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 바리스타
송유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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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를 통해 조용한 회복력을 보여주는, 이곳은 별다방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카페, 동네'와 같은 키워드들이 보여 선뜻 읽어보게 된 <별다방 바리스타>는 표지 디자인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듯 따뜻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설책이었다.


그런데 저자가 설정한 몇 가지 소재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예상을 뛰어넘는 민감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걸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치매'나 '장애', '동성 커플'과 같은 것들 말이다.


어쩌면 위화감이 들 수도 있는 소재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저자가 잘 풀어낸 덕분에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도 이런 연대의식을 가지고 함께 살아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보게 됐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주요 등장인물인 예빈과 달순을 비롯한 몇몇 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풀어내며 각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통과 상황들을 전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중심이 되는 배경은 별다방으로, 고요하고 안온한 그 공간 안에서 따뜻한 음료와 함께 건네는 온기와 다정함은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인다.


한때는 매상을 걱정할 만큼 손님이 적었던 이곳이 어느 누구에게도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는 공간으로 불리게 되며 어느새 성황을 이루게 되는데, 그 가운데에는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치매 할머니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카페 사장 예빈이 있다.


위태로운 삶의 끝에서 마주하게 된 별다방에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 위로를 받고 마음을 회복해 가는지는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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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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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빈

-죽율동에서 별다방을 운영 중이다

-별다방 주인이자 바리스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 필담으로 소통한다



■이달순

-1952년생

-별다방에서 바리스타로 근무 중

-알코올 유도성 치매를 앓고 있음

-가족과 연락이 끊긴지 오래됐음



■윤명숙

-죽율동의 붙박이 '원형 슈퍼' 사장

-60대 중반의 여성

-교편을 잡다가 정년퇴직후 남편의 가게 일을 돕고 있음

-별다방이 생긴 후로 단골손님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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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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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살림에 여섯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난 달순은 성인이 되자마자 중매 시장에 끌려나가 공무원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남편은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4남 1녀 중 장남이었는데, 다행히 시어머니가 인품이 좋아 달순은 큰 어려움 없이 결혼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시어머니가 중풍(뇌졸중)으로 사망하게 되면서 큰 슬픔을 겪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둘째 지현이 수험생이 되던 해 남편이 뺑소니에 치여 식물인간이 되면서 또다시 시련을 겪게 된다.


그리고 몇 달 후 남편이 떠나고 이후 10년을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 때쯤, 달순은 술을 즐겨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불쑥불쑥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일들이 잦아진다.


그렇게 달순은 알코올중독 판정을 받게 되는데, 아무리 벗어나려 노력해도 쉽지가 않았다. 그 와중에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견디지 못하고 번호까지 바꿔가며 달순과의 단절을 선언하게 되고, 그렇게 혼자 남겨진 달순은 자신을 병원에 가두게 된다.


홀로 중독과 싸우던 그녀는 얼마나 힘들었던지 이내 알코올 유도성 치매 진단을 받게 된다. 재미도 의욕도 없는 상태로 무심하게 병원생활을 이어가던 중 어느 날 병원에 자원봉사를 온 예빈을 만나게 되면서 달순은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다.


예빈은 그때쯤 죽율동에 2층짜리 허름한 구옥을 수리해 카페를 열 생각이었는데, 달순을 눈여겨보고 있던 그녀가 달순과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면서 둘은 가족 이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된다.


예빈은 치매를 앓고 있는 달순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롭고 힘겨웠을 달순을 품어주었고, 또 달순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 소통이 쉽지 않았던 예빈을 도와 '별다방'의 공간을 조금씩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직업을 얻는 데 있어 페널티가 될 수도 있는 이들이 만나 연대하게 되었고, 그것이 점차 시너지를 내게 되면서 어느새 별다방은 상처받고 고통으로 얼룩진 이들이 찾는 위로의 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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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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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있었다. 소중한 것을 손에 너무 꽉 쥐고 있으면 반드시 부서져 버린다는 것을.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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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 똥 된다'라는 속담처럼, 소중하다고 해서 너무 아끼다 보면 결국 쓸모없는 것이 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소중하다고 해서 너무 꽉 쥐고 있다면 결국 부서지기 마련이다.


아끼는 것일수록, 소중한 것일수록 적당히 사용하고 풀어줄 줄도 알아야 제대로 그 가치를 다할 수 있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유난히 더 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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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은 내가 느끼는 이 분노로 달라지는 것이 대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분노는 나를 좀먹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데, 왜 내가 나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는 걸까 싶어졌어요. 그래서 그 분노를 사포로 조금씩 갈아내야겠다고 결심했죠!

(...)

세상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나쁜 일들이 무척 많잖아요. 그럼 적어도 나는 나한테 친절을 베풀고, 나 자신을 아껴줘야 하지 않겠어요? 나까지 그 나쁜 일들에 편승해 나 자신을 싫어한다면, 내 안의 내가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요.

39~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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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빈이 달순에게 한 말 중 일부분인데, 특히 마음에 남았던 문장이라 옮겨본다. 불공평함과 불공정한 상황을 당하면 우리는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화를 내고 분노한다.


달순이 술을 먹고 알코올 중독에 빠진 것도 어쩌면 이와 같은 맥락에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결국 남는 것은 자신을 좀먹는 일뿐이었다. 예빈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고 그녀는 스스로 이 상황을 탈피해야겠다 마음먹게 된다.


그래서 조금씩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노를 흘려보내게 된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 자신을 위해, 나한테 친절을 베풀고, 아껴주면서 말이다.


더 많은 억울함을 남기지 않기 위해 한 예빈의 이 선택이 얼마나 현명한 일이었는지는 이 책의 후반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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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다.... 괜찮아질 거예요.'

'어떻게 사는 게 내내 화창하기만 하겠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이거면 도착할 때까지 비를 피할 수 있을 거야.'


그날, 별다방에서 들었던 말이 선명히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흔했던 그 말이 위로가 되었던 건 어쩌면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위로는 이해로부터 시작되며, 뜻을 해석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말들은 피부에 와닿지 않고,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말이야말로 머리를 지나 가슴까지 자연스럽게 흡수가 되어 비로소 고된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거라고.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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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뒤집는 문장이라 남겨본다. 보통은 특별한 말, 흔치 않은 말들이 더 위로가 되고 기억에 남을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수는 오히려 너무 흔한 그 말이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선명히 떠올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머리를 지나 가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 온전히 흡수된 그 말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말이었기에 더 위로와 위안이 되었다고 전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누군가 영혼 없이 하는 겉핥기식 위로는 그냥 특별한 말로 끝난다. 반면, 이미 나보다 앞서 비슷한 일을 겪고 그것이 자신의 몸을 관통해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는 위로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경수는 별로 특별하지 않은 그 말에서 살아갈 힘을 얻었고, 진심이 담긴 그 말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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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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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속에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는 꺼릴만한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 치매 노인, 동성애자, 실패자, 은퇴자 등등.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우리를 불행으로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더불어 작은 연대가 모여 큰 희망을 만들 수 있음도 보여준다.


별다방은 이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핵심 공간으로, 우연히 들른 이 카페에서 사람들은 쉼과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 간다. 덕분에 처절하게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점점 더 유명세를 치르게 되면서 누군가에게는 핸디캡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언어장애와 치매를 자신들의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는 확실한 물증으로 생각하고 이곳에 방문한다는 점이다.


이런 사람들의 이기적인 면모가 소설 속에서도 거론되는데, 이에 대해 달순과 예빈은 서로를 걱정하기는 하나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그저 자신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 인해 혼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카페는 서서히 평정심을 찾아가게 된다. 누군가는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달순을 찾아오고, 달순은 그런 사람을 기억하지 못해 당황하는 장면들이 어느새 별다방의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그렇게 지나간다.


이제 별다방은 많은 사람들의 쉼터이자 회복의 장소로 거듭나게 된다. 더불어 장애를 가진 사람도, 치매 노인도 누구 나와 같이 일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우리가 가진 편견이나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해 주기도 하는데,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만 있다면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 시스템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또 몇 번씩 겪게 되는 실패가 인생 전반의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또 꼭 그것을 혼자 짊어지고 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저자는 소설 속에 사회의 약자나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을 대거 등장시켜 결국 사람은 똑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저마다 마음속에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고통이나 아픔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함께 보여주며, 그렇기에 우리는 연대하여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고 아껴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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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박사 박주홍의 두뇌 홈트레이닝 1 - 부모님을 위한 치매 예방 3개월 두뇌 훈련 프로그램, 하루 한 장 두뇌 깨우기! 치매박사 박주홍의 두뇌 홈트레이닝 1
박주홍 지음 / 성안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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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물론 두뇌까지 깨우는 일석이조의 치매 예방 두뇌 홈트레이닝!"



요즘 현대인들이 겪는 질병들을 살펴보면 과거와는 달리 나이와 크게 상관없이 경험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치매, 다시 말해 알츠하이머도 마찬가진데 유달리 휴대폰이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서인지 조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꽤 있는듯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질병에 관한 부분은 사전에 미리 정보를 알아두면 후에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인해 읽는 내내 푹 빠져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된 것 같다.


사실 읽기 전에는 이론이나 정보성 글들이 주를 이룰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처음 몇 페이지를 제외하면 그 외에는 두뇌 홈트레이닝을 위한 실전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이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건망증,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예방을 위한 3개월(12주 차) 실전 두뇌 홈 트레이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기억력 증진과 두뇌력 향상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주의집중 계산력〉, 〈주의집중 내용 파악〉, <주의집중 숫자계산>, 〈주의집중 시각적 내용 파악〉, <언어표현 문장이해>, <상황 유추 숫자 계산>, 〈주변 상황 파악 공간 지각력〉, 〈언어 및 시각 이해와 결합〉, 〈공간 파악 변화 이해〉 등으로 구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두뇌 훈련을 돕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한 3개월(12주 차) 분을 매일매일 트레이닝 시키는 일정으로 짜여 있는데,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 훈련을 한다기보다 오히려 즐거운 놀이를 하는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 했던 학습지의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어릴 때는 그렇게 하기 싫던 학습지가 어른이 된 후에는 왜 이렇게 재밌게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다.


치매와 같은 기억력과 관련된 치료는 병원 치료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매일매일 훈련하는 것도 중요한 걸로 알고 있다.


이미 짜인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니, 누구의 도움 없이도 쉽게 매일매일 훈련을 할 수 있어 이를 통해 뇌를 훈련시켜보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현재 건강한 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휴대폰만 들여다보지 말고 이런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에 더해 두뇌를 일깨우는 훈련을 통해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려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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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홈트레이닝을 위한 3개월 일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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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홈트레이닝 3개월(12주) 집중 체크리스트)



실천해 보겠다는 마음가짐만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이 모든 것을 제공한다. 주차별/일일 계획표에 따라 그냥 실천만 하면 된다. 그리고 실천했다면 기록으로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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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자가 진단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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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경도인지장애 자가 진단 테스트)



혹시 평소에 깜빡깜빡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나의 상태가 궁금하다면 자가 진단 테스트를 통해 점검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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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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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멀 메모리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긍정적인 생활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기억력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최적의 기억력에 도달하는 길' 13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13가지 수칙의 영문 앞 글자를 따면 '옵티멀 메모리(OPTIMAL MEMORY)'가 된다.


1.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2. 담배를 끊어라.

3. 비타민을 섭취하라.

4. 남들과 잘 어울려라.

5. 건강 식단을 유지하라.

6. 밤에 잘 자도록 노력하라.

7. 새로운 것을 배워라.

8. 술은 적당히 마셔라.

9. 적극적인 삶을 살아라.

10.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라.

11. 생각과 생활을 잘 정리하라.

12. 뇌를 보호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라.

13. "그래 할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라.



■3R 평생 치매 예방법

채우자(Refill), 풀자(Release), 휴식하자(Relax)


1. 아침: 채우자

우리의 뇌는 밤에 자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에너지 소모를 한다. 그래서 아침에는 뇌의 에너지가 부족하다. 이처럼 부족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것이 아침밥과 뇌 건강에 좋은 소올차, 소올차주스다.


아침밥으로 먹는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바뀌는 데 8시간이 걸리는 것에 반해 약차와 주스는 3~4시간 만에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때문에 오전에 쓸 뇌의 에너지를 채워 주면서 뇌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아침밥을 먹은 후 소올차를 마시면 뇌의 활동이 오전부터 활발하게 진행되며, 이로 인해 치매, 파킨슨병, 중풍(뇌졸중), 공황 장애, 우울증 등의 예방 및 극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점심: 풀자

스트레스를 계속 담아 두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뇌 쪽으로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집중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낮에는 혈액을 좋게 하는 뇌 건강 지압법 해피버튼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해피버튼은 눈썹 바깥쪽의 사죽공혈과 귀 뒤쪽의 예풍혈을 지그시 누르면서 마사지하는 것이다.



3. 저녁: 휴식하자

저녁이 되면 아침과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로 뇌에 피로가 느껴지며, 대뇌 활성도가 떨어진다. 때문에 저녁에는 될 수 있으면 지친 뇌에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럴 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 마음으로 몸을 다스리는 명상이다.


뇌 건강 명상 치료법으로는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흠싸 명상 치료법이 있다. '흠싸'는 힌두교의 주문으로, 치매, 파킨슨병, 중풍(뇌졸중), 공황 장애, 우울증 등의 뇌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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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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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패 계산하기(주의집중 계산력)

▶미로찾기(주변 상황 파악 공간 지각력)

▶물건 가격 계산하기(주의집중 계산력)

▶컬러링(정신집중과 이완을 통한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하다보면 푹 빠져들어 하루에 1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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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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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뇌 건강을 위해 학습지를 구독한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 책도 그것과 비슷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웰빙,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늘어났는데 어떻게 보면 스스로 자신의 뇌 건강을 챙기는 모습처럼 보며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 책 외에도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 검색해 보니 실제로 치매예방을 위한 컬러링북, 필사책, 건강노트 등 특정 타깃을 위한 제품들이 은근히 많이 나와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앞으로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실버 관련 제품들이 출시될 거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치매나 기억상실이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뇌가 건강할 때 미리 챙겨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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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Stacy
지피 지음, 강희진 옮김 / 북레시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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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삶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보내는 SNS의 폐단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며 스릴러인가 아니면 공포물인가 의심했다. 그리고 이들이 말하는 스테이시가 과연 누구인지 너무 궁금했다. 그러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인터넷이나 SNS와 거리감을 두고 사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에 대해 우리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방식과 가치관도 크게 달라졌다. 공감력은 급속히 떨어졌고, '나'만 챙기는 이기주의 면모도 크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와 다른 생각, 다른 행동력을 보이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강한 적개심도 늘었다.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또 삶을 망가뜨리는 행위들을 사람들은 이제 너무 아무렇지 행한다.


(스테이시는 만화와 희곡이 섞여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 대상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마치 게임을 하듯이 나와 다른 생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글로 말로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


이 책에서는 이런 행위를 '캔슬 컬처'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주인공 지아니를 통해 적나라한 현실을 제대로 보여준다.


유명 인사로 잘나가던 지아니는 말 한마디로 사회와 자신이 속한 일원에서 배제되고, 이를 견디다 못한 그는 자신 안에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를 극복하려 애쓴다.


이 책을 쓴 작가는 '그래픽 노블' 형태의 만화를 통해 구현해 내는데, 초반에는 특히 생략된 대화와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따라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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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 문학적 구성과 특성을 지닌 작가주의 만화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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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지아니의 세상을 통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행동과 사회적 현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면서 스스로 그런 행위들을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여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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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스테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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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슬 컬처는 '취소 문화' 혹은 '제거 문화'라는 말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배척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팔로우를 취소하고 거부하는 방식으로 집단적 공격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현상 자체가 어떠한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지극히 위험하고 무서운 것임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스테이시>는 이런 '취소 문화'로 촉발된 논란을 다룬 그래픽 노블로, 저자인 지피가 2021년 은퇴를 선언했다가 2023년 복귀하면서 2년 만에 발표한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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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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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는 주인공 지아니가 자신의 순수한 행동으로 야기된 불합리한 결과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을 감당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내적 갈등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인 지아니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가운데 내뱉은 한마디가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다. 이로 인해 일반 대중은 물론이고 동료, 친구들 할 것 없이 모두가 그에게 등을 돌리고 일상은 무너진다.


(지아니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자아 '악마')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스테이시가 태어난다. 분노의 산물인 스테이시는 곧 지아니의 내면에 존재하는 공포와 적나라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리고 스테이시는 그의 황폐한 감정을 해소하고 승화시키는 출구가 되어준다.


여기에 더해 지아니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 즉 '악마'를 창조해 내는데 이는 그의 복수심과 원망을 물리적인 형태로 구현해낸 또 다른 인물이다.


둘은 일종에 선과 악처럼 대조되는 형태로 지아니의 머릿속에만 존재하게 되는데, 스테이시는 정신적으로 지아니를 지탱해 주는 인물, 그리고 악마는 분노와 원망을 물리적으로 풀어내는 인물처럼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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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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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에 대해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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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 안에서 '스테이시'라는 허상은 절대적으로 감춰야 하는 존재처럼 표현된다. 내가 진짜 원하는 내 모습 혹은 하고자 하는 행위이지만 남들의 시선이나 판단이 두려워 드러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스테이시라는 허상은 이처럼 행동 양상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개인이 바라는 욕망이나 감정을 대표하는 존재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어떤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복잡하고 애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스테이시는 어쩌면 나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개성, 혹은 나 자체로 말할 수도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지아니는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이 기대는 존재를 스테이시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이야기로 미루어 보건대, 현시대를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진짜 나를 표현할 수 없는 사회가 어쩌면 현 사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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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는 어디에도 없어. 네 머릿속에 존재할 뿐이라고.

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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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모든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지아니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 안에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숨어들게 된다. 하지만 거기에 잠식당한 지아니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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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니는 자기가 혼잣말을 하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환각에 사로잡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촌은 입도 벙긋 못 한 채 홀린 듯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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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니의 상처가 깊었던 탓일까. 그는 한동안 혼잣말을 하며 자신이 만든 자아들과 대화를 이어나가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사촌은 홀린 듯 그 모습을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지켜보게 된다.


누군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바로잡아주는 게 아니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지켜본다는 게 어떻게 보면 서글픈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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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오늘 처음으로 말이지, 널 묶은 쇠사슬을 풀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몇 시간 정도만이라도.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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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니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스테이시를 쇠사슬로 꽁꽁 묶어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다.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가지고 말이다.


하지만 문득 그런 스테이시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던 걸까? 그는 몇 시간 정도만이라도 잠시 풀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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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는 하루 종일 스테이시의 발치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 말인즉슨, 그가 하루 종일 빈 의자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빈 창고 안의 빈 의자, 그 옆에 빈 그릇이 놓여 있고 바닥에는 녹슬고 오래된 쇠사슬이 널브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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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니가 환각에 빠져 스테이시의 발치에 쭈그려 앉아있다는 것은 뭔가 위로를 받고 싶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런데 그 모습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빈 창고 안의 빈 의자, 그리고 빈 그릇, 여기에 녹슬고 오래된 쇠사슬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다.


그저 공허하고 또 헛된 날갯짓처럼 보이는 것 같아 왠지 모르게 짠하게 다가오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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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차원이 다른 거야, 스테이시. 이 관계는 오직 육체적인 부분을 의미한다고 보면 돼. 물질세계와 관련된 문제라고. 그러니까 스테이시 너는 정신세계를 뜻하는 거고.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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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외면받던 지아니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조금씩 현실 세계에 발을 내디디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혼란은 계속된다.


스테이시와 현실의 연인 사이에서 지아니는 스테이시는 정신세계, 현실의 연인은 물질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며 강력히 주장한다. 이 모습을 통해 그가 얼마나 혼란을 겪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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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문득 의문이 드는 거다. 이 미친 짓거리, 환영 놀음, 허상으로 만들어낸 가짜 현실, 이런 것들과 함께 내가 몇 개월째 내 삶을 공유해오고 있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망상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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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자아에 빠져 망상과 환각에 허우적거리던 지아니는 어느 순간 자신이 가짜 현실 속에서 삶을 지속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두려움, 고통에서 벗어나 망상 속에서 즐거움을 찾던 지아니가 이제는 그 망상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스스로 의문을 갖게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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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말하자면, 소위 논쟁을 불러일으킨 그 사건을 계기로 이전부터 줄곧 그의 머릿속에 갇혀 있던 무언가가 세상 밖으로 풀려나왔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는 대참사 발언을 이용해서 마침내 최악의 본능에 스스로를 내맡겼던 거다. 스테이시라고 하는 이 병적인 환상은, 예전의 그라면 자기 자신에게조차도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그 무엇이다.


비토리오 광장 테라스에서 소위 시나리오 작가라는 친구들과 함께 숱한 여름밤을 보내면서도 결코 꺼내 보이는 법이 없던 어떤 강박과도 같은 것.

175~1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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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너무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미처 버리거나 아니면 나를 보호할 어떤 무언가를 창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지아니의 상황들을 지켜봤을 때 지아니의 경우에는 후자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많이 거론되는 또 다른 인격의 창조 혹은 다중인격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 예능에서는 이와 비슷한 소재로, 부캐를 만들어 다른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긍정적인 면모로 풀어 해석한 예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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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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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매체가 늘어나고, 또 사람들의 개성이 발휘되는 방법 또한 다양해졌다. 그런데 살펴보면 이것이 긍정적인 면모로만 발달되지는 않은듯하다.


사람들이 취향을 쫓아 자기 좋아하는 것만 챙겨보고, 또 그런 집단과 그런 사람들만 만나게 되면서, 어느새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면모가 확대된 듯하다.


그러면서 흑과 백 이분법적 사고가 고착화되고 이로 인해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또 인식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저자는 <스테이시>라는 책을 통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나의 생각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거나 혹은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처벌하고 제거하려 드는지, 또 이런 현상들로 인해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자신 안에 있는 진짜 '나'를 표현하지 못하고 숨기려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비슷한 것들을 함께 경험하고 나누는 문화가 주를 이뤄 대체적으로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강했는데, 그에 반해 지금은 서로 경험치가 다르고, 또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 이해하는 척도 또한 많이 달라진 듯하다.


그러니 이러한 상황을 확실히 이해하고, 내 경험, 내 생각, 내 행동만 옳다고 우기기 보다,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타인을 포용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면 어떨까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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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
마리야 이바시키나 지음, 벨랴코프 일리야 옮김 / 윌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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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세계의 특별한 서점들"



작년, 집 주변에 있는 공공 도서관에 너무 데여서인지 실망감은 물론, 한동안 서점 가는 것이 불편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 마침 어떤 이웃분이 몇 군데 가볼 만한 도서관을 추천해 주어 새롭게 마음을 재정비하게 되었다.


이런 곳이 있으면 저런 곳도 있기 마련이니, 그냥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새로 이사 온 곳은 이전 지역보다 도서관 시스템은 물론, 직원들도 더 개판(😅)인 걸 알게 되면서 아직 한참 멀었구나 깨달았다.


그런 불편함을 거의 1년 넘게 겪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도서관 혹은 서점에 대한 로망이 남들보다 크다. 이런 불편을 비단 나만 겪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더 강렬하고 집요하게 좋은 도서관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든달까? (좋은 도서관 찾으면 공유하고 싶은 마음 100퍼센트 가지고 있음)


어쩌면 이런 내 욕구가 이 책을 불러들였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책과 관련된 장소들(도서관이나 서점 등등)을 테마로 여행을 하고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은 생각도 가지고 있다.



이 책에는 세계 곳곳의 개성 있는 서점 25곳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국의 독립서점도 2곳이 포함되어 있는데, 알고 보니 한국어판 출간을 맞아 특별히 수록된 부분이라고 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점부터 외형이 남다른 서점, 그리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 서점까지 알면 알수록 놀라운 서점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다 한 번쯤 가보고 싶지만, 그중에서 특별히 더 가보고 싶은 서점들을 위주로 몇 가지를 소개해 보려 한다. 스케치로 그린 서점의 모습과 서점이 지켜온 역사와 문화, 그리고 스토리까지 함께 담겨 있어 꽤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팔로 팔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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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 윌보라다 1047

보고타 71번지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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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10-47번지에 자리한 이 서점은 매일 오전 10시 47분에 문을 연다. 욜란다 아우사는 자신의 서점에 1047년 가톨릭교회에서 성인으로 공표된 첫 여성이자 책 장수들의 수호성인인 비보라다의 이름을 붙였다.


성인 비보라다가 지켜낸 장크트갈렌 수도원의 도서관 문에 그리스어로 새겨진 말 "마음의 치유소"는 서점의 모토가 되었다. 성인 비보라다처럼 아우사도 현재 위기에 처한 출판업계를 살리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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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은 1047이라는 숫자에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듯하다. 서점의 이름, 번지수, 그리고 문을 여는 시간까지!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은 이 서점만의 독특한 문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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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 리브라리아 베르트랑

리스본 시아두 지그 가레트 거리 7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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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 영업해온 이 서점은 1732년 리스본의 자유분방한 동네인 시아두 지구에서 문을 열었다.


그 시절 리브라리아 베르트랑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시 낭독회, 문학 행사, 정치 토론회 등이 열리던 살롱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서점은 포르투갈 전역에 흩어진 52개의 지점을 거느리게 되었다.


서점 안에 있는 일곱 개의 방에는 천장까지 닿는 책장들이 가득 차 있고, 이동식 사다리와 나무 계단이 놓여 있다. 여기서 책을 사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에서 구입했음을 인증하는 특별한 도장을 찍어준다.


지진, 내전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아홉 명의 국왕, 세 개의 공화국과 유럽연합을 모두 거쳐온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 모든 주제를 망라하는 책들을 품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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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들은 어쩐지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 증폭시키는 것 같다. 그게 책을 품고 있는 서점이라서 더 궁금해지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개인적으로 이 서점만의 독특한 시그니처인 '가장 오래된 서점에서 구입했음을 인증하는 특별한 도장을 찍어준다'는 점은 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그 책은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기념품이 되어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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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 리브라리아 렐루 이 이르모

포르투 카르멜리타스 거리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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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리아 렐루 이 이르모에 들어서면 마치 역사책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건물의 밝은 외관은 다양한 무늬와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지만 내부는 어두운 톤으로 조성되어 대조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점 한가운데에는 1층과 2층 갤러리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계단이 있고, 천장은 네덜란드 건축가 헤라르뒤스 사무엘 반 크리켄이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작업실에서 만든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이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서점 창립자의 신조인 "Decus in Labore(노동에 깃든 존엄)"가 모노그램으로 새겨져 있다. 이는 1906년부터 서점에서 일했던 모두가 간직했던 철칙이이도 하다.


리브라리라 렐루 이 이르모는 신마누엘 양식으로 지어졌다. 마누엘 양식이란 국와 마누엘 1세의 이름을 딴 포르투갈의 건축 양식을 뜻한다.


고딕, 아라베스크, 르네상스 등 이전 시대의 이색적인 양식이 혼합되어 대항해 시대를 대표하는 마누엘 양식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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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시선을 압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중앙에 배치된 계단과 천장을 수놓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장식은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기에 더 그렇다.


보통 오래된 성당이나 교회 등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인데, 서점에서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몹시 궁금해진다. 스케치와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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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 아틀란티스 북스

산토리니 이아 마을 니콜라우 노미쿠 거리 84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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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선장의 집으로 쓰였던 아틀란티스 북스는 산토리니의 아름다움에 반한 친구들이 모여 2004년에 문을 열었다. 현재 이 서점은 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비수기에 서점은 책을 출판하거나 제본 워크숍을 진행한다. 에게해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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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될 것 같은 '아틀란티스 북스'는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방문하고 싶어지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산토리니 풍경 속에 자리한 서점이라니, 그냥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냥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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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 부칸들 도미니카넌

마스트리흐트 도미니카네어키어허 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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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칸들 도미니카넌은 네덜란드의 아주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마스트리흐트의 도미니크회 교회 안에 있다. 13세기에 완공된 이 교회는 고딕 양식으로 지은 네덜란드 최초의 교회다.


이 교회 건물은 2006년에 현대적인 서점으로 개조했는데 4년간의 복원을 거쳐 스테인드글라스와 벽면의 프레스코화, 돔 천장의 그림이 모두 보존되어 있다.


성가대석이 있던 자리에는 사인회, 토론회, 강연, 인터뷰,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안락한 카페가 들어서 있다. 방문객들은 내부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책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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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 자리한 서점이라니, 어색한듯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도 든다. 비주얼만으로도 어쩐지 압도당할 것 같은 이 서점에 방문하면 책보다 그냥 전경에 푹 빠져 한동안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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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책방 소리소문

제주시 한경면 저지동길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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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소리소문은 한적하고 조용한 제주도 마을에 자리한, 한옥을 개조한 서점이다. 서점에서 판매되는 모든 책은 서점을 운영하는 정도선, 박진희 부부가 고심하여 선별한다.


정도선 씨는 어린 시절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를 갔을 때 조그마한 동네 책방에서 큰 위로를 얻었다고 한다. 수많은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찾게 된 순간 더 이상 외롭지 않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도 책으로 가득한 공간을 선물해 주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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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찾아보면 은근히 지역 곳곳에 개성을 가진 독립서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듯하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주인장만의 감성이 녹아들어 있어 독립서점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달까?


한 달 살기와 같이 한 지역에서 장기 거주를 하게 된다면 주변에 자리한 동네 책방 혹은 독립서점을 찾아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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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 주변에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점이나 동네 도서관이 없다. 그나마 이전에 살았던 거주지에는 동네 서점 하나, 그리고 독립서점 하나가 있었다. 추가로 더 확대해서 찾아본다면, 약 15분쯤 도보로 이동하면 대형서점을 하나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특정된 서점 혹은 작은 도서관만 이용할 수 있어 아쉽다 느꼈는데, 지금은 그것마저 없으니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인프라가 없어도 너무 없다 보니, 책을 대여할 때도 가급적이면 지하철에 있는 U 도서관을 이용하고 어쩔 수 없을 때는 대중교통을 타고 이전 동네의 동네 서점과 도서관을 이용한다.


그나마 가까이에 있는 작은 도서관은 오후 6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어, 토요일 혹은 쉬는 평일 낮 시간에만 가능하다. 언제든 편하게 방문해 책을 구경하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서점 혹은 도서관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슬픈 일인가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와중에 그나마 방구석에서 읽는 이런 책들 덕분에 위로와 위안을 얻는다. 내 주변에는 없어도, 세계 어딘가에는 내가 바라 마지않는, 멋진 서점과 도서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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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몰타 한 달 살기 - 2025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보물섬을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몰타로 여행해보면 어떨까? 새파란 해변과 드넓은 하늘, 그리고 골목 구석구석 숨겨진 색다른 매력에 섬나라만이 주는 여유와 끝내주는 날씨까지! 시선이 닿는 모든곳이 그저 한폭의 그림처럼 느껴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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