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헤어지는 중입니다
이강선 지음 / 부크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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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엄마와 해보고 싶은 일들을 시작하세요! 너무 늦지 않게요!!"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이미 너무 늦어버렸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보니 저자는 '아직' 늦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선지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내심 안도의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저자는 엄마와의 일화를 에피소드 형태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속에는 깊은 슬픔이 자리하고 있다. 남은 유일한 가족이 엄마와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무능력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가난 속에서 다섯 식구를 먹여살려야 했던 엄마는 생계를 오롯이 혼자 감당하며 살아왔다. 그렇게 지난한 세월을 버텨내며 살아오던 엄마가 살만해질 때쯤 가족들의 연이은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평생 병약했던 남편, 그리고 성실했던 큰아들과 둘째 딸까지. 엄마는 그런 자신의 슬픔을 오롯이 자신만 들여다보는 노트에 적어 내려간다. 그리고 저자인 '나'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어받아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아낸다.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위해, 일상 속 모든 순간을 추억하고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매 순간 가족을 위해 애써 준 엄마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애틋한 엄마와의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엄마가 살아온 세월에 더해, 떠나보낸 가족들의 사정, 그리고 이후 홀로 남겨진 저자가 엄마와 보내는 시간들까지.


저자가 담은 여정들을 살펴보면 어쩐지 끝을 두고 미리 써 내려간 일기처럼 느껴져 슬프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추억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아직은 색을 잃지 않았지만, 조만간 빚 바랜 앨범 속 이야기가 될 그 시간들 속을 거닐다 보면 내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엄마와의 에피소드들도 솔솔 떠오른다.


그때 이랬으면 좋았을걸, 왜 그때 화를 냈을까, 지금이라도 이렇게 해보자 하는 다짐과 추억을 되새기며 스스로 위로와 위안을 갖게 된다.


언젠가 꼭 한번은 이별을 경험해야 하기에, 너무 늦지 않게 저자처럼 엄마와의 기억을 붙잡아 둘 수 있는 방법 하나쯤 만들어두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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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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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구순의 엄마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살아냈다. 광복되던 해에는 열 살이었고,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열다섯 살이었다. 열일곱 살에 결혼 후 임신을 했고, 군대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가 전사 통지서를 받았다. 이후 엄마 자신이 홀로 세상과 싸우는 전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다 친정집에 들른 엄마는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던 이웃 동네에 살던 어떤 이가 자신에게 오면 딸을 잘 키워 주겠다고 하더라는 말에 그 말만 믿고 스무 살의 엄마는 보따리를 싸서 아내가 있는 그 사람 곁으로 갔다고 한다. 훗날 그이가 바로 나의 아버지가 되었고, 엄마는 지금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복혼을 한 것이다.


-엄마의 엔딩노트-


나는 알고 있다. 엄마가 요양병원에 가면서도 숨기듯 가지고 간 노트가 엄마의 '엔딩노트'가 될 것임을. 오래전에 남편을 잃고 얼마 전 아들과 딸을 먼저 보내고도 엄마가 아직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이유는 저 노트 덕분이라고 짐작해 본다.



■나(저자)

엄마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으로부터도 떠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모두 서둘러 떠나갔고, 나만 그 자리에 남았다.


평생 병약했던 아버지, 오빠와 언니까지 나를 두고 하늘나라로 가 버렸다. (오빠, 언니, 나 사이는 각각 2살 터울) 닮은 점이 너무 많아 나의 분신이라 생각했던 큰 딸은 중학교 3학년 이후 나를 떠났고 지금도 타국에서 살고 있다. 늘 곁에 두고 애지중지하던 작은딸마저 3년 전 독립을 선언하고 집에서 30여 분 거리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오빠

아무 전조증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쓰러졌다. 뇌출혈이었다. 대학병원에서 급히 터진 혈관을 봉합했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인공호흡기를 단 채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오빠는 열흘 만에 숨을 거두었다.



■언니

2002년, 언니에게 신장 이식을 해주었다. 이후 건강한 나의 신장을 이식받고 언니는 20년 동안 신장 투석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 다만 당뇨병이 완치된 건 아니어서 최근에는 당뇨 발로 인한 괴사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복숭아뼈가 염증에 녹아 축 늘어진 발목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으러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무사히 수술을 끝내고 퇴원을 앞두고 있던 중 언니는 갑자기 새벽에 심정지가 일어났고 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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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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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밀착된 관계에서 멀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 먼저 불안을 넘어설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 해도 그렇다. 멀어져야 다시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생겨날 테니까.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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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거리감이 필요할 때가 있다. 불안하다고 너무 붙어있다 보면 오히려 그게 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그러니 어느 누구라도 먼저 불안을 넘어선 용기를 가져보자. 멀어져보면 얼마나 애틋하고 그리운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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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가 회한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뭔가를 해야만 한다. 그러니 더 자세히 삶을 살펴야겠다.

1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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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늦어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되면 깊은 회환으로 남기도 한다. 그러니 그렇게 되기 이전에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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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작은딸이 말했다. "희미해진 멍의 흔적은 훈장으로 가슴에 지니는 거야."


한 번 받은 상처는 흔적 없이 말끔히 지워질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다만 더 이상 그 상처가 딸을 다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가벼운 바람도 모래 위에 물결 모양의 흔적을 남기지 않던가. 그렇게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연흔도 시간이 쌓이면 단단히 퇴적층의 땅으로 굳어지고 온갖 흔적과 이야기를 품어 역사가 된다.


상처가 오히려 훈장으로 변해서 이제 두 딸도 흔들리지 않는 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150~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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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피고름 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기기보다, 단단하게 굳어져 역사와 훈장으로 자리한다는 말로 바꿔 마음에 새겨보면 어떨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영광의 훈장을 가슴 깊이 새겨두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어깨 펴고 인생을 더 당당하게 걸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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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분석 상담 전문가 박우란은 그의 책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너무 괜찮아지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좀 괜찮지 않으면 어떤지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나 역시 괜찮아지려고 너무 발버둥 치느라 괜찮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딸과 함께한 순간들은 내가 힘들 때마다 경직된 몸을 이완시켜 주는 따뜻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면 하루에도 몇 번씩, 아니, 매 순간 엄마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엄마는 그래도 돼요."

1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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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괜찮아지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간다. 실은 정말 괜찮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럴 때 그냥 괜찮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놓아주면 어떨까?


그리고 아주 가까이에서 더 오랫동안 괜찮아 보이려 노력한 엄마에게 '엄마는 그래도 돼요'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무엇이든 괜찮다고, 괜찮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그렇게 건네면 엄마는 내심 딸의 그 말에서 큰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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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떤 의미에서 그 자신이 바로 내 경험의 원천이고, 내 기억을 쌓게 만든 소중한 집이었으며, 나를 이루는 정체성의 중심이었다. 그러니 누구라도 엄마가 있는 곳이 바로 돌아가고 싶은 집이고 고향이 되지 않던가.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면 나는 돌아갈 집도 마음의 고향도 잃어버리게 될 것 같다.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직은 엄마에게 미안했다는 말을 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1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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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한마디에 울컥 울음이 새어 나올 것 같은 이유는 아마도 엄마가 있는 곳이 바로 집이자 고향이라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엄마가 돌아가신다는 말은 곧 우리 모두 집 잃은 고아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늦기 전에 엄마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마웠다는 말을 건네보자.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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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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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들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느낌을 받는다.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엄마'라는 이미지에 담긴 남다른 동질감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저자의 말처럼 엄마가 있는 곳이 곧 고향이나 돌아가고 싶은 집처럼 느껴져서 일 수도 있겠다.


이런 사유로 읽는 내내 반성의 마음과 함께 나 또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더불어 아쉬운 마음도 들었는데, 특히 '엄마와 이미 헤어진 사람'들은 이 마음이 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모두 헤어졌거나, 헤어지는 중이거나, 앞으로 헤어질 예정에 놓여있다. 일상 속 모든 순간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늘', '지금'에 더 집중해 보면 어떨까?


여기에 더해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은 아끼지 말고 바로바로 건네보면 더 좋을 것 같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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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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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찾은 지혜와 온기에 대해 전하고 있는 책!"



이 얇은 책 한권조차 마주할 수 없을만큼 복잡한 시간을 보낸 후, 드디어 이 책을 마주했다. 그리고 시기적절하게 참 잘 읽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체스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는 좀 난해하게 다가왔었는데(물론 지금 읽으면 또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 책만큼은 공감백퍼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자 자신이 직접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적어내려간 삶에 대한 따뜻함과 지혜가 엿보이는 단편형식의 에세이 글이라서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그래서인지 공감가는 글들도 많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 에세이 글들은 저자가 우울증으로 자살하기 2년전에 남긴 미공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그럼에도 내용만큼은 그 어떤 글보다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점이다.


총 9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직접 겪은 일화에서 깨달음을 얻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으로, 사소하지만 인간적인 면모들을 보여주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특히 요즘같이 불안과 좌절, 우울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꼭 필요한 위로와 조언이 아닐까 한다. 각기 자기만의 힘듦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고 있다면, 이 책에서 그 희망을 발견해봐도 좋을듯 하다.


낭떠러지 내몰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다. 그저 아주 작고 사소한 말한마디나 혹은 몸짓이다.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제대로 매만져주는 책이다.


만약 지금 밑바닥으로 한없이 가라앉는 중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저자가 건네는 손길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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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안톤을 생각한다. 그토록 큰 도움을 내게 준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 든다. 때때로 사소하고 어리석은 돈 걱정이 들 때면, 나는 당장 단 하루에 필요한 것 이상을 원하지 않아 늘 여유롭고 태평하게 살 수 있는 이 남자를 떠올린다.


허름한 옷차림의 그를 여러 차례 보았다. 그는 늘 한결같이 쾌활하고 태평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이런 상호 신뢰의 비결을 배운다면, 경찰도 법원도 교도소도 돈도 필요 없을 거라고. 


필요한 만큼만 대가를 받고 능력이 닿는 한 힘껏 돕는 이 청년처럼 모두가 산다면, 부조리가 반복되어 '사회문제'가 되는 우리의 복잡한 경제 시스템도 어쩌면 해결될지 모른다.

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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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가질수록 걱정이 많아진다는 말이 있다. 저자는 당장 단 하루에 필요한 것 이상을 바라지 않고 여유롭고 태평하게 살면서도 남에게 기꺼이 자신의 능력을 내어주는 안톤의 사례를 통해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이런 마인드가 아닐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행하다 느끼고 걱정이 많은 이유는 어쩌면 오직 나만 생각하고 불필요한 것을 너무 과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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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돕지 못한 우리의 주저가 그의 인생 경로 변경에 의심의 여지 없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날 아침 우리의 말 한마디, 다정한 몸짓 하나가 그에게 불행과 고통을 이겨낼 힘을 어쩌면 줄 수 있었으리라.


그 중요한 순간에 그를 저버리고 만 것은 공감 부족이나 무관심, 못된 의도가 아니었다. 가장 필요할 때 올바른 말을 못하게 막는 것은 많은 경우 용기 부족인 것 같다.


패배나 굴욕의 수치심으로 영혼을 다친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 절대 쉽지 않음을 잘 알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나는 누군가를 돕고 싶은 첫 번째 충동에 주저 없이 순종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공감의 말과 행위는 도움이 가장 절실한 순간에만 참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32~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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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는 우리 주변에서 한번쯤 경험해보거나 목격해봤을만한 이야기로, 어떤 의도나 무관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의 부족한 '용기'로 인해 타인의 인생이 망가지는 사례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친것에 대해 크게 후회하며, 이 일을 계기로 이후에는 누군가를 돕고 싶은 충동이 들때면 주저없이 그 의사에 따르리라 결심한다.


왜냐하면 공감의 말과 행위는 도움이 가장 절실한 순간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일인만큼 저자가 전하는 이 깨달음만큼은 당신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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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의 주인이 아니고, 돈이 내 삶의 지배자가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날의 경험을 통해 나는 지울 수 없는 교훈을 배웠다. 우리의 진정한 안전은 가진 재산에 있지 않고, 우리가 누구고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달렸다.

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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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요동칠때면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실제 상품의 가치는 급격히 상승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런일로 크게 한번 데여본 사람들은 돈이 주는 행복의 가치가 사실은 거짓이며, 그것을 넘어선 진정한 행복과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돌아가는 국제 정세를 볼 때,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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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시간에 나는 세상의 모든 예술과 성과의 궁극적 비밀을 확실히 이해했다. 그것은 바로 집중이었다. 크든 작든 어떤 작업이든, 수행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너무 자주 수백 가지 사소한 일에 분산되고 쪼개지는 의지를 진정으로 원하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영혼의 결단이 있어야만, 오직 그런 결단력으로만 진정으로 일할 수 있다.

(...)

그 한 시간에, 나는 지금까지 내게 없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완벽을 향한 의지로 모든 것을 잊는 열정! 크든 작든 자기 일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다른 마법은 없다. 나는 그 한 시간에 이것을 깨달았다.

75페이지 中

=====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한 완벽한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일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그저 내가 그것에 한껏 몰입되어 집중하는 열정! 그 마법으로 그들은 무언가를 창조하고 이뤄낸다.


만약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면, 일단 그것에 빠져들어 몰입할 수 있는 열정부터 키워보자. 그것이 핵심이다.



*****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모든 책을 다 읽어본 건 아니지만, 그의 책 중 어떤 것을 먼저 읽을지 고민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현 시대상에도 잘 맞고, 무엇보다 일상 속 아주 사소하지만 진정으로 가져야 할 온기에 대해 전하고 있어 호불호 없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데, 한줄기 빛과 같은 지혜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자신은 물론 타인 모두에게 위로와 힘이 될것이다.


여러 부정적인 키워드가 난무하는 세상속에서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까 고민이라면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당신은 분명 어두운 터널을 뚫고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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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로 보다, 근현대사 - 한국 근현대사의 순간들이 기록된 현장을 찾아서 보다 역사
문재옥 지음 / 풀빛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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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에서 과거를 만나다!"



보통 도슨트라고 하면 미술관, 박물관 등과 같은 '특별한 장소'에서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설명해 주는 사람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꼭 그런 한정된 공간에 묶여 도슨트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밖에 존재하는 외부 세상이 진정한 도슨트의 무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우리 주변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는 역사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숨겨진 한국 근현대사를 설명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현장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어딘가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는 장소들이기에 더 쉽게 마음을 먹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의 뿌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 현장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되돌아보면 어떨까 한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도슨트인 저자가 익숙한 현장을 직접 찾아 돌아보며 우리의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책 한 권에 모든 장소를 다 담을 수 없어 서울과 인천, 그리고 강화도 지역만 다루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양이 상당하다.


특히 평소 쉽게 지나쳤던 장소들이라 개인적으로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는데, 우리 가까이에 이런 역사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음에도 그동안 너무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 앞으로는 주변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다소 아쉬웠던 건, 역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이 되는 장소들에 대한 추가적인 첨부 자료들이 적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실존하는 역사 현장에 대한 사진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너머의 어떤 것은 그저 텍스트로 읽고 상상에 기대어 추측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금 답답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따로 자료를 조사하거나 아니면 직접 현장에 방문에 팸플릿이나 전시 자료 등을 활용하면 보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래는 여러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내용 중 일부다. 특히 최근 나라가 휘청이는 여러 사건들을 겪다 보니 어쩌면 더 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졌던 이들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역사는 반복되고, 또 결국 나라를 구하는 것은 민중 혹은 국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식민지였던 대한민국이 국권을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확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온몸으로 자유를 부르짖으며 자발적으로 참여한 바로 이 운동 덕분에 아니었을까 싶다.





=====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3.1운동은 한국사의 물줄기를 바꾼 거대한 운동이었다.

(...)

3.1운동은 국제 사회에 식민지 한국이 처한 실상을 제대로 알렸을 뿐 아니라 중국의 5.4운동과 인도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 등에 영향을 끼쳤다.


3.1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종교와 계급, 지역 없이 모두가 하나로 뭉쳐 독립을 외침으로써 민족의 힘을 발견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3.1운동에서 여성의 역할도 컸다. 독립선언문 배부는 물론, 만세 시위를 주도한 여성들도 많았다. 다수의 여성들이 사회를 바꾸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우리 역사상 3.1운동이 처음이다. 이후 여성들의 사회 참여는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독립운동의 방향을 바꾼 3.1운동은 민중이 주인임을 선언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 제국의 부활이 아닌 새로운 민주공화정부였다.

148페이지 中

=====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자발적 참여 운동이 3.1운동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문득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한국사의 물줄기를 바꾼 운동, 사회를 바꾸는 운동에 여성들이 최초로 참여한 운동, 새로운 민주공화정부의 탄생, 여기에 더해 국외(중국과 인도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운동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역사가 기록된 장소이지만, 매일 지나치는 익숙한 장소라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역사를 너무 겉핥기 식으로만 알고 있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 지식은 물론 주변 풍경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만큼 알게 될 것이고, 또 아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세상 모든 것에 다 관심을 기울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 현장만큼은 한 번쯤 눈여겨보자. 그리고 우리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면 지금의 나는 물론,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이 땅을 조금 더 애정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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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알프스 5개국 자동차 여행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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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맥이 닿아있는 대표적인 5개 나라를 둘러보며 알프스의 매력과 더불어 연계된 도시들의 아름다움을 함께 관광해보면 어떨까? 저마다 알프스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알프스의 이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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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여행 컬러링북 - 색칠할수록 행복해지는 색칠할수록 행복해지는 컬러링북
전선진 지음 / 마음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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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북으로 만나는 봄에 가면 좋을 명소 30곳!"



어떤 단어들은 듣거나 내뱉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안겨준다. '봄'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4월, 계절상으로는 이미 봄에 접어들었지만, 어쩐지 나의 마음과 실제 날씨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간접적으로나마 봄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컬러링 북이다. 스케치 하나하나 살펴보고, 색칠을 하면서 정말로 잠시나마 봄날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


그리고 색칠을 하면서 한 가지 다짐을 하게 됐는데, 급한 불을 끄고 난 뒤에는 위시리스트에 적어둔 것처럼 잠시 쉴 수 있는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그리고 그 여행지는 이 컬러링북에서 소개하고 있는 장소 중 한 곳이면 어떨까 한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봄날 방문하면 좋을 여행 스케치로 꾸며져 있다. 색칠을 하면서 여행지를 탐색하는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한껏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가봤던 장소는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또 낯선 장소들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보는 내내 몽글몽글한 기분을 한껏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아래는 내가 가보고 싶은 장소 혹은 힐링하고 싶은 장소들을 선별해서 색을 칠해보았다. 조만간 직접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컬러링 북을 살펴보면, 왼쪽은 샘플 예시 오른쪽은 스케치 페이지로 되어 있는데 왼쪽을 참고해서 비슷한 컬러로 채워도 되고 아니면 나만의 컬러로 색을 입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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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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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서울 남산타워 / (두번째) 화천 사랑나무 / (세번째) 시흥 오이도



후에 꼭 한번은 방문해 보고 싶은 장소라 찜콩해 둔 곳이다. 버스나 기차 등을 이용해 여행지에 닿으면 가는 내내 더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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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로 색 입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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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제 자작나무 숲

(아래) 남해 다랭이마을



탁 트였거나 고요한 곳! 내가 바라는 힐링 장소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바닷바람을 한껏 쐬고 오거나 아니면 나무냄새, 풀냄새, 흙냄새가 가득한 자작나무 숲에서 하루를 머물다 와도 좋을듯싶다.


두 곳 모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 나중에 실물 영접하게 되면 꼭 두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으로 비교샷 남겨봐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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