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프스튜 자살클럽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지음, 이은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별 4개 반짜리도 있었으면 좋겠다

4개를 주기에는 재미가 넘치는 것 같고 5개를 주기에는 뭔가가 부족한 것 같고..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침이 넘어가게 만드는 여러 음식들의 점수를 더 높여서 5개로 정했다

 

'먹기 위해 살다'와 '살기 위해 먹다'.. 어떤 말이 맞을까?

만약 미래에 알약 한 알이 하루 또는 한 달간의 영양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음식이 사라질까?

내 생각에 먹는 행위는 생활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5감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 감각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감각을 만족시키는 수단은 아마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각을 위한 그림, 영화들.. 청각을 위한 여러 종류의 음악.. 후각을 위한 향수.. 촉각을 위한 사물의 부드러운 표면들, 옷감들..

그런데 미각을 위한 음식이 과연 사라질까?

미각 만족을 위한 인간의 욕구를 잘 보여준 이 '비프스튜 자살클럽'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의 비교로써 맛에 대한 욕구를 극대화하여 보여준다

책 속의 화자, 다니엘이 쓰는 소설의 샴쌍둥이 이야기는 그 둘을 상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으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클럽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맛에 대한 욕구라는, 분리되지 않는 샴쌍둥이가 하나씩 들어있다

다만 소설 속의 샴쌍둥이는 결론이 나지 않는 상태로 남았지만

클럽 사람들의 샴쌍둥이는 한 쪽의 승리로 결론났다

좋아하는 음식의 가장 황홀한 맛을 위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떨쳤으니 맛에 대한 욕구가 이겼다고 해야 할까?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 것만으로도 죽음은 패배했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엔 죽었으니 죽음이 이겼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죽음을 미리 알아서 삶과 주변을 정리할 수 있고 사후를 준비할 수 있고

게다가 그들이 가장 중요시한 미각을 만족시키기까지 했으니

그 정도면 만족스러운 죽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4-2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먹기 위해 삽니다.
맛있는 것을 찾는 것도 일종의 취미가 될 수 있으며, 미각에 대한 인간의 욕구도
강하기 때문에 음식도 계속 맛있게 - 더 맛있게 - 진보하는 것 아닐까요.
어쨌든 저도 신기루님의 의견과 일치하므로 음식이 사라지는 세상은 상상하고도
싶지 않습니다. (웃음)

푸른신기루 2007-04-2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취미를 넘어서 직업이 될 수도 있겠죠.. 작곡자나 조향사, 미식가, 소믈리에 같은 것 있잖아요ㅋㅋ
무한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한 5감만족의 방법은 영원할 겁니다..ㅎㅎ
저도 음식은 자꾸 진보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07-04-2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한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한 5감만족의 방법은 영원할 것이다'
댓글이 너무 멋있는데요. (웃음)
언젠가 같이 정말 맛있는 '미각만족'의 음식을 먹으러 갑시다.
분명, 둘이 침을 튀기며 이 건에 대해 논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푸른신기루 2007-04-3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보니 부끄러워요;; 밤에 쓴 것도 아닌데 왜 저런 어설픈 말을..ㅡㅡ;;
둘 다 미각만족을 좋아하니 논쟁은 안될 것 같은데요ㅎㅎ
게다가 전.. '언젠가'라는 말은 잘 믿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