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세계미래보고서 2023 : 휴머노이드가 온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 빅테크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데이비드 핸슨 지음 / 더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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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목받고 있는 'AI 디지털 시대의 개막'은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두려움과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여태까지의 삶과는 다른 더 빠르고, 지능적이며, 혁신적인 시대가 될 것이라 말하는 AI 시대는 과연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수많은 변수와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에 더 예측 불가한 이 시대에 대해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서술한 책이 있어 궁금증이 일었다. 예상하고 있던 부분과 미처 놓치고 있던 어떤 부분이 미래에 펼쳐질지 살짝 엿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았다.

 

책의 첫 느낌은 깜빡이 없이 훅 치고 들어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마치 수영전에 준비운동 없이 찬물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느낌이 들어 얼얼하면서도 정신이 없었다. 앞뒤 전개 없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실상에서 파급된 미래 전개 양상을 마치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혹은 이미 벌어진 형태처럼 나열되어 있어 초반에 맥락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책의 전반적인 전개 방식이 '될 것이다'가 아닌 '~된다', '~할 수 있다'라는 형태로 서술되어 있어 미래의 AI 디지털 혁명 보고서가 일기장이나 공상과학 내용을 나열하는 느낌도 들었다.

 

아직 도입되지 않았거나, 도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술과 혁신에 대한 부분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도 많아 어려웠고, 전문적인 용어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쉽게 와닿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체감 효과가 떨어지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현실이라기보다는 먼 훗날의 일이나 동떨어진 것을 지켜보는 관찰자적인 느낌으로 읽게 되었는데 현실과 인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편, AI 디지털 시대의 맹목적인 장점의 열거는 무분별한 억측이나 기대감을 고취시킬 수 있어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데믹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나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들은 분명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자율주행, 의료/헬스케어, IOT 등등은 우리의 삶에 분명 긍정적이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소 허무맹랑하거나 무조건적인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형태는 분명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부분이다.

 

일상에 녹아든 로봇과 공존하는 삶을 통해 일상의 육아, 안마 등 생활케어를 포함하여 환경조건을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뿐만 아니라 입는 속옷마저 로봇 형태로 착장하고, 그 외 의회, 사법 등에도 사용되어 로봇 없이 사는 세상을 상상도 할 수 없게 될 거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건 다소 억측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 미래에는 일정 부분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부분도 생길 것이다. 이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의회, 사법 등 핵심적인 부분에 로봇과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세계 주식거래는 인간이 계산할 수 없으며 인공지능이 그것을 처리한다.' 와 같이 "인간이 하지 못한다"라는 부정적 시각을 제시하는 건 옳지 못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인간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는 있지만 세상에는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통용되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70년까지 로봇이 판사를 대체하고 이 외에도 법률과 사법관련 인력이 대거 기계가 차지한다고 서술한 내용은 쓸모없는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여 로봇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도로도 읽힐 수 있어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팬데믹을 돕는 간호 로봇, 영어교사 로봇, 두뇌성장을 돕는 아인슈타인 로봇, 학습을 돕는 로봇, 인간을 닮은 로봇 등 '의료와 교육산업 전반에서 근로자를 대체하고 소매나 항공 같은 산업의 고객도 지원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이의 의견에 동조하며, 장점만을 어필하고 주장하는 건 위험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기억하는 엄마의 따뜻한 손길과 냄새, 정서적 안정, 무언가를 배울 때 소통하는 감각, 아플 때 함께 하는 이의 위로 같은 물질적인 것 외의 정신적인 것들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산업별 미래 전망 증가율이나 수요에 따른 감소/증가 일자리의 자료들을 분석하여 기재되어 있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수요나 미래예측은 가능하지만 어떤 식으로 미래 방향이 전개될지는 실상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가까운 미래에 신기술 도입으로 활성화될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블록체인 등에 대한 기술이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활용될 것인지 참고하며 효용가치를 따져 서서히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 책은 미래 시점 중 2050년을 특히 주목하고 있는데, 이 무렵에는 로봇이 우리 몸의 세포 수리부터 궤도, 달, 화성에 우주 도시를 건설하는 것까지 인간의 모든 삶에 스며들어 인간보다 더 많아진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로봇은 대규모 로봇 우주선부터 새로운 종류의 생명체를 만드는 DNA와 나노 규모의 합병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이들은 로봇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고, 함께 하는 동반자나 혈육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로봇과 함께 잔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로봇과 결혼해 새로운 유형의 로봇 결혼 시대가 열리며, 태양계를 떠나 우주에 적응한 종인 새로운 로봇-인간 합성을 만들려는 연구를 지속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빈곤과 갑작스런 바이러스로 분명 일상이 무너진 곳에서는 대체 자원인 로봇을 통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과연 무분별하게 대체되는 AI가 과연 장점으로만 활용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는 로봇이 차지하고 있는 로봇 세상 속 인간의 모습이 마냥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아 한편으로 씁쓸함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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