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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6집 - 그땐 몰랐던 일들
윤상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벌써 윤상이 데뷔한 지 이십 년이 다 되어간다. 1990년 겨울에 데뷔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신해철과의 프로젝트 '노 댄스' 및 이런저런 작업을 감안하더라도 이십 년 동안 7개의 음반을 냈으니(2집은 part1과 part2로 나눠 냈으니) 과작인 셈이다. 팬으로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왜 3, 4집은 절판인 거? 명반 중의 명반이구만) 

이십 년 동안 이렇게 은둔하지 않으면서 대중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일관된 음악활동을 하는 뮤지션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조금이라도 인기를 얻으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본업이 무엇인지를 잊게 만드는 몇몇을 보면 (한때는 나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한답시고 어깨에 힘깨나 주던 이들 말이지) 윤상은 차라리 구도자처럼 보인다.   

6집 앨범을 한번 듣고는 투덜거렸다. 이걸 보여주려고 이렇게 미루고 미뤘나? 출퇴근 길에 반복해 들으면서는 내 입이 방정이다, 반성한다. 뭔가 굉장히 미니멀해지고 안정된 느낌이지만, 정수만을 뽑아낸 느낌이다. 3집 때 보여주었던 불안정함에서 기인한 듯한 애틋함과 멜랑콜리함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담백하고 단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윤상이 보여주고 싶은 건 아마도 순간의 감상에서 비롯된 감수성이 아닌 정제된 사운드와 절제미인 듯싶다. (아주 팬심히 솟구쳐오르는구나 허;)  

이제라도 6집을 선보인 윤상에게 감사를. 언제나 그렇게 그 자리에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주시기를. 그리고 어서 공부 마치시고 돌아와 디제이와 청취자로 다시 만난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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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림 2009-07-2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범 사려다가, 리뷰가 2개나 달려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습니다.
상님 예전에 시트콤에서 연기도 하시고, 예능에도 출연하시고 그랬는데.....
그니깐, 음~~, 조심스럽습니다만, ^^;; 예능에 출연하는 타 뮤지션에 대한 비판은 좀 거시기하단 생각이어서, 예능 쪽에 진출한 뮤지션 원조나 다름없거든요, 우리 상님이.^^
물론, 전, 그 때의 상님도 사랑합니다.ㅎㅎㅎ
여하튼, 상님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뮤지션입니다.^^
 
조원선 1집 - Swallow
조원선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모든 곡의 작곡자에 조원선은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프로듀싱도 자신이 했다. 그래서?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들으면서 왠지 조원선의 목소리가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에 아쉬웠다. 조원선은 '내질러야 가창력이 좋다'는 통념에 기분 좋게 한 방 먹이는, 좋은 목소리를 가진 가수다. 뮤지션으로서의 욕심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소박한 팬의 입장으로서 아니, 돈이 넉넉지 않은 -_- 팬의 입장으로서는 좋은 작곡가들에게 좋은 곡을 받아서 부른 솔로 앨범을 내주었으면 하는 마음... 이소라처럼 작사로 만족했으면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들었다 '으잉, 벌써 끝났나?' 싶을 정도로 별 인상이 남지 않는 앨범이었다.  

다음엔 좀더 멋진 음악으로 만나길...  

 + 그래도 한동안은 귀에 달고 다닐 앨범이 될 것이다. 내게 조원선의 목소리는 봄, 그리고 여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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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 1집 보편적인 노래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루오바뮤직(Luova Music)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주변에서 하도 떠들어댔지만 나만큼은 휩쓸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꼬인 심보 때문에 뒤늦게 만나게 된 밴드. 얕은 감수성으로 아마추어리즘을 가리려는 것만큼 싫은 것은 없다면서 지레 색안경을 쓰게 된 셈인데...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이 음반을 구입하기도 했다. 와, 그런데... 이토록 빈곤하고 어두운 시절에 이렇게 환한 음악을 만나게 되다니.  

첫 곡 <춤>의 수줍은 포크댄스를 추는 장면부터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운동장에서 홀로 해드폰을 끼고 막춤을 추는 한 여자아이의 장면, <봄이 오면>에서 얼핏 코끝에 스치는 80년대 강변가요제의 냄새 같은 것들... 내 어린 시절 80년대의 풍경을 눈앞으로 아련히 스쳐 지나보내다니, 노래의 힘이라는 게 이렇게 센 것이구나, 기분이 막 좋아지면서도 가슴속 어딘가가 스멀스멀 아파진다.  

이러니 누가 이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이들을 무시하고 듣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언젠가는 이들의 노래가 귀를 파고들고 마음을 뒤흔들어놓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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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 Hanson - Madam Owl (Digipak)
제프 핸슨 (Jeff Hanson) 노래 / Beatball(비트볼뮤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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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시디를 들으면서 제목을 보지 않고, 시디를 사서 부클릿부터 꺼내보지 않는다. 한때는 활자중독이라 할 만큼 뭐든 닥치는 대로 읽고 섭렵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읽지 않고 머리를 굴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우선은, 시디를 컴퍼넌트에 넣기부터 하는 것이다. 그것도 시디가 도착하고 나서 일주일이 지난 후에. 대부분은 그렇다. 

Jeff Hanson의 앨범을 산 것은 N모 사이트 해외음악 칼럼란을 맡은 필자 중 내가 가장 흠모해 마지 않는 평론가께서 이 앨범을 2008년의 베스트 중 하나로 꼽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역시나 부클릿을 읽지 않은 상태로 감상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자 엘리엇 스미스?'였다. Your only son에서 그런 혐의를 짙게 느꼈던 것 같다. 음악적으로 설명할 근거 따위는 내게 있을 리 만무하지만, 어떤 직감(!)이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앨범을 산 지 거의 3주가 다 되어가는 오늘 혹 부클릿을 그분께서 쓰셨을까 싶어서 펼쳐보았는데, 놀라운 사실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음. Jeff Hanson은 남자였다. 이름만 봐도 남자이지 않냐고, 바보가 아니냐고 해도 할 말이 없지만, 나는 Jeff Hanson이라는 이름의 밴드가 있고 보컬은 여자라는 식으로 내멋대로 상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엘리엇 스미스와 같은 레이블 '킬 록 스타스' 소속이라고 하고, 역시나 엘리엇 스미스는 그를 이야기할 때 꼭 거론되는 아티스트라고 한다. 음. 둘이 같은 레이블 소속이며 비틀스의 열혈 팬이라는 것은 나처럼 그들의 음악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소박한 팬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정보임에도, 참으로 그 둘은 닮은 구석이 있다. 나의 직감에 의하면 말이다. 

부클릿을 쓰신 분 역시 Jeff Hanson이 남자라는 사실에 놀란 듯하다. 아니, 거꾸로 남자에게 이런 미성이 나올 수 있나는 것에 놀라신 것이겠지. 나처럼 그가 여자라는 착각은 아무나 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사소한 반전 따위는 집어치우고, 이 앨범은 그리고 Jeff Hanson은 작은 발견이다. 어둠과 아픔을 밝음과 기쁨으로 치유할 수도 있지만, 역시 내겐 잠시 쭈그려 누울 수 있는 어둠과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아픔이 더 큰 위안이 된다. 이 앨범은 그런 어둠 속에서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부엉이의 눈, 지혜와 사려가 담긴 노란 두 눈이다.  

 덧. 부클릿의 글이 매우 재미있다! 유머를 아시는 분이 쓰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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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7집
이소라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눈썹달>을 작년에 샀다. 이소라의 앨범은 그리고 산 적이 없다. 내게 오랫동안 이소라는 '낯선 사람들'의 이소라였기 때문이다. 김현철이 작곡한 발라드보다는 고찬용이 작곡한 재즈곡을 부르는 이소라가 좋았다. <왜 늘>을 부르던 무대 위의 그녀는 내게 살아 있는 불꽃이었다. 저렇게 노래를 부르다가 타버릴 수도 있겠구나, 어린 나이에도 전율하며 지켜보던 기억이 난다. 

<바람이 분다>가 문득 생각나서 <눈썹달>을 사서 듣고는 앨번 전반에 흐르는 처절함에 놀랐다. 사랑이 끝난 후에 발표한 앨범이라는 소문 때문이었을까. 그 절절함이 진심이라는 걸 느꼈지만 그만큼 또 그 아픔이 생생해서 듣는 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좀 다르다. 

이 앨범은 자신을 불사르며 <왜 늘>을 부르는 이소라도, 한 곡 한 곡 처절했던 <눈썹달>의 상처투성이 이소라도 아닌 평온한 마음의 이소라의 앨범 같다. 어떤 커다란 굴곡을 원했던 사람이라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글쎄... 한 번에 귀에 꽂히는 노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곡 한 곡 차분하게 들을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전에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썩 어울린다 싶진 않은 뮤지션들(김민규, 정순용, 이한철 등등)의 참여 때문인지 농도 짙은 고독을 친친 감고 있던 이전보다는 숨통이 트인 느낌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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