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당신의 목소리가 봄 같았습니다.

노랗고 따뜻한 봄볕이 아침 인사를 타고 내 귓가에 와 닿는 것 같았습니다.

소란스러운 일과와 관계들 속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문을 나서니, 당신의 아침인사 같은 햇살입니다.

가만히 당신 인사를 떠올리다가,

당신의 목소리가 비이거나 바람소리 같아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licia 2009-03-0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에요, 푸른월요일님.

rainer 2009-03-09 16:16   좋아요 0 | URL
난처한 건 봄이 식욕과 같이 왔다는 겁니다. ^_^
 

지난 깊은 가을 물가에 오래 앉아 있었던 일들을 기억합니다. 봄의 꽃보다 붉고 아름다웠던 가을 단풍들이 물길에 떨어져 뱅글거리던 기억, 수초들이 유유히 움직이던 가장자리에 무심코 툭 찬 자갈이 파문을 일으키다가 느리게 사라지던 기억. 갑작스러운 여행이었지요. 나는 누군가의 결혼식에 가야했던 날이었습니다. 실내가 서늘한 식당 안입니다. 하루 정도는 나라를 들썩이게 할 만한 흥미로운 가십기사가 실린 조간신문을 들고 나온 아침이었지요. 아내와 어린자식을 살해 한 후 연인과 일본으로 도피해 몇 년을 지내다 잡힌 의사의 얘기였어요. E 면의 기사를 다 읽을 무렵 음식이 나왔고, 묵묵히 밥을 먹게 되었는데 그건 순전히 객관적이지 못한 내 시선 때문이었습니다. 대체 뭐라 말 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이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나쁜 사람을 나쁘다고 말 하지 못하는 불분명한 마음이 몹시 불편했습니다. 종일 예민해진 건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본 일본 거리의 길고양이 사진 때문입니다. 어쩐지 저런 곳이라면 살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잠깐 스치듯 그런 생각 들었습니다. 사랑의 도피 같은 것을 상상한 것도 아니면서. 나쁜 연인이 숨어 살법한 도시처럼 보였거든요. 그러면서 불현듯, 신문을 들고 떠난 갑작스런 여행지에서의 느낌이 어제 일처럼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잊고 지냈는지 모르겠는 눈부신 가을이었는데 말이지요. 미안해 할 수 있는 마음은 이기적입니다. 감정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일수 있고, 상처받는 것은 내가 아니라는 자신감 같은 것일 수도 있고. 그걸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확신이 뭐가 나쁘겠어요. 그런데도 나는 공연히 작은 짐작만으로 마음에 생채기를 냅니다. 고맙다는 말이 미웠어요. 고맙다는 말이 미안하다는 말로 들리는 날이어서 불친절하게 굴었습니다. 당신에게 나는 남는 시간 같은 존재 같다고 느끼던 날 중 하루에 일어난 일이어서 마음이 단단하게 굳은 날이었어요. 이틀만 그러겠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니 2009-01-2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누구에게도 섣불리 '너는 잘못 살고 있는거야'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했던 때가 기억나는 글입니다.
잘 지내시는가요?
매일 놀고 있는데도 무엇이 그리 버거운지 산본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있네요. ^-^;

rainer 2009-01-2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가벼운 술자리에서 2009년의 달력을 보면서 살짝 절망했지요.
지금의 정부에서는 '그 다음 월요일 휴무'라는건 없을 거라고들 투덜대면서요.
2월에는 뵐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그러는동안 튼튼한 위장을 만들어 놓고 있겠습니다.
정말 조심해야할 추위가 온다니 건강 챙기시구요.
우리는 가끔씩 엄친아의 노래를 듣고 있지요. ^_____^
 



그러니까 가끔은 내게도 약간의 위로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식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니 2006-04-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반짝반짝.

rainer 2006-04-29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에쿠니 가오리!! 이러면서 혼자 재밌어라 웃어요. ^_^
 

 

내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네가 말해주지 않으면 나는 숨도 쉴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가 내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한다.
내 한 쪽 팔이나 다리, 심장의 사 분의 일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rainer 2006-01-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월 26일의 메모인데, 그날은 그랬던가 봅니다. ^^

rainy 2006-01-17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대답을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한쪽 팔이나 다리 같다고.. 잘라내면 살 수 없어질 거라고..
풋.. 그런데 물어오질 않더군요.. 하긴.. 팔 다리가 무슨 말을 하겠냐며..
혼자만 그렇게 결정짓고 말았다지요 ^^

rainer 2006-01-1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답> 보다는, 거짓말, 이나 말짱 사기, 이런게 더 어울리긴 하죠. ^^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