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1 - 드레퓌스 사건 / 피의 일요일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1
고경일 글.그림, 유시민 원작 / 푸른그림책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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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다 보면 저절로 외워지는 역사

-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1을 읽고-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 1(유시민 원작, 고경일 글/그림, 푸른그림책 펴냄)은 유시민이 1988년 지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 만화가 고경일이 드레퓌스 사건과 피의 일요일 사건을 뽑아 2004년에 선보인 만화책이다. 원저에는 1995 2판부터 추가된 두 이야기를 포함하여 열 네 꼭지의 이야기가 있다. 사건, 같은 단어와 쇠사슬에 묶여 놀란 표정으로 편지를 읽는 사람이 그려진 민중판화로 가볍게만 읽을 수 없을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선정 우수기획만화 확인 도장과 얄팍한 두께, 어쨌든 글 보다 많은 그림으로 쉽게 집어들 수 있다. 부모님도 이런 만화를 보는 학생이나 어린이의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어 줄 것이다.

 

원작자인 유시민은 원래 고등학생들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만화가인 고경일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만화의 형식을 빌렸다고 한다. 요즘 중학교에서 국사는 중학교 1학년, 세계사는 중학교 3학년 때 배운다고 한다. 학교수업과 병행하여 읽는다면 중학교 3학년이 읽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독서의 적극성과 선행필요성을 생각한다면 중학교 1학년에게 권장해도 좋다. 학교에서의 독서교육도 차츰 자리잡고 있고, 독서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짐에 따라 어린이나 학생들의 독해력 수준도 향상되고 있는 만큼 중학교 1학년에게 추천한다면 장차 세계사를 더 익숙하고 풍부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작에 없는 단숨에 훑어보는 프랑스와 러시아 역사, 등장인물 소개, 그 즈음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병렬적 서술을 통해 되도록 많은 학생이 역사서를 제대로, 재미있게, 그리고 쉽고, 폭넓게 읽기 바라는 만화가의 의도가 보인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역사 공부는 마치 조각 난 모자이크 위에 기록된 사건과 연도 외우기처럼 여겨진다. 여전히 이해과목이라기 보다는 암기과목이어서 선이 아닌 점으로 공부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본다는 역사학습의 목적은 어렵고, 뒷전일 수 밖에 없다.

 

만화와 지식의 결합은 이미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 나라 시리즈의 공전의 판매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재미없는 공부와 재미있는 만화의 역설적 결합인 학습만화를 통해 다른 어떤 형태의 책에서는 맛 볼 수 없었던 재미와 지식을 함께 맛 볼 수 있다. 숱한 인물들과 수 차례 계속되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사건 전개, 게다가 복잡다단한 시대상황으로 인해 단편적인 사실암기로는 도저히 관통할 수 없는 역사를 원작자의 조리 있는 내용과 만화가의 효과적인 그림으로 잘 전달된 책이다. 외우면 금방 까먹을 역사적 사실을 흥미진진한 내용과 재미 있는 만화를 통해 깊이 이해되도록 해 준다.

 

나의 중학교 시절에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나는 분명히 역사의 재미와 의미를 온 몸으로 느껴 당연히 역사학을 전공으로 삼았으리라. 이 책에서 읽은 드레퓌스 사건을 통해 21년 전인 1991년 일어나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한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인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을 이해하고 판단하는데도 큰 도움을 얻었다.

 

만화가는 이 책이 한 그릇 라면 같은 역사 만화이기를 소망했다. 부담 없이, 맛있게, 그러면서도 든든한 라면 말이다. 요즘 라면 전문점 라면은 외식메뉴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과 영양이 높다. 만화도 만화 나름이다. 거꾸로 읽는 만화 세계사는 만화가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 바른 만화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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