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의 문장들 - 흔들리는 이들에게 보내는 다정하지만 단단한 말들
박산호 지음 / 샘터사 / 2025년 6월
평점 :
"길을 잃은 어른들에게 조용히 건네는 나침반 같은 문장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우리는 때때로 길을 잃는다. 누구에게나 삶은 처음이기에 더욱 그렇다. 좋은 어른을 꿈꾸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한 이들에게,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좋은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이 책에 담아 전한다.
우리를 흔들리게 하는 다양한 삶의 문제들을 맞닥뜨렸을 때, 책 속 문장이 건네는 성찰과 조언을 통해 용기와 위로, 그리고 응원을 받아보면 어떨까 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정하면서도 단단한 문장들로 가득하다. 일상에서 꼭 필요한 삶의 태도와 기술들을 실용적으로 담아내 더욱 유익하게 느껴진다.
마음을 함께 나누는 법, 거절하는 법, 변명하지 않고 맞서는 법, 끊임없이 배우고 나아가는 태도를 갖추는 법, 나답게 나이 들어가는 법 등 진짜 어른의 태도를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성숙한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이 된다면, 책 속 문장에서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
유한한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까
유한하게 주어진 이 인생을 잘 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은 각자의 취향과 가치관과 철학에 따라 알아서 선택하면 되겠지만, '어떻게'에 대한 힌트는 앞서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을 보며 알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내가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그것에 좀 더 집중해서 살라고.
26페이지 中
=====
가끔 사람들은 삶의 유한함을 잊고 산다. 그래서 한없이 시간을 낭비하곤 한다. 하지만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떻게’에 대한 답은, 나보다 먼저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의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경험은 정말로 좋은 스승일까
흔히 경험은 풍부하고 많을수록 좋고, 우리가 해온 경험이 우리의 세계를 확장하고 삶을 더 깊이 있게 해줄 거라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일 뿐이다. 세상에는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경험이 허다하며 내가 겪은 경험을 전체로 확장할 수도, 일반화할 수 없다.
(...)
경험이 풍부할수록 좋다는 통념이 위험한 이유는 그런 믿음을 본인 한 사람의 삶에 적용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타인, 특히 자식이나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30~31페이지 中
=====
보통은 풍부한 경험이 좋은 스승이 될 거라고들 말하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 경험이 타인을 이해하는 데 쓰이기보다는, 오히려 깎아내리거나 자신과 같은 방식을 강요하는 데 쓰이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경험이 진짜 장점이 되려면, 결국 그걸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포용하거나 이해할 때 쓰인다면, 비로소 그 경험은 진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
인생에 변명하지 마
인생이란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고달파도 어느 선에 이르면 변명하지 않고, 핑계 대지 않고 책임져야 할 때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니까. 그때 어떤 태도로 그 책임을 대하느냐가 어떤 어른이 되는지를 좌우한다.
(...)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인생은 원래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는다는 진실을 직시하면 변명할 수 없게 된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환경과 사정이야 어찌 됐든 지금까지 내 인생을 만들어 온 사람은 나였으니까. 그러니 가끔 힘들어서 변명할 수는 있겠지만 언제까지나 변명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변명하지 말고, 도망치지 말고 맞서 싸워야 한다. 상대가 인생이든, 나 자신이든.
73~74페이지 中
=====
우리 주변을 둘려보면, 책임지기보다 핑계를 대며 이리저리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평생을 도망 다니며, 늘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 착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 책임져야 할 시기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리고 시기가 늦으면 늦을수록, 마음은 더 무겁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 차라리 일찍 현실을 받아들이고, 책임지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조금 더 의연하고 유연하게 삶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때로는 팩트 폭력도 필요해
요즘처럼 각박하고 살기 힘든 세상에 위로와 공감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없어선 안 될 필 수 요소가 됐다. 하지만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때로는 위로와 공감에 앞서 쓴소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후배들, 젊은이들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비위를 맞추겠다고 좋은 말만 하는 어른보다는 어렵지만 그 사람이 성장하는 데 절실하게 필요한 직언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가끔은 그런 어른도 필요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후배가 먼저 조언을 청했을 때에 한해서다. 청하지도 않았는데 비판을 날리는 것이야말로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므로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조심하자. 어른과 꼰대 사이의 선은 생각보다 구분하기 쉽지 않다.
95페이지 中
=====
위로와 공감이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가만히 들어주거나 곁을 지켜주는 게 최선일 때도 있고, 반대로 쓴소리를 통해 상대방의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도 있다.
한 끗 차이지만, 그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고 적절히 사용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
어쩌면 우리는 성실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지도 몰라
이제는 '성실'하다는 말에 울컥하지 않는다. '성실'이 재능이란 말에 전적으로 동의는 못 하지만 성실한 생활 덕분에 비뚤어지지 않았으니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어쩌면 노력은 우리를 배신할지 몰라도 성실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노력이란 순간의 열정과도 비슷하지만, 성실이란 그야말로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태도니까. 삶의 태도가 성실하다면 땅에 단단하게 발을 디디고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믿을 수 없더라도, 성실하고 꾸준하게 생활하는 '나'는 믿을 수 있으니까.
123페이지 中
=====
한때는 성실하다는 말이 부정적 의미로 느껴지던 때도 있다. 할 말이 없어서, 내세울 장기가 없어서 '성실함'이라는 말로 대체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성실이야말로 우리를 안전한 길로 이끌어 주는 최고의 행동지침이 아닌가 싶다. 그 태도 덕분에, 대단한 '무엇'이 되지는 못해도 적어도 일관된 삶과 루틴을 가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
느낌 좋은 어른
느낌이 좋아서 다시 만나고 싶어 인연이 이어졌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예의를 깍듯하게 갖추는 사람들이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예의란 단순히 상대의 나이에 상관없이 존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과 함께 격을 갖춰 상대를 존중해 준다는 뜻이다.
(...)
두 번째 공통점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
세 번째 공통점은 자기 관리가 잘 된 멋있는 어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 관리란 나이에 상관없이 눈빛이 맑고 형형한 사람, 타인을 만날 때는 등산하다 온 게 아닌 이상 깨끗하고 단정하게 차려입고 나올 줄 아는 사람, 언뜻 보기에도 일이나 다른 무엇에 자신을 혹사하지 않고 적절하게 건강을 돌보고 있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 무엇보다 욕망이 아니라 삶의 본질에 충실하게 사는 자세가 맑은 안색과 눈빛에 드러나는 사람이다.
221~223페이지 中
=====
나이와 상관없이 느낌이 좋은 사람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바로 저자가 언급한 세 가지 조건들처럼 말이다.
만약 그런 사람들을 만나 느낌이 좋았다면,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보면 어떨까? 상대방에게 늘 예의 바른 태도로 대하고, 배려하며,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해서 멋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 태도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나도 누군가에게 '느낌 좋은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을까?
=====
가끔은 도망치는 게 좋다
반백 년이 넘게 살아오면서 알게 된 이치 중 하나는 빠르게 해보고 빠르게 포기하면서 내 인생에서 나와 맞지 않는 것, 나에게 필요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솎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내 삶의 정수에 가까워지는 것들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이 속 빈 강정 같고, 또 어떤 것은 알맹이가 꽉 찬 진짜배기인지 분별하는 안목도 조금씩 늘어나게 된다.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것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버텨야 하는 순간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을 알아내는 감각이 노련해진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265~266페이지 中
=====
많은 경험을 해본다는 건, 어쩌면 나와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구분하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생각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어떤 것들을, 직접 부딪혀 봐야 비로소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시행착오 끝에 나에게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하나씩 걸러내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것'이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
지금까지 살아오며 마음에 깊이 남았던 문장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특히 통념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내가 평소 '이건 아닌데' 싶었던 부분들을 저자가 짚어준 덕에 더 반갑고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예를 들면, 많은 경험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점이나, 인생을 변명 대신 책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문장들은 특히 더 마음에 와닿았다.
단순히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어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 속 '어른의 문장들'을 통해 조금 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해 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