향이 바뀐 길에서 우리는 역시 묵묵히 꾸준하게 걸어간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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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간 59분 59초가 되었더라도 아직 하루가 간 건 아니잖아요. 1초가 남았으니까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시작해야죠"
그의 이 마지막 한마디는 어쩌면 내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1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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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 그리워지고, 입맛에 맞지 않던 것이 맛있어진다. 늘 손 닿을 곳에 있을 것만 같던 사람들은 어느새 연기처럼 사라지고 곁에 없다. 사는 일이 손아귀에 쥐고 있던 모래가 빠져나가는 일 같기도 하다.

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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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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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피어난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꽃들이 시들고 저물어가는 것이 삶의 모습이라면, 마지막 남은 한 송이로 남을 때까지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꽃을 보는 눈길, 꽃을 대하는 마음 역시 삶의 모습이었으면 싶다. 활짝 핀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인생도, 조용히 시들어가는 인생도 누구에게나 소중한 시간일 테니 말이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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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사는 동안 내 마음이라는 공간 정리의 시간은 종종 필요할 듯하다. 정리한 마음은 그만큼 넓어지고 쾌적해질 것이다. 그리운 마음들은 함부로 버려지지 않고 언제든 꺼내어 다시 돌아보며 달랠 수 있다.
비워진 자리엔 새로운 마음들을 다시 들여놓아 넉넉해지고 풍족해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남은 공간, 남은 시간, 그 무엇이든 영원하지 않으므로 늘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잊지 않게 될 것이다.

212~2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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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요즘, 그 마스크를 생각한다. 안경렌즈에 김이 서리는 것은 마스크의 안과 밖의 온도 차이 때문일 것이다.
가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마스크가 있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 타인과 나의 어쩔 수 없이 다른 온도를 경험한다. 부딪히거나, 파열음을 낸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서로의 진짜 모습을 명확히 알아보기 힘들다.

2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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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도 그렇다. 모든 것이 빠르고 편해진 시대다. 커서로 밀어버린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수정테이프로 덮을 필요도 없고, 빠르고 편리하지만 되돌릴 사이 없이 사라진 것들은 그렇게 사라진 채로 잊혀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좀 더 신중해야 하고, 한 번 더 들여야 보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말한다. 그것이 글이든, 다른 그 무엇이든 말이다.

2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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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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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주년 특별판으로 만난 '시간을 파는 상점'은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봄꽃을 연상시키는 책이었는데 표지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모자 일러스트는 어딘가 신비스럽고 궁금증을 자아냈다. 왠지 모자 형태의 집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을 따라가면 어느 동화 속으로 빠져버릴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했다. 이와 더불어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제목 또한 왠지 모를 호기심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흔히들 유한하다고 말하는 시간. 그 시간을 파는 상점에 대해서는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지만 왠지 어딘가는 존재할 것 같은,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은 마음 한편에 누구나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후회되는 시간, 기다리던 시간, 멈췄으면 하는 시간, 되돌아가고 싶은 시간 등등 누구나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는 '간직하고 싶은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온조는 소방관이었던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낸지 이제 5주기를 맞은 고등학교 2학년의 학생이다. 처음엔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상실감에 많이 힘들어했던 적도 있는데, 이제는 그런 아빠를 떠올리며 웃을 정도의 여유는 찾게 되었다. 씩씩하고 밝게 자란 온조는 2개의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본 뒤 시간에 따라 시급을 계산해 주는 것을 보고 문득 '시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인터넷 카페에 모의실험하듯 '시간을 파는 상점'을 계획하게 되고 반신반의 상태로 오픈하게 된다.

 

여러 가지 구상 끝에 오픈한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 그녀는 시간의 경계를 나누고 관장하는 신-크로노스의 이름을 따와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으로 카페를 오픈한다. 무엇보다 온조가 생각했던 물질과 환치될 수 있는 진정한 시간의 신이자, 생산적인 결과물을 낳아야 하는 이 시대에 딱 맞는 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페 운영에는 몇 가지 조항도 만들었는데 그 조항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능력 이상은 거절할 것
◆옳지 않은 일은 절대 접수하지 않을 것
◆의뢰인에게 마음이든 뭐든 조금의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
◆무엇보다 시간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것

 

그리고 그런 크로노스의 사진 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깔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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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길면서도 가장 짧은 것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느린 것
가장 작게 나눌 수 있으면서도 가장 길게 늘일 수 있는 것
가장 하찮은 것 같으면서도 가장 회한을 많이 남기는 것
그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소한 것은 모두 집어삼키고
위대한 것에서는 생명과 영혼을 불어넣는 그것,
그것은 무엇일까요?

어서 오세요.
여기는 '시간을 파는 상점'입니다.
당신의 특별한 부탁을 들어드립니다.
=====

 

 

카페 오픈 후 첫 의뢰는 PMP 도난 사건이었는데, 가볍게 시작했던 의뢰가 생각보다 큰 사건으로 번져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이후 천국의 우편배달부 역할을 해달라는 의뢰, 할아버지와 식사를 함께 해달라는 의뢰, 친구가 되고 싶다는 의뢰 등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시간'을 물질적 가치로만 생각했던 은조가 점차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통해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만나고, 의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과 '오늘'의 가치를 배우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쑥쑥 성장하는 온조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생산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에 온통 마음이 쏠려 진짜 중요한 가치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중에', '언젠가는'이라는 핑계로 미루고 있는 일들이 어쩌면 이후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삶에 있어 주어진 매 순간은 '오늘, 이 순간' 밖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더 나은 오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현재 어떠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유달리 기억에 남았던 문장들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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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 우리의 시간은 현실 속에서 시계로만 재단할 수 있는 것 외에 그것으로 재단할 수 없는 것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면 상상 같은 거 말이에요. 아니면 추억도 현실 속의 시계로 재단할 수 없지만 우린 분명 그때의 시간을 불러올 수 있잖아요.

(...)

상상, 추억, 기억 이런 것들은 지금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아니지만 분명 지금의 나를 움직이는 것이 분명해요. 왜냐하면 그런 것들이 있기에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있는 거거든요.

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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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 도마뱀은 잡히면 꼬리를 끊고 도망가잖아요. 어느 순간 바위틈으로 몸을 숨겨 손바닥 위에는 꼬리만 남을 때가 있어요. 시간도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맞닥뜨린 사건은 도마뱀 몸뚱이가 되어 어느 순간 사라지고 도마뱀 꼬리 같은 기억과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현재의 우리에게 영향을 주거든요.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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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속도가 너무 빨라. 왜 이리 빠른지 모르겠어. 빠르다고 해서 더 행복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오히려 속도 때문에 사고가 나는데도 말이야. 기계든 사람의 관계든 지나치게 빠르면 꼭 문제가 생기게 되어 있어. 온조 양도 명심하게"

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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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도 내버리고 컴퓨터고 텔레비전도 다 없애 버렸네. (...) 불편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 은근히 매력 있어. 그런 것이 없으니 사람에 대한 믿음이 더욱 견고해지는 것 같아. 기계 대신에 사람이 들어오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미덕들이 살아나. 시간이 나를 위해 움직인다고 해야 하나? 시간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 뒤로 물러나 있는 듯한 느낌 같은 거야. 한결 부드럽고 친절한 시간이 되는 거지

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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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그렇게 안타깝기도 잔인하기도 슬프기도 한 것인가. 삶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전쟁 같기도 했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는 그렇게 애달파하고, 싫은 사람과는 일 초도 마주 보고 싶지 않은 그 치열함의 무늬가 결국 삶이 아닐까?

115~1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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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사람들로 인해 생겨나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해결 못할 일은 없다고 했다. 그들로 인해 생긴 문제는 그들과 또 다른 그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거라고 했다.

193페이지 中
=====

 

온조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통해 각각의 '내'가 '우리'가 되고, 너와 내가 맺는 '관계'를 통해 삶을 함께 살아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온조를 통해 그려진 이야기 속 곳곳에 건강한 성장담이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더 마음에 남았다. 편모 가정, 이혼가정, 재혼가정 등 제각각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그리고 있는 것은 물론, 서로 각자만의 형태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관계를 건강하게 보여주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배다른 동생을 챙기는 난주, 친아빠 이상으로 관계가 좋은 새아빠, 엄마의 새 애인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혼란과 이후 그 감정을 잘 다스리며 풀어가는 과정, 물건을 훔친 아이를 보듬는 친구, 불화를 겪는 가족이 다시 화해하는 과정 등을 통해 사회라는 조직 안에서 어떻게 화합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때론 뾰족하게 모난 구석도 불쑥불쑥 튀어나오지만, 둥글게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위로와 위안을 얻는 감동의 시간도 값진 찬란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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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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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인 것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진짜 중요한 ‘지금‘의 가치를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온조의 발걸음을 통해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법, 현재를 사는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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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계미래보고서 2023 : 휴머노이드가 온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 빅테크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데이비드 핸슨 지음 / 더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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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목받고 있는 'AI 디지털 시대의 개막'은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두려움과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여태까지의 삶과는 다른 더 빠르고, 지능적이며, 혁신적인 시대가 될 것이라 말하는 AI 시대는 과연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수많은 변수와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에 더 예측 불가한 이 시대에 대해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서술한 책이 있어 궁금증이 일었다. 예상하고 있던 부분과 미처 놓치고 있던 어떤 부분이 미래에 펼쳐질지 살짝 엿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았다.

 

책의 첫 느낌은 깜빡이 없이 훅 치고 들어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마치 수영전에 준비운동 없이 찬물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느낌이 들어 얼얼하면서도 정신이 없었다. 앞뒤 전개 없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실상에서 파급된 미래 전개 양상을 마치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혹은 이미 벌어진 형태처럼 나열되어 있어 초반에 맥락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책의 전반적인 전개 방식이 '될 것이다'가 아닌 '~된다', '~할 수 있다'라는 형태로 서술되어 있어 미래의 AI 디지털 혁명 보고서가 일기장이나 공상과학 내용을 나열하는 느낌도 들었다.

 

아직 도입되지 않았거나, 도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술과 혁신에 대한 부분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도 많아 어려웠고, 전문적인 용어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쉽게 와닿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체감 효과가 떨어지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현실이라기보다는 먼 훗날의 일이나 동떨어진 것을 지켜보는 관찰자적인 느낌으로 읽게 되었는데 현실과 인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편, AI 디지털 시대의 맹목적인 장점의 열거는 무분별한 억측이나 기대감을 고취시킬 수 있어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데믹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나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들은 분명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자율주행, 의료/헬스케어, IOT 등등은 우리의 삶에 분명 긍정적이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소 허무맹랑하거나 무조건적인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형태는 분명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부분이다.

 

일상에 녹아든 로봇과 공존하는 삶을 통해 일상의 육아, 안마 등 생활케어를 포함하여 환경조건을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뿐만 아니라 입는 속옷마저 로봇 형태로 착장하고, 그 외 의회, 사법 등에도 사용되어 로봇 없이 사는 세상을 상상도 할 수 없게 될 거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건 다소 억측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 미래에는 일정 부분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부분도 생길 것이다. 이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의회, 사법 등 핵심적인 부분에 로봇과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세계 주식거래는 인간이 계산할 수 없으며 인공지능이 그것을 처리한다.' 와 같이 "인간이 하지 못한다"라는 부정적 시각을 제시하는 건 옳지 못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인간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는 있지만 세상에는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통용되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70년까지 로봇이 판사를 대체하고 이 외에도 법률과 사법관련 인력이 대거 기계가 차지한다고 서술한 내용은 쓸모없는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여 로봇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도로도 읽힐 수 있어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팬데믹을 돕는 간호 로봇, 영어교사 로봇, 두뇌성장을 돕는 아인슈타인 로봇, 학습을 돕는 로봇, 인간을 닮은 로봇 등 '의료와 교육산업 전반에서 근로자를 대체하고 소매나 항공 같은 산업의 고객도 지원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이의 의견에 동조하며, 장점만을 어필하고 주장하는 건 위험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기억하는 엄마의 따뜻한 손길과 냄새, 정서적 안정, 무언가를 배울 때 소통하는 감각, 아플 때 함께 하는 이의 위로 같은 물질적인 것 외의 정신적인 것들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산업별 미래 전망 증가율이나 수요에 따른 감소/증가 일자리의 자료들을 분석하여 기재되어 있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수요나 미래예측은 가능하지만 어떤 식으로 미래 방향이 전개될지는 실상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가까운 미래에 신기술 도입으로 활성화될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블록체인 등에 대한 기술이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활용될 것인지 참고하며 효용가치를 따져 서서히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 책은 미래 시점 중 2050년을 특히 주목하고 있는데, 이 무렵에는 로봇이 우리 몸의 세포 수리부터 궤도, 달, 화성에 우주 도시를 건설하는 것까지 인간의 모든 삶에 스며들어 인간보다 더 많아진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로봇은 대규모 로봇 우주선부터 새로운 종류의 생명체를 만드는 DNA와 나노 규모의 합병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이들은 로봇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고, 함께 하는 동반자나 혈육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로봇과 함께 잔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로봇과 결혼해 새로운 유형의 로봇 결혼 시대가 열리며, 태양계를 떠나 우주에 적응한 종인 새로운 로봇-인간 합성을 만들려는 연구를 지속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빈곤과 갑작스런 바이러스로 분명 일상이 무너진 곳에서는 대체 자원인 로봇을 통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과연 무분별하게 대체되는 AI가 과연 장점으로만 활용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는 로봇이 차지하고 있는 로봇 세상 속 인간의 모습이 마냥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아 한편으로 씁쓸함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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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계미래보고서 2023 : 휴머노이드가 온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 빅테크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데이비드 핸슨 지음 / 더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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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계미래보고서를 통해 바라본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상이 되고, 익숙치 않은것들이 자리잡은 미래의 모습. 분별력있는 사고를 통해 조화로운 도입이 필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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