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의 탄생 -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헬렌 피빗 지음, 서종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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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이래 식품공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혁으로 꼽히는 ‘냉장 기술’의 주역 냉장고의 역사에 관한 책이 지금에야 나온 것은 이상한 일이다. 냉장고야 말로 요리에 있어서 소금이 하는 역할에 비견되는 중요한 도구로서 오늘날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만족시켜주는 음식의 상당수는 냉장고의 존재를 그 전제로 한다. 냉장고가 없다면 우리는 상당수의 ‘맛’을 향유할 수 없다.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서 인간 ‘필요’를 살펴보는 <필요의 탄생>은 헨리 페트로스키의 <연필>만큼이나 중요한 사료이며 교양 도서다. 


이 책은 교양서로도 읽히겠지만 학문적인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풍부한 사진 자료, 무수한 주석만 봐도 그렇다. 책 덕후로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냉장고와 관련이 있는 인용구의 주인공으로 제인 오스틴과 프란시스 베이컨 등 수많은 문인과 지식인이 등장한다. 냉장고와 관련이 있는 문학 작품과 관련 도서의 정보가 원문 제목으로 실려 있어서 추가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독자들과 책 수집가라면 이 책이 보물섬이나 다름없다.


얼음에서 우리가 오늘날 냉장고라고 부르는 도구로 진화하기까지의 역사와 세부 내용을 모두 기술하며 팩트에 신경을 쓴 역력히 다분한 좋은 책이다. 다만 미주가 아니고 각주였으면 이 귀한 책을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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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0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균호 2021-03-10 10:48   좋아요 1 | URL
아...그랬군요. 저도 다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주제 별로 조금 깊숙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보니까 표지나 내지 등에 질이 좋은 비싼 종이를 사용한 것 같더라구요. 거기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서 출판사 입장에서는 어렵기는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