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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금
다비드 칼리 지음, 세실리아 페리 그림, 정원정.무루(박서영) 옮김 / 오후의소묘 / 2021년 3월
평점 :
"인생의 진짜 중요한 순간은 ‘지금’임을 일깨워주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한쪽은 들떠 있고, 또 다른 한쪽은 무심한 현실 노부부의 대화 맥락과 달리 이 책 속 그림들은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마치 반전처럼.
일만 하느라 모든 걸 미뤄왔던 남자는 은퇴 후 새로 시작할 날들에 들떠 이것저것 늘어놓기 바쁘다. 반면 아내는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하다.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는 두 사람의 티키타카 대화는 마치 현실 속 우리의 모습 같아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러다 마지막에 이르러 뜨끔하게 만드는 문장을 만나는 순간,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은퇴한 남자는 아내와 함께 할 새로운 날들을 꿈꾼다. 여행도 가고, 외국어도 배우고, 악기도 배우고, 낭만적인 밤낚시와 요리까지...
하지만 아내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오늘 말고 내일 하자"며 자꾸 미룬다

그러자 남자는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어필하며, 다 놔두고 당장 떠나자고 아내를 설득한다. "인생은 오늘 여기 있고,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며."
그러나 아내는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지금'말고 '내일'이라고 말한다. 이에 남자는 '인생은 지금!'을 강력히 외친다.

그림만 봐서는 절절한 사랑이야기 같은데,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심함과 적극성이 부딪히는 칼과 창의 대결처럼 느껴진다.
더불어 내일로 미루기만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공감가는 마음과 동시에 반성하는 마음도 가지게 된다. 왜 우리는 온갖 이유를 들어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방치하고 미루기만 했을까 하는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
남자의 말처럼, 인생은 오늘이고 매 순간 흘러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지금의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옆에 있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사랑한다 말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지금 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