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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 박웅현·최재천에서 홍정욱·차인표까지 나다운 삶을 선택한 열두 남자의 유쾌한 인생 밀담
조우석 지음 / 중앙M&B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무엇보다 갖고 싶은 것이다.
언제쯤 나도 가질 수 있을까?
막연히 마흔엔 주어지려나 했다.
어림도 없었다.
쉰엔 가질 수 있으려나?
집에 명목상 아빠 방이 있다.
현관 입구라 어린 아이들 방으로 쓰긴 뭐 해서 아내가 배당해준 방이다.
아이들이 아빠 방이라 부르고, 나는 얼마간 아빠 서재라고 했다.
내 책이 꽂힌 책장 하나뿐이다.
책상은 없다.
처제가 시집가기 전 쓰던 침대를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가끔 올라오시는 어머니께서 몸을 뉘시기도 한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그냥 방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평소 쓰지 않는 방을 서재로 잘못 개념화할까 싶어서다.
전략을 바꿨다.
방이 없으니 집 전부를 서재화 하는 것이다.
방 셋, 거실 하나를 전부 서재화 하기로 했다.
물론, 그냥 나만 그렇게 여기는 것이다.
실제 그렇게 했다.
안방에도, 아이들 방에도, 그 방에도, 거실에도 내 책들이 떡하고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내 가게에도 책을 갖다 놨다.
물론, 인테리어 소품기능이 크지만.
아,
나는 이렇게라도 서재가 갖고 싶다.
노새를 준마로 여기고 타고서 동네를 휘휘 돌아다니는 꼬락서니다.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서재는 지적 호기심과 지적 허영이 교차하는 곳 맞다.
남자는 서재에서 책으로 성 쌓기 놀이를 한다.
세상 그 어떤 공격에도 견딜 성 안에서 세상 그 무엇도 쓰러뜨릴 수 있는 무기와 무술과 전략을 준비한다.
몇 유명 영주들께서 자신들의 성을 공개하겠단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의 박웅현 영주,
제가 코디네이팅하는 독서클럽 여러 곳에서 두 책 홍보 많이 했어요!
<남자의 물건>에 등장하셨던 조영남 영주,
그런 주제로 책까지 쓰신 줄은 몰랐어요. 읽으면서 더 사랑, 아니 존경하게 됐어요.
<7막 7장>의 홍정욱 의원, 아니, 회장, 아니, 영주,
요즘 고전 읽고 알리기에 시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최재천 스타일>의 최재천 영주,
제가 교수님 딱 제 스타일이랬죠!
그리고, 차인표 영주,
이제 본인을 배우, 작가로 소개하시는군요.
부러울 따름입니다.
서재도 있고, 작가도 돼고…
참고로, 저자는 ‘딴짓’을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기 보다 나다움을 먼저 고민하고 자기 행복을 실현할 구체적인 몸짓’으로 정의합니다.
‘얼레껄레리’ 아니구요.
지금 당장 사서 읽고 진짜 리뷰 수 일 내에 또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