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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속의 삼국지 1
최명 지음 / 인간사랑 / 2003년 1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려면 중요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저자가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은 점이 있어 서평자가 이렇게 번거롭게 알려줘야 하는군요. 당연한 것인지 모르지만 '삼국지를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절대 읽지 마세요!!'혹시나 조금 더 사족을 붙이면, 한권짜리 아동용 삼국지를 읽으신 분들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단, 고우영 만화 삼국지를 읽으신 분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삼국지를 재미있게 다시 읽고 싶은 분들에게 맞는 책입니다.
삼국지는 요즘 유행하는 서양의 '반지의 제왕'과 비교할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꺼리들을 끊임없이 토해내는 동양문학의 가장 멋진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 삼국지를 더욱 재미있게 읽는 법이라는 것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 책을 읽어본 사람으로서 그 말은 조금 거짓말입니다. 왜냐하면, 삼국지 뿐만 아니라 옛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책인데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꼭지들을 '삼국지'에서 따왔을 뿐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혼재되어 나옵니다. 그 인용의 다양함에 저자의 박식함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만 저자도 그걸 은근히 알리는 문장을 삽입시켜 놓았더군요. 똑똑한 저자가 똑똑한 척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쏠쏠한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해서 주요인물은 그 인물의 이름으로, 어떤 특정 계층(무사, 모사, 미인)에 대해서는 그 계층을 총칭하여 덩어리, 덩어리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을 잘 설명해 내려고 하다보니, 당연한 결과로서 삼국지이전의 시대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줄줄이 쏟아져 나옵니다. 때로는 삼국지 이후의 시대의 이야기도 줄줄이 꿰어지고 있죠.결국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사상과 인물들로부터, 초한쟁패의 유방과 항우의 이야기, 당송시대의 시인과 최근의 모택동에 이르기까지 삼국지를 중심으로 죄다 모아 놓아서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삼국지 이후의 이야기는 '정통성'이라는 단락때문에 등장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그다지 많지않습니다.
물론, 목적은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주 심각하고 어려운 이야기는 없습니다. 조금 지루한 이야기는 좀 있지만요. 그런곳은 적당히 무시하고 넘어가도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중국 고대이야기에 관심많은 사람들이라며 한번 읽어보고 책꽂이에 꽂아 두어도 좋을 듯 합니다. 잘 생각나지 않는 이야기나 꺼리들을 이 책에서 잘 정리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고우영 화백이 그려주었다는 그의 그림입니다. 어쩐지 좀 친근해 보이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