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손석희가 진행하는 대담 프로그램에 김애란이라는 소설가가 나온 것을 얼핏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그 프로그램을 일 분 이상 지켜본 일이 없으니 당연히 그냥 가던 길을 갔는데 나는 전혀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보니 유명한 작가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이름 정도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얼핏 든 생각은 나도 참 어지간히 동시대 한국문학을 읽지 않는가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동시대 한국문학을 읽은 것은 아마도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인가 채식주의자인가? 였던 거 같다. 그마저도 몇 쪽 읽다가 포기하고 버렸거나 누굴 준 것 같다.
작정하고 한국 동시대 문학을 싫어한다기보다는 그냥 고전 문학에 탐닉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취향이 오래 이어지다 보니 굳은살이 된 것이다. 그나마 관심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던 황석영이 얼마 전 신간을 낸 모양인데 인공 지능의 도움을 상당수 받았다고 한다. 시대가 바뀌니 시대에 맞는 글쓰기를 탓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런데 나는 인공 지능이 보조한 글보다는 톨스토이 같은 천재가 수십 번 손으로 쓰고 고쳐 쓰고 아내 소피아가 한 땀 한 땀 다시 정서하고 의견을 개진해서 완성된 소설을 한 번이라도 더 읽고 싶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책을 사고 버리다 보니 이제는 실패하지 않는 선택을 하고 싶기도 하다. 수백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극찬한 책은 읽다 보면 거의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읽고 나면 다시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뒤에 다시 읽으면 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동과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수백 년 전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지 고전 속에서 발견하는 재미가 나는 참 좋다. 수백 년 전 사람들이 현재 나와 같은 똑같은 고민을 하는 것도 신기하고.
이렇게 고전 문학에 탐닉하다 보면 새삼 인생이 참 짧다고 한탄하게 된다. 아직 읽고 싶은 고전이 너무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