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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7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평점 :
아껴 붙였는데 금방 다섯이 되어서 망설이고 망설이다 열 개를 붙인다. 모든 페이지에 붙여도 좋으련만 그건 마음으로만 그리하기로 하고.. 봤던 곳을 다시 보는데 어제와는 달라진 마음이다. 붙여야 할 자리가 늘고 새로 바뀌어 황망하다. 그제는 왜 붙였을까 이곳에. 손끝을 빠져나가는 관계의 근원에 대해 몇날 며칠 시어에 묻고 묻는다. 인지하는 한은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나 관계의 것. 나는 그것이 중해서 색색의 종이를 떼어 붙이며 이리도 앓는 것이다. 물 같은 글씨로 수첩에 휘갈긴 메모를 보자니 흐르고 지나가는 것, 세월이 시간을 덮는 것, 고저 없이 지난 감정의 기억들을 돌이켜 보는 것에 생각을 맞추고 있다. 내속의 파랑이 고약해서 다독임으로 시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이다. 그 즈음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마음의 주석을 달았더라.
왜
잊으면 낫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