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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7집
이소라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눈썹달>을 작년에 샀다. 이소라의 앨범은 그리고 산 적이 없다. 내게 오랫동안 이소라는 '낯선 사람들'의 이소라였기 때문이다. 김현철이 작곡한 발라드보다는 고찬용이 작곡한 재즈곡을 부르는 이소라가 좋았다. <왜 늘>을 부르던 무대 위의 그녀는 내게 살아 있는 불꽃이었다. 저렇게 노래를 부르다가 타버릴 수도 있겠구나, 어린 나이에도 전율하며 지켜보던 기억이 난다.
<바람이 분다>가 문득 생각나서 <눈썹달>을 사서 듣고는 앨번 전반에 흐르는 처절함에 놀랐다. 사랑이 끝난 후에 발표한 앨범이라는 소문 때문이었을까. 그 절절함이 진심이라는 걸 느꼈지만 그만큼 또 그 아픔이 생생해서 듣는 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좀 다르다.
이 앨범은 자신을 불사르며 <왜 늘>을 부르는 이소라도, 한 곡 한 곡 처절했던 <눈썹달>의 상처투성이 이소라도 아닌 평온한 마음의 이소라의 앨범 같다. 어떤 커다란 굴곡을 원했던 사람이라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글쎄... 한 번에 귀에 꽂히는 노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곡 한 곡 차분하게 들을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전에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썩 어울린다 싶진 않은 뮤지션들(김민규, 정순용, 이한철 등등)의 참여 때문인지 농도 짙은 고독을 친친 감고 있던 이전보다는 숨통이 트인 느낌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