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와 나는 자주 통화하는데 딱히 용건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둘 다 심심해서전화를 한다. 새해부터 판교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하는데 재택근무가 잦은 모양이다. 점심시간이라고 잠옷 바람으로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신촌에서 판교까지 통근하다가 재택근무를 하니까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마침 나도 배가 고팠던 차여서 대충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딸아이는 아직도 심심하다라며 놓아주지 않아서 결국 한 시간 가까이 수다를 떨었다.

 

다음날은 출근하는 날이었다. 종일 소식이 없다. 이 녀석이 출근하고 눈치를 보면서 일하느라 정신이 없겠다고 생각하자니 짠한 마음이 든다. 인턴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않은 어린아이인데 말이다. 전날 방바닥에서 뒹굴뒹굴하던 모습이 생각나서 종일 마음이 무겁더라.

 

문득 나보다 자식을 훨씬 사랑했던 우리 모친이 생각났다. 그토록 아꼈던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고 얼마나 걱정을 많이 하셨을까. 철이 유난히 없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부모님 전 상서를 가끔 보내긴 했는데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 우리 모친께서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23개월간 노심초사하셨다. 혹시 몸이 약한 아들이 군대 생활을 제대로 못 하고 집으로 쫓겨올까 봐 그렇게 걱정을 하셨다고. 어머니! 당신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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