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자와 한남자가 있었다.
이 둘은 만나자 마자 첫눈에 반해 만남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7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결혼하려고 하니 갑자기 둘이 가진 숫자에 연연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연봉은? 결혼하면 살게 될 집의 평수는? 대출금은 없는지? 예금은 얼마나 되는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 40주를 품어 낳기까지 매달 병원에서 내 몸무게, 혈압의 숫자에 울고 웃으며,
뱃속아기의 몸무게 숫자, 각종 기형아 검사 ,소변,혈액검사의  정상수치의 숫자에 민감에 졌다.

그렇게 아이를 어렵게 낳고 100일을 열심히 키워 꼭 세가지나물, 세가지 떡, 세가지과일을 놓고 백일상을 차려준다.
육아서 아기성장발달에 나온 표대로  몇개월에 목을 가누고, 뒤집기를 하고, 몇개월에 걷는지에 예민하게 생각하고,
남들 다가지고 있는 국민유모차에서, 국민 장난감, 국민숟가락까지 등등 몇가지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비교한다.

이후 유치원에 다닐 나이가 되어 유치원에 보내놓고, 한글을 몇자나 읽는지 숫자는 몇까지 세는지 항상 테스트하고,
이 아이는 유치원에서 칭찬스티커 갯수 100개 붙여 선물을 받기 위해 열심히 친구들과 경쟁하며 생활하게 된다.
초등입학전 유치원 7살이되면 피아노를 배우게 하여 바이엘 ,체르니 몇번까지 치는지 이웃엄마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고
또 한자 급수시험을 보게 해 꼭 8급을 따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한다.

이렇게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는 친구들과 서로 자기네 집 평수가 몇평인지를 이야기하며 누구누구집의 집평수가 
단순한 숫자의 차이로만이 아닌 그런 숫자로 서열을 스스로 매기고, 삶의 등급을 나누기도 한다.
시험도 치게되어 시험점수결과가 난 95점이고 친구는100점이면 
친구는 똑똑하고, 나는 친구보다 덜똑똑하다고 느끼며 좌절한다.
그렇게 그렇게 그 아이는 자라 수능시험점수 숫자에 맞춰 대학을 가고, 좋은 곳에 취직하기위해 열심히 스펙을 쌓게 되겠지.
 

아이들도 어른들도 숫자에 연연하며 숫자로 사람을 평가하며, 숫자로 삶의 가치를 따지고,
숫자안에서 정해놓은대로 숫자의 노예가 점점되어가게 되는 듯하다.

사실 알라디너로 살면서 나도 모르게 알라딘 서재 세상에서 존재하는 숫자에 연연하며 숫자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맘을 좀 느슨하게 풀면서 생각좀 하고 살고 싶어 없는 글솜씨 쥐어짜가면서 페이퍼를 쓰기 시작했던  
초심은 점점 잃어가고, 어느새부터 즐겨찾기수, 추천수, 방문수, 댓글수를 신경 쓰며 맑음과 흐림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

이 숫자가 주는 의미가 이렇게 커질줄은 몰랐는데...역시 나도 어쩔수 없는가 보다. 

몇년동안 좋은글을 쓰시며 지켜오신 알라디너님들이  부러워진다면 난 제대로 인간되려면 아직도 먼듯...

절대적으로 숫자로 판단할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숫자의 많고 적음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진정으로
원했었는데......연연하더라도 제대로 잘 하고나 연연해 한다면 더 나아볼일듯...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가 아니라 잘 안보이는 내맘을 보기위해 소박하게 시작한 이 일도 이제 그만해야하나보다...

내가 이리 못났으니...

내가 숫자란 놈에게 패해서 완전 뻗어버리는 날이 문닫는 날이 될것같다.

 

요즘 이책을 서너장읽고는
내 마음속은 생각이 꼬리꼬리를 물어 꽤 길고,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그래서 아마 위의 글도 쓰지 않았을까싶다.

 책에서 말하듯. 남과 늘 비교하고 열등감에 괴로워하면서도 내심 자신이 낫다고 자위하고 있지 않은가? 라는 물음에 꽤나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할테다..

이 책은, 상식과 관습에 딴지를 거는 심리학과 인지과학의 이론들을 유쾌한 언어로 풀어낸 인간 심리 매뉴얼이라고 하는데......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 삐딱하게 세상을 보길 멈추지 말라고. 그를 통해 당신의 감정, 판단, 행동을 지배하는 편견, 선입관, 망상의 작동 방식을 감지하라. 당신 뇌 속에 숨어 있는 39가지 착각의 기제를 알게 되면 당신 자신과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꿰뚫어 보게 될 것이다 >  라는 글을 받아드리기에 숨고르기가  현재 필요하다는 내 자신이 느껴져.,,,아직 적극적으로 펼쳐 읽지 못하고 있다. 

정말 내가 내 인생을 내가 만들어 놓은 착각의 늪에서헛다리를 짚으며 살고 있는게 맞다면 앞으로 어찌 해야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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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1 0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31 0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8-31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에 공감하고픈 내 마음을 아시겠지요!^^
다른 건 몰라도 알라딘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기를~~~
이미지 사진이 아주 멋진데요~ 어디에 있는 무슨 탑일까요?

블루데이지 2012-08-31 02:18   좋아요 0 | URL
그럼요^알고있어요~~
순오기님 덕분에 조금은 제가 덜 어리석어보이네요^^

그리고.사진.속.탑은 김제 금산사오층석탑이에요^^

순오기 2012-09-04 22:58   좋아요 0 | URL
김제 금산사 오층석탑이었군요.
어쩐지...수년 전에 알현했다고 금산사 아닐까 했거든요.^^

프레이야 2012-08-31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데이지님, 알라딘숫자에 연연해한다는 건 그만큼 애착도 깊어간다는 뜻 같아요. 그 지점이 지나면 숫자에 덜 아주 덜 연연해지는 때가 올거에요. 지금처럼 좋은 이야기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래요. 착각의심리학,은 표지부터도 끌리네요.^^

블루데이지 2012-08-31 14:36   좋아요 0 | URL
호호 프레이야님다우셔요~~집착이 아닌 애착이 깊어가는걸거예요..그쵸?
프레이야님은 알라딘의 세계에서 하늘같은 선배님이시니..덜 연연해지는 그때가 온다는말씀
믿고 재미나게 행복하게 글쓰며 생활할께요...감사드려요!

하늘바람 2012-08-3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재미나네요 ㅎㅎ저도 한때 숫자에 연연했었는데 인기없는 서재다 보니 ~

블루데이지 2012-08-31 14:37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라면 한번쯤 겪는 홍역같은 건가봐요~~하늘바람께서도 경험이 있으시니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