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고통 - 거리의 사진작가 한대수의 필름 사진집
한대수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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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모아둔 사진첩을 들여다보던 그 어느 날의 내 모습이 선연히 떠올랐다. 나의 성장 앨범을 비롯해, 친구들과 함께 찍었던 학창 시절, 사진기를 잡기 시작한 때부터 눈에 담기는 대부분의 곳을 사진에 박아두던 당시의 기분과 느낌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Lost time is never found again"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 찾을 수 없다)

 

저자는 1960년대부터 2007년까지 필름 카메라로 찍은 흑백/컬러사진들은 모아 이 사진집을 발간했는데, 살펴보면서 그의 삶과 생각, 인생관을 엿볼 수 있었다. 더불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제약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떠올라 향수에 젖는 한편, 현실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하게 만들었다.

 

사진이 주는 매력을 느낌과 동시에 회한처럼 남아있는 시간들을 다시금 돌아보면서 '그땐 그랬지'라는 마음과, '오늘'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총 3부를 통해 자신의 인생과 세상의 모습, 미래의 바람을 담고 있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당시의 세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또 중간중간 삽입된 저자의 글을 통해 당시 그의 생각과 가치관은 어떠했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최근의 MZ 세대들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서울과 뉴욕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얼마나 큰 변화와 성장을 이뤄냈는지, 또 현재와 닮은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추천한다.

 

또 현재는 핸드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져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카메라 마니아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필름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그때 그 당시의 모습을 엿보며, 필름 카메라 만이 주는 느낌과 감각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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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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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생으로 가수, 사진작가, 저술가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30여 년, 뉴욕에서 40여 년을 살았으며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기 전 1960년대부터 2007년까지, 늘상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한 컷 한 컷 세상을 담았다.

 

이 사진집에는 세상을 여행하며 40여 년 동안 찍은 필름 사진과 미공개 희귀 흑백, 컬러 사진 100여 점 수록되어 있다.

 

1960년 대 말 뉴욕과 서울을 찍은 희귀한 흑백 사진들과 함께 뉴욕, 모스크바, 파리, 탕헤르, 바르셀로나, 스위스, 쾰른, 모스크바, 태국, 몽골, 베이징, 상하이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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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공부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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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을 진지하게 공부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중퇴였다. 할아버지의 권유로 미국 뉴햄프셔 주립대학교에 들어가 수의학을 공부했는데 내가 너무나도 싫어하고 혐오하는 것들 천지였고, 나는 그냥 대학을 중퇴해버렸다. 2학년 때!

 

그러고는 사진학을 전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의 뉴욕 인스티튜트 오브 포토그래피 사진학교에서 말이다. 그리고 내게 사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 반려자가 되었다.
(...)
음악으로 한 푼도 벌 수 없었을 때, 사진은 나를 먹여 살렸다.

프롤로그(11~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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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권유로 전공한 수의학은 저자와는 너무도 맞지 않는 분야였다. 덕분에 '사진'이라는 학문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고 이후 인생의 반려자가 되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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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순간 포착이다."

사진같이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없다. 그리하여, 이제 나는 사진을 온갖 기술적인 재주로 찍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그 순간 솔직하게 찍어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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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사진을 찍어온 저자가 사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문장이다. 요즘 각종 앱과 포토샵 등의 기술로 왜곡되거나 변형되어 퍼뜨려지는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문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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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포착한 순간들과 그의 인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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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0년대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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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돌아볼 때, 1960년대 말이 가장 아름다웠고 기억에 남는다. 그때 나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이었고, 가장 에너지 넘치고 낭만적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대였다.
(...)
1967년과 1974년 사이, 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 우리는 음악과 예술과 지식으로 아이로니컬하고 잘못된 사회를 고치고자 했다. 전 지구인이 평화 속에서 사랑으로 공존할 수 있다고 외쳤다. 아름다운 봄의 꿈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한 번 더 외쳐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18~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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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중퇴하고 사진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가족들 반응이 차가웠다. 할아버지는 "사진이 무슨 학문이야?"라고 했고, 아버지는 "사진은 취미 생활이지 직업이 될 수 없지 않나?"라고 했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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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평판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장이다. 학문으로써 공부하겠다는 아들과 손자에게 가족들의 반응은 차가움 그 이상이었다.

 

 


2. 1960년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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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교를 중퇴하고 뉴욕 히피의 소굴, 이스트 빌리지에 살고 있을 때, 외삼촌이 나를 방문했다. 재벌 사업가가 된 삼촌은 내 아파트를 보고 기겁했다. 삼촌은 귀국하자마자, "누님, 대수 큰일 났소. 완전 히피 마약 소굴에 살고 있으니 당장 데려와야 됩니다." 하고 호소했다.

 

엄마는 내가 일곱 살 때 재혼하고, 나와 헤어졌는데, 삼촌의 말에 어머니 편지가 매주 오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내 아들 대수야. 제발 한국에 와라. 내가 너 대학교 졸업시켜주고 장가도 좋은 여자한테 보내줄게. 집도 이미 마련해 놓았다. 빨리 온나"

 

그래서 나는 돌아왔다. 니코매트 카메라를 메고, 고야 기타를 하나 들고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
1969년 한국에서, 어떻게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 크림, 마리화나를 이해하겠는가? 나는 세시봉에서 연주하고 TBC TV에도 출연했다. 기타 치고 하모니카 불고 미친 듯이 흔들어댔다.

 

나의 자유분방한 생활에 결국 엄마가 두 손을 들었다. 그렇게 언덕 위의 달동네로 쫓겨났다. 미래가 안 보였고, 돈도 없고, 음악도 희망이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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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을 포기하고 하고 싶은 음악과 사진을 선택했더니 결국 남은 것은 가족들의 포기와 현실적인 어려움이 다가왔다. 당시 그에겐 돈도, 희망도 안 보였다고 서술하고 있다.

 

 


3. TV 쇼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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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당시 가요계에 영향력이 대단했던 이백천 씨의 도움을 받아 텔레비전에 출연하게 되었다.

첫 출연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한데, 관객들은 어이없어 했다. 할 말도, 생각도 잊은 듯 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
우리 어머니는 내가 맨 처음 TV에 나온 모습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기뻐서가 아니라 부끄러워서였다.

어머니는 내게 음악 활동을 그만두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별 수 없이 그러겠다고는 했지만, 그 뒤로 TV 출연 제의가 더 많이 들어왔고 여러 가수들과 함께 였다. 

그런데 그때마다 내가 누구와도, 어떤 것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 자리와 음악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노래를 하긴 했지만 화성에 있는 것 같았다. 관객들도 나를 화성인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관객들은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긴 머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처럼. 그렇게 무한한 고독과 소외감에 싸여 있었다.

130~1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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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길 위에서 바라본 시선 ① : 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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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는 백만장자가 제일 많은 도시로, 부동산이 가장 비싼 지상의 수도다. 그 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이 또 있는데 바로 홈리스다. 맨해튼 중심가인 30번가에서 50번가 사이에만 해도 수천 명이 있고, 전 뉴욕시를 따지면 수만 명의 홈리스가 있다.

 

문제는 이들의 심리적 피폐함인데, 대부분 혼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고독이라는 병균에 감염되어 정신병 초기 상태에 들어서 있다.

 

공무원들의 관점은 절망적으로 "홈리스 문제는 해결책이 없다. 자신들이 인간 사회에서 탈퇴하여 낙오자 생활을 선택한 것이니 아무리 돈을 써도 낭비이다. 결국 그들은 쓰레기를 뒤지며 마약과 알코올로 나을 채울 것이다. 구체할 수 없는 인간들이다."

 

홈리스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비단 뉴욕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다.

1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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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의 풍경을 담고 있는 사진 속 주제는 '고독'으로 그 첫 번째는 '홈리스'다. 가장 부자가 많은 도시에 집이 없는 홈리스 역시 가장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들은 국가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늘상 고독 속에서 일상을 보낸다. 이는 비단 뉴욕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현상으로, 경제가 발전할수록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큰 사회적 문제다. 그렇기에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회적 고독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5. 길 위에서 바라본 시선 ② : 거리의 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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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음악은 신과의 대화이다. 시간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영혼에게는 무한하다.

 

음악가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고통 속에서 기쁨을 느낄 뿐이다. 나는 타고난 예민함과 음악성 때문에 너무나 많은 감정들이 크나큰 고통만 불러오는 이 길로 오게 되었다. 나 자신도 지겹고 음악적 열망도 지겹지만,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사랑이 마약이라면, 음악은 마약 중에서도 으뜸이며 거울 속의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게 한다. 음악 때문일까. 거리의 악사를 보면 늘 나의 일부를 보는 것 같다.

 

거리 악사가 가장 많은 곳은 맨해튼의 거대한 지하철역이다. 대부분의 거리의 악사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많은 훌륭한 음악인들이 거리에 있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너무나 적고, 그것은 내 마음을 더욱 고독하게 한다.

186~1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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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해외를 나가보면 유난히 거리의 악사들을 자주 마주치곤 하는데, 그들은 바늘구멍 같은 기회를 찾기 위해, 대중과 만나기 위해 거리를 전전한다. 아니 어쩌면 마약 같은 음악을 하며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며 고통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음악'이라는 이름 아래 그들의 노고와 고생을 알기에 어쩌면 저자는 그들을 보며 고독한 마음을 갖는지도 모르겠다.

 

 


6. 세상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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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주위의 사건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클래식 음악과 엘비스 프레슬리, 그리고 존 레논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항상 고통 속에 있다. 삶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비극적인 종말을 향해 끝없이 걸어가는 것이다. 아무도 삶의 끝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종교도, 철학도 답을 주진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자신과 이웃들에게 더욱더 깊은 고통을 주도록 강요하는 삶이라는 이름의 틀에 갇혀 있다. 삶이란 진실로 아이러니하고, 나 자신 또한 아이러니이다.

200~2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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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뿐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주위의 사건들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보이든지 간에 우리 모두는 나름의 고통을 짊어지며 살아간다.

 

그래서 어쩌면 '삶=고난'이라는 말이 생겨났으며, 답을 찾을 수 없는 진실을 찾아 허우적거리며 끝없는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는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혼자서 걸어가야 하기에 인생은 고독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7. 다음 세대를 위한 그의 바람은, 오로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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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인간의 악한 행위는 끝을 모른다. 이것을 'Catch-22'라고 한다. 악을 강한 악으로 대응하고, 강한 악을 더욱 강한 악으로 대응하고, 밑으로 떨어지는 보복의 연속이다. 돌고 도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는 결국 바닥을 치고 '멸망의 밤'을 초래하는 것이다.
(...)
전 세계 인류가 일어나야 한다. 더 이상 학살은 안된다고, 더 이상 폭력은 안된다고, 더 이상 종교 분쟁은 안된다고, 더 이상 인종 차별은 안 된다고,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고, 손을 들고 평화의 구호를 외쳐야 한다.

276~2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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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다음 세대인 딸 양호를 생각하며 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벌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전쟁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No War"는 언제쯤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

 

 


오랜만에 필름 사진들을 보며 더하거나 변형되지 않은 날것을 통해 사진이 전하는 솔직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도시와 거리의 모습이 어떤 변화를 겪었고, 또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날것의 모습이 어떠한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는 순간 느껴지는 약간의 이질감 혹은 새로움, 그리고 필름 카메라만이 주는 날것의 느낌을 통해 당시의 분위기나 풍경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그리움과 반가움 등의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어쩌면 이는 사진이 주는 고유의 감성이 우리의 추억을 소환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실상 존재하지도 않았던 1960년대이지만 푸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돌아보지 못했던 사진폴더를 조만간 다시 한번 열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마음속 저장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하나하나 풀어보며 오늘의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로이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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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예들
심아진 지음 / 솔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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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디자인에서부터 느껴지는 분위기는 여태껏 읽었던 여느 소설과는 상당히 다른 묘하고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기본적인 배경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스토리의 첫 시작과 이야기의 근간을 살펴보면, 오래도록 '아름답게 홀로' 살아온 후예들의 정신과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한다.

 

'고전'이라고 부르기에는 맛이 다르고, 오히려 인디언 부족이나 신화적 존재들이 머물렀던 시대적 배경에 더 가까운 이들의 존재와 사는 방식은 단순하면서 단출하다. 

 

후예들은 '머물기' 보다 '떠돌아다니는 것'을, '함께'이기보다 '혼자'이기를 더 선호한다. 그래서 욕심이나 소유, 그리움이나 증오와 같은 감정에 쓸데없이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또 사랑하기만도 벅차다.

 

이런 후예들의 모습들과 오버랩 되면서 펼쳐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세 여성들의 홀로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의 과정은 과거 홀로 살았던 후예들의 모습과는 새삼 다른 형상을 띤다. 이들이 홀로되고자 함에는 시궁창 같은 현실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과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발버둥의 의미가 강하다.

 

상처로 얼룩진 세 여성, 그리고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파헤쳐 가는 과정은 얼핏 추리소설을 방불케 하는데, 이 속에서 이들이 홀로되기 위해서 각자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또 진정한 후예의 면모를 보이는 이는 누구인지 찾는 즐거움도 있을듯하다.

 

어떤 면에서는 '나 홀로'의 생활이 익숙해진 현대사회의 모습도 엿보여 관계를 맺고, 함께 생활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이 소설을 통해 '홀로'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개념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도 좋을듯하다.

 

이 소설은 신화 속 후예들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스토리는 세 여성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 홀로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는 후예들, 그리고 이 삶을 위해 부단히 현재의 삶과 부딪히는 세 여성의 이야기는 여러 장르를 오가며 전개된다. 추리 장르를 포함해 유령 같은 혼어미가 등장함으로써 판타지의 장르도 포함하고 있다.

 

실제 이 소설을 집필한 작가와는 다른 또 다른 작가(=메타 작가)가 소설 속에 등장하여 종종 이야기의 흐름을 전개하기도 하고, 실제인지 상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혼어미의 등장으로 때론 독자를 혼미하게 만들기도 한다.

 

스토리는 세 여성 중 한 명인 요세핀이 한국에 도착하기  "D-12"부터 "D-DAY"까지 전개되는데, 불운한 과거를 살았던 세 여성의 관계를 파헤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의 복잡한 관계가 서서히 드러남을 알 수 있다.

 

디데이에 다다를수록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과는 다르게 막상 D-DAY에 이르러서 서술되는 내용은 마치 다리 중간이 뚝 절단된 듯 끊어지는데, 소설 속 등장하는 또 다른 작가(=메타 작가)의 서술을 통해 다시금 소설에서 현실로 귀환한 모양새로 마무리된다. 

 

이를 통해 소설 속 또 다른 소설이 전개됨으로써 현실 속 또 다른 현실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달받는다.

 

독특한 양상을 띠고 있는 이 소설을 일반적인 소설과 같이 스토리에 의존해서 읽는다면 조금 허무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 책의 저자가 의도한 대로, 디데이의 서문에 서술되는 후예들의 정신과 사고방식에 입각해 세 여성의 각자 홀로서기 위한 고군분투에 집중해서 읽어야 보다 효율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소설 속 등장하는 또 다른 작가의 스토리 상 직접 개입과 끊어내기 신공은 물론 정체를 알 수 없는 혼어미의 정체도 한몫을 더하는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픽션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스토리의 줄기보다 후예들의 삶의 방식을 어떻게 세 여성이 각자의 방식으로 헤쳐나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더 낫다.

 

이것은 각기 '나'를 찾기 위한 여정으로, 과거 속 미스터리하게 얽혀있던 관계를 파헤치는 과정은 곧 후예들이 홀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감과 일맥상통한다.

 

이들은 한동안 내면에 꽁꽁 자신의 마음을 묶어두는 '머무는 후예들'의 모습을 취하다 이내 '진실을 찾기 위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에 몸을 던지면서 비로소 옛 영웅의 후예답게 앞으로 기꺼이 나아가는 형상을 취하게 된다.

 

기존의 상상력을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소설에서 만나는 소설 속 또 다른 소설, 현재와 상상을 넘나드는 <후예들>을 통해 남다른 세계와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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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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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령
-가족관계: 남편과 딸 윤지
-무당이었으나 신기를 잃고 치매를 앓는 엄마, 도망간 아빠 밑에서 자람
-현재 "치매"인 엄마는 윤 여사가 따로 돌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전 생계를 위해 번듯한 찻집을 운영하던 늦깎이 총각과 하룻밤을 보내고 결혼까지 하게 됨
-서류상 이효령의 언니로 등록된 불확실한 이귀연의 존재를 파헤치기로 마음먹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귀연
-스물두 살에 한국을 떠나면서 이십 년 넘게 이국땅(부다페스트)에서 오기 하나로 버티며 살고 있다.
-그림은 그녀 자신이며, 오로지 그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전부다.
-현재 봉사로 하는 미술관 안내일을 하며 갤러리 운영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프란츠의 적극적인 구애로 원하지 않던 결혼을 했으나 오 년 만에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게 되고, 마찬가지로 원치 않던 요세핀을 낳게 됨
-이혼 후 프란츠가 양육비 명목으로 넘겨준 식당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간간이 먹고살고 있다.

 

■요세핀
-엄마와 닮은 모습이 싫어, 자유분방하고 튀는 모습으로 다닌다. 짙은 스모키 화장과 옷, 다양한 피어싱을 하고 다닌다.
-고교를 졸업한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사는 모습이 자주 엿보인다.
-유람선 침몰사고로 열린 추모제에서 씻김굿을 보게 되면서 헝가리를 떠나 한국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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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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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효령의 아파트 건너편에 살고 있으며 소설을 쓰는 작가다.
-혼어미와 소통하는 것은 물론 직접적으로 자신이 쓴 소설에 등장하여 인물의 내면이나 사건에 관여한다.

 

■혼어미
-현재 그녀는 백발을 뒤로 묶은 노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증명할 수 없는 세계에만 존재한다.
-유령 같은 존재인 혼어미는 효령의 눈에 자주 띄며, 흰옷 입은 의문의 노파로 등장한다.

 

※혼어미: 모두의 어머니이고 누이이고 연인이며 스승인 여자를 의미한다.
※혼아비: 모두의 아버지이고 오라비이고 애인이며 지도자인 남자를 의미한다.

 

■마태
-현재 요세핀의 남자친구로 마태의 개 난도와 함께 자주 산책을 다닌다.
-요세핀과는 쿨한 관계로 서커스를 보거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프란츠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한국에서 오 년을 살았다.
-라이크스 미술관에서 귀연을 보고 반해 구애 후 결혼했으나 결국 오 년 만에 이혼했다.

 

■이렌느
-프란츠의 어머니이자 귀연의 전 시어머니
-동양인을 혐오하는 유색인종 차별주의자로, 아들의 며느리로 들어온 귀연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태도를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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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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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령>

 

보현보살 혹은 보현 도사로 불리던 엄마는 무당으로, 신기가 떨어지면서 단골들이 발길을 끊었고, 아버지마저 완전히 사라지면서 이내 엄마는 서서히 정신을 놓게 된다. 이로 인해 끼니 걱정을 하게 될 정도로 사는 게 막막했던 효령은 낡고 오래된 동네에서긴 해도 번듯한 찻집을 운영하던 늦깎이 총각이었던 남편과 하룻밤을 보내고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된다. 이때 효령은 고등학교 졸업도 하지 않은 나이로 결혼은 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언젠가 엄마는 효령에게 "난 네 엄마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효령이 마침내 '그 여자'의 실체를 확인한 것은 엄마가 발병한 후 짐을 정리하면서였다. 

 

남편과 첫날밤을 보내던 날 자신을 어루만지던 여자의 온기가 생각나면서 문득 그 여자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지만,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무려 칠 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 여자 이귀연은 서류상 이효령의 언니였다.

 

 

▷▷<머무는 후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

 

한때 효령은 딸 윤지와 남편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굳이 파란을 일으키려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동시에 여자의 딸을 통해 여자에게 복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마음에 품고 산다. 하지만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칠 년의 세월을 보낸다.

 

효령은 엄마랑 단둘이 있고 싶지 않고, 엄마라 부르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데, 단어가 품고 있을 법한 따뜻한 기운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매'인 엄마를 돌볼 수 있도록 윤 여사를 별도로 고용한다.

 


▷▷<머무르지 않는 후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효령의 홀로서기와 나를 찾기 위한 여정)

 

▶효령은 결혼할 무렵 작정하고 의학과 과학의 힘을 빌려 유전자 검사를 했으나 유전자 검사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대략 열여섯 개라는 상염색체 중 돌연변이가 발견되어 추가 검사를 진행했으나 '판정불가'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그 여자라 칭하는 '귀연'과의 관계가 후에 분명해지면서 그 사유가 드러나는데, 유전자 검사는 존재의 뿌리를 찾는 아주 적극적인 행동의 첫 시발점이라 하겠다. 효령이 종종 '언니거나 엄마일 수도 있는'이라는 전제를 달아 이야기하는데 깊이 읽을수록 더 모호함만 남는다.

 

딸 윤지와 함께 방문한 미술관에서 언급한 루벤스의 <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을 언급하는 장면이나(참고로 이 작품은 아버지와 딸을 그린 그림), 유전자 검사에서 판정불가 판정이 난 것으로 미루어 보아서는 '엄마'에 무게가 쏠리지만, 박선주 무당을 만나고 한 행동들을 보아서는 '배다른 언니'쪽에 무게가 쏠린다. 

 

▶이후 이효령은 기획사라고 말하는 흥신소에 의뢰해 그녀에 대한 신상정보를 확인하고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딸인 요세핀을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온라인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친근함을 표시하는 한편, 한국으로 오기를 권유하면서 그녀의 블로그를 자주 염탐한다.

 

본격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존재를 파악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 이 모든 과거의 진실을 알고 있을 돈암동에 있다는 무당을 만나러 그녀를 찾아간다. 그녀는 대금을 불던 아버지의 연인이면서 동시에 엄마의 오랜 친구였던 박선주 무당이었다. 

 

불확실함에 대한 또 다른 진실을 찾기 위한 효령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여러 번 망설이지만, 끝내 어머니를 찾고 싶어서 왔다고 말함으로써 '나'를 찾기 위한 여정에 그녀가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효령에게 엄마란 어떤 존재였을까?

 

딸을 낳고 자신도 엄마가 된 효령의 입장에서 엄마란 어떤 존재였을까? 한 번도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던 어머니는 끝내 정신을 놓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만다.

 

결혼을 결심한 순간 존재의 뿌리를 찾겠다 결심하고, 그리고 이제 자신도 엄마가 되어 자식을 돌보는 입장이기에 어쩌면 더 '엄마'라는 존재에 더 울분을 토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효령은 자신이 현재 엄마라고 알고 있는 (무당) 엄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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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여사가 효령의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는 그녀 역시 엄마 곁에 있기가 싫기 때문이다. 엄마가 있어야 돈도 벌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식료품도 빼돌릴 수 있지만, 죽어가는 사람 옆에, 사실상 정신이 이미 죽어버린 사람 옆에 있기가 징그러워서다. 그러라고 돈을 받고 있음에도 그 돈 따위 언제든 던져버리고 싶은 것이다.
(...)
사실상 효령도 윤 여사와 하나 다를 바 없다. 엄마 곁에 있기가 싫고 엄마가 징그럽다.

2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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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제나처럼 부재하는 방식으로만 존재했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어쩌면 '엄마'를 찾는 과정은 스스로 자신은 엄마가 아니라고 말했던 진실을 파헤치고, 기억 속에 어렴풋이 존재했던 그 여자 '귀연'을 찾음으로써 모호했던 '나'를 찾아나가는 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귀연>

 

바람기와 방랑벽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와 이기적이고 술 주정을 부렸던 어머니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귀연은 그들 대신 돌멩이를 대신 맞느라 늘 피멍이 들었다.

 

무책임한 유희, 한계 없는 방탕, 난잡한 성교 등 두 사람이 만드는 오물의 잔치는 끝이 없었다. 그리고 종래에는 세 사람의 삶에 효령이 등장한다. 이때 아버지는 줄행랑을 쳤고, 어머니는 동정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그 덕에 모두 귀연이 떠안아야 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때 견디다 못한 귀연은 모든 것을 뒤로 마침내 도망치듯 집을 나서는데, 모든 것을 잃고 자신 홀로 남기를 바라며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나라,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 끝으로 간다.

 

-----
나만 생각하고 살 거야. 나만.

스물두 살에 한국을 떠나면서 귀연이 스스로에게 한 말이었다.
(...)
이십 년 넘게 이국땅에 살면서 오기 하나로 버틴 건, 예전 상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만 생각하고 살 거야, 나만. 귀연에게 그 '나만'은 언제나 그림을 의미했다. 그림은 귀연의 모든 감각이었고 신체였으며, 영혼 자체였다. 죽음과만 맞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삶이었다.

120~1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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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후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

 

하지만 프란츠의 구애에 발목이 잡히면서 오 년간의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게 되고, 피임에 주의를 기울였지만 보기 좋게 따돌리고 태어난 요세핀 때문에 홀로이길 원했던 그녀는 홀로일 수 없게 된다.

 

귀연은 애초에 사랑이라는 걸 믿지 않는 사람이었고, 프란츠는 사랑 같은 것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기에 그들의 결혼생활은 시간을 낭비한 결혼 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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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나'의 쇠락은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귀연은 무시로 터질 기회만을 노리는 갤러리에 대한 욕망을 누르느라 녹초가 되곤 했다.

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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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한 열망을 커져간 반면, 현실은 녹록지 않았기에 그저 하루하루 쇠락의 길을 걸을 뿐이었다.

 

 


▷▷<머무르지 않는 후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귀연의 홀로서기와 나를 찾기 위한 여정)

 

딸 요세핀이 한국에 가기로 마음먹고 그녀에게 돈을 달라는 요청을 했을 때 끝까지 자신의 적금을 깰 수 없었던 건, 그녀 자신을 상징하는 '그림'을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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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연은 그림에 관해서만은 상황을 장악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그림에 있어서만은 다른 사람에게 눌리기 싫어 악을 쓰기도 했다. 그건, 다른 것을 포기하고서 귀연이 얻으려 한 유일한 것이었다.

2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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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핀>

 

흙먼지를 일으키고 다닌 기마인, 그 야만스러운 이미지가 떠오르는 요세핀은 내적, 외적으로 온전히 머무르지 않는 후예를 떠올리게 한다. 특정한 직업 없이 간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마태와 여기저기 산책을 다녔으며, 짙은 스모키 화장과 화려한 옷차림, 여기저기 뚫은 피어싱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한껏 뽐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람선 침몰사고를 추모하는 추모제에서 하얀 한복을 입은 여인이 희생된 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씻김굿을 보게 되면서 마침내 헝가리를 떠나 한국으로 갈 결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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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핀은 전율을 느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가락이었으나 기이하게도 익숙했다. 여인의 손가락이 가리켰고 노래가 명령했다. 한국으로! 떠나라!
(...)
이제부터 잃기 위해서, 알아야만 할 것을 알기 위해 자신을 던질 때라고 막연히 짐작했다. 그 무렵 블로그를 통해 별칭이 파란인 한국 여자를 알게 된 건 그저 우연이었을까.

 

분명한 건 누군가가 자기를 부르고 있다는 거였다.

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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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핏줄의 당김이었을까? 어쨌든 엄마와 닮은 모습이 싫어 오히려 과하게 자신을 꾸미고 다녔던 요세핀이었지만, 기이하게도 익숙하게 다가오는 가락은 그 자신을 엄마의 나라인 한국으로 이끌었다. 이때 우연처럼 파란이라는 별칭으로 효령이 접근하게 된다.

 

 


▷▷<머무는 후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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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핀은 그런 선함과 배려가 불편했는데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다. 유 선생의 어머니를 만나자 조금 선명해졌다.
(...)
하지만 요세핀은 터틀넥 스웨터를 입었을 때처럼 계속 목 조이는 기분이고 싶지 않았다.

1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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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세핀은 알았다기보다 느꼈다.
(...)
유 선생과 자신이 다르다는 사실을. 또한 언젠가 유 선생의 손가락 하나까지도 낯설어지는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 감지했다.

1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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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교회에서 알게 된 유 선생과 잠시 연인 사이로 지냈지만, 어쩐지 요세핀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내 이별을 말하는데,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을 퍼붓는 유 선생과는 본능적으로 맞지 않음을 느낀 것이다.

 


▷▷<머무르지 않는 후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요세핀의 홀로서기와 나를 찾기 위한 여정)

 

요세핀의 삶은 본능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거의 머무르지 않는 후예의 모습을 띤다. 자신과 맞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앞으로 전진한다.

 

엄마에게 그림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엄마의 적금을 몰래 서슴없이 깨고, 마음먹은 한국행을 가감 없이 실천하는 행동을 통해 '나'를 찾기 위한 여정에 그 어느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실천력 강한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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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핀은 생존의 방식을 알 것 같다. 아슬아슬해도 확신을 갖고 부여잡아야 한다. 결국, 잡아야 할 것은 타인의 손이 아니라 제 손이다. 제 손을 제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떨어지지 않을 확신이 있을 때, 실수인 척 작게 소리도 지를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한판 연극이라고 하지 않던가. '척'을 포함하지 않은 진정한 인생은 없다.

20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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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고 확실하게 자신의 생존 방식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문장을 통해, 요세핀의 자아가 얼마나 단단한지 알 수 있다.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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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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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예들>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어쩐지 기마민족을 떠올리게 한다. 전투적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투지와 불굴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 서술하는 <후예들>은 이러한 투지와 강한 의지를 포함해 머무르지 않는 자들을 뜻하는데,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 혹은 '내가 짊어져야 하는 삶' 등을 내포하기도 한다.

 

주요 등장인물인 세 명의 여성들은 제각각 불운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자신의 뿌리를 찾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선택'한다.

 

얽히고설킨 관계가 하나씩 진실을 향해 나아갈수록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묵은 감정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들이 마침내 진짜 '나'를 찾는 순간 마주하게 될 종착역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더불어 직접적 흐름에 관여하거나 서술의 묘사를 통해 등장하는 소설 속 또 다른 작가인 메타 작가의 활약도 기대해 볼 만한다. 특히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는 효령을 유난히 신경 쓰고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궁금하다.

 

또 이후 전개될 효령과 요세핀의 만남이 성사가 될지, 이후 삼자대면은 이루어질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기 위해 앞을 향해 한 발을 내민 이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인생을 위해 홀로 올곧이 마주하고 걷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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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 생각이 하루를 지배한다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사색 30day 고윤(페이서스코리아)의 첫 생각 시리즈 3부작 2
고윤(페이서스 코리아).이창희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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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기분으로 읽게 되는 이 책은 아침, 저녁 나를 위한 30일간의 사색 시간을 갖기에 좋은 책으로, 심플하고 얇은 포켓 사이즈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아침저녁 혹은 가방에 넣어두고 점심시간이나 이동시간을 활용해서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한 페이지를 읽는데 보통 소요되는 시간은 길어봤자 5분 내외로 긴 시간이 필요 없으며, 읽는 내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혀 주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생각이나 놓치고 있는 가치관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복잡한 머릿속을 말끔하게 해주는 한편,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어 색다른 하루를 시작하도록 돕는다.

 

30일의 독서 속 아침과 저녁으로 나누어 서술한 방식 역시 이러한 저자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제목 '당신의 첫 생각이 하루를 지배한다'를 통해 새로운 하루를 여는 아침의 첫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시간 또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사색을 갖는 시간으로 못지않게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매일의 일상 속에서 매일 쳇바퀴 구르듯 아웃풋만 경험하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인풋의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침에 일어나 맨 처음 하는 생각, 그리고 잠들기 전에 하는 생각들이 얼마나 우리 인생에 영향을 주는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첫 생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며 나만의 건강한 인풋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할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더불어 책이 두껍지 않아서인지 심적으로도 부담스럽지 않은 이 책을 가까이에 두고, 자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내면의 내가 원하는 방향과 목표를 지속적으로 조율 및 발전시켜 나가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현명하고 가치있게 쓰기 위한 짧은 사색의 시간에서 얻은 몇 가지 문장들을 지금부터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생각의 힘은 강력하다. 여전히 우리의 현실에 잘 와닿지 않는 개념이지만 생각의 힘은 실제로 존재하는 과학적인 결과다. 생각은 실제로 우리의 미래와 현실을 모두 바꿔낼 수 있다.
(...)
적어도 하루 24시간의 성공은 충분히 일궈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하루 24시간이 달라지면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24시간 동안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생각에 맞춰 감정을 느끼게 되고, 생각대로 말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니 생각이 우리의 현실을 창조하고 더 나아가 미래까지 창조한다는 말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프롤로그 中 (4~5페이지)
=====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은 있지만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생각의 차이가 불러오는 다른 걸과 값이다. 어떤 이는 지레 포기하고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낼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목표를 향해 더 노력하는 생산적인 하루를 보낼 것이다.

 

이것은 곧 생각이 행동을 불러오고, 행동은 곧 인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드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오늘 나의 하루를 시작하는 첫 생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아침을 나만의 긍정 주문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잘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등 나만의 긍정 주문을 적어두고 매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 보자!

 

 


=====
인생을 흘러가듯 보내는 것이 아닌 '산다'라는 것은 바쁜 하루 속에서도 자신의 영혼을 챙겨가는 일이다.
(...)
삶의 흐름 속에서 영혼이 나와 함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영혼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몸을 이끌어주자. 온전한 인생을 산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길과 맞닿아 있다.

8~9페이지 中
=====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풍습을 살펴보면 그들은 말을 타고 달릴 때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영혼이 떨어지지 않았는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흘려들을 수도 있는 이 말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건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지켜보면서부터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사는 것'이 아닌 그냥 인생을 흘려보낸 것은 아니었을까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나의 삶의 의식이 어디쯤 있는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
두려움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수용해야 할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
어려움은 내가 극복하는 순간 작은 일이 돼 버린다. 그때 우린 삶의 가치를 깊게 경험하게 된다. 두려움, 그건 내가 뛰어넘는 순간 장애물이 아니라 도약이 된다.

15페이지 中
=====

 

최근 진행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이 문장의 가치를 새삼 깨닫는다. 두려움은 그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수용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말이다.

 

두려움을 뛰어넘어 '도약'한 된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수많은 부상과 실패 속에서 그들은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그저 수천 번을 시도하면서 극복했다.

 

살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두려움이나 어려움을 겪는다. 만약 그것이 마음 한편에 크게 자리 잡고 있거나 여전히 넘기 힘든 산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이것 또한 삶의 일부라고 인정하고, 극복할 여러 대안을 마련해 보자. 뛰어넘는 순간 생각보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
당신의 삶을 힘들게 하는 한 가지 요인은 그 어떤 유혹도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우리는 자신이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담대한 기대를 가지고 유혹에 맞서지만, 결국은 보란 듯이 실패하곤 한다. 이런 실패는 우리 삶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내면을 패배주의적 사고로 이끌어 가는 무서운 도구가 된다.
(...)
만약 자신을 유혹에 쉽게 빠지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를 빠르게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이 더욱 이로울 것이다.
(...)
반복되는 유혹을 돌아보고 그것을 이기려는 대신에 피하려는 의지를 갖자.
(...)
집 밖에서 일을 완료하고 귀가하도록 노력하고, 게임을 애초에 깔지 않으며, 간식을 구매하지 않도록 하라.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믿음이 오늘도 당신을 실패로 인도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바꿔야 할 행동이다. 그대를 유혹하는 것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일이 필요하다.

24~25페이지 中
=====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해 벌어지는 최악이 상황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피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만을 아님을 깨달을 필요가 있는데, 자신이 유혹에 쉽게 빠지는 성향이라면 애초에 원인 제공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임을 전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어렵다면, 게임에 모든 시간을 빼앗긴다면, 간식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사전에 방법을 바꿔 스스로를 통제해 보자. 이런 작은 성공이 모여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줄 것이다.

 

 


=====
당신에게 의미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린 건강한 목표를 만들 수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 당신을 이끌 '가치'가 될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이 '가치'를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 행동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발돋움이며 당신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마지막 단계는 가치와 행동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재조정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신은 행복한 삶을 향한 현명한 통찰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목표란 우리를 앞으로 이끄는 가치의 다른 말이다. 거대하거나 작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다.

33페이지 中
=====

 

때로 우리는 타인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자신이 품고 있는 목표를 높이거나 낮추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는 삶의 목표와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고, 삶에 있어 그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는 인생을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표현하였다. 이 말은, 우리의 생애는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
선택하지 않는 삶은 당신의 삶에 속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것이다.
(...)
따라서 우리는 자발적인 선택을 통해 삶을 주도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책임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
(...)
당신의 삶은 당신에게 속해 있고, 당신의 선택을 통해 주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샤르트르가 말한 '선택'의 중요성이다. 이런 선택의 권리와 책임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삶'이란 것을 진정 이해한 것이다.

36~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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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매 순간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것을 먹을지, 몇 시에 잘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든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렸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의 이러한 선택으로 삶은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에 따라 미래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에게 나의 선택권을 넘긴다는 것은 나의 삶을 포기하는 것과도 같으며, 매 순간 이러한 선택이 수많은 책임과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슬픔을 느끼면 그것을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이유 없이 울고 싶다면, 아직 가슴속에 소화되지 않은 슬픔이 남아 있다는 증거니 인정하고 울어도 된다. 애도하고 공감해라. 이를 통해 삶의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슬픔은 끝내 우리를 더욱 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말자.

67페이지 中
=====

 

특정 조건을 부여해 우는 것을 폄하하거나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감정을 느끼는 것에는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이 필요 없으며 누구나 공평하게 드러낼 수 있음을 받아들이자.

 

남자이기 때문에, 어른이기 때문에 와 같은 조건 말고 현재 나의 감정에 충실해 보자. 때로 슬픔은 드러냄으로써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꾹꾹 눌러 담는 것만이 최선이 아님을 기억하자.

 

 


=====
과도한 압박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도전의 영역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무언가 하도록 만든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 탄생하는지 기억하자. 바로 '더 나은 나', 아니 '전설'이다.
(...)
나는 매일 어떤 도전을 이어갈 것인가. 그로 인해 어떤 삶을 누릴 것인가. 강력한 선언과 확언으로 위험 지대를 향해 나아가 보면 어떨까. 마음속에 품은 그 일, 더는 미루지 말고 지금 시작해 보자.

119페이지 中
=====

 

'도전'의 영역은 나를 극한으로 몰고 가는 이중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불안과 압박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더 나은 나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도전이 없다면 실패도, 성공도 없다. 도전이 있기에 또 다른 나, 새로운 내가 있다.

 

이제는 강력한 선언과 확언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나를 마주하라는 말은 자주 듣지만 막상 마주하는 것에 대한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와 페이지 덕에 적은 부담감과 하루의 첫 시작과 마무리를 긍정적 생각과 나를 채워 넣을 수 있는 인풋으로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데,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 속 우리 삶에서 돌아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어떤 목표와 삶을 원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선택'과 같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생각을 붙잡아 주고, 무심결에 대처하는 두려움에 대한 방식을 새로이 전환시켜줌으로써 삶의 디테일한 부분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어쩌면 나를 마주한다는 것은 삶에서 아주 작은 시간을 투자해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이 든다. 늘 접하는 각종 SNS에서 벗어나 잠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만약 이 시간이 어색하거나 못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에서 전하는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저녁의 사색 시간 활용법을 통해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간은 그 어떤 거창한 방법보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페이서스 코리아(고윤)는 20대에 걸렸던 혈액 암과 투병 과정을 통해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는데,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낭비하기보다 부디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목표대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하루 매 순간을 가치 있는 생각들로 채워보자. 

 

새로운 생각과 관점으로 보는 방법은 나의 삶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며,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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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 어차피 잘될 거니까
정무늬 지음 / 부크럼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왜 그토록 책을 열심히 읽는지 그 목적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 책은 눈물겹도록 힘든 순간 나를 위로해 주었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로 나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 또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을 불어 넣어준 것은 물론 무언가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는 인내의 힘도 길러주었다.

 

이처럼 책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좋은 친구로 곁에서 늘 함께해 주었는데, 이 책의 저자에게도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던 것 같다. 똑같은 경험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회경험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비슷한 어려움들을 저자 역시 경험했고, 그럴 때 책을 통해서 다시금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저자는 다시금 자신의 책을 통해서 그러한 사람들에게 유쾌한 응원과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내 마음을 담은 것 같은 생각이나 문장들이 많아 동병상련의 마음이 느껴졌는데, 가만히 미소 짓게 되는 순간과 울컥 눈물 나는 장면 모두를 만나면서 더 마음 깊숙이 다가왔다.

 

문장들은 대체로 날카롭게 서술되고 있는데, 그에 반해 따뜻하고 부드럽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오랫동안 머무르게 된다. 입안에 자꾸만 맴도는 문장들을 곱씹으며 "맞아, 나도 그랬어!"를 외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남다른 힘이자 저자가 주는 에너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기운을 받아 이 글을 읽는 또 다른 누군가도 스스로를 응원하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타인의 무시무시한 시선과 언어 폭행에 시달리기보다 스스로를 더 보듬고 잘 될 거라고 응원해 주며 자신에게 더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다 잘된다.

그냥 다 잘된다.

난 어차피 잘되는 사람이니까.
=====

 

스스로에게 거는 마법 같은 셀프 응원의 문장을 시작으로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왜 그리 많나요?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이룬 건 없고, 앞날은 컴컴하기만 합니다.
(...)
연애도, 관계도, 삶도 망한 것 같을 때 누군가 그러더군요.
"그 나이까지 안 되면 진짜 안 되는 거야. 더 늙기 전에 시집이나 가."
순간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
"걱정하지 말자. 난 어차피 잘 될 거니까!"

 


현실적인 조언 좋죠. 냉정한 비판도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한 사람쯤은 막무가내로 응원해 줄 수 있잖아요? 그 사람이 남이 아니라, 나일 수도 있잖아요?
노력 없이 요행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타인은 날 안 믿어도, 나는 날 믿어 주자는 거예요. 내가 어차피 잘 된다는데, 걱정 없이 꾸준히 하겠다는데, 남들이 어쩌겠어요.
(...)
다 잘된다.
그냥 다 잘된다.
난 어차피 잘되는 사람이니까.

들어가며 中
=====

 

첫 페이지부터 가슴을 쿵 울린다. 한때는 예의를 밥 말아 먹은 무자비한 사람들에 상처도 많이 받고, 오히려 스스로에게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하는 생각을 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안다. 내가 예민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상종 못할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생각 없이 내뱉는 말에 상처받기보다 스스로에게 되뇌어보자. '나는 잘 될 사람이다'라고. 그리고 '내'가 '나'를 열렬히 응원해 주자!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니 남들이 머라 하든 꾸준히 내 길을 걸어가면 그만이다.

 

 

=====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나만의 문장을 붙들자. 근거 없고 허황한 한 문장이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 지켜보자. 작은 기적이 오늘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

22페이지 中
=====

 

책을 다양하게 읽으면서 얻는 하나의 즐거움은 나만의 문장을 여럿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문장이 하나하나 모여 어떤 기적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
누구나 크고 작은 위기를 만난다.
(...)
원망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인도에 남거나, 탈출하는 것뿐이다.
(...)
어떤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바다에 뛰어든다. 바닷물이 깊든 차든 신경 쓰지 않는다. 위기를 더 큰 기회로 바꿔 버리기도 한다. 행운도 그런 사람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걱정부터 시작한다.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다가 뒤로 물러선다. 거친 파도와 맞서 싸우는 건 선택받은 이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무인도도 익숙해지면 나름 살 만하다. 미치도록 지겨울 때도 있지만, 망망대해로 뛰어드는 일만은 절대 할 수 없다.
(...)
일단은 뛰어들자. 시작해 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린 알고 있다. 더는 도망갈 수 없다는 걸. 이번엔 진짜 맞서 싸울 때라는 걸. 처음엔 잘 안 되겠지만 다음엔 더 쉬워질 것이다. '나도 해낼 수 있어!' 자신감은 그렇게 쌓여 간다.

49페이지 中
=====

 

크고 작은 위기 앞에 나는 어떤 선택을 해왔었나 잠시 되돌아보게 된다. 어떤 순간에는 두려움을 박차고 그대로 전진했던 순간도 있었고, 또 어떤 순간에는 주춤거리며 물러섰던 순간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위험을 무릅쓰고 전진하면서 더 많은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던 것 같다. 덕분에 현재의 내가 있고 또 앞으로 전진할 자신감이라는 무기가 남았다. 도전해 보지 않고서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만 남을 뿐이다. 이제 앞을 향해 나아가 보자!

 

 


=====
좋아하는 일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
(...)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다음과 같다.

 

step 1. 목표 수정하기
'하다 보면 언젠가 되겠지.'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목표도 '될 때까지 지속하기'로 수정되었다.

 

step 2. 효율적으로 몰입하기
핵심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쓰느냐'다. 그래서 하루를 분석하고 시간을 배분하기 시작했다.

 

step 3.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
지속의 핵심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다. 마른 걸레를 쥐어짜지 말자. 적당히 몰입했다면 쉬자. 잠깐하고 관둘 게 아니니까 쉬엄쉬엄 가자. 신체, 두뇌, 마음의 피로를 충분히 풀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몰입할 수 있다.

76~77페이지 中
=====

 

급한 마음에 무조건 몰아붙이기만 해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처럼 나만의 루틴에 맞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분배해 보자. 느린 걸음으로 꾸준히 지속하는 게 어쩌면 성공으로 가는 열쇠일지도 모른다.

 

 


=====
자주 쉬기 때문에 집중력도 더 높아졌다. 2시간만 열심히 쓰면 또 놀 수 있으므로 딴짓할 마음이 사라졌다. 책상에 앉는 순간부터 집중하는 법도 익혔다. 그렇게 나는 루틴 성애자가 됐다.

 

<루틴의 장점>

 

1. 그냥 시작하게 된다.
정해진 시간에 앉아서 그냥 시작하는 거다. 익숙해지면 되게 편하다.

 

2. 슬럼프가 왔을 때 회복하기 쉽다.
몸과 마음이 흔들린다 해도 루틴이 잡혀 있으면 다시 시작하기 쉽다. 반복할수록 근육이 붙는다.

 

3. 몰입도가 올라간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하는 것. 머리가 아닌 몸으로 하는 것. 루틴의 핵심이자, 장점이다.

 

반복의 힘은 어마어마하다. 수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은 의식이라 불릴 만큼 경건하게 하루를 꾸렸다. 그렇게 쌓인 하루하루가 자산이 되고 위대한 창작의 발판이 된다.

78~79페이지 中
=====

 

나만의 루틴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좋은 습관을 만든다는 것이다.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곧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그 행위를 지속한다는 것으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좋은 생활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반복의 힘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졌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다시 잠들기까지의 일상에서 루틴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하나하나 실천해나가야겠다.

 

 


=====
<루틴 만드는 법>

 

1. 나만의 스타일 찾기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말자. 무리하지도 말자. 내일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건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너무 헐렁하게 짜면 안 된다. 적당한 긴장을 유지할 것!

 

2. 컨디션 좋을 때 제일 중요한 일 하기
집중력과 체력을 고려해 시간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잡다한 업무는 지쳤을 때 해도 된다. 내 머리가 반짝반짝 빛날 때 제일 중요한 일을 처리하자.

 

3. 휴식도 반드시 포함할 것
충전하는 시간, 인풋 하는 시간, 아웃풋 하는 시간을 나눠서 루틴화 하는 것도 추천한다.

 

4. 자주 수정하고 반복할 것
반복하지 않으면 루틴이 아니다. 몸이 절로 움직이도록 습관을 만들자. 변화는 신선한 자극이 된다는 걸 기억하길.

80~81페이지 中
=====

 

루틴을 만들어서 실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전에 <루틴 만드는 법>을 참고하자. 이 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휴식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재충전의 시간을 안이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인풋과 아웃풋이 균형이 이뤄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
촉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경험으로 쌓인 인생의 빅 데이터다. 촉이 발동한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데이터베이스가 경고 메시지를 보낸 거다.

 

<저자의 경험에서 얻는 힌트>

 

scene 1. 나에게만 좋은 사람 A
오직 내게만 좋은 사람은 없다는 거다. 나는 한 존재를 새롭게 태어나게 할 만큼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다른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비슷한 문제를 또 일으킬 확률이 높다. 나한테 살갑다고 그 점을 외면하지 말자.

 

scene 2. 한없이 불투명한 B
솔직하지 않은 사람, 겉과 속이 다른 사람, 단둘이 있을 때 불편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몹시 피로한 일이다.

 

scene 3. 자신의 배려를 왜 몰라주냐는 C
자신의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에겐 미련 두지 말자.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우린 독심술사가 아니니까.

136~141페이지 中
=====

 

'관계'를 지속하는 데 있어 나만의 '촉'은 무서울 정도로 적확하다. 어떤 이들은 촉을 가벼이 여기기도 하지만, 경험으로 쌓인 빅데이터는 나를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얻는 힌트를 살펴보며 비슷한 경험은 없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자.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에게 관대할 필요도 없다.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 콤플렉스는 없는지 살펴보고 이 생각에서 벗어나 나만의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들을 쌓는데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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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저 사람 잘라 내다가 외톨이가 될까 봐 걱정돼요?

외톨이도 행복하고 당당하게 잘 살 수 있어요.
쓸데없는 책임감과 낡은 인연에 얽매이지 마세요.

망한 관계는 끊어야 비로소 나 자신을 챙길 여유가 생긴답니다.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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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들은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 사과하면 패배하는 거라 믿는지도 모른다. 그에 따른 책임도 면하고 싶을 것이다.

 

누구나 잘못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 자아가 강한 사람들은 곧 회복한다.

 

반면에 자아가 약한 사람들은 "나는 가치 없는 인간이야. 근데 잘못까지 저질렀다고? 절대 인정 못 해!" 이런 심리가 발동한단다.

 

사과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거짓말과 핑계부터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되레 화내는 사람, 없는 말까지 지어내서 자신을 방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146페이지 中
=====

 

잘못을 스스로 뉘우치고 사과를 하는지 안 하는지만 살펴봐도 자아가 강한지 약한지 금세 티가 난다.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장이다. 끈질기게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 그리고 작은 실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람.

 

약하기 때문에 더 큰 소리를 내고 몸집을 부풀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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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고 솔직하지 못한 사람 때문에 아파하지 마세요. 붙잡지도 마세요.
(...)
그들에게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고요.

진정한 사과가 상대와 자신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걸 아는 사람과 더 깊이 마음을 주고 받으세요.

150페이지 中
---------------------------------------

 

 


=====
품위에는 돈도, 학벌도, 권력도 필요 없다. 증명하려고 애쓸 이유도 없다. 행동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나의 기준을 낮추지 말자.
(...)
감정과 욕망을 절제할 줄 아는 인간으로 살자.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끔 억울한 일을 겪는다 해도 말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는 것. 그게 나를 만드는 과정이고, 나를 지키는 수단이라고 믿는다.

171페이지 中
=====

 

때로 무례하고 예의 없는 사람을 만나거나, 그런 사람들이 잘나가는 것을 볼 때면 절제하며 사는 내가 부질없이 느껴질 때가 있다. 부디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에, 혹은 그런 감정에서 벗어나려 나의 기준을 낮추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자.

 

당장은 스스로가 작아 보이거나 나약해 보일지언정 길게 보면 나를 지키는 길이자 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의심 없이 걷자! 그것이 정답이다.

 

 


=====
"그래, 우린 한참 전에 어른이 됐어, 그렇다고 상처가 사라지지 않아. 상처에 익숙한 어른이 된 것뿐이야. 옛날에 아팠었다고 얘기도 못해? 그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의 날 만든 건데."

176페이지 中
=====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깊이 박힌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그저 익숙해졌을 뿐이라는 문장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보통 어릴 적 상처를 이야기하면 부정적 시선으로 보거나 어른이 되어서까지 옛이야기를 한다는 다소 껄끄러운 시선들이 많은데, 오히려 저자는 유쾌하게 이것을 풀어내는 데에서 통쾌함마저 드는 문장이다.

 

맞다! 과거의 그 경험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잊으면 안 된다. 

 

 


=====
아이의 어떤 믿음은 완벽한 착각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과 보호자가 만들어 낸 대본일 수도 있다.

178페이지 中
=====

 

생각보다 통찰력 있는 문장에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이의 세상에서 분명 어떤 믿음은 누군가가 건넨 착각에서 비롯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학교라는 시스템, 부모라는 보호자, 가까운 일가친척 및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 혹은 대본일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들 알면서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숨기려 한다. 그러다 더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모든 걸 혼자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책임감이 아니라 오만이다. 그러다 망하면 하소연할 데도 없다.

 

건강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네가 100원 받았으니, 내게도 100원 내놓으란 뜻이 아니다. 내가 가진 걸 나눌 수 있는 마음과 도움을 구하면 받을 수 있으리란 신뢰를 주고받으란 거다. 그것이 우릴 둘러싼 세계를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193~194페이지 中
=====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각박함이 아니라 건강하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대가 바뀌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중요한 것들 중에는 어쩌면 이러한 건강한 도움도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뉴스를 통해 들리는 건강한 도움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유독 더 눈길을 끄는지도 모르겠다.

 

 


=====
인생은 셀프란 것만 기억하자. 한강뷰 아파트에 살고 싶고, 고급 수입차를 타고 싶다면 스스로 돈을 벌자. 그게 나를 지키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어쩌면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
타인에게 날 맞출 필요 없다. 날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고 살아도 된다.

219~220페이지 中
=====

 

어떤 이들은 인생 노선을 결혼, 권력 등에 기대어 갈아타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강권하거나 마치 당연한 것처럼 자랑스레 이야기하기도 한다.

 

인생은 셀프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 쟁취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누군가에게 기대어 행복을 찾는 방법은 결국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우선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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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장점>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자기 계발에 게으르지 않은 현대인이 된 것 같아서 으쓱해지기도 한다.
▶감성이 촉촉 탱탱해진다.
▶알찬 정보는 또 얼마나 많은지, 대부분 잊히지만 그럼 또 어떤가?
▶좋은 책은 호기심을 불러들이고 공감을 일으킨다.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에 질문하게 만든다.
▶사회의 빈틈을 발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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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취미 붙이는 법>

 

▶첫 번째. 최대한 쉬운 책을 고를 것
읽는 훈련보다 재미를 붙이는 게 우선이다.

 

▶두 번째. 책과 가까워지기
나와 책의 거리를 줄이는 걸 목표로 삼자.

 

▶세 번째. 조금씩 읽기
잠들기 전 10분으로 시작해도 좋다.

 

▶네 번째. 취향에 안 맞으면 때려치우기
재미없는 책을 끝까지 붙들 필요 없다. 남들이 추천해도 내가 못 읽겠으면 관두자.

 

▶다섯 번째. 책을 깊이 즐기기
취향에 딱 맞는 책을 발견했다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자. 필사도 책을 즐기는 훌륭한 방법이다. 책 모서리를 접거나, 밑줄을 치거나, 사진을 찍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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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관한 저자의 견해와 방법이 인상 깊어 문장을 옮겨와봤다. 독서의 장점은 수만 가지가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대내외적으로 나를 더 돋보이게 해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안 할 이유가 없는듯하다.

 

이와 더불어 독서를 생각보다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저자는 <독서에 취미 붙이는 법>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꼭 어렵고 있어 보이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만화책도 책이다. 일단 흥미를 붙이는 것부터 시작하자!

 

 


=====
다정한 사람이 된다는 건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나의 나약함에 대한 인정이다. 동시에 내가 돌려받지 않아도 되는 온기를 가진 단단하고 따스한 존재라는 인식이다. 우리는 강하다. 친절할 때 더 그렇다.

278페이지 中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일컫는 말을 다른 형태로 해석하면 바로 이런 문장이지 않을까 하며 공감하게 했던 문장이다. '혼자'가 익숙한 사회 속 사람들은 늘 무표정하고, 건드리면 툭 터질 것 같은 뭔가를 꾹 누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타인을 견디는 일이며,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타인을 견디는 기술을 우리는 사회성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다정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의 나약함에 대한 인정이며 동시에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존재의 인식과 더불어 함께 살아감을 뜻한다.

 

종종 이렇게 다정함으로 뭉쳐 따스함과 강함을 보여주는 경우를 우리는 목도하곤 하는데 바로 우리나라가 IMF 위기에 처했을 때 한뜻으로 했던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것들이다. 또 사건사고가 벌어졌을 때 나의 안위나 이익보다 이타심을 우선하여 발 벗고 나서준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다정함을 엿보곤 한다. 덕분에 '우리'일 때 얼마나 강한지 깨닫곤 한다.

 

 


배 아플 때 만져주는 엄마의 약손처럼 아린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주며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저자의 문장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겪는다. 꿈을 꾸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과정에서 '변화'는 필수불가결하다. 때로 이것이 불안과 좌절, 고난으로 다가올 때도 있겠지만, 저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해 시야를 넓혀보자고 말한다. 그리고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겪는 불완전함 마저도 인정하고 끌어안아보라고 말한다.

 

조금 넘어져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으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그저 나의 속도에 맞춰 노력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스스로가 갖는 믿음이라고 말하며 주문을 외우듯 '다 잘된다. 그냥 다 잘된다. 난 어차피 잘되는 사람이니까.'라고 되뇌어보라고 말한다.

 

한 발을 내딛는 것조차 나의 노력과 도전으로 이루어진 성과다. 부디 자신이 경험하고 이룬 모든 노력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진심으로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말하며 토닥여주자. 그 작은 한 발 한 발이 모여 지금의 나, 반짝이는 내가 될 것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이름은 그저 이루는 과정 중에 잠시 머무는 이름일 뿐이다. 어떤 경험을 맞닥뜨리더라도 그 과정을 즐거이 받아들이며 내딛다 보면 언젠가 찬란한 자신만의 과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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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한 달 살기 제주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제주한달살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나만의 플랜을 짜는데 이 책이 도움을 줄것이다. 어느 관광지를 돌아볼지, 걸어보고 싶은 올레길과 오름, 담고 싶은 해변 등 안정과 여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곳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느긋한 한달살기를 통해 나만의 제주를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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