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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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 했던 이들과 남아야 했던 이들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 이념, 영토, 자원, 핵 등 다양한 이유로 무력 충돌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정말 많다. 이란과 이스라엘도 그중 하나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이 픽션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이 현실적, 심리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들을 매우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어 깊은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소설이기도 했다.


30년의 긴 세월 동안 이들은 각기 치열하게 살아왔고, 서로의 사정을 잘 몰랐으며, 그저 부러움과 질투, 그리움과 같은 자신의 감정에만 깊게 빠져 서로를 오해하고 불신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마침내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저마다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이야기들을 폭발적으로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 자리를 통해 '진짜'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이슬람 혁명을 겪으며 해체된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로, 30년 만에 만난 이들이 제3국에서 서로의 솔직한 감정과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마침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되찾고 화해를 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절대 서로를 용서하거나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던 감정들이 대화를 이어나가며 점차 와해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단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라는 점은 꽤 놀랍게 다가온다.


아니, 어쩌면 이 점이야말로 가족의 특성을 잘 살린 부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족이기에 가능했던 용서와 화해, 아마 남이었으면 이렇게 단 하루 만에 서로를 마음으로 품어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인생적이었던 부분은, 오랜 시간 쌓인, 각기 다른 오해와 불만들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올바른 생각과 방향을 서로에게 제시해 줌으로써 단절이나 혐오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아홉째 날은 매우 의미 있고 뜻깊은 날이 된다. 비록 몰랐던 사실을 한꺼번에 듣게 되면서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기는 했지만, 덕분에 묵혀온 감정을 말끔히 해소하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래서 폭풍 같았던 하루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최고의 날이기도 한 날로 기록된다. 덕분에 이들은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안녕을 고하게 되고, 그렇게 기약 없는 만남을 약속하며 서로의 자리로 되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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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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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도)


■도키

-20대 중반

-소설 속 화자

-엄마와 아빠(막내아들 하비브)이 죽고 할머니와 이란에서 살고 있음

-어릴 적 기억이 없으며 부모님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함

-악몽을 꾸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천식을 가지고 있음


■모하마드 삼촌

-첫째 아들

-50대

-의사

-미국 거주

-미국인 아내(캐롤라인)와 사별

-아들 마이클과 손자 닉


■마흐나즈 고모

-첫째 딸

-50대

-프랑스 거주

-첫 번째 남편(삿타리 장군)이 처형당하고 두 번째 남편(샤파키 씨)과 살고 있음

-첫 번째  남편 삿타리 장군과 사이에서 남매를 두고 있고, 두 번째 남편 샤파키의 아이 둘을 키우고 있음


■모흐센 삼촌

-둘째 아들

-40대 후반

-부모님을 돌보며 이란에서 거주 중

-늘 형을 부러워하고 있음


■아프사네 숙모

-모흐센의 아내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며 외국 생활을 동경


■마리암 고모

-둘째 딸

-30대

-이란 거주

-형제들이 외국으로 떠난 후 종교에서 위안을 찾음

-현실에 만족하며 더 이상 불행이 없기만을 소원


■메흐디 삼촌

-셋째 아들

-30대

-스웨덴 거주

-탈영 후 스웨덴에서 난민으로 살며 외로운 삶을 살고 있음

-아내(포루잔)와 헤어짐


■할머니

-이란 거주

-80대 초반

-문학을 가르쳤던 교사

-할아버지는 병으로 사망

-자식들의 마음을 한데 모으기 위해 제3지역에서 모임을 주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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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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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재회하지 못한 가족이 30년 만에 제3국가에서 만남을 가지게 된다. 이는 할머니의 뜻에 따른 것으로, 오랫동안 서로를 보지 못하고 살면서 멀어진 관계를 다시 잇기 위함이었다.


참여한 가족은 총 22명으로, 여섯 형제 중 사망한 막내아들을 제외한 다섯 형제 가족들이 낯선 바닷가 도시에 열흘간 머무르게 된다.


처음 며칠은 오랜만에 본 반가움과 그리움으로 인해 무난하게 보내게 된다. 그러다 넷째 날이 되면서 서로 할 말이 다 떨어지게 되고, 마침내는 서로의 마음속에 쌓여 있던 울분과 불만들이 터져 나오며 급기야 말다툼을 하기에 이른다.


떠난 이들은 떠난 이들대로, 남은 이들은 남은 이들대로 웅크리고 있던 서운함과 질투 같은 감정들이 폭발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다른 만큼 이념과 가치관, 정치적 생각들이 격렬하게 부딪히면서 얼굴을 붉히는 모습까지 보이게 된다.


7일 차가 되자 이제 이들은 처음의 반가운 마음은 사라지고, 서로에게 질려 집으로 돌아갈 순간만을 기다리게 된다. 더 이상 가족처럼 여겨지지도 않는다.


혼란과 혼돈 속에서 감정은 극에 달하게 되고, 중간에서 할머니와 화자인 도키는 불면과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다 9일 차가 되자 이들은 할머니의 뜻에 따라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 보이기로 한다.


다시없을 이번 기회를 활용해 자신들이 겪어온 속 이야기를 털어놓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덕분에 30년간 서로 알지 못했던 속 깊은 이야기들을 마침내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서로 몰랐던 사정과 마음에 품고 있던 오해와 원망을 바로잡게 되면서 이해와 화해에 이르게 된다.


덕분에 먼 타국에서 오랜 시간 외롭게 살았던 이들은 유대감을, 이란에서 나라와 가족을 지키며 살았던 이들은 거리감을 좁히게 된다.


그렇게 이들은 최고의 선택과 최선의 결론에 다다른 후 다시 기약 없는 안녕을 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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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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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제가 뭔지 알아? 친척이 너무 많은데도 여전히 외롭다는 거야."

(...)

"이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친척들을 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

"나는 그 사람들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뭐. 그들을 보건 안 보건 무슨 차이가 있어?"

29~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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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루스는 어떤 일이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여기에 더해 30년 만에 만난다는 친척들과의 만남도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게 느껴진다.


부모님을 비롯해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고 느끼는 그의 입장에서, 이런 만남은 그저 의미 없는 행위로 다가오는 것이다.


시루스와 도키의 위 대화를 읽으며 현실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사람이 주변에 아무리 많아도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충족되지 않는 사회에서 그들은 외롭고 고독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시루스는 고립과 고독 속에서 홀로 병들어 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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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기억을 가지고 2, 30년 전에 이란을 떠났어. 그래서 고국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기억을 떠올리는 거야. 새롭게 덧붙여지는 게 없어. 이 기억을 워낙 자주 떠올리다 보니 우리 마음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거고. 그런데 너희의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매일매일의 사건들이 몇 주, 몇 달, 몇 년에 걸쳐서 너희에게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지. 그 새로운 기억들이 오래된 기억을 덮어버리는 거야. 그게 다른 점이야."

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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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아홉째 날에서 가장 맹활약한 사람은 바로 장남인 모하마드 삼촌으로,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그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해준다. 덕분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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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애들이 말을 좀 이상하게 하는 것 같아서."

(...)

"예를 들면, 애들이 자꾸 '병신', '빌어먹을', '죽여주네', '열나게 짜증 나' 같은 표현을 쓰더라고."

(...)

모흐센 삼촌이 말했다. "언어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시간에 따라 변하고 발전하는 거야. 어떤 단어는 추가되고 또 어떤 단어는 사라지기도 하고. 언어는 시대마다 특이한 형태를 띠지. 그래서 어떤 텍스트가 언제 쓰였는지 추정할 때 전문가들이 이 방법을 쓰는 거야. 누나가 떠난 지 거의 30년이 됐잖아. 이 시간 동안 우리말은 당연히 변했는데 누나가 알고 있는 우리말은 과거에 멈춰 선 거야."

77~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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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떠나 오랜 타국 생활을 한 마흐나즈는 오랜만에 만난 조카들이 쓰는 말에 불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조카들을 바라보는 이미지 역시 부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 감정을 그녀는 살짝 내비치게 되는데, 이때 모흐센은 언어 역시 세월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는 점과 마흐나즈의 기억이 과거 30년 전에 멈춰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면서 그녀는 오해를 풀게 된다.


이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도 오해와 불신은 생겨날 수 있다. 그런데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마주하지 못했던 이들은 오죽했을까?


이 대화 내용은 오해가 어떻게 생성되어 단절로 이어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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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흙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서 같은 틀에 맞춰지지도 않아. 그래도 여전히 서로의 신념과 생각을 존중할 수는 있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 있잖아. 서로의 입장이 되어 공감하려고 노력할 수 있어. 그리고 때때로 서로의 손을 잡고 도울 수도 있고. 그건 가능한 것 같지 않니?"

1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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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관계가 아예 틀어진 자식들을 바라보던 할머니는 참다못해 이들 사이에 직접 참여하여 자신이 이 만남을 만들게 된 사유와 이유를 설명하기에 이른다.


더불어 서로 다른 입장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 부탁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한 할머니의 애정이자 유언과도 같은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의 피붙이들이 둘로 나뉘어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긴 세월 지켜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을 할머니는 그렇게 아홉째 날 이들이 벌인 대화의 첫 물꼬를 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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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각자의 성숙함과 관점에 달려 있어.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콤플렉스와 결핍의 희생양이 되지 않아. 현명한 사람은 이전에 자신에게 행해진 일을 반복하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거지."

(...)

"자신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모든 성인의 책임이야. 자기 자신을 불쌍해하며 주저앉아서 모든 것을 책임질 범인을 찾으려고 애쓰는 건 무의미한 일이야.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해. 집에서 나와. 네 머릿속 세상에서 빠져나오라고. 세상은 크고, 너는 스스로 배워야 해."

(...)

"결정을 내리고 나가서 이것저것 해봐.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배우게 될 거야. 기쁨과 행복이 부족해서 너한테 문제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면, 또 그것이 부모님 탓이라고 생각한다면, 집안의 젊은이로서 그걸 바로잡으려고 노력해 봐."

(...)

"너는 성인기의 가장 큰 단계를 하나 놓쳤어. 일자리를 찾아서 돈 버는 기회를 놓친 거지. 왜 그랬을까? 보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런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 한 푼도 벌지 못하더라도 경험 자체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

(...)

"네 안에서 동기를 찾아야 해. 그것은 부정성과 비관주의로 덮여서 내면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거야. 찾아봐.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거야.

(...)

그것은 항상 너와 함께할 테고. 그것의 결핍으로 인해 고통받는 일은 없게 될 거야. 사물을 올바르게 보는 법만 배우면 온갖 곳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어. 그리고 네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세상 어디에서도 행복할 수 없어."

242~2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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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조카를 위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 모하마드 삼촌의 대화 내용 중 일부다. 이 내용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으로, 꾹꾹 눌러쓰는 마음으로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문장이다.


부모 탓, 남 탓, 사회 탓하면서 콤플렉스와 결핍에 희생양이 되기보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경험을 쌓아가는 노력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스스로 내린 결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내 안에서 동기를 찾아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분명 사물을 올바르게 보는 법을 통해 나만의 행복과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알을 깨고 나와야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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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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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만 놓고 보면 심플한 내용이다. 30년간 왕래가 없던 가족이 다시 만나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주옥같은 문장과 표현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떠난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깊은 내면에 자리한 감정과 상황들이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고, 이것을 풀어가는 과정 또한 살짝 억지스럽지만(단 하루 만에 30년의 세월을 다 풀어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매우 명확하고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다.


앞서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들은 각기 다른 분노와 상실감, 외로움, 질투 등과 같은 감정들을 꽤 오랜 기간 마음에 품고 살았다.


하지만 타인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만큼은 진심 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또 그들이 가진 고통과 슬픔을 공감하며 껴안아 준다. 그뿐만 아니라 그때만큼은 정치적 신념이나 개인적 견해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상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지속, 반복되는데 (10명이 하루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음),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많은 생각과 감정이 교차함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걸까, 이들에게 정치적 이념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어쩌다가 이렇듯 작은 불씨가 큰 오해로 번져 서로를 미워하고 시기 질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 등등.


여기에 더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질수록 그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확신과 함께 우리는 왜 이들처럼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털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나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됐다.


처음은 어쩌면 조카들의 말투를 오해했던 마흐나즈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일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에 세월이 덧입혀지고, 거리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오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 가족과는 다르게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채 오해와 불신만을 안고 등을 지고 끝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 결과가 현대사회에서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일 테고 말이다.


우리는 떠난 쪽이든, 남은 쪽이든 한쪽의 입장에서 오롯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불화와 불통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란은 전쟁을 겪은 나라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우리 역시 전쟁을 겪고 있는 입장이다. 단순히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이 책을 바라보기 보다, 사회, 나라, 세계로 넓혀 이 책에서 말하는 본질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그러면 언젠가 이들의 열째 날처럼,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안녕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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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구애
이나영 지음 / 자상한시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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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치열한 노력의 흔적을 담은 책!"



이 책을 펼치면, 처음 마주하게 되는 프롤로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글들은 내가 나를 올바르게 사랑하기까지의 여정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삶과 관계, 사람에 관한 내용부터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순간들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수많은 파도를 지나며 겪었던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견뎌낸 저자는 마침내 자신만의 안정과 방법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의 성찰과 깨달음도 얻게 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을 향한 탐구와 구애의 과정들이 가득 담겨있다.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기울이며 지금에 이르게 된 과정들을 촘촘히 담아내며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자신을 보살피라는 메시지는 매우 강력하게 다가온다. 때로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타인의 말을 앞세워 나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부디 이 책을 통해 내가 나로 바로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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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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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반복될수록 관계가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말과 대화의 무게를 따지게 되었다.

(...)

진정한 대화란 단순히 말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닿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간다.


이전에는 만남 그 자체에 더 의미를 두었다.

(...)

그런 만남도 시간이 지나면 지치는 것인지, 이제는 만남 안에서 오가는 말의 깊이에 더 마음이 간다. 어떤 대화가 내게 남고, 어떤 말이 금세 잊히는지 생각한다. 중요한 건 얼마나 솔직하게, 서로를 향해 있는가 하는 대화의 태도였다.

(...)

대화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할수록,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보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물론 그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헤어질 때도 많다. 때론 침묵이 답이라는 것을 느낄 때도 있으니까.

(...)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이 힘이 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멀어진 사이에서는, 말보다는 거리를 택하게 된다.

(...)

이제는 누군가를 만날 때 만남의 농도를 가늠해 본다. 그 사람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생각도 해보고 만나고 싶다.

26~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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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관계', '사람', '대화'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들을 다 짚고 있어 깊이 공감갔던 문장 중 하나다. 한때는 나 역시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두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중요한 건 다른 것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대화의 농도가 옅어지면 침묵을 고수하게 된다. 그리고 멀어진 사이에서는 말보다 거리를 택하게 된다. 만남의 빈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서로 얼마나 솔직한지, 마음과 마음이 닿아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아마 그래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관계가 좁아지고, 진짜만 남는 상황이 발생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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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놓을 줄 아는 것은 내가 체득한 지혜로운 일중 하나다. 과거의 나는 관계가 틀어지면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돌아보면서 그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잘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관계일지라도 끊어내지 못했고, 할 말이 없어도 침묵이 불편해 이런 저런 말로 대화를 이어갔다.


서로가 궁금하지도 않은데 계속해야 하는 대화는 쉽게 지친다. 괜한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을 일으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않기로 했다.

(...)

그러다가도 그와 내가 결이 비슷해지는 때가 오기도 할 것이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 오는 관계가 있을 테다. 그때 서로를 더 챙겨주면 되는 것이라는 걸 오래된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배웠다.

(...)

곁에 있을 사람은 어떻게든 곁에 남는다는 말이 그래서 있는 거구나, 하고.

144~1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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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있어 중요한 핵심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놓을 줄 아는 것'.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져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끊어내지도, 그렇다고 함께 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최악의 상황을 야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자책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최악 of 최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 관계를 너무 억지스럽게 끌고 가려고 하기보다,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놓아주자. 처음이 어렵지 막상 놓아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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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블라인드를 내리는 것은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만이 아니라, 그 시선을 걷어 내면서 나를 보호하려는 무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밖을 나가면 어디에서든지 사람들의 시선이 있다는 강박관념이 있고, 그것을 의식하면서 행동하게 된다. 그 의식속에서 나는 상처받기도 하고,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이런 내 모습을 너무나도 날 알고 있어서, 집에 있는 그 순간만큼은 나를 각종 시선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블라인드를 내리는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기방어의 일환으로 말이다.

1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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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과 이해가 가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 어딜 가나 나를 비추는 CCTV,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까지.


어떤 곳에서든 사람들은 '시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겨우 한숨 돌리려 집에 들어서도 결국 창을 통해 또다시 공개되는 내 모습은 어딘가 모를 불안과 공포를 안겨준다


그럴 때 사람들은 블라인드를 내려 밖의 시선을 차단함으로써 안락함과 안전함을 느낀다. 그렇게 나를 시선으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잠시나마 편안한 숨을 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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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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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한 일화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록들이라 유독 더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저자에게는 성장과 성찰에 대한 나열이자 깨달음의 시간이었을 테고, 독자에게는 공감과 이해,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라는 마음과 함께 결국 내 삶은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것임을, 여기에 나의 선택과 강단, 용기는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때로는 파도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고립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고 나아간다면 결국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을 놓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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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금
다비드 칼리 지음, 세실리아 페리 그림, 정원정.무루(박서영) 옮김 / 오후의소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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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짜 중요한 순간은 ‘지금’임을 일깨워주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한쪽은 들떠 있고, 또 다른 한쪽은 무심한 현실 노부부의 대화 맥락과 달리 이 책 속 그림들은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마치 반전처럼.


일만 하느라 모든 걸 미뤄왔던 남자는 은퇴 후 새로 시작할 날들에 들떠 이것저것 늘어놓기 바쁘다. 반면 아내는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하다.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는 두 사람의 티키타카 대화는 마치 현실 속 우리의 모습 같아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러다 마지막에 이르러 뜨끔하게 만드는 문장을 만나는 순간,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은퇴한 남자는 아내와 함께 할 새로운 날들을 꿈꾼다. 여행도 가고, 외국어도 배우고, 악기도 배우고, 낭만적인 밤낚시와 요리까지...


하지만 아내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오늘 말고 내일 하자"며 자꾸 미룬다



그러자 남자는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어필하며, 다 놔두고 당장 떠나자고 아내를 설득한다. "인생은 오늘 여기 있고,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며."


그러나 아내는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지금'말고 '내일'이라고 말한다. 이에 남자는 '인생은 지금!'을 강력히 외친다.



그림만 봐서는 절절한 사랑이야기 같은데,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심함과 적극성이 부딪히는 칼과 창의 대결처럼 느껴진다.


더불어 내일로 미루기만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공감가는 마음과 동시에 반성하는 마음도 가지게 된다. 왜 우리는 온갖 이유를 들어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방치하고 미루기만 했을까 하는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


남자의 말처럼, 인생은 오늘이고 매 순간 흘러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지금의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옆에 있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사랑한다 말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지금 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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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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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약사 할머니의 삶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몸소 보여주는 책!"



100세 시대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현업에서 일하며 100세 인생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대를 이어 약국을 운영하며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을 이 책에 담아냈는데, 살펴보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이를테면 일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사소한 습관, 말버릇, 시간관리,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 등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아주 많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00세 할머니 약사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현답을 함께 전한다.


긴 세월 한 곳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삶을 견디고 슬기롭게 넘겨온 경험과 노하우가 묻어 나오는 이야기들이라 더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약국이라는 공간을 단순히 병을 고치는 공간을 넘어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으로 의미를 확장하여, 누군가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매일 작은 도전을 이어나가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지켜보다 보면, 내 인생을 어떻게 가꿔가야 하는지 조금씩 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처음은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부터 실천해 보기를 추천한다. 그렇게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분명 나만의 행복 처방전을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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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히루마 에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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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도쿄에서 태어나 백세가 넘도록 약국 문을 열었다. 한때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령 현역 약사'로 등재되기도 했던 그녀는 "함께, 그리고 다정하게" 이 두 가지 가치로 살아오며 마지막까지 환자들과 마주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데 집중하며 조용한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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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담아 두고 싶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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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변화에 불안을 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순전히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사실 세상에 별로 없습니다. 그저 시간을 갖고 차분히 그 일과 마주하기만 하면 됩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어제와 완전히 똑같은 오늘은 없습니다.

(...)

'오늘 하루에 관심을 갖고, 오늘을 진심으로 대하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자신이 매일 하는 업무나 과제를 진지하게 마주해 보세요. 변화로 인해 생긴 불안감은 눈앞의 일을 피하지 말고 똑바로 주시해야 해소할 수 있습니다.

(...)

하루하루 오늘은 또 무슨 새로운 일이 생길까, 그 일로 어떤 새로운 것을 알고 경험하게 될까 상상하고 기대하는 자세로 업무를 대해 보세요. 자신이 하는 일의 역사와 흐름, 나아가 앞으로의 방향에까지 관심이 생길 겁니다.

(...)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일과 나이는 무관합니다.

22~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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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나이'를 운운하며 이루지 못한 일, 도전하지 못하는 핑계를 댄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또 어떤 일이든 도전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그러니 핑계를 찾기에 급급하기보다, 매일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삶을 대해 보면 어떨까? 그러다 불안감이 엄습할 때는 피하기보다 똑바로 마주한다면 결과는 더 큰 성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매일 똑같은 하루는 없다. 그러니 '오늘'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모험가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보다 보면 어느새 삶은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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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처럼 나도 모르게 입버릇처럼 나오는 말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보내오는 메시지입니다. 자꾸 '피곤해', '귀찮아', '싫어', '힘들어' 같은 말이 나온다는 건 몸으로 치면 미병 상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대로 그냥 뒀다가는 무언가 탈이 나고 말거라는 일종의 신호라고 할 수 있지요.


몸은 똑똑히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몸과 마음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요.

33~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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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개인적으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라 더 공감 갔던 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혼잣말은 내면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진짜 메시지이자, 내 몸 상태를 제대로 알려주는 신호다.


그렇기에 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버릇처럼 '피곤해'를 연발하거나 부정적 언어를 내뱉고 있다면 미병 상태는 아닌지, 혹은 나도 모르는 사이 몸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곧 전조증상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평소 나의 아주 작고 사소한 습관이나 행동 패턴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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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음도 몸도 바빠져서 기력도 근력도 잃지 않을 수 있겠지요. 그러니 나이가 많아질수록 다양한 습관을 갖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습관이 되면 귀찮다거나 싫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알아서 움직여 버려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인생에 오히려 '틈'이 생겨납니다. 여유가 생긴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여유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여력이 생깁니다. 습관의 '틀'을 만드는 일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지요.

(...)

처음에는 되도록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이거만큼은 꼭 매일 하겠다는 일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해 보는 거지요. 아니면, 실제로 하지 않더라도 일단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아, 이걸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는데!'라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의미 있는 첫걸음입니다. 자, 같이 한 걸음 떼 봅시다.

54~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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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습관은 우리 몸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만들어 인생의 틈, 즉 여유를 만들어 준다.

●셋째, 여유를 얻었다면, 이제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면 된다.


지금부터 매일 작은 습관부터 만들어보자. 그렇게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어느새 수만 가지 자동화 시스템이 내 몸에 장착될 것이다. 그 틈새로 우리는 하고 싶은 다양한 일들을 시도해 보면 된다.


그렇게 살다 보면 매일이 활력으로 가득 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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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유연하게 하며, 깊이 있는 인연을 만듭니다. 또 어느새 사람의 마음을 낫게 하기도 하지요. 어쩌면 시간은 인생에서 '약'과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난관에 부딪히고 후회와 괴로움에 사로잡힐지라도, 마땅히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몸을 던지며 보낸 시간. 주위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밟아 온 시간.


이런 시간은 상처받은 인생을 치유하고 사람을 다정하게 만드는 '약'이 되어 줍니다.

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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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무수한 경험과 폭풍의 시간을 잘 견뎌온 사람들에게 있어 그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다.


한 걸음씩 밟아 온 그 시간들은 나를 더 단단하고 유연하게 하며 깊이 있게 만드는 '약'과 다름없다. 그러니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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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앞날이 불안하게만 느껴질 때는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은 일단 제쳐 두고 그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해 보세요. 오늘 아침에 눈을 떴다는 건 반드시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입니다. 할 일이 있으므로 아직 살아 있는 것이지요.

(...)

일단 오늘을 살아보는 것. 우선은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인생은 과거 혹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일에 얼마나 진지하게 몰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이것저것 다양한 일에 몸과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눈앞의 일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것입니다.

(...)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게 주어진 역할에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하루하루 '오늘'이 시작이자 끝과 같습니다.

152~1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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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대하는 또 다른 핵심 포인트는 바로 이 문장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순간을 살펴보면, 보통 과거 혹은 미래에 마음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이미 벌어진 일, 혹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것인데, 엉뚱한 것에 마음을 쓰느라 정작 지금 눈앞의 일들을 진지하게 마주하지 못하는 것이다.


'왜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에 떠오른다면, 오늘 할 일이 있기에 눈을 뜬 것이라는 믿음을 일단 가져보자.


그리고 나를 어지럽히는 생각들은 잠시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자.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내 삶과 인생이 만들어질 것이다.


사실 인생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매일이 쌓여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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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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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몇 년은 앞서 산 인생 선배에게 제대로 인생 수업을 받은 느낌이다. 이를 통해 지금 내 삶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때로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나?'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불안과 의문은 내려두고 스스로를 믿고 현재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또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습관부터 점차 늘려가는 방법을 활용한다면, 더 많은 도전 기회와 여유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다.


더불어 시간이 약이므로, 서둘러 무엇을 얻으려고 하거나 치유하려 하기보다 시간의 힘을 믿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얻을 수 있었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살펴보면, 무언가를 '쉽고', '빠르게' 얻으려는 풍토가 만연한데, 진짜 중요한 것은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는 것,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무르익는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더불어 진짜는 외부에서 얻는 것이 아닌, 내 안에서 구하는 것임을 상기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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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두막 온그림책 9
로이크 프루아사르 지음, 정원정.박서영 옮김 / 봄볕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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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인간의 소유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



앞서 읽었던 무루의 <우리가 모르는 낙원>책에 소개된 그림책 중 몇권을 도서관에서 대여했다. 책을 읽다 보면 책 속 인용글이나 소개된 책 중에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은 꼭 별도로 리스트업을 해두는 편인데, 이 책도 그것들 중 하나였다.


마침, 짧게 집중도를 높여 읽을만한 책을 찾고 있던 중에 저장해둔 이 책이 생각났고, 그렇게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을 살펴보면 텍스트가 거의 없다. 그리고 다짜고짜 시작된다. 어떤 목차나 설명도 없이 바로 그렇게 시작된다. 그에 따라 책을 읽는 독자 역시 그대로 휴가지로 빠져들게 된다.


빨간 배낭을 멘 주인공은 초록색이 우거진 숲속을 헤치며 깊은 곳 파란 지붕의 오두막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도착한 후에는 오두막을 정리하고 청소하며 휴가지에서의 첫날을 보낸다. 이후 주인공은 홀로 탐험과 캠핑, 바비큐, 다이빙, 소풍 등을 즐기며 숲의 정적을 맘껏 누린다.




그러다 휴가를 마친 그는 아쉬운 발걸음으로 오두막을 떠나게 된다. 이후 인간이 떠난 것을 확인한 곰 한 마리가 오두막에 나타나 여유를 만끽하며 일상을 누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나는 앞서 <우리가 모르는 낙원>책을 통해 대략의 스토리를 읽은 터라 처음부터 곰의 존재를 인지했지만, 아마 이 책을 처음 읽는 독자들은 중간 혹은 끝부분에 다다라서야 곰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곰의 존재를 파악한 순간부터 이 그림책 읽기는 무한 반복처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대체 곰이 언제부터 등장했는지 또 어디서부터 주인공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정답을 확인하고 난 뒤에는 인간의 입장이 아닌, 3자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다시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인간인 우리가 '나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진짜 내것인지, 진짜 소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 어쩌면 자연을 대표하는 '곰'이라는 존재가 잠시 인간에게 빌려준 것(내어준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내 땅, 내 것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사실은 공존을 위해 자연이 잠시 내어준 것일수도 있다.


그러니 내것이라고 생각해 함부로 사용하거나 소비하려하지 말고, 소중히 아끼며 사용하는 건 어떨까? '나'의 오두막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의 오두막임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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