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
쥘 로맹 지음, 이선주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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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제목이 눈길이 끄는 이 작품은 그동안 읽었던 여느 장르와는 다른 '희곡'으로, 단순하고 짧은 3막극으로 쓰인 의학 풍자극이다. 1923년 첫 상연 이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물론 영화화된 작품으로 한국과 중국 등 몇 개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상연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읽어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고 오히려 익숙함마저 느껴진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

 

더불어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을 살펴봤을 때 100년 전이나 100년 후나 여전히 대중들이 선동과 능수능란한 술수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정말 '의학의 승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팬데믹을 몇 년이나 겪고 이제 막 제자리를 찾아가는 상황이라 더 뼛속 깊이 다가오는 문장들이 많았는데, 이를 통해 왜 오랜 세월 꾸준히 읽히며 원본의 대사를 거의 각색하지 않고 100년이나 상연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희곡은 주요 등장인물들의 소개를 시작으로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소개되는 인물들은 극을 이끌어 가는데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한껏 발휘하고 있어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특히 초반에 부정적 이미지로 그려지다가 후반부에 이르러 어리숙하게 그려지는 닥터 파르팔레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이 작품을 단순히 좋은 놈 나쁜 놈과 같은 흑백논리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속고 속이는 게임 속에서 결국 의학의 승리로 끝나버린 이 마을의 운명이 마치 우리의 삶과도 많이 닮아있어 한편으로는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현재의 우리의 삶에서도 흔하게 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극 상에서는 작은 마을 생모리스에 크노크라는 돌팔이 의사가 침투하게 되면서 마을은 완전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 상황을 '작은 마을'이 아닌 '전 세계'에 대입해 보면 어마어마한 침투력과 대반전에 그저 입이 떡 벌어질 따름이다.

 

'의학'이라는 이름 아래 부문별하고 독재적인 일련의 상황들을 벌이는 크노크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그저 매체나 미디어에서 노출하는 그대로를 분별없이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고, 특히 팬데믹과 같은 의학과 과학 같은 분야에 있어서는 특히 더 객관적인 지표와 분별력을 기를 필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일반 시민, 혹은 대중들은 생각보다 이러한 사태에 꽤 폭력적으로 노출되며, 집단 패닉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가볍게 읽을 재미난 소재로만 생각했던 얇은 희곡 한 편이 생각보다 꽤 위험한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풍자를 담고 있는 것을 보고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스토리는 간단하지만,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고,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블랙 유머는 미래에 어떤 위협이 다가왔을 때 우리가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지를 꼬집고 있어 조금 더 긴장감과 경계심을 끌어올리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새삼 왜 이토록 오랜 시간 이 희곡이 각색 없이 거의 원본 대사 그대로 상영되면서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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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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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파르팔레: 기존 생모리스에 근무했던 의사
●파르팔레 부인: 닥터 파르팔레 와이프
●장: 파르팔레 운전기사
●크노크: 닥터 파르팔레를 이어 생모리스에 새로 부임한 의사
●무스케: 생모리스의 약사
●베르나르: 생모리스 교사
●북치기: 마을에 중요 이벤트나 광고를 알리는 사람
●레미 부인: 클레 호텔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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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KNOCK)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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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KNOCK)는 이 책의 주인공인 의사 이름으로, 문을 두드린다는 뜻인 '노크'와 권투경기에서 K.O.를 뜻하는 '녹아웃'을 연상케 한다.

 

똑똑똑! 닥터 크노크가 프랑스의 한 마을, 생모리스에 부임해서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며 마을 사람들을 특별진료에 초대한다. 그런데 이 의사의 초대가 여느 초대와는 다른데, 다름 아닌 침대로의 초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크노크의 초대는 마을 곳곳에 퍼져 결국 마을 사람들의 의식을 '녹아웃' 시킨다.

 

 


"아는 게 병, 모르는 게 약"

 

이 말이 딱 적중하는 이 스토리를 통해 건강에 대해 우리가 너무 강박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의학'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안일하게 믿음을 줘버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조금 과하게 풍자되어 있긴 하지만 어쩌면 생모리스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모습에서 나와 너 우리의 모습은 없는지 살펴보고, 보다 객관적인 판단과 또렷하고 맑은 시야를 다시금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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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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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시골길 위의 낡은 차 안, 기존 생모리스에 근무했던 의사인 닥터 파르팔레와 새로 부임할 의사 크노크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여기에는 운전기사 장과 파르팔레 부인도 함께 동승하고 있다.

 

닥터 파르팔레는 생모리스를 떠나며 자신이 운영했던 병원에 대한 권리금 분할 조건과 인수인계에 대한 내용을 전하며 최대한 좋은 값으로 받기 위해 크노크에게 내용을 부풀려 전한다.

 

그러나 병원에 환자가 없는 것은 물론 바로 진료비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한 크노크는 기존 권리금 분할 조건을 변경하기를 요청하며, 병원 운영에 있어 꼭 필요한 정보를 질문 몇 가지로 모두 알아낸다. 더불어 첫 번째 지불 기한인 석 달 후 다시 보자며 후일을 기약한다.

 

■2막
드디어 생모리스 마을에 입성한 크노크. 북치기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교사 베르나르, 약사 무스케를 차례로 만나 자신이 선동하고자 하는 밑밥을 깔기 시작한다.

 

마을에 입성 후 북치기를 통해 무료진료를 광고하고,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해 환자를 병원으로 끌어들인 크노크는 교사 베르나르를 통해 의학에 무지한 이들에게 질병의 위험성과 진료의 중요성을 퍼뜨리고, 약사 무스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듦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도모함과 동시에 자신의 처방전이 문제없이 처리되도록 한다.

 

무료진료 광고 소식을 듣고 가볍게 찾아온 고객들은 어느새 환자가 되어 장기적인 진료를 보게 되고 크노크의 선동 아래 큰돈을 병원에 진료비로 납부하게 된다. 일 년에 1~2번 진료를 보던 이들이 아예 드러눕는 상황으로 전환되면서 크노크의 말재주와 선동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크노크는 사전에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의 경제능력을 파악하고 환자의 병을 진단했으며 이에 따라 진료비도 다르게 책정한다. 사람들은 그런 크노크에 속아 그를 칭송하고 더욱더 신뢰하게 된다.

 

■3막
3개월 후, 다시 찾아온 닥터 파르팔레는 클레 호텔에 머물기 위해 들어서지만 환자들로 가득 찬 모습에 깜짝 놀란다. 더불어 크노크와의 대화를 통해 그의 환자 운영방식과 말솜씨에 현혹되어 결국 그마저 스스로의 건강에 불안함을 느끼며 자신이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크노크에게 진료를 요청한다.

 

그리고 권리금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자리를 제안하겠다며 서로의 자리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첫 만남에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부풀려 말하던 면모는 사라지고 그저 크노크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의 언변에 잠식당한 한 어리석은 인간만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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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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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생모리스에 근무했던 의사인 닥터 파르팔레는 환자가 거의 없는 생모리스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 이때 새로 부임하는 의사인 크노크에게 한몫 단단히 챙겨 떠나려 파르팔레 부인과 합동하여 좋은 말로 포장하지만, 이내 크노크에게 간파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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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내 말을 좀 들어보시오! 그러니까 의사가 언젠가는 낫게 되는 환자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라오! 환자들이 아무에게도 의존하지 않는다는 소리지요.

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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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현 생모리스의 상황을 알게 된 크노크는 권리금 분할에 대한 계약 내용을 변경하기를 요구하며, 닥터 파르팔레에게 또 다른 제안과 여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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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지불 기한 문제도 그렇습니다. 3개월 마다라니 말이 안 되지요. 환자들이 진료비를 연간으로 지불하는 마당에 말입니다. 그러니 그것도 수정해야겠습니다.
(...)
그렇다고 생글랭글랭 날짜를 달력에서 바꿀 재간도 없고.

부인: 생미셸이라니까요!

 

※생글랭글랭: 정확한 날짜 없이 기약 없고 막연한 날을 청한다.
※생미셸: 9월 29일로 서양에서는 추수 직후, 수금하거나 빚을 갚는 정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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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크노크의 의사면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사실은 면허가 없는 돌팔이라는 것이 드러나는데 현란한 말솜씨에 마치 오랫동안 진료를 한 것처럼 포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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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신문에 실리는 의료 광고와 약 광고들, 그리고 그 외 부모님이 사 오시는 알약이나 시럽에 첨부되어 있는 '복용 방법'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홉 살쯤 되니 그렇게 지지부진한 내용들도 달달 외우게 되더군요.
(...)
일찍이 의료 전문직에서 사용하는 문체와 친근해졌지요. 특히나 그러한 것들이 제게 의학의 진정한 의미와 의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답니다.
(...)
열두 살에 저는 이미 확실한 의료 감성을 지니고 있었답니다. 작금의 제 의료 방식도 바로 거기서 나왔다고 할 수 있지요.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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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배를 타고 6개월간 실전에 몸담으며 지냈는데 그게 곧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병원에서 흔히 하듯이 진료를 했던 거죠.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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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란한 크노크의 말솜씨에 넘어간 부부는 오히려 비법을 묻게 되고, 크노크는 제안 하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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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권리금을, 언제 마련될지도 모르는 현금으로 드리는 대신 알짜배기로 갚아드리는 겁니다. 다시 말해 저와 일주일을 같이 일해보시면서 제 방식에 입문하는 식으로다가요.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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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안을 들은 닥터 파르팔레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오히려 일주일 만에 자신에게 편지를 쓰게 될 거라며 말하는데 이에 크노크는 자신은 일주일까지 기다리지 않으며 지금 당장 유용한 정보를 얻을 거라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 마을에서 의사로 성공하기 위한 알짜 정보를 질문을 통해 수집하기 시작한다.

 

▶마을에 북 치는 사람이 있는지?
▶생모리스의 주민이 총 몇명인지?(주변 지역까지 합해서)
▶주민들이 가난한지?
▶산업 지역과 상업 쪽도 있는지?
▶상인들이 장사에 매진하고 있는지?
▶여자분들 신앙심이 돈독한지?
▶일상에서 하느님의 자리가 큰지?
▶불륜이나 스캔들이 있는지?
▶그 외 사이비 종교단체라던가 미신, 비밀단체가 있는지?
▶무당이나 신부의 기적 혹은 손만 가져다 대면 병이 낫는다던가 하는 것들은 없는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의학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음을 확인한 크노크는 닥터 파르팔레에게 기똥찬 기회를 놓친 것 같다며 은근히 약 올림으로써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이에 닥터 파르팔레는 과대망상이라며 비웃지만 파르팔레 부인은 아쉬움을 삼킨다.

 

이들은 지불 기한인 석 달 후 다시 들러서 보자며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생모리스 마을에 입성한 크노크는 가장 먼저 북치기를 불러 무료진료 광고를 의뢰하는데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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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매주 월요일 9시 반에서 11시 반까지 이 지역 주민들에 한하여 무료진료를 해드립니다. 이 지역 주민이 아닌, 외부 사람들에게는 일반 가격인 8프랑이 적용되겠습니다."

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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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치기에게 이 내용으로 마을에 광고할 수 있도록 의뢰했고, 무료진료라는 말에 혹한 사람들은 후에 하나 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잠재적 환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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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적을 위해 크노크가 활용한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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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마을 사람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이용한 <교사 베르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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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결국 불쌍한 건 주민들이지요. 위생적으로나 예방적인 차원에서나 완전히 무시돼버렸으니!

베르나르: 맙소사!

크노크: 물 한 모금에 얼마나 많은 박테리아가 있는 줄도 모르고 마실 겁니다.

베르나르: 물론 그렇겠지요.

크노크: 세균이 뭔지는 알고 있을까요?

베르나르: 사실 그 조차 의심스럽지요. 단어는 어디선가 들어본 사람도 무슨 모기 이름인가 할 터.

크노크: 끔찍합니다. 수년간 계속되어오던 방관을 우리 둘이서 일주일 만에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래도 뭔가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베르나르: 저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크노크: 이곳에서 실행되는 신중한 사안들을 선생님 없이는 진행할 수가 없지요.

64~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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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설득 당한 베르나르 교사는 자신의 안위에 대해 염려가 되기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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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의사 선생님, 제가 보균자라고 생각하십니까?

크노크: 선생님이 꼭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냥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지요. 베르나르 선생님, 감사합니다. 틀림없이 도와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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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크노크는 책임은 회피하고 치고 빠지는 형태로 답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다.

 


2. 약한 부분을 살살 긁어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키는 방식에 이용당한 <약사 무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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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구석구석 잘 정리돼 있고, 신식일 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무스케: 아주 관대하시군요!

크노크: 제겐 아주 중요한 사안이지요. 게다가 저명한 약사 없이 일하는 의사는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으니까요.
(...)
이 정도 규모 약국이라면 일 년에 2만 5천은 족히 될법한데.

무스케: 수익 말입니까? 맙소사! 그 반이라도 됐으면 좋겠습니다만.

크노크: 제 전임자께서 자신의 직무 외 부분까지 담당했나요?

무스케: 그건 관점 나름이지요. (...) 저와 사적인 관계는 아주 돈독했습니다.

크노크: 정말 그랬다면 처방전을 잔뜩 써주시지 않았을까요?

무스케: 그도 그렇군요.

크노크: 파르팔레 선생이 의학을 정말 신뢰했는지 되묻게 되는군요.
(...)
크노크: 이런 지역에서 약사님과 제가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어떠한 장애도 있어서는 안 되지요. 이 지역 모든 주민이 우리의 손님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
제가 보기에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어느 정도는 아프고, 그중 적지 않은 사람들의 병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우리에게 변명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은 다름 아니라, 다룰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새로운 환자를 받기 힘들게 되는 상황뿐입니다.

무스케: 여하튼 아주 그럴싸한 이론이군요.

크노크: 아주 심오하면서도 현대적인 이론이지요.

74~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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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칭찬을 앞세워 방심하게 만들고 띄워줌으로써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는 형태로 접근하고, 바로 상대의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긁어 전임자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에 공감을 이끌어내고 마침내는 자신의 사상을 주입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이미 병에 걸린 병자임을 은근히 주입하고 선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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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의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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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번째 환자: 북치기
무료진료에 가장 먼저 혹한 사람은 바로 광고를 진행할 북치기 였는데, '무료'라는 말에 혹해서 있는 말 없는 말 끌어다가 덧붙이는 북치기와 그에 호응하며 엉뚱한 진료를 하는 크노크의 말에서 어쩐지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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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치기: 잠깐만요. 생각 좀 해보고요. 저녁 먹을 때 가끔 이 부분이 가렵습니다요, 간지럽히는 것도 같고, 아니 슬슬 긁는 것도 같고.

크노크: 혼동하지 마시오. 간지럽히는 것 같소. 슬슬 긁는 것 같소?

북치기: 긁습니다요. 아니 간지럽히기도 합니다.

크노크: 식초 넣어 요리한 송아지 머리 고기를 먹고 나면 더 가렵지 않은가요?

북치기: 전 그거 안 먹습니다. 만일 그걸 먹었더라면 더 가려울 법도 했겠습니다만.

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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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번째 환자: 검은색 복장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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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어릴 때 사다리에서 떨어진 적 없습니까?

여인: 그런 기억 없는데...

크노크: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꽤 높은 다리였을 겁니다.

여인: 어쩌면 그랬을 수도.

크노크: (단호한 어조로) 길이가 3미터 50 정도는 족히 되고 벽에 기대 세워놓고 올라가는 식으로 된 거 말입니다. 모르긴 해도 부인은 거기서 거꾸로 떨어졌을 겁니다. 왼쪽 엉덩이 쪽으로 떨어져서 그나마 다행이었네요.

여인: 아, 그렇습니까요!
(...)
여인: 어쩌다가. 내가 어쩌다가 그 망할 놈의 사다리에서 떨어져 가지고!

8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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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크노크의 억지스러운 말빨에 잠식당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없던 일도 있던 일로 만드는 말솜씨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은 전율과 존경심을 내보인다.

 


3. 세번째 환자: 보라색 복장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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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아주 덤덤하게) 말하자면, 게, 문어, 아니 거대한 거미가 천천히 뇌를 갉아먹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인: 기절초풍할 노릇이란 게 바로 이런 거군요. 바로 그게 제 문제일 거예요. 그렇게 느껴져요. 틀림없이 불치병이겠지요? 게다가 치명적인?

크노크: 그렇지 않습니다.

여인: 그런데 도대체 뭘 치료해야 하는 겁니까? 파이프 관에 있는 거? 아니면 거미? 제게 와닿는 느낌으로 보면 거미인 것 같은데...

크노크: 만일 부인이 그냥 예사로운 환자, 그러니까 최신 의학으로 치료받을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없는 분이었다면 감히 이런 희망을 드리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부인은 다르지요.

92~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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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으로 방문한 환자를 겁주며 이상야릇한 말로 현혹함으로써 거기에 동조한 환자는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치료받을 시간이 넉넉하다는 이유로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치료받기를 권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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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닥터 파르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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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금 3개월 후 방문한 닥터 파르팔레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에 깜짝 놀라며 크노크에게 비법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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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파르팔레: 선생은 그런 정보를 어떻게 얻은 거요?

크노크: 정보는 많지요. 더욱이 정보 정리하는 일도 상당한 작업이고요. 부임해서 첫 달은 그 일에만 전념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정리해 나가면서요. 그래서 얻은 이 결과물을 보세요. 멋지지 않습니까!

닥터 파르팔레: 이 지역의 지도 같아 보이는군요. 그런데 이 붉은 점들은 무엇이오?

크노크: 그건 의료가 개입된 지역들이랍니다. 붉은 점 하나마다 정규적 치료를 받는 환자를 의미하지요.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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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닥터 파르팔레에게 한 질문들과 북치기, 무료진료를 온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크노크는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 자신이 목적한 의학의 시대에 마침내 도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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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제 역할은 그들에게 의료적인 생각을 심어가면서 의료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들을 침대로 이끌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는 겁니다. 

닥터 파르팔레: 그렇다고 이 지역 사람들 모두를 드러눕게 만들 수는 없지 않소!

크노크: 그런 생각도 해볼 만하지요. 아무튼 진실이 뭔지 아십니까? 그건 우리 모두에게 과감성이 부족하다는 것. 우리 중 아무도, 이러는 저 자신조차도 모든 국민을 드러눕게 만들기 위해 끝까지 가지 못한다는 거지요. 어떻게 되는지 시험 삼아 한번 시도해 봐도 좋을 텐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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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를 통해 비로소 크노크가 의학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한 행동들과 그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데, 마치 동네 주민들을 실험체처럼 활용하고 이용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교사와 약사를 통해 의료적인 생각을 심었고, 이를 통해 생모리스 마을은 물론 주변 마을 사람들까지 의료적인 존재로 만듦으로써 자신의 목적을 이룬 것이다.

 

한 사람의 선동이 이토록 무서운 의학의 시대로 만들어버린 것을 보며 자신의 욕망과 경제적 부를 위해 서슴없이 자신의 말재주를 활용하는 크노크 같은 돌팔이 의사를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주민들은 어느새 나약하고, 병든 자가 되어 버렸고 마침내는 크노크라는 한 사람에게 조종당하고 이용당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크노크는 마침내 자신을 창조주이자 창공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을 통해 스스로를 얼마나 존경하고 위대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미 선을 넘어버린 그의 모습은 어쩐지 사이비 종교의 교주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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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여기 처음 도착해서 그 이튿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아십니까. 저 자신이 어딘가 보잘것없다는 자괴감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오르간 연주자가 거대한 오르간에 손을 얹는 것만큼 딱 제 자리라는 느낌이 듭니다.

 

250개의 침대. 그 침대에 드러누워 이제야 삶의 의미를,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제 덕분에 이제야 의료적 삶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이지요.
(...)
말하자면 이 지역은 제가 계속해서 창조해가는, 제가 창조주인 일종의 창공이라고 할까요.

130~1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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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권리금을 수령하러 방문한 닥터 파르팔레마저 그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 넘어가면서 그는 자신의 나약한 몸에 대한 진찰을 맡기는 한편, 안정적인 자신의 자리를 버리고 역으로 제안하는 상황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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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파르팔레: 친해하는 선생. 내가 제안 한 가지 하겠소이다. 내 자리를 드리리다. 선생에 대해 우러나는 존경심을 걷잡을 수가 없는 판국이니.

크노크: 그러면 선생님은요?

닥터 파르팔레: 나요? 나는 다시 여기, 생모리스로 오면 되지요. 한술 더 떠서, 내가 받아야 하는 돈도 그냥 없던 걸로 하리다.
(...)
크노크: 생산력은 미비해도 사고팔 줄은 아시니 말입니다. 다른 말로, 장사할 줄 안다는 거지요.
(...)
크노크: 더욱이 심리적 재주도 있으시고요. (...) 거기서 몇 동네 전담하다 보면 생모리스의 그래프쯤은 금방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겠지요.

132~1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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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대화를 통해 첫 만남에서 크노크가 닥터 파르팔레에게 제안했던 현금으로 주는 대신 알짜배기로 갚아준다는 말대로 실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크노크의 방식대로 입문해서 일해보라는 제안에 콧방귀를 뀌던 닥터 파르팔레는 3개월 후 자신의 입으로 그 제안을 수락한 것이다.

 

리옹이라는 도시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음에도 눈앞에 보이는 크노크의 현란한 말솜씨에 잠식 당한 것은 물론 건강한 몸마저 저당잡힌 불쌍하고 가련한 파르팔레를 보며 어쩐지 끝이 예상되는 바이다.

 

 


우리는 수많은 의약품과 미디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비단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의학과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한 이후에 이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

 

물론 그 덕에 장티푸스, 콜레라, 흑사병 등의 과거 위험도가 높았던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팬데믹과 같은 바이러스를 경험한 지금, 한 번쯤 멈춰서 돌아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바이러스가 번져가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미디어는 폭발적으로 이 소식을 퍼나르기 시작했고, 제대로 된 실험이나 검증도 거치지 못한 채 당연한 듯 우리는 백신 주사를 맞았다.

 

당시엔 당연한 듯 여론몰이와 능란한 술수에 모두 백신을 3차까지 맞았지만, 이제야 생각해 보면 조금은 집단적 독재주의 분위기 속에 사로잡혀 나도 모르게 현혹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구한 것 또한 사실이다)

 

전문분야로 일컬어지는 '의학' 분야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검증이나 설명을 듣기도 어렵고, 또 듣는다고 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때론 크노크 같이 의학을 휘두르는 이들에게 조금쯤은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불쑥 솟아날 때가 있곤 하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내용, 같은 대사로 희곡이 여전히 상연되며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만 보아도 이러한 생각들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미디어나 의학에 너무 의지하거나 매몰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듯하다. 상업적 성격을 띤 보험 광고나 의약품 광고,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너무 심취하다 보면 정작 건강한 사람들 마저 최면에 걸린 듯 병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모르는 게 약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지하기보다 건강한 밥상, 일정한 숙면,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나만의 건강 패턴을 만들어보자. 건강한 습관 속에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건강한 일상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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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렇게 귀엽게 늙으면 좋겠어
최승연 지음 / 더블: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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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뭔가 훌훌 떠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사는 나에게 이방인으로서 사는 사람들의 삶은 늘 궁금증 그 이상이었다. 그건 아마도 좁은 울타리 안에서 한정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기보다, 너른 세상에서 다양한 삶을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찍이 이방인의 삶을 살며 60세에는 뉴욕에서 환갑을 맞이할 멋진 계획을 세우고 있는 저자의 삶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결혼과 출산 후에도 여전히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 최승연, 혹은 옐로우덕이라 불리는 그녀. 아트 디렉터, 연극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며 노마드의 삶을 살았고, 현재도 글과 그림을 그리며 사진을 찍으며 사는 이방인의 삶에서 오랜 고민과 남다른 여유, 자유로움이 한껏 느껴졌다.

 

더불어 삶을 살면서 우리 모두가 치열하게 생각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공통된 의문을 비롯해 정착하지 않고 떠돌며 사는 삶에서 느껴지는 남다른 그녀만의 고민과 경험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에는 이방인이란 무엇이고, 이방인으로서 사는 삶에 대한 여러 고찰을 담았는데, 이방인에 대한 여러 문장들을 읽으며 한곳에 정착하고 산다는 것과는 별개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 정착하고 사는 이들조차'이방인'으로 분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떠돌아다닌 길 위의 삶에 관한 일지이자 현재와 미래의 다짐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책으로, 여행자로서 겪은 일련의 경험들을 그녀가 직접 그린 그림과 찍은 사진들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현재 나이가 50세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열정과 삶에 대한 고찰이 엿보이는 것은 물론, 꾸준히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성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멋지게 느껴졌는데, 그녀의 바람처럼 후에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는 바라는 삶이지만, 현실이 되는 순간 매 순간 불안과 두려움에 잠식 당할 수도 있는 떠도는 삶을 이제는 은연중에 즐기는 것처럼 보이던 저자의 삶을 엿보면서 색다른 문화와 경험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를테면 다문화 가정, 여행자의 삶,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과 색다름, 여행하며 만난 여러 인생들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짧게 여행하는 것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오랜 시간 여행자로서 산 자만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현재는 네덜란드의 작고 예쁜 도시 덴 보스에서 6세 연하 남편 네덜란드 남자 카밀, 딸 미루와 잠시 정착 중이라는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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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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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저자)
-1973년생으로 무대 디자인 전공.
-옐로우덕이란 별명으로 글과 그림을 그리며 사진을 찍는다.

 

■카밀(남편)
-1979년생으로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소설과 시를 쓴다.

 

■미루(딸)
-2013년생으로 한국에서 태어났다.
-오랫동안 부모를 따라 노마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카밀과 승연은 2009년 말부터 독립적 자원봉사 세계 여행 '채리티 트래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근 14년간 노마드, 즉 여행자의 삶을 살았다.

 

팬데믹으로 공황이 봉쇄되어 태국에서 5개월을 지내고 2020년 여름, 네덜란드로 이동하게 되면서 지금은 네덜란드 남부의 작은 소도시 덴 보스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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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한국인이고,
여전히 여성이며,
여전히 키가 작고,
여전히 남편과 딸아이와 살며,
여전히 곱창을 좋아하지만 없어서 못 먹는 73년생 최승연이라고.
.
.
.
거기에 하나를 더한다.
여전히 이방인이라고.

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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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많은 나라와 도시를 떠돌며 겪은 문화, 사람, 풍경들이 가득하다. 이는 그녀가 직접 그리고 찍은 사진들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아름다운 모습들과 달리 깊숙이 들여다볼수록 왠지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 모든 것들은 저자의 생활상 속에 녹아든 풍경이 아니라 오롯이 관찰자로서 담고 있는 듯해 보여 더 그렇게 느껴지는데, 그녀가 말하는 '이방인'과도 어쩐지 맞닿아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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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정착을 거부하고 떠돌아다닌 내게 '이방인'은 나를 규정하는 중요한 단어가 되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이 단어를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
(...)
문득, 아니 종종, 타인에 의해 느끼기도 하고 오히려 자발적으로 되기도 한다.
(...)
우선 '이방인'이란 답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며 정리하고 싶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란 사전적 정의 외에 무엇이 날 이방인으로 만드는지 본질을 사유하고 싶다. 그러면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금의 절박함과 조급함이 그저 한낮 아줌마가 부리는 히스테리가 아닌 창작의 동력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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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자발적 선택에 의해 정착이 아닌 떠돌이 생활로 살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내면에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절박함과 조급함이 내재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있어 스스로를 규정하는 '이방인'이라는 단어에 대한 답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이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어쩌면 이 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과 다른 네덜란드의 시댁 문화라던가, 여전히 이민자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문서와 절차, 여행자는 알 수 없는 이중적 잣대의 문화 등은 그래서 이 책에서는 조금 부수적으로 다가온다.

 

인간으로서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삶과 죽음과 더불어 저자가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만드는 본질이 무엇인지 하나씩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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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는 또 다른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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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관광지보다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더 매력을 느꼈다. 치안이 불안한 곳도 있지만 거리를 지날 때 느끼는 인생의 활기는 여유와 나른함으로 가득한 다른 지역과는 성격이 확실히 달랐다. 고요한 리스본을 그나마 뛰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이민자들이다. 재미나게도 난 리스본 외 다른 도시에서도 이민자 지역을 즐겨 찾았다.
(...)
아마 동질감이었을 거다. 어딜 가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떠난 자의 죄책감을 짊어지고 억척같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이해하기 때문일 거다. 나는 이민자야말로 한 도시의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56~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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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느 도시를 가도 이민자 지역을 즐겨 찾는다고 말한다. 자신과 같은 동질감에서 비롯한 떠난 자의 죄책감과 억척같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이해하기에 동병상련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더불어 저자는 이민자야말로 한 도시의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절박한 만큼 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에너지가 도시를 매력적이게 만들고 활기를 띠도록 만들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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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국 앞에 작아지는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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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권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내게 '이민'이란 단어는 에베레스트를 능가하는 아주 높은 산이다. 복잡한 서류는 물론이고, 친절한 미소를 띠고 있지만 태도만은 고압적인 이민국 지원 앞에서 싱거운 변죽을 부릴 때마다 나는 상상 이상으로 작아진다.
(...)
지금 나는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아이'의 부모

 

내 모든 정체성이 '이민자'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지는 순간들

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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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네덜란드에 정착하며 사는 동안 그녀의 신분은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아이'의 부모다. 그리고 그렇기에 머무를 수 있다. 그곳에서도 여전히 그녀는 '이방인'이다. 친절한 미소 뒤에 언제든 이민국의 변죽에 나가떨어질 수 있는 '이방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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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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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해?"란 질문에 "잡초 뽑아!"란 대답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당장은 결과가 보이지 않으니까.

현재 내 활동은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 체류권을 획득했으니 네덜란드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지만 많은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는다. 언어가 가로막고 텃세가 가로막고 팬데믹이 가로막는다.

 

하지만 나는 평소 하던 대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요즘 뭐해?" 하면 " 하던 거 해" 한다. 지금의 내 일은 잡초 뽑기와 같을까. 훗날 필 꽃을 위해 열심히 그 길을 닦는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조급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을까.

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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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는 초라한 답변밖에 할 수 없지만, 이방인의 삶에서 인내는 필수다. 현재 활동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평소 하던 일을 멈추지는 않는다. 조급하지 않고 당당해질 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길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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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너머의 사람=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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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에 얇은 선으로 그려진 국경은 나와 타인을 가르는 모든 걸 생각하게 한다. 어렸을 때 내 또래는 교실 책상 가운데에 선을 긋고 짝꿍에게 여기 넘어오면 죽는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자랐다. 운동장의 모든 땅따먹기는 선을 그으면서 시작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은 선 넘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했고, 민속촌의 줄타기 꾼은 오늘도 아슬아슬 몸의 균형을 맞추며 선을 걷는다.

 

나와 타인을 가르는 그 모든 선, 그게 성별이든 국적이든 인종이든 나이든, 언어, 지역, 성적 취향, 학벌, 계급, 통장 잔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 무엇이든 간에, 그 선 사이로 서로에게 이방인이 되는 상황에 심심한 입맛을 다신다.

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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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개념을 넘어 어쩌면 나와 타인을 가르는 그 선이야말로 너와 나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선 너머의 사람=이방인'이라는 공식은 나와 다른 어떤 의견, 취향, 인종, 문화 모든 것에 해당된다. 어쩐지 입안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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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을 넘어선 자 또한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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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은 크리스 도퍼다. 그는 이 세상에 없다. 2019년 8월 25일 밤 11시 10분에 만 47세의 나이로 다시 오지 못할 레테의 강을 건넜으니, 불러도 대답 없는 '영원한 이방인'이 된 지 벌써 3년 반이 흘렀다.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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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이었을까? 자신이야말로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이라 말하던 그 옆에서 친구랍시고 있었지만, 진정으로 그의 고독을 다독이지 못했던 철없는 내가 아쉬울 뿐이다.

1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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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룸메이트가 되면서 절친이 된 크리스 도퍼는 그야말로 평생이 '생존'이었다. '낭성 섬유종'으로 평균 수명이 20세 아래라는 학설을 넘기고 살아남았으며, 이식 과정 중 '간암'과 '대장암'을 이겨내는 것은 물론, 오토바이가 SUV와 충돌하는 대형 교통사고를 겪었음에도 살아남았다.

 

이후 야속하게도 폐암을 겪으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영원한 이방인'이 되었지만, 그는 그토록 수많은 죽음을 맞닥뜨리고 생존하는 무수한 삶 속에서 스스로를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이라 말했다.

 

어쩌면 매 순간이 '생존'과 직결되었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패턴이 다른 스스로가 '이방인'처럼 느껴져서는 아니었을까? 더불어 결국 저자는 이 세상에 없는 그를 '영원한 이방인'이라 말함으로써 이방인에 대한 또 다른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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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밖에서 행복한 자,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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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 모임을 다녀온 후 꽤 오랫동안 상념에 잠겼다.
(...)
딱히 동화될 수 없던 난 서서히 그 속에서도 이방인이 되었다. 주변에서 겉돌며 자기 검열에 들어갈 즈음, 나는 상념을 멈추고 결심했다. 어떤 부류로 날 규정하지 않겠다고. 그저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내 방식대로 표현하면 된다고. 방법이 다를 뿐, 그들을 그들대로 표현할 것이고, 난 '히피'란 카테고리가 아닌 나로서 표현할 거라고.

 

손사래 치며 규정되는 걸 거부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했던 카테고리는 있다. 난 내가 '연극인', 혹은 '여행자'로 불릴 때 편했다. 그 단어에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이젠 연극 작업을 하지 않으니' 연극인'도 아니요, 여행하지 않으니 '여행자'도 아니다.
(...)
내 주변엔 한 단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 단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를 지키기 위해 투쟁도 서슴지 않는다. 세상에는 카테고리 안에서 행복한 사람과 카테고리 밖에서 행복한 사람, 두 부류가 있나 보다. 난 후자다.

153~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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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이방인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어떤 부류로 규정짓거나 특정 소속에 머무르고자 애를 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꼭 나를 속이며 행복하지 않은 길을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스스로 행복하다 느낀다면 세상이 정한 규율이나 카테고리, 집단에 스스로를 굳이 구겨 넣을 필요는 없다. 그저 이방인으로서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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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이라는 꼬리표에 집중하느라 정작 진실을 보지 못한 무지함에 대한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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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도시에선 딱히 '이민자', 혹은 '이방인'이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을지도 몰라. 모두가 이방인일 테니까.

 

꼬리표가 붙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해졌다. 길거리의 인파 속에서 튀지 않고 자연스레 섞일 수 있는 물리적 자유는 덤이었다. 최소 3개의 인종과 언어, 문화가 한곳에 어울려 산다는 사실은 이상하리만큼 깊은 안도감을 주었다.

 

하지만 이는 '언젠가는 떠날 여행자'가 가지는 얄팍한 관찰력과 순진함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역시 난 무지하고 무식했다.

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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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물렀던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일화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바라는 대로 보이고, 들렸던 꿈같은 시간들은 결국 모두 거짓이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원효대사의 해골물 일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이민자 혹은 이방인이라는 꼬리표에 집중하느라 결국 제대로 된 진실을 보지 못한 무지함과 같은 일화는 우리의 삶 속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살아가면서 어쩌면 쓸데없는 것에 너무 집중하느라 진짜 중요한 것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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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이들마저 문득 먼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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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게 등을 돌리고 있는 카밀이 한없이 먼 이방인으로 느껴졌다. 난 과연 그의 말을 백 퍼센트 이해할 수 있을까? 앞으로 내가 이 나라에서 애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밀이 한국에서 관계를 지속한 한국인이 없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문득 카밀과 내가 한국어도 네덜란드어도 아닌 영어로 소통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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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가까운 이들이 멀게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하물며 국제결혼을 하고 다른 나라말을 쓰는 부부가 그런 생각이 아예 들지 않는다면 더 이상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한국어도 네덜란드어도 아닌 영어로 소통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서 어쩌면 제3국 언어인 영어는 그들에게 있어 중립국 같은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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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추구하는 나는 언제 어디서든 이방인이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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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욕망이 함축되어 있는 집으로부터 과감히 자유롭고 싶다. 지금까지 쓴 글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나는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는 것 같다. 
(...)
난 내가 머무는 모든 장소를 내 집으로 만든다고, 어디서 살든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내 집이라고 배포 있게 말한다.
(...)
난 언제 어디서든 이방인이 될 준비가 되어 있었구나. '이방인'이란 정체성이 주는 수많은 현타와 불안과 절박함에도 불구하고 내 깊은 무의식 근본에서는 이미 이방인이 될 계획을 세우고 있었구나. 그랬구나. 다 계획이 있었구나.

2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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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짚어보면서 이방인에 대한 다양한 정의, 새로운 관점들을 하나씩 발견한다. 그리고 이내 자신은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를 추구하고 있으며, 자신이 있는 곳이 바로 내 집이라고 배포 있게 말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 언제 어디서든 이방인이 될 준비가 되어있었음을 깨달으며, 수없이 많은 불안과 현타에도 무의식 근본에는 이방인이 될 계획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떠도는 삶이 머무르는 삶보다 무조건 좋다 아니다를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저자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확고히 옳은 것임은 알 수 있었다. 설사 그것이 두렵고 불완전할지라도 말이다.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저자가 찾아 나서는 이방인의 삶에서 그 해답을 조금은 얻을 수 있었기를 바란다. 여행을 통해 수없이 많은 나라와 여러 인생, 그리고 사람을 만나면서 항상 관찰자로 지켜보았지만, 결국 저자가 내린 결론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안에 해답이 있었다.

 

다시 말해 내 삶을 규정짓고 정의 내리는 것은 타인도, 외부의 환경도 아닌 결국 '나'였다. 살아가면서 어떤 순간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더라도 그 불안과 절박함을 그저 묻어두려고 하지 말자. 오히려 그것을 동력으로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해 보자.

 

현실의 어떤 조건(나이, 사는 곳 등)에 살고 있던지 결국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또 어떻게 살아갈지를 정하고 그 방향과 속도로 전진한다면 보다 씩씩하고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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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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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가면 먹거리나 관광지 혹은 휴양에 집중해서 즐기는 것에 반해, 전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등은 보통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한 두 군대쯤은 방문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세계사, 고대사와 같은 '역사 공부' 관점에서 단순히 보자면 지루하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주입식 교육방식으로 인한 전달 방식의 문제지 세계사나 고대사 자체가 재미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에 색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돌아보고 과거 존재했던 이들의 사고와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를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그런 관점에서 과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명화를 볼 수 있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인데, 글이나 문서로 습득하기 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이 가거나 시선이 가는 그림과 조각들부터 시작해 보는 재미를 하나 둘 알아가다 보면 과거 존재했던 이들의 역사와, 종교, 문화, 생활상 등을 거리낌 없이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보다 큰 맥락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7일의 미술 수업이라는 컨셉으로 일자별 도시와 그 도시에 있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히 그림을 소개하는 것은 넘어 세계사, 문화, 철학, 신화, 종교에 얽힌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더해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작품 설명과 이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어 미술사를 통해 세상의 교양을 두루 접할 수 있다.

 

특히 예술의 중심인 이탈리아 곳곳의 도시를 탐방하며 그곳의 미술관과 소장품들을 소개하고 있어 이탈리아 여행 전 이 책을 먼저 읽고 여행하면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특별히 이탈리아를 콕 집어 이 책을 집필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미술사에서 이탈리아가 가지는 중요성과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첫째,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확립해 온 그리스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이는 그리스의 모든 것을 이탈리아가 품었고, 품었던 그리스적인 모든 것을 유럽에 알렸다.
▷둘째, 종교적인 측면에서 이탈리아는 로마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유럽, 아프리카 북쪽,  소아시아까지의 광대한 영토에 기독교를 전파해 신 중심의 세계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셋째, 고대 그리스 미술을 적극적으로 모방하고 발전시킨 것도, 1000여 년의 중세기 동안 기독교 미술의 원형을 생산해낸 곳도,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걸출한 미술가들을 배출해낸 곳도 이탈리아이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그림과 조각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뻔한 대답 이상을 할 수가 없다며 '안다'는 것은 대상에 관한 여러 가지 차원의 '정보'를 습득한다는 뜻이고, '본다'라는 것은 제대로 그것을 이해하게 된다는 뜻에 가깝다고 말하며, 대상의 정보가 많을수록 그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 맞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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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만들어낸 그 창밖 세상 안에는 그것을 창조한 자의 삶이, 그 삶을 살도록 한 사회가, 그 사회가 전개시킨 역사가, 그러한 역사 안에 쌓인 구성원들의 사고와 철학이 들어 있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그리고 조각을 본다는 것은 결국 이 모든 정보에 대한 맹렬한 추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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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처음부터 잘 모르는 그림과 조각을 제대로 습득해서 알기는 어렵기에 조각과 그림을 보는 관점부터 달리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멋있다'라거나 '잘 그렸네'라는 시선에서 벗어나 '왜?', '무엇', '어떻게'라는 의문사를 가지고 바라본다면 자연스럽게 그 의문들은 점차 그림과 조각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길러줄 것이다.

 

이탈리아 여행 당시는 그저 여행한다는 기분에 들떠 제대로 조사하거나 공부하지 못하고 덜컥 방문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이탈리아에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을 다시금 만나보며 새삼 복습하는 기분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와 히스토리를 재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마음속 나만의 투 두 리스트도 추가하게 되었는데, 조금 더 다채롭게 공부해서 다시 이탈리아를 방문해 직접 두 눈으로 이 작품들을 만나 자세히 보고 싶다는 열망을 꿈꿔본다.

 

더불어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몇 가지 꼽아 소개하는 이 글을 통해 그림과 조각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부디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후 이탈리아를 직접 방문해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순서는 '도시+보관된 장소' 기준으로 정리했으며 추가적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그림을 중간에 첨부하는 형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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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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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성당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회의, '콘클라베'를 실시하는 이 예배당은 건축을 명령했던 교황 식스토 4세의 이름을 따 '시스티나'라고 부른다.

 

1.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교황 율리오 2세가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 작업을 명했다. 평소 조각이 회화보다 우월한 미술이라는 신념을 굳게 품고 있던 미켈란젤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렇게 큰 프레스코화 작업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은 화가가 아닌 조각가임을 주장하며 버티던 미켈란젤로는 어느 날 갑자기 그 일을 맡겠노라 선언했는데, 이는 교황이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유가 적대적 관계의 건축가 도나토 브라만테의 간교 때문이라고 내심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는 브라만테의 교활한 작전에 정면 돌파를 시도하기 위해 세상 모두가 놀랄 만큼의 대작을 완성해 상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겠노라 결심한다.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더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천장화 중 가장 잘 알려진 그림으로 <아담의 창조>를 꼽는다.

 

▷하나님과 서로 손끝으로 교감하는 이 모습은 스필버그의 영화 <E.T>를 떠올리게 한다.

 

▷아담의 손가락은 미켈란젤로가 사망한지 1년이 지났을 즈음, 천장 균열로 금이 가서 후대 화가가 새로 그린 것이다.

 

▷하나님의 몸을 감싼 붉은 장막 안에는 12명의 인물이 보이는데, 예수의 12제자를 의미한다고 보는 이도 있고 왼팔 바로 아래 천사가 여자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브나 마리아를 대동한 천사들로 해석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붉은 장막과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선이 사람 뇌의 단면과 닮아 있어서, 하나님이 결국 아담, 즉 우리 인간에게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선사했다고도 읽는다.

 

 


2.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최후의 심판>

 

▷예수를 중심으로 기독교를 위해 순교한 성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처형 당할 때 사용된 무시무시한 도구들을 들고 있다. 예컨대, 화살을 맞는 형벌을 받았던 성 세바스티아노는 화살통을, 못이 튀어나온 바퀴에 깔렸던 성녀 가타리나는 그 바퀴를 들고 있다.

 

▷단 중앙에는 나팔 부는 천사들과 크고 작은 책을 든 천사들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죽은 자를 깨우고 천국 혹은 지옥으로 보낼 자들의 명단을 확인 중이다. 왼편 천사는 작은 책을 오른편 천사는 혼자 들기에도 벅찰 정도의 큰 책을 들고 있다. 아마도 작은 책에는 몇 안 되는 선한 이들의 이름이, 큰 책에는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할 사람들이 적혀 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에게 절대적으로 호의적이었던 바오로 3세가 서거한 이후로 <최후의 심판>의 외설 논란은 더욱 격해졌다. 결국 그림을 노출을 가리는 쪽으로 결론이 나게 되면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미켈란젤로가 그림 수정 요구를 받은 지 한 달 뒤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수정은 미켈란젤로의 제자 볼테라가 맡았다.

 

▷사람들은 그의 작업을 벗은 이에게 팬티를 입혀주는 일과 같다고 생각했는지 볼테라를 '팬티 화가'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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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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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전회화관(바르베리니 궁전)
바르베리니 궁전은 전시된 미술 작품들만큼이나 아름다운 내 외부도 볼거리인데, 특히 바쿠스 분수가 있는 정원이 거닐 만하다. 이곳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연기했던 앤 공주의 숙소로 등장하기도 했다.

 

1. 한스 홀바인의 <헨리 8세의 초상>

 

▷영국 튜더 왕가의 헨리 8세는 아내를 6번 바꾸었다. 그중 2명과는 이혼했고, 2명은 참수형에 처했으며, 1명과는 사별했다.

 

▷한스 홀바인은 헨리 8세의 두 번째 아내 앤 불린과 왕의 비서장관이었던 법률가 토머스 크롬웰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왕실 화가의 자리에 올랐다.

 

▷홀바인이 왕실 화가로 활동하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왕이 오매불망하던 아들을 낳고 죽은 시모어 이후, 네 번째 결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왕은 크롬웰이 적극 추천한 독일 클레베의 공주 쪽으로 마음을 굳혔는데 애정이 아닌 국가 간의 이해관계에 의한 혼인이긴 해도 얼굴을 알아야겠다며 홀바인으로 하여금 그녀의 모습을 그려오도록 했다. 

 

▷문제는 이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던 크롬웰이 홀바인에게 그녀를 무조건 예쁘게 그리라 요구했던 것이다.

 

▷그는 정성을 다해 인물의 단점은 교묘히 감추고 없는 장점도 만들어 내가며 누가 봐도 그녀를 그린 것이지만 결코 그녀라고 할 수 없는 보정된 사진 같은 초상화를 제작했다.

 

▷이 초상화를 보고 헨리 8세는 상상과는 너무 다른 그녀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면서 앤과의 잠자리를 거부했고, 6개월 후 혼인 무효를 선언했다. 이후 그녀의 시종, 캐서린 하워드와 결혼했다.

 

▷분노한 왕은 그러잖아도 탐탁지 않았던 크롬웰을 이단에 반역 혐의까지 씌어 처형한다. 그러나 왕은 한스 홀바인에게는 벌을 내리지 않았다.

 

 


2. 한스 홀바인 <헨리 7세, 요크의 엘리자베스, 헨리 8세와 제인 시모어>

 

▷왕은 아들을 낳아준 제인 시모어와 자신의 모습을 런던 화이트홀의 벽에 새겨 영원히 기념하고자 홀바인에게 의뢰했다. 

 

▷홀바인은 왕관이나 왕홀을 등장시키는 대신 그저 한 손엔 장갑, 한 손에는 단검을 든 모습으로 그리면서도 왕의 존재감을 극대화했다.

 

▷헨리 8세는 완전 정면을 보고 있다. 크고 당당한 체구에 두 다리를 벌리고 선 모습은 강한 카리스마를 뽐낸다. 황금빛 의상과 그를 장식하는 보석 등은 질감이 생생하게 드러날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왕은 완성작에 크게 기뻐했고 홀바인뿐만 아니라 다른 화가들에게도 벽화 속 제 모습을 원형으로 하는 여러 초상화를 제작하게 해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3.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유딧 이야기
가톨릭교회의 제2경전인 <유딧기>는 이스라엘 베툴리아 지역을 외적 아시리아로부터 구한 과부 '유딧'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보리 추수를 하다 일사병으로 죽고 3년이 지난 후 아시리아의 장수 홀로 페르네스가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자 유딧은 이에 맞서기 위해 계략을 꾸미게 된다.

 

화려한 옷과 장신구로 치장해 성서에 기록된 것처럼, "남자들의 눈을 홀릴 만큼 요란하게" 꾸몄다. 하녀 한 명을 대동하고 아시리아군 진영에 도착한 유딧은 장수인 홀로 페르네스를 직접 만나야 한다며 간청했고 이에 홀로 페르네스는 쉽게 넘어갔다.

 

마침내 막사로 걸어들어온 지 나흘째 되던 날 밤 유딧은 그에게 술을 청하고 상대가 방심한 순간, 준비한 칼로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내리치고 모두 잠든 틈을 타 빠져나와 그 목을 마을로 가져온다. 홀로 페르네스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 이스라엘 병사들은 사기 진작해 승기를 잡고 적을 물리치게 된다.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에 대한 그림은 같은 상황을 묘사한 다른 화가, 다른 느낌을 통해 비교해 볼 수 있다! 

 

1)카라바조의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이탈리아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 카라바조가 그린 유딧은 남성 판타지 안에 갇혀 있다. 심지어 2번의 칼질만으로 적의 목을 벨 수 있는 여인이라 해도, 그녀가 어여쁘고 소녀스러워서 도와주고 싶은 모습으로 남길 고대한다.
▷강한 추진력과, 담대함을 가진 현실적 모습의 유딧을 카라바조의 그림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2)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카라바조의 그림은 같은 주제, 다른 느낌으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과 자주 비교된다.
▷젠틸레스키의 홀로 페르네스는 온 힘을 다해 저항하지만 유딧과 하녀의 강한 힘에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다. 그녀들은 이런 일을 하고도 남을 만큼의 강단과 투지가 있어 보인다. 남자를 홀리는 몸단장이라는 성서의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그 옷에 피 한 방울이라도 튈까 봐 몸을 사리는 소녀가 아니다. 젠틸레스키의 유딧은 옷 따위는 안중에 없다.

 

3)카라바조 혹은 루이스 핀슨의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프랑스의 한 농가에서 카라바조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홀로 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이 발견되었다.
▷전작에 비해 유딧의 모습이 조금 더 강단 있어 보인다는 점과 그녀와 함께한 하녀가 여전히 노파의 모습이긴 하지만, 더욱 적극적이란 점이 눈에 띈다.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건축에도 참여했던 카를로 마데르노가 설계, 감독하여 지어진 17세기의 성당이다. 잔 로렌초 베르니니의 걸작 <성녀 데레사의 환희>를 소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598년 나폴리에서 조각가의 아들로 태어난 잔 로렌초 베르니니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조각에 뛰어나 신동 소리를 들었으며, 10대 시절 이미 교황과 추기경, 권세가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능숙한 솜씨로 아버지를 도와 밀려드는 일감들을 소화해냈다.

 

▷베르니니는 대상의 형태를 완벽하게 재현하면서도 그 위에 고통과 비명, 웃음, 감탄, 열정 등 인간의 감정을 오롯이 새겨 넣을 줄 아는 조각가였다. 또한 그와 동시에 살아생전 5명의 교황을 고객으로 두었던 최고의 건축가이기도 했다.

 

▷베르니니는 육중한 돌덩어리로 바람에 펄럭이는 그녀의 옷자락뿐 아니라, 고통과 환희 사이의 격렬하거나 숨 가쁘거나 숨을 멎게 하는 그 모든 미세한 감정을 조각해냈다. 조는 이의 가슴을 후벼파거나, 심정의 심연을 뒤흔들어놓는 연극 같은 분위기를 '바로크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는데 '조각'에 있어서는 베르니니를 따를 자가 없다.

 

▷언제라도 약속 없이 방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한 교황 우르바노 8세는 그에게 "로마는 당신을 위해 있고, 당신은 로마를 위해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를 통해 베르니니가 없는 로마는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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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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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델레그라치에 성당
밀라노를 이끌던 공작,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의 명으로 1463년 공사를 시작해 1490년 그의 아들 루도비코 스포르차 대에 완공되었다. 이후 루도비코는 성당 내부에 가문의 가족묘를 만들 생각으로 확장을 명했고 성당과 수도원, 회랑 등 모든 구조가 제대로 형태를 갖춘 것은 1497년에 이르러서다.

 

▷예수의 오른팔 가까이에 앉은 세 사람은 <최후의 만찬> 그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들이다. 셋 중 중앙에 있는 사람은 대제사장의 하인을 공격해 귀를 자른 베드로로, 오른손에 칼을 든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몸을 슬쩍 뒤로 배고 있는 이는 유다로 손에 주머니가 들려 있다. 베드로와 닿을 듯 얼굴을 가까이한 이가 요한으로, 마치 여성처럼 그려졌다.

 

또 다른 작가가 그린 <최후의 만찬>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을 비교해 보면서 왜 그의 작품이 그토록 각광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많은 화가가 이 순간을 그렸지만 다빈치의 그림이 이토록이나 각광받는 것은 원근법, 좌우 대칭 등의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 묘사 덕분이다.

 

▷특히 모든 인물을 섞고 어울리게 해 만찬의 자연스러운 좌석 배치를 유도한 점도 다빈치의 신선하고 놀라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최후의 만찬>과 같은 대형 벽화는 프레스코화로 그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빈치는 계란에 물감을 녹이는 템페라와 기름을 사용하는 유화를 혼합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 방법이 훼손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당시 그는 알지 못했다.

 

▷추후 이 그림은 여러 수난을 겪게 되는데, 식당 특성상 습기가 많아 보관에 치명적인 것은 물론 1660년에는 수도사들이 그림 정중앙에 식탁 부분을 뜯어내고 문을 내는가 하면, 18세기에는 식당이 마구간으로 사용되고, 2차 세계대전 때는 폭격을 맞는 등 수난을 겪게 된다.

 

▷현재의 그림은 1977년부터 22년간 최첨단 장비를 총동원해 겨우 복원한 것이다.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브레라는 '도심 속의 녹지'라는 뜻의 게르만어 '브레이다'에서 나온 말이다. 추후 나폴레옹이 밀라노를 점령하게 되면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이탈리아에서 약탈한 상당수의 미술 작품을 브레라 아카데미로 옮기면서 이곳에서 파리 살롱전과도 비슷한 전시회가 개최된다.

 

나폴레옹 철수 이후에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다수의 작품을 소장하게 된 이곳은 1809년부터 정식 미술관으로 개장한다.

 

'미술관'이라는 뜻의 '피나코테카'라고도 불리며, 14세기 이탈리아 회화로부터 모딜리아니에 이르는 1천 점이 넘는 방대한 회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죽은 예수>는 독특한 시점 때문에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누워 있는 예수의 발치쯤에 시선을 두고 그린 것으로, 몸이 비스듬하게 캔버스 상단 쪽으로 사라지듯 그려져 있어 깊은 공간감을 자아낸다. 2차원의 화면에 3차원적인 환영을 가져다주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의 몸이 짧아진 듯 보인다. 이런 기법을 '단축법'이라고 한다.

 

▷'십자가 처형'을 그린 그림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주인공인 예수, 성모마리아, 애제자 사도 요한,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를 꼽을 수 있는데 이 그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화면 왼쪽, 손수건을 한쪽 눈에 대고 있는 여인은 성모 마리아로 자글자글한 주름과 투박한 손을 가진 성모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 심금을 울린다. 

 

▷그 옆 가장자리에 간신히 얼굴을 드러낸 인물은 사도 요한으로 추정된다. 

 

▷성모의 얼굴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이지만 슬픔과 경악, 분노로 가득 찬 막달레나의 둥근 입이 성모 마리아의 두건 뒤로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독특한 구도는 그림 앞에 선 자들이 직접 현장으로 들어가 동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토록 파격적인 시선 처리로 이처럼 미화되지 않은 성모자나 성자들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이 그림이 후원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화가 자신을 위해 그린 그림이었기에 더 대담하고, 더 파격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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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기억에 남는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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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다 코레조가 그린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중 제우스가 '사랑'을 위해 변신한 모습들을 모아 그린 연작 세 작품


 


 


 

▷첫 번째 사진: 안토니오 다 코레조의 <레다와 백조-레다를 위해 백조로 변한 모습> / 베를린 국립미술관
▷두 번째 사진: 안토니오 다 코레조의 <납치되는 가니메데스-미소년 가니메데를 취하기 위해 독수리로 변한 모습>와 <제우스와 이오-이오를 위해 구름으로 변한 모습> /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세 번째 사진: 안토니오 다 코레조 <다나에-다나에를 위해 황금 비로 변한 모습> /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

 

■대 루카스 크라나흐의 반복하는 형식의 그림들

 

▷대 루카스 크라나흐는 특정 주제와 구도를 반복하는 형식의 그림도 자주 그렸다. <아프로디테와 벌통을 든 에로스>만 해도 20점 이상을 그렸다.

 

■조반니 벨리니 작품

 

▷당시 피렌체나 로마의 화가들은 정확한 데생이 회화의 기본이라 생각했다. 선을 이용해 형태를 완벽한 비율로 완성하고, 그들을 화면 안에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회화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조반니 벨리니는 '선'보다 '색'에서 회화의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그의 그림은 성서의 인물들을 아름다운 자연 속에 배치하여 종교화이면서도 풍경화 같은 분위기를 준다. 또한 빛에 따라 변화하는 색조를 유심히 관찰해 표현하곤 했다.

 

 


미처 다 담지 못한 그림들이 가득하지만 우선적으로 시선이 가거나 관심 있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정리해 보았다. 그저 그림이나 조각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볼거리가 풍족해 배가 부른 느낌이다. 더불어 쉽게 접할 수 없는 명화들이라 모처럼 색다른 영감도 얻을 수 있었다.

 

작품을 그린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얽힌 이야기들을 짧게나마 함께 만나보면서 기이하게만 보이던 부분들이 작가의 의도대로 새롭게 보이는 매직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더불어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을 기준으로 가지가 뻗어나가듯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은 작품을 보다 풍요롭고 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모르면 스쳐 지나갔을 인물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왜 그런 형태로 자리하게 되었고, 또 이 작품에서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그려졌는지 이해하게 되면서 흥미롭게 작품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섭렵할 수 없기에, 반복해서 읽으며 더 관심 있는 부분은 다른 참고 문헌이나 자료를 통해 보충해서 파악해 보는 것도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이 책을 시작으로 미술과 관련한 재미있는 교양을 더 쌓아봐야겠다. 책 한 권으로 간략하게 맛보았지만, 정말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길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에 예술을 두고, 제대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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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걸으면 기적이 일어난다 - 땅과의 접촉으로 만병을 치유하는 건강 프로젝트
김영진 지음 / 성안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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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책을 통해 맨발걷기를 알게 된 이후 '맨발걷기'는 나의 건강을 위해 도전해 보고 싶은 투 두 리스트(To Do List)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막상 도전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환경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간접적이지만 맨발걷기 외에 실행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찾아 현재 실행 중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심과 내 몸에 대한 공부의 일환으로 읽게 된 또 다른 맨발걷기에 대한 책으로, 맨발걷기에 대한 기본 상식과 원리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본문 7장, 부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발로 일으킨 기적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시작으로 다양한 정보와 내용을 담고 있다. 맨발걷기가 낯선 이들을 위해 최대한 모든 내용이 쉽고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일례로 맨발걷기를 설명하는데 쓰인 단어나 용어에 대한 정의, 원리 등을 부록에 다시 한번 설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맨발걷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1장: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이 맨발로 걷기만 했는데도 말기 암을 비롯해 각종 질환이 치유된 사례를 만나볼 수 있다.


▷2장: 맨발로 흙길이나 바닷가 모래사장을 걷기만 해도 질병이 치유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학자들의 논문 내용을 정리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3장과 4장: 맨발 학교, 맨발 유치원, 맨발 회사 등의 사례와 맨발걷기에 열광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 현대인들이 땅과 접촉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수록되어 있다.


▷5장과 6장: 땅과 접촉하는 다양한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을 만나볼 수 있다.


▷7장: 신체의 모든 오장 육부와 신경으로 연결돼 출장소의 역할을 하는 발바닥과 맨발에 관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부록 1장: 땅속에 존재하는 '자유전자', 즉 마이너스 전자는 무엇이며 왜 인체에 꼭 필요한 물질인지에 내용을 담고 있다.


▷부록 2장: 노화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이유와 어떤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제거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부록 3장: '어싱'과 맨발걷기에 관한 추가적인 궁금증 해결할 수 있다.


▷부록 4장: 부드러운 모래사장에서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전국의 해수욕장 277개소가 지역별로 정리되어 있다.

 

 

최근 '나 혼자 산다' 등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과거보다 맨발걷기가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 100세 시대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기 위한 심플하고 놀라운 여정에 함께 동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경제적 비용이나 특별한 도구도 필요 없는 맨발걷기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장소만 잘 물색하면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물론 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이 부분이 제일 큰 난관이지만, 바닷가나 산, 공원 등이 가까이 있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만약 나와 같이 쉽게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여행 때를 활용한 어싱을 실행해 보거나, 집에서 손쉽게 어싱을 할 수 있는 대체재를 찾아 진행해 보는 것도 괜찮다.

 

그전에 왜 맨발걷기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다는 것인지, 또 사람들이 왜 이토록 열띤 호응과 추천을 일삼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어떤 영향과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고 진행해 보자. 이후 맨발걷기를 즐겨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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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이 일으킨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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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가 일으킨 다양한 기적의 사례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말기 암 극복
■당뇨병과 치매, 우울증과 비만에서 탈출
■만성 불면증 해결
■면역력 강화와 만성 염증의 예방과 치유
■아토피성 피부염 치유
■부종이 사라짐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유
■각종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음
▷시차 증후군
▷컴퓨터 증후군
▷갱년기 증후군
■아이들 학습 능력 향상, 불안감 해소

 

이외에도 빠른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내용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질병과 질환의 해결사로서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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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다이어트를 효과를 원한다면 반드시 약간의 소금을 탄 물을 마시면서 걸어야 합니다. 소금은 각종 영양소를 붙들고 몸속(세포)으로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노폐물, 즉 쓰레기를 붙들고 나오는 성질이 있으므로 맹물보다 다이어트 효과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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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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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합병증이 치유되다
■피로 회복 100%, 숙면 93%의 효과가 입증되다
■두통, 불면증, 신경쇠약증이 사라지다
■스트레스와 동통이 사라지다
■몸의 정전기가 빠져나가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자동으로 조절되다
자율신경은 각종 장기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직장에서 긴장하며 일할 때는 교감신경, 즐거운 식사를 하거나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때는 부교감신경이 신체를 지배한다.

 

만약 자율신경 시스템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치우치면, 즉 늘 긴장된 생활로 교감 신경만이 작용하고 부교감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불면증을 비롯한 각종 질병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때 땅에서 올라오는 자유 전자가 풍부하게 공급되면 자율신경이 자동으로 조절돼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다.

 

■긴장이 줄고 염증이 완화되다
■당뇨병 환자의 고혈당 수치가 내려가다
■스트레스와 심장 질환이 개선되다
■혈액순환이 개선되다
심혈관 계통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적혈구끼리 뭉쳐 모세혈관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땅과 접촉하게 되면 자석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듯이 적혈구끼리 서로 밀어내는 힘이 그만큼 강해지면서 뿔뿔이 흩어지면서 혈액순환이 잘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모세혈관까지 혈액순환이 잘되면 손발이 따뜻해지며 뭉친 어깨도 풀리고 얼굴은 복숭아의 빛깔처럼 불그스레해진다. 땅에서 흡수한 마이너스 전자로 적혈구를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 것과 동시에 충분한 양의 물과 적당량의 소금을 섭취해 혈액을 묽게 하면 충분한 혈액을 공급해 제대로 작용할 수 있다.

 

■인지 속도가 빨라지고 집중력이 향상되다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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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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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 있는 맨발 학교, 맨발 유치원, 맨발 회사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이 중에서 시선이 가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맨발로 근무하면 특히 이로운 점>

 

▶첫째, 스트레스가 경감된다.
▶둘째, 직원 간의 대화가 활성화된다.
▶셋째, 사무실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①낮잠을 잘 수 있다.
   ②헬스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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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땅과 접촉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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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는 물체끼리 마찰을 하거나 서로 부딪칠 때 발생하지만, 신체 내부에서 혈액이 순환할 때도 발생하며 외부로부터 전자파를 흡수해도 몸에 쌓인다.

 

 

위쪽 그림을 살펴보면, 마이너스 전화를 띤 적혈구가 서로 멀리 떨어져 혈관 내부를 원활하게 흐르고 있는 반면, 아래쪽 그림은 혈관 근처의 피부에 쌓인 플러스의 정전기로 인해 적혈구들의 포도송이처럼 뭉쳐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고 피부 쪽 혈관 내벽에 달라붙어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혈액순환이 방해받으면 산소를 비롯해 각종 영양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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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건조한 피부, 어깨가 자주 결림, 손발이 차가운 냉증, 비염, 가려움, 습진, 피부 알레르기, 눈의 피로, 안구 건조증, 산소 부족으로 인해 두통과 통증이 자주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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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몸속의 각 세포에는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으며, 세포 내부에 발생한 노폐물인 쓰레기도 배출되지 않으므로 손발이 차가워지고 각종 장기와 조직이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이처럼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정전기는 인간의 몸과 땅이 하나가 되는 방법으로 배출해야 하며 야외에서 맨발로 촉촉한 흙을 밟거나 실내에서 접지 시스템이나 어싱 도구로 땅과의 접촉을 통해 수시로 정전기를 배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외부로부터 흡수되는 전자파는 세월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지고 있어 앞서 언급한 혈액순환 장애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호르몬 분비에 미치는 영향
전자파에 끊임없이 노출되면 코르티솔과 부신피질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활성산소 농도가 증가해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산화 스트레스에 약한 췌장이 손상되면 당뇨병의 발생을 부추길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증상도 유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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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면역력 저하, 자율신경 실조, 공복 시 초조함, 심한 졸음 현상, 괜한 불안감과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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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각종 호르몬 생산과 갑상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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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생리불순, 성욕 감퇴, 피부건조, 불임, 자궁내막증, 집중력 저하, 피로 증후군, 월경 전 증후군, 더위와 추위에 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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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에 미치는 영향
전자파는 호르몬뿐 아니라 생식기인 난소, 자궁, 난자, 정자 등에도 직접 영향을 미쳐 남성 정자 세포의 DNA 손상과 정자 감소, 여성의 불임과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중인 여성은 발달 장애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창 성장 중인 어린이는 알레르기 질환, 자가 면역 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경 세포에 미치는 영향
심장의 심근세포에 영향을 미치면 부정맥을 일으키고 뇌에서는 간질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전자파는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활성화시켜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루게릭병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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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접촉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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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어싱은 땅과의 접촉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땅과 접촉하는 다양한 방법

 

▷맨발로 걷는다
땅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걷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인데, 촉촉한 곳이나 잔디밭이면 더욱 좋다. 콘크리트 길이나 아스팔트 길은 보통 어싱효과가 없지만, 비가 오는 날은 상관없다.

 

▷직접 흙과 접촉한다
캠핑의자나 간이의자에 앉아 맨발로 땅을 밟거나 바닷가 모래사장에 발을 묻어도 어싱이 잘 된다. 집에서는 맨발과 맨손으로 흙을 밟거나 만지며 텃밭의 채소나 정원의 화초를 가꾸면 피곤한 줄 모르고 일을 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간다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강, 호수, 바다 등에서 수영을 해도 어싱이 된다. 아니면 물가를 철벅거리며 걷기만 해도 어싱이 되며, 집에서 목욕할 때 샤워기가 목욕물에 잠겨 있으면 샤워기를 통해서도 어싱이 된다.

 

▷자연을 활용한다
촉촉한 정원, 운동장, 잔디밭을 맨발로 걷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맨손으로 풀이나 나무를 만져도 땅과 간접적인 접촉이 된다. 잔디밭에서 노는 반려동물은 맨발이므로 이들을 쓰다듬어 줘도 간접적으로 땅과 접촉할 수 있다.

 

▷어싱 상태의 사람과 접촉한다
요즘은 의사나 마사지사 자신이 어싱이 된 상태로 환자나 고객을 맞이하는 곳도 있다.

 

■맨발걷기의 유의사항

 

▷발 건강의 중요성
인간의 발은 신체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98%의 신체를 지탱하는 '몸의 뿌리' 역할을 한다. 또한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발까지 내려온 혈액을 다시 올려보내는 '제2의 심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만약 발에 다양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면 걷거나 뛰는 등의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심폐 기능이 저하돼 면역력이 낮아질 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가 일찍 발생할 수도 있다.

 

▷발 건강부터 체크한다
맨발로 걷기 전에 자신의 발 건강 상태를 먼저 체크해 뒀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좋아지는지 확인하는 것도 맨발걷기에 도움이 된다.

 

▷팔자걸음부터 고친다
안짱걸음은 허벅지 뼈나 전강이 뼈가 안쪽으로 뒤틀려 생기는 경우가 많다. 기저귀 때문에 생긴 어린이의 안짱걸음은 저절로 호전이 되지만 10%는 그대로 지속된다. 성인의 경우 고관절이 앞으로 뒤틀어져 오래 걸을 때 아킬레스건을 충분히 쓰지 못하게 되고 발목과 무릎관절에 통증이 자주 발생한다.

 

한편 팔자걸음은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걷게 함으로써 척추관이 좁아지고 척추후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며 골반이 틀어져 팔자걸음의 원인 중 70%는 양반다리로 앉는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하고 30%는 복부비만이 심하거나 허벅지 안쪽에 살이 많은 경우에 발생한다.

 

이처럼 안짱걸음과 팔자걸음은 몸 전체를 틀어지게 하는데, 고치려면 운동장이나 모래사장에 직선으로 줄을 긋고, 그 줄에 따라 똑바로 걷는 연습을 추천한다. 

 

▷몸 상태를 미리 기록해 둔다

땅과의 접촉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리 몸 상태를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 체중, 허리둘레, 손톱의 반달 모양, 발뒤꿈치 갈라짐, 피부 건조 상태 등의 변화는 물론, 아픈 곳의 상태를 일기 형태로 기록해 둔다. 그리고 혈액 검사를 통해 각종 수치를 기록해 뒀다가 1개월 단위로 체크해 보는 것이다.

 

▷파상풍 예방 주사를 맞는다
면역력이 약하다고 생각되면 미리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고 맨발걷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풀밭의 진드기를 조심한다
반려견이 잔디밭이나 풀밭에서 뒹굴면 진드기가 달라붙기도 하는데, 사람에게도 달라붙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리면 감염되는 쓰쓰가무시병은 목숨을 잃기도 하므로 어싱매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시작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겨울철에 맨발걷기를 하면 몸이 후끈후끈해지며 체온이 올라 추위를 모르게 돼 건강에 좋다.

 

▷되도록이면 바닷가가 좋다
처음으로 '맨발걷기를 할 때는 되도록 바닷가가 좋다'라고 권하는 데 공기가 맑은 바닷가는 도시의 공원에 비해 음이온이 더 많고 소금이 녹아 있어 맨땅보다 전기가 수백 배나 잘 통하므로 바닷가의 모래찜질, 모래성 쌓기, 수영 등을 즐기면서 어싱을 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효과도 땅에 비해 2배 이상 나타난다. 또 무좀이 없어지는데도 도움이 된다.

 

▷맨발걷기가 끝나면 찬물로 씻는다
맨발걷기가 끝나면 찬물로 발을 씻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차갑게 느껴지지만 5분쯤 지나면 오히려 발이 훈훈해지는데, 이는 혈액순환이 잘되고 있다는 증거다.

 

▷어싱용 신발로 겨울철 동상을 예방한다
만약 맨발걷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상이 걱정된다면 '어싱용 신발'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봉을 신발 바닥에 박아 만든 제품으로 겨울철에 안성맞춤이다.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신다
걷기 시작하면 활발한 신진대사로 체온이 높아지고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며 수분 증발로 혈액량이 줄어든다. 혈액량이 줄어들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고혈압과 뇌졸중으로 이어지므로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물과 적당량의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

 

▷맨발걷기의 목표는 땅과의 접촉이다
맨발걷기의 목표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촉촉한 땅과 접촉하는 것이므로 첫 2~3일은 30분, 4일째는 1시간, 1주일 후에는 1시간 30분 등과 같은 방법으로 점차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해수욕장의 부드러운 모래사장이라도 첫날부터 욕심을 내서 많이 걸어서는 안 된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이 곧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땅과의 접촉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실내 어싱의 유의사항
가장 먼저 언제 지은 건물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신축 건물에는 반드시 접지 공사를 하도록 의무화돼 있어 땅과의 접촉이 가능하지만, 2002년 이전에 지은 건물이나 주택은 접지선이 없기 때문에 실내 어싱이 불가능하다.

 

▷어싱이 불가능한 건물
①구리로 된 접지봉을 땅에 박거나 묻는다.
②구리선 전깃줄을 접지봉과 연결해 집안으로 끌어들인다.
③집안으로 끌어들인 구리선에 어싱 제품을 연결해 사용한다.



▷다세대 주택의 어싱
아파트나 대형 건물 등 독립 접지가 아닌 통합 접지를 사용하는 곳은 접지선 전압이 0볼트가 아닌 곳이 많아 접지 효과가 없다. 오히려 역류로 인해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지만, 많은 업체가 이런 내용을 사전에 홍보하지 않고 고가 제품 판매에만 몰두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자.

 

어싱 제품은 전기 콘센트의 접지선에 제품을 연결해 신체를 접촉하는 방식이므로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역류 방지 장치가 설치돼 있는 플러그나 접지선을 연결해 사용해야 한다. 

 

▷단독 주택의 어싱
우선 주변에 전봇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비가 오는 날 번개가 치거나 전선의 과부하가 발생하면 과전류가 어싱을 하기 위해 설치한 전선을 따라 집안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으므로 주변에 전봇대가 많은 단독 주택에서는 비 오는 날에는 어싱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독 주택에서 굳이 어싱을 해야 할 때는 반드시 어싱을 전선이나 플러그에 저항기가 있는지를 확인한 후 땅과 연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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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의 다양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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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 반응
동양의학에서는 허약하거나 질병으로 균형을 잃었던 몸이 보양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을 통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엉뚱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명현 반응' 또는 '호전 반응'이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맨발걷기도 초기에 기운이 없고 축 늘어지거나 설사, 피부 질환, 통증 재발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과민 반응
여러 가지 약을 먹고 있으면서 맨발걷기를 시작하면 사람에 따라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약을 먹는 경우
여러 가지 약을 동시에 먹고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서 줄이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으며 처음 어싱을 진행하면서 신체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며칠이 지나도 특별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점차 시간을 늘려가면서 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약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약물 효과가 지나치게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해 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항응고제, 혈액 용해제
항응고제 약을 먹으면서 어싱을 하면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질 수 있으므로 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혈당 강화제
맨발걷기를 하면 당뇨병 환자의 고혈당 수치 감소 효과가 빨리 나타나므로 혈당 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해서 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항염증약, 소염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은 주로 가공식품과 산성 식품 위주의 식생활을 하거나 몸이 뚱뚱한 비만인에게서 많이 분비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을 먹고 있는 경우에도 어싱으로 인해 과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해 줄일 필요가 있다.

 

■효과가 없는 경우
효과가 없는 사람은 생활 습관을 되돌아보고,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고 있는지, 가공식품과 산성 식품 위주로 식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싱겁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부신피로 증후군
효과가 없을 때는 부신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부신피로는 여러 원인들이 겹치면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항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없게 되는 상태로 '늘 피곤하다', '무슨 일을 하든 즐겁지 않다', '앉았다 일어서면 현기증이 난다', '항상 혈압이 낮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부신피로 증후군이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밀에 포함된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때문에 각 장기와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미네랄, 물, 소금의 부족을 초래해 부신피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초점을 맞춰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개선하면서 어싱을 해야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물 부족
자신이 하루에 얼마만큼의 물을 섭취하고 있는지도 검토해 봐야 한다. 신체에 물이 부족해 피부가 건조하다는 신호가 느껴지면 충분한 양의 물과 적당량의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

 

신체에 물이 부족하면 몸속에 발생한 쓰레기인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므로 살이 찌기 시작하다가 비만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소금 부족
인체에 소금이 부족하면 소화불량이 발생하기 쉬워 항상 나른해 기운이 없으며 괜히 짜증이 나고 정신적으로는 늘 불안하며 심하면 공황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신체에 소금이 심각하게 부족하면 패혈증, 골다공증,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면역력 향상, 골다공증 예방, 튼튼한 치아를 위한 최고의 건강보조식품은 '소금'이며, 인체에 필요한 모든 미네랄이 포함된 식품은 오로지 소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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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자유 전자와 음이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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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 전자
마이너스 전하를 띤 자유 전자는 음극 쪽에서 양극 쪽으로 흐르며, 이러한 원리에 따라 지구의 자유 전자가 플러스 전하를 띤 사람에게도 쉽게 이동하는 것이다.

 

2. 음이온
나무가 많은 공원이나 숲, 폭포, 바닷가에는 음이온이 많고, 사람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도심지에는 양이온이 많다.

 

저기압의 영향을 받거나 오염된 공기로 양이온이 쉽게 증가하면 인체 내의 음이온이 감소하고 양이온이 증가하기 때문에 천식, 신경통, 뇌졸중 등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양이온은 '피로 이온'으로도 알려져 있다. 바닷가, 숲, 폭포, 계곡에서의 활동이 질병 치유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공기 중에 음이온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음이온인 자유 전자가 인체에 다량 흡수되면 산성 쪽으로 기울어지는 혈액을 약한 알칼리성으로 변화시켜 100조 개나 되는 인체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활력을 증진하며 혈액순환, 피로회복, 신경 안정, 식욕 증진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음이온은 '건강 이온', '공기의 비타민', '21세기의 비밀 에너지'리고 불리고 있다.

 

공기 중의 이온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물질로 이온들이 많이 모여 집단을 이루면 결정체가 돼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물체가 되기도 하는데, 가장 좋은 사례로는 '소금'이 있다.

3. 음이온과 마이너스 전자의 역할
음이온과 마이너스 전자를 몸에 흡수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①활성 산소 중화 작용
활성산소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균 등이 침입했을 때 이들을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잉 생산되면 온갖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독성 물질인 활성산소도 마이너스 전자와 만나면 순화되거나 물이 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

 

②혈전 예방 작용
혈액에 다량의 마이너스 전자를 공급하면 적혈구의 표면이 마이너스 전하를 띠게 돼 서로 밀어내며 달라붙지 않고 낱개의 포도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모세혈관을 쉽게 통과한다. 따라서 혈액순환이 잘 돼 손발이 따뜻해지고 세포에 영양 공급이 원활해져 질병이 치유되는 쪽으로 진행된다.

 

③혈액 정화 작용
다양한 원인으로 산성화된 혈액을 땅에서 흡수한 마이너스 전자가 알칼리성으로 환원시켜 각종 질병을 예방,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④자율 신경 조절 작용
교감신경이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은 부교감신경에 필요한 마이너스 전자가 부족해 균형이 무너졌다는 증거다.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촉촉한 땅을 맨발로 걸으면서 신체 활동에 충분한 양의 마이너스 전자를 공급받으면 금세 자율신경 균형이 회복돼 불면증, 편두통, 만성피로 증후군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⑤정신 안정 작용
마이너스 전하를 띤 음이온 전자는 부교감신경에 작용해 마음의 안정과 행복감을 증폭시키는 베타 엔도르핀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⑥면역력 향상 작용
유익한 역할을 하는 세균들이 더욱 열심히 일하도록 도와주는 에너지가 바로 '마이너스 전자'이다.

 

⑦폐 기능 강화 작용
마이너스 전자가 폐 기능을 향상시켜 탄산가스 배출과 산소 교환을 촉진해 혈액 산소 포화도를 높이면 폐렴도 빨리 회복된다. 마이너스 전자로 폐와 장 기능이 회복되면 설사나 변비가 개선되며 식욕이 왕성해집니다.

 

⑧진통 작용
땅과 접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24시간 동안 마이너스 전자를 흡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충분한 양의 물과 적당량의 소금을 섭취하면 놀라울 정도의 진통 효과가 나타나며 증상이 치유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⑨효소 활성화 작용
효소 활성화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약해진 세포가 새롭게 재생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므로 질병이 치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⑩노폐물 배출 작용
땅에서 흡수한 마이너스 전자가 세포 내부에 공급되면 손상된 DNA 및 세포가 회복된다. 특히 간의 요소 합성 기능이 향상되므로 콩팥의 여과 기능도 개선돼 노폐물이 신속하게 배출되는 효과가 있다.

 


맨발걷기를 시작하기 전 참고하면 좋을 정보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땅을 직접 맨발로 접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마이너스 전자(=자유전자), 음이온과 양이온의 정의, 그리고 맨발걷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치유 효과들을 통해 맨발걷기를 해야만 하는 이유와 계기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 중에 맨발걷기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충분한 양의 물과 적당량의 소금을 섭취'에 대해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어 이것이 얼마나 좋은 습관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물은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등 우리 몸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돕는다. 여기에 약간의 소금을 추가하면 앞서 물을 마시면서 얻은 긍정적인 면을 삼투압 작용을 통해 더 가속화시킴으로써 여러모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작은 팁처럼 느껴지지만,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꿀팁이 아닐까 싶다. 가까운 공원, 마당, 산, 바다 어디든 좋다. 맨발로 하루 10분 간단히 산책부터 시작해 보자. 보통 2개월만 진행해도 큰 효과를 본다고 하니 생각보다 적은 시간 투자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만약 이게 여의치 않다면, 맨발 혹은 맨손으로 텃밭의 채소나 정원의 화초를 가꿔보자. 집에서 목욕할 때 목욕물에 샤워기를 담가두는 것만으로도 어싱이 가능하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이들을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땅과 접촉할 수 있다. 혹은 어싱이 된 상태로 환자를 보거나 고객을 맞이하는 마사지사를 찾아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중요한 건 하루 10분이라도 실천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나의 몸과 건강을 위해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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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푸켓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김경진.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태국 남부에 자리한 푸켓은 에메랄드빛의 바다와 황금빛 모래사장, 다양한 먹거리와 이색적인 숙소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휴양지다. 열정 넘치는 화려한 밤은 낮과 다른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데 먹거리, 놀거리 등 다양한 부분에서 풍성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더 시선이 가는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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