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인생수업
백혜선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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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읽게 된 이 책은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인생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왜 하필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일까 궁금했는데, 읽다보니 한 명의 연주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좌절과 불안, 슬럼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라고 지은것 같다는 짐작을 해본다.

 

최근 피아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작년 역대 최연소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우승한 임윤찬이다. 코로나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예술부분에서 한국인이 우승했다는 소식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이를 통해 피아노와 연주곡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평소 듣지 않던 연주곡을 유튜브를 통해 찾아 듣는다거나, 이름이 거론되는 이들의 연주곡을 비교해 가며 듣는 색다른 즐거움도 맛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스페셜리스트인 백혜선님의 연주도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50년이상을 연주자로써 살아온 삶을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겪었던 좌절과 극복의 경험을 먼저 들여다봐서인지 그저 아름다운 연주라기보다는 삶을 담은 백혜선만의 연주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빛깔을 담고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짝이는 연주가 결과라면, 이 책에는 결과보다는 그것을 위한 준비과정과 혹독한 연습과정이 주로 담겨 있었는데, 어찌보면 숨겨진 무대 뒷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것 같다. 처음 피아노를 시작한 네살때부터 피아노와 함께 한 50년의 인생을 가감없이 담으면서, 연주자로써 겪은 좌절과 실패, 불안 그리고 다시금 일어나 끊임없이 부딪히고 성장하며 겪어낸 삶을 무겁지 않은 문체로 경쾌하게 풀어냈다.

 

여기에는 연주자로써의 삶은 물론, 엄마 백혜선, 교육자 백혜선, 제자 백혜선 등 다양한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녀만이 가진 삶의 지혜와 내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녀의 에세이를 들여다보면 그녀는 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으로 표현한다. 어릴적 한때 수영을 하면서 남들보다 재능이 있다고 믿기도 하지만, 자신보다 더 능력있는 이들을 만나고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잘 할수 있는것, 칭찬과 인정에 집착하지 않도고 내가 기꺼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은 '피아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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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할 수 있는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라서 할 수 있는것'을 추구하다보면 언젠가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이 내가 오십년간 피아노를 하면서 갖게 된 믿음이다.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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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현재까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저자에게 또다른 믿음으로 남아있으며 현재도 ing 중이다. 특출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모든것들이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으로 이뤄낸 성과들이기에 더 격려와 응원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고, 보통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리지만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어두웠던 삶의 이면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인생을 풀어낸다. 그래서인지 반짝이는 한 순간을 지나면 드러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컴컴한 현실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연습은 당연한 일상처럼 느껴져 안정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독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더불어 무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피나는 노력만이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기에 스승님의 조언에 따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삶속에서 연습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그토록 목숨걸듯이 피아노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피아노를 반대했던 아버지의 역할이 한 몫 했는데, 장장 이십년이 넘도록 끊임없이 의심하고 바보 취급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저자를 억지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었다. 그리고 미국엄마이자 스승님인 변화경 선생님과 그녀의 남편이자 독설로써 그녀를 이끌어준 또 다른 스승인 러셀 셔먼 선생님의 교육은 그녀가 연주자로써 끝까지 성장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데, 이들 덕분에 연주하는 것을 오랜시간 좋아하는 일로, 나를 표현하는 일로 사랑하며 함께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린나이에 미국까지 건너가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지만, 때론 부딪힌 벽에 좌절하기도 하고, 내 길이 아닌것 같아 포기하려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저자는 이것들을 하나씩 극복해 나간다. 그럼에도 시련은 지속적으로 다가온다. 무명에서 겨우 인정을 받을때쯤에 남들은 부러워 하는 교육자의 길에서 고민과 자책을 하기도 하고, 안정적인 삶에서 나아가 연주자로써의 삶을 선택하게 되면서 이혼과 무직의 상태가 되면서 두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나 다시금 용기를 내어 도전한다. 이혼후 미국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때에도 여태까지와는 다른 생계형 피아니스트로써 마음을 다잡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탄탄히 다져나가기 시작한다.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패턴, 연주를 하기전에 들이는 노력들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룰이 서서히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그녀는 이 모든 과정들을 겪어나가면서 이제는 떳떳하고 자신감 있게 말한다. 성장하는 이들에게 불안과 좌절, 걱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이것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겨나가야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것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당당하게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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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반복은 완전무결한 결과를 넘어 자유화된 표현으로까지 나아간다. 연습과 연마의 끝에는 표현을 내 뜻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자유가 찾아온다. 

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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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듣는 사람에게 상상력과 영감을 불어넣고, 마음과 영혼, 두뇌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 어쩌면 본인이 누군가에게 그런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더 열심히 연습과 연마를 반복하는 지도 모르겠다. 스승인 러셀 셔먼 선생님의 연주를 통해 마음을 울리는 연주를 경험해본 자이기에 그 절실함은 더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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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을 두고, 듣는 사람의 귀를 자극하여 상상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라 정의 내리곤 한다.

1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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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소리라는 언어로 듣는 사람의 마음과 영혼, 두뇌를 자극하는 것이다. 연주자 본인이 자기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 여기서 이해란 대개 언어로 하는 것이다.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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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과거 30년 전만해도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괄시당하고 무시당하는 일은 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을 그 길을 먼저 걸으며 연주자로써 버텨온 시간은 어느새 탄탄한 갑옷이 되어 백혜선이라는 피아니스트를 만들어냈다. 수없이 겪은 좌절은 또하나의 경험으로 쌓이면서 인생수업이 되었다.

 

앞서 언급한 임윤찬뿐만 아니라 신수정, 손열음 등 젊고 유능한 천재 연주자가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여전히 연주자로써 가야할 길과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그녀의 행보는 그래서 더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책을 읽는내내 마치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저자가 겪은 수많은 좌절은 아마도 끊임없이 자신의 꿈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던 흔적이자 영광의 상처일것이다. 어디서도 구할수 없는 귀한 경험의 산물인 좌절의 스페셜리스트는 그렇게 자신만의 연주를 만들어나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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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 - 탁월한 전략으로 승리를 추구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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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나 역사에 대한 이야기, 그리스 신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내용들은 그 양이 방대하고, 스케일이 거대해서 사실 쉽게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파악해야 할지 감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관심이 있었거나 유독 그쪽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보통은 그냥 겉핥기 식으로 알고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나의 어린 시절에는 그저 암기식 혹은 서술 형태의 재미없는 구조적 서사가 많아 더 그러했는데, 요즘은 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작가에 따라, 구성에 따라, 편집에 따라 와닿는 느낌이 확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그러한(지루하다고 느끼는 혹은 스케일이 방대하다고 생각하는) 범주 안에 들어있는 '삼국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수많은 작가에 의해 재탄생한 삼국지 중에서 이 책을 만난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삼국지 같은 스케일이 방대한 이야기는 그만큼 많은 사건사고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읽다 보면, 인물 파악하다가 헤매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일 없이 슥슥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모든 인물을 내려다보는 구조로 그들의 내면과 행동반경에 대한 해석, 그리고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교훈까지 담겨있어 어렵지 않게 전체적인 스토리 파악은 물론, 당시의 상황들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새삼 삼국지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사실상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동안은 삼국지에 대해 지루하고 방대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어쩌면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심리학을 기반으로 와룡선생이라 불리던 책략가 제갈량이 처음 유비를 만나는 순간부터 이후 유비, 관우, 장비를 도와 촉나라를 세우기까지의 이야기 중에서 일부가 담겨있는 책으로, 그들이 벌이는 심리전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오고 가는 모사와 지략 속에 어떤 지혜와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또 이를 현대적 심리학으로 해부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제갈량 중심으로 전개되다 보니 몸으로 싸우기 보다 주로 머리를 써서 심리전을 하고, 말로써 티키타카를 하는 부분이 주를 이루는데, 책을 읽다 보면 은근히 매료된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으면서도 현란한 말솜씨를 볼 때면 이래서 지금까지도 영웅으로 불리고 있구나 금세 수긍하게 된다.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중간중간 포인트가 되는 대화나 지략들을 통해 현대적 관점의 심리학으로 별도 분석한 내용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제갈량의 지혜와 그 원천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삼국지의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제갈량의 능력을 통해 현대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처세와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그중에서 참고해 보면 좋을,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지혜들을 옮겨보고자 한다.

 


<이기심을 활용하는 지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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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기적일 수 없는 경우에만 이기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기심을 개인의 욕심이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고집이라고 폄하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며 이를 조절할 힘을 기르는 편이 낫다.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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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기적이고 이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기심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차라리 이를 조절할 힘을 기르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조언이라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다.

 

 


<심드렁한 판매자 책략>

 

'심드렁한 판매자' 책략이란 '판매자'가 자신의 본심을 감춤으로써 구매자를 유인해 원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으로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이 책략으로 단번에 8천만 달러를 더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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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사람들이 당신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 먼저 자신의 가격을 책정하지 마라. 과소평가든 과대평가든 당신 입에서 먼저 나와서는 안 된다. 상대가 당신을 알아보고 흥정하게 하라.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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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직업적으로나 사람사이의 관계에 있어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책략이라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다. 

 

 


<이기심을 활용하는 지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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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인 행위는 사실 이기주의에서 비롯된다. 남을 위한 배려나 남을 돕고 이롭게 하는 일 자체가 자신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다는 의미이다. 오로지 남을 위한 이타적 행동은 불가능하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 해도 이는 가능하지 않다.

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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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행위에 대한 신선하고 새로운 해석이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또 맞는 말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일은 깊이 들여다보면 모두 나의 만족과 나의 선택에 대한 성취감을 위한 행위이다. 온전히 타인을 위한 행위가 아니기에 이 또한 맞는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험에서 얻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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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인생의 칼슘제로 힘이자 보약이다. 승승장구한 경험만 이어지면 좋겠지만 이는 오만을 낳는다. 인생에서 약효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패와 좌절, 뒤처짐이나 낭패의 경험은 입에 쓴 보약이다. 이런 경험을 받아들였다면 기꺼이 수용하라.

1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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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경험만큼 큰 보약도 없더라. 그래서 유독 더 공감이 가는 말이다. 중요한건 이런 경험들을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역경속에서 찾는 긍정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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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속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포장할 줄 알아야 한다. 전화위복, 고진감래, 새옹지마란 말은 당신을 다독이기 위해 만들어진 사자성어가 아니다. 삶의 철학이며 선조의 지혜이다. 그러므로 힘든 가운데에서도 자신에게 득이 되는 점을 발견하자.

1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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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그대로 실현되려면 역경을 역경으로서만 받아들일게 아니라, 그 속에서 긍정적 요소를 찾는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곧 기회를 만드는 초석이자 키가 된다.

 

 


<정당한 '화'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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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화'를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크게 화를 내는 것이다. 다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막무가내나 억지의 화냄을 자신을 우습게 만들 뿐이다. 악을 쓰며 싸워봤자 법 앞에서 무력해진다.

1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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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내는 '화'는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 무조건 '화'를 내는것도, 무조건 참는것도 정답은 아니다. 필요할때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화'로 상대방을 제압해보자. 때론 그것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자존심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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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종종 상대에게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존심에 진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완벽한 보호막을 세운다. 그만큼 자존심에 상처받으면 바로 설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 자존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

1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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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던 자존심이때로 완벽히 나의 시야를 가릴 때가 있다. 그것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금전적 손해든, 사람 사이의 관계든, 어떤 형태든 무조건적으로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 끗 차이로 벌어지는 '고수'와 '유아독존'>

 

고수는 이해력이 뛰어나며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운다. 제갈량이 바로 그러했다.
(...)
주유도 제갈량과의 교류에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질투와 시기, 수치심과 분노에 사로잡힌 주유는 안타깝게도 제갈량의 놀라운 지혜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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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는 배움의 눈을 가린다. 질투는 경청의 귀를 막는다. 유아독존이 되려는 설정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남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 다른 이들은 나의 스승이다. 이를 간과하지 말고 늘 겸손함으로 무장하자.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이다.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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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지략가로 손꼽히는 제갈량이지만 그 역시도 때로 오만함이나 자기 꾀에 빠져 위험에 빠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타인을 통해 배우고 습득하여 깨우친다. 그래서 다가오는 운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었고, 위험으로부터 목숨을 지켜낼 수 있었다. 시기와 질투를 걷어내고 경청과 관찰을 통해 나를 성장시켜 보자.

 

 


<자신감이 주는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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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은 다른 사람의 믿음을 얻는 지름길이다. 자기 생각과 행동에 확신이 있는 사람은 어느 시점에서나 자신감이 넘친다. 그만큼 노력하고 발전하기에 당당할 수 있다. 타인의 신뢰에 물을 주고 키우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2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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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있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다는 말이다. 확신은 그냥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나에 대한 신뢰와 책임감, 확실한 자아성찰을 통한 노력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때로 특정인을 만났을 때 '아우라가 느껴진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곧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아도 절로 신뢰감이 든다. 그 당당함과 확실한 언행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를 나도, 여러분도 가질 수 있다. 

 


현대적 시각에서 심리학으로 접근해 보니 도움이 되는 문장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 시대가 다르면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게 맞다. 이 책은 그것을 절묘하게 잘 다루고 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접근이 가능하다. 혹시 나와 같이 삼국지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렵다고 느껴지거나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때 그 영웅들의 지혜와 생존전략을 파헤쳐 보면 어떨까?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나만의 생존전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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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혁명 - 100세 건강의 비밀 100세 건강시리즈 1
하정구 외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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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근육 잡힌 몸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 보디빌더나 운동선수와 관련된 근육에 대해 우선적으로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책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근육 운동과 삶에서 꼭 필요한 근육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자리의 숫자가 바뀔수록 왜 운동이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라, 책의 소개 내용을 보고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실천할 수 있는 근육운동이란 어떤 것들이 있고, 보다 제대로 신체에 대해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근육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들을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 착실히 담고 있는데, 전문 트레이너나 운동선수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예시와 설명을 담고 있어 여러모로 유용했다. 특히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스트레칭 자세들은 활용하기 좋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건강이 갖는 의미와 운동을 할 때 참고할 점,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과 운동방법 통증, 질환별 근육운동의 효과 등에 대해 살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방법과 근육을 잘 활용하는 방법들을 찾아보면 좋겠다.

 

part1.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의 의미를 개괄적으로 담고 있으며, 운동의 좋은 점과 주의할 점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다.


part2. 근감소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루고 있으며, 근감소증이 유발시킬 수 있는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art3. 자전거, 걷기, 수영, 등산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 중심으로 각각의 운동이 가지는 특징, 운동 효과, 주의점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part4. 통증을 이기는 운동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part5. 비만, 대사증후군, 갱년기, 골다공증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환자가 어떤 근육운동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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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은 단순히 팔다리의 움직임이나 파워에만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을 저장하고 저장된 에너지원을 이용하여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하고 멋진 몸매를 유지하게 하기도 합니다.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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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나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근육을 적절히 유지해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무턱대고 따라 하던 동작이나 자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시간이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평소 즐기는 걷기, 등산,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것을 통해 어떤 부분에 효과가 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또 통증에 따라 스트레칭을 하는 법을 동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었다.

 

책에서 도움이 될만한, 혹은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들을 별도로 정리해 보았다. 이론은 물론 운동방법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아 자주 들여다보고 실천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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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이후에 근육의 양은 매년 1퍼센트씩 감소합니다. 60세가 되면 중년일 때보다 근력이 20퍼센트가 떨어지고, 70세에는 40퍼센트가 떨어집니다.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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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내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우선순위는 '근육' 지키기가 아닐까? 새삼 통계로 들여다본 근육량 감소 데이터를 살펴보니 근육을 지키기 위한 근육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고 근육을 늘리겠다고 무작정 아무 운동이나 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병명에 따라 다른 약을 처방하듯, 운동도 나에게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
▷아침 운동은 피할 것
▷식후에 바로 운동하지 말 것
▷가파른 산행이나 단체 운동, 무거운 것을 드는 중량운동도 피할 것

 

◆당뇨환자
▷공복 상태 운동은 위험
▷야간 저혈당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저녁 운동은 피할 것

 

◆무릎이 시원찮을 때
▷등산은 절대 금물!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등 같은 자극이 반복되는 운동은 피할 것

 

◆허리 디스크 환자
▷예방 운동법부터 진행 후 운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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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하나의 운동으로, 관절의 유연성과 가동 범위를 증가시키며 관절의 부상을 줄여준다. 또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부드럽게 만들며 혈액순환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근육통을 완화시킨다. 근육이나 힘줄의 손상 후,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

47~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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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운동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다른 운동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칭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운동효과를 내기도 한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은 물론 혈액순환 증가, 근육통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부상 위험을 줄여주는데 스트레칭만큼 좋은 운동이 또 있을까?

 

근육, 근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 '체력'이다. 그렇다면 체력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간단히 살펴보자.

 


<체력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1. 심폐지구력
호흡기관이나 순환계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운동이나 활동에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2. 근력
저항에 대해 근육이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3. 근지구력
근력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4. 신체 조성
신체의 구성 비율을 말하며 크게 체지방량과 제지방량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5. 유연성
관절의 움직임이 충분히 일어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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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이란?

2016년 9월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근육량의 감소 정도가 심한 상황을 하나의 질병으로 규정하고 '근감소증'이라 명명하였습니다. 근감소증이 생기면 사망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거동하기가 불편해지고 치명적인 성인병이 잘 생기며 치매도 잘 걸립니다. 사망하기 전까지 와병 상태로 있는 기간 또한 길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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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량이 줄어들고 근육 기능이 저하되는 근감소증! 이러한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근력운동'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급격하게 줄어드는 근육의 양, 미리미리 근육량을 늘려서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SARC-F 설문지를 통해 근감소증을 자가 진행해 보자. 4점 이상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근감소증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신체기능 저하
근감소증이 발생하면 근육의 다양한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우리 몸은 서서히 건강을 잃게 된다. 특히 보행 장애 및 일상 활동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넘어짐)
근감소증은 넘어짐의 주요 위험인자로 근감소증으로 인해 근력이 감소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넘어질 위험이 약 두 배 정도 증가하고 반복적으로 넘어질 위험은 약 세 배 정도 높다.

 

■대사성질환
근육량은 기초대사량의 30% 정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며 기초대사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다. 근감소증으로 인해 비만과 내장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등 다양한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특히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발병을 3~5배 높이기 때문에 심혈관질환과 근감소증은 매우 관련이 깊다.

 

■당뇨병
근육은 글루코스 흡수와 저장의 주된 기관이므로 근감소증이 진행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근감소증은 당뇨병 및 심혈관계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근육량 증가는 체내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간질환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에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자의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노년기에는 건강 유지를 위해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암
암 환자는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높은데, 근감소증은 이환율과 사망률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나쁜 치료 결과를 야기 한다. 또한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치료 독성이 증가하여 항암제의 감량 및 치료 중단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 받는 암 환자는 시행 가능한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망
근력과 근육량 중에서 근력의 감소가 근육량의 감소보다 사망과 더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에 근력을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근감소증 극복 방법>
근감소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올바른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 이것이 치료의 핵심 축이다.

 

1. 근감소증 치료의 핵심은 근력 강화 운동으로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특히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에게 운동처방을 할 때는 환자 개인의 신체 활동을 고려한 맞춤형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2. 근감소증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한데,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동물성 단백질뿐만 아니라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도 도움이 된다. 대두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높고 장내 흡수도 높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단백질 섭취에 협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단백질 파우더 또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두유-요거트 등의 음료를 통해 영양 보충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근력 키우는 방법>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는 유산소운동과 동시에 근력운동이 가능한 운동으로 특히 다리 근력을 키울 수 있어 무릎 관절염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관절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비만의 경우에도 체중 부하로 인한 부상 부담 없이 실시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라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다.

 

■걷기 운동
걷기 운동을 통해 질병예방, 체중 감량, 스트레스 및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데, 큰 비용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많이 추천되는 운동 중 하나다.

 

꾸준한 걷기 운동은 팔과 다리 관절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관절 주변의 근력 발달에 도움을 주며, 보통 야외에서 걷기 때문에 비타민 D 생성으로 뼈의 밀도를 유지시키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심장기능을 강화시켜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여 혈압을 적정 수치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꾸준히 일정 시간을 지속하면 지방 분해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으로 최소 3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걷기 운동은 전신의 혈액 흐름을 좋게 만들고 혈액을 통해 몸속에 쌓인 노폐물들을 원활하게 배출하여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잘 잡혀 자율신경계의 작용이 원활해져 스트레스 해소 및 우울감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수영
수영은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위만을 운동하지 않고 신체의 여러 근육을 사용하여 몸 전체의 기능을 골고루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근지구력 향상에도 좋은데, 물 밖의 공기보다 더 많은 저항을 받아 전신 근육의 근력이나 근지구력 향상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전신 관절의 움직임을 통해 유연성을 향상시켜 관절의 통증이나 뻣뻣함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외상에 의한 부상 위험이 적고 심폐 능력을 향상시키고 순환기 계통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칼로리 소모가 많아 체중 감소에도 효과적이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신운동이라 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어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등산
하체 근력 향상에 효과적이고 불규칙한 지면의 환경에서 하므로 운동 강도나 에너지 소비가 높은 운동이다. 균형 유지와 근력 향상에 효과적이며 폐와 심장에도 충분한 운동 부하를 주기 때문에 신체의 전반적인 활력을 상승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 심폐 능력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산이라는 대상이 주는 맑은 공기와 물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은 운동의 효과를 더욱 높여주며 정서적인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어 비타민 D의 합성을 촉진시키는 햇볕도 많이 쬘 수 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파트 4와 5에서는 실질적으로 따라해 볼 수 있는 스트레칭과 근육운동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근육운동법이나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었다. 대부분이 맨몸 혹은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여 충분히 할 수 있는 동작으로, QR코드를 통해 동영상으로도 확인이 가능했다.

 

통증이 있을 때 어떤 운동을 하면 되는지, 또 이 운동이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에 대한 내용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운동을 해야 하는 명확한 동기부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내 몸을 이해하고 꾸준히 습관을 들일 수 있어 여러모로 활용도면에서는 최고였다. 

 

통증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거나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다녀보면 사실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나인데 정작 나는 왜 이런 동작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정해진 루틴대로만 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러한 부분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 내 몸의 상태에 따라 어디서든 편하게 진행해 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그리고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과 같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법들을 통해 신체 어떤 근육과 근력을 키울 수 있는지, 또 어디에 도움이 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적절히 운동 종류를 바꿔가면서 진행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계기로 올해 계획했던 운동 및 건강 챙기기 목표를 잘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기대가 된다. 날씨에 따라 실외 운동과 실내운동을 겸해서 실천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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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치유, 인간 - 삶이 흔들릴 때 신화가 건네는 치유의 말들
신동흔 지음 / 아카넷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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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사유하고 서사를 반추해 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보았다. 유명한 그리스 신화에서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민담과 설화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전해지는 다양한 신화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낯섦으로 다가왔는데, 책에 쓰인 이야기를 따라 나의 삶에 대입해 보면서 어쩌면 눈앞에 해답을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근본적인 탄생에서부터 죽음, 삶, 경쟁, 질병, 차별, 자기애, 결핍 등에 대한 방황과 고통에 대해서도 신화적 해답을 얻을 수 있었는데, '나'의 존재성을 신화 속 인물들에 대입해서 '나였다면?'이라는 물음을 던져봐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태초의 탄생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이야기에서부터 인도의 삼주신, 한국의 바리데기, 나무도령이야기, 그리스 신화 속 시시포스 이야기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는데, 나에 대한 고찰을 떠나 그냥 옛 구전설화나 전래동화를 읽듯 만나봐도 괜찮을 듯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우리나라의 설화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 <나무이야기>와 <원천강본풀의 '오늘이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 듣는 이야기이기도 했고, 담겨 있는 스토리가 흥미로운 것은 물론, 담겨있는 교훈 또한 꽤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시시포스에서 얻은 깨달음도 남다르게 다가왔는데, 그동안 벌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알고 있던 이야기에서 관점을 달리하니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옛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인생을 사는 법을 이렇게도 배울 수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한국 민담 <나무도령(목도령)>이야기

 

스토리)
타락한 세상 속 제 욕심만 찾는 사람들이 대홍수로 휩쓸려 사멸하고 오직 나무도령만이 아버지 나무에 올라타 살아남는다. 그것이 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목신의 만류에도 나무 도령은 물에 휩쓸려 죽어가던 한 소년을 살려주게 되는데, 그 소년은 보란 듯이 나무 도령을 배반한다. 어떻게든 자기가 세상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려 하지만, 나무 도령은 모략과 폭력을 이겨내고 제자리를 지키지만 소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나무 도령과 함께 인류의 또 다른 조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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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신화적인 동시에 사회적이기도 한 이 이야기에 대하여 나는 이를 또한 자기서사로 사유한다. 불완전한 갱신은 곧 나의 일이다. 내 안에 나무 도령과 배반의 소년이 공존한다. 스스로 소년을 건져서 살려두었기 때문이다. 온전히 나 자신을 죽여서 거듭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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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하고 불완전한 '나' 혹은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민담이다. 타락한 인간을 신은 모조리 휩쓸어 사멸시키려 했으나 소년을 구한 것은 '나'의 선택이다. 그리고 이내 배신을 당한다. 배반하는 소년과 본래의 자연성을 지니고 있었던 나무 도령. 어쩌면 우리의 내면에는 두 가지 이율배반적인 양가감정이 모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오로나 나의 몫이다. 삶을 사는 데 있어 배반하는 소년이 될지, 아니면 본래의 자연성을 지닌 나무 도령이 될지.

 

 


<원천강본풀>의 오늘이 이야기

 

스토리)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오늘이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다 오늘을 생일로 하고 이름을 오늘이로 정하면서 신 혹은 부모가 왜 자신을 적막한 세상에 던져놓고 아무 말이 없는지를 묻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게 된다. 신화에서는 오늘이가 찾아 나선 곳을 원천강이라고 말하는데, 홀로 가는 그 길에서 오늘이는 여러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장상이와 매일이, 연꽃나무, 이무기, 선녀 등. 그리고 그들과 마음을 나누어 연결을 이루어감으로써 오늘이는 존재의 고립과 무의미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황무지 속에서 '나'라는 존재란 과연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것!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하게 되는 고민이자 질문이다. 이 신화 속 오늘이는 처음에 원초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오늘이라는 이름이 정해지고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 원천강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 여정 중에는 수많은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모두 나름의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오늘이에게 하소연을 늘어놓으며 원천강에 가거든 꼭 그들이 앓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알아봐달라며 매달린다.

 

마침내 원천강에 다다른 오늘이는 그곳에서 그의 부모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찾던 존재의 의미를 찾게 된다. 더불어 원천강은 모든 시간이 모여 있는 곳, 시간이 원천이 되는 곳임을 알게 되면서 그곳에 있는 선인들을 통해 길에서 만난 존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답을 듣게 된다.

 

■이무기
여의주 세 개를 입에 물고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에게 전하는 해법은 여의주 두 개를 뱉고서 하나만 무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한다. 지나친 욕심을 내려놓고 한 가지를 제대로 추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돈, 권력, 명예 세 가지를 다 가지려 했기 때문에 탈이 났던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만약 하나의 여의주만 가져야 한다면 '자기 자신'이라는 여의주를 가져야 스스로 빛나고 가벼워질 수 있다며, 승천을 위해서는 입안 가득 물고 있는 돌덩이들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연꽃나무
꽃봉오리는 잔뜩 맺혔는데, 피어난 꽃은 단 한 송이다. 그런 연꽃나무에게 전하는 해법은 금지옥엽 한 송이 꽃을 뚝 꺾어서 내려놓는 일이 해법이라고 말한다. 어느 한 가지 대상이나 가치에 집착해서 그것이 전부인 양 부여잡고 발버둥질 칠 때 다른 모든 가능성을 길을 잃는다며, 그것을 미련 없이 훌쩍 내려놓는 순간, 수많은 새로운 꽃들이 차락차락 피어날지 모른다고 말한다.

 

■별층당에서 글만 읽던 처녀, 총각 매일이와 장상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매일이와 장상이에게 원천강이 전한 답은 둘이 짝을 이루어 살라는 것이었다. 
이때 두 남녀의 결합이 의미하는 일은 무엇일까? 두 사람의 남다른 이름으로 살펴보면 매일과 장상, 매일 새로운 책을 이리저리 보는 사람과 같은 책을 하염없이 보는 읽고 또 읽는 사람. 달리 표현하면, 눈앞의 일에 얽매여 살아가는 사람과 아득히 미래만을 보면서 살아가는 사람의 차이다. 저자는 '매일'과 '장상'의 다른 이름으로 '순간'과 '영원'으로 이야기하는데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져야 하고 영원은 순간 속에서 실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길은 열릴 수 있다고.

 

■깨진 바가지를 들고 우물가에서 울던 선녀들
다시 하늘로 오르기 위해서는 우물물을 퍼내야 하는데 바가지가 깨져서 우물물을 퍼낼 수 없어 울던 선녀들에게는 오늘이가 그 해답을 전해준다. 댕댕이풀을 으깨서 바가지의 구멍을 메꾸고 말리자 물을 풀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으로 물을 퍼내자 우물은 깨끗이 비워진다. 당연하고 뻔하게 생각되지만 우울과 눈물도, 바가지도 깨졌으면 때우라고 전한다. 하지만 우울에 빠져 있는 당사자들은 그 일을 하지 못한다. 틀린 곳부터 다시 한 걸음씩 움직여 나아가기! 오늘이가 스스로 찾아낸 답이다!

 


이 이야기들은 단순히 먼 옛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다. 눈앞에 닥친 자신의 문제점들에 대해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고 그저 끌어안고만 있지는 않은지, 혹은 집착하거나 욕심을 부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였다. 살면서 우리는 누군가와 협동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고, 문제가 발생한 지점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실천력도 필요하다. <오늘이 이야기>는 자신의 문제에 있어 눈먼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끔한 충고처럼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시시포스 이야기

 

스토리)
시시포스 이야기는 제우스의 분노를 산 코린토스의 왕이 형벌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올리는 '영원한 형벌'을 받은 걸로 유명한 이야기다.

 

=====
시시포스의 이야기를 자기 서사로 재구성하면서 도망치고 싶었던 반복되는 과업들이 형벌이 아니라 당연히 그리할 삶이었다. 축복이었다. 이렇게 살아서 움직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얼마나 벅찬 일인지! 주어진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나는 이렇게 글을 쓴다.

132페이지 中
=====

 

=====
굴하지 않고 부딪쳐 싸우는 일은 인간의 자연적 속성이다. 그 자연성을 오롯이 체화할 때, 인간은 영원성을 얻는다.
(...)
돌을 굴려 올리는 일을 영원히 계속하는 시시포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자연이고 신이다. 여기 있는 나, 그리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걸림 많은 세상 속에서 묵묵한 나아감을 그치지 않는 사람, 그대가 곧 영웅이고 신이다.

134페이지 中
=====

 

저자는 이것을 반복되는 일상, 반복되는 형벌로 보지 않았는데, 시시포스의 거듭된 오름. 그것은 똑같은 오름이 아니며 계속 새로운 발견과 함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앞서 형벌로만 지켜봤던 영원한 형벌이 관점을 다르게 하니 어쩐지 신나고 즐거운 일로 다가온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묵묵히 오늘을 살아내는 것! 또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해내는 것에서 매일 색다른 '오늘'이 찾아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였다.

 

이외에도 죽음에 대해 다룬 <오르페우스 이야기>와 <도랑선비 청정 각시 노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현실을 부정하면서 생명의 끈을 억지로 붙잡으려 한 <오르페우스 이야기>와 스스로를 죽임으로써 망자를 떠나보내고 동시에 죽음을 통해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은 <도랑선비 청정 각시 노래 이야기>는 서로 대비되는 이야기라 비교하면서 읽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을듯하다.

 

<바리데기>이야기는 어릴 때 읽어본 이야기라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한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인생을 신화를 통해 만나보니 새삼 사람 사는 것이 별반 다르지 않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마음속에 있고, 삶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과 시선도 달라짐을 마음 깊이 새겨본다. 무엇을 하든 즐겁고 성취감 있게 해내는 것! 출발과 끝에 있어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내 몫이며 내 결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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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바이러스 창궐과 기후변화 등으로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주제인 지구 멸망과 생존. 여기에 무한 상상력을 더해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죽음을 넘어선 이후의 삶을 담고 있는 <쥐독>은 우리가 그리는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의 삶을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하는 죽음 너머의 삶에서 무엇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이후 수차례의 국가 존속 위기를 이겨내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대한민국!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표지에서부터 확인되는 항아리 모양의 인상적인 '독' 그림은 책 제목인 <쥐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 자유와 행복을 무한 보장하는 '뉴소울 시티'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삶의 터전 <쥐독>. 바이러스와 전쟁, 국가 존폐 위기와 같은 어마어마한 일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이토록 비참한 삶을 사는 이들이 사는 구역인 쥐독이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인간의 욕심과 욕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죽고 사는 문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토록 권력과 독점, 소유하려는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보면서 과거, 현재와 다를 바 없는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모두가 다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분명히 만들 수 있음에도 나만 잘 살겠다는 욕심으로 똘똘 뭉쳐 마침내 영생을 빌미로 극과 극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쥐독>안에서의 삶은 비참함과 비통함이 가득하다.

 

디스토피아를 꿈꾸지만, 사실 이것은 일부 극소수 한정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자 삶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한히 치솟는 세금을 감당하며, 기계처럼 매일 하루를 쉴 틈 없이 일하며 배급되는 돈(분각)과 밀키트로 겨우 끼니를 때우는 정도다. 여기에 각성효과가 있는 카푸치노는 어느새 삶에서 필수품이 되어버리고 마침내는 중독 증상과 두통과 속 쓰림, 극심한 피로와 무력감 등과 같은 부작용을 겪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 시대적 배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서울 연대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 서울. 서울의 역사는 곧 인류의 생존과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주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은 별도 배경색을 통해 표기해두었다.

 

코로나19 이후 2040년 다시 발병한 covid 219로 인해 세계 인구의 75% 사망. 치료 약과 백신 미개발, 그로부터 5년 뒤 2045년 제3차 세계대전 발발로 전 세계의 전쟁터화. 2049년 전쟁과 감염으로 전 세계 국가 소멸. 그 와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가 대한민국 서울이었다.

 

유일무이한 생존 도시이며 생존자가 남아있는 도시 서울. 국가 시스템은 무너지고 이를 재건하기 위해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대기업 연합. 그렇게 2051년 뉴소울 시티가 출범하게 된다. 새로운 바이러스 covid 219가 나타난 이후 불가 약 10여 년이 지난 후였다.

 

22세기 인류의 마지막 생존 지역인 서울은 여태까지와는 다른 통치 시스템으로 대기업 연합이 운영, 통치하는 국가 시스템이다. 뉴소울 시티는 미래 서울의 또 다른 이름으로, 대기업 연합 중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대한 공헌을 한 아바리치아 기업을 필두로 운영된다. 그래서 연호도 아바리치아 원년으로 변경된다.

 

뉴소울 시티 초반 50년은 그야말로 태평성대였다. 기업인들이 운영하는 국가는 기업을 운영하듯 합리적이고 지혜로웠으며 과도한 육체노동이나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에서 해방되었다. 모든 국민은 '고객'이었고 그들은 고객서비스 정신으로 시민을 대했다. 그리고 22세기 시작될 무렵 엄청난 과학적, 의학적 발전으로 인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영생'의 방법을 알게 된다. 신체는 물론 뇌와 생명에 대한 모든 구조를 알게 되면서 상용화되고 마침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또 한 번 변화를 맞게 되는데, 더 이상 종교가 무의미해지면서 없어지고 잊혀졌다. 그리고 대기업 연합인 전국기업인연합회(일명 전기련)의 운영 방침도 변화하게 된다. 자유와 행복을 지향하던 도시는 더 이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는 나라가 된다. 이 혁명적인 테크놀로지의 혜택은 일부 극소수 특권층에게만 부여되었으며 나머지 국민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계층별로 나뉜 '구역'이며, 시민들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고객서비스팀'과 영생을 위해 착복식을 진행하는 '소도'가 생겨난다. 상류층 거주지 1구역과 일반 시민들의 2구역, 그리고 2구역에서 쫓겨난 낙오자, 해고자,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모인 3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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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나처럼 도시에서 도망쳐 갈 데 없고, 손이나 발이 없어서 도시에서 버려지고, 카푸치노에 찌들고, 생존을 위해 몸을 팔고, 썩은 통조림 하나를 갖기 위해 칼로 찌르는 곳이라니까. 그런데 이런 곳에서 무얼 가지고. 그것도 글을 가지고 무슨 해방이 되고, 신과 싸운단 말이야? 여긴 뉴소울 시티의 쓰레기통이고 우린 그 쓰레기를 먹고사는 쥐들일 뿐이라고 몇 번을 말해."

 

민준의 말에 순간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제3구역인 쥐독에 대해 가장 실감 나게 표현한 서술 부분_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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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초반은 2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민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매일이 쳇바퀴 굴러가듯 빠듯한 일상 속에서 어느 날 우연히 출근한 공장에서 1구역 사람들만 섭취하는 비싼 루왁(각성제)를 옮기는 작업을 하게 되면서 순간 탐욕에 눈이 돌아 이것을 훔쳐 달아나게 된다. 그리고 전기련을 피해 쥐독에 숨어들게 된다.

 

반복되는 일상에 피로하고 무기력했던 그가 숨어진 쥐독은 그동안의 삶과는 완전히 달랐는데, 매일 매 순간이 생존을 위한 투쟁 그 자체였다. 특히 그가 훔쳐 달아난 루왁은 쥐독에 사는 폭력단에게도 눈독을 들일만한 가치 있는 물건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쥐독에 사는 이들에게 한순간에 타깃이 된다. 그때 도와준 사람이 55층 구역의 유일한 술집 '녹색선'의 주인인 최혁이었고 그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쥐독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 구역만의 생존전략을 최혁으로부터 듣게 된 민준은 55구역의 폭력단 중에 하나인 흑룡파의 림광석과 겨루게 되고 무자비한 결투 끝에 마침내 승자가 된다. 이후 쥐독에서 조금씩 생존을 위한 삶에 적응해가면서 단시간에 그는 쥐독 55구역의 범접할 수 없는 일인자가 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55구역을 침입한 이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사다리 문장이 있는 검은색 반다나를 쓴 반자본청년연맹(혹은 반자연, 또는 연맹) 원들이었다. 그들은 뉴소울 시티의 고객서비스를 거부하며 통제되고 있는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과 자유, 평화를 위해 싸우는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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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표는 오직 자유였다. 잘못된 시스템인 뉴소울 시티를 붕괴시키고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 신의 권력으로 자리한 전기련을 무너뜨려 2구역 사람들에게 씌워진 틀을 벗기고 자유롭게 운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오직 그가 바라는 것이었다.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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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수장인 제이콥은 민준 일행에게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에 대해 설명하며 함께 하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를 수락한 민준 일행은 반자연과 함께 소도를 무너뜨리고, 뉴소울 시티의 수장인 류신을 없애기 위한 일생일대의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수많은 투쟁과 배신, 그리고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그들의 싸움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무한 반복되는 그들의 투쟁에 대한 결과는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하기를 바란다.

 

'죽음'이 없어진 사회에서 벌어지는 강력한 철권통치의 모습은 인간의 가장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가장 이기적이고 무서운 욕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 가진 자일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타락한 인간의 형상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권력과 돈, 직급을 나누어 사람을 '구역'으로 나누고, 사는 곳과 먹는 것, 입는 것은 물론 죽음마저도 통제하며 자신 이외의 사람들은 쓰다 버리는 휴지조각보다 못한 취급하는 1구역 전기련의 행태는 잔혹함을 넘어 자신의 핏줄에게도 적용된다.

 

이들의 강력한 통치 아래 이것을 깨부수고 다시 평화와 자유를 꿈꾸는 이들이 구역 곳곳에서 나타나 뜻을 모으기 시작하며 벌어진 전기련과 반자연의 싸움은 과연 어떤 끝을 맺게 될까?

 

사실 그토록 강력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전기련과 맞서는 반자연의 싸움은 꽤 오래도록 이어져 왔는데, 그 처음을 살펴보면 우연히 발견된 책 한 권에서부터였다. 그것은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그동안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을 겪어도 그저 감내해야 했던 이들이 이 책 한 권을 시작으로 마음에 동요가 일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들불처럼 번져나가게 된다. 책은 단순히 책이 아니었다. 권력자에 의해 제지당하고 통제 당하던 책 한 권은 지식이자 지혜이며, 사람들을 일깨우고 인식을 고취시키는 하나의 발단이 된다. 그래서 반자연의 중심에는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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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가 그렇게 반란을 일으켰던 이유는 책 한 권 때문이었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너무 닳고 낡아서 처음엔 제목조차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제이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다. 그것이 불씨가 되었고 별것 아닌 삼백 오십여 페이지에 걸쳐 적힌 글자가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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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련은 이 도시,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서 모든 지식을 독점하고 있죠. 그걸 위해 모든 책, 미디어, 개인용 전자기기까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매개체를 금지하고 파괴했어요. 지배자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지식을 갖게 되는 걸 막은 거죠. 유럽 중세 시대의 평민들처럼."

1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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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책을 통해서 인식을 깨우친 저항세력 속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인물들도 자리하고 있는데, 후반부에 소름 끼치는 반전을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더불어 중간중간 핵심이 되는 키를 암시하는 복선들도 눈여겨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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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석 테일러는 늘 웃는 상이었다. 류신은 그의 웃는 상이 왜인지 항상 의뭉스러웠다. 그건 아마 그의 전직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1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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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원래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시 난잡한 시장이 되어버렸죠.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과거에서 배우지 않고 과거를 되풀이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껍데기만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

"껍데기를 숭배하고 껍데기를 비난하고 껍데기를 가지려고 해요. 저들처럼."

3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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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건, 권력의 핵심이자 모든 것을 가진 그들 사이에서도 완력 다툼은 여전하다는 점인데, 지금 사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치 땅따먹기를 하듯 서로에게 건네는 치열한 지리멸렬한 아귀다툼을 보며 웃음이 나는 건 비단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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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게 책상 위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야. 직접 현장에서 뛰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거든."
지환에겐 사무직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샌님들. 인내와 용기라는 것을 모르는 유약한 놈들. 지환이 사무직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2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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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찝찝함과 꺼림칙함 그 사이. 무한 반복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뒤로하고 마지막에 유난히 오래 남았던 문장이 하나 있어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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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으니까 다른 이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죽지 않으니까 자신들이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존재라는 편협한 우월감을 가지게 됐죠.
(...)
그러니 죽음. 그것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진정으로 공평한 세상이 오는 겁니다.

4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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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영원불멸하지 않은 인생이기에 우리가 갖는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영생을 꿈꾸는 이들이 그리는 사회가 꼭 유토피아일 거라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죽음'이 주는 희소가치와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지금의 현실을 보다 가치있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산업혁명 이후 급작스레 성장한 과학발전이 현대에 와서 꼭 긍정적인 면만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과학과 의학의 무한한 발전으로 인해 '영생'을 얻게 된다고 해서 꼭 반드시 행복할 것이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어쩌면 오만이자 오판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고나 유전적 질병으로 인한 이들을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은 필요해 보이지만, 누군가의 권력이자 이기심을 위해 활용되거나 독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견제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본다. 수많은 악제를 딛고 일어선 유일무이한 세상 속에서 영원불멸한 삶까지 얻었지만,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어쩌면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여러모로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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