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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눈사태가 났을 때 연락할 만한 가족은 있어?“
“가족은 없어요.”
“원래부터 없는 거야, 아니면 있지만 없는 거야?”
“있지만 없는 거.” 아오마메는 말했다.
“좋아.” 다마루는 말했다.
“홀가분한 게 최고야. 가족으로는 고무나무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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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9-1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 잘 지내신다는 표적으로 여기겠습니다.
가을이에요, 아프지 마시구요 ~

rainer 2009-09-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잘지내요. 잘지내시지요? 언제나 잘 읽고 있어요. ^^

rohook1@hanmail.net 2009-11-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몸이 아파서 그러셨나
그 수많은 글자 중에서 기억에 남은 것이 "가족'이었군요
빨리 털고 일어나요 쑤~욱

rainer 2009-11-05 10:55   좋아요 0 | URL
하루키는 부상전에 읽었는데... ^^
걸음마 연습중이니, 12월엔 운동도 하게 되겠지요. 어.쩌.면.
가을! 잘보내세요.
 

 

 

 

 

 

남자는 전에 길가의 식물 줄기로 피리를 만들어준 적이 있었다. 남자는 그것을 외투에서 꺼내 소년에게 주었다. 소년은 말없이 피리를 받았다. 잠시 후 소년은 누그러졌고 또 잠시 후 남자는 소년이 피리를 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가올 시대를 위한 형식 없는 음악. 아니 어쩌면 폐허의 재에서 불러낸 지상의 마지막 음악인지도 몰랐다. 남자는 고개를 돌려 소년을 돌아보았다. 소년은 집중하고 있었다. 꼭 요정이 남몰래 바꿔치기한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오던 연주자들을 모두 이리가 물어간 것도 모른채 도시와 마을에서 피리를 불며 유랑극단이 오고있다고 알리는 슬프고 외로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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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3 0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iner 2008-07-23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ㄷㅋㄷ
'완득이' 쵝오!
 

사실은 더 비참하다
비굴해질 수는 없으니까 비참한 감정을 좀 품고 있다가
쓸쓸한 느낌으로 농도가 묽어지기를 기다린다
마음의 그늘이 넓어지면 그때는 내가 내 속에 앉아
쉬고 있는 느낌도 든다
누구를 불러 앉혀 이야기를 나눌 형편은 못되고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소리라도 들려오면
미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어느덧 두부장사의 종소리는 저녁의 냄새를 불러오고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아는 사람의 식탁에
천연스럽게 앉아있고 싶어진다
술을 한 잔 얻어 마시면
턱없는 얘기에도 맞장구를 치다가
돌아올 땐 다리가 아플 때까지 걸어도 좋을 것이다
집에선 없는 일이 밖에선 있는 법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팔깍지 끼고 누워 있다가
새삼 분한 마음이 일어나면 모로도 누워보는 것이다

    - 우영창

 

시를 읽다가 정말 크게 웃었지만,  이건, 정말,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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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10-04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사실이지요.

--새삼 분한 마음이 일어나면 모로도 누워 보는 것이다.

치니 2006-10-0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레이니어님도 우영창 시 중 이 시를. 저도 이 시가 유독 마음에 와 닿았는데...

불륜의동화 2006-10-0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은 크게 웃었다는데 공감!!!

rainer 2006-10-10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의미에서 술을 한 잔 마시지요.
제일 비참한 사람이 사는겁니다.
뭐, 제가 살 것 같군요. 아니면 동화일까?


불륜의동화 2006-10-12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내 쪽이 유력한걸
 

 

 

 

 

 

 

나는 네 속에 사라지고 싶었다 바람 부는 세상 너라는
꽃잎  속에 활활 불타고 싶었다    비 오는 세상 너라는
햇빛 속에 너라는 제비 속에 너라는 물결 속에 파묻히
고 싶었다    눈 내리는 세상  너라는 봄날 속에 너라는
안개 속에 너라는 거울 속에 잠들고 싶었다 천둥 치는
세상  너라는 감옥에 갇히고 싶었다  네가 피안이었으
므로

 

                                          - 너라는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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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쉽게 부정되고 그 정의는 항상 애매모호함 속에 갇혀 있고 천박하고 상스러우며 무책임하고 뻔뻔스러우며 변명을 좋아하고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도 끈질기게 발언의 기회를 노리면서 모양새를 망가뜨리고 히죽거리고 킬킬거리고 새끼 밴 암컷보다 더 배타적이며 게다가 그 장황한 목소리가 부끄럽게도 한창때의 장미꽃보다 더 빠르게 잊혀지고 만다.   - 배수아.  에세이스트의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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