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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 1집 보편적인 노래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루오바뮤직(Luova Music)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주변에서 하도 떠들어댔지만 나만큼은 휩쓸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꼬인 심보 때문에 뒤늦게 만나게 된 밴드. 얕은 감수성으로 아마추어리즘을 가리려는 것만큼 싫은 것은 없다면서 지레 색안경을 쓰게 된 셈인데...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이 음반을 구입하기도 했다. 와, 그런데... 이토록 빈곤하고 어두운 시절에 이렇게 환한 음악을 만나게 되다니.
첫 곡 <춤>의 수줍은 포크댄스를 추는 장면부터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운동장에서 홀로 해드폰을 끼고 막춤을 추는 한 여자아이의 장면, <봄이 오면>에서 얼핏 코끝에 스치는 80년대 강변가요제의 냄새 같은 것들... 내 어린 시절 80년대의 풍경을 눈앞으로 아련히 스쳐 지나보내다니, 노래의 힘이라는 게 이렇게 센 것이구나, 기분이 막 좋아지면서도 가슴속 어딘가가 스멀스멀 아파진다.
이러니 누가 이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이들을 무시하고 듣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언젠가는 이들의 노래가 귀를 파고들고 마음을 뒤흔들어놓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