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 - 2025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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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생각보다 막막할 수 있다. 관광은 물론 교육적 의미에 더해 재미까지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럴때 이 책을 참고해 계획을 짜보면 어떨까? 자녀와 함께 고민하고 계획한 일정은 생각보다 더 기억에 남을것이다. 다음에 또 가고 싶다고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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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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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는 책!"



군주론을 대표하는 42개의 명제와 두 가지 해석을 함께 담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며, 진심으로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특히 혼란한 현 시국에서 만약 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누군가가 이 책을 곧이곧대로 해석하고 그대로 실현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같은 내용인데, 어쩌면 이렇게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또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대표되는 42가지 명제를 선정해 그것에 대한 예시와 해석을 담고 있는데, 극명한 해석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맛이 있다.


한 꼭지당 명제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방식의 예시를 들려준 후에는 오늘날 어떻게 이 명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함으로써 고전이 고전으로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저자가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부분으로 삶의 교훈과 영감이 필요한 순간 꺼내볼 수 있도록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만약 아직까지 군주론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맛보기 형태로 군주론이 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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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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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정치 철학의 고전으로, 정치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중심으로 국가 통치의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작품이다.


<군주론>은 군주가 어떻게 권력을 잡고 유지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군주는 도덕적일 필요가 없으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고 변덕스럽다는 전제하에, 군주는 그들의 본성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통해, 권력 유지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라면 비도덕적 행위도 용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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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배경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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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작성한 후 정치적 복귀를 노리고 메디치 가문에게 헌정했지만, 결국 받아주지 않아 복귀에 실패하고 만다. 이후 그는 남은 생을 은둔 속에서 보내다 생을 마감한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적으로 소외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사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는 1513년 <군주론>을 작성했지만 생전에 출간되지 않는다.


사후 5년 뒤 1532년 친구 안토니오 블라도에 의해 로마에서 <군주론> 초판이 발간된다. 이를 통해 <군주론>은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정치철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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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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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이탈리아판 초판 원문에서 군주론을 대표하는 42개 명제를 선정하여, 이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각 꼭지는 하나의 명제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독자가 그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를 먼저 제시한다. 사례를 통해 명제의 실제적 의미를 체감하게 한 후, 이어서 그 명제에 대한 심층적인 해석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각 장의 끝에는 해당 명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을 제시한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지혜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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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게 다가왔던 명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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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군주론》 15장~17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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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는 통치자가 이상적인 도덕성과 현실 정치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 국가의 이익과 안정성을 위해 비도덕적인 수단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국가의 안정을 위해 거짓말이나 배신, 폭력 등 비윤리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중요 질문

"목적이 정말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어떤 목적이든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정당화될 수 있는 수단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 딜레마를 그대로 반영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할 때, 의료 연구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동물 실험이 필요할 때 이것들이 모두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든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그 판단과 책임은 사회 전체의 도덕적, 윤리적 기준에 따라 장기적이고 다층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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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국가의 이익이나 안정성을 위해 소수가 희생되거나, 비도덕적 수단을 정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소수 안에 내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으며, 이런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는 결국 '국가, 권력, 부유한 자'와 같은 어느 쪽이든 막강한 힘이 있는 자들의 논리가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약 그런 상황에 도래하게 된다면 도덕적, 윤리적 기준은 물론 다방면의 심도 있는 논의와 고민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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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에게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두려움을 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


-《군주론》 17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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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았다. 따라서 군주는 군중의 감정에 의존하기보다는, 두려움을 통해 군중이 군주의 명령을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두려움을 주는 군주라도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의할 점

현대 사회에서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두려움에 기반한 리더십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 내 불신과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좋은 리더는 단호함과 유연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통치자는 군중의 사랑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했듯이, 현대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의 감정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연민을 느끼는 것은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의 원칙과 목표를 포기하는 대가로 상대의 감정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즉 사랑과 두려움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마키아벨리 교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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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해석을 읽었을 때는 요즘 시대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문장을 읽으니, 공감과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대상과 주체를 바꾸니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해석하기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명제였다.


저자가 내놓은 해석처럼, 감정에 호소하거나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기보다, 나만의 중심을 잡고 관계를 탄탄하게 만들어가는 것으로 관계를 형성해 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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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래시계에서 더 많은 모래가 빠져나갈수록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군주론》 전체 맥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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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통치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현명하게 통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군주가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 성숙해지고,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양한 상황과 도전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얻은 지혜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경험을 통한 성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역사를 공부하고 과거의 실수를 돌아보며 배우는 것은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꼭 필요한 가르침이다.


역사의 교훈을 통해 우리는 전쟁, 경제에 위기, 사회적 불평등 등 과거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경험과 교육을 통한 지혜의 전승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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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얻는 성장과 지혜, 깨달음이다. 아마 과거 어르신들을 우대했던 이유는 바로 이런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지혜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런데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면, 과거보다 경험치는 몇 배나 상승했는데, 어쩐지 그 뒤에 따라와야 할 지혜와 성장, 깨달음은 부재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토록 불통과 절벽이 난무하는 시대가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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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대담함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덕목이다."


-《군주론》 6장/25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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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대담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운이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 경영은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데,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화, 경쟁자의 움직임, 경제적 변동 등 여러 요인이 리더의 결단을 요구한다. 이때 과감한 선택은 성공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개인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있어 과거의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대담한 결심은 때때로 꼭 필요하다. 우리의 삶에서 인간관계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관계가 더 이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목표나 도전을 위해서는 과거의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할 때도 있다.


대담함은 오늘날 개인, 비즈니스, 조직의 성공을 이끄는 필수 요소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대담하고 과감한 결정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는 용기를 갖춘다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으며, 결국 이를 통해 성공에 이를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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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담함을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과거 삼성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을 한 뒤 삼성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바꿔놓았다.


하나의 기업을 이끄는 오너의 이런 대담한 선택으로 삼성은 오랫동안 반도체와 전자 부문에서 승승장구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런 담대함은 비단 비즈니스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개인이나 조직을 이끄는 리더, 가장에게도 이런 담대함은 필수 덕목이다.


살다 보면 벽에 가로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불확실함 속에서 그 벽을 뚫고 길을 찾아 나서야 할 때, 담대함은 큰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담대함은 기회 창출, 혁신, 변화의 키워드와도 꽤 친밀하다. 만약 인생의 큰 변곡점이 생기는 지점이 있다면 아마도 관계와 성장에 담대함이 추가된 시기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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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황에서 선을 행하려는 사람은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멸된다."


-《군주론》 15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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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항상 도덕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면 현실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그는 세상이 도덕적으로 완전하지 않으며, 군주가 모든 상황에서 선을 행하려 한다면, 결국 비도덕적이고 냉혹한 사람들로 인해 파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마키아벨리의 이번 명제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선을 행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실의 냉혹함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그에 맞는 전략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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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지만, '선'만 추구하며 산다고 해서 세상이 항상 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선만 추구해서는 이 세상을 온전히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 선하게 살겠다고 이상만 좇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직시하며 균형을 맞춰나가는 삶을 살아가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때로 '선'한 삶을 위해 현실의 문제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결코 선한 삶이 아니다. 그것은 방관이며 회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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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은 초기에는 치료하기 쉽지만 진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진단하기는 쉽지만 치료는 어려워진다."


-《군주론》 3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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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군주가 직면하는 문제와 위기가 초기에는 미미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 단계에서 신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해결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경고한다. 그는 초기 단계에서 문제를 감지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더 큰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마키아벨리는 우리가 문제를 초기에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명제를 통해 강조한다. 어떤 문제든, 실로 아주 간단한 문제처럼 보일지라도 초기에 어떤 신호를 포착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미리미리 신중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더 큰 위기를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안정을 이루는 데 필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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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문제를 사소하게 보지 않고, 초기에 조치를 취하는 부분은 나 역시 깊이 새기며 실천하고 있는 덕목 중 하나다. 초기에 진압하면 여러 면에서 훨씬 이득임을 직, 간접 경험을 통해서 확실히 깨달은 후로, 이제는 굳이 일을 키우지 않는다.


더불어 이것은 어느 부분에 대입해도 성립하는 확실한 명제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통증, 업무, 관계 등) 사회나 국가에 대입해 봐도 확실히 장점이라 할만하다.


여기에 더해 예방과 빠른 조치까지 챙길 수 있어 다방면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판단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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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은 평온을, 평온은 무질서를, 무질서는 파멸을 낳지만, 파멸 속에서 다시 질서와 덕이 생기며, 영광과 행운이 따른다."


-《군주론》 3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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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석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국가와 권력의 흥망성쇠를 덕과 안일함의 순환 과정이라 설명하며, 번영과 쇠퇴, 그리고 다시 번영으로 이어지는 주기를 이야기한다.


이는 개인의 삶, 조직의 성장, 국가의 흥망성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적용될 수 있는 통찰이다. 이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현실주의와 역사적 순환론을 보여주며,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점이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

마키아벨리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며 제시한 순환론은 개인의 인생사에 그대로 빗댈 수 있다. 우리의 삶에도 시기마다 상승과 하강의 주기가 있으며, 고난과 시련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좋은 시기가 지속될 때 점차 안일함을 경계하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순환의 법칙을 이해하고 삶의 교훈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다시금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마키아 벨리의 순환론은 어려움은 결코 인생의 끝이 아니라,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정임을 시사하고 있다. 즉 인생은 한 번의 직선적 여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하며 성장과 쇠퇴가 반복되는 반복스러운 흐름 속에 존재함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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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제를 읽으며 어쩐지 현재 우리의 상황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번영과 쇠퇴, 그리고 다시 번영이 주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쇠퇴에서 다시 번영으로 갈 순서인 걸까? 아니면 번영에서 쇠퇴로 가고 있는 중인 걸까?


아무쪼록 빨리 쇠퇴가 종결되고, 번영으로 가는 상승곡선에 접어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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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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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명제에 따른 다른 해석, 그리고 여러 사례를 통해 만나본 역사적 사건과 기업의 전략 등은 흥미로움과 새로운 관점을 선사했다.


특히 극과 극을 달리는 해석을 살펴보며, 그동안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고전 읽기의 어려움에 대해 제대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같은 주제를 놓고도 확연히 차이 나는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지 신기하면서도 놀라웠다.


그러면서 고전이라고 해서 매 시대,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예컨대, 잘못된 방식으로 해석을 하거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해석일 경우 오히려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거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주론>의 경우 국가 위기까지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하고 막강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독자나 해석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정치 철학의 고전으로 불릴 만큼 유명세까지 치르고 있어, 잘못된 방식으로 가르치거나 받아들이게 된다면 추후 나라를 말아먹는 정치인 불순 불자를 길러내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염려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기도 했다.


이런 해석의 차이에 더해 또 한 가지 흥미롭게 다가왔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사례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짤막한 역사나 기업에 대한 이야기다. 군주론이 쓰일 당시 상황과 이 명제를 설명하기 위해 함께 곁들인 이야기를 통해 몰랐던 역사도 배우고, 또 확장된 의미의 개념까지 그려볼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했다.


최근 우리는 꽤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연일 이어지던 물가 상승, 사건사고, 자연재해,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계엄 선포까지.


똘똘 뭉쳐서 시련을 극복하는 것에 올인해도 부족한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계속 겹치면서 상황은 갈수록 더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군주(현재는 대통령 혹은 총리)가 필요하다. 고로 군주의 부재는 국가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올바르지 못한 군주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불안정한 상황이 정리되고 다시 안정기에 접어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래야 사람들이 정체에서 벗어나 그 너머를 바라보며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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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처방합니다 - 나를 알고 사랑하는 이들을 이해하는 심리 카드 29
노우유어셀프 지음, 최인애 옮김 / 마음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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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상담 심리서!"



선물 받은 책을 묵혀두다 이제야 읽어본다. 순서에 밀리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속 쳐다보고만 있었는데 드디어 목적을 이뤘다.


이 책은 노우유어셀프라는 집단에서 상담 심리를 하면서 의뢰받은 고민들 중 특별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의뢰한 고민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나와 타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까지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보통의 심리 책들은 어떤 것의 사례나 심리분석 등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특정 심리에 대한 원인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처방안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 그다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막연히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너머를 생각해 당황스러운 상황이나 불필요한 심리전을 피할 수 있고, 또 사람마다 성향과 기질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표현하는 점을 이해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총 29가지의 심리와 처방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에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타인이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또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를 통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근본적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그런 심리를 제대로 수용하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들의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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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노우유어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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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유어셀프는 해외 유수 대학교에서 임상 심리, 사회복지, 정신건강의학을 배운 전공자들과 중국의 유력 매체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일컫는다.


이들은 청년들의 자아탐색을 돕고자 상담 심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유익한 사업도 펼치는데 <심리를 처방합니다>는 그 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29개 심리 주제는 내담자들이 노우유어셀프를 통해 상담한 수많은 내용 중에 가장 많이 의뢰한 고민들을 선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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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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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유형------



◎심리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틀, 애착 유형의 종류


▷안정애착형

안정애착형은 가장 이상적이며 건강한 애착 유형이다. 안정애착형 사람은 상대방에게 적당히 기대면서도 각자 더 큰 세상을 탐색할 수 있도록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한다. 또한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잘 전달하는 편이며, 마찬가지로 상대의 필요에 즉시 부응한다.


▷몰입애착형

몰입애착형 사람은 늘 '감정적 목마름'을 호소한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상당히 의존하며 약속에 집착하는 편이다. 또한 상대를 잃을까 봐 과도하게 걱정하며, 자신이 필요한 때에 상대가 곁에 있지 않거나 즉시 응답해 주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


▷공포-회피애착형

공포-회피애착형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버려지고 거절당할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을 솔직히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멀어지고 주로 냉담해지는 쪽을 선택한다.


냉담함을 선택하는 것은 냉담함 이외의 다른 감정을 드러내는 자체를 수치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드라마틱 하고 기복이 심하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관계에 빠지기 쉽다.


▷거부-회피애착형

거부-회피애착형 사람은 상대에게 자기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으며, 상대도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거나 정서적 위안을 구하지 않기를 바란다.


상대와 더 깊은 관계가 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데도 인색하고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 탓에 이들은 불성실하고 친밀도가 떨어지는 연인으로 평가되며, 표면적 친밀관계를 맺을 확률이 높다.



■애착 유형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

애착 유형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어린 시절 경험한 양육자의 태도다.


▷안정애착형

주양육자, 주로 부모가 영유가기부터 아이의 필요에 민감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며 일관된 양육 태도를 보인 경우 '안정애착형'의 사람이 된다.


▷몰입애착형

주 양육자의 양육 태도가 일관적이지 않고 변덕스러울수록 몰입애착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포-회피애착형

어렸을 때 주 양육자에게 적절한 반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무시와 냉대를 당한 사람은 타인과 가까워지거나 친밀해지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거부-회피애착형

똑같이 주 양육자에게 무시와 냉대를 받았어도 자신이 아닌 부모에게서 원인을 찾을 때 거부-회피애착형이 형성된다. 즉, 자신이 무시당한 것을 모두 부모의 잘못으로 돌리고 이 경험을 '분노'의 감정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남긴 불안정감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심리학자들은 '쟁취한 안정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쟁취한 안정감'이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안정애착을 얻지 못한 사람이 성인이 된 후 스스로 노력해서 안정애착형이 된 경우를 이른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 노력으로 안정감을 쟁취한 사람은 친밀한 관계에서 느끼는 만족도가 어려서부터 안정애착형이었던 사람 못지않게 높았다.



■애착 유형을 바꾸기 전에 해야 할 일


▷자신의 애착 유형 파악하기

먼저 자신이 어느 애착 유형에 속하는지, 혹은 어떤 애착 유형들의 교차점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자기 진단 계속하기

일상생활에서 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계속 진단한다. 일단 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인지 이해하고 나면 자기 진단을 통해 스스로가 친밀한 관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을 바라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의 진짜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다.


단, 자기 점검 과정에서 자신에게 충분한 '자기자비'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자기 점검은 자기 비난이 아니다. 그러니 만약 내 안에서 상대에게 반복적으로 사랑을 확인받으려는 욕구가 발견된다면, 자괴감에 빠지는 대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괜찮아. 이 욕구는 예전에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얻지 못한 탓에 생긴 것일 뿐, 결코 내 잘못이 아니야."




◎처방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안정적으로 바꾸는 데는 다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안정애착형 사람을 찾아서 친밀한 관계 맺기

안정애착형 사람과 장기간 안정된 친밀 관계를 맺는 것은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려면 특히 2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상대의 애착 유형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자신의 욕구를 솔직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연애 초기에 자신의 진짜 감정과 욕구를 자꾸 숨기고 최대한 감춘다. 이유는 단순하다. 상대가 떠날까 봐 두려워서다. 그러나 오히려 숨긴 탓에 두려움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차라리 처음부터 서로의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밝히고 소통하는 편이 훨씬 낫다.


나보다 안정된 애착 유형에 속하는 상대는 매우 훌륭한 본보기다. 이런 사람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으면서 좋은 영향을 받고 진실한 상호작용을 경험하다 보면 점차 자신을 보는 시각이 바뀐다. 더 나은 상호작용 방식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배우며 실천할 수 있게 된다.



2. 상담심리사에게 정기적으로 상담받기

좋은 상담심리사와의 관계는 그 자체로 안정되고 유익한 애착 관계의 모범이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안정되고 신뢰감 넘치는 인간관계를 체험하고 좀 더 나은 소통 방식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심리 치료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온전히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일단 근본적으로 나와 타인의 상태를 먼저 알아두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아 29가지의 심리 중 첫 번째로 '애착유형'을 꼽아보았다.


이 애착유형은 아주 미묘하지만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인 나의 상태, 어쩌면 그것부터 알아가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이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비롯해, 나의 부모는 어떤 사람인가까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또 나의 애착유형을 이해함으로써 그동안 나를 공허하게 했던 감정이나, 연인,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부딪혔던 일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와 타인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처방전에 따라 더 나은 나를 위한 대안을 찾아 노력하면 된다.



------감정------


◎심리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사랑은?

유창한 감정 표현이란 정서적 언어를 써서 자신의 감정과 내적 상태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유창한 감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진짜 감정을 비판 없이 느끼고 표현하며, 의식적이고 창조적으로 감정을 다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순간은 그리 자주 있지 않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친밀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를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추상적인 감정을 구체적인 언어로 전환할 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감정의 언어화'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단어나 문장 역시 모호하고 불분명하며 짧고 두루뭉술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내면의 다층적인 감정을 좀 더 정확하게 포착할수록 사용하는 언어도 점차 풍부하고 명료해진다.


또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실행 능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므로 여러모로 키우면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유창한 감정 표현이 잘 안된다고?

유창한 감정 표현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먼저 사회적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자신의 감정, 특히 나약함, 좌절, 분노 등 '좋지 않은'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는 일을 권장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개인은 자신의 감정을 긍정하기보다는 부인하는 법을 먼저 배운다.


더욱이 남성은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금기시되기 때문에 감정 표현만큼은 확실히 열세다.


유창한 감정 표현을 막는 것은 사회뿐만이 아니다. 우리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감정 표현을 억누르는 이유>


▷첫째, 솔직한 감정 표현은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소통하면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다투면 다툴수록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점점 알 수 없어진다면, 서로 다른 외국어로 대화하는 사람들처럼 각자 다른 맥락에서 상상 속의 상대와 대화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셋째, 상대를 동맹이 아닌 적으로 여긴다.



■진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다음 3가지 유형 중 하나가 될 경향이 높다.


▷분노형 관계

입만 열면 상대방 탓을 한다. 또한 '나는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생각한다.


▷위축형 관계

좀처럼 다투지 않는다. 다툴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 다툼을 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대에게 불만이 있어도 직접 말로 표현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 대신 상대의 눈길을 피하거나 오랫동안 대화를 거부하는 등, 행동에서 부정적 감정이 배어난다.


▷접근-회피형 관계

애착 유형으로 봤을 때 '몰입애착형'과 '거부-회피애착형'이 만나면 '접근-회피형' 관계가 된다. 한 사람은 계속 다가가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계속 도망치려 하는 것이 이 관계의 특징이다. 문제는 각자의 반응이 상대를 더욱 자극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접근-회피형 관계에서는 한 사람이 화를 내며 상대를 비난하면 다른 사람은 '방어모드'로 반박, 부정하다가 결국 아예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그런데 위의 3가지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은 두 사람 모두 극도로 외로워진다는 것이다.



◎처방


●상처 입을까 두려워 머뭇거릴 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공격'과 '회피', '토로'가 있다. 그런데 앞에서의 유형들은 원활한 감정 교류를 촉진하는 '토로'보다 감정 교류를 차단하는 '공격'과 '회피'를 선택하는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토로란 상대에게 나의 내밀한 감정과 생각을 과장하거나 숨기지 않고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다. 토로는 감정 전달의 핵심으로, 부정적 감정이든 긍정적 감정이든 모두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유 모를 불편함이 느껴질 때

때로 우리는 친밀한 관계에서 이유 모를 불편함이나 피로감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왜 이런지, 나의 내면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독하고 파악해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단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그 감정을 책임지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더 나아가 상대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았다면, 상대에게 그 감정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서 표현하고 설명한다. 내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상대가 제대로 이해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로는 다 표현이 안 될 때

감정 표현의 주된 수단은 언어다. 그런데 여기에 따뜻한 눈빛이나 다정한 신체 접촉 등이 더해지면 감정을 훨씬 잘 전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응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누군가를 응시한다는 것은 그에게 모든 관심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언어가 감당할 수 있는 소통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말로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일부밖에 표현할 수 없다. 가끔은 따뜻한 눈빛이나 손길처럼 소리 없는 소통 수단이 더 많은 감정과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바로 '감정'으로,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절대 이것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함께 알아보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까지 나누고 싶어 가져와봤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그렇기에 감정은 그 어떤 것들보다 우선시 되며, 이것으로 말미암아 은혜를 갚기도 하고 또 원수지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감정 표현에 서툴다 보니 보통은 원수지간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듯 중요한 감정을 사람들이 잘 표현하지 못하면서 결국 의사전달은 물론 의미까지 왜곡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의 감정을 잘 주고받기 위해, 친밀한 관계를 위해 우리는 감정을 나누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다.


감정 표현에 서툴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 보면 어떨까 한다.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내향성------


◎심리


칼 융의 이론에 따르면 내향성과 외향성을 가르는 기준은 마음의 에너지가 향하는 방향이다. 에너지가 내면으로 향하면 내향적 사람, 외부로 향하면 외향적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내향적 사람은 외부 세계보다 자기 내면세계에 관심이 더 많으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대인기피증이나 사회불안장애는 전혀 아니다. 이들이 혼자 있는 것은 자발적인 선택이며, 혼자 있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단순히 성격 특성에 불과하기에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일상적인 사교 생활에서는 내향적인 사람이 더 많이 고민하며 더 큰 불편함을 겪는다. 특히 사교 생활 숙취는 이들에게 신체적 불편함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감까지 안긴다.



■내향적인 사람이 사교 생활하면서 흔하게 겪는 상황이나 어려움


▷신나는 분위기라고 무조건 신나지 않아

외향적인 사람은 외부 자극에서 긍정적 감정과 에너지를 얻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보상이 많다면 오래 걸려도 기다릴 수 있어

대뇌가 외부 자극, 특히 보상에 보이는 반응은 2가지다.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거나 '지연된 만족'을 기다린다.


어떤 사람의 대뇌는 즉각적 만족을 선호하기 때문에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보상을 더 좋아한다. 그에 비해 어떤 사람은 눈앞에 보상이 있어도 충동을 억제하고, 더 나은 보상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편을 선택한다. 이를 가리켜 '만족 지연 능력'이라고 하는데, 개인의 자기통제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혼자 차 마시며 책 읽을 때가 가장 좋아

내향적인 사람이 자극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이 때문에 똑같은 수준의 외부 자극을 받아도 내향적 사람은 외향적 사람보다 훨씬 쉽게 주의가 분산되고 집중력을 잃는다.


특히 내향적 사람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에서 음악의 방해를 많이 받았다. 그만큼 외부 자극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내향적인 사람은 사교적 환경에서 낯선 자극이 많으면 많을수록 에너지가 빨리 떨어진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혼자 지내면서 스스로를 충전하는 시간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성과를 말하는 게 잘난 척하는 것 같아

내향적 사람은 자신의 장점이나 성과를 남들에게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아니다. 자기 자랑을 하는 것 같고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한담이나 불필요한 대화는 피곤해

내향적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가벼운 대화나 한담 나누기를 어려워한다. 심지어 얼굴만 아는 사람과 인사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일부러 돌아서 가거나 못 본 척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사교에 참여하는 목적은 타인과 심도 이는 관계를 맺는 것이지, 단순히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가벼운 한담보다는 질적이고 깊이 있게, 자신이 진짜 관심이 이는 화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향적 사람만이 가진 장점


▷감정은 객관적으로, 설명은 구체적으로

내향적 사람은 좀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을 쓰고 설명을 잘한다. 자신의 주관적 감정보다 객관적 사실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상황을 최대한 고려한 뒤 의견을 내는 성격 특성 때문에 내향적 사람은 남을 오해하게 만드는 일이 적다.


또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성찰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의 약점과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 만큼 사교 활동에서 스스로를 과장되게 부풀리지 않고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자신과 맞는 상대를 좀 더 쉽게 찾아낸다.


▷교류는 깊이 있게, 이야기는 풍부하게

내향적인 사람은 형식적인 대화와 한담을 즐기지 않으며 깊이 있는 교류를 선호한다. 그래서 비록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한번 사귀는 깊게 사귀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또한 내향적 사람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만큼 관찰력 또한 뛰어나서,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부분까지 잘 알아차린다.


이렇듯 디테일을 포착하는 능력 덕분에 내향적 사람은 사교 활동에 필요한 이야깃거리를 좀 더 풍부하게 얻는 편이다.



◎처방

내향성은 성격 특성이기 때문에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 정해진 성향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장점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사교 활동 방법을 찾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


●새로운 인연은 말보다 글로 소통

내향적 사람 중에는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잘하고 또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만약 새로운 인연을 만들 때 말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어색하다면 문자나 편지로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야깃거리는 공통 화제로, 미리 준비

내향적인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그럴 때는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사교적 만남에 앞서 이야깃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구라고 상상하고 한두 사람에게 집중

수십 명이 참여한 모임에서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당황하지 말고 소수의 몇 사람과 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눈앞의 낯선 이를 친구라고 가정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홍보는 필수, 방법은 꾸준한 연습

먼저 자기 홍보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극복해야 한다. 사실, 자기 장점이나 성과를 내보이는 것은 전혀 이상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사교 활동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자신과 관련된 일은 자기 자신이 가장 진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부끄럽고 어색하겠지만 가까운 사람, 가족이나 친구를 대상으로 자기 홍보를 연습해 보자. 자꾸 시도하다 보면 낯선 이에게도 자기 장점을 자연스레 어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충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

내향적 사람에게 '에너지 충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사교 생활 숙취가 엄습했을 때는 마음을 어지럽히는 상황을 떠나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물리적으로 반드시 혼자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람이 북적이는 카페 구석에 앉아 귀에 이어폰을 꽂기만 해도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법, 애초에 숙취에 빠지지 않도록 사교 생활도 계획적으로 하는 편이 좋다.


낯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중 누군가는 반드시 조용함 뒤에 숨겨진 당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테니 말이다.



*****


마지막으로 꼽은 '내향성'은 나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파악해 보자는 취지와 함께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바로잡아 보고자 정리해 보았다.


심리적인 부분들을 읽으면서 내내 '맞아맞아'를 속으로 연발했는데, 하나같이 다 내 이야기 같아 더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시끄러운 곳, 사람 많은 곳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쩐지 금방 지치고 기가 빨리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혼자 책 읽고 차 마시는 시간은 나에게 일상이자 힐링의 시간이다.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이 심해서 가급적 책을 읽거나 무언가 골몰할 때는 음악도 켜지 않는다. 확실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오래 기다리는 것도 잘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보다 질적인 이야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음)


디테일적인 부분에 대한 캐치도 잘한다. 남들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눈에 확 들어와 때로 보완해야 할 점들이나 수정해야 할 점들이 눈앞에 아른거릴 때도 있다.


무엇을 하든 나만의 에너지 충전시간은 필수고, 말보다 글로 쓰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요즘은 대면하는 것, 통화하는 시간도 꽤 불편해졌다. 자기 PR이나 사교모임 같은 경우는 사회생활하면서 많이 단련되어서 연습이 되었는지 이제는 어느 정도 편하게 구사할 정도는 되었다.


이런 상황들을 두고 어떤 이들은 오해하거나 피곤함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신나는 분위기에선 모두 다 신날 거라고 생각하고 초대를 하거나 억지로 데려가려 한다.


낯선 자극에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를 잘 모르고 그저 민감한 사람 취급한다. 또 낯선 사람을 불편해하는 것을 두고 간혹 사람 자체를 싫어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런 나의 성향을 잘 파악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그런 상황이나 사람 정리를 많이 했다. 불필요한 요소들을 걸러내고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 나를 놓아둠으로써 스트레스 지수를 많이 낮췄다. 덕분에 만족감이 많이 올랐다.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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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살 때는 잘 몰랐던 것들이 어느 순간 탁! 하고 걸리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나의 상태, 나의 심리를 제대로 마주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럴 때야말로 나를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이렇듯 살아가다 문득 탁! 하고 걸리는 29가지 심리와 그에 대한 처방전을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했는지, 또 왜 상대방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순서 상관없이 관심이 가는 주제나 혹은 현재 나의 상황과 비슷한 주제를 먼저 선택해 읽어보자. 그러면 나의 상태를 진단함과 동시에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는 맞춤 처방을 통해 현재 나를 불안 혹은 불편하게 만드는 심리를 극복할 수 있는 행동지침을 따르면 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나와 타인의 심리를 제대로 파헤쳐 근본적인 원인과 이유를 알 수 있게 도와주고, 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맞춤 처방까지 연계해 줌으로써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를 바로잡아주는 역할까지 더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통상적인 사회적 시선이나 전통적 가치관의 사슬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져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부분은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결혼', '원가족', '아버지', '모성', '모자관계', '독립과 자립'에 관한 주제들에서 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사회적 통념을 깨부수고 잘못된 편견에서 탈피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문득 '왜 이럴까?'하는 의문이 든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멈춰서 제대로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여보자. 그렇게 나를 제대로 알고 발견하다 보면 이해되지 않았던 나 자신은 물론, 가족, 친구, 더 나아가 대면하는 이들의 심리까지 제대로 알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만약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타인까지 이해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면 타인은 차지하더라도, 평생 함께 살아가야 할 나 자신만이라도 제대로 알면 조금은 더 감정적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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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어인 문장의 힘 - 하루 10분 필사, 당신의 미래가 바뀐다
케이크 팀 지음 / 케이크 / 202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명사들의 통찰을 내 삶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은 주체를 '나'로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여러 필사책을 만나봤지만, 한 번도 주어를 나로 바꾸어 필사해 본 적은 없는듯하다. 그저 명사들의 명언이나 긍정 확언을 그대로 따라 써봤을 뿐이다.


하지만, 이 필사책에서는 단순히 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어를 '나'로 바꾸어 내 삶에 직접적으로 대입해 보라 말한다. 그러면 내일, 한 달 뒤, 내년의 내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간혹 '쓴다고 되겠어?'라며 의심 어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떤 것이든 생각에만 그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러니 일단 쓰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그리고 내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해 보자.


직접 쓰는 행위는 목표에 도달하려는 의식을 강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작은 습관을 만들도록 돕는다.


덕분에 생각만 하고 있던 것보다 성공할 확률이 몇 배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체를 '나'로 변경한 긍정 확언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행위는 더 나 자신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부정적 생각보다 긍정적 생각 쪽으로 더 기울어지며 현재와 다른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내일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 당장 나를 위한 필사를 시작해 보자!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180개의 명언과 그 명언의 주체를 '나'로 바꾸어 필사할 수 있는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읽으면서 쓰다 보면 어느새 명상하는 시간처럼, 푹 빠져들게 되는데 마음에 새기고 싶은 명언들은 휴대폰이나 메모지에 써서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자주 들여다봐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새해맞이 목표로 하루에 2개씩 긍정 확언들을 필사하는 시간을 3달 동안 가져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길지 않은 단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진행하며 습관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정신없는 아침 시간이 부담스럽다면,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에 읽고 쓰며 마음에 새기고, 아침에는 가볍게 읽어보는 것으로 파이팅을 외쳐보면 어떨까?


그렇게 매일의 시작과 마감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무의식과 습관도 모두 변화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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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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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친절하게 책 활용법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이를 참고해 나만의 일정과 스타일에 따라 필사를 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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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필사를 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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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가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자신을 주어로 한 긍정적인 문장, 즉 '확언'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필사는 단순히 글을 베껴 쓰는 것이 아니다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정보를 단순히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이를 처리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더 깊은 이해를 촉진한다.


■명언과 확언을 필사해야 하는 3가지 이유

①자기 긍정 메시지를 통한 자신감 향상

②명상적 글쓰기를 통한 정서 안정

③목표 의식 강화를 통한 자기 발전


■삶의 주인공이 되는 10분 습관

명언과 확언을 적으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작은 습관은, 나의 잠재의식을 변화시키고 내가 주인인 삶을 살아가는 첫걸음이 된다.



***


간혹 왜 필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 이유도 함께 담아본다. 필사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람이든 처음 시도해 보는 사람이든 그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알고 진행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최근에는 필사의 긍정적인 면을 알아보고 필사하는 사람의 수가 과거보다 확연히 많아진 것을 느낀다. 아마도 필사하며 오로지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고요히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애정하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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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직접 필사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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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에 있는 긍정 확언을 모두 그대로 옮길 필요는 없다. 영어 문장은 제외해도 되고, 나를 주체로 한 '나의 말'만 옮기며 마음에 새겨도 된다.


여기에 더해 나만의 구체적인 목표를 기재해 봐도 좋겠다. 예를 들어 '파울로 코엘료의 말'에서 착안한 긍정 확언을 '나의 말'로 변경해서 필사할 때 '나는 더 이상 필사를 미루지 않고, 오늘 바로 시작한다'라고 기록함으로써 필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스스로에게 주입시키는 것이다.


필사는 스스로에게 하는 긍정 확언인 만큼 나에게 더 잘 맞는 글귀와 방식으로 활용해 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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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기고 싶은 인상 깊은 명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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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말>


가장 어려운 것은

행동하기로 결정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끈기일 뿐입니다.


The most difficult thing is the decision to act;

the rest is merely tenacity.



<나의 말>


나는 행동하기로 결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임을 안다.

행동하기로 결심한 후에는 꾸준히 나아가는 끈기를 발휘한다.

나의 결단은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고,

나는 인내를 통해 목표를 쟁취한다.


(86페이지 中)


***


<웨인 그레츠키의 말>


시도하지 않으면 100% 실패합니다.


You miss 100% of the shots you don't take.



<나의 말>


나는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안다.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시도하지 않은 것 그 자체이다.

행동할 때만 100%의 가능성이 열리며,

그 속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

나는 끝없이 도전하며, 기회를 내 손으로 쟁취한다.


(92페이지 中)


***


●자신감


<스티븐 킹의 말>


당신은 할 수 있고, 해내야 합니다.

시작할 만큼 용감하다면,

당신은 해낼 것입니다.


You can, you shoud,

and if you're brave enough to start, you will.



<나의 말>


나는 할 수 있고, 반드시 해낼 것이다.

시작할 용기를 냈다면 이미 절반은 이룬 것이며,

나에게는 끝까지 나아갈 힘이 있다.

나는 반드시 해내고, 나의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다.


(100페이지 中)


***


<램 대스의 말>


자신의 길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그 길은 당신만의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Don't compare your path with anybody else's.

Your path is unique to you.


<나의 말>


나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길을 걷는다.

나의 길은 내 고유한 경험과 배움으로 가득 찬 소중한 여정이다.

나는 나만의 속도와 방향을 믿으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길을 묵묵히 나아간다.


(104페이지 中)


***


<웨인 다이어의 말>


당신의 유일한 한계는

당신이 스스로 설정한 한계뿐입니다.


The only limits you have are the limits you believe.



<나의 말>


나는 내가 믿는 만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음을 안다.

나의 한계는 스스로 정한 것에 불과하며,

그 한계로 인해 내 자신을 제약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며 내 가능성을 확장하고,

믿는 것을 현실로 만든다.


(112페이지 中)


***


<데니스 웨이틀리의 말>


이미 잘못된 일에 연연하지 마세요.

대신 다음에 해야 할 일에 집중하세요.

답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데

에너지를 쏟으세요.


Don't dwell on what went wrong.

Instead, focus on what to do next.

Spend your energies on moving forward

toward finding the answer.



<나의 말>


나는 이미 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

나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나는 바꿀 수 없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나의 에너지를 쓴다.


(136페이지 中)


***


<존 우든의 말>


당신이 할 수 없는 것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세요.


Do not let what you cannot do interfere with what you can do.



<나의 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할 수 없는 일에 얽매이는 것은 내가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기만 할 뿐이다.

나는 내 한계를 인정하되, 그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나는 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최고의 성취를 이룬다.


(148페이지 中)



●자존감&위로


스스로를 부드럽게 대하세요.

당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Be kind to yourself.

You're doing your best.



<나의 말>


나는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안다.

나는 작은 실수로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나는 나를 존중하며,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성장한다.


(184페이지 中)


***


<파울로 코엘료의 말>


당신의 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됩니다.

어차피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Some people around you will not understand your journey.

They don't need to; it's not for them.



<나의 말>


나는 내가 가는 길이 나만의 것임을 안다.

나의 선택은 오직 나를 위한 것이므로,

모두가 그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믿는 길을 당당히 걸어간다.


(192페이지 中)


***


<로버트 튜의 말>


부정적이고 해로운 사람들에게

머릿속 공간을 내어 주지 마세요.

임대료를 올리고 쫓아내세요.


Don't let negative and toxic people rent space in your head.

Raise the rent and kick them out.



<나의 말>


나는 나에게 해로운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나는 부정적인 사람들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단호하게 차단한다.

나는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나를 위한 건강한 관계만을 선택한다.


(224페이지 中)


***


마땅히 누려야 하는 것을

포기하고 타협하는 순간,

타협한 수준의 대우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The moment you settle for less than what you deserve,

you risk receiving even less than you compromised for.



<나의 말>


나는 나의 정당한 권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나의 가치를 존중할 때 세상도 나를 존중하며,

적절하지 않은 타협은 나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것이다.

나는 내 권리를 지키며, 당당하게 나의 자리를 만들어 간다.


(234페이지 中)



●인간관계


<메릴 스트립의 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재능입니다.


The great gift of human beings is that

we have the power of empathy.



<나의 말>


나는 공감을 통해 세상과 더 깊이 소통한다.

공감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 주는 가장 큰 힘이며,

나는 이 재능을 소중히 여긴다.

타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함께 느낄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간다.


(274페이지 中)


***


<G.K 체스터턴의 말>


무언가를 사랑하는 방법은

그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The way to love anything is to realize that it may be lost.



<나의 말>


나는 소중한 것들이 영원하지 않음을 안다.

내 주변의 것들은 언젠가 사라질 수 있으며,

나는 그것을 깨닫고 현재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

나는 지금 그 순간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290페이지 中)


***


<마하트마 간디의 말>


세상이 변하길 원한다면,

직접 그 변화를 실천하세요.


Be the change that you wish to see in the world.



<나의 말>


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부터 변화시킨다.

변화의 시작은 나로부터 오는 것이며,

작고 사소한 행동들도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직접 그 변화를 실천함으로써,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


(320페이지 中)



●지혜


<게리 베이너척의 말>


긍정은 언제나 승리합니다.

늘 그렇듯이요.


Positivity always wins. Always.



<나의 말>


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성공의 열쇠임을 안다.

마음이 밝으면 기회가 생기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나는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맞이하며,

나의 긍정적인 태도는 언제나 승리를 불러올 것이다.


(326페이지 中)


***


<석가모니의 말>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 것을 끌어당깁니다.

사람은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창조합니다.


What you think, you become.

What you feel, you attract.

What you imagine, you create.



<나의 말>


나는 나의 삶이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 것임을 안다.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될 것이며,

긍정적인 생각은 나를 더 큰 성취로 이끌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것이며,

나의 생각과 감정으로 미래를 창조한다.


(348페이지 中)


***


지혜로운 사람은 많이 배운 사람이 아니라,

많이 경험한 사람입니다.


A wise person is not someone who has a lot of knowledge,

but someone who has a lot of experience.



<나의 말>


나는 경험을 통해 진정한 지혜를 쌓아 간다.

배움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며,

많이 경험할수록 나의 시야는 더 넓어진다.

경험은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을 주기에,

나는 무엇이든 시도함으로써 더 나은 나로 거듭난다.


(366페이지 中)


***


<토니 로빈스의 말>


성공한 사람들은 더 좋은 질문을 하고,

그로 인해 더 좋은 답을 얻습니다.


Successful people ask better questions,

and as a result, they get better answers.



<나의 말>


나는 더 좋은 질문을 통해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

나의 성장은 내가 던지는 질문에서 시작되며,

질문하는 과정에서 나는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낸다.

나는 스스로를 향한 더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더 큰 성취에 도달한다.


(378페이지 中)


***


<찰스 디더릭의 말>


오늘은 남은 삶의 첫 번째 날입니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나의 말>


나는 오늘이 남의 삶의 첫날임을 명심한다.

모든 순간은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지는 출발선이므로,

나는 모든 것을 신중히 선택한다.

오늘 나의 결단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므로,

나는 새로운 마음으로 나의 첫 번째 날을 시작한다.


(388페이지 中)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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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명언들이 가득해 읽는 내내 행복했다. 살면서 한 번씩 미끄러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때를 대비해 틈틈이 읽고 필사하며 마음을 다잡으면 어떨까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국에는 마음 둘 곳이 없어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때 엉뚱한 곳에 마음 주지 말고 나를 다잡을 수 있는 긍정 확언들을 통해 잘 버텨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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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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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던 소설!"



노벨문학상 수상 때문인지, 도서관 전체 보유 권수가 늘었음에도 한참을 기다려서야 받을 수 있었던 <소년이 온다>는 읽고 난 후 다시 더 꼼꼼히 읽어보고 싶을 정도의 긴 여운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었다.


특히 마지막 6장에 서술된 내용은 소중한 자식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엄마의 절절한 마음을 담고 있어 유독 더 마음이 쓰이는 장면이기도 했다.


또 과거 어느 영상에서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에필로그를 통해 그 내막 또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열흘간 광주에서 일어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그리고 있는 소설로, 저자 자신이 실제로 광주에서 살 당시 인연이 있던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시작은 아버지가 감춰둔 사진첩을 보게 되면서부터다. 열두 살 저자는 그 사진첩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그것을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고 살다가 후에 취재와 고증을 통해 세상에 내놓게 된다.


특히 <소년이 온다>의 '소년'이자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소년 '동호'의 경우 저자와도 인연이 깊은데, 저자의 아버지가 가르쳤던 제자이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동호의 집이 실제 저자가 살았던 옛집이기 때문이다.


이 인연으로 후에 광주를 찾은 저자는 5.18에 관련된 정보를 모으는 한편, 수소문하여 동호의 친형을 찾게 되고 그를 인터뷰하면서 마침내 동호를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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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이요? 물론 허락합니다. 대신 잘 써주셔야 합니다. 제대로 써야 합니다. 아무도 내 동생을 더 이상 모독할 수 없도록 써주세요.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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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년이 왔고, 저자는 앞서 나가는 소년을 따라 그날의 처참하고 어두웠던 이야기를 써 내려가게 된다. 그때에 그 자리에 있었던 그들 덕분에 현재의 우리는 아마도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영원히 그렇게 될 줄 알았다. 다시는 그때의 그 악몽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굳게 믿었다. 그런데 그런 우리의 믿음에 찬물을 끼얹듯, 2024년 비상계엄이 갑작스레 선포되었다.


한밤중 날아든 그 사건으로 2025년 새해가 밝은 지금까지도 우리는 혼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거리를 메운, 민주화를 부르짖고 있는 거리의 시민들과 그때 광주의 시민들이 오버랩되며 다시금 끔찍한 악몽을 떠올리게 만든다.


권력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속적으로 반복, 자행되는 이런 상황을 과연 언제까지 두고 봐야만 하는가 문득 그런 의문이 든다.


현장에 있었던 다섯 명의 이야기에 더해,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의 가슴 아픈 이야기까지 읽다 보면, 어느새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더불어 이것이 단 열흘 동안의 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무 죄 없는 이들이 도처에서 폭력과 희롱을 당하고, 마침내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상황은 끔찍함을 넘어 인간이길 포기한 이들의 만행처럼 느껴진다.


들어는 봤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때 그 현장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생생히 만나보며, 어떤 것을 기억하고 지켜나가야 할지 가슴에 새기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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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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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관

처음에는 시신을 도청 민원봉사실 복도에 안치했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상무관으로 옮겨 시신을 관리하게 된다.



■동호

-중학교 3학년으로 만 15살

-부모님, 두 명의 형

-큰형은 서울에서 9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음

-작은형은 늘 1등을 하는 수재지만 대학 시험에서 거푸 실수를 해 삼수 중


※취재에 응해줬던 형은 작은형임. 당시 큰형은 서울에 따로 살고 있었음



■박정대

-동호와 동갑내기 친구

-동호네 사랑채에서 누나와 함께 세 들어 살고 있음

-아버지는 대전에서 일하고 있어 따로 살고 있음



■박정미

-스무 살

-정대의 친누나

-방직공장에서 근무

-혼자 검정고시 공부를 하며 의사가 될 꿈을 가지고 있었음

-일요일에 행방불명 된 이후 계엄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측됨



■김진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휴교령 때문에 광주로 내려왔음

-예쁘장한 외모를 가지고 있음

-희생자 파악과 시신 관리를 총괄, 필요한 물품 조달업무

-수감 후 외모 때문에 변칙적인 고문을 더 당함



■은숙

-수피아여고 3학년

-대학 생활을 하다 여러 이유로 포기하고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함

-담당 원고 검열 문제로 서대문 경찰서에 끌려가 일곱 대의 뺨을 맞음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음



■임선주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당시 노조활동을 하다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뒤 직업을 바꿔 충장로에 있는 양장점 미싱사로 근무

-상무관에서 은숙과 함께 시신을 관리하는 자원봉사를 함

-추후 경찰에 연행되면서 끔찍한 성 고문을 받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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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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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어린 새 "동호의 이야기"


정대는 동호네 집 상하방에서 누나와 함께 자취하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로, 둘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인파에 몰려 정대와 떨어지게 되고 잠시 후 동호는 계엄군의 총에 맞아 쓰러져 죽은 정대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계엄군이 지나간 뒤 정대를 찾기 위해 상무관으로 오지만 정대의 시신은 찾지 못한다. 그러다가 일손이 부족하다는 말에 그곳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시신들 위에 천을 덮어주거나, 가족을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하나씩 걷어서 얼굴을 보여주거나, 시신에 대한 기록(장부에 날짜와 시간을 적고 죽은 사람들의 인상착의를 기록)을 하는 업무였다.



2장. 검은 숨 "죽은 정대의 이야기"


시위대의 행진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한 정대는 어딘가로 실려가게 된다. 그곳은 정대와 같은 시신들을 쌓아두는 검은 숲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다.


이미 사망한 후 혼의 형상으로만 남아있던 정대는 영혼이 몸에 묶여 자신의 몸에 피가 흐르고, 살이 문드러지고 썩어가는 과정을 낱낱이 목격하게 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나를 왜 죽였고, 누나는 왜 죽였는지, 또 어떻게 죽였는지.


-----

나를 죽인 사람과 누나를 죽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을까. 아직 죽지 않았다 해도 그들에게도 혼이 있을 테니, 생각하고 생각하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았어. 내 몸을 버리고 싶었어. 죽은 몸뚱이로부터 얇고 팽팽한 거미줄같이 뻗어 나와 끌어당기는 힘을 잘라내고 싶었어. 그들을 향해 날아가고 싶었어. 묻고 싶었어. 왜 나를 죽였지. 왜 누나를 죽였지, 어떻게 죽였지.

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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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들을 급기야 탑처럼 쌓아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는 것도 직접 확인하게 되는데, 그렇게 몸이 사라지면서 정대는 자신의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

우리들의 몸에 달라붙어 썩어가던 피 묻은 옷들이 가장 먼저 타서 재가 되었어. 다음으로 머리카락과 잔털들이, 살갗이, 근육이, 내장이 타들어갔어. 숲을 집어삼킬 듯 불길이 치솟았어. 대낮같이 공터가 밝아졌어.


그때 알았어. 우리들을 여기 머물게 했던 게 바로 저 살갗과 머리털과 근육과 내장이었다는걸.

(...)

우리들의 몸은 계속 불꽃을 뿜으며 타들어갔어. 장기들이 끓으며 오그라들었어. 간헐적으로 쉭쉭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는 우리들의 썩은 몸이 내쉬는 숨 같았어. 그 거친 숨이 잦아든 자리에 희끗한 뼈들이 드러났어. 뼈가 드러난 몸들의 혼은 어느샌가 멀어져, 더 이상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느껴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마침내 자유였어. 이제 우린 어디든 갈 수 있었어.


어디로 갈까, 나는 자신에게 물었어.

누나한테 가자.

하지만 누나가 어디 있을까.

(...)

나를 죽인 그들에게 가자.

하지만 그들이 어디 있을까.

(...)

너에게 가자.

그러자 모든 게 분명해졌어.

61~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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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이내, 너마저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게 어디인지 모르지만, 동호가 죽는 순간을 느끼게 된 것이다.



3장. 일곱 개의 뺨 "은숙의 이야기"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다니던 그녀는 아버지가 뇌출혈로 오른쪽 몸을 못쓰게 되면서 엄마는 약국 보조원 자리를 얻어 생계를 꾸리기 시작했고, 은숙은 휴학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 일과 두 동생을 돌보게 된다.


그러다 아버지가 스스로 거동을 할 수 있게 될 무렵 복학했으나, 한 학기 만에 다시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하게 된다. 그렇게 2학년까지 마친 뒤 결국 졸업을 포기했고 교수의 추천으로 작은 출판사에 입사하게 된다.


당시에는 출판사가 책을 출판하기 전에 당국의 원고 검열을 받은 후 출판할 수 있었는데, 담당하던 원고의 검열 문제로 서대문 경찰서에 끌려간 은숙은 그곳에서 치욕적인 '일곱 대의 뺨'을 맞게 된다.


한대 한 대를 잊으려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 은숙의 이야기 속에는 살아있음에 대한 치욕, 그리고 죽어서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동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절절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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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 년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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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

102~10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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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쇠와 피 "진수의 이야기"


윤은 진수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사람을 찾아 진수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다. 진수의 죽음을 심리적으로 부검하며 그때 그 사건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다면서.


아무개는 진수와 함께 생활했던 수감생활과 이후 그와 함께 나들에 대해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하는데, 그 속에는 무자비함과 지나친 폭력성이 가득했다.


아무개는 감옥에 투옥된 후 진수와 한조로 생활했던 사람으로, 가까이에서 진수의 생활을 목격하게 된다. 진수는 여성적인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 중에서도 특별히 더 변칙적인 고문을 당했는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성 고문이었다.


이후 재판을 통해 판결이 내려지지만 곧 성탄절 특사로 석방되면서 이들은 각자 흩어져 자신만의 생활을 이어나가게 된다. 그러다 간혹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었는데, 무력감과 회의감으로 점점 피폐해지는 진수를 목격했다고 진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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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형. 영혼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건가.

아니, 그건 무슨 유리 같은 건가.

(...)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 해 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다는 걸 증명한 거야.

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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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겨울날 진수가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서 화장장까지 갔다가 돌아온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전한다.


윤은 진수가 유서와 함께 남긴 사진을 건네며 그 속에 있는 직선으로 나란히 쓰러져 죽어 있는 아이들에 대해 묻는데, 그 아이들은 바로 도청에 끝까지 남아있던 다섯 명의 아이들이었다.


바로 자신들이 캐비닛에 숨어있다가 조용해지면 나와서 항복하라고 일러두었던 바로 그 아이들. 아이들은 자신들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계엄군은 자비 없이 어린 학생들을 빨갱이 치부하며 망설임 없이 총을 발사해 그 자리에서 사망케 한다.


그리고 한 줄로 걸어오고 있던 아이들은 그렇게 나란히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 사진 속 모습이 바로 그 장면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동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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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 색 전구가 하나씩 나가듯 세계가 어두워집니다. 나 역시 안전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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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밤의 눈동자 "선주의 이야기"


선주의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앞서 진수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아무개를 찾아갔던 윤이 이번에는 성희에게 선주의 연락처를 물어 연락해 왔다.


윤은 자신이 쓰고 있는 논문 주제와 심리 부검의 초점으로 삼았다는 시민 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인터뷰를 요청한다. 하지만 선주는 그대로 거절한다.


그리고 십 년 만에 그는 다시 연락해 꼭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며, 끈질기게 설득을 이어나간다. 인터뷰가 어려우면 녹음을 해달라며 녹음기까지 소포로 보낸다.


선주는 올해로 만 사십 삼세가 되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때의 그 일은 여전히 선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때문에 선주는 짧은 결혼생활을 끝으로 더 이상 남자와는 얽히지 않으며,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조차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지내고 있다.



***


선주는 중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일을 시작했다. 교도소에서 보낸 일 년여의 시간을 제외하면 한 번도 노동을 멈춘 적이 없다.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열다섯 시간을 일했고, 한 달에 이틀을 쉬었다. 봉급은 남자 공원의 절반을 받았으며, 잔업수당은 없었다. 하루 두 알씩 타이밍을 먹어도 잠을 매번 쏟아졌지만, 꾹꾹 참아가며 일해야 했다.


여기에 더해 퇴근하는 여공들을 몸수색하던 경비들은 브래지어 언저리를 더듬어 갖은 치욕을 맞보게 했다. 여공으로 일하는 동안은 치욕, 기침, 잦은 코피, 두통, 가래를 뱉으면 뭉쳐져 나오던 거무스레한 실밥 덩어리는 기본이었다.


그렇게 인간 같지 않은 대접을 받으며 지내던 중 노조 활동을 하다 잡혀가게 되면서 여기저기 맞아 장 파열로 입원하게 되고 이후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이후 고향 집으로 내려가지만 블랙리스트에 올라 더 이상 방직공장에서는 일할 수 없게 되면서 선주는 친척의 주선으로 광주 충장로의 양장점에서 미싱사 시다로 취직하게 된다.


그리고 어렵게 배운 기술로 삼 년 만에 미싱사로 일하게 되었을 때가 스물한 살이었다. 그러다가 양장점 주인이 대학생 아들을 데리고 영암의 동생 네로 내려가 버리게 되면서 낮에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선주는 그렇게 상무관으로 가게 된다.


***



윤은 계속해서 기억해달라고, 직면하고 증언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선주에게 있어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왜냐하면 여성으로써 너무나 끔찍한 성 고문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 일로 이년 동안 하혈을 하고, 현재까지도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 그 일을 어떻게 증언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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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센티 나무 자가 자궁 끝까지 수십 번 후벼들어왔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소총 개머리판이 자궁 입구를 찢고 짓이겼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하혈이 멈추지 않아 쇼크를 일으킨 당신을 그들이 통합 병원에 데려가 수혈받게 했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이년 동안 그 하혈이 계속되었다고, 혈전이 나팔관을 막아 영구히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타인과, 특히 남자와 접촉하는 일을 견딜 수 없게 됐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

몸을 증오하게 되었다고, 모든 따뜻함과 지극한 사랑을 스스로 부숴뜨리며 도망쳤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더 추운 곳, 더 안전한 곳으로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166~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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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는 총기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다른 여대생들과 따로 수감되었고 거기에서 빨갱이 년으로 불리며, 하혈 끝에 의식을 잃을 때까지 고문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석방 후 정미(정대의 누나)가 그 봄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나중에 카톨릭센터 외벽에 붙어있는 사진을 통해 도청 안마당에 처참한 모습으로 모로 누워있는 정미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 선주는 학살 이전, 고문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6장. 꽃 핀 쪽으로 "동호 엄마의 이야기"


이 장에서는 삼십 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어린 아들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애끓는 모성에 더해 후회와 자책에 시달리는 엄마의 모습에 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엄마는 늦둥이로 태어난 아이의 사랑스러움부터, 문간방에 세 들인 남매에 대한 원망과 미안함, 여기에 더해 다른 아들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로 둘러댄 상황까지 떠올리며 막내아들을 잃고 시린 겨울 속을 살아온 날들을 회상한다.


장례까지 치르고, 아들들이 장성한 뒤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막내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엄마는 가만히 아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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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에 내가 너를 찾아갔을 적에, 네가 그리 순하게 저녁에 들어갈라요, 말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으까이. 나는 안심을 하고 집에 가서 느이 아부지한테 그랬어야.


여섯시에 문 잠그고 집에 온다요. 다 같이 저녁 묵자고 약속했소. 그란디 일곱시가 되도록 네가 안 들어온게, 느이 작은형하고 나하고 둘이서 집을 나섰다이. 계엄이라 일곱시가 통금인디.

(...)

꼬박 사십분을 걸어서 가본게 상무관에는 불이 꺼지고 아무도 없어야. 도청 앞으로 간게 총 든 시민군들이 지키고 섰드라마는, 우리 막내아들을 만나봐야겄다고 사정한게, 어리디어린 그 시민군들은 파랗게 얼굴이 굳어갖고 안된다고, 아무도 들여보내면 안된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이.

(...)

제발 들어가게 해주소, 하고 나는 빌었어야.

(...)

지금 들어가면 못 나옵니다. 저 안에는 죽을 각오가 된 사람들만 남았습니다. 느이 작은형이 알겄다고, 일단 들어가게만 해달라고 언성을 높일 적에 내가 말을 막았다이. 그 아그가 기회를 봐서 제 발로 나올라는 것이여... 분명히 나한테 한속을 했단게.

(...)

이라다가 남은 아들까장 잃어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말을 했다이.

그렇게 너를 영영 잃어버렸다이.

184~1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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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아쉬움으로 통탄하게 되는 그날 그 시점에 대해 회상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때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후회와 자책이 짙게 베어나 더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


그날 그냥 손을 붙잡고 데리고 왔다면, 동호가 그렇게 순순히 집에 온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둘째 형을 말리지 않았다면 등등.


엄마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얼마나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가슴을 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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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말이다이, 내가 뭣한다고 문간채에다 사람을 들였을까.... 생각한다이. 그까짓 사글세 몇푼 받겄다고... 정대가 이집으로 안 들어왔으면 네가 정대 찾는다고 그리 애를 쓰지 않았을것인디...

(...)

내가 그 불쌍한 남매를 원망하면 큰 죄를 받제.

1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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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더 거슬러 올라가 아들을 죽게 된 원인에 대해 곱씹는다. 문간채에 들인 남매를 괜히 들였다고, 그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면 아들이 죽지는 않았을 거라고 자책하면서도 이내 좋은 친구가 되어준 정대와 남매에게 이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내심 원망마저도 갈 곳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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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무더운 여름이 다시 와도 땀이 안 나도록, 뼛속까지 심장까지 차가워졌다이.

19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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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다 이렇지 않을까? 잘못한 것도 없이 한순간에 어린 자식이 총살당해 죽었다. 그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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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끄나, 내가 서른 살에 막둥이 너를 낳았는디.

(..)

너는 달랐는디. 왼쪽젖을 물리면 물리는 대로, 이상하게 생긴 젖꼭지를 순하디 순하게 빨아주었는디. 그래서 두 젖이 똑같이 보드랍게 늘어졌는디.

어쩌끄나, 젖먹이 적에 너는 유난히 방긋 웃기를 잘했는디.

(...)

어쩌끄나, 젖을 뗄 적에 너는 손톱이 종이맨이로 얇아질 때까지 엄지손가락을 빨았는디, 온나, 이리 온나, 손뼉 치는 내 앞으로 한발 두발 걸음마를 떼었는디. 웃음을 물고 일곱걸음을 걸어 나헌테 안겼는디.

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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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기쁨을 선사한 어린 막둥이에 대한 애정이 절절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태어날 때부터 순하디 순한 아이가 방긋 웃던 순간, 엄지손가락을 빨던 습관, 한발 두발 걸음마를 떼며 안기던 순간.


이 모든 순간이 눈에 아른거리며 평생 가슴에 남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런 기억 때문에 엄마는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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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중학교 학생증에서 사진만 오려갖고 지갑 속에 넣어놨다이.

(...)

아무도 엿들을 사람이 없지마는 가만가만 부른다이. .....동호야.

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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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유일하게 당시의 아들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은 아마도 증명사진이 아니었을까? 중3, 졸업하지 못한 채 생을 다한 동호는 졸업앨범에서조차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엄마는 그래서 학생증의 사진을 오려 지갑 속에 고이 넣어두고, 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가만히 이름을 불렀다.


'동호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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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이 햇빛을 가리는 것을 너는 싫어했제. 조그만 것이 힘도 시고 고집도 시어서, 힘껏 내 손목을 밝은 쪽으로 끌었제.

(...)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엄마아, 저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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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적부터 밝은 곳을 좋아했던 동호. 그늘이 지는 곳이 싫어 반짝 해가 뜬 곳을 찾아 걸음을 옮기던 동호.


어쩌면 그런 동호였기에, 어둠을 몰고 오는 계엄군에 용감하게 맞섰는지도 모르겠다.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나아가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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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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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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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고에 휘말렸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바로 위와 같은 말이다. 매일같이 악몽을 꾸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죄책감에 죽지 못해 살아간다 말한다.


이 책에 언급된 생존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렸다. 학살과 고문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어 피폐하고 고립된 상태로 살아간다.


날마다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며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에 몸서리치며 살아간다.


그래서 어쩌면 이 문장은 이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희생자와 생존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유독 더 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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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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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1980년 5월 광주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었다. 직접 겪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거리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히 되살아 났다.


특히 엄마와 주변 사람들에 의해 서술되는 만 15살의 어린 동호에 대한 이야기는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는 왜 시위 현장에, 끔찍한 몰골로 누워있는 시체가 가득한 상무관에, 또 굳이 없어도 됐었던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을까? 그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들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현장에 말이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엄마는 늦둥이 막내아들을 떠올리며, 나무 그들이 햇빛을 가리는 것조차 싫어했던 아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를 통해 어쩌면 본능적으로 어둠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는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을 해본다.


또 생생한 증언을 통해 서술되는 여러 고문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사람이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 그들은 어쩌면 사람이 아니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영화나 다큐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들이 자행한 무자비한 폭력과 고문들을 텍스트를 통해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면 읽다 보니 그저 악마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사람을 난도질하듯 고문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총으로 사람을 쏘아대는 모습에는 그 어떤 도덕적 양심이나 부끄러움, 죄책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즐기는 것처럼 보여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달까?


상황이 이쯤 되니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인터뷰를 요청한다고 해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선뜻 증언을 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선주처럼 과거 큰일을 겪고 그 일로 현재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증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생각에 나 역시 동의하는 바다.


시간이 많이 흘러도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토록 잔혹했던 지난 1980년의 5월을, 온몸을 다 바쳐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 도시의 열흘을.


앞선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언제든 평온한 우리의 일상이 무너질 수 있음을, 누군가 또 권력을 무기로 삼아 총칼을 들이댄다면 당장이라도 지옥 같은 날들이 펼쳐질 수 있음을 말이다.


어쩐지 오늘만큼은 마음으로나마 희생된 이들의 혼을 위로하는 초를 밝혀두고 싶다. 동호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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